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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7월 정부가 ‘새만금 간척 종합개발사업’을 발표한 이후 새만금은 치열한 국민 갈등·대립의 대명사로 불렸다. 세계 최대 간척사업이라는 칭찬부터 환경파괴의 주범이라는 비난까지 받았지만 녹색성장 시범지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전라북도 민선 8기 도지사인 김관영의 핵심 공약도 새만금 개발과 연관돼 있다. 농업 기반의 낙후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미래 먹거리를 육성하려면 새만금 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투명한 사업성·막대한 투자비 확보 방안 부재·허황된 사업 아이템 등으로 사업의 미래는 밝지 않다.김 지사는 취임 100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공약 이행과 도정 혁신을 위해 ‘성과제일주의’를 외치고 있다. 공무원의 업무가 성과를 명확하게 수치화하기 어려운 점도 적지 않아 내부 반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6·1 지방선거에서 전북 도지사 후보자들이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 여야 모두 허황된 새만금 개발에 올인역대 민선 전북 도지사는 유종근·강현욱·김완주·송하진·김관영이다. 민선 1·2기 유종근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경제고문을 지냈다. 민선 3기 강현욱은 제24대 관선 전북도지사·제43대 농림수산부 장관·제3대 환경부 장관 출신이다.민선 4·5기 김완주는 전북 고창군수·남원시장·전주시장을 지냈으며 민선 6·7기 송하진은 전북도청·행정자치부에서 직업 관료로 근무한 후 민선 4·5기 전주시장을 지냈다.민선 8기 김관영은 경제기획원과 법무법인에서 근무한 후 제19·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바른미래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이후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했다.이후 현역인 송하진 도지사를 경선에서 눌렀다. 6·1 지방선거에서 김관영은 국민의힘 조배숙과 경쟁해 승리했다. 후보자들의 대표 공약을 간략하게 살펴보자.우선 김관영은 5대 공약으로 대기업 계열사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대한민국 그린 뉴딜 선도, 농생명산업 수도의 육성 및 건강힐링 중심지 조성, 새만금·전북 특별자치도 추진 및 새만금의 신속개발, 자산운용 중심의 특화금융 도시 육성 및 지역의 균형발전 추진 등을 제시했다.다음으로 조배숙의 5대 공약은 새만금 메가시티 동북아 신허브 조성, 연기금 특화 국제금융도시 육성, 주력산업 육성·신산업특화단지 조성, 휴양·힐링·체험형 관광벨트 구축, 세계 식품시장 중심지 조성 등이다. 낙선한 조배숙의 공약은 지역 현안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 111개 과제 중 경제공약은 32개로 28.8%김 도지사의 공약은 주제에 따라 5대 목표·20대 전략·111개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5대 목표와 공약을 살펴보면 전북 도민경제 부흥은 21개, 농생명 산업 수도는 18개, 문화·체육·관광 산업거점 조성은 20개, 새만금 도약·균형 발전은 26개, 도민행복·희망교육은 26개다.국정연은 주제보다는 요소별 분류가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세부 공약을 정치·경제·사회문화·과학기술 등으로 재구성했다.첫째, 정치는 전북 새만금 특별자치도 추진, 대한방직 부지 개발 행정 협력 추진 등으로 2개다. 111개 공약 중 정치 공약이 2개뿐이라는 것은 실질적으로 주민생활에 도움이 되는 공약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의미로 평가된다.둘째, 경제는 도민경제 부흥을 위한 특수목적선 선진화단지 조성,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전북 국제금융센터(JIFC), 마리나 리조트 건설 등 32개 공약을 제시했다.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특수목적선 선진화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것이지만 새만금과 군산 지역에 적합한 사업인지 의문이다.셋째, 사회 관련 공약은 36개로 많지만 새만금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철도·국제공항, 새만금 내부의 연결 도로를 포함해 도로 건설·버스터미널 현대화·고속철도 건설과 같은 인프라 투자 사업이 대부분이다.주거안전이나 무상보육·돌봄 확대 등과 관련된 공약도 다수 있지만 지역 주민의 복지향상 측면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웠다.넷째, 문화 관련 공약은 31개로 임실치즈 명소화, 반려동물 특화단지 조성, 진안 홍삼 세계화, 전북 글로벌마이스(MICE)육성센터 설립·운영 등이 대표적이다.다섯째, 과학기술은 미래차 산업벨트 구축, 메타버스 융·복합산업 육성, 새만금 도심항공교통(UAM) 버티포트 구축, 그린수소 생산클러스터 구축, 자율주행 스마트 시범지구 구축 등 10개의 공약이 포함된다.▲ 전라북도의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의 평가 결과[출처 = iNIS] ◇ 공허한 치적 쌓기 공약 전면 재검토 필요김 도지사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평가 결과와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첫째, 달성 가능성은 50점 만점에 20점에 불과했으며 대부분의 공약은 성공적으로 완료될 가능성이 낮다. 새만금 지역에 해양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발상은 우리나라 조선업의 어려운 경영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다.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은 현대중공업의 입장에서 보면 경제보다는 정치적 고려에 의한 판단이라 지속 가능성이 낮다.둘째, 적절성은 공약이 전북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를 평가하는 지표이며 18점을 획득했다. 전북 새만금 특별자치도 추진 공약은 새만금 개발이라는 허황된 국가 인프라사업을 또 다시 우려먹자는 발상이다.새만금 개발은 지난 30년 동안 대통령·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 단골 선거공약으로 나왔지만 시늉만 내다 끝난 프로젝트다,전북이 특별자치도로 승격되는 것이 지역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이미 제주특별자치도·강원특별자치도의 사례에서 보듯이 명칭만 변경한다고 지역이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마리나 리조트 건설은 경상남도 통영시·부산광역시 해운대구·경기도 화성시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유치했지만 큰 경제적 효과가 없었던 개발사업이다,셋째,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며 25점을 받았다. 평가항목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공약의 대부분이 단순히 실행 여부를 제시했기 때문이다.각종 복합시설을 건축하거나 공항·철도·도로 등 인프라를 건설하는 것은 완료 여부를 비전문가인 일반 시민조차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넷째, 운영성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19점을 획득했다. 임실 치즈 명소화·진안 홍삼 세계화·미래차 산업벨트 구축·메타버스 융·복합산업 육성 등은 도지사·공무원의 역량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기업·기업인의 자발적인 협조가 요구되는데 구체적인 유인책은 보이지 않는다.다섯째, 합리성은 공약이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주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되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며 13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전북은 새만금을 개발하는데 쏟고 있는 역량을 최소화하고 실질적으로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새만금공항만 하더라도 제주공항을 제외하고 무안·양양·청주·예천·대구·원주 등이 경제성을 잃고 방치되고 있다는 현실을 상기해야 한다. 1999년부터 김제시에 건설하려던 전북권 공항인 김제공항도 추진·재추진을 반복하다가 전면 백지화됐다.480억 원이 투자된 김제공항 부지는 현재 배추밭으로 변해 지역 시민단체는 ‘황금 배추밭’이라고 비아냥거린다. 새만금공항도 비슷한 처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종합적으로 김 도지사의 선거공약은 4년 동안 111개를 충실하게 이행해도 250점 만점에 95점으로 달성률은 38%에 불과하다. 달성 가능성·측정 가능성은 평균 점수를 획득했지만 적절성·운영성·합리성은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공약 전체를 재검토해야 하겠지만 과학기술은 전면 재조정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지방자치단체장의 공약을 분석하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김 도지사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은 허황된 치적을 쌓기 위한 토목사업보다 소멸지역으로 전락해가는 지역경제를 실질적으로 살릴 공약 추진에 집중하라고 것이다.예를 들어 새만금 UAM 버티포트를 구축하는 것과 UAM 산업 육성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전형적인 보여주기 식의 전시행정에 속한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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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동안 시스템경영(System Management)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지만 최근에는 이 논의가 잠잠해졌다. 시스템경영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한 것도 시스템경영에 대한 관심을 흐려지게 했지만, 경영자들이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던 것이 더 큰 요인이다.대림도 시스템에 대한 고민은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기업이 정체된 이유를 파악할 수 있었다. 대림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다섯 번째 DNA인 시스템(System)을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직원역량 강화를 위한 BSC, KMS 등은 절반의 성공대림이 직원의 역량강화를 위해 도입한 시스템이 BSC(Balanced Scorecard), KMS(Knowledge Management System), 인트라넷(Intra-Net) 등이다.