[블랙기업과 화이트기업] (32)블랙기업의 슬로건은 신조어가 포함되고 간결하다…구체적이며 경영철학을 담고 있어야 좋은 슬로건
민진규 대기자
2016-06-08 오후 12:01:29
도전적인 슬로건은 좋은데 무슨 의미인지 명확하지 않으면 오해 받아

벤처기업이나 신생기업들은 초기의 열정을 유지하기 위해 간결하고 도전적인 슬로건을 내 거는데 이것이 블랙기업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열정을 갖고 도전하는 것과 직원들을 착취하기 위한 도구로 슬로건을 활용하는 것은 다르다.

블랙기업의 슬로건에는 ‘속도경영, 혁신경영, 신경영, ㅇㅇ경영’등과 같은 다양한 신조어를 만들어 낸다.

‘ㅇㅇ경영’이라는 경영학에서 정의된 것을 사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경영자가 자기 기분에 따라 새로운 학문을 개척하는 만용을 부린다.

군대도 아닌데 속도경영으로 진군하자고 한다거나, 혁신경영만이 우리의 살길이라고 강조하는데 속도경영과 혁신경영이 무슨 의미인지 설명하지 못한다.

속도경영이 빠른 의사결정을 말하는 것인지, R&D의 결과를 빨리 내자는 것인지,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라는 것인지 구체적이지 못하다. 

신경영과 창조경영도 정확하게 이해하는 사람이 없는 슬로건

2000년대 들어 많은 기업에서 애용하고 있는 신경영도 애매한 말이다. 기존의 경영이념과 경영방식은 구시대적인 유물이니 새로운 경영이념과 경영방식을 도입하자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신경영이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창조경영’을 하겠다고 하는 기업도 많은데 도대체 창조경영이 무엇인지도 알기 어렵다. 세상에 없는 뭔가를 만드는 것이 창조인데 기업이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을 만들기는 무척 어렵다.

창조적인 사고를 하는 창조인간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무조건 창조라는 용어만 강조한다고 창의적인 인재나 창의적인 조직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기업의 입장에서 창조가 무엇인지부터 정의하고 나서 창조경영을 한다고 해야 한다. 

구체적이며 경영철학을 담고 있어야 좋은 슬로건

창조만큼이나 개념을 정의하기 어려운 말이 혁신(Innovation)이다. 많은 기업에서 혁신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하는데 혁신적인 활동을 하는 기업은 보지 못했다. 혁

신과 개선(Improvement)을 구분하지 못하고 개선을 혁신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파괴적 혁신이라는 것은 모든 것을 부정한 상태에서 새로운 틀(frame)을 만드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틀을 그대로 둔 채로 변화를 추구하면 성공가능성이 낮다. 혁신이라는 용어를 너무 자주 사용하는 기업은 비혁신적인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 많은 기업의 슬로건을 연구해 보면서 느낀 점은 경영자 본인들조차 슬로건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슬로건은 기업의 환경변화에 따라 변할 수는 있지만 기업의 경영이념이나 철학을 담지 못하면 슬로건으로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 슬로건은 간결한 것이 직원들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시킬 수 있지만 좋은 슬로건이 되려면 구체적이어야 한다. 

  – 계속 - 

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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