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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홈페이지SK그룹에 따르면 2024년 9월7일(토요일) 최태원 회장이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주요 계열사 CEO 등 그룹 경영진과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유정준 부회장(SK Americas 대표), 서진우 부회장(SK 중국대외협력총괄), 장용호 SK 사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이 참석했다.최 회장 등은 이날 11월 미국 대선과 9월 일본 총리 선거,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외 지정학 리스크 및 중국 경기침체 장기화 등이 글로벌 사업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사업 및 시장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이날 회의에서 최 회장은 "글로벌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인공지능(AI), 반도체, 에너지솔루션 등 미래 핵심 사업에 대한 국가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촉을 높이 세우고 기민하게 대응하자"고 그룹 CEO들에게 당부했다.또한 최 회장은 회의에서 “불확실한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AI와 반도체 등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빠르게 키워야 하는 우리의 과제는 쉽지 않지만 반드시 감당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하고, “나부터 더 열심히 앞장서 뛰겠다”고 밝혔다.최 회장은 이어 “SK가 영위하는 AI, 반도체, 에너지솔루션 사업 모두 국가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갖고 있는 만큼 사명감과 자긍심을 갖고 사업 경쟁력 제고와 사업 생태계 확장에 더 힘쓰자”라고 당부했다.SK그룹은 최 회장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그룹 차원에서 중요하고 시의성이 있는 의제가 있으면 종종 주말 회의를 열어 경영진과 의견을 나누고 대응책을 모색해 왔다고 설명했다.대한상의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 회장은 올해 들어 국내외에서 한국 재계를 대표해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는 한편 미국 등에서 글로벌 빅테크 CEO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도출하는 등 AI·반도체 관련 광폭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2024년 4월과 6월 미국과 대만에서 엔비디아,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인텔, TSMC 등 빅테크 수장들과 회동한 최 회장은 8월까지 두 차례 SK하이닉스를 찾아 HBM 경쟁력을 점검하는 등 현장 경영도 병행하고 있다.9월5일 국회에서 여야 대표들 만나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AI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과 에너지·탄소중립 문제 해결을 위한 초당적 지원과 협조를 요청했다.앞서 9월3일 한국을 찾은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을 만나 SK그룹을 비롯한 한국 기업에 대한 초당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등 양국 경제협력 증진 방안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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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은 인류에게 큰 공포심를 심어줬지만 뜻하지 않은 선물도 선사했다. 1990년대 정보화 사회가 도래한 후에도 오랫 동안 오매불망 기다리던 비대면 사회가 시작된 것이다.2000년대 초반부터 원격교육, 원격근무, 원격진료 등이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로 가능해졌다. 하지만 관련 이익단체의 반대, 비대면 업무에 대한 거부감, 업무 효과에 대한 불안 등으로 차일피일 미뤄졌다.다른 사람과 접촉 자체를 차단하는 방법 외에는 극악한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없어 자연스럽게 비대면이 뉴노멀(New normal)로 정착하게 된 것이다.바야흐로 비대면 사회가 서서히 뿌리를 내리면서 국가·사회·개인 차원에서 디지털 경제(Digital Economy)에 대한 준비가 필요해졌다.공무원 조직보다 더 폐쇄적이며 시대에 뒤쳐진 경영 관행을 고수하는 공기업도 거대한 시대 흐름을 거스릴 수는 없다. 특히 우리나라 공기업은 막대한 부채에도 경영혁신에 대한 의지가 빈약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공기업의 경영 실패는 낙하산 경영진 뿐 아니라 임직원, 소비자, 국민, 중앙정부, 지방정부 모두에게 큰 피해를 입힌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소장 민진규)가 2022년부터 엠아이앤뉴스(대표 박재희)와 공동으로 공기업 ESG 평가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유다.◇ 예측·대응이 불가능한 미래 경영환경을 외면하면 공기업도 망해▲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미래 경영의 특징 비교 [출처=iNIS]과거 컴퓨터 제조업체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컨설팅업체로 탈바꿈한 IBM은 과거와 미래 경영환경이 극명하게 구분된다고 설명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IBM이 예상하는 미래는 어떤지 알아보자.IBM은 기본적으로 기업 주변 환경은 안정적이나 불안정적인지, 정적인지 혹은 동적인지로 구분했다. 세상은 살아 있는 유기체이므로 끊임 없이 변화할 수밖에 없다.우선 과거 경영환경은 안정적이면서 정적으로 변화가 거의 없었다. 당연하게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 예측하고 대응이 가능했다.