대림의 성과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PBMS(Performance Based Management System)이라고 명명했고, 이를 통해 성과주의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PBMS를 그룹차원에서 관리하며 계열사의 전략과 실적을 공유하기 위해 성과공유회를 분기별로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성과도 재무제표 위주가 아니라 구성원의 학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적에 영향을 미친 원인분석, 축적된 역량을 활용하는 전략수립 등을 통해 직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계발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이 기업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BSC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MB정부도 BSC가 기업부문에서 성과를 냈다고 판단해 정부차원에서 공기업과 정부부처에 도입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BSC가 국내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데는 일부 성공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BSC의 성패는 KPI라고 불리는 지표를 어떻게 선정하는 지에 따라 달라진다. 기존의 재무제표위주의 평가에서 벗어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미국식 BSC지표에 너무 의존하면서 BSC가 변질된 사례가 많다. 대림도 PBMS를 도입해 그룹차원에서 관리했지만,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 초기에는 계열사들이 모여 성과공유회를 진행했지만, 현재도 추진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아마 성과공유회뿐만 아니라 PBMS조차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된다.대림을 포함해 다른 그룹들도 BSC를 정착시키지 못했다. BSC는 도입의도는 좋았지만 국내기업의 실정에 맞는 시스템으로 자리잡지는 못했다. 2008년 이후 글로벌경기 침체도 BSC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것을 방해했다. 경영진이 단기간의 실적을 우선하면서 재무제표위주의 관리가 강화되었기 때문이다.국내에서 성과주의 문화가 어느 정도 정착된 기업은 삼성그룹뿐이다. 삼성그룹조차 현재의 성과주의문화가 내부화합을 저해하고 성장잠재력을 훼손한다고 판단해 수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업의 성과가 개인의 역량이나 노력보다는 외부환경변화와 연관성이 높은 것도 성과주의 확산을 막는 장애물이다. 대림이 자랑하고 있는 것 중 하나라 KMS의 일종인 지식경영체제다. 사내 전산망인 인트라넷을 통해 본사와 국내외 현장을 연결하고, 임직원이 경험과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유사한 프로젝트 수행경험을 통해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대림의 지식경영체제는 경험과 사례를 공유하는 수준으로 각 개인들이 보유한 지식까지 확장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MS도 2000년대 중반부터 국내기업들이 앞다퉈 도입했지만 현재는 유명무실한 시스템이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내 놓을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인트라넷에 이야기방인 ‘한숲 톡톡’을 개설해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사원부터 경영진까지 이용하는 이야기방에 직원들은 불만과 요구사항을 올린다. 경영진은 현장의 애로사항을 파악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대림의 주장에 따르면 이야기방을 통해 내부의사소통이 활발하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기업 중 사내 인트라넷을 활발하게 운영하는 기업으로는 삼성전자를 꼽는데, 삼성전자조차도 경영진이 게시판을 검열해 기업에 부정적인 내용은 삭제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직함과 연차를 떼고 소통한다고 하지만 연공서열과 권위주의가 팽배한 한국기업에서 수평적인 의사소통은 쉽지 않다. ◇ 시스템에 이해는 빨랐지만 확산은 늦어대림의 자료에 따르면 대림은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빨랐던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은 1978년 건설업계 최초로 업무전산화 프로그램을 도입해 경영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내에서 컴퓨터가 보급되기 이전이다.대부분의 기업들이 80년대 후반이나 90년대 초반이 되어서야 경영정보시스템에 관심을 가진 것과는 대조된다. 대림은 최소한 10년 이상 빨리 시스템을 구축한 셈이다. 건설업은 하나의 프로젝트에 몇 년 동안 수백 개의 기업과 수만 명의 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수작업으로 업무전반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은 쉽지 않다. 대림의 건설계열사 중 하나인 고려개발도 건설정보화 혁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고려개발은 1995년 기획, 설계, 시공, 유지보수 등 업무프로세스 전 단계를 재설계하는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을 추진했고, 이를 기반으로 CIM(Construction Integrated Management)시스템을 구축했다.CIM시스템은 통합건설정보시스템으로 실시간으로 공사 현장을 관리할 수 있고, 손익 등 경영분석을 가능케 한다. 또한 CIM을 단위 프로세스까지 업그레이드 해 CIM-II를 운용하고 있다.고려개발은 2000년부터 공정관리를 체계화하기 위해 CIM 기반의 공정원가 통합관리 시스템인 EVMS Based CIM를 구축해 운용한다. 프로젝트의 공정과 원가를 동시에 관리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이 외에도 e-SpeedNet이라고 하는 전자입찰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실시간 기업(RTE, Real Time Enterprise)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TE는 기업을 시장의 수요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도록 한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려개발은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잘못 뛰어들었다가 2011년 워크아웃을 신청했다.대림은 주력인 건설부문에 시스템 도입을 빨리 했지만 다른 계열사로 확산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대림산업도 1978년에 경영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지만 이후에 두드러진 시스템을 구축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건설사업부 등 경쟁사가 업무프로세스를 정립해 체계적인 ERP를 먼저 구축했다.계열사인 대림자동차, 오라관광 등도 특별한 업무시스템을 구축한 사례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 고려개발은 1987년 법정관리에 돌입한 이후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해 단기간에 경영정상화를 이뤘지만 시스템이 사업위험을 통제하는 데까지는 발전하지 못했다. ◇ 사이버신문고를 도입했지만 활성화는 미진대림은 협력업체와 상생한다는 자세를 갖고 2000년부터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림산업은 2000년부터 홈페이지에 ‘사이버신문고’를 운용하기 시작했다.최근의 발표에 의하면 대림의 사이버신문고는 다른 기업과는 달리 매우 활발하게 운영된다고 한다. 사이버신문고는 임직원 불공정행위, 윤리경영관련 제안, 기타 건의사항 등을 제보할 수 있다. 쉽게 접근할 수 있어 고객의견 수렴창구로서 큰 호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사이버신문고에 제보하기 위해서는 제보자는 자신의 휴대폰번호를 입력하고, 신용정보회사 서비스를 통해 본인여부를 확인 받아야 한다. 본인확인을 거친 후 이름, 이메일(e-mail), 전화번호, 휴대폰번호, 문의내용 등을 입력한 후 보내기 버튼을 눌러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사이버신문고는 다른 기업들의 신문고와 달리 제출내역이나 처리과정을 전혀 파악할 수 없다. 개별적으로 접수해, 처리결과만 당사자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의 관계자에 따르면 신고자의 신상정보는 보호되고, 제보내용도 감사실로 바로 전달되어 처리한다고 한다. 대림산업의 주장과는 달리 사이버신문고가 활성화되어 있을 가능성은 낮다. 내부고발과 같은 사이버신문고의 핵심은 제보자의 신원을 익명으로 보호하는 것이다.실명으로 제보를 하는 내부고발자는 거의 없다. 특히 대기업의 협력업체나 이해관계자가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 놓고 내부고발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기업이 불만사항을 공정하게 처리해 줄 가능성도 낮고, 감사실조차도 내부고발자의 신원을 보호해 주지 않기 때문에 신원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내부고발제도가 정착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다. 사이버신문고를 활성화 시키려면 현재와 같이 폐쇄적으로 운영해서는 안된다. 신고자는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어야 하고, 본인이 답변을 원하지 않는다면 이메일과 같은 연락처도 기재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임직원의 부정행위와 같은 내용을 제보할 경우에는 합당한 보상시스템도 구비해야 한다.국내기업들의 윤리경영실태를 파악해보면 대림과 마찬가지로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부고발제도는 조직 내부의 부정행위를 적발하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라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대림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도 선진기업이 도입해 운용하고 있는 내부고발제도를 벤치마킹해 현재의 사이버신문고를 개선해야 한다.- 계속 -기업문화, 대기업,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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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0유진그룹(이하 유진)은 창업자인 유재필 회장이 1954년 설립한 대흥제과가 모태다. 영양제과업으로 성장하였으나 레미콘사업 등에 진출해 주력사업이 제과업에서 레미콘 사업으로 전환됐다. 유진은 서울증권, 하이마트, 로젠택배, 한국통운 등 M&A를 통해 급성장해 재계서열 3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내부적으로는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유동성위기를 겪으며, 하이마트, 광양 슬래그시멘트 공장을 매각했으며, 외부적으로는 하이마트 인수와 관련하여 뇌물 및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유진은 주력사업과 연관성이 낮은 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내우외환을 겪으며 성장모멘텀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진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 기업유진은 건자재/건설/물류, 금융, 공익/미디어 등의 사업분야에 국내 25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으며, 주요계열사는 표1와 같다.▲ [표1. 유진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건자재/건설/물류부문 계열사은 유진기업, 한국통운 등이 있다. 유진의 간판기업인 유진기업은 1984년 설립한 호우물산이 모태이며, 1989년 현재의 상호로 바뀌었다. 주요사업은 레미콘 제조∙판매, 시멘트, 아스콘, 골재 등 소재부문과, 주택, 건축, 토목 등 건설부문이다. 