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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6지난 2년 동안 국가정보전략연구소와 그린경제신문은 공동으로 국내 100대 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대상으로 구직자에게 ‘위대한 직장’이 어느 곳인지를 평가하기 위해 ‘위대한 직장찾기’ 시리즈를 연재했다.‘취업빙하기’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청년층의 직장 찾기는 매우 어렵고, 청년실업률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창조경제를 통해 창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구직자들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2012년 겨울 이 시리즈의 연재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대통령 선거유세가 한창이었고, 후보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신만이 한국의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2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한번 취직하면 전직이 어려운 국내 고용시장의 특성 때문에 청년들은 안정된 공무원이나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재수, 삼수를 하며 취직공부만 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사람을 찾지 못해 정상적인 사업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무조건 안정되고 좋은 직장을 찾기 위해 청년을 허비하기 보다는 중소기업에라도 들어가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인생에 유리하다고 조언하지만 청년들은 귀담아 듣지 않는다. 어떤 기업이 대기업보다 좋으며, 어떤 점에서 좋은지는 설명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이런 고용시장의 괴리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위대한 직장찾기’연재다. 2년 간의 연재를 통해 국내 100대 그룹의 주요 기업은 대부분 평가했다. 일반 구직자가 알고 있는 10대, 혹은 20대 대기업뿐만 아니라 지주회사 체제로 다수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집단은 전부 다룬 것이나 다름없다. 알려진 20대 대기업보다 더 우량한 중견 대기업도 많았고, 10대 대기업도 계열사별로 편차가 심했다. ◇ 10대 그룹 계열사 중 삼성코닝이 1위, ㈜한진이 최하위 기록 한국에서 10대 그룹이라고 하면 삼성그룹, LG그룹, SK그룹, 범현대가그룹, 롯데그룹, CJ그룹, 두산그룹, 한화그룹, 한진그룹, GS그룹 등이다. 2012년을 기준으로 보면 STX그룹이 포함됐지만 STX그룹은 분식회계사건으로 사실상 그룹이 해체됐기 때문에 GS그룹을 포함시켰다.공식적으로 범현대가그룹은 없지만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현대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 과거 현대그룹에서 분가한 그룹들도 기업문화가 유사하기 때문에 이렇게 분류했다. 현대그룹의 사업규모가 급속도로 축소되고, 조선업에 한정된 현대중공업그룹의 사업도 조선업의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 표1. 10대 그룹의 최고기업과 최저기업삼성그룹에서는 삼성코닝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는데, 삼성그룹과 미국 코닝은 합작관계를 청산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삼성그룹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와 비교된다는 측면에서 포함시켰다.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제일모직도 패션사업의 부진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의 명칭을 사용하기로 하면서 부활했다. 삼성그룹이 자녀들의 상속문제로 사업구조조정을 하면서 제일모직이 사라졌지만 왜 제일모직의 점수가 가장 낮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방위산업체인 삼성테크윈도 제일모직과 동일한 점수를 획득해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LG그룹은 간판기업인 LG전자보다는 화장품, 음료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이 구직자에게는 가장 좋은 기업으로 평가됐다. 저가화장품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한류 붐으로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한국화장품의 선호도가 높은 것도 LG생활건강의 미래를 밝게 만든다.사업의 확장성이 높은 LG생활건강과 동일한 점수를 받은 계열사는 2차 전지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LG화학이다. 반면에 이동통신시장에서 만년 3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LG유플러스가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LG전자가 전자제품은 중국기업에 밀리고, 휴대폰 사업은 2G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에 실패하면서 사업이 축소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SK그룹은 사업규모 측면에서 보면 GS그룹, LS그룹 등을 떼어 준 LG보다 커지만 역사나 사업의 다양성 측면에서 LG그룹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1위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가장 좋은 직장으로 등극했고, SK건설이 LG유플러스와 동일하게 낮은 점수를 받았다.국내 건설시장이 포화돼 있고, 현대건설, GS건설 등과 비교해 경쟁력이 낮기 때문이다. SK그룹은 M&A성장하면서 통일된 기업문화를 창출하는데 성공하지 못했고, 계열사간의 사업유대가 낮은 점도 그룹 전체의 평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범현대가그룹에서는 국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가장 우량한 기업이었고, 금강산사업 등 대북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대상선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계열사였다.현대그룹은 해방 이후 한국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최고 기업으로 군림했지만 1997년 IMF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승계분쟁으로 그룹이 쇠퇴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2000년대 중반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호황을 발판으로 급성장했지만 품질논란, 연비과장, 국내소비자 홀대 등의 이슈가 제기되면서 흔들리고 있다.서울 잠실에 고층빌딩을 건설하면서 안전, 국방 등 다양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롯데그룹은 백화점, 할인점, 홈쇼핑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롯데쇼핑이 우수기업으로 평가 받았다. 롯데쇼핑은 범현대그룹에서 1위를 한 현대자동차, LG그룹의 LG생활건강보다도 우수한 기업이다.롯데그룹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롯데제과도 제과업계의 독과점업체로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어, 다른 그룹의 우량 계열사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례로 LG그룹의 1위 업체인 LG생활건강이 62점을 기록한 데 반해 롯데그룹의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롯데제과는 63점을 받았다. LG그룹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삼성그룹 창업자의 장남이면서도 그룹을 승계하지 못한 이맹희 회장의 장남 이재현 회장은 삼성의 일부 계열사를 물려 받아 그룹으로 성장시키는데 성공했다. CJ그룹은 그룹의 모체이며 주력기업인 제일제당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지만, 홈쇼핑업체인 오쇼핑이 58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CJ그룹이 홈쇼핑, 엔터테인먼트산업으로 사업의 초점을 이동하고 있지만 아직 크게 성공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CJ그룹은 삼성그룹과 상속권 분쟁을 겪는 와중에 터진 오너의 부정행위로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두산그룹은 국내 대기업으로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소비재사업에서 중공업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했지만 무리한 M&A로 성장통을 겪고 있다.일반인의 인식과는 달리 두산중공업 자체보다 두산중공업의 엔진사업부가 분사한 두산엔진이 가장 좋은 기업으로 등극했고, 그룹의 지주회사인 ㈜두산이 가장 부실한 기업으로 평가 받았다. 두산그룹도 형제간의 분쟁을 겪으면서 그룹 이미지가 훼손된 이후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한화그룹은 신재생에너지와 금융산업을 신수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구직자의 관점에서 보면 한화케미컬이 가장 좋은 기업으로 평가됐다. 