기업 경영진은 미래 변화를 예측하는데 핵심 역량을 투입했다. 선진국이나 유사 산업 혹은 기업의 변화를 벤치마킹하며 변화를 준비했다.큰 어려움 없이 거대 기업이 생존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사업을 나름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었다. 1990년대까지 글로벌 경제는 변화를 거부해 멸종당한 공룡과 같은 대기업이 쥐고 흔들었다.하지만 2000년대 들어 모바일 인터넷과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등 다양한 첨단 기기가 연결되는 디지털 사회가 싹을 틔우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기업 환경은 불안정하며 동적으로 바뀌었다. 기업의 미래에 어떤 위험이 다가올지, 소비자의 니즈(needs)는 어떻게 변할지 등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졌다.혁명적인 변화를 거부하던 대기업의 시대는 저물었고 톡톡튀는 아이디어와 민첩한 행동을 무기로 장작한 스타트업이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이른바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스타트업이 몰려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가 혁신의 요람으로 부상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초토화가 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한국 정부가 선택한 것도 혁명적인 ICT 기술의 도입이었다.하지만 변화의 폭풍을 마지막까지 거부한 조직은 공무원 조직과 공기업이었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사고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형식주의, 관료주의와 같은 케케묵은 경영관행도 버리지 못했다.IMF 외환위기 이후에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 다수 위기가 찾아왔지만 굳건히 변화를 거부한 사람은 공무원과 공기업 임직원이다.미래 경영환경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공기업도 망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글로벌 시대를 넘어 디지털 시대에는 더욱 그러할 수밖에 없다. ◇ 디지털 경제 시대에 적합한 공기업의 경영 정상화 모델 제시할 방침▲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공기업 ESG 2차 평가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출처=iNIS]세계적인 경영학자들은 20세기 들어 기업의 경영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바뀌었다고 진단한다. 1900년대 초에는 농업 경제, 1920년대 산업 경제, 1960년대 서비스 경제, 1980년대 글로벌 경제, 1990년대 디지털 경제 등으로 진화했다.산업의 변화는 경영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함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농업은 1년 주기로 사업방향을 정할 수 있지만 산업은 길어야 6개월 단위로 경영성과를 점검하지 않으면 위기가 초래된다.경영의 패러다임이 획기적으로 변한 것은 디지털 경제 시대다. 300~400년 동안 이어진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근간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기업 뿐 아니라 공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공기업 내부와 외부로 구분해보자. 전자의 현황은 낙하산 경영진의 임명과 인사 비리 만연, 무사안일, 현상유지 경영행태 만연, 임직원의 특권의식과 공인인식 부족 등이 대표적이다.후자의 내용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 디지털 사회로 급진전, 국가이기주의 만연과 경제 블럭 현상 심화로 경제위기 고조, 시민의 경영혁신 요구 분출 등이 주류를 이룬다.국정연은 공기업 ESG 2차 평가로 공기업 경영 정상화 달성, 이해관계자의 올바른 인식 정립 등을 이루고자 한다. 공기업의 정상화는 낙하산 경영진의 독선경영 및 부실경영 근절, 투명경영과 정도경영 추구 등이 목표다.이해관계자의 올바른 인식을 정립하는 것도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직원, 협력업체, 서비스 대상자, 국민, 중앙정부, 지방정부 등이 공기업의 바람직한 역할과 노력을 평가할 기준이 필요하다.현재 공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quality)은 평가조차 하기 어렵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기준도 모호하고 공급자 위주의 평가 관행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팽창한 공기업의 부채, 무방비 상태로 방치된 자산, 사회 가치(social value)를 존중하지 않는 이기주의 등은 방임해서는 안 되는 행태다.◇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공문으로 내부 자료 요청하므로 적극 대응 주문국정연은 엠아이앤뉴스와 2012년 윤리경영, 2022년 ESG 경영 1차 평가를 협력하며 광범위한 데이터를 축적해 빅데이터(Big Data)를 완성했다.윤리경영을 평가할 당시에는 자료가 부족해 50개 공기업만 대상으로 삼았지만 ESG 1차 평가를 진행하면서 100여개로 확장할 수 있었다.공기업을 감독하는 기획재정부의 자료, 감사원의 감사 결과, 공기업 현황을 공개한 알리오 사이트와 더불어 국회의 국정감사 자료도 훌륭한 자료로 자리매김했다.2024년 7월부터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의 ESG도 평가하기 시작했다. 사기업의 ESG와 공기업의 ESG를 비교할 수 있는 기반도 구축한 셈이다.국정연은 지방정부와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지방 소멸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ESG를 강조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관심을 표명해 세미나 개최로 이어지는 중이다.