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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410대 그룹 중에서는 삼성그룹의 삼성코닝이 1위를 차지했고, 한진그룹의 ㈜한진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구직자의 입장에서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그룹의 계열사가 1위를 차지한 것은 당연하다고 여길 수도 있다.하지만 삼성그룹과 호각세를 유지하던 LG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규모가 작은 그룹의 계열사보다 더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보면 왜 ‘위대한 직장찾기’를 연재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80대, 90대, 100대 그룹 들 중에서는 어떤 기업이 가장 위대한 직장으로 평가를 받았는지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개별 그룹별로 계열사를 평가하다 보니 어떤 그룹이 경쟁그룹에 비해 더 나은지 비교를 통해 평가하는 것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에필로그를 정리하게 된 것이다. ◇ 100대 그룹 계열사 중 아모레퍼시픽이 1위, 삼화전자공업이 최하위 기록 그동안 평가한 100대 그룹 중에서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80대, 90, 100대 그룹의 최고 기업과 최저기업을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다.▲ 표1. 100대 그룹의 최고기업과 최저기업20 대그룹에는 GS그룹, 금호그룹, 효성그룹, 웅진그룹, 동부그룹, 대림그룹, 코오롱그룹, 신세계그룹, 대성그룹, 한라그룹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STX그룹이 공중분해되면서 GS그룹을 10대 그룹에 포함시키면서 빠졌고, 웅진그룹도 평가한 이후 유동성위기로 주력 계열사들이 매각되면서 그룹으로서의 위상을 잃었다.동부그룹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통해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20대 그룹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아시아나항공이 61점으로 최고점수를 기록했고, 반면에 대성그룹의 대성산업이 41점으로 최저점을 획득했다. 대성합동지주, 대성그룹, 서울도시가스그룹 등으로 분리되고 사업전환에 실패하면서 성장성, 수익성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결과다.30대 그룹은 KCC그룹, 농심그룹, LS그룹, 삼양그룹, 한솔그룹, 유진그룹, 태영그룹, SPC그룹, LIG그룹, 태광그룹 등이다. 30대 그룹 중에서는 유진그룹은 무리한 M&A확장을 중단하면서 규모가 축소됐고, LS그룹과 태광그룹 등은 오너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그룹 이미지가 훼손됐다.30대 그룹 중에서는 농심이 60점으로 가장 위대한 직장으로 뽑혔고, 유진그룹의 유진투자증권은 39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농심이 신라면으로 라면시장을 장악하고, 스낵시장마저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40대 그룹은 대한전선그룹, 대상그룹, 대한제당그룹, 이랜드그룹, 통일그룹, 빙그레그룹, 동양그룹, 세아그룹, 영풍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이 포함됐다. 대한전선그룹은 경영실패로 오너가 퇴진했고, 동양그룹은 동양증권의 회사채 사기판매 건으로 오너가 구속되면서 해체됐다.40대 그룹 중에서는 대상그룹의 대상이 62점으로 최고점, 대한제당의 삼성상호저축은행이 36점으로 최저점을 기록했다. 대상은 미원이라는 조미료를 제조·판매하는 기업으로 삼성의 계열사였던 제일제당이 막대한 자금력을 투입하고도 이기지 못한 기업으로 유명하다.50대 그룹은 오리온그룹, 프라임그룹, OCI그룹, 동국제강그룹, 아주그룹, 동원그룹, 보령제약그룹, 사조그룹, 파라다이스그룹 등이다. 오리온그룹은 형제사인 동양그룹이 어려워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 프라임그룹은 강변테크노마트의 흔들림 사건 등으로 많이 알려졌다.동원그룹의 동원산업이 58점으로 최고, 보광그룹의 휘빅스벤딩서비스가 34점으로 최저점을 기록했다. 동원그룹은 참치 원양어업으로 성장해 식품, 음료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중견그룹이다.60대 그룹은 현대산업개발그룹, 부영그룹, 에쓰오일, 미래에셋그룹, S&T그룹, 삼화콘덴스그룹, 교보생명그룹, 한국타이어, 화이트진로, 아모레퍼시픽그룹 등이다.에쓰오일은 최근 유동성위기를 겪은 한진그룹이 에쓰오일의 보유지분을 매각하면서 사우디 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완전하게 소유하게 된 외자기업이다. 미래에셋그룹은 박현주 회장이 세운 투자금융기업군으로 대기업의 금융계열사보다 우수한 실적을 자랑한다.아모레퍼시픽그룹의 ㈜아모레퍼시픽이 70점으로 최고, 삼화콘덴서그룹의 삼화전자공업은 34점으로 최저 점수를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등 다양한 유명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류붐을 기초로 중국, 동남아시아, 중동 등지에서 유럽의 유명 브랜드와 동등하게 경쟁하고 있을 정도로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한다.70대 그룹은 동아쏘시오그룹, 세방그룹, 오뚜기그룹, 이수그룹, 삼천리그룹, AK(애경)그룹, KISCO(한국철강)홀딩스, 동국산업그룹, 아주L&F홀딩스, 종근당홀딩스 등이 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동아제약이며, 아주 L&F홀딩스는 아주그룹에서 분리된 그룹이다.오뚜기그룹의 ㈜오뚜기가 65점으로 최고점수, 아주L&F의 에이제이셀카가 38점으로 최저점수를 기록했다. ㈜오뚜기는 참기름, 캐첩, 마요네즈 등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라면시장에서도 진라면과 사리면을 앞세워2위인 삼양식품을 제치는 이변을 낳았다.80대 그룹은 한국투자금융지주그룹, KG(경기화학)그룹, SM그룹, 크라운제과그룹, JW중외제약그룹, 일동제약그룹, 녹십자그룹, 유한양행, 한미약품그룹, 대웅제약그룹 등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그룹은 동원그룹에서 분리됐고, KG그룹은 활발한 M&A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유한양행은 국내에서 가장 직원 친화적인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위대한 직장찾기 평가에서도 ㈜유한이 64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기업은 일동제약의 일동후디스로 38점을 받았다. 