부동산 경기가 불황을 겪으면서 레미콘사업이 부진하고, 적자가 누적되던 시멘트 사업은 정리했다.한국통운의 주요사업은 국내운송, 3자 물류(3PL), 물류컨설팅, 항공 및 해상수출입의 화물정보망 구축, 건자재유통 등이다. 로젠택배 등을 인수해 물류사업에 대한 욕심을 부렸지만 2010년 매각하면서 꿈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매출규모/이익 등을 고려해 유진기업을 평가대상으로 정했다.금융부문 계열사는 유진투자증권, 유진자산운용, 유진투자선물 등이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1954년 설립된 서울증권이 모태로, 대림그룹, 1999년 조지 소로스를 거쳐 2006년 유진그룹에 인수됐다. 주요사업은 위탁 및 자산관리, 투자은행 업무, 창업투자 업무 등이다.유진자산운용은 자산운용, 증권판매, 투자자문, 유가증권 투자 등의 업무를 하는 자산운용전문회사다. 유진투자선물은 국내선물 및 해외상품, 금융선물의 중개를 주요사업으로 하는 선물회사다. 유진투자증권만을 평가했다.공익/미디어부문 계열사는 나눔로또, EM미디어, 소사유진복지재단 등이 있다. 나눔로또는 2007년 설립됐으며, 유진기업, LG CNS, 농협, KteMS, Intralot등의 주요 주주사로 구성된 온라인복권수탁사업자다. 유진기업이 35.6%, LG CNS가 18.5%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온라인복권 개발 및 공급, 로또복권 발행 및 사업, 시스템 운영 등의 사업을 한다. EM미디어의 주요사업은 오디오, 공연, 광고, 급식, 푸드서비스 등이다. 나눔로또만 평가대상으로 적절해 평가했다. ◇ 창의적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성과주의 강조 유진은 ‘창의적 인재와 함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인류사회에 봉사하는 기업’이라는 경영이념을 토대로 인재제일, 창의혁신, 최고지향, 고객중심, 정도경영 등의 핵심가치(core value)을 갖고 있다. 유진의 인재상은 최우선적으로 고객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 세계 최고 전문가를 지향하는 사람, 도전과 혁신으로 무한성장을 추구하는 사람이다.인사제도의 원칙은 능력과 성과에 따라 평가하고 보상하는 것이다. 공정하고 과학적인 평가를 위해 역량평가, KPI평가 제도, 다면평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인재육성철학은 유진의 성장과 발전의 바탕이 되는 인재들이 문화, 역량, 능력, 성과를 최대한 발휘하고 창출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인재, 능동적인 인재, 21세기 우수인재들을 육성하고 있다.인재육성체계는 신입사원에서 경영자까지 역량을 향상시키는 On-the-Job Development과정과 전문성 확보 및 문제 해결력을 증대시키는 Training& Development과정, 자기주도에 의한 Career를 개발하는 Self Directed Learning과정을 입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유진인이 지식, 기술, 태도 등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을 하고 있다.교육훈련과정을 보면 기본교육과정, 분야별 전문역량강화 과정, 특별과정 등이 있다. 기본교육과정은 신입사원 입문/승격자/리더십/경영자 양성과정 및 Executive Development Program을 통해 직위별 기초역량을 강화하고 유진정신과 기본 자세를 확립하는 과정이다.분야별 전문역량강화 과정은 직무/직책 수행을 위한 전문 역량을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Sabbatical Leave, 팀장 역량 강화, 경영전략, 사내강사 양성, 직무 역량강화, 여사원 교육 등으로 구성되어 목표 달성 및 성과 창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이다.특별과정은 그룹경영과 관련특별교육 및 정보의 공유 및 커뮤니케이션 과정으로 그룹특별교육, 외국어 교육, 자기계발 학습, EUGENE MBA, 국내외 단기 파견과정, 해외 연구 및 출장, 월례 경영 세미나, 경영전략 W/S등으로 구성돼 있다.유진은 다른 중견그룹들과 마찬가지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부침을 겪으면서 체계화된 인재관리프로그램을 구축하지 못했다. 우수한 인재들이 꿈을 갖고 열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업구조나 경영전략이 구체적인 유인이 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 유진기업과 유진투자증권은 수익성, 성장성은 낮지만 급여는 높음▲ [표2. 평가대상기업의 점수비교]유진의 평가대상 기업인 유진기업, 유진투자증권, 나눔로또 모두 실적이 부진하고 그룹의 위상이 떨어지면서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유진기업은 부실하게 운영되던 시멘트사업을 매각했지만 건설경기의 위축으로 레미콘사업도 전망이 불투명해 성장성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유진기업은 평균 급여가 매우 높아 우량기업인 삼성전자 등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레미콘사업이 특별한 기술력을 요구하지 않고, 기술개발이나 지식축적이 어려운 사업영역이라 자기계발 가능성은 낮다. 유진기업이 수도권 지역에서는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기는 하지만 지역사업자라는 측면에서는 브랜드 이미지도 보통수준으로 볼 수 있다.유진투자증권은 서울투자증권을 인수한 것으로 시장점유율이 너무 낮고, 증권업 자체가 심각한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낮은 성장성을 평가하는 근거가 됐다. 2년 연속 영업적자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수익성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데 일조를 했다.나눔로또는 복권사업자라는 부정적인 인식, 단순 유지보수업무를 하기 때문에 자기계발 가능성도 낮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사업자의 지위가 2013년 12월로 종료될 가능성이 높아 기업의 존속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구직자가 관심이 높은 급여를 보면 유진기업은 평균근속연수는 9.6년, 1인 평균급여액은 8,400 만원이다. 유진투자증권의 평균근속연수는 6.4년, 1인 평균급여액은 8,000만원이다. 본점영업과 리서치 부문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지원부서나 리테일에 근무하는 직원보다 연봉이 높다. 나눔로또는 업무가 단순하고 지원성격이 강해 신입사원 초봉이 2,000만 원 중반으로 낮은 편이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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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8두산그룹(이하 두산)은 110년의 역사를 지닌 국내 최장수 대기업이다. 박승직 상점에서 출발해 맥주, 유리, 식품 등 소비재로 성장했지만 최근 사업구조를 인프라지원(Infrastructure Support)으로 변환하는데 성공했다. 다른 대기업과 달리 외환위기 이전에 사업악화로 인해 선제적 구조조정을 했고, 결과적으로 사업변환을 할 수 있는 역량을 축적할 수 있었다.문어발사업확장을 하던 대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정부도 두산의 구조조정을 성공사례로 평가했던 것이다. 2001년 한국중공업을 인수하면서 소비재관련 계열사를 정리했고, 인프라관련 기업들을 추가로 인수하면서 그룹의 체질을 바꿨다. 두산은 2020년 포춘 200대 기업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글로벌화에 집중하고 있다. ◇ 두산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 기업두산은 계열사를 표2와 같이 IS(Infrastructure Support)와 CS(Consumer and Service)로 분류하고 있다.▲ 표1. 두산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 먼저 IS 관련 계열사는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두산엔진, 렉스콘, 두산DST, 두산산업차량 등이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이 2001년 인수한 한국중공업이 전신이다. 한국중공업은 공기업이었지만 DJ정부의 민영화 결정으로 두산에게 팔렸다. 발전설비, 담수화설비 등의 사업영역에서 시장점유율과 기술력에서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두산인프라코어는 부도난 대우그룹의 계열사인 대우종합기계를 2005년 인수해 이름을 바꿨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디젤엔진, 굴삭기, 지게차, 공작기계 등 건설 중장비, 디젤엔진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과 생산력을 갖춘 기업이다. 두산엔진은 한국중공업의 엔진사업부에서 출발해 2005년 두산엔진으로 바뀐 회사다. 두산의 핵심계열사 중 평가대상으로 지정된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모두 M&A로 편입된 기업이다. 반면 CS관련 계열사는 ㈜두산, DLI, 오리콤, 두산매거진, SRS Korea, 두산타워, 두산생물자원, 두산베어스, 두산캐피탈, 엔셔이퍼, 두산신협, 연강재단, 두산동아, 네오플럭스 등으로 기존 사업영역에 있던 기업들이다. ㈜두산이 두산의 시초가 된 박승직 상점의 기원으로 현재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오리콤은 광고회사이고, 두산매거진은 잡지를 발간하고 있다.두산베어스는 유명 프로 야구단이고, 두산동아는 출판사이다. CS관련 계열사들은 사양산업에 속해 있거나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이 거의 전무하다. ㈜두산이 지주회사역할을 하고, 관련 계열사의 마케팅과 영업을 대행하며 매출규모를 유지하고 있어 유일하게 평가대상에 선정됐다. ◇ 성과주의를 토대로 한 인화를 조직문화로 정립 두산은 삼성, LG, SK 등 다른 그룹과 달리 그룹차원에서 인사제도나 인재상을 총괄하고 있다. 두산 전략의 근간이 ‘2G(Growth of People, Growth of Business)’라고 주장하며, 사람의 성장이 회사성장의 토대가 된다고 믿는다. 선진화된 인사제도 및 인재육성 프로그램 등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인재확보와 인재육성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두산의 내부자료에 의하면 신입사원 퇴사율이 다른 대기업에 비해 1/3수준으로 최저라고 한다. ‘성과주의를 토대로 한 인화(人和)’덕분이라고 한다. 두산의 인사제도는 인재철학을 실현시키는 공정하고, 체계적인 평가를 통해 최고의 보상으로 글로벌 인재육성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두산의 인사제도 특징은 성과주의에 기반한 합리적인 보상 차별화,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 경영자 보상제도,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평가를 통한 성장기회 제공 등 3가지다.성과주의에 기반한 합리적 보상차별화는 연봉제와 성과급제와 연동된다. 매년 역량평가와 성과평가를 통해 우수인력에 대해서 업계 최고 수준으로 대우한다. 글로벌 스탠다드 경영자 보상제도는 경영실적을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철저한 능력주의 보상체계로 선진형 인사체제를 실현한다.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평가를 통한 성장기회제공은 사실에 입각한 공정한 역량평가에 기반한다. 개인별 구체적인 강점과 개발필요성을 파악해 성장과 육성의 기회도 제공한다.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Foundation Program, Leadership Development, Function Program이 있다. Foundation Program은 선임자로서 역할을 인식하고 역할 수행에 요구되는 스킬을 중심으로 실시하는 교육이다. 