이번 공기업 ESG 2차 평가에 관심을 보이는 사회 지도층도 다수 있다. 국정연이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의 공약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정치인에 대한 고언을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공기업 ESG 2차 평가는 소속 기관이 중앙정부 혹은 지방정부인지 가리지 않고 국민의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공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가장 먼저 IMF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형성되면서 심화된 양극화 현상에 책임이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평가한다. LH는 2021년 문재인정부 당시 임직원의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홍역을 치룬 기관이다.조직 내부 기강이 해이해지는 것은 ESG가 경영지침으로 정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경영전략을 수립하는지조차 의심된다.LH에 이어서 서울주택도시공사(SH),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주택관리공단 등 주택정책에 책임이 져야 하는 공기업을 모두 평가한다.부동산 투기와 안정적인 주거 보장은 배치될 뿐 아니라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해 좌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들 공기업 임직원은 부동산 투기를 '강 건너 불구경'했다는 의심을 넘어 조직 이익을 위해 악용했다는 평가마저 받고 있다.주택 정책 관련 공기업 다음으로 전력산업의 문제점을 짚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남부발전, 중부발전, 남동발전, 서부발전, 동서발전 등이 막대한 부채와 전력난에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그리고 높은 물가와 생활비 부담을 초래하는 농업 관련 공기업도 경영혁신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축협중앙회, 산림조합중앙회, 농수산물유통공사(aT), 서울농산물유통공사 등이 대상이다.국정연은 국가경제와 사회안정에 책임이 큰 공기업부터 순차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엠아이앤뉴스는 평가의 공정을 위해 개별 공기업의 홍보실, 감사실, ESG추진실 등 관련 부서에 공문을 보내 자료를 요청하고 있다.평가자들은 공기업 관련자가 공문에 기재된 요청을 성실하게 수행하기를 바라고 있다. 공개된 자료와 더불어 기업 내부 자료를 종합적으로 활용하면 공기업의 ESG 정상화에 도움이 될 조언이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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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149조… 보증업무 성격상 불가피성 있지만 관리 필요남녀 임금 1.3배 차·무기직은 정규직의 42%… 차별 심각ESG헌장 없고 교육도 전무… 경영환경 시대 뒤떨어져2017년 출범한 문재인정부는 5년 동안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25차례나 규제정책을 내놓았지만 모두 실패했다. 투기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분투했지만 부동산 가격의 급등으로 빚이 바랬다. 급기야 사회 전반적으로 빚투(빚내서 투자)·열끌(영혼까지 끌어모음) 현상마저 나타나 사회불안이 가중됐다.지난 몇 년 동안 금융기관은 늘어난 대출로 호황을 누렸지만 최근 대출부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5월부터 양적 긴축(자산축소)과 함께 기준금리도 0.5%P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가계와 중소기업이 먼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5월 출범할 윤석열정부는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위해 주택공급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시장불안이 해소될지 의문이다.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스카이데일리·국가정보전략연구소 데이터베이스(DB), 국정감사·감사원 자료, 각종 제보 등을 참조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며 개발된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을 적용해 주금공의 ESG 경영 현황을 진단해 봤다.◇정권 말 금융권 알박기 인사 논란 초래… 부패 갚는데 최소 718년 소요주금공은 2021년부터 직무급 제도를 도입해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초기에 노조의 반대가 거셌지만 설득했다. 정부는 2021년 3월부터 직무급제를 도입한 공공기관에 경영평가 가산점(2점)을 주고 있다. 직무급제는 근속연수에 따라 자동으로 임금이 올라가는 호봉제와 달리 업무의 성격·난이도·책임 강도에 따라 급여를 차등 지급한다.2020년 주금공의 주택저당증권(MBS) 발행금액은 총 46조6000억원으로 누적발행금액은 314조3000억원에 달했다. MBS는 주택·토지를 담보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2019년 국내 사회적 채권을 46조5000억원 규모로 발행해 국내 전체 물량 55조6000억원의 83.8%를 점유했다.2021년 국정감사에서 주금공의 상임이사 임명에 대한 논란이 초래됐다. 20·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낙선한 정치권 인사가 내정됐기 때문이다. 주택금융 관련된 검증된 실적이나 경력이 없었기 때문에 노조도 반발했다. 전형적인 정권 말 금융권 알박기 인사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정부는 강행했다.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2021년 동안 세입자가 임대인에게 돌려받지 못한 전세보증금 사고액은 5790억원에 달했다. 