반면에 생명보험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인수한 한화생명보험은 덩치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고, 성장성 차원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한진그룹은 물류전문그룹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이 가장 위대한 기업으로 평가 받았지만 다른 그룹의 최저 기업보다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가항공사의 등장으로 기존 대형항공사가 생존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진은 대기업의 계열사로 보기 어려울 정도인 48점을 기록해, 50점 이하를 기록한 10대 그룹 중 유일한 기업이다.LG그룹에서 유통과 정유사업을 갖고 분가한 GS그룹은 세간의 예측과는 달리 GS홈쇼핑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중국, 인도 등 주변국들의 정유설비 증설이 수요감소를 불러와 GS칼텍스의 사업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편의점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GS리테일은 골목상권 침해논란에도 불구하고 성장성과 경쟁력을 보유해 우량기업으로 평가됐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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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그룹(이하 한라)는 일반인에게 생소한 그룹이다. 한라시멘트와 한라중공업 등과 같은 기업 이름에는 친숙하지만, 만도, 한라건설 등의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많지 않다.한라는 현대그룹의 창업자인 정주영 회장의 동생, 정인영 회장이 1962년 창업한 대기업 집단이다. 1980년 국가의 산업화 조치로 주력계열사를 국가에 헌납해야 했고, 1997년 IMF외환위기로 그룹이 공중 분해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이후 한라건설을 디딤돌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최근 건설산업이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1997년 사태가 재연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받고 있다. ◇ 중공업으로 한국경제에 이바지하기 위해 창업한라의 창업자인 정인영 회장은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일본에서 영어를 공부한 정인영 회장은 해방 이후 신문사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6∙25동란 때는 부산으로 피난을 가서 미군의 통역으로 일했다. 전쟁 통에 먹고 살기 어려워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일을 해야 하던 시기에 일본에서 공부한 영어실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형인 정주영 회장이 미군 관련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현대그룹의 창업 초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정주영 회장과 같이 현대그룹의 기반을 닦았지만 1962년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했다.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중공업 개발 없이는 경제발전을 이룰 수 없다는 일념으로 1962년 현대양행을 설립했다고 한다.한라는 국내 최초로 건설중장비를 생산했으며, 발전설비, 해외 플랜트를 제작하는 기업으로 출발했다. 경남 창원에 대규모 중장비건설공장을 지었지만 1980년 중공업합리화 조치를 명분으로 내건 신군부에게 빼앗겠다.정부는 이 공장을 기반으로 한국중공업을 설립했으며, 이후 한국중공업은 민영화되면서 두산중공업이 되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발전설비, 담수화설비, 각종 플랜트 기업인 두산중공업의 뿌리는 현대양행이다. 현대양행을 국가에 빼앗긴 이후 자동차부품 회사인 만도기계를 설립해 현대자동차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1997년 IMF외환위기로 그룹이 해체될 때 만도기계를 잃었지만 2008년 다시 경영권을 되찾았고, 현재는 한라의 핵심계열사이다.만도기계는 현대자동차라는 막강한 사업파트너를 갖고 있었기에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현대그룹과 관련이 없는 기업이었다면 만도기계도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정인영 회장이 정주영 회장의 동생이었기 때문에 만도기계의 성장신화가 가능했다. 한라가 1980년의 위기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했지만, 조선회사인 한라중공업에 무리한 투자를 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1990년대 초부터 조선사업이 활황을 보이자 조선이 미래성장동력이라고 판단해 다른 계열사를 총동원해 투자했지만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1996년 가동을 시작한 한라중공업은 적자가 누적되면서 상호출자, 지급보증을 무리하게 하면서 그룹을 해체시키는 뇌관이 되었다. 당시 한라처럼 철강업에 무리하게 투자했던 한보그룹도 부도 처리되었다. 한라는 지난 50년 동안 한국국가산업발전의 원동력인 중공업과 역사를 같이 했지만 2번의 위기로 좌초된 것이다. 신군부가 현대양행을 빼앗은 1980년이 첫 번째 위기였고, 외환위기로 한국경제가 초토화된 1997년이 두 번째 위기였다.두 번의 위기를 넘으면서 그룹이라고 부르기 초라할 정도로 사업이 축소되었다. 계열사 중 한라건설만 남았지만, 범현대가의 지원을 받으면서 재기할 수 있었다.2008년 KCC그룹의 지원을 받아 초우량기업인 만도를 재인수하면서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고 있다. 현재 한라는 자동차 부품, 건설, 유통, 항만, 투자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 도전을 강조하며 제 2의 창업을 강조한라는 2008년 만도를 인수하면서 재기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그룹이 해체된 이후 한라건설만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다가 만도를 인수하면서 자동차부품 전문그룹으로서 위상을 정립할 수 있게 된 것이다.2008년 캐나다 STackpole사가 합작해 한라스택폴을 설립했고, 같은 해 독일의 Hella와 합작해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도 만들었다. 2011년에는 독일의 Brose사와 제휴해 만도브로제도를 설립해 전기자동차 및 자동차용 전기모토를 제조하고 있다. 2012년 창업 50주년을 맞이해 정인영 회장의 도전정신을 살려 제 2의 도약을 꿈꾸자고 역설한 것도 만도의 인수로 사세가 확장되면서 생긴 자신감이 바탕이 되었다.실제로 그룹에 돈을 벌어주는 회사들은 하나같이 자동차부품과 관련된 회사들이다. 그룹의 모기업은 한라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을 때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 한라마이스터의 경우에도 자동차부품 유통업으로 시작한 만도의 자회사이다. 한라건설은 건설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기 위해 ㈜한라로 사명을 변경했다. 정몽원 회장은 우량기업인 만도관련 기업들이 부실기업으로 전락한 ㈜한라를 지원하면서 각종 논란이 초래되자 만도의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한라의 경영정상화에 집중하고 있다. 한라의 사령탑인 정몽원 회장은 정인영 회장의 둘째 아들로 아버지로부터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그룹을 물려 받았다.대부분의 대기업은 장자상속이라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지만 범현대가는 능력에 따른 상속을 중시하고 있다.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도 둘째 아들인 정몽구가 아니라 넷째 아들인 정몽헌을 후계자로 지정하면서 분란을 초래했다. 정몽원 회장은 ‘진취적인 노력, 창의적인 계발, 공동체 의식’을 한라정신이라고 강조하며 도약을 하자며 임직원을 독려한다. 진취적인 노력은 도전정신으로 어떠한 난관에 부딪혀도 굴하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도록 한다.창의적인 계발은 문제의식을 갖고 업무를 수행하고, 자신의 역량을 계발하는 기반이 된다. 공동체 의식은 서로 격려하며 화합과 동료애를 바탕으로 한라라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자는 주문이다. 한라가 범현대가에 포함되는 그룹이기는 하지만 존재감이 미약해 한라정신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한라가 도전을 강조하면서 제 2의 도약을 꿈꾸고 있지만 건설업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한라로 인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초우량기업으로 불리는 만도의 경우에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라는 확실한 거래처가 있는 것을 제외하면 경쟁력이 높지 않다.만도가 보쉬나 덴소와 같은 글로벌 자동차부품기업들과 비교하면 확고한 기술을 갖고 있지 못한 것도 만도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만도가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이익을 ㈜한라를 지원하는데 낭비하고 있는 것도 잘못된 의사결정이다.◇ 정치권력과 거리를 두고 기업경영에만 몰두정인영 회장은 다른 대기업의 창업자들과 달리 기자라는 경력을 갖고 있었고, 영어로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기자라는 경력은 사회현상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줬을 것이라고 판단된다.창업 당시에도 다른 대기업 오너들이 소비재생산과 건설과 같은 단순한 사업에 전념한 것과 달리 중공업이라는 새로운 산업이 국가경제에 중요할 것이라는 것을 예견했다. 정인형 회장은 산업의 흐름은 잘 판단했지만 정치권력의 변화에는 잘 대응하지 못했다. 1980년 인생을 걸고 투자한 현대양행의 창원기계공장을 신군부에게 빼앗겼다. 정치권의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것이라고 본다.