두산의 핵심가치를 강화해 두산의 가치를 체화하고 실천하도록 만든다.Leadership Development은 그룹의 비전과 전략달성을 위해 요구되는 핵심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실시하는 교육이다. 선발된 직원을 대상으로 실제 비즈니스 이슈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Function Program은 주요 직무 역량강화를 목적으로 Finance, HR 등의 교육으로 구성된다. 직무별 주요 지식, 스킬(skill)을 수준별도 선택해 학습할 수 있다.두산은 일하고 싶은, 일할 가치가 있는 workplace 조성을 목적으로 인사제도, 조직문화, 복리후생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최고의 인재를 초빙하고, 최고의 대우를 해 주겠다는 의지를 자주 밝힌다.임직원의 사기를 고양하고 글로벌 마인드를 높이기 위해 199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해외배낭여향 지원제도가 있다. 희망자가 많아 외국어 점수를 기준으로 선별하고 있어 외국어 공부를 하는 직원이 늘고 있다고 한다. 외형적으로 인재상이나 인사제도를 잘 구비한 것으로 평가를 받지만, 구직자의 선호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 ◇ 엔지니어는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마케팅/영업직무는 ㈜두산이 유리▲ 표 2. 평가대상 기업의 성취도 비교 두산의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은 간판기업인 두산중공업이 아니라 두산엔진이었다. 두산엔진도 두산중공업의 엔진사업부에서 출발했지만 세계 2위의 엔진개발업체로 성장했다. 두산엔진이 두산중공업에 비해 자기계발, 성장성, 수익성 측면에서 근소하게 앞섰다.두산인프라코어도 건설기계, 공작기계, 디젤엔진 등의 영역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은 연구개발, 제조 부문의 엔지니어들에게 좋은 직장이라고 볼 수 있다.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으며, 높은 기술력으로 기술자가 실력을 쌓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 있다.반면에 ㈜두산은 사업부문이 복잡하고 관련 계열사들의 영업/마케팅을 통해 매출을 늘리고는 있지만 특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는 못하다. 업력이나 그룹의 모체로서 역할은 충분히 인정되지만, 자기계발, 성장성, 경쟁력, 브랜드 이미지 등의 영역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매출규모나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돈이 되는 사업을 펼치려고 노력은 하지만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독립기업으로 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관리나 영업/마케팅 직무에서 경력을 쌓고자 하는 구직자에게 적합하다. 관련 직무라고 하더라도 두산이 아니라 다른 그룹의 동종 계열사와 비교하면 특화된 장점은 가지고 있지 못하다.구직자의 입장에서는 1~3년의 단기적 관점이 아니라 5년 이상의 장기적 관점에서 그룹이나 계열사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의 다양한 요소를 평가해야 한다. 기존의 CS 관련 계열사는 핵심적인 기술력이나 제품이 없다.인수한 IS 관련 계열사가 두드러진 성장을 하고,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했지만 기존의 기업문화와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IS 계열사들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했다면 CS 계열사들은 영업과 마케팅으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오너도 CS 관련 사업을 배경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기술을 중시하는 IS 계열사를 지배하고 리딩(leading)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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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1CJ그룹(이하 CJ)은 이병철 전 삼성 창업주의 사망 후 1990년 삼성그룹에서 분가한 제일제당을 모체로 한 기업집단이다. 이병철 회장의 장남이자, 동생인 삼성 이건희 회장과 경영권분쟁에서 밀린 이맹희의 아들 이재현이 회장으로 있다.분사한 후 사업다각화를 하면서 2002년 CJ그룹으로 개명했고, 2007년 지주회사체제를 갖췄다. 제일제당을 기반으로 식품, 유통, 엔터테인먼트, 물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최근 삼성과 경합을 벌여 대한통운까지 인수하면서 외형을 키웠고, 나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 CJ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 기업CJ의 계열사는 표1과 같이 지주회사, 식품 & 식품서비스, 신유통, 엔터테인먼트 & 미디어, 생명공학, 인프라 등 6가지 계열로 구분할 수 있다.▲ 표1. CJ그룹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먼저 지주회사인 CJ(주)는 CJ제일제당㈜, ㈜CJ오쇼핑 등 총 (국내)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식품 & 식품서비스 계열은 CJ제일제당(이하 제일제당), CJ푸드빌, CJ프레시웨이, CJ엠디원, CJ엔시티 등이 있다. 제일제당은 CJ의 모기업으로 설탕을 제조/판매한다.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삼성상회를 하다가 제조업에 뛰어들어 만든 기업이 제일제당과 제일모직이다. 초창기 일본에서 제조장비를 들여다 설탕의 국산화에 성공해 삼성그룹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기업으로 대표성을 띄고 있다. CJ푸드빌은 식자재유통을 한다. 이 중 평가대상 기업은 대표성을 감안해 제일제당을 선택했다.신유통 계열은 CJ오쇼핑(이하 오쇼핑), CJ GLS, CJ대한통운(이하 대한통운), CJ텔레닉스, CJ올리브영 등이다. 오쇼핑은 국내 최초의 39쇼핑을 인수해 사명을 변경했다. GS홈쇼핑에 비해 열세였지만 최근 시장점유율에서 우위를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신흥시장으로 진출을 하고 있으나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다.CJ GLS와 대한통운은 물류회사이다. 대한통운은 동아그룹의 부도 이후 법정관리, 금호그룹 등으로 주인이 바뀌었다가 CJ가 인수한 국내 대표적인 물류회사다. CJ올리브영은 잡화유통 체인전문기업이다. 이중 평가대상 기업은 오쇼핑과 대한통운으로 정했다.엔터테인먼트 & 미디어 계열은 CJ E&M, CJ CGV, CJ헬로비젼, CJ파워캐스트, CJ에듀케이션즈 등이다. CJ E&M은 방송, 영화, 공연, 음악, 게임개발/서비스 등 엔터테엔먼트 관련 사업을 하는 복합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해외영화를 수입/배급하고, 국내에서 영화를 제작/배급한다. 공연이나 음악사업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CJ CGV는 롯데시네마와 영화관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기업이다. 엔터테인먼트 & 미디어계열에서는 CJ E&M을 평가대상으로 삼았다.생명공학 계열은 CJ제일제당 바이오, CJ제일제당 제약이 있다. 이들 기업은 제일제당의 사업부에서 효소나 제약관련 사업이 분사된 기업으로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사업을 특화 시키기 위해 별도의 회사로 만들었지만 평가할 만한 가치는 없다고 판단했다.인프라 계열은 CJ시스템즈, CJ건설이 있다. CJ시스템즈는 그룹의 SI를 담당하는 기업이고, CJ건설은 건설회사다. SI업계는 삼성SDS와 LG CNS, SK C&C, 현대정보, 대우정보기술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CJ 시스템즈가 시장경쟁력을 가지거나 성장할 가능성은 낮다.건설도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건설사업부, LG건설 등이 막강하게 버티고 있어 CJ건설이 도약할 여지가 미약하다. 이런 이유로 CJ 시스템즈와 CJ건설도 평가하지 않았다. ◇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인재육성과 기업문화 창달에 높은 관심CJ는 글로벌 경쟁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 성과주의 문화를 도입했다. ‘제일 좋은 회사 – Winning Company’가 되기 위한 발판으로 성과주의는 채택했다고 한다. 성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직무등급체계, 기본연봉체계, 인센티브제도, 성과관리시스템 등의 제도를 정비했다.직무등급은 조직 내 직무의 상대적 가치를 평가하고 내부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의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제도를 바꾼 것이다. 인센티브는 회사의 성과, 개인의 성과에 따라 전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보상제도다.성과관리시스템은 회사의 비전달성, 전략실행을 위해 직원의 목표를 회사의 사업목표와 연계시키는 경영프로세스다. 전 임직원에게 보상을 확대하고 경력개발의 기회를 제공해 개인의 발전을 도모한다. 인재육성제도는 신입사원과 경력사원으로 구분된다. CJ Identity를 정립하는 그룹 입문교육, 프로젝트를 통한 업무프로세스를 체험하는 Only One Fair, 현업 OJT를 실시하는 각 사 입문교육, 입사 1년 후 CJ Royalty, CJ Pride 제고를 하는 Only One Camp 등으로 구성돼 있다.경력사원의 교육은 CJ History 및 핵심가치 실천 워크샵이 포함된 CJ Way, CJ사업 및 조직문화를 이해하는 CJ그룹 이해, 비즈니스 매너 및 CJ인으로서 기본과 원칙을 준수하는 일반과정이 있다.이 외에도 Leadership Development, Business Knowledge, SDL(Self Directed Learning), Global MBA & GEST, Sales & Marketing, 6 Sigma & Manufactory, Cyber Learning(WBT), Workplace Change(Action Learning) 등이 있다.Leadership Development는 그룹 리더계층의 리더십 역량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이고, SDL(Self Directed Learning)은 임직원의 역량개발을 위해 제공되는 다양한 학습자원을 이용한 자기학습프로그램이다. Workplace Change(Action Learning)는 조직 Business Issue 해결 및 Change를 위한 Action Learning Process를 말한다.CJ의 인재가 가져야 할 모습을 ‘강유(强柔)인재’로 표현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겸허하며, 핵심가치의 실천을 통해 궁극적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인재’를 의미한다고 한다. 강유인재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으며,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강유문화도 제시하고 있다. 강유문화는 유연함과 팀웍을 기반으로 궁극적으로 경쟁에서 이기는 문화이고, 동시에 강유인재를 육성하는 문화라고 밝히고 있다.경쟁에서 이기는 강유문화는 다음과 같은 3가지 기능을 한다고 주장한다. 첫째, 오픈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창의와 유연함을 북돋운다. 오픈 커뮤니케이션은 서로에 대한 존중과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를 기반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고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둘째, 끈끈한 팀웍을 기반으로 조화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어 낸다. 