집계가 시작된 2015년 이후 피해 사례와 보증금 액수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세금반환보증보험은 주금공·주택도시보증공사·SGI서울보증에서 취급한다. 전세제도의 허점을 노린 부도덕한 갭투자자가 보증시장을 교란하고 있는 셈이다.주금공은 2021년 싱가포르에 첫 번째 해외 거점을 설립했다. 싱가포르는 정부 주도로 공공주택정책과 주택금융지원 정책을 수립해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에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내 집 마련이 가능하고 임대 기한은 99년이다. 주문 생산 방식(BTO) 건설 방식을 통해 공급 조절, 추가적인 세금·제한 조치를 통해 공공주택의 투자 수요와 재판매를 규제한다. 한국 정부도 눈여겨봐야할 정책이다.2020년 기준 주금공의 매출은 4조195억3100만원이며 당기순이익은 2080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자본금은 2조116억원이지만 부채총계는 149조8053억원에 달한다. 주택보증업무의 속성상 부채가 불가피하지만 적정 수준에서 관리해야 한다. 당기순이익으로 부채를 상환하려면 718년이 걸린다.◇여성·비정규직·자회자 연봉 격차 과다… 2021년 윤리경영 교육 전무4월 주금공은 보금자리론의 금리를 3월 대비 0.15% 인상했다. 2월에도 0.10%포인트 올렸다. 인상에 따라 4월 u-보금자리론의 고정금리는 10년 단위 3.65%에서 40년 단위 3.95%로 적용된다. 디딤돌대출과 적격대출 금리도 상승세다. 국고채 금리 상승 등으로 보금자리론 재원조달 비용이 증가해 금리를 조정한 것이다. 정책금융상품의 고객인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용노동부는 2019년 남녀 고용 평등 우수기업으로 주금공을 선정했다. 2020년 기준 임직원 952명 중 여성은 333명, 임원은 7명 중 2명이 여성이었다. 2020년 정규직 남성의 평균 보수액은 9844만원이었지만 여성은 7342만원으로 여성 평균 연봉은 남성의 74.58%에 불과했는데 고용 평등 우수기업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하다.2020년 정규직 평균 연봉은 9000만원이지만 무기계약직은 3824만으로 정규직의 42.49% 수준이었다. 자회사인 HF 파트너스의 콜센터 직원 평균 연봉은 3019만원으로 주금공 정규직의 33.54%이다.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이라는 이름으로 변경했지만 급여 차별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주금공은 윤리경영·인권경영·안전경영·ESG 경영을 직무와 운영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ESG 경영의 목표는 지속 가능한 주택 금융 공급과 고객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친환경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 녹색금융을 활성화해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ESG 경영을 위한 헌장을 제정하지 않았고 교육도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 윤리경영을 위한 헌장은 구비했으며 연도별 추진 실적은 2020년까지 존재했지만 2021년은 전무했다. 고객 응대 시 표준도 정립했으며 공공기관 고객만족도(PCSI) 조사 결과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공개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 평가 결과◇일본 친환경 에너지 감축 사례 연구 중… 국민의 주거행복 달성 정책 고민 필요주금공은 2017년 일본 연수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 감축 사례를 시찰했다. 에너지 절감 사례를 습득해 국내에 적용하기 위한 목적이다. 일본의 도시재생프로젝트, 도심재개발, 주거형 주택, 친환경 에너지 활용 사례를 파악했다. 도심 속 녹지공간 조성과 고령자를 배려하는 주거 시설의 형태를 적극 도입하려는 것이다.2021년부터 민간건축물 ‘그린 리모델링’ 이자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린 리모델링은 노후된 건축물을 쾌적하게 만들고, 온실가스 배출을 낮추기 위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사업이다. 지원 금액을 증액하고 적용 범위도 넓혔지만 공사비가 아닌 단순히 이자만 지원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어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2020년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초소형 전기차인 트위지 17대를 지원했다. 트위지는 부산에서 생산되는 르노삼성자동차의 친환경 전기자동차 모델이다. 또한 ‘냉온수기 off, 환경 ON’ 에너지 절약 챌린지에도 동참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자제품의 대기 전력을 최소화하자는 이벤트다.주금공이 주거안전망에서 소외된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지속가능한 주택금융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하지만 주택시장 전체가 ESG 경영을 실천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유럽은 100년 넘은 아파트가 즐비하지만 우리나라의 아파트 수명은 30년 이하로 짧다. 이로 인한 자원 낭비, 건축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은 모두 국민이 감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주거행복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펼쳐야할지 고민이 필요하다.◇낙하산 인사 척결해 경영정상화 추진… 주택시장 안정 방안 강구 노력인간은 의식주의 고통에서 해방돼야 행복하다고 느낀다. 특히 집을 소유하겠다는 국민이 많음에도 정부의 보편적 주택복지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서민의 주거안전망을 구축해야 하는 주금공의 임무가 막중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불공정한 사회를 타파하겠다며 기치를 올렸던 문재인정부도 주택정책 실패로 침몰했다.