분유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새롭게 시작한 음료사업도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90대 그룹은 대교그룹, 풍산금속, 넥센그룹, 영원무역, KCC정보통신, 노루홀딩스, KPX그룹, 일진그룹, 풀무원그룹, 대명홀딩스그룹 등이다. 대교그룹은 어린이 학습지로 유명한 기업이고, 넥센그룹은 타이저제조전문기업으로서 2014년 한국시리즈에서 돌풍을 몰고 온 넥센히어로즈를 스폰서하고 있다.영원무역은 중고등학생의 사이에서‘등골브레이크’라는 말을 탄생시킨 노스페이스를 판매하고 있는 아웃도어 전문업체로 57점으로 최고 점수를 받았다. 대교그룹의 대교에듀피아기 35점으로 최저점수를 기록했다.100대 그룹은 휴맥스홀딩, 제일홀딩스(하림), 나이스그룹, 한국콜마홀딩스, 인터파크, 홈플러스, 이지바이오(마니커), 동화약품, SG그룹, 서울반도체 등이다. 제일홀딩스는 닭고기로 유명한 하림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지바오도는 마니커통닭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SG그룹은 가로수라는 지역생활정보지 사업으로 성장해 섬유, 제조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은행 ATM기기를 관리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고 있는 나이스홀딩스의 NICE평가정보가 61점으로 1위, SG그룹의 SG세계물산이 38점으로 최하점을 기록했다. ◇ 세월호 침몰과 미생열풍에서 스스로 인재가 돼야 한다는 교훈을 얻어종합적으로 보면 20대그룹부터 100대그룹까지 90개의 그룹의 계열사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기업은 ㈜아모레퍼시픽이었다. 10대 그룹의 계열사들과 비교해도 삼성코닝(79점), SK텔레콤(71점)을 제외하고는 최고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아모레퍼시픽이 화장품산업에 특화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구직자에게 최고의 기업이라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10대 그룹의 계열사들이 최소한 50점 정도는 유지하는 것과 달리 20~100대 그룹의 계열사들은 30점대 초반까지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중견그룹들이 경영자의 리더십, 사회적 책임, 성장성, 수익성, 자기계발 가능성, 기업의 인지도 등의 차원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면서 나타난 결과다. 반면에 10대 그룹이 최소한 50점 정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도 경영자의 리더십, 성장성, 수익성, 인지도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대기업들이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독과점 지위를 기반으로 가격을 통제할 수 있어 적정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하지만 대기업들도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고, 직원들의 자기계발차원에 대한 노력은 많이 부족했다. 한국 대기업들이 1997년 IMF외환위기 이후 인재육성에 소홀한 결과물이다.최근 사회적으로 ‘미생’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동안 TV나 영화에서 직장인들의 애환보다는 재벌 자식의 직장 연애담이나 신화적인 성공담을 다뤘다면 미생은 우리시대 평범하면서 일상적인 직장인을 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왜 많은 직장인들이 미생의 이야기에 환호하고, 위안을 느끼는지 기업도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이제 직원들도 기업이 자신을 인재를 만들어주기를 기대하기 보다는 스스로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올해 세월호 침몰로부터 많은 국민들이 얻은 교훈은 ‘스스로 자신을 지키지 않으면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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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기업문화는 다른 대기업과 비교해 특색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김승연 회장의 강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하지만 주력사업인 화약을 제외하고는 경쟁력을 확보한 사업영역이 보이지 않고, 성장을 주도하던 김승연 회장이 1심뿐만 아니라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아 복역하면서 그룹 전체가 우왕좌왕(右往左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한화의 기업문화를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기업문화 측정과 혁신도구인‘SWEAT Model’에 적용해 5-DNA 10-Element의 성취도, 기업문화 위험관리, 혁신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평가해 보자.◇ 5-DNA 10-Element의 성취도 분석▲ [그림 11-1. 5-DNA 10-Element 분석]한화의 기업문화를 SWEAT Model의 5-DNA 10-Element를 점수로 평가해 보면 [그림 11-1]과 같다. DNA 1인 비전(Vision)은 비전 2020를 수립했지만 달성가능성이 낮고,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일찍 인식했지만 정작 그룹 오너의 행동은 사회적 책임과는 무관했다.DNA 2인 사업(Business)은 주력사업인 화약은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나, 차세대 사업으로 주력하고 있는 금융, 에너지 모두 경쟁력이 약하고 미래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태양광사업은 그룹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실장이 주도하고 있어 성과가 나지 않을 경우 리더십이 약화될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에서 자신감을 챙긴 보험업을 중심으로 중국, 동남아시아 시장 등으로 진출하고 있지만 아직 두드러진 성과가 나지 않고 있는 점도 고민거리다.DNA 3 성과(Performance)도 이익(profit)이 그룹의 부채나 새로운 성장동력에 투입할 만큼 충분하지 못하다. 