정인영 회장은 정치자금을 제공하며 정치권력에 줄을 대어 특혜금융을 받고, 사업을 확장하던 다른 대기업 오너들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권력의 도움을 받으면 기업이 정상적인 사업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5공화국, 6공화국 정치권력과는 거리를 둔 덕분에 불법 정치자금과 관련된 수사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정인영 회장이 정치권력과 깊은 유대를 가졌다면 두 번의 위기를 경험하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한라가 두산중공업과 한라중공업을 정상적으로 성장시켰다면 현재 재계서열 10위권을 유지할 수도 있었다. 한라중공업의 경우에도 김대중 정부가 구조조정의 시범사례로 선정하지 않고 지원을 했더라면 2000년대 초∙중반의 조선업 호황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물론 조선업의 호황이 반짝 경기에 불과했고, 지난해 조선관련 전문그룹이었던 STX그룹마저 해체된 것을 감안하면 한라중공업을 당시 회생시켰더라도 밝은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기업을 유지하려면 불법 정치자금으로 정치권과 밀착을 하지는 않더라도 정치변화는 잘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한라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정인영 회장은 정치권과 거리를 두면서 깨끗한 경영자라는 이미지를 얻었지만, 한라를 성장시키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정치와 거리를 두는 것도 중요했지만, 정치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것이다.정몽원 회장도 재계 서열 12위였던 과거의 영화를 회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사회나 정치변화에 둔감해서는 안된다. 기업경영이 열심히 노력하고 도전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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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나 일부 기업전문가들은 두산을 국내 최고(最古)의 기업이라고 추켜 세운다. 한자를 정확하게 보지 않으면 두산이 삼성그룹보다 더 뛰어난 기업이라고 착각을 할 수 있지만 뛰어난 기업이라기보다는 가장 오래된 기업이라는 의미다.두산의 창업자인 박두병 회장의 아버지인 박승직이 시작한 박승직 상점까지 포함하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박승직 상점과 두산은 전혀 다른 별개라고 봐야 한다.두산이 사업중심을 소비재에서 인프라로 옮기면서도 중후장대(重厚長大)형으로 바뀌었다는 찬사를 받는다. 두산이 사업구조 재편이나 급격한 성장 측면에서 나름대로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내용보다 홍보가 잘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두산의 기업문화를 마감하면서 든 느낌이 그렇다는 말이다. ◇ 소비재사업에서 얻은 마케팅 감각은 우수하나 본질을 고민해야 한다두산은 박두병 초대회장이 일본이 패망한 후 동양맥주의 경영권을 쥐게 되면서 사업적 기반을 구축했다. 동양맥주는 설립 당시 규모로는 동양최대 맥주회사였다.일본이 침략전쟁을 가속화하고 물자배급을 하면서 맥주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했다. 내수용으로 배급을 받아도 바로 동이 날 정도로 쥐꼬리만한 맥주공급이 수요를 충족시켜주지 못한 것이다. 6∙25전쟁 와중에 동양맥주를 정부로부터 불하 받았지만 맥주는 여전히 고급 사치재였고, 공급은 늘 부족했다. 박두병 회장이 동양맥주를 기반으로 병 제조, 맥아재배 등 맥주관련 분야에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연관분야인 식∙음료까지 손을 댔다. 주로 소비재를 위주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소비재산업은 1980년대 이후 공급이 초과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공급자 위주의 시장이 소비자 위주의 시장으로 바뀐 것이다. 대규모 제조설비와 허가권을 확보해 땅 짚고 헤엄치는 식의 사업을 벌이던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변화를 맞추지 못해 많이 사라진 시기이기도 하다.두산이 비록 1990년대 중반 사업침체로 선제적 구조조정을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소비재시장에서 축적한 노하우가 있었다. 시장의 흐름이나 소비자의 니즈를 읽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중화학공업이나 건설업을 하던 기업들이 갖추지 못한 재능이다.구미에 있던 두산전자의 낙동강 페놀유출사태도 회장의 2선 후퇴, 사회출연금, 대규모 사과광고 등으로 쉽게 덮을 수 있었다. 이 방식은 이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대기업들이 사태를 해결하는 교과서로 활용했다. IMF외환위기로 기업의 강제구조조정이 불가피할 때는 선제적 구조조정의 경험을 십분 활용했다. 사업확장경험만 있던 대기업과 정부관료들에게 훈수를 두면서 매물로 나온 알짜 기업을 인수했다.이미 구조조정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부실하거나 망한 기업을 살릴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 준 것이다. 오너의 형제가 여러 명이라 서로 역할을 분담한 것도 좋은 결과를 낳았다. 예를 들어 당시 박용오 회장은 경영을 책임지고, 동생인 박용성 회장은 외부에서 정부에 쓴 소리를 하면서 대립각을 세워 존재감을 키웠다.박용성 회장은 정권을 향해 특별한 내용은 없었지만 목소리를 높이면서 나라를 걱정하고 시대흐름을 예견하는 유능한 경영자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두산이 그룹의 규모에 비해 지난 10여 년 동안 대규모 M&A를 주도하고 시장에서 굳건한 이미지를 쌓는 기반이 됐다. 형제의 난 이후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여론 때문에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렸지만 경영경험이 일천한 박용현 회장을 선임해 부정적인 여론을 무마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한국에서는 시간이 약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나쁜 일을 한 정치인이나 경영자는 소위 말하는 ‘잠수타기’로 난관을 헤쳐나간다. 두산도 언론 노출이 전혀 없었던 박용현 회장을 새로운 간판으로 내세워 신선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사람들이 형제의 난을 잊을만하자 막내인 박용만이 회장으로 취임했다. 박용만 회장은 미리 트위터와 같은 SNS를 사용하면서 좋은 이미지를 쌓고 있었다.두산의 사업연혁을 보면서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시류에 잘 편승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소비재사업을 하면서 광고를 하고, 여론몰이를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것이다. 국민 전체를 마케팅의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적당하게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문제를 덮을 수도 있고, 국민들도 특정 이슈에 대해 오래 관심을 유지하지 않는 다는 것도 너무 잘 알고 있다. 정권도 5년에 불과해 정치인들도 정책사업에 대하 관심을 크게 가지지 않고, 관료가 정책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점도 간파하고 있다. 기업경영이 너무 약삭빠르고 시류에 민감하면 오래 살아남기 어렵다. 초대 회장은 인재를 중시하고, 기업이 국가경제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2세로 넘어 오면서 퇴색된 것으로 보인다.기업정보를 일부 언론이나 사회 오피니언 리더가 독점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몇 사람을 만족시키고 정보를 통제하면서 여론을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눈에 보이는 가식적인 행동으로 사회구성원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두산이 진정으로 글로벌 기업이 되고자 한다면 기업경영에 대한 본질을 다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사회가치를 존중해야 오래 존속할 수 있다최근 몇 년 사이에 두산의 역동성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거침없이 하던 M&A도 멈췄고, 무리하게 인수한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승자의 저주라는 말을 한다.미국식 경영에서 M&A가 기업확장과 사업구조전환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는 하지만 기업경영의 본질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것이라는 동양식 경영에는 맞지 않는다. 망한 기업을 인수해 살리는 것은 해당 기업의 이해관계자나 사회에도 좋은 일이다. 문제는 망한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모든 이해관계자가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망한 기업의 주주가 가장 큰 피해자이고, 종업원, 협력업체의 순으로 넘어 간다.주주는 경영부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종업원이나 협력업체는 전혀 다른 얘기다. 속된 말로 경영진이 시키는 대로 죽도록 열심히 일만 했는데, 어느 날 회사가 망했다면 황당한 것이다. 협력업체도 부당하고 불공정한 거래라도 참고 견뎌왔는데, 망하지 않을 정도로 받는 납품대금마저도 받지 못하면 자신의 집이라도 팔아야 한다.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부를 유지한 가문 중 하나인 경주 최부자집의 가훈 중 흉년에 재산을 늘리지 말라는 것이 있다. 흉년이 들면 가난한 사람들은 굶어 죽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과 같은 토지와 집을 헐값에 팔아 넘겨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이때 대부분의 부자들은 마구잡이로 재산을 불린다. 