거버넌스(Governance·지배구조)는 ESG 경영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지 않고 헌장조차 제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막대한 규모의 부채에도 주요 경영진이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라면 정상적인 경영은 불가능하다.사회(Social)는 천문학적인 재원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주택시장의 불안요소를 해소하지 못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주요인이지만 주금공도 해결책을 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반성해야 한다.환경(Environment)은 금융기관이 고민할 여지가 크지 않은 영역이다. 하지만 주택금융 관련 기관의 정책이 주택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무모한 개발로 자연파괴, 건축 폐기물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출처=iNIS]-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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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오너 1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오너의 역량이나 능력과 관계없이 오너가 신(神)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다.1심에서 법정 구속된 김승연 회장의 유죄판단 근거도 계열사 임원이 작성한 노트에서 ‘김승연 = 신(神)의 경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화는 개인차원의 구상일 뿐 강연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한화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5번째 DNA인 시스템(System)을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옥중경영과 시스템경영 사이에서 고민 중김승연 회장이 구속집행 정지를 신청하면서 심신상실 등의 이유를 제기하자, 검찰은 임원들이 구치소 면회를 통해 세밀한 지시를 받고 있어 사유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구속집행 정지를 결정했고, 5월말까지 1차례 연장됐다.항소심에서 1심보다 1년 낮은 징역 3년 형이 선고되었기 때문에 구속집행 정지기간이 종료되면 김승연 회장은 다시 수감돼야 한다. 대통령 특별사면이라는 가능성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상고심이 끝나야만 가능하므로 당분간 경영공백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화가 비상시국을 대처하기 위해 꺼낸 카드가 ‘옥중경영’과 ‘시스템 경영’이다. 옥중경영은 김승연 회장이 구치소나 교도소에서 주요 경영현안에 대해 보고를 받고 의사결정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김 회장은 1993년 외화밀반출로 2개월간 구속되었을 때도 주요 현안을 직접 처리했다. 이번에도 1심에서 법정 구속되었을 때 구속기간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는지 모든 현안을 직접 보고받았다. 하지만 이것이 자충수였다. 한화 창립 60주년 기념행사나 야구단 운영 등 세세한 부문까지 직접 지시를 내렸던 옥중경영이 유죄를 입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검찰이 구치소 면회기록을 무기로 김승연 회장이 신처럼 떠받들어지고 있으며 그룹의 모든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치소나 교도소의 면회내용이 기록되기 때문에 구속집행정지나 특별사면, 감형 등의 선처를 받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옥중경영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시스템경영으로 가야 하는데 과연 한화의 조직이 시스템경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비되어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전문경영인 체제가 이미 구축되어 있고, 김승연 회장의 아들인 김동관 실장이 주요 현안회의에 배석하면서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시스템경영을 정착시키기 위해 시나리오경영도 이미 도입했다는 주장도 한다. 시나리오경영은 삼성그룹이 처음 도입하면서 국내에 알려졌다. 외부환경이 급변하면서 대부분의 국내 대기업이 2000년대 초부터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 완전하게 정착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시나리오경영은 환율변동, 원자재가격변동, 국제정치역할관계 변화 등 외부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기업이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데 장점이 있지만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있다.시나리오경영의 요체는 발생 가능한 상황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느냐이다. 즉 시나리오를 잘 구성하지 못하면 시나리오경영은 형식적으로 운영될 수 밖에 없다. 외부환경에 대한 정보수집을 바탕으로 미래시장 예측능력을 보유하는 것이 핵심이다. 선진국 글로벌 기업들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보급하고 있는 글로벌정보경영전략(GIMS, Global Intelligence Management Strategy)를 도입하고 있는 것도 정보수집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환율을 예로 든다면 2013년 국내대기업은 원 달러환율이 최소 1$ : 1,200원대에서 사업계획을 수립했지만 이미 1,100원대 초반으로 내려가면서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달러와의 환율도 고민이지만 한국과 수출품목이 많이 겹치고 있는 일본이 엔화의 평가절하는 더 충격적이다.