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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는 다른 대기업과 달리 전체적인 비전(Vision)이 있고, 연도별 비전을 따로 설정하고 있다.2000년대 초부터 국내 기업들이 비전을 새롭게 정립하면서 비전과 미션(Mission)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KCC의 경우에도 비전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고, 기업이 비전이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이해도가 낮은 것으로 보인다.KCC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첫 번째 DNA인 비전(Vision)을 목표(goal)와 책임(responsibility)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세계인이 모두가 행복한 세상구현을 기업목표로 설정KCC는 세계인이 행복한 세상구현을 기업목표로 정하고, ‘환경친화적 경영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초 일류기업’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에너지 고효율성 및 친환경적 기술개발에 기반한 제품의 고부가차화와 더불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ONE AND ONLY’제품개발에 기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한다.고품질의 제품을 개발해 고객의 신뢰를 획득하고, 기업경쟁력을 향상시켜 경쟁사가 모방하기 힘든 ‘강한 KCC, 신뢰받는 KCC, 글로벌 KCC’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더 좋은 삶을 위한 가치 창조’라는 경영이념을 달성하기 위한 고부가가치 창출과 재무 건전성 확보를 통한 안정성장 지향, 지속적 혁신과 효율적 조직운영을 통한 선진경영 추구, 적극적인 교육투자를 통한 글로벌 인재육성,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한 최첨단 기술 리더십 구축 등 4가지 전략목표를 세웠다.혁신과 기술을 중시하는 기업과는 달리 기업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염두고 있는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재무건전성과 안정성장은 성숙단계를 지난 기업들이 선택하는 경영전략으로 보수적인 KCC의 기업문화를 보여준다. 그리고 매년 중점사항이 변경되는 것을 반영해 경영전략을 수정한다. 2011년 경영전략을 보면 글로벌 초일류 정밀화학기업으로 도약, 세계적인 유기∙무기 종합실리콘 생산업체로 성장, 친환경 기술로 녹색기업 위상확립 등 3가지다.글로벌 초일류 정밀화학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중국, 인도, 베트남, 중동, 동남아시사, 남미 등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기로 했다.세계적인 유기∙무기 종합실리콘 생산업체로 성장하기 위해 유기실리콘에 이어 폴리실리콘 시장에서도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목표를 세웠다.친환경 기술로 녹색기업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 차세대 친환경 미래주택 연구개발을 위한 건축환경연구센터를 오픈 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된 2012년의 경우 KCC는 3가지 경영전략을 수익성 중심의 가치 우선 경영, 기술 리더십에 기초한 글로벌 역량강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생산성 강화로 정했다. 폴리실리콘에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큰 폭의 적자가 지속되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지원을 하고 있어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경영전략은 중요했다고 보여진다.그리고 기술 리더십은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지만, 기술력이 뒷받침된 제품의 품질경쟁력이 글로벌 시장확대에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은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조직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목적에서 수립한 추진전략이었을 것이다. 2013년의 경영키워드는 상생, 친환경, 글로벌로 제시했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 경제민주화, 골목상권보호, ‘갑’질 논란 등이 초래되면서 상생이 가장 중요한 경영방침이 된 것이다.대기업이 연초만 하더라도 협력업체, 소비자들과 상생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지만, 지속적으로 추진할 이유가 없었다. 정부가 일자리창출과 투자환경조성 등의 명분을 내건 대기업에 굴복하면서 경제민주화가 박근혜정부의 정책에서 뒷전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친환경은 제품개발의 방향을 제시한 것에 불과하고, 글로벌은 국내시장에 한정된 KCC의 사업구조를 다각화가 시급하다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2014년이 되면서 KCC는 ‘최고의 기술개발을 통한 세계시장 주도’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2013년부터 기술 융∙복합화를 통해 ‘원 앤 온리(One & Only’제품을 개발해 세계시장에서 리더십을 보였다는 설명도 따랐다.그리고 KCC 정몽익 사장은 ‘기본부터 다지자’는 목표를 정해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경영이념, 경영전략, 경영키워드, 비전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제시하고 있는 내용들은 모두 기업환경 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술에 가깝다. 