갑부는 평화로운 시기나 풍년이 들 때보다 세상이 어지럽거나 흉년이 들 때 탄생한다. 이렇게 막대한 부를 축적하면 세상사람들로부터 시기와 질투를 받고, 피해를 입은 사람들로부터는 원한을 산다. 대부분의 부자들이 3대를 넘기지 못하는 것과는 달리 최부자집이 격동의 근세사에서도 굳건하게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다. 두산이 주변의 유리한 환경을 잘 활용해 사업구조전환이나 규모확대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M&A를 했지만 두산의 체질을 확실하게 바꾸고, 기반을 튼튼하게 만들어 준 것은 한국중공업의 인수다.한국중공업은 담수화설비와 발전장비 부문에서 세계적이 경쟁력을 확보한 초우량 공기업이었다. 정부가 팔 필요가 없었던 공기업이었는데, 무리하게 민영화했다. 한국중공업의 민영화는 정부의 실패한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은 한국중공업을 인수해 기존의 부실계열사를 지원하는데 사업분할이나 자금을 총동원했다. 특히 두산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두산건설을 지원하는 데는 시장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이며 반복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두산중공업의 알짜 사업을 떼어 주고, 유상증자 등 계열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활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건설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두산건설의 재무구조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힌 일산의 위브더제니스는 부동산시장의 막차를 탄 프로젝트다. 분양가를 조금 깎아 준다고 분양율이 급격하게 올라갈 가능성도 높지 않다.부실계열사를 무리하게 지원하면서 우량 계열사마저 동반부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초우량기업이었던 두산중공업이 지난해 연결제무제표로 보면 적자를 냈다. 두산중공업이 본업에 충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토목이나 골프장 사업과 같은 건설사업까지 진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부실계열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에서 우량기업인 두산중공업을 끌어 들인 것으로 보인다.두산중공업의 주주들이 반발함에도 불구하고 두산의 경영진들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말만 반복하면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린다.대기업들이 오너의 주식이 얼마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열사 순환출자를 통해 과도한 경영전횡을 일삼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계열사의 부실경영은 월급쟁이 임원들에게 떠 넘기고 정작 오너와 오너일가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법적으로 보면 문제가 없지만 이런 약삭빠른 경영행태로는 기업을 오래 유지할 수 없다. 사회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기업이나 부자가 오래 살아남은 사례는 전무하다. 잠깐 편하자고 편법에 길들여져 있으면 무엇이 옳은지조차 판단할 수 없다. 두산의 오너와 경영진이 사회본질의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심사숙고하기를 바란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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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음료사업이 주력이던 두산은 중공업, 기계 등 인프라사업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의 사업을 팔고, 그 돈으로 새로운 기업을 인수(M&A)하는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혁신했다.인프라사업이 경기영향을 적게 받는 안정적인 사업인 것은 틀림없지만 인수한 기업의 실적이 모두 양호한 것은 아니다. 특히 건설장비업체인 밥캡의 인수는 ‘밥캡의 저주’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아직도 성공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두산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2번째 DNA인 사업(Business)을 제품(product)와 시장(market)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소비재에서 인프라로 사업구조 전환은 성공적1896년 박승직 상점에서 출발한 두산은 1950년대 맥주와 무역업을 하면서 현대적 의미의 기업역사를 시작했다.1960년대는 건설, 식음료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맥주를 생산하기 위해 맥아재배, 맥주를 담기 위한 병 제조 등과 같이 소위 말하는 수직계열화를 했다. 두산이 OB맥주, 경월소주 등 음료, 주류사업을 하면서 ‘물 장사’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됐다. 김치,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등의 사업도 두산의 주력사업이 됐다.두산의 사업은 1980년대 광고, 출판 등으로 다각화하면서 부실화되었다. 두산으로서 전환점이 된 것은 국내 다른 대기업이 생산자위주에서 소비자 위주의 시장변화와 대량생산의 시대가 종언을 고했다는 것을 판단하기 이전에 위기로 몰린 것이다.1995년 23개 계열사를 5개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아픔을 겪었다. 선제적 구조조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사업의 부실화로 강제적 구조조정을 당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위기(危機)가 ‘위험하지만 기회’라는 말과 같이 1997년 아시아 국가를 강타한 외환위기는 두산에게 기회로 작용했다. 부실기업과 불확실한 사업은 이미 정리했고, 1998년 출범한 DJ정부는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두산을 모범사례로 치켜 세웠다.정부의 띄우기 분위기에 편승하고 정책적 지원을 받은 두산은 2001년 한국중공업, 2003년 고려산업개발, 2005년 대우종합기계 등을 인수해 소비재중심에서 산업인프라 관련 기업으로 변신했다. 두산의 M&A는 이미 시장지배력을 보유한 기업을 대상으로 함으로써 쉽게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기업의 대부분은 시장측면과 이익측면에서‘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상실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M&A로 급속하게 성장하는 기업은 외형성장의 한계가 나타나는 시점에서 내부의 심각한 재정적, 조직적 문제가 노출된다. 이런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준 기업이 IMF 외환위기로 공중 분해된 ‘대우그룹’이다. 두산이 사업구조를 소비재에서 인프라관련 기업으로 재편한 것은 적절하지만 과연 국내 소비재 업종에서 형성된 기업문화가 장기적이고 대규모 비즈니스인 인프라에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품은 전문가는 별로 없다.두산이 인수한 기업들 중에서 인수 후에 사업적 통제가 어려워 잠재적 경쟁력을 훼손하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안타깝다. 제품개발력이 떨어지고 기존 시장에서 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두산이 새롭게 펼치고 있는 사업이 활력이 떨어지는 것은 기존의 기업문화가 장기적이고 종합적이며 전략적인 사고가 필요한 인프라 사업에 적당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기업이 시대적 변화에 따라 사업업종을 바꾸는 것은 생존을 위해 당연한 선택이지만, 자신이 가진 기업문화에 적합하지 않은 업종을 선택하면 미래가 불투명해진다. 두산의 경우가 이런 상황에 직면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 두산인프라코어는 정치적 논란의 핵심으로 부상2005년 인수한 대우종합기계를 개명한 두산인프라코어를 ‘황금알의 낳는 거위’로 보기에는 시기상조(時機尙早)다.두산인프라코어의 제품은 굴삭기, 지게차, 휠로더, 타워크레인, 디젤엔진, 공작기계, 콘크리트 펌프 트럭 등이다. 2015년까지 기계산업분야 세계 3대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으로 건설기계와 공작기계에 주력하고 있다.방산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는 K21 차기보병전투차, K10 탄약운반차, 자주대공포 비호, 윤영하급 고속미사일함 등을 생산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성공적인 사업덕분에 K2 차기 전차 사업에서 파워팩이라는 핵심부품 개발까지 맡았다.성공적인 방위산업체로 인식되던 두산인프라코어가 유명해진 것은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 청문회다. 김병관 후보자가 K2전차의 핵심부품인 독일제 파워팩 수입회사의 고문으로 활동한 전력이 문제가 된 것이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무기도입 업체의 로비스트였다는 것은 무기국산화 정책에 방해가 된다는 논리였다.일각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핵심부품 개발에 실패하자 문제를 제기하는 후보자를 낙마시키기 위해 공격한다는 주장도 했다. 소위 말하는 보수와 진보가 충돌하고, 여야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논란은 증폭됐고 결국 김병관 후보자는 스스로 퇴진했다. 방위산업이나 무기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일반인까지 논쟁에 가세하면서 방위산업의 문제점이 집중적으로 부각됐다.