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엔화 약세를 용인하면서 대기업의 수출환경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 국제원자재가격도 계속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원유, 철강석, 석탄, 곡물 등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고 있어 선물투기를 한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시나리오경영이나 시스템경영이 말처럼 쉽지 않다. 한화도 김승연 회장의 부재를 시스템경영으로 커버한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이라크 등의 해외사업에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해 사업진척이 더디다. 재판결과를 낙관해 미리 준비하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구속된 점도 시나리오경영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을 나타낸다.국민의 법 감정이 사법부에 우호적이지 않아 대기업 총수의 범죄행위에 관대하게 판단하던 재판부의 정책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결과다. 시나리오경영을 하려면 GIMS로 외부환경변화에 대한 정보를 수집, 분석해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글로벌 ERP 등 다양한 시스템 정비로 경영혁신 활동한화는 경영도구(methodology) 도입의 일환으로 전사자원관리(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 공생전략시스템 등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계열사별 중장기 정보화전략계획(ISP, Information Strategy Planning)에 따라 ERP를 도입하고 있다.ERP는 국산 솔루션보다는 글로벌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는 SAP 솔루션을 선택했다. 경영의 투명성과 계열사별 통합 등을 염두에 둔 결과다. ERP는 도입하면서 선진경영기법을 체험할 수 있고,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도 가능해 대기업이 경영혁신을 위한 시스템 도입 시 가장 먼저 선택한다.한화가 정비하고 있다는 공생전략시스템은 매우 생소한 용어인데, 대/중소기업 공생발전을 위한 시스템이라고 한다. 솔루션으로 구축된 시스템이라고 보다는 의사결정체제라고 보여진다. 협력업체를 지원하고 상생을 위한 실천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신사업도 중소기업의 업종을 침해하는지 그룹차원에서 검토한다. 정기적으로 계열사들의 사업포트폴리오를 리뷰(review)해 문제가 없는지 점검한다.MB정부가 대기업 프렌들리 정책을 가속화하면서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영역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문제가 발생하자 내 놓은 대책이라고 보인다. 실효성만 있다면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에도 부합하는 시스템이다. 몇 가지 눈에 띄는 시스템을 제외하면 한화가 다른 기업과 비교해 특화된 경영도구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한화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보장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비해야 한다.기업은 잘 나가고 이익이 많을 때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영자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잘 되는데’라는 사고를 가지고 투자를 하지 않는다. 시스템은 직원 개개인의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자동적으로 점검하고 위험(risk)을 감지해 알려 준다. 시스템으로 위험을 관리하고 조직을 통제해야 한다.시스템을 도입한다고 시스템경영이 자연스럽게 정착되는 것은 아니다. 시스템의 운영(operation)능력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경영도구를 도입한다고 해도 이를 운영하는 직원들의 능력, 규정과 프로세스를 지키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도입한 시스템이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된다.한화도 M&A로 성장하기는 했지만 체계적인 운영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지는 못하다. M&A로 체질을 바꾼 두산과 마찬가지로 오히려 인수한 대우나 신동아의 계열사들이 기존의 계열사보다 더 훌륭한 운영능력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경영혁신활동이 내부의 역량에 의존하기보다는 외부의 충격에 의한 경우가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한국 속담에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밀어낸다’는 말이 있는데, 부정적으로만 해석할 필요가 없다. 기업문화 혁신활동을 할 때 이 말을 많이 사용한다.굴러온 돌인, 인수한 기업들의 운영능력을 연구해 그룹에 확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부적으로 아무리 노력해도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의 충격을 활용하는 것이다. 운영혁신도 기업문화 혁신에서 가장 바꾸기 어려운 요소(element)들 중 하나다. 기업문화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지속성(sustainability)이 필요한데, 하루 아침에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를 가져야 한다.전(前) IBM 회장인 루 거스너는 “기업문화는 고무줄과 같아서 변화하는 방향으로 계속 당겨야 한다. 어느 순간 손을 놓아 버리면 원래 자리로 되돌아가거나 오히려 악화되기 때문이다.”이라고 말했다. 기존 기업문화에 익숙한 직원들이 저항하는 것은 기존을 것을 버려야 하는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다. 저항이 강렬하고 기업문화혁신이 실패하면 관성(inertia)에 의해 조직은 과거로 돌아간다. 