변화를 예측하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전술적 대응보다는 전략적 경영계획수립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KCC의 비전이 너무 자주 바뀌고 있으며, KCC가 경영이념과 비전의 정확한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경영이념은 기업을 경영하는 원칙이고, 비전은 기업이 지향하고자 하는 바람직한 미래의 모습이다. 따라서 경영이념보다는 비전이 상위의 개념이고,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수립한 전략이나 원칙이 경영이념이다.‘더 좋은 삶을 위한 가치 창조’나 ‘환경친화적 경영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초 일류기업’도 기업의 비전으로서 적합하지 않다. 환경친화적 경영도 비전이 아니라 경영전략에 해당된다. ◇ 친환경기업을 목표로 하지만 건축자재 유해논란은 회피2013년 10월 KCC의 핵심계열사인 ㈜KCC는 종합 건축자재기업으로서 유실되는 에너지와 유해물질을 ‘제로(0)화’해 ‘에너지를 지키는 친환경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비전은‘제로기술’을 통해 건축물 에너지 손실을 막고, 유해물질을 발생시키지 않겠다는 KCC의 기술적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에너지 손실을 막기 위해 ‘1등급’이 아니라 ‘0등급’을 지향해 다른 경쟁사와는 차별화된 친환경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 몇 년 동안 고유가로 인해 에너지절감이 정부의 우선 정책과제로 부상했다는 점을 간파해 비전을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 ㈜KCC는 건축자재와 도료를 제조 판매하는 기업으로 KCC의 건축자재가 없이는 집이나 건물을 짓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국내 대표 건축자재기업인 KCC가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국내 건축자재시장은 유해물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기업이 기술개발은 뒷전으로 이익만 추구하고, 정부가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는 사이 국민생활환경은 열악한 수준을 넘어 극도로 위험한 지경에 처해졌다. KCC가 자랑하는 스레트와 석고보드 등은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대표적인 건축자재이다. 지난 10여 년 전부터 발암물질 논란이 거세게 일었지만, 석고보드가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KCC가 창업하면서 생산하기 시작한 스레트도 현재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지만 아무도 제대로 된 해결책을 내지 못하고 있다.당시 정부가 농촌과 도시의 지붕개량사업의 일환으로 권장한 스레트는 현재 대도시보다는 농촌지역의 골치거리로 전락했다. 농촌지역 농가의 지붕에 설치된 낡은 스레트가 진폐증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지만, 특수폐기물로 분류돼 처리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어 철거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소규모 예산을 겨우 확보해 무자격자를 고용해 매년 수십 가구의 스레트지붕을 해체하고 있지만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수 십 년도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아직 시골사람들은 스레트지붕이 얼마나 위험한 물질로 만들어졌는지 알지 못한다. 십 여 년 전만 하더라도 일부 시골 사람들은 스레트 위에 삼겹살을 구워먹기도 했다. 스레트의 석면물질이 돼지고기 기름을 잘 흡수해 고기를 노릇노릇하게 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석면가루가 범벅이 된 돼지고기를 맛있게 먹었던 것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건축자재로 광범위하게 사용된 석고보드도 마찬가지다. 가정의 벽면이나 사무실, 학교 등의 천장, 바닥에 사용된 석고보드도 진폐증을 유발하는 석면가루가 생기고 있지만 대책마련을 하지 못하고 있다.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막대한 처리비용을 확보하지 못해 석면의 위험에 대해 눈을 감고 있다. 다른 오염물질과 달리 석면으로 인한 질병은 수십 년간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소리 없는 살인자’라는 별명을 얻은 위험한 물질이다. 50년 이상 유해물질이 포함된 건축자재를 생산해 판매했던 KCC가 이제서야 기술개발을 통해 유해물질이 포함되지 않은 건축자재를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내 비치고 있는 것은 늦었지만 환영한다. 하지만 지나간 과거는 어떻게 해결할 지도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정부가 무능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못해 생산된 건축자재에 대해서도 제조물책임법(PL)을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제조회사로서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 만약 법적으로 KCC가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고 윤리적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 윤리경영을 한다며 불우이웃돕기를 하는 것도 좋지만, 자사가 제조해 판매한 제품의 유해물질 논란을 해소하는데 앞장서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한국 국민 모두가 매일매일 석면건축자재의 위험 속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스레트를 해체하고 처리하는 업무도 전문지식과 기술을 보유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에 전가하지 말고, KCC가 엄격한 처리규정을 제정하고 관련 전문가를 양성해 해체해야 2차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오늘도 전국민은 가정에서, 지하철에서, 학교에서, 회사 사무실에서, 관공서에서 유해물질이 포함된 건축자재로 인해 건강에 위협을 받고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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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비전(vision)인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동행(Together for a better future)’는 외형적 성장을 넘어 최상의 만족을 고객에게 전달하자는 의미다.