무기국산화 정책으로 만든 K2 흑표전차의 엔진이 불량하다는 것이 핵심 요지다. 2009년 두산이 개발한 K21 보병전투차가 시험운행 중 침몰했고, 2010년에는 시험운행 중 침몰해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문제가 발생하자 두산은 엔진개발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다. 하지만 실제 국산화 목표는 2011년이었고, 국방부가 완료 기일을 2차례나 연기해 줬지만 결국 두산인프라코어가 성공하지 못했다.2012년 4월 세계 3대 전차가 될 것이라던 흑표전차의 파워팩 개발이 미흡해 결국 1차 분을 독일에서 수입하기로 결론이 났다. 전차가 운전 중에 멈춰 서는 현상이 발생해 장착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김병관 후보자의 낙마로 이 문제가 수면 아래로 내려 갔지만 방위산업의 부실문제는 국가안보와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에 간과할 수 없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지 주목해야 한다.◇ 공격적인 M&A로 인수한 기업에 대한 평가는 찬반양론두산의 공격적인 M&A를 주도한 사람은 현재 회장인 박용만이다. 그는 그룹의 기획조정실장을 하면서 두산의 M&A를 지휘했다.그는 M&A에 대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제품, 기술, 네트워크 혹은 업을 시장에서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구매해 경영의 구조적 스피드를 높이는 수단이라고 표현한다. M&A로 사업확장을 꾀하는 미국식 경영개념이 몸에 배인 것으로 판단된다. 과연 한국에서 미국식 경영이 효용이 있는지는 사업실적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박용만 회장의 인수합병을 통한 건설과 발전설비 부문의 수직계열화 노력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두산은 2011년 말 현재 25개 계열사에 115개 해외법인을 가지고 있으며 2010년 기준으로 매출의 55%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외형적으로 보면 글로벌 기업으로서 자격은 갖췄다. 내부의 조직역량이나 경영진의 글로벌 전략수립 능력은 직접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워 논외로 둔다.2012년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면서 실적이 악화되자, 2013년 신년사에서 이제 M&A로 외형을 확장하기 보다는 내실을 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표적인 몇 개의 M&A기업의 경영실적을 평가해 보자.2012년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과거 밥캣)에서 실적부진과 유동성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승자의 저주’니 ‘밥캣의 저주’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지만 실적이 좋지 않은 것만은 부인하기 어렵다. 다른 계열사로 확산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DII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국내와 중국 시장의 건설경기가 호전되지 않는 이상 실적이 개선되기 어렵다고 보인다. 2012년 실적이 예상보다 나빠지지 않아 위기를 넘겼다는 평가를 하기도 하지만 아직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두산의 최대 간판기업인 두산중공업도 성장엔진이 꺼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3년 두산은 두산중공업의 기존의 담수화설비, 원전 등을 포함하고 수처리, 풍력, 발전설비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두산은 기술 역량 고도화를 통해 돈 되는 독자제품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두산의 자료에 의하면 두산중공업의 대표적인 기술력이 EPC라고 한다. EPC(Engineering, Procurement & Construction)는 계약사가 엔지니어링, 자재구매, 건설까지 다하는 것을 말한다. 계약사자 전 과정을 통제하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높은 편이다. 두산중공업은 2013년 2월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부를 두산건설에 넘겼다. 배열회수 보일러는 가스터빈에서 나오는 고온/고압의 가스를 재활용해 스팀터번을 재구동하는 복합화력발전소에 들어가는 주요 기기다. 두산의 간판기업인 두산건설의 재무구조와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다.두산건설은 오너 일가가 최대주주를 이루면서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기업이기는 하지만 건설산업의 침체로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두산중공업도 부실계열사를 지원하면서 재무구조가 취약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순이익을 내고 있는 알짜 사업을 부실계열사에게 넘긴다는 것은 경영진의 배임행위에 가깝다. 두산중공업은 이익을 내는 사업을 넘기는 것도 모자라 두산건설의 유상증자까지 참여했다. 이 외에도 두산중공업은 골프장 건설사업에 뛰어 들었다가 부실사업장을 떠 안고 있다.발전소, 담수화설비를 만드는 기업이 골프장 건설사업까지 나섰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지만 부실까지 초래한다는 것은 경영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두산이 인프라관련 사업으로 구조조정에는 성공했지만 과거의 경영관행을 버리지 못해 인수한 기업의 특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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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로 급속하게 성장한 두산은 인수기업의 실적부진, 막대한 부채의 이자부담 등으로 제 2의 창업을 선언한 이후 곤경에 빠졌다. 두산 경영의 신화를 일구었다고 칭송을 받던 박용만 회장이 핵심 계열사의 회장직을 사임하고 그룹회장직만 유지하고 있다.실적이 나쁜 다른 그룹의 회장들과 마찬가지로 경영실패 책임논란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그룹의 회장이 방향설정을 잘못하고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을 경우 경영 리더십(Leadership)에 치명상을 입기 때문이다.두산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3번째 DNA인 성과(Performance)을 이익(profit)와 위험(risk)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외형적인 성과는 화려하지만 내실은 부족두산의 두드러진 외형적 성과는 적극적인 M&A에서 기인한다. 즉 기술혁신이나 사업구조혁신에서 성과가 나온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외환위기 이전 쪼그라든 평범한 중견그룹에 불과하던 것이 2000년 이후 급격한 성장을 했다. 2000년 3조 4,000억 원이던 매출이 2010년 24조 6,000억 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3,000억 원이던 이익이 1조 9,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실적 상승세도 2012년을 기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2012년은 2011년에 비해 매출액 4.6%, 영업이익 29.8%, 당기순이익 51.5%가 감소했다. 매출액의 감소폭보다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의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차입금에 대한 이자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두산 전체 순수 차입금은 8조원을 넘어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에 비해 과중하다고 볼 수 있다. 2007년도에는 4조원 미만이었지만 무리한 외형키우기로 부채가 급증한 것이다. 이런 와중에 핵심사업의 미래전망도 밝은 것이 아니다. 핵심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은 일본 동북지방 원전사태로 인해 원전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사업수주에 애로를 겪고 있다. 두산중공업에게 원전사업이 중요한 이유는 국내 독점사업자이고, 영업이익도 매우 높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원전의 주기기인 원자로 및 증기발생기 제작을 하고 있는데, 전체 원전제작비용의 25%나 차지한다. 2013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우량기업인 두산중공업마저 실적악화를 고민할 처지로 몰리고 있다.경기침체로 발주물량이 제한되면서 국내외 플랜트시장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수익성인 높은 글로벌 EPC시장의 침체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미래전망을 부정적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신흥시장인 인도, 동남아시아 등도 플랜트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기계 전문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도 주력시장인 중국의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문제는 중국 건설시장이 당분간 회복되기 어렵다는 점이다.중국의 굴착기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두산인프라코어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도 실적이 부진하다. 2011년 8.4조원 매출에 영업이익 6,700억 원이었지만, 2012년 8.1조원 매출에 영업이익이 3,600억 원이었다.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절반가까이 줄어들었다. 세계의 성장엔진이라고 불리던 중국의 경기가 추락하면서 중국시장에 올인 했던 기업들의 실적도 급락하고 있다. 