한화가 비전 202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다른 대기업이 도입한 시스템을 일방적으로 선택하기 보다는 한화의 기업문화를 잘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찾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국내 대기업의 기업문화를 진단하면서 놀라는 점은 대부분 동일한 시스템을 아무런 고민 없이 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이렇게 도입한 시스템이 도입비용에 비해 제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만 놀랄만한 일이 아닌 것이다. 한화는 SK그룹이나 두산그룹과 마찬가지로 성장전략을 M&A로 삼고 있기 때문에 시스템에 대한 고민을 더욱 깊게 할 필요가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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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부드러운 이미지에 인화를 중시해 친근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외적인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삼성, 현대차 등의 대기업 총수들과 달리 구본무 회장은 돌출행동을 하지 않는다. 다른 그룹들이 적극적인 정경유착으로 곤욕을 치렀지만 LG는 태풍을 피해갔다.IMF 때 정부가 강제적인 사업구조조정을 지휘할 때 그렇게 하고 싶어하던 반도체를 현대에 빼앗겨 정치권과 거리를 둔 결과라며 울분을 토했다. 하지만 승자의 독배를 마신 현대전자가 경영난에 봉착한 것과 달리, LG는 반도체 매각대금으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인생뿐만 아니라 기업경영에서도 전화위복(轉禍爲福)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건이다.LG의 기업문화를 진단하면서 아쉬움과 안타까운 점이 몇 가지 있어 정리한다.◇ 경영진과 직원 간의 비전과 사업전망 차이를 좁혀야 한다최근 회사에 비전과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며 퇴직한 증권사 대리의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그는 회사의 성과측정이 잘못되었고, 과정보다는 결과만 추궁하는 회사와 경영진에 좌절을 느꼈다고 회고하고 있다. 몇 (십)억의 연봉을 받는 임원들은 일하는 방법은 가르쳐주지 않고, 무조건 좋은 결과만 가져 오라고 질책한다는 것이다. 실적이 나빠 많은 직원을 구조조정하면서 경영진이 위로의 말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과연 이 모습이 경영이 어려워진 해당 증권회사만의 일일까? 실업자가 넘쳐나는데 좋은 직장에 다니면서 기업의 10년, 20년 후가 암울해 떠난다는 배포를 보여준 그 직원을 부러워하는 직원이 많을까, 아니면 철 없는 행동을 했다고 꾸짖는 직원이 많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이 보도를 보면서 2011년에 발생한 LG전자 직원이 구본준 부회장에게 보낸 이 메일이 생각이 났다. LG전자가 혁신을 하겠다고 외치지만, 정작 삼성전자가 하는 것만 따라 하기 때문에 비전이 없다며 조직을 떠난다고 했다.2013년 1월 30일 LG전자가 2012년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고, 3년 만에 처음으로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LG전자의 매출은 50조원으로 2011년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늘어났다.라이벌(?) 삼성전자는 2012년 매출 201조원에 무려 29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만 보더라도 LG전자는 규모면에서도 삼성전자의 라이벌이 되지 못하고, 영업이익률은 비교도 하기 어렵다. 어찌되었건 LG전자가 오랜 부진에서 턴어라운드(turnaround)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서는 스마트폰인 옵티머스가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불과 1년 6월도 되지 않아 실적을 회복하고 있는 LG전자를 보고, 2011년에 떠난 직원이 후회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LG전자를 퇴사하고 어느 기업에 취직했는지 모르지만 본인은 크게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LG전자에 있을 때보다 급여가 낮을 수도 있고, 새로 취직한 기업이 LG전자보다 대외적 이미지나 실적이 떨어지는 기업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기업의 비전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달성되는 것도 아니고, 개개인의 인생목표와 기업의 목표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동안 기업문화를 연구하고 국내 주요기업의 기업문화를 분석하고 평가하기 시작한 것은 구직자나 현재 기업 소속 직원들에게 자신의 기업에 대해 가급적 정확하게 알려줄 필요성 때문이다.직원과 경영진 혹은 오너가 보는 기업의 비전이 다르고, 사업전망도 다르지만, 이 차이(gap)를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 못하면 조직의 시너지(synergy)는 나지 않는다. 직원들이 수동적인 과거와 달리 자아의식이 발달하고, 능동적이 되면서 기업문화의 관리가 매우 중요해졌다.◇ 디지털 시대에 걸 맞는 기업문화로 변신이 필요컴퓨터가 유행하기 이전의 시대를 아날로그, 그 이후를 디지털시대라고 부른다. 아날로그는 단순하고 과거라는 의미, 디지털은 복잡하고 미래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LG의 강점인 인화로 뭉쳐진 조직은 관리의 아날로그형 조직문화에는 적합하였지만, 창발적 갈등이 요구되는 디지털형 조직문화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LG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인화를 중시하고 토론이 활성화되지 않아 강점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상하간의 사고방식 차이(difference)가 가장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관리자들은 아직도 단순 조립을 하던 제조업 조직문화에 매몰되어 있는데 반해, 직원들은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내부갈등이 보이지 않게 넓게 퍼져 있다.