위험(risk)은 한화가 수 차례의 위기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 낮은 점수를 받았다.DNA 4 조직(Organization)의 일과 사람도 다른 대기업과 차별점이나 우월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한화의 직원들이 신용과 의리를 중시하는 오너의 지침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점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DNA 5 시스템(System)의 도구(methodology)는 심각하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기업의 혁신역량을 내재화, 고착화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판단된다. 한화의 기업문화를 진단하면서 왜 국내 중견그룹이 정치적 외풍에 약하고, 정치적 특혜를 받지 않으면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세계적인 자유무역 열풍이 국가간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시장이 통합되면서 글로벌 경영에 대한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지만 국내 기업은 아직도 1990년대 초의 세계화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2000년대 들어 충분한 고민과 전략수립 없이 해외진출을 했던 대기업, 공기업 모두 참담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한화가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면 기존의 경영전략을 전면적으로 검토해 기업문화 혁신전략을 다시 수립할 필요가 있다.◇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전략▲ [그림 11-2.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한화가 기업문화 5-DNA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수준을 평가해 정리한 것이 [그림 11-2]이다.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할 DNA가 비전, 성과, 사업, 시스템, 조직의 순이다.비전의 사회적 책임은 임직원의 경우는 큰 문제가 없지만 오너는 고민이 크게 필요하다. 기업의 목표가 달성 불가능한 수준으로 임직원의 의지를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수정이 필요하다. 성과의 이익도 문제가 되지만, 위험에 대한 인식과 준비는 위기관리시스템 차원에서 종합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몇 차례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지만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위기에서 교훈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사업의 제품이나 시장은 일부 부족한 측면도 있지만 경영전략에 대한 총체적인 리뷰를 통해 수정할 수 있으므로 ‘관리 가능한’ 위험에 속한다. 관리 가능하다는 의미는 현재의 관리수준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아니라 혁신을 통하면 가능하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야 한다.시스템도 경영도구의 도입과 적용에서 부족한 측면이 보이기는 하지만 예산만 투입하면 가장 쉽게 글로벌기업과 대응한 수준을 달성할 수 있는 요소(element)다. 조직은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하는데, 일의 정돈도 경영도구의 도입과 마찬가지로 의지만 있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요소다.한화는 무시할 수 있는 위험은 없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은 비전과 성과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 한화가 채용하고 있는 혁신 전략▲ [그림 11-3. SWEAT Model로 분석한 한화 기업문화]SWEAT Model로 한화의 기업혁신방법을 분석해 보면 [그림 11-3]과 같다. 한화는 혁신 모델 중 유럽기업들이 선호하는 ‘E-Type Model’을 채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 중 두산그룹(이하 두산)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이 이 모델로 기업문화를 혁신하고 있다.금호와 두산의 차이점은 금호가 비전에서 혁신을 시도한 것과 달리, 두산과 한화는 사업에서 기업문화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체계적인 계획이나 전략적인 사고보다는 즉흥적이고 임기응변(臨機應變)식의 사업을 하는 기업들에서 나타나는 기업문화 혁신전략이다한화가 사업에서 출발할 수 밖에 없었던 것도 내부역량강화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실기업을 인수하는 M&A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한화가 대규모 M&A를 통해 외형적 성장을 이루기는 했지만, 내실까지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주력사업이 레드오션에 있어 자금력이 부족한 중견 대기업이 무리한 M&A로 흔들리는 사례가 최근 빈발하고 있다. 금호, 웅진그룹, STX그룹 등이 해당된다. 현재 한화의 성장전략을 보면 기대보다 우려가 더 된다. 국내 기업이 본질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금융과 에너지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은 점도 부정적이다. 기업문화를 혁신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면 직원들이 공감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비전설정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지금처럼 변칙적인 혁신모델보다는 글로벌 기업이 도입하는 S-Type Model를 채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그것이 너무 어렵다고 여겨지면 최소한 삼성그룹이 부문적으로 성공한 W-Type Model을 도입해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재의 사업전략이나 기업문화로는 2020년 비전달성도 어렵고, 지속성장의 기반을 구축하지도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한화도 그룹 창립 60주년을 넘어서면서 성장이나 쇠퇴냐 갈림길에 서 있다.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내실확보에 더 치중해야 한다. 