중국정부가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을 사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 버블이 건전한 경제구조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다.지난 10여 년 동안 두산이 보여 준 계열사 증가나 사업확장 등 외형적인 측면의 성과는 훌륭하다. 다만 부채도 급증하고, 주력계열사의 사업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은 고민거리로 남았다. ◇ 기술격차, 무차별사업 영역확장은 위험요인2013년 박용만 두산 회장은 신년사에서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주장을 했다.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계열사별로 ‘스타 프로젝트’를 정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차별화된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도 선택과 집중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경영학의 교과서적인 발언으로 특별한 실천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차별화된 서비스와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인적 역량을 강화하고, 수익모델의 다원화하겠다는 것은 어떤 기업이나 동일하게 채택하는 경영전략이다.두산이 제품이나 서비스차원에서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하면 기술력 개발에 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주력하고 있는 사업분야에서 선진국 기업과의 기술격차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 차이(gap)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R&D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두산중공업의 해수담수화, 발전설비 기술은 일본, 독일 등과 차이를 좁히기 어렵다. 핵심부품도 외국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 위험요소이다.시장규모(market volume)가 줄어들 경우 부품공급업체, 기술제휴업체와 직접적인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기술력이 있다고 자부하는 삼성조차도 카메라 등 기술 라이선스도입으로 영위하던 사업을 차례로 접고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다른 위험은 무차별적인 사업영역 확장이다. 소비재사업을 하던 두산의 오너가 갑자기 중공업, 기계 등 인프라관련 사업으로 전환한 것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사업의 핵심 노하우는 동일하다고 하지만 오너가 돈만 대는 것이 아니라 사업방향을 설정하고 경영전략도 수립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관련 사업에 대한 경험과 정보부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해결책을 갖고 있어야 한다. 현재까지 두산의 경영전략을 보면 이 부문에 대한 해결책을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과거에 성공체험을 하지 못한 의류, 광고, 금융, 출판, 레저 등 사업은 3세의 무리한 의욕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사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최근 혼다와 재규어 외제차 수입사업을 접기로 한 것은 좋은 사례이다. 정부의 규제에 의한 것이라 보다 무차별적으로 진출한 후 사업성이 없어 고민하던 중 정부가 적절한 시점에 경고를 해줘 고맙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두산은 사업확장도 좋지만 이제 내실을 기해야 하고, 내실을 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해야 한다. 종합적으로 위험을 모니터링 할 위험관리(Risk Management)시스템 등의 구축이 필요하다. 마지막 위험은 두산의 강점으로 치켜 세우는 사업구조다. 매출 중 약 90%가 담수화 설비, 건설 등 인프라와 관련되어 있어 정부의 규제, 환율변동, 기술라이선스 등에 민감하게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외국 정부의 규제와 환율은 기업이 혼자서 통제하기 불가능하다.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관련 정보수집을 통한 예측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글로벌정보수집과 분석을 통한 경영전략수립은 국내 기업 중 삼성이 단연 독보적이므로 삼성의 노하우를 배울 필요가 있다. 사업기회를 포착하고 글로벌 시장의 주요 이해관계자인 정부, 소비자 등의 정보를 수집/분석할 수 있는 글로벌정보경영전략(GIMS)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 두산건설 등 계열사 지원으로 우량기업조차 부실화 위험두산의 경영위기는 부실계열사에서 출발한다. 돈이 되지 않는 식∙음료 등의 사업은 꾸준하게 정리했지만 부실 계열사인 두산건설에 대한 애착은 강한 것으로 보인다.국내 재벌기업들이 모두 건설에 대한 애정이 깊지만 사업적 필요성보다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두산은 오너일가가 대주주인 두산건설을 살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2010년 두산중공업은 비상장 우량계열사인 두산메카텍을 두산건설에 넘겨줬다. 두산메카텍은 현금성 자산만 3,500억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런 지원에도 불구하고 두산건설의 자금난이 해소되지 않자, 두산중공업은 2011년 5,000억 원 규모의 두산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두산건설은 우량기업인 두산중공업의 연속되는 지원에도 불구하고 정상화되지 못하자, 오너일가는 다시 두산중공업에게 지원을 요구한다. 2013년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의 유상증자에 3,000억 원을 투자하고, 현물출자로 5,700억원에 달하는 배열회수보일러(HRSG)사업을 넘겼다. 두산중공업은 이 대가로 부실회사인 두산건설의 주식을 받는다.두산의 막무가내 식 두산건설 지원은 두산중공업의 주주인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우량기업이든 두산중공업도 계속되는 사업분할과 유상증자 참여로 2012년부터 손실이 나고 있다.두산건설은 일산 ‘위브더 제니스’주상복합 아파트 사업을 무리하게 펼쳤다가 유동성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문제는 아파트분양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도 낮고, 계속되는 지원에도 불구하고 두산건설이 정상화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두산의 경영진이 ‘늑대소년’처럼 신뢰성을 잃고 있다는 점도 기업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두산메카텍을 넘겨받자 현금성자산과 해외 사업망을 활용해 두산건설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의지를 비쳤다.장미 빛 전망이 1년도 되지 않아 다시 손을 벌렸고, 두산중공업은 5,000억 원이라는 거금을 쏟아 부었다. 이 정도 금액이면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리라고 판단했지만 다시 2년도 되지 않아 다급한 목소리를 외치게 된 것이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하지만 이미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어 버렸다. 오너가 자존심으로 되지도 않는 사업을 위해 우량계열사를 부실하게 만드는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아마도 이번 지원으로 두산건설이 살아 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두산건설은 ‘돈 먹는 블랙홀’에 불과하다. 건설경기가 살아나기 어렵고, 두산건설의 경쟁력도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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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비전(Vision)은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2020년 세계 200대 기업진입’이다.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고, 2020년에 세계 200대 기업이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표현한 것이다.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인재중심 경영,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프로세스 확립을 정했다. 두산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1번째 DNA인 비전(Vision)을 목표(goal)와 책임(responsibility)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2020년 세계 200대 기업진입을 비전으로 설정두산의 비전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ISB그룹 실현’에서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2020년 세계 200대 기업진입’으로 바뀌었다. 미션(mission)은 ‘사업의 성장(Growth of Business)’과 ‘사람의 성장(Growth of People)’이라고 되어 있다.투명성과 기술, 혁신과 인재를 중시하는 것이 ‘두산 Way’ 즉 두산의 기업문화라고 표현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 대기업들이 기업문화를 재정립하면서 표현한 방법이 ‘00 (기업명) Way’다. 두산도 두산의 기업문화를 정돈하고 이를 두산 Way로 부른다.두산의 경영철학과 사업 방식을 명문화한 것이 두산 Credo라고 한다. 