셋째, 강유인재를 키운다. CJ는 다른 대기업과는 달리 기업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에서 구직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 마케팅은 SK텔레콤, 연구개발 직무는 SK화학, SK케미컬이 구직자에게 유리▲ 표 2. 평가대상 기업의 성취도 비교 CJ는 삼성에서 분가한 이후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고, 실제 단기간에 크게 성장했다. 삼성에서 분가한 신세계, 한솔, 새한과 같은 방계그룹이 사세가 위축된 것과는 대비된다. CJ의 계열사 중 제일제당, 오쇼핑, 대한통운, CJ E&M 등 4개 기업을 평가했다.이 중에서 제일제당이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았고, 다음으로 대한통운이 우량기업으로 평가됐다. 오쇼핑과 CJ E&M은 시장지배력이나 혁신성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CEO 마인드/이미지, 기업문화, 윤리경영, 자기계발, 성장성, 수익성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구직자의 입장에서 보면 제일제당은 연구개발직무, 오쇼핑은 마케팅 직무분야가 다른 직무에 비해 유리하다. 대한통운은 국내 최고의 물류기업으로서 물류산업에서 물류기획이나 관리직무로 커리어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구직자가 관심을 둬야 한다.CJ E&M은 방송/게임/영화/공연/음악 등의 영역에서 기획이나 마케팅을 경험하고자 하는 구직자에게 훌륭한 직장이 될 것이다. 게임개발이나 영화/공연제작은 CJ E&M과 차별화되는 전문기업이 존재하기 때문에 개발자에게는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CJ도 외형적인 이미지보다는 기업의 혁신성이나 성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개별 계열사의 업무와 직무특성을 고려해 선택할 필요가 높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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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문화를 진단하면서 삼성을 다룬다고 하면 모두가 삼성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는데 칭찬 일색이지 않겠느냐고 기대한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삼성이 단군 이래 가장 뛰어난 기업이라고 입을 모으고, 그 중심에는 이건희 회장이 있다고 칭송이 자자하다. 부인하기는 어렵다.하지만 삼성도 부족한 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조차도 건전한 비판을 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자존심이던 포드자동차나 GM자동차처럼 몰락하는 줄도 모르고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작년에 ‘삼성문화 4.0 –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라는 책을 출간하고, 연이어 창의적 기업문화 혁신모델인 ‘SWEAT Model’을 국내 10대 대기업을 대상으로 적용해 진단했다.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삼성의 기업문화를 진단하면서 느낀 점은 작년에 책을 쓸 당시와 비교해 개선된 점을 찾기 어려웠다. 당시에도 신수종사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고, 애플과의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삼성의 기업문화를 진단하면서 포함시키지 못한 몇 가지 사항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 조직에 대한 충성심은 강하나 외부배려는 약하다삼성의 직원들을 관찰하거나 직접, 간접적으로 접촉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직원들 대부분이 조직에 대한 충성심은 강하지만 외부와의 소통에는 소홀했다. 대화를 하면서 객관적인 평가라고 해도 삼성에 부정적인 내용일 경우에 적극 해명하려는 노력한다.자신의 업무와 관계도 없고, 자신이 속한 계열사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단 삼성 전체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이 정도로 조직에 충성심을 보이는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다. 도대체 누가 이들을 이런 사고로 무장시켰을까 하는 궁금증도 들었다.하지만 반면에 작은 이슈에도 과민하게 반응하고, 객관적인 자료조차 부정하려는 자세를 보면서 이미 치유 불가능한 독선에 빠진 것은 아닌지 우려됐다. 일부 언론에서 삼성의 실적과 직원을 칭찬 일색으로 평가하면서 조직 전체가 평가의 대상이 되기를 거부하는 것처럼 보였다.삼성직원들의 노력이 미약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노력만으로 현재의 삼성을 일굴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엘리트 의식을 표출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된다. 이런 인식으로 우리 사회의 건전한 시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내부에 대한 충성심은 강한데 외부인과 정상적인 소통을 두려워하거나 소홀히 하면 자신에게도 손해지만 조직도 무너진다. 삼성직원들과 업무상 소통을 하는 사람들도 삼성 직원 못지 않게 지식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당하게 대우를 받는다고 느낀다면 기분이 좋을 수 없다. 또한 삼성직원들은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말은 많이 하지만 자신의 말에 대해 책임감은 적은 편이다. 상대에게 신뢰감을 심어주지 못한다는 말이다. 우리 속담에 ‘가랑비에 속옷 젖는다’는 말이 있다. 일정 시간 몸을 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익숙해지고 서서히 변해간다. 냄비 속의 개구리 얘기를 하지 않아도 너무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업문화를 중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신들만의 성(城)을 구축하고 내부소통만 열심히 하다 보면 ‘외계인’이 되어 있는 줄도 모른다.사회와 끊임없이 소통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기술이 뛰어난 기업도 살아남지 못한다. 조직의 보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identity)를 혼돈하게 되면 인생이 불행해진다. ◇ 능력과 관계없는 성과주의의 폐해를 보완해야 한다연말만 되면 언론은 사상최대의 실적을 낸 삼성이 직원들에게 막대한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뉴스를 보도한다. 경기불황에 중소기업 직원들은 임금조차 체불되어 생활이 어렵다거나, 모두가 어려워지면서 불우이웃돕기 성금조차 내지 않는다는 뉴스도 동시에 나온다.실제 부러워 아는 삼성직원들에게 성과급을 받으니 좋겠다고 말하면 그들의 대답은 ‘뉴스에 나오는 성과급 이야기는 삼성전자의 휴대폰이나 반도체 등 일부 부서에 한정된 것’이라고 말한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직원들을 독려하는 방법으로 성과주의를 내세웠다. 그러나 문제는 기업의 성과가 내부혁신보다는 외부환경의 변화에 좌우된다는 것이다.삼성전자도 휴대폰, LCD, LED, 반도체 등은 기술력이라기보다는 외부 경쟁환경에 따라 성과가 달라진다. 같은 전자라도 가전, 통신, 시스템 LSI와 같은 조직은 아무리 노력해도 이미 경쟁력을 잃었거나 확보하지 못한 사업이기 때문에 성과가 나지 않는다. 2011년 강제로 분사된 LCD도 제품개발과 기술혁신의 실패가 아니라 LED시장의 성장, 중국 LCD업체의 추격 등으로 사업성이 없어 졌기 때문이다. 자신의 노력과 성과가 연관성이 낮다면 이 성과배분체계를 동의할 직원은 없다. 자신이 원해서 특정 계열사, 특정 사업부에 간 직원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직원도 있을 것이다.조선이나 생명과 같은 계열사도 한때는 그런대로 좋은 실적을 내기도 했다. 이미 사양산업에 속해 아무리 노력해도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려운 계열사도 있다. 그저 운(運)에 따라 성과가 달라진다고 하면 성과시스템에 대한 불신만 높아진다. 이런 제도라면 성과급으로 직원들을 동기 부여시키기 어렵다.일본기업은 직원을 평가할 때 단기적인 능력발휘보다 근본적인 인간성이나 잠재역량에 대한 평가를 우선한다. 잠재역량을 평가할 때 과거의 학력이나 이력보다는 미래 창출할 가치에 더 비중을 둔다.보상제도도 실적뿐만 아니라 근속연수와 리더십, 조직에 대한 공헌도 등을 함께 평가 함으로서 인화와 공동체 의식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성과주의가 지나친 개인주의로 치우쳐 조직화합을 방해하고 조직 내부의 시너지(synergy)발생을 어렵게 만든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의 놀라운 실적에 현재의 성과주의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고 하지만, 내부 직원들을 만나보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부분이 현재의 제도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다. 이들의 불만이 합리적이거나 객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시스템을 수정/보완하는 데이터로 활용할 가치는 있다고 본다. 성과보상이 일부 상위층에 집중된 점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과연 이들이 직원들과 비교해 그만한 가치의 일을 하고 있는지 합리적인 기준을 설정해 평가해야 한다. 막연하게 ‘글로벌 기업의 경영진이 받는 급여와 성과급과 비교하면 어떻다’하는 식의 발언은 조직 내∙외부의 이해관계자를 설득시키기에는 궁색하다. ◇ 주요 이해관계자와 우호관계 회복여부가 미래결정2008년 금융위기 이후 회복기미를 보이던 세계경제가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 더욱 침체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수출주도의 한국경제도 주력시장인 미국, 유럽의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2012년 연말이 되면서 세계 각국의 주요 경제전문가들이 2013년 경기전망을 앞다퉈 하고 있다. 낙관적인 전망보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고, 이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기업이나 국가가 선택해야 할 전략으로 ‘협력(partnership) + 치유(healing)’을 제시한다. 즉 이해관계자와 합심하지 않으면 이 난국을 헤쳐나가기 어렵다는 의미다.그런데 삼성의 경우 이해관계자와 아름다운 동업을 유지한 경험도 부족하고, 현재 주요 고객과의 관계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안타깝다. 국내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는 질책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거세다.아무리 삼성의 기술력이 독보적이고, 마케팅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쉽게 헤쳐가기 어렵다고 보인다.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영역이 많지 않고, 기술우위가 오래 지속되기 어려운 점도 아킬레스건이다.삼성전자의 최대 구매고객이었던 애플과의 관계도 결별의 수순을 밟고 있다. 