강한 자가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은 자가 강한 자라는 평범한 경구가 유연한 사고와 내실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한화가 기업문화 혁신전략을 수립하면서 곱씹어 볼만한 말이라고 생각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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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4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는 박인천 회장이 1946년에 시작한 택시사업에서 출발한다. 금호고속, 금호타이어, 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 등 운송관련 분야로 특화시켜 성장했지만, 무리한 M&A로 그룹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두산그룹과 마찬가지로 형제가 순번제로 회장을 맡는 등 돈독한 형제애를 강조했지만 형제간의 분쟁으로 분리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뒤늦게 시작한 항공업을 책임지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좋은 이미지 덕분에 경영부실과 관계없이 구직자의 높은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 ◇ 금호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 기업금호의 계열사를 표1와 같이 화학/타이어, 운송/물류/서비스, 건설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표1. 금호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화학/타이어 부문계열사는 금호타이어, 금호석유화학, 금호피앤비화학,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폴리켐 등이다. 금호타이어는 그룹의 간판기업이고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와 더불어 타이어업계 대표기업이다. 타이어 업계는 미쉐린, 브릿지스톤, 굿이어 Big3업체가 전세계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산업이다.금호석유화학은 타이어제조에 사용되는 합성고무와 산업재로 활용되는 합성수지를 제조/판매하는 회사다. 화학/타이어 부문에서 산업의 중요도와 성장성을 감안해 금호타이어와 금호석유화학을 평가대상으로 선정했다. 금호석화는 금호에서 계열분리를 추진 중이지만 아직 완료되지 않아 포함시켰다.운송/물류/서비스 부문계열사는 아시아나항공, 금호고속, 금호리조트,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애바카스, 금호개발상사, 금호터미널, 아스공항, 에어부산 등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에 이어 운송허가를 받은 항공사로 서비스를 무기로 단기간에 급성장했다.금호고속은 고속버스 운송업을 하고, 금호터미널은 고속버스터미널을 운영한다. 아시아나항공의 종속회사인 아이아나 IDT는 IT개발 업무, 아스공항은 지상운항보조 업무, 에어부산은 저가항공사이다. 운송/물류/서비스 부문에서는 주요 지배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이 평가됐다.건설 부문계열사는 금호산업이 있다. 금호산업은 건설업을 하고 있으며 어울림이라는 아파트브랜드로 분양사업도 하고 있다. 건설업 자체가 부동산 경기침체로 불황에 직면해 있으며, 금호산업이 도급 순위 16위 정도에 불과해 주요 건설사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주요 계열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평가대상으로 삼았다. ◇ 집념을 가지고 낙관을 극복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 피력금호의 미션(mission)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이해관계자의 삶의 질 향상’이고, 이해관계자란 직원, 고객, 주주, 협력사, 사회를 말한다. 금호의 정신은 집념(執念)으로 그룹의 역사 속에 면면히 내려오는 창업정신이라고 한다.집념은 어떤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여러 개의 대안 중 최적의 방안을 찾아내어 어려운 난관과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번 세운 목표는 기필코 달성하고자 하는 열정과 끈기를 요구한다.금호의 인재경영관은 기업의 주체는 바로 사람이고‘기업은 곧 인격체’다. 가장 합리적이고 공정한 인사관리체제를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인재상은 ‘Right People,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 연구하고 공부하는 사람, 진지하고 적극적인 사람’이다.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은 정직하고 근면하며, 조직과 자신의 발전을 위해 매사에 꾸준히 노력하고 행동이 빠르다. 연구하고 공부하는 사람은 조직과 자신의 발전을 위해 매사 깊이 생각하고 연구하며 공부함으로써 개선과 변화를 추진한다. 진지하고 적극적인 사람은 책임감과 진지한 자세로 조직과 자신의 발전을 위해 매사에 솔선수범하며 열정적으로 목적한 바를 끝까지 추진한다.인사제도는 성과주의 인사, 발탁승격제도로 구성돼 있다. 성과주의 인사는 기존의 평등성 개념을 탈피해 업적과 능력, 직무의 난이도에 따른 차별보상 제도를 말한다. 모든 제도를 역량과 업적을 중심으로 체계화하고 있다.발탁승격 제도는 연공(seniority)에서 탈피해 역할(role) 중심의 신 직급체계를 도입해 우수인재를 조기에 발탁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에 사원에서 부장까지 승진하려면 15년이 소요되었지만 발탁승격 제도로 인해 최단 10년으로 단축되었다.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자기계발을 독려하고 있다. 업무 개시 전 1시간 동안 자율학습을 하도록 권장하고, 다양한 내부강의 프로그램도 개설해 운용한다. 다른 그룹과 마찬가지로 전문가 양성, 사내공모제도, 지역전문가 제도도 있다.직원의 역량개발이 기업의 성패와 직결된다는 인식하고 있다. 이렇게 양성된 직원은 직업에 대한 윤리의식이 투철하고, 맡은 바 임무에 책임의식을 갖춘 프로가 된다. 팀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해병대 캠프도 진행하고 있다.금호는 기업이 임직원에게 또 하나의 가정이라는 인식될 수 있도록 사람을 중시하고 편안한 조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미국에서 ‘위대한 직장(GWP)’의 개념이 도입될 때 즐거운 직장생활을 전제조건으로 삼았는데 금호가 일부 이해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운송업도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중요하고, 서비스는 임직원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태도(attitude)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파악한 것으로 판단된다. ◇ 캐빈서비스, 운항, 정비 등의 직무희망자에게 아시아나항공은 매력적▲ [표 2. 