이 두산 Credo는 9가지 핵심 가치를 포함하고 있으며, 두산은 이를 통해 기업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두산의 궁극적인 목표(Aspiration)는 ‘세계 속의 자랑스러운 두산’이다. 9가지 핵심가치(core value)는 인재, 인화, 이익, 인재양성, 기술과 혁신, 사회적 책임, 정직과 투명성, 고객, 안전과 환경 등이다.두산의 과거 비전을 보면서 놀라웠던 것은 ‘ISB’라는 용어였다. 비즈니스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웬만한 경영 및 산업용어에 익숙하지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두산의 홈페이지를 찾아 보고서야 ‘ISB’가 ‘Infrastructure Support Business’의 두 문자어고 중공업, 건설, 산업기반 설비, 기계 등의 기업이 속해 있다는 것을 알았다.기업의 비전을 전문가조차 알아보기 어렵게 만든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표현도 모호할 뿐만 아니라 측정이 불가능해 비전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새롭게 정립된 비전에서도 ‘진정한’이라는 용어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진정한 글로벌 기업과 일반 글로벌 기업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국내 대기업들이 2000년대 들어 글로벌 기업이라는 표현을 많이 하고 있지만 두산의 표현대로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어디인지는 알기 어렵다. 많은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다양한 국가의 국민을 고용하는 기업이 글로벌 기업이라고 하지만 글로벌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봐야 한다.2020년에 200대 기업이라는 목표는 달성가능 여부와 상관없이 명확해서 좋다.두산의 비전과 많은 고민과 노력을 통해 만들었겠지만 비전으로서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미션도 사업의 성장과 사람의 성장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미션은 임직원의 임무 설정, 즉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구체적이어야 한다. 사업을 성장시키고, 사람을 성장시키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임직원이 얼마나 될지 미지수다. ◇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민은 하지만 변화는 없어현재 두산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박용만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기존의 방어적 수준이 아니라 그 수준을 뛰어 넘어야 한다고 말한다. 박용만 회장은 트위터를 열심히 하고, 트위터로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회장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지만 두산의 과거 행적을 보면 사회적 책임인식과는 거리가 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구호나 회장의 말로 실천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 실천해야 구현이 가능하다.두산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려면 1991년 구미 두산전자가 일으킨 ‘낙동강 페놀오염사태’를 거론해야 한다. 수백만 명의 식수원을 오염시켰지만 정작 두산은 사건을 축소하는데 급급했다.두산의 자료를 보면 임직원들이 페놀사태로 추락한 기업이미지를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와는 차이가 있다. 두산은 이 사건으로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고 기업이미지가 급속하게 추락했다. 두산전자 사건은 기업이 환경문제를 소홀히 할 경우 예상되는 모든 결과를 보여줬다. 사회적 책임 논란에 대한 다른 사례는 오너에서 나왔다. 두산의 2세들 중 사회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한 사람은 박용성 전 회장이다.그는 정부와 사회를 향해 입바른 소리를 용감하게 해 ‘미스터 쓴소리’라는 닉네임까지 얻었지만 정작 본인과 형제들은 286억 원의 회사 돈을 횡령했고, 2,838억 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했다. 이 사건으로 대기업 오너의 부정행위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 올랐고, 당사자들은 사회적 비난을 받았다.범법행위로 처벌을 받은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사람들이 정직했으면 좋겠다’라는 말로 역풍을 맞은 것도 같은 상황이다. 행동과 말은 전혀 달랐다. 사회지도층이나 경제인들에 대한 국민들이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가 있다. 2013년 3월 6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라는 곳에서 20대 그룹의 사회책임 경영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사회책임은 근로자, 협력사/경쟁사, 소비자, 지역사회 등 4가지 영역에 걸쳐 평가했다고 한다.소비자에 대한 평가가 가장 나빴는데, 20대 그룹의 80%가 40점(100점 만점)에 불과했다. 근로자, 협력사/경쟁사 등에 대한 점수는 소비자에 대한 점수보다 높았지만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았다. 두산도 사회적 책임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오너의 인식이 변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인수한 중앙대를 기업식으로 운용한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기업이 대학을 돈벌이 수단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받고 있다.경쟁력이 없는 학과를 통폐합하겠다는 구상에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대학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기업식으로 운영하겠다는 발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중앙대를 두산의 문화로 탈바꿈시키겠다고 하지만 과연 두산의 문화가 대학발전에 도움이 될지 알 수 없다. 과연 두산의 기업문화가 무엇인지, 두산의 기업문화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지, 그 기업문화가 대학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등 고민할 내용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런 노력은 외형적으로 찾을 수 없다.중앙대를 운영하는 것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행과 연관돼 있는데 두산이 처음 의도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오너가 진정으로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지 못하면 중앙대의 개혁도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 성과공유제, 동반성장을 강조하지만 구호로 그쳐두산은 2012년부터 사회적 변화를 실감하고 협력회사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2012년 10월 협력회사와 성과공유제 협약을 했다. 그동안 대기업들이 성과를 독점하는 관행을 타파하겠다는 것이다.협력업체가 기술을 개발하거나 원가를 절감해도 이 이익은 모두 대기업의 차지가 됐다. 협력회사의 직원들의 실력을 키워주기 위해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도 운영한다.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은 협력회사 직원을 대상으로 기술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두산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두산인프라코어도 2012년 10월 협력회사와 공정거래 자율준수 협약을 했다. 협력회사와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혁신활동도 공동으로 하고 있다.두산인프라코어의 자료에 의하면 2015년 말까지 협력회사의 품질을 60%이상 높이기 위해 6시그마 운동을 벌인다. 공정단축, 물류효율화 등을 통해 원가구조를 혁신하겠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협력회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해 동반성장의 날 행사도 치렀다. 이런 외형적인 노력과는 달리 두산이 협력업체에 공정하게 대우하고 있다는 평판은 듣지 못했다.협력업체와의 관계, 직원관리, 소비자보호 등의 영역에서도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윤리경영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징후는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슈퍼 갑’으로서 협력업체에 부당한 요구를 한다는 주장이 더 많다.두산중공업의 사업장이 있는 창원 현지에서는 두산중공업이 대기업 납품실적이 필요한 협력업체로부터 저가 납품을 유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두산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씁쓸한 뉴스다. 최근 소위 말하는 ‘을’의 반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운명처럼 받아들였던 과거와는 확연하게 구별되고 있다.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면서 정부가 과거와 달리 공정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임직원, 협력회사, 경쟁사, 지역사회 등의 이해관계자를 배려하지 않으면 기업의 생존을 보장받기 어렵다. 