창의적인 사고를 하라고 요구하면서도, 시대적 흐름을 읽지 못한 아날로그 관리자는 관리(management)와 통제(control)만 하는 꼴이다. 직원이 아무리 퇴직한다고 해도 부회장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는 대기업은 거의 없다. 다른 대기업도 불만을 가지고 퇴직하는 직원이 많이 있지만, 부회장이나 대표이사에게 직언을 하고 떠난 직원이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경영환경이 급변하는 디지털시대에 의사결정도 느리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서로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고 시간이 흐르더라도 합의형 의사결정을 도출하려고 노력하면서 의사결정에 중요한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나 생각된다.활발한 토론문화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합의형 의사결정이 가능하지도 않지만 형식적으로 그런 절차(process)를 밟아 가는 것은 효율성 측면에서도 권장할 일은 아니다. 관리자가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 합의에 집착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LG의 기업문화를 보면 분명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하게 가지고 있는데, 잘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대가 급변하고 있으므로 관리자나 경영진도 과거의 경험으로 우러나온 직관을 맹신하지 않아야 한다.글로벌 인재 타령만 하지 말고, 새로 채용하는 젊은이들의 자유로운 사고를 살려 줄 수 있는 인사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위기는 기회도 되므로 현 상황에서 기업문화 전반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와 토론을 해 수정∙보완할 필요성이 크다. 사업구조만 보더라도 LG가 금융이나 유통에서 의도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LG만의 기업문화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 제일 큰 요인이다. 국내시장이나 소비자가 LG의 기업문화를 받아들일 만큼 성숙되지 않았다는 것은 부수적인 요인이라고 본다.조삼모사(朝三暮四) 마케팅정책이 일반화되어 있고, 약탈적인 거래관행이 당연시 되는 한국의 기업풍토에서 조화와 합리성을 추구하는 LG문화가 빛을 발하지 못한 것이다. 시장이 개방되고 글로벌경쟁이 심화되면서 한국적 기업문화관행이 심각한 도전을 받을 것이므로 한탄할 필요는 없다. ◇ LG 기업문화가 자본주의 4.0에 가장 근접해 있다기업문화 연구 전문가로서 가장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기업이 LG이다. 상대적으로 좋은 기업문화를 갖고 있으면서 잘못된 사업의 선택과 혁신의 부족으로 점차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개개인의 역량, 인화와 합의를 중시하는 현재의 LG의 기업문화는 미래형‘지식산업’에 더 적합하다. 그동안 단순 제조업과 유통업을 해 오면서 나름 가시적인 성과를 냈지만 최강자로 등극하지는 못했다.지식산업이라고 하면 고차원적인 마케팅과 숙련된 경험, 노하우가 필요한 R&D가 중시되는 고기능 제품, 서비스업 등이 해당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 조립과 같은 제조업에 너무 목을 매달고 있지는 않나 생각된다. LG는 사업구조를 고(高)지식 산업으로 전이하는 것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지름길이다. LG 계열사 중에서 가장 변신을 잘 하고 있는 LG화학의 성공 사례를 살펴봐도 단순제조업이나 유통이 LG의 기업문화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LG기업문화의 최고 강점인 인화의 조직문화를 살리기 위해서는 관리자들의 인식전환과 경영진의 혁신노력이 필요하다. 구본무 회장이 ‘독한 LG’를 주문하고 있지만 인화를 해쳐서는 안된다. 근성을 가지고 지치지 않는 열정을 보이라는 말이지, 인화를 해치고 상도덕을 무너뜨리면서까지 독해지라는 의미로 얘기하지는 않았다고 본다.LG와 같이 성숙된 기업문화를 가진 기업이 발전해야 한국도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 박근혜 정부가 주장하는 경제민주화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업문화를 바꾸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이상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어렵다고 본다.LG의 임직원들도 작금의 실적부진이 기업문화 5-DAN 10-Element의 어디에서 왔는지 잘 파악해서 대처해야 한다. 막연하게 LG의 기업문화가 문제가 있다고 자책할 필요가 없다. 기업문화를 진단하고 측정하는 이유가 기업이 현황을 파악해 개선하라는 조언을 하기 위함이다. 지난 몇 년 동안 국가재정위기와 부동산 침체로 인해 글로벌 경기위기가 진행되면서 ‘따뜻한 자본주의 4.0’이라는 용어가 유행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선호하고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인 자본주의 3.0을 버리고 사람존중과 더불어 사는 사회건설을 모토로 하는 자본주의 4.0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2012년 12월 대선에서 경제민주화가 화두로 등장한 이유도 지난 몇 년간 경제불평등을 해소하라는 여론이 비등해졌기 때문이다.다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대기업 중 자본주의 4.0 시대에 가장 근접한 기업문화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기업이 LG로 보인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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