평가대상 기업의 점수 비교] 금호는 운송업으로 착실하게 성장하다가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 덩치가 큰 기업을 무리하게 M&A하다가 위기를 경험했다.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형제간의 분란을 초래했다.뒤늦게 시작한 항공운송업이 효자 노릇을 하면서 그룹명칭도 금호그룹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바꾸게 만들었다. 최근 대주주가 경영권을 회복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대내외적 여건이 좋지 않아 전망은 불투명하다.평가대상으로 선정된 금호타이어, 금호석화,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4개 계열사 중 구직자의 관점에서 가장 우량한 기업은 금호석유화학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사업이 금호타이어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제약사항이 있지만 개별적으로 평가하면 급여/복지/승진, 수익성, 자기계발/교육, 성장성 등의 차원에서 금호타이어보다 더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브랜드 이미지 차원만 금호타이어보다 낮았다. 금호석유화학이 계열분리를 완료하면 금호타이어와 우호적인 관계가 유지되는지 여부에 따라 수익성, 성장성 등의 차원이 영향을 받고, 결국 급여부문도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2번째 높은 점수를 획득한 아시아나항공은 급여, 수익성, 브랜드 이미지 차원에서 좋은 점수를 획득했다. 후발사업자로 출발했지만 과감한 혁신과 서비스마인드로 선발업체인 대한항공을 추격했고, 참신한 이미지를 확보했다.금호타이어는 한국타이어에 이어 국내 시장점유율 2위 기업이지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금호타이어는 자기계발/교육, 성장성 차원의 점수가 낮았다. 타이어산업 자체가 전문기술보다는 대규모 설비투자로 인한 장치산업이라는 점이 감안됐다. 금호산업은 도급순위 16위의 건설업체로 성장성, 수익성, 경쟁력, 브랜드 이미지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금호는 호남의 대표기업으로 DJ정부, 노무현 정부 들어 급격한 확장을 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타격을 받았다. 금호타이어가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실적이 호전되고 있지만 경영정상화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항공업계에서 캐빈서비스, 운항, 정비 등의 직무를 선택하고자 하는 구직자라면 아시아나항공이 매력적이다. 금호타이어와 금호석유화학은 일반관리보다는 연구개발직무를 선호하는 구직자에게 자기계발 가능성이 열려 있다. 결론적으로 금호는 좋은 그룹 이미지에 비해 구직자의 입장에서 초우량기업은 없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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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가 위기를 경험하고 있지만 오너가 어떤 비전(vision)을 제시하고 이 비전을 바탕으로 구성원과 합의(consensus)를 이룰 수 있는지가 위기탈출의 핵심이 된다. 비전은 명확한 목표(goal)과 이해관계자에 대한 책임(responsibility)으로 구성되고 기업문화혁신과 진단을 위한 첫 번째 DNA이다.금호가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나가 기업문화 혁신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여부를 판단해 보자.◇ 새로운 비전과 미션으로 재도약을 꿈꿔워크아웃으로 경영일선에 물러났던 금호의 박삼구 회장은 2010년 말 경영에 복귀를 했고, 2012년 6월 3자 배정의 유상증자를 통해 실질적인 오너십을 확보했다. 이후 박삼구 회장은 새로운 금호의 비전과 미션(mission)을 발표했다.비전은 ‘업계 최고 1등의 기업가치를 창출하는 아름다운 기업’, 미션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이해관계자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정했다. 이해관계자는 직원, 고객, 주주, 협력사, 사회를 말한다. 기존의 자료를 보면 ‘업계 최고 1등의 기업가치 창출’이 경영목표로 되어 있었다. 계열사 모두 제각각 소속된 업계에서 최고 1등이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탁월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최고의 가치와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라고 한다.기존의 경영목표에 ‘아름다운 기업’이라는 수식어를 덧붙여 비전으로 제시했다. 새로운 비전을 보면서 금호의 오너들이 다른 대기업에 비해 예술을 사랑하고, 후원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아름다움’이라는 추상적 가치가 기업의 비전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는지 설명하기 어렵지만 시도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미션도 비전과 마찬가지로 막연하다. ‘이해관계자들의 삶의 질 향상’은 ‘아름다움’과 막상막하(莫上莫下)다. 경영이념은 경제적 차원, 인간적 차원, 사회적 차원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경제적 차원은 ‘세계 일류의 가치창출 기업’, 인간적 차원은 ‘종업원과 함께 가꾸는 기업’, 사회적 차원은 ‘이웃으로부터 사랑 받는 기업’이다. 경제적 차원의 ‘세계 일류의 가치창출 기업’은 상당히 모호한 반면 인간적, 사회적 차원은 종업원과 이웃을 동반자로 인식해 구체적이다.또한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5대 전략경영방침, 즉 전략경영, 인재경영, 윤리경영, 합리경영, 기술경영을 세웠지만 최근 4대 전략경영방침으로 줄였다. 합리경영과 기술경영을 품질경영으로 통합했다.전략경영은 업계 1위라는 명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사업을 이끌어 가겠다는 것이다. 인재경영은 그룹경영목표를 달성하는데 적합한 인재(right people)을 확보하는 것이다.