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월드컵은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우리나라의 국가위상을 유감없이 보여준 스포츠 이벤트다. 네덜란드 출신인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휘 아래 아시아 변방 축구로 취급받던 우리나라는 유럽 축구 명가를 꺾고 4강에 올랐다. 월드컵 4강은 전무후무한 기록이 될 가능성이 높다.13세기부터 북유럽의 무역을 장악한 네덜란드는 스페인과 독립전쟁을 벌이면서 국력을 신장시켰다. 17세기 이후 동남아시아 무역로를 확보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영국에 패하며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하지만 전통적으로 강한 무역과 농업을 기반으로 강소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네덜란드는 대부분의 국가가 불법으로 규정한 마약·매춘·동성결혼·안락사를 법으로 허용한 국가로 유명하다.국…
10일 미국 자산 기준 16위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며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원금을 전액 보증하겠다며 위기를 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았다.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파산 과정과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시작했다.세계 각국 금융당국은 2008년 세계 4위 투자은행이었던 리만브라더스(Lehman Brothers)의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연되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미국의 금융산업과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주식시장부터 충격을 받고 있다. 윤석열정부의 관치금융 논란이 확산되면서 바람직한 금융정책에 대한 갑론을박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지방…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 = iNIS]국내외 금융전문가들은 금융을 경제의 혈액과 같다는 비유를 많이 한다. 사람의 골격이 아무리 크고 튼튼해도 혈액이 원활하게 돌지 않으면 사망한다.우리나라는 세계 5위 제조업을 유지하며 10위 무역 대국으로 자리매김했지만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미국·일본·독일과 같은 제조업 선도국가를 모방하며 급성장한 경제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한차례 주저앉았다.김대중정부의 정보통신기술(ICT) 진흥정책으로 산업고도화에 일견 성공했지만 여전히 관치금융의 그늘은 짙게 드리워져 있다. 노무현정부 이후 일관되게 유지되던 서울특별시 ‘종합금융 중심지’정책이 윤석열정부 들어서 바…
우리나라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는 올해 말까지 KDB산업은행의 본점을 부산광역시로 이전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뿐 아니라 한국은행·한국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농협중앙회 등도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금융허브로 자리매김하려던 서울특별시의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해양산업금융2실을 신설해 부산시에 두기로 결정했다. 2월에는 직원 45명을 부산 근무지로 발령했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22층에 사무실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시의회는 3월2일 ‘국제금융도시 서울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정책토론회에 참석한 다수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해 금융위원회·정부가…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 = iNIS]우리나라는 서구 선진국이 수백 년에 걸쳐 이룩한 산업화를 불과 70년 만에 완성했다.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시작했지만 반세기 만에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제 세계 무역 규모는 6위, 제조업은 세계 5위를 자랑하는 선진국이다.제조업과 같은 단순한 하드웨어(H/W)는 쉽게 모방했지만 복잡한 논리에 기반한 소프트웨어(S/W)가 필요한 금융업은 선진국 초입에서 허둥대고 있다.서울의 국제금융센터지수(GFCI)는 2015년 6위에서 2019년 36위로 추락했다가 지난해 11위로 겨우 체면 치레를 유지했다.윤석열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단행할 계획이다. 광역·기…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 = iNIS]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일 초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전쟁에 이어 전선은 전기자동차·반도체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 유탄이 네덜란드까지 떨어졌다.미국 정부는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며 반도체 제조업체의 경쟁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네덜란드 ASML에게 중국 판매를 중단하라고 압박하고 있다.석유화학·전기기기·철강·식품 관련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유니레버·필립스·하이네켄·시그널 등도 네덜란드 기업이다.13세기 이…
1월 스위스 연방하원 산하 위원회는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제3국이 자국산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재수출하는 것으로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특정 조건이란 ‘유엔 총회의 3분의 2 이상 다수에 의해 국제법 위반으로 비난을 받는 분쟁 지역’을 말한다. 스위스가 중립국 지위를 어느 정도 양보한 결정이다.제2차 세계대전에서도 중립을 지켰던 스위스는 유럽의 안보 위험을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워졌다고 판단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연대를 통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요구도 수용하고 있다. 유럽대륙에 구축된 신냉전체제로 스위스도 국가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알프스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토대로 성장한 관광업과 비밀주의가 장점인 금융업 뿐 아니라 제약&middo…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 = iNIS]1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가상화폐인 테라·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권 대표가 투자자에게 최소 400억 달러( 약 52조1300억 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다.또한 SEC는 권 대표가 비트코인 1만개를 스위스 은행으로 이체해 1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스위스 은행이 고객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비밀주의를 포기함으로써 진실이 드러난 것이다.1815년 국제조약에 따라 영세중립국가로 보장받은 이후 금융업이 급성장한 스위스는 부패한 정부 관료나 범죄자의 예금까지 보호하며 비난을 받았다. 최근 ‘다자간 금융정보교환협정’을 체결해 비밀주의를…
최근 독일 정부는 러시아 침공으로 어려움을 겪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최신예 전차인 레오파르트2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은 에이브럼스, 영국은 챌린저2를 보내지만 레오파르트2가 핵심 전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산 무기의 우수성이 입증됐기 때문이다.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나치 척결’을 명분으로 러-우 전쟁을 시작하자 미국과 영국은 살상 무기를 제공한 반면 독일은 인도적 물자지원으로 러시아와 대립하는 것을 피했다. 독일이 제1·2차 세계대전을 도발한 전범 국가이고 유럽 전역으로 확전되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브렉시트(Brexit)로 런던에 있던 금융기관은 파리·프랑크푸르트·암스테르담&midd…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 = iNIS]지난해 9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사망하면서 유럽에서 온화하며 강건한 이미지를 갖춘 정치인이 사라졌다. 엘리자베스 2세는 70년간 재임하면서 군주제를 터부시하는 국민조차도 감화시키는 포용적 리더십을 발휘했다.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했던 독일 정치인이 2021년 12월 사임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다. 메르켈 총리는 동독 출신이라는 정치적 약점을 무띠(Mutti·엄마) 리더십으로 극복해 16년간 국가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발달한 경제력이 군사력으로 전용돼 전쟁을 다시 일으킬 것이라는 주변국의 우려를 잠재운 것도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이다.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해 분단된 서독의 수도였던 본 대신에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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