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기업과 화이트기업] (35)사회발전과 같은 모호한 단어가 많으면 블랙기업의 슬로건
민진규 대기자
2016-06-14 오후 3:47:27
창업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큰 돈을 벌고 싶어한다. 기업을 경영하는 목적이 다양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유지한다. 큰 돈을 벌기 위해서는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자신과 같이 죽도록 열심히 일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주인이라는 입장과 직원의 입장은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자신의 혼을 바쳐 일을 하도록 할 수 있는지 고민을 하지 않는 경영자는 없다. 이러한 목적에 동원되는 것이 기업의 슬로건이다. 

◈ 블랙기업과 벤처기업의 차이는 성과보상

일반적으로 블랙기업의 슬로건에는 ‘우리, 사회발전, 인류애, 고객만족’과 같은 단어가 많이 사용된다. 우리라는 말은 가족이라는 의미로 연대감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한다.

악덕기업일수록 직원들에게 가족과 식구라는 말을 잘 사용한다. 직원이 단순히 월급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가족이기 때문에 무한한 희생을 해야 한다고 강요한다.

사실 가족만큼 대가를 바라지 않고 희생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 동남아시아의 상권을 쥐고 있는 화교의 경쟁력도 가족경영이다.

대기업들도 가족노동을 기반으로 성장한 사례가 많고 사업 초기에는 노동대가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모든 가족이 합심해 업무를 분담해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직원들에게도 지금은 조금 어렵기 때문에 월급을 적게 받고 열심히 일을 해서 기업이 성장하면 보상해주겠다는 식의 제안을 하게 된다.

벤처기업들도 이러한 방법으로 성장하는 기업인데 블랙기업과 차이가 있는 것은 보상을 제대로 해 준다는 것이다.

벤처기업은 스톡옵션이나 성과급으로 직원들의 희생을 보상하지만 블랙기업은 사장 혼자서 독식한다. 사장이 일부 직원과 성과를 공유하기는 하지만 합리적인 배분과는 거리가 멀다. 

◈ 사회발전이나 고객만족 우선 등의 용어는 사용하는 기업도 블랙기업일 가능성 높아

사회발전이라는 말도 동양권에서 많이 활용되는 단어다. 사회구성원들이 사회발전을 위한 초석이 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어떻게 초석이 되겠다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인류애의 발로라고 하는 것도 너무 논리적 비약에 해당된다. 미국의 글로벌 기업인 애플이나 구글도 인류애의 발로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자선사업가나 정치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말인데 기업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사회발전을 위한다는 기업도 블랙기업일 가능성이 높다.

1980년대 급격한 산업화의 성공으로 인해 공급과잉의 시대로 접어들었고 이 때부터 ‘손님은 왕’이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 말은 2000년대 들어 ‘돈이 되는 고객만 왕’이라는 개념으로 변질됐다.

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고객을 차별하고 도움이 되는 고객을 착취할 수 있는 는 마케팅전략이 개발됐다. 요즘 말하는 ‘호갱님’이 나타난 배경이다.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조삼모사 마케팅이 유행하고 정보의 격차를 통한 차별화는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시켰다.

‘고객만족을 우선시 한다’는 기업은 영업실적 달성을 위해 직원들을 가혹하게 추궁하는 블랙기업일 가능성이 높다. 

  – 계속 -  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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