품질경영은 상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높여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금호가 새로운 비전과 미션을 내세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비전은 추상적이어도 무방하지만 미션만큼은 구체적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추상적이라는 점은 지적해야 한다.혹 오너가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자신들은 외계인이라고 생각하는지 판단해야 한다. 정말 추상적이지만 새로 세운 비전과 미션으로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려면 성실과 정직을 추구하고, 형제애를 유난히 강조했지만 끊임없는 노사분규와 정치적 특혜논란이 일어나는 이유를 납득시켜야 한다. ◇ 협력회사와 실질적인 상생을 위한 7대 실천과제 수립국내 대기업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협력회사와의 잘못된 관계설정이다. 소위 말하는 ‘갑’과 ‘을’의 관계가 명확하고 불평등한 계약과 약탈적 관행이 일반화되어 있다.금호는 2005년 협력회사와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상생협력을 위한 외부 자문을 받아 7대 실천과제를 수립했다. 지탄받지 않는 경영, 협력사 상생경영, 장애인 등 소외계층 돕기, 헌혈운동, 문화예술 지원, 아름다운 노사문화, 환경/안전 경영 등이다. 특히 지탄받지 않는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분석회계, 탈세, 부정 없는 경영을 기본방침으로 정했다.7대 실천과제 중 첫 번째인 지탄받지 않은 경영은 모든 대기업이 추구해야 목표라고 보인다. 존경 받는 대기업이 없는 한국적 현실을 너무 잘 조명해 방향을 제시했다.다음으로 협력사 상생경영 비전은 ‘협력회사와 함께 아름다운 미래로’이다. 2009년 협력사 평가∙보상 시스템을 정착시켰고, 2010년부터 성과를 측정 및 평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비스 용역업체의 직원들을 교육지원을 통해 상생을 유도한다.아웃소싱(outsourcing) 직원의 역량이 향상되면 금호의 서비스품질(the Quality of Service)로 이어져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본 것이다.▶지탄받지 않는 경영▶협력사 상생 경영▶장애인 등 소외계층 돕기▶헌혈운동▶문화예술 지원▶아름다운 노사문화▶환경.안전경영 ▶지탄받지 않는 경영▶협력사 상생 경영▶장애인 등 소외계층 돕기▶헌혈운동▶문화예술 지원▶아름다운 노사문화▶환경.안전경영소외계층 돕기, 헌혈운동, 문화예술지원 등 3가지는 협력회사와 관련성은 낮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과제로 볼 수 있다. 금호가 다른 기업에 비해 문화예술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앞에서 밝혔는데, 역시나 문화예술지원이 실천과제에 포함되어 있다.환경/안전 경영은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기본적인 과제로 다른 기업과 차별성이 가지고 있지는 않다. 유해물질을 다수 배출하는 타이어와 석유화학이 환경과 관련되어 있고, 운송업체로서 근로자는 안전도 기업경영에 주요 관리요소에 해당되어 포함시킨 것이다.그러나 ‘아름다운 노사문화’는 금호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대표사업장인 금호타이어가 수십 년째 연례행사로 노사분규를 하고 있으며 아시아나도 여승무원 근로환경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구호는 요란한데 직원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이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직원의 상생의 동반자인지, 아니면 기업활동의 소모품인지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성이 있다. 위의 실천과제를 평가하면서 느낀 점은 금호의 7대 과제가 기업의 활동보다는 외부적 요소와 연관성이 높다는 것이다. 소외계층 돕기, 헌혈활동, 문화예술지원은 사회적 책임을 위해서는 중요하지만 기업활동의 본질과는 연관성이 낮다.기업은 설립목적에 맞는 본연의 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면 충분하다. 새롭게 비전과 미션을 설정했으니 7대 실천과제도 다시 점검해 보완할 필요성이 매우 높다. ◇ 산업재해에 유연하게 대처하지만 근본적 해결이 아쉬워기술과 산업의 발전은 정체불명의 화학물질을 사용을 촉진했고, 근로자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반도체, LCD, LED 등 첨단제품뿐만 아니라 화학제품, 타이어도 산업재해(이하 산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최근 삼성전자 직원의 백혈병 논란이 점화되면서 산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호의 계열사 중 금호타이어도 논란을 비켜가지 못한다. 타이어 제조과정에 사용된 코팅제로 인한 백혈병 유발논란이 있다. 한국타이어의 사례에서 밝혀졌듯이 타이어 제조과정에 각종 화학물질이 사용되지만 인체유해 유무에 대해 정확하게 역학조사가 되어 있지 않다.고온으로 인한 호흡곤란, 작업효율성 저하, 위험에 대한 인식부족 등으로 마스크, 장갑과 같은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는 사례도 많다. 직업병은 원인물질에 노출된 20년, 30년 후에도 발병하기 때문에 정확한 인과관계를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산재로 인정하게 되면 보험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기업은 인정을 하지 않으려고 하고 근로자는 이미 기업이 자료를 폐기하였거나 성분 미상의 화학물질을 사용한 경우 입증을 하기도 어렵다.산재도 의료사고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입증책임을 근로자가 아니라 기업주에게 지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도개선에 진척이 없다.기업이 작업과정에서 사용한 물질이 인체와 무해하다는 점을 밝히도록 해야 한다. 동일한 제조과정을 가진 한국타이어와는 달리 최근 백혈병에 걸린 금호타이어 직원은 산재로 인정되었다. 선진국의 기업들은 산재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산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제조업은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 현재 각종 화학물질로 인한 백혈병, 암 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알려진 반도체, 타이어제조, 화학 등을 선진국 기업이 하지 않는 이유는 제조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산재에 대한 위험성 때문이다.