애플이 LCD는 LGD로, 배터리 구매는 중국업체로 교체한 데 이어, 최근 삼성이 자랑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A6 칩까지 대만이나 일본업체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삼성과 애플이 특허분쟁을 시작하면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소송 초기에 협상의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고 본다. 협상전략에 문제가 있었지 않았나 하는 지적을 겸허하게 수용 할 필요성이 있다. 일본 기술제휴업체와의 관계도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삼성이 자랑하는 반도체, LCD, LED, 스마트폰의 주요 부품이나 기술은 일본기업에 의존하고 있다.삼성전자의 협력업체는 한국기업이지만, 이 기업이 일본기업으로부터 기술제휴나 부품을 공급받는 경우가 많다. 국산화율이 60%니 70%니 하는 말도 하지만 실제적으로 보면 이보다 낮다고 볼 수 있다.일본업체들이 현재로선 담합을 하고 있지 않지만 삼성전자의 독주가 계속된다면 본격적으로 견제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본과의 협력이 중단되면 애플과의 거래중단보다 더 큰 충격을 받는다. 현재의 실적에 자만하지 말고 조금 더 겸손하게 이해관계자를 배려할 필요가 있다. 경영전략을 진단해 문제점을 찾아내야 한다. 리더의 방향제시가 문제인지, 참모들의 조언이 문제인지, 실행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등의 영역에서 보완할 여지가 많을 것이라고 본다.강한 자가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은 자가 강한 자라는 평범한 경구를 새겨 듣기 바란다. 살아 남지 못하면 아무리 과거의 화려한 영화(榮華)도 아무짝에 쓸모가 없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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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의 조직(organization)은 여객운송과 연관사업으로의 확장 이후 사업다각화 과정에서 핵심(core)을 잃어버리기는 했지만 서비스업으로 특화되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인재경영을 중시하고 인재양성에 주력하기는 하지만 표면적인 성과는 미진하다.사람이 핵심이지만 통합에 애로를 겪고 있으며,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 금호의 조직을 일(job)보다는 사람(people)의 관점에서 진단해 보자◇ 인재경영을 중시하며 성과주의, 인재양성에 주력금호의 인재상을 조사하면서 느낀 점은 미사여구(美辭麗句)로 잘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재상은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 ‘연구하고 공부하는 사람’, ‘진지하고 적극적인 사람’이다.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의 행동실천양식은 정직하고 근면하며 조직과 자신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행동이 빠른 사람이다. 연구하고 공부하는 사람의 행동실천양식은 조직과 자신의 발전을 위해 매사 깊이 생각하고 연구하며 공부함으로써 개선과 변화를 추진하는 사람이다.적극적이고 진지한 사람의 행동실천양식은 책임감과 진지한 자세로 자신의 발전을 위해 매사에 솔선수범하며 열정적으로 목적한 바를 끝까지 추진하는 사람이다.인재경영관은 ‘기업은 곧 인격체’로 기업의 주체가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기업의 주체는 사람이고 기업은 곧 인격체라는 인식하에 합리적이고 공정한 인사제도를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직급은 K4(사원/대리), K3(대리/과장), K2(과장/차장), K1(차장/부장) 등 4가지고, 호칭은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등으로 다르게 운영된다. SK, CJ와 같은 기업이 팀장과 매니저로 통칭하는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보수적인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기존의 연공서열 중심의 승진에서 탈피해, 역량과 성과를 중심으로 한 성과주의 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호가 주장하는 성과주의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다. 다만 과거의 연공서열이나 무원칙 평가와는 다른 체계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금호보다 덩치가 큰 삼성, LG 등이 성과에 따라 파격적인 인사를 하고 있지만 금호는 그런 사례를 찾기 어렵다. 내∙외부 이해관계자와 인터뷰를 해 본 결과 제한적인 성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글로벌 경영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전문 경영지식의 습득기회를 통해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자체 MBA과정과 해외 MBA과정을 이수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급변하는 기업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재양성이 주요 목적이다.그룹 인재개발원의 목표도 ‘집념의 세계인’을 양성하는 것으로 계열사의 니즈(needs)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 국내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금호도 전사적으로 글로벌 경영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중국, 동남아 등 일부 국가에 제한적이다.◇ 서비스기업으로 사람에 대한 고민은 크지만 통합에 애로금호의 사업실적은 금호석화를 제외하면 대규모 설비투자에 의한 규모의 확보가 아니라 잘 훈련된 직원의 역량에 의존한다.금호는 아시아나항공의 이미지 광고 덕분이라는 ‘서비스 마인드’로 무장된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시아나항공의 승무원이 라이벌 기업인 대한항공에 비교해 우수하지만 사우스웨스트항공(South West Airlines)이나 싱가포르항공(Singapore Airlines)과 같은 글로벌 선도기업과 비교하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노동집약형 사업을 주력으로 하기 때문이 필연적으로 사람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야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람관리의 실패는 노사분규와 약화된 조직력으로 나타났다. 운수나 제조업의 노조가 강경해 금호타이어, 금호석화의 경우에 노사분규가 연례행사다.2009년 경영진의 경영실패 논란까지 겹치면서 극심한 노사분규를 경험했고 현재 금호타이어는 노조가 임금투쟁을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 대한통운 인수 등 무리한 M&A로 그룹경영이 어려워지자 경영진이 비용절감을 명목으로 임금삭감, 복지혜택 축소 등을 했기 때문이다. 현재 창업자가 아닌 2세, 3세 경영을 하는 국내 기업에서 발생하는 공통된 문제점이 조직통합의 애로다. 가난과 창업의 고통을 알고 직원들과 애환을 나누던 창업자는 밑바닥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직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절대적인 카리스마로 리더십을 발휘해 직원통솔에 애로가 없었다.그러나 2세 경영자들은 현장을 파악하는데 소홀히 하였고 직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목표에 대한 차이(difference)가 생겼다. 기업이 성장하고 이익을 남기는 것이 직원의 이익과 관련성이 낮다면 조직을 통합하기 어렵다. 조직구성원의 가치(value)분화도 조직통합의 원인이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돈’만을 중시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경제부흥기에 태어난 신세대는 자기만족, 자기계발, 사회가치 존중 등과 같은 다양한 가치를 추구한다.상명하복(上命下服)을 당연시 여기던 간부들과 달리 자신의 생각을 소신 있게 개진해 관철시키려고 노력한다. 이들은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조직의 활력소가 된다고 믿는다. 개인적으로 기업의 ‘대물림’을 반대하지 않지만 자질과 능력이 부족한 자식에게 기업을 넘기는 것은 기업과 자식 모두에게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한다. 직원들의 꿈과 고민을 가슴으로 느끼지 못하면 기업을 경영을 준비기 되지 않은 것이다.대기업이라고 할지라도 관리직 직원이나 경영진과는 달리 공장의 현장 근로자들은 작업환경이나 급여가 열악한 수준이다. ‘세계 최고 기업’이나 ‘매출액 00조 달성’과 같은 목표는 경영진이나 관리자들에게는 중요할 지 모르지만 현장 근로자들에게는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 서비스의 질적인 향상을 고민해야 글로벌 경쟁력 갖출 수 있어항공사의 경우에 모두 발생하는 것이지만 유독 한국의 경우 정도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여승무원에 대한 규제가 많다. 외모도 지나치게 보고, 체중도 알아서 관리해야 한다. 유니폼도 바지를 입지 못하고 한다.항공사 승무원이 기내의 분위기 메이커인지, 아니면 승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서비스 요원인지 판단이 어렵다. 젊고 날씬한 승무원이 주류인 한국항공사는 나이든 여성이나 체중이 어느 정도 나가는 승무원이 즐비한 외국 항공사와는 구분이 된다.항공사 서비스의 질(the quality of service)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아름다운 여승무원의 밝은 미소, 꾀꼬리 같은 목소리, 큰 항공기, 깨끗한 기내, 맛있는 기내식 등 다양한 요소로 측정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항공사의 본원적 경쟁력은 ‘여객과 화물을 정해진 시간에 안전하게 운송’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항공사는 아직도 부가적인 요소만 관리한다. 서비스의 핵심이 뭔지 정확하게 모르는 것이다.정시에 출발/도착하지 못하면 승무원의 미소도 가식으로 비쳐지고, 미성(美聲)도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여승무원이 기내에 탑승하는 목적은 승객의 안전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짓궂은 승객의 말동무나 기분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예쁘지만 너무 몸매가 가냘퍼 나이든 승객의 무거운 가방을 선반에 올려주지 못하는 여승무원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음료수와 기내식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비행 중 승객을 편안하게 배려하고 안전하게 모시려는 마음자세를 가져야 한다.개인적으로 세계 서비스 1위 항공사인 싱가포르항공(Singapore Airlines)을 탑승한 기억이 오래 남는다. 당시 음식을 잘못 먹고 탑승을 해서인지 속이 매우 불편했다. 이코노미석에 지급하는 식사는 도저히 먹기 힘들어서 먹지 않겠다고 했더니, 나이 든 승무원이 찾아와 이유를 물었다. 속이 좋이 않아 고기를 못 먹는다고 하니까 1등석에만 서비스되는 야채메뉴를 추천했다. 맛은 별로였지만 승무원의 배려에 기분이 좋았다. 싱가포르항공이 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가졌는지 파악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 한국인들은 서비스업을 ‘하찮고 비굴한 일’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 서비스를 하는 사람을 서번트(servant)라고 하는데, ‘하인’이나 ‘종’라고 행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봉사하는 사람’, ‘섬기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더 많이 사용된다.