현대차는 철강, 자동차, 건설, 부품, 물류∙서비스 등 5개 사업군을 잇는 자원 순환형 사업을 하고 있다. 핵심가치(core value)는 고객최우선, 도전적 실행, 소통과 협력, 인재 존중, 글로벌 지향이다. 현대그룹이 현대아산과 현대상선으로 주력으로 한 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차로 크게 3등분 되어 있으나 현대차가 과거 현대의 현장경영관행을 가장 잘 이식 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현대차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1번째 DNA인 비전(Vision)을 목표(goal)와 책임(responsibility)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모호하고 장기적인 기업목표를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끼쳐현대차의 비전인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동행’은 세부 사업영역에 따라 구체적으로 정리돼 있다. 자동차사업은 자동차에서 삶의 동반자, 철강사업은 새로운 철강시대의 리더, 건설 등은 함께 내일을 창조하는 기업이다.현대차는 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는 도전과 끝없는 혁신을 하라고 요구한다.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되기 위해서 품질경영, 글로벌화를 기업 목표달성을 위한 화두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절하다고 본다.현대자동차의 2012년 목표는 판매량을 기준으로 글로벌 Top 5 자동차 메이커로 발돋움하는 것인데, 작년 실적은 top 4위다. 현대모비스, 현대하이스코, 현대위아 등 현대/기아차 관련 기업들도 내부 의존도가 너무 높아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목표를 세웠지만 달성가능성은 높지 않다.현대모비스도 약 70%에 육박하는 의존도를 점차로 줄여 2020년 글로벌 Top 5 부품업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대제철의 사업목표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와 연동되어 있다.건설기업인 현대엠코도 신성장동력 사업 발굴, 대외수주 극대화, 업무 수행능력 향상,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 투명경영 강화 등 5대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현대차 계열사 중 전방산업에 속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실적에 따라 그룹 전체의 성과가 연동된다. 최근 몇 년 동안 그룹 전체의 실적이 좋았던 것도 두 기업의 글로벌 판매실적이 호전되었기 때문이다.2013년 미국, 유럽 등 국가재정 위기가 심화되고, 중국의 내수침체가 현실화되면서 현대차의 목표도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품질과 가격을 무기로 한 수입자동차 메이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이 위협받고 있다. 현대차가 판매량 기준으로 글로벌 선도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브랜드 인지도나 장기적인 경쟁력을 기업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차가 판매실적에 비해 이익규모가 낮고, 계열사들의 내부의존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어 자칫 동반 부실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관련 계열사들이 자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장기목표를 세웠지만 달성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계열사 경영진들이 정몽구 회장이 일방적으로 지시하니까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만든 목표로 보인다.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보이지 않는다.내부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자회사인 덴소는 좋은 사례다. 초기 덴소도 매출의 대부분을 모기업은 도요타에 의존했지만, 현재는 의존도가 50%이하다.수십 년간 시장을 선도할 기술을 개발하고, 도요타 경쟁사와도 거래를 시도한 결과다. 철치부심(切齒腐心) 끝에 2009년 세계 1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쉬를 넘어 1위에 등극했다. 현대모비스, 현대하이스코, 현대위아, 글로비스, 현대엠, 현대제철 등 대부분의 계열사는 매출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거래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계열사들의 경영진이 기업목표를 세울 때 임직원과 합의를 거쳤는지 궁금하다. 정몽구 회장의 경영스타일이 독불장군이고 단기실적에 연연하기 때문에 경영진의 임기가 보장되지 않는다.일단 자신의 임기 중에 달성하기 어렵더라도 회장의 구미에 맞는 원대한 장기목표를 설정해 달성하려는 시늉만 하면 몇 년은 보장된다고 판단한 듯하다. 모호하고 달성가능성이 낮은 경영목표는 장기적뿐만 아니라 단기적으로도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직원들이 기업의 목표가 자신과는 관계가 없다고 판단해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기업의 목표설정에 임직원의 합의(consensus)가 중요한 이유다.◇ 사업보국은 못하더라도 사회가치는 존중해야 살아 남는다지난 수십 년 동안 재벌기업이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로 욕을 먹었지만, 그나마 체면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창업자들의 ‘사업보국(事業報國)’정신 때문이었다. 