메모리 반도체도 1970년대 미국 기업들이 산재로 인해 사업을 포기한 것을 1980년대 일본기업, 1980년대 말부터 한국기업이 위험성을 알고도 돈을 벌기 위해 뛰어든 사업이다.타이어 제조와 합성고무생산도 마찬가지 산업이다. 국내 기업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안전설비나 위험물질에 대한 위험을 무시하고 운영(operation) 효율성만 강조해 원가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저가의 노동력을 투입해 인건비절감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봐야 한다.이런 이유로 작업환경과 근로자보건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지 않은 중국, 베트남 등지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국가의 근로자도 얼마 지나지 않아 각종 질병으로 인한 산재를 경험하고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게 될 것이다.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은 공장을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생산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작업환경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하게 하고, 작업효율은 떨어지더라도 인체에 해롭지 않은 화학물질을 사용해야 한다. 위험한 공정은 사람의 투입보다는 기계로 자동화하는 방안도 끊임없이 연구개발해야 한다.이제 사업의 핵심요소는 대규모 설비가 아니라 성실하고 정직한 직원이기 때문에 직원에 대한 배려를 우선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 금호도 외부적인 사회적 책임을 고민하기 전에 직원과 협력회사부터 챙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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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 프라임과 같은 대표적인 호남기반 기업이 사라진 와중에 그나마 남은 기업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이다.금호는 박인천 전 회장이 1946년 광주에서 택시 2대로 시작한 금호고속이 시초고 운송관련 분야로 특화돼 성장한 기업이다. 하지만 그룹이 성장하면서 건설, 레저, 금융, 렌터카 사업 등 문어발식 확장을 거듭했다.마침내 500년이 기업이 되겠다며 대우건설, 대한통운을 집어 삼켰지만 ‘승자의 독배’가 되어 앞날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 직면했다.창업자는 크게 모나지 않는 경영을 하며 착실한 성장을 거듭했지만 2세 경영이 본격화 되면서 사업다각화 욕심이 화를 불렀다. 마진이 박한 사업을 주로 하고 있는 금호의 재무상태로 보면 대우건설 등의 인수합병이 얼마나 무모했는지 알 수 있다.또한 위기를 직면하자 ‘형제의 난’이라고 불리는 내분까지 겹치면서 내∙외부의 신뢰를 잃었다. 재기를 위한 몸부림을 치지만 다시 옛 영화를 누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 운수업을 기반으로 착실하게 성장했지만 정치적 특혜논란박인천 회장은 1946년 광주에서 택시 2대로 사업을 시작했고, 1948년 광주여객자동차를 설립했다. 해방 이후 물자와 자본의 부족을 오로지 성실과 정직을 기반으로 사업을 세운 측면에서 보면 다른 재벌기업의 창업자와 비슷하다.운수업을 하면서 연관사업인 타이어를 제조하기 위해 1960년 삼양타이어공업을 세웠고 후일 금호타이어가 된다. 1970년에는 현재의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가 된 타이어의 원료를 제조하는 한국합성고무회사를 설립했다. 박정희 정부 시절 호남기업에 대한 배려로 고속버스 운영권을 따 내면서 급속하게 성장하게 되었다. 1973년 그룹으로 체제를 갖췄지만 호남지역에 한정된 사업기반으로 전국적 인지도는 낮았다.별다른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가 1988년 전두환 정부에서 제 2민항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돌파구가 열렸다. 항공사업이 막대한 초기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삼성이나 삼성과 같은 기업이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물류운송업에 강점을 가졌다는 논리로 반박한다.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부채문제로 휘청거렸지만 호남정권인 김대중 정부 들어 재도약을 하였다. 아시아나의 코스닥 상장, 대통령 전용기 선정, 편파적 노선배분 등 특혜 의혹이 다시 점화되었다. 아시아나의 재무구조가 코스닥 상장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규정을 개정해 요건을 완화해 줬다.그리고 대한항공이 독점하고 있던 대통령 전용기 사업에도 기회를 제공했다. 아시아나가 국적기와 동일한 위상을 가지게 되었다.정치적 특혜 논란은 김대중 정부뿐만 아니라 노무현 정부에서도 이어졌다.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 등의 인수가 그것이다.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인수능력이 부족한 금호에게 기회를 제공한 것 자체가 특혜라는 시비다.막대한 자산과 해외 공사실적을 가진 대우건설은 당시 많은 기업이 군침을 흘리던 대상이다. 대한통운도 정부사업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전국 네트워크를 가져 물류사업을 강화하고자 했던 CJ그룹, 삼성그룹 등도 인수에 관심을 가졌었다.◇ 무모한 M&A로 그룹은 반토막 났지만 돌파구는 보이지 않아금호가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의 기업을 무리하게 인수한 배경에는 당시 우호적인 정부의 지원을 과신한 것이 있다.한국적 상황에서 경제가 정치논리에 과다하게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기업은 정치논리가 아니라 경제논리에 의해 생존이 결정된다. 이윤을 충분히 창출하지 못하면 망하는 것이다.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것도 합리적인 금액 이상을 지불하면 실패하는 단순한 논리를 망각한 셈이다.정치적 특혜를 기대한 것 외에는 오너의 경기예측 실패에 따른 경영능력 부족이다. 금호는 박삼구 회장이 2006년 대우건설을 무리하게 인수한 뒤부터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어 왔다. 금호가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건설로 삼으면서 인수한 대운건설은 대재앙의 씨앗이 됐다.2008년 터진 미국발 금융위기는 국내경기를 나락으로 떨어뜨렸고 아파트와 주상복합분양으로 떼돈을 벌던 건설사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부동산 경기를 지나치게 신뢰한 오너의 판단착오가 60년 동안 착실하게 성장해 온 기업을 부실화시킨 셈이다.