최근 경영학에서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라는 용어가 인기를 얻고 있는데 여기서도 후자의 의미가 더 강하다. 리더(leader)가 조직원 위에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하고 섬겨야 권위(authority)를 인정받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에만 서비스의 질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사례라고 판단해 자세히 설명을 한 것이다. 국내 서비스기업의 공통된 문제점이 본원적 경쟁력이 무엇인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고민하기 보다는 외형적인 요소의 개선에만 관심을 가지는 실태를 꼬집은 것이다.외형적인 요소는 시간이나 돈만 조금 들이면 쉽게 갖출 수 있지만 본원적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힘든 고통이 따른다. 그렇지만 기업이 글로벌 무한경쟁에서 살아 남고 내실 있는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외면할 수 없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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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corporation)은 공동의 목표(goal)를 가진 다수의 사람(people)이 모여서 시너지(synergy)를 내는 조직(organization)이다. 즉 조직은 개인들의 단순조합이 아니라 합심(collaboration)해서 전체보다 더 큰 총합을 만들어 낸다. 이런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시스템(system)이다. 시스템은 조직의 정책(policy)이나 철학(philosophy)과 관련된 경영도구(methodology), 이의 효율성을 높여 주는 운영(operation)으로 구성돼 있다. 롯데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 경영도구와 운영을 평가해 보자.◇ 현장경영을 중시하지만 시스템이 보이지 않는다롯데의 경영방침 중 하나가 ‘현장경영’을 하겠다는 구호이다. 현장의 중요성을 모르는 경영자는 없다. 특히 제조기업이 아니라 서비스업이라면 현장이 기업활동의 중심이다. 롯데의 업종이 다양한 종합백화점이긴 하지만 서비스업이 주력이라 현장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장경영을 이해하려면 용어의 정의가 우선돼야 한다. 경영진이 현장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을 중시하겠다는 것인지, 현장에 권한을 대폭적으로 위임해 현장위주의 경영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인지부터 정해야 한다.롯데는 현장직원의 대부분이 계약직이라 권한위임은 쉽지 않다. 따라서 롯데가 말하는 현장경영은 탁상공론(卓上空論)식의 경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을 파악하고 대처하는데 힘을 쏟겠다는 의미이다.롯데는 해외를 포함한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춘 기업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거나 모니터링(monitoring)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현재 롯데의 시스템 중 이 역할을 하는 시스템은 보이지 않는다. CJ의 ‘사이버토론방’이나 구글(Google)의 올 핸즈 미팅(all-hands meeting)은 대표적인 현장경영 성공사례이다. 유통기업인 CJ도 현장의 목소리를 경영에 반영하기 위해 24시간 365일 무기명으로 어떠한 의견도 올릴 수 있는 ‘사이버토론방’을 운영한다. 다른 기업도 유사한 시스템을 운영하지만 기명식으로 하거나 기업의 방침과 배치되는 내용을 삭제해 직원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CJ는 사이버토론방을 통해 폐쇄적이고 경직적인 의사소통문제를 해결한 셈이다.구글은 매주 금요일 CEO 등 전 직원이 모여 회사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문제를 제기하는 개방적인 회의를 진행한다. 직원의 숫자가 적거나 기업의 업무가 단순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구글 직원을 통합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최근 구글에 근무하다 37세의 나이로 야후(Yahoo)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메이어(Marissa Mayer)가 야후에도 올핸즈 미팅을 도입해 활력을 불어 넣겠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다. 롯데가 현장경영을 말하면서 어떻게(how)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다만 현장을 중시하게 되면 ‘제도(system)’가 아니라 ‘사람(people)’이 경영도구가 되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회장의 리더십만으로 이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단순한 사업구조 때문이다.특별한 시스템이 없었지만 단기간에 높은 성과를 이룩했기 때문에 경영도구를 체계화할 필요성도 낮았다고 보기도 한다. ◇ 글로벌 기업에 적합한 선진화된 경영도구 도입이 시급제조업체를 제외한 롯데의 영업점은 판매대에 설치한 POS(Point of Sales)로 매출현황을 관리하고 있다. 매출과 재고만 관리해도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영업관리시스템과 같은 최소한의 투자만 하고 있다.최근에 유통이 현장 판매뿐만 아니라 물류가 중요해지면서 이에 대한 투자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대규모 제조기업과는 달리 경영도구의 도입측면에서 보면 초보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롯데가 국내기업에 한정되거나 식∙음료 제조/유통업에만 머물러 있다면 현재의 시스템으로 충분하겠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목표를 정했다면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자사의 업무에 맞춰 시스템을 개발하던 과거와 달리 이미 유통업에 최적화된 솔루션(solution)이 패키지(package) 형태로 판매가 되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 다만 다양한 패키지 중에서 자사의 업무에 맞는 것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 업무의 단순성으로 인해 인재에 대한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삼성은 국내 대기업 중 인재를 가장 중시하지만 시스템에 대한 투자도 가장 많이 하는 기업이다. 롯데의 직원이 삼성의 직원보다 평균 업무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할 수 없다.조직 내부에서 암묵지 형태로 존재하는 업무 매뉴얼이나 지식을 형식지로 전환해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글로벌 물류를 지원하기 위한 자동화된 물류를 위한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관리)의 구축이 절실하다. 매장마다 설치된 POS와 창고, 공급업체를 연결하는 판매관리시스템(sales management system)도 낙후된 물류를 개선하기 위해 구축해야 한다.시스템의 핵심은 한정된 자원(resource)의 운영최적화를 가능케 하고 위험을 사전에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롯데가 재무적, 비재무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은 앞에서 밝혔다.재무적 위험은 무리한 차입으로 인한 부채증가이고, 비재무적 위험은 정치적 밀월, 무리한 해외부동산 투자, 인력관리의 미숙, 선진화된 물류/판매관리 시스템의 부재 등이다. 위험을 사전에 인지(recognition)해 위기(crisis)로 전이(transference)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경영진의 가장 큰 임무(mission)이고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시스템이다. 계열사별로 정보의 사일로(silo)현상(정보가 교류되지 않고 차단되는 현상을 말한다)이 일어나 협력이 원활하지 않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것도 시스템이다.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면 시너지(synergy)가 생긴다. 검증된 선진화된 시스템도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인력운영이 효율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정적 영향국내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롯데 시스템의 핵심은 운영(operation)에 있다. 동일한 능력을 가진 직원이라도 어떻게 교육시키고 업무를 배분하는 가에 따라 효율성이 달라진다.롯데가 기본적인 매뉴얼과 체계화된 암기식 교육으로 업무지시와 전수가 가능하다는 점을 밝혔다. 즉 경영도구가 체계적으로 프로그램(program)화 되어 있지는 않지만, 조직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체화(體化)되어 있다. 지식관리측면에서 보면 형식지가 아니라 암묵지 형태로 존재하지만 인수∙인계 과정에서 전수된다. 직원의 능력이나 자세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최소한의 운영효율성은 항상 보장되기 때문에 성장가도를 달려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임시직이든 계약직이든 채용 후 직무 특성별 요건에 따라 배치하고 양성하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대체적으로 능력과 자질을 반영한 보직관리제도가 잘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일부 전문가는 롯데의 운용효율성이 지나친 단기실적위주의 평가를 하는 성과주의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정규직이 실적압박 때문에 계약직을 혹사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계약직은 고용불안에 시달리기 때문에 열악하고 고강도의 근무환경에 대해 불평을 하지 못한다.정규직원뿐만 아니라 임원이라도 실적 평가에서 자유로운 것이 아니다. 임원이라도 실적이 없으면 자리를 보전하기 어렵다. 전설적인 경영자 중 한 사람인 GE의 잭 웰치(Jack Welch)는 ‘직원 다루는 일을 소홀히 하게 되면 기업이 망한다’고 했다. 제조업체의 생산직이나 유통업체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기업의 성장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성장의 과실이 고학력 사무직이나 정규직원에게만 돌아가기 때문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무직과 생산직의 임금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제조/유통 전문기업인 롯데의 상황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사람은 기계가 아니고 감정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인은 합리적인 서양인과 달리 감정적이다. 조직의 운영효율성도 떨어지고 있다. 동일한 업무를 하는데 급여나 근무조건이 다르면 받아들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조직에 대해 반감을 가지게 된다.다양한 연구조사 결과 금전적 보상은 단기적 성과창출에는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돈은 마약처럼 사람의 열정을 끌어내기도 하지만 심신을 피폐하게 만들기도 한다. 