윤리경영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국내 기업환경에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모순(矛盾)일 수도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이다. 기업도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이 살아 남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두산도 자신들이 주장하는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책임도 구호가 아니라 진심으로 고민해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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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8두산그룹(이하 두산)은 110년의 역사를 지닌 국내 최장수 대기업이다. 박승직 상점에서 출발해 맥주, 유리, 식품 등 소비재로 성장했지만 최근 사업구조를 인프라지원(Infrastructure Support)으로 변환하는데 성공했다. 다른 대기업과 달리 외환위기 이전에 사업악화로 인해 선제적 구조조정을 했고, 결과적으로 사업변환을 할 수 있는 역량을 축적할 수 있었다.문어발사업확장을 하던 대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정부도 두산의 구조조정을 성공사례로 평가했던 것이다. 2001년 한국중공업을 인수하면서 소비재관련 계열사를 정리했고, 인프라관련 기업들을 추가로 인수하면서 그룹의 체질을 바꿨다. 두산은 2020년 포춘 200대 기업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글로벌화에 집중하고 있다. ◇ 두산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 기업두산은 계열사를 표2와 같이 IS(Infrastructure Support)와 CS(Consumer and Service)로 분류하고 있다.▲ 표1. 두산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 먼저 IS 관련 계열사는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두산엔진, 렉스콘, 두산DST, 두산산업차량 등이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이 2001년 인수한 한국중공업이 전신이다. 한국중공업은 공기업이었지만 DJ정부의 민영화 결정으로 두산에게 팔렸다. 발전설비, 담수화설비 등의 사업영역에서 시장점유율과 기술력에서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두산인프라코어는 부도난 대우그룹의 계열사인 대우종합기계를 2005년 인수해 이름을 바꿨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디젤엔진, 굴삭기, 지게차, 공작기계 등 건설 중장비, 디젤엔진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과 생산력을 갖춘 기업이다. 두산엔진은 한국중공업의 엔진사업부에서 출발해 2005년 두산엔진으로 바뀐 회사다. 두산의 핵심계열사 중 평가대상으로 지정된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모두 M&A로 편입된 기업이다. 반면 CS관련 계열사는 ㈜두산, DLI, 오리콤, 두산매거진, SRS Korea, 두산타워, 두산생물자원, 두산베어스, 두산캐피탈, 엔셔이퍼, 두산신협, 연강재단, 두산동아, 네오플럭스 등으로 기존 사업영역에 있던 기업들이다. ㈜두산이 두산의 시초가 된 박승직 상점의 기원으로 현재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오리콤은 광고회사이고, 두산매거진은 잡지를 발간하고 있다.두산베어스는 유명 프로 야구단이고, 두산동아는 출판사이다. CS관련 계열사들은 사양산업에 속해 있거나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이 거의 전무하다. ㈜두산이 지주회사역할을 하고, 관련 계열사의 마케팅과 영업을 대행하며 매출규모를 유지하고 있어 유일하게 평가대상에 선정됐다. ◇ 성과주의를 토대로 한 인화를 조직문화로 정립 두산은 삼성, LG, SK 등 다른 그룹과 달리 그룹차원에서 인사제도나 인재상을 총괄하고 있다. 두산 전략의 근간이 ‘2G(Growth of People, Growth of Business)’라고 주장하며, 사람의 성장이 회사성장의 토대가 된다고 믿는다. 선진화된 인사제도 및 인재육성 프로그램 등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인재확보와 인재육성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두산의 내부자료에 의하면 신입사원 퇴사율이 다른 대기업에 비해 1/3수준으로 최저라고 한다. ‘성과주의를 토대로 한 인화(人和)’덕분이라고 한다. 두산의 인사제도는 인재철학을 실현시키는 공정하고, 체계적인 평가를 통해 최고의 보상으로 글로벌 인재육성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두산의 인사제도 특징은 성과주의에 기반한 합리적인 보상 차별화,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 경영자 보상제도,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평가를 통한 성장기회 제공 등 3가지다.성과주의에 기반한 합리적 보상차별화는 연봉제와 성과급제와 연동된다. 매년 역량평가와 성과평가를 통해 우수인력에 대해서 업계 최고 수준으로 대우한다. 글로벌 스탠다드 경영자 보상제도는 경영실적을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철저한 능력주의 보상체계로 선진형 인사체제를 실현한다.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평가를 통한 성장기회제공은 사실에 입각한 공정한 역량평가에 기반한다. 개인별 구체적인 강점과 개발필요성을 파악해 성장과 육성의 기회도 제공한다.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Foundation Program, Leadership Development, Function Program이 있다. Foundation Program은 선임자로서 역할을 인식하고 역할 수행에 요구되는 스킬을 중심으로 실시하는 교육이다. 두산의 핵심가치를 강화해 두산의 가치를 체화하고 실천하도록 만든다.Leadership Development은 그룹의 비전과 전략달성을 위해 요구되는 핵심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실시하는 교육이다. 선발된 직원을 대상으로 실제 비즈니스 이슈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Function Program은 주요 직무 역량강화를 목적으로 Finance, HR 등의 교육으로 구성된다. 직무별 주요 지식, 스킬(skill)을 수준별도 선택해 학습할 수 있다.두산은 일하고 싶은, 일할 가치가 있는 workplace 조성을 목적으로 인사제도, 조직문화, 복리후생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최고의 인재를 초빙하고, 최고의 대우를 해 주겠다는 의지를 자주 밝힌다.임직원의 사기를 고양하고 글로벌 마인드를 높이기 위해 199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해외배낭여향 지원제도가 있다. 희망자가 많아 외국어 점수를 기준으로 선별하고 있어 외국어 공부를 하는 직원이 늘고 있다고 한다. 외형적으로 인재상이나 인사제도를 잘 구비한 것으로 평가를 받지만, 구직자의 선호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 ◇ 엔지니어는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마케팅/영업직무는 ㈜두산이 유리▲ 표 2. 평가대상 기업의 성취도 비교 두산의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은 간판기업인 두산중공업이 아니라 두산엔진이었다. 두산엔진도 두산중공업의 엔진사업부에서 출발했지만 세계 2위의 엔진개발업체로 성장했다. 두산엔진이 두산중공업에 비해 자기계발, 성장성, 수익성 측면에서 근소하게 앞섰다.두산인프라코어도 건설기계, 공작기계, 디젤엔진 등의 영역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은 연구개발, 제조 부문의 엔지니어들에게 좋은 직장이라고 볼 수 있다.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으며, 높은 기술력으로 기술자가 실력을 쌓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 있다.반면에 ㈜두산은 사업부문이 복잡하고 관련 계열사들의 영업/마케팅을 통해 매출을 늘리고는 있지만 특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는 못하다. 업력이나 그룹의 모체로서 역할은 충분히 인정되지만, 자기계발, 성장성, 경쟁력, 브랜드 이미지 등의 영역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매출규모나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돈이 되는 사업을 펼치려고 노력은 하지만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독립기업으로 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관리나 영업/마케팅 직무에서 경력을 쌓고자 하는 구직자에게 적합하다. 관련 직무라고 하더라도 두산이 아니라 다른 그룹의 동종 계열사와 비교하면 특화된 장점은 가지고 있지 못하다.구직자의 입장에서는 1~3년의 단기적 관점이 아니라 5년 이상의 장기적 관점에서 그룹이나 계열사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의 다양한 요소를 평가해야 한다. 기존의 CS 관련 계열사는 핵심적인 기술력이나 제품이 없다.인수한 IS 관련 계열사가 두드러진 성장을 하고,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했지만 기존의 기업문화와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IS 계열사들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했다면 CS 계열사들은 영업과 마케팅으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오너도 CS 관련 사업을 배경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기술을 중시하는 IS 계열사를 지배하고 리딩(leading)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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