그는 대우건설을 인수 당시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100년 기업이 아니라 500년이 가는 기업의 초석을 다졌다고 공언을 했다. 하지만 이 공언은 3년도 되지 않아 허언(虛言)이 된 셈이다.많은 기업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예측하지 못해 위기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삼성, 현대, LG 등 다른 대기업은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위기관리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한다. 어찌되었건 채권단의 요구로 인수한 대우건설, 대한통운의 경영권을 포기해야 했고, 더불어 금호생명, 금호렌터카, 금호고속 등 그룹의 알짜 기업을 매각했다. 2012년 8월에는 IBK투자증권 컨소시엄에 금호산업, 금호고속,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대우건설 지분의 일부를 매각해야 했다.특히 금호고속은 그룹의 모태로 운영권을 보유하고 정상화 시 되살 수 있는 우선권을 가졌다고 하나 굴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여객운송이 사양산업이기는 하나 매년 400억 원 정도의 순이익을 가져다 주는 캐시 카우(cash cow)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해 축배를 들던 2008년 금호는 52개 계열사, 약 26조원의 자산으로 재계서열 8위까지 올라갔지만 2012년 현재 계열사와 자산이 반토막이 나면서 재계서열 20위도 겨우 지키고 있다.최근 계열분리를 추진 중인 금호석화를 제외할 경우 외형은 더욱 축소된다. 박삼구 회장 등이 사재를 털어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되찾기는 했지만 그룹의 앞날은 밝지 않다.결국 현재의 상황을 촉발한 것은 경영진의 잘못된 의사결정이라고 봐야 한다. 자동차사업의 호황으로 인해 금호타이어와 금호석화의 재무구조가 탄탄해지기는 했지만 외부환경에 절대적으로 의존했다고 봐야 한다.따라서 박삼구 회장 등 오너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지 미지수다. 박삼구 회장이 아들을 내세우기는 하지만, 경험이 일천한 아들이 노련한(?) 아버지보다 경영능력이 탁월하다고 보기 어렵다. 오너경영이 보편화된 한국의 재벌은 경영실패에 대해 오너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 기업이 부실화 되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다가 비난이 잠잠하면 다시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이 복귀한다. 결국 그 피해는 대다수의 소액 주주와 경영감독을 게을리한 은행이 떠 안는다.은행의 부실은 국민세금으로 충당하니 재벌의 감시감독은 국민이나 정부가 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경제민주화도 비슷한 맥락에서 봐야 한다.◇ 형제간의 불화로 역동성 사라져 위기극복은 어려워‘돈 앞에서는 부모형제도 없다’는 말이 너무나도 가슴에 와 닿는 세상이 아닌가 싶다. 기업의 주도권이 2세, 3세로 넘어 가면서 재산싸움이 일어나지 않는 국내 대기업이 없을 정도다.대표적인 사례가 삼성그룹(이하 삼성)과 두산그룹(이하 두산)이다. 국내 최고 재벌인 삼성은 막대한 차명재산이 드러나면서 이건희 회장과 형인 이맹희, 누나인 이숙희씨가 유산을 분할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이다.유난히 형제애를 강조하던 두산도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내부고발사건이 발생했고 형제들이 줄줄이 사법처벌을 받았다. 금호도 형제가 순차적으로 그룹을 경영하기로 합의한 후 3째인 박삼구와 4째인 박찬구에 이르러 대립이 표면화 되었다.문제의 발단은 자화자찬하던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의 인수실패다. 동생인 박찬구 회장은 배임과 횡령 등에 대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형제는 서로를 사건의 배후로 의심하며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박찬구 회장의 대주주인 금호석화의 지분을 정리해 결별을 선택했다. 하지만 동생 박찬구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금호석화의 독립경영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지분을 정리해야 하고, ‘금호’라는 브랜드를 떼기에는 아직 불안하기 때문이다.금호석화는 아시아나의 주식을 12.6%를 보유하고 있어 공정거래법상 3%가 넘으면 계열사로 인정된다. 아시아나의 주식가치가 떨어져 손해를 보고 팔 수 없다는 논리지만 독립경영에 대한 부담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본다.금호는 금호석화에 브랜드를 사용하려면 사용료를 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금호석화의 입장에서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상황이다.금호는 주력기업인 금호산업의 부진이 갈수록 깊어지고, 금호타이어도 노사분규가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어 앞날이 불안하다. 국내 부동산이 다시 호황을 맞기는 어려울 듯 하고, 자동차의 후방산업인 타이어도 글로벌 금융위기심화로 인한 업황 부진을 벗어나기 어렵다.금호석화가 지난해와 금년에 호황을 누리기는 했지만 전방산업인 자동차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실적이 유지될 지 미지수다. 금호석화가 열병합발전소 건설, 탄소나노소재 투자 등 신사업을 벌이고 중국에 편중된 매출처를 유럽, 미국과 중동쪽으로 다변화하려고 하지만 경쟁우위를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금호가 운수/물류업을 기반으로 하는 복합사업군으로 확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역동성이 있었지만 그룹이 사분오열(四分五裂)되면서 추진력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창업자는 성실과 신뢰를 소중히 여겨 임직원을 통합했지만 현재의 오너는 인간의 기본적인 가치인 가족관도 무너뜨리고 있어 리더십(leadership)을 잃어버려 조직을 통솔하기 어렵다. 금호의 오너들이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을 다시 새겨보고 위기극복의 혜안을 찾아내기 바란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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