금전적 보상위주의 성과관리가 실패한 사례는 너무 많다. 세계 최고 자동차 제조기업인 도요타도 서양식 성과주의를 도입했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내부협력(internal co-operation)과 선후배간 코칭(coaching)이 사라졌다. 이제는 도요타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성과주의를 수정했다.롯데도 현재의 성과주의시스템으로는 이해관계자와 충돌이 발생하고 내부효율도 저하되기 때문에 수정할 필요성이 높다. 신격호 회장 체제에서 안정적 고속성장을 한 가치(value)의 발굴과 선택은 신동빈 회장의 몫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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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의 성과(performance)는 기존의 사업보다는 새롭게 시작한 유통, 엔터테인먼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홈쇼핑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으며, 유선방송채널, 게임, 영화, 극장사업 등도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대부분의 내수업종이 경기불황으로 인한 소비감소, 소득 양극화, 원자재 가격의 상승 등 대내∙외적 악재 때문에 침체된 것과 대조적이다. 기업이 이익을 내지 않고 생존할 수 없고 위험을 관리하지 않고 안전(security)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에 성과는 매운 중요한 요소에 해당된다. CJ가 성과를 지속하기 위해 건전한 이익(profit)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현재 대두되고 있는 다양한 위험(risk)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 수익성 있는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가치경영, 성과주의 도입과거 고도 성장기에는 매출 위주의 양적 성장을 중시했지만 현재 저성장기에는 이익 위주의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CJ는 저부가가치 식료품의 가공, 소비재 유통 위주 사업에 집중했던 것에서 고수익 위주의 엔터테인먼트, 복합유통, 산업물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구조의 변화관리를 위해 가치경영(value management)과 선진 성과관리(performance management)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가치경영이란 용어는 명확한 개념정의가 어렵고, 가치를 측정∙평가하는 기준이 무엇인지에 따라 경영전략이 달라진다. 가치의 종류는 장∙단기 가치, 유∙무형의 가치, 경제∙비경제적 가치 등이 있다. 가치경영에서 기업이 제시하는 가치가 단순해야 이해관계자를 쉽게 설득할 수 있으며,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CJ의 가치경영은 ‘수익성(profitability)’을 내세우며 일반적인 의미의 이익(profit)개념을 가치로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관점도 아니고 단기적 관점을 중시하고, 무형보다는 유형의 가치를, 비경제보다는 경제적으로 측정 가능한 가치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단순하다. 이해는 쉽지만 지속가능성장(sustainable growth) 측면에서 본다면 부정적이다.국내 기업이 선택하는 ‘성과주의’도 단순하다. ‘신상필벌(信賞必罰)’을 외치지만 잘한 것에 대한 상은 없고 실수에 대한 벌칙은 있는 성과주의라는 비난을 받는다.성과주의가 부정적인 인식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상후하박(上厚下薄)’때문이다. 오너나 최고경영자의 경영실패에 대해서는 너그럽고, 임직원의 성과부진은 가혹한 문책인사로 귀결된다. 성과주의라는 좋은 단어가 한국 기업에서 진정한 의미로 정착되지 못하고 구성원으로부터 불신을 받는 이유다.CJ도 이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게임, 영화, 스포츠 등의 엔터테인먼트분야에서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지만 영화와 극장사업이 포화상태로 정체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시장환경의 제약성으로 인해 성과주의라는 카드로 임직원을 독려하지만 의도한 실적을 내기 어렵다. 성과주의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균형성과지표를 개발해야 한다. 최근 많은 논의가 되고 있는 BSC(Balanced Scorecard)도 한국실정에 적합한 지표만 개발한다면 기업 내부 성과주의 정착에 큰 도움이 된다. 현재 CJ 내부에서 이해하고 추진하는 성과주의 시스템으로는 구성원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구호로만 성과주의를 외치지 말고 내부 구성원의 합의(consensus)를 반영한 제도여야 한다. ◇ 단순 가공, 유통만으로 고수익을 내는데 한계현재의 단순한 가공/유통으로 이익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 CJ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보면 2010년 11조 매출에 영업이익 8천억, 2011년은 13조 매출에 영업이익 9천억을 시현했다.매출액의 증가에 비해 이익률은 낮아지고 있으며, 당기 순이익도 7,900억에서 7,300억으로 매출증가와는 반대로 감소했다. M&A를 위한 차입금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점증하고 있어 재무구조에 대해 우려를 낳고 있다.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사업의 핵심 기업인 CJ E&M의 경우만 봐도 실속은 빈약하다. CJ E&M은 ‘방송, 음악, 영화, 공연, 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와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문화 트렌드를 리드하는 아시아 No.1 콘텐츠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매출의 50%는 수익성은 낮은 유선사업자에서 나온다. 매출비중이 낮은 유선방송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독과점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10년 오리온그룹의 온미디어를 인수하면서 매출액이 전체시장의 33%의 수준에 근접하자 한도를 36%로 높이고, 단계적으로 49%까지 허용하도록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시행령을 개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케이블 TV가입자 한도도 전체의 1/3수준인 340만에서 700만 명까지 늘리라고 한다. 중소 채널사업자 대부분은 이 요구를 반대하고 정부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또한 2012년 7월 현재 오뚜기, 풀무원 등 대기업을 포함해 CJ도 서민 식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계란 가격 폭리로 비난을 받고 있다. 2010년 말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닭 살처분이 많아졌다는 이유로 2011년 4월경 가격을 인상했다.그러나 2012년 들어 닭 사육 두수가 늘어나면서 초과 공급이 되었고 계란의 도매가격이 폭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CJ 등 대기업들은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가격을 올릴 때는 시장에 변화에 재빠르게 대응하고, 내릴 때는 다른 비용요인이 있다고 핑계를 댄다. 현재 CJ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식자재 가공 & 유통 등의 영역에서 독과점강화, 원자재 수입가격 담합 등 시장을 왜곡하지 않고 높은 이익을 보장받기 어렵다. 유통을 신유통이라고 하고, 단순 발효사업을 바이오산업이라고 지칭한다고 자연스럽게 높은 마진이 나는 것은 아니다. 본질적인 처방을 해야 한다.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해 소규모 유통기업, 유선방송사업자, 대규모 물류기업을 M&A를 하는 것도 오히려 수익성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 ◇ 일관된 기업문화 확립실패가 가장 위험하다CJ의 위험은 전방위적 무차별 영역확장과 이로 인한 일관된 기업문화 확립의 실패에 있다. 삼성의 관리문화에서 도전과 창의의 기업문화로 전이되고 있지만 완성 단계는 아니다.외형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영역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캐더링과 식당체인을 운영하는 푸드빌, 푸드시템즈, 물류를 하는 GLS, IT를 하는 시스템즈 등은 현재 CJ의 기업문화의 장점인 도전과 창의가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CJ가 모그룹이자 물류의 주요 고객인 삼성과 직접대결을 하는 모험을 하면서 대한통운을 인수하였지만 기업문화를 통합해 시너지(synergy)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한통운이라는 기업이 보수적인 사업성향과 강한 노조를 갖고 있어 도전과 창의의 CJ기업문화와 상충된다.대한통운이 갖고 있는 대규모 자산은 매력적이지만 기업문화 통합에 실패한다면 대한통운을 삼켰다가 혼이 난 금호그룹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기업문화 전문가들은 금호의 M&A전략도 미숙했지만, 8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대한통운의 강한 기업문화를 포용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본다. CJ라고 이런 문제점을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대한통운 외에도 오쇼핑 등 새로 인수한 기업들도 CJ의 기업문화가 성공적으로 이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CJ와 같은 신생기업들이 일관성이 없는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면서 무리하게 M&A를 하기 전에 기업문화 통합가능성을 먼저 측정해야 한다. 기업문화 통합의 어려움은 일관성이 없는 문어발 사업확장을 하는 국내 대기업에서 모두 나타나는 현상으로 CJ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과거의 문화를 버리고 새로운 문화를 도입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든다. 새로운 문화 컨셉에 맞는 사업을 추진한다면 훌륭한 실적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기업문화 창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CJ가 최근 새로운 기업문화로 내실성장을 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현재처럼 새로운 기업문화와 조화되지 않는 기업을 M&A하고, 말로는 도전과 창조를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관행의 답습과 담합을 한다면 ‘속 빈 강정’이 될 것이다.CJ의 계열사별로 이런 현상이 너무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목격하면서 안타까움이 절로 든다. 광고나 구호와 현장은 천양지차(天壤之差)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면서 최고 경영진의 기업문화 창달과 실천의지가 중요함을 다시 한번 더 실감하게 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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