삼성의 이병철 회장뿐만 아니라 현대의 정주영 회장, 한진의 조중훈 회장, 한화의 김종희 회장, LG의 구인회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개인적인 치부가 우선이기는 했지만, 최소한 국가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와 애국심은 갖고 있었다. 이들 창업주들과는 달리 2세나 3세로 넘어 오면서 대부분의 기업 회장이 탐욕만 앞세우고 있어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현대는 소비재를 생산하거나 수입 판매해 쉽게 돈을 벌려는 다른 국내 대기업에 비해 건설, 조선, 중공업 등 국가 인프라관련 사업을 하면서 좀 더 애국적인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정주영 회장은 삼성, LG, 롯데 등 다른 그룹이 외국업체와 합작해 사업을 시작하거나 외국제품을 수입해 국내에서 쉽게 부를 축적하는 사업방식을 채용하지 않았다. 본인의 성향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국내 일자리와 국부창출에 도움이 되는 국가기반산업을 일으켜 세웠다. 전통적 라이벌인 삼성맨이나 LG맨과는 달리 현대맨들은 이런 점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왕 회장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진심을 알았기에 존경심을 갖고 있었다. 정주영 회장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까지는 이병철회장이나 구인회 회장보다 더 존경을 받은 이유가 된다. 어떻게 보면 정주영 회장의 마지막 사업이자 현대를 파산의 궁지로 몰아 넣은 대북사업도 민족에 대한 책임감에서 출발한 통일에 대한 순진한 열망이 단초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의 부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북건설사업을 하려는 욕심이 화를 자초했다고 평가한다. 창업주 정주영 회장의 정신이 2세로 내려오지 않았다. 3세도 아닌 장남인 정몽구 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현대차가 사회적 책임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몽구 회장은 경영을 맡은 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사회적 물의를 야기했다.그는 신뢰경영, 투명경영을 경영방침으로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2008년 현대차 내부고발로 구호에 불과하였음이 밝혀졌다. 본인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회사 돈 횡령, 계열사에 손실 등의 혐의로 유죄를 받았다. 사회 출연금을 내고 면죄부를 받았지만, 경영원칙에는 변함이 없다.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계열사로 일감 몰아주기로 지주회사와 3세 경영체제를 갖췄다. 단순한 완성차 운송사업을 하는 현대글로비스에 일감을 몰아주고, 그 이익금으로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부회장의 후계승계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기술력이 있지도 않는 단순한 육상운송기업이 순환출자의 고리역할을 하고 있으며,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로 성장했다는 것은 지배구조의 공고화에 관계없이 경영철학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소한 부품업체의 기술개발에 역량을 투입하고 경영능력을 검증 받아야 해야 한다. 자동차가 수 만개의 부품을 조립해 만들기 때문에 현대차가 강조하는 품질경영을 하기 위해서도 부품기업과의 협력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현대자동차는 2013년 1월 파견근로자 일부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현대자동차의 협력사 불법파견 문제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유지되고 있고, 부품기업과의 협력관계도 높은 점수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현대차의 2차, 3차 협력업체의 임금이나 근로조건은 열악한 수준이다.정몽구 회장이 2013년 경영화두로 ‘동반성장’과 ‘고용확대’를 제시했고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방편이다. 이런 구호와는 달리 현재 울산에서는 현대차의 비정규직 노조가 100일 이상 철탑농성을 진행 중이다. 2013년 2월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도 비정규직의 해소에 역점을 두고 있다. 자동차업계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의 고질적인 고용관행이 해소될 지는 미지수다. 현대자동차가 품질을 외치지만 정작 품질에서는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한때 품질문제로 고전을 하였던 도요타자동차는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협력업체의 기술개발에 관심을 가졌다. 도요타자동차는 덴소뿐만 아니라 2차, 3차 협력업체가 기술개발을 위한 고급인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납품가를 일정수준 이상 보장한다. 그리고 기술개발로 절감한 원가에 대해 기술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도록 이윤을 보장해 준다. 현대차가 자동차업의 호황과 적극적인 M&A로 단기간에 재계서열 2위로가 됐지만 사회적 책임이나 모범은 망각하고 있다는 평가를 겸허하게 수용하지 못하면 존경 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현대차의 급격한 성장의 이면에는 국산차라면 품질이 나빠도, 비싸도 묵묵히 구매한 한국 국민이 있다. 국민을, 소비자를 ‘봉’으로 여기고 있다면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업보국의 의미도 모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고 하지 않는 기업을 위해 희생을 할 국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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