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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미국 펜실베니아대에서 개발한 에니악(ENIAC:Electronic Numerical Integrator And Computer)은 세계 최초의 컴퓨터로 불린다. 이후 1980년대 미국 IBM 개인용 컴퓨터(PC)를 내놓으며 컴퓨터는 대중화의 길을 걷게 된다.진공관으로 시작한 1세대 컴퓨터는 고밀도 집적회로(LSI)를 장착한 4세대를 넘어 지적 대화 기능가 추론이 가능한 5세대로 나아가고 있다.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는 양자역할을 할용해 자료를 처리하며 처리 속도가 이전의 컴퓨터와는 크게 차이가 난다.2021년 10월 뉴욕 증시에 상장한 아이온큐는 양자컴퓨터 업계의 선두주자다.2023년 9월 QWC(Quantum World Congress)에서 35AQ와 64AQ을 발표하며 주문을 받고 있다.◇ 한국인이 공동창업자 및 CTO로 참여하며 서학개미가 집중적으로 주식 매입 중2024년 2월15일 워싱턴주 시애틀 근처 보델 지역에 첫 생산시설을 세웠다. 아이온큐와 파트너십을 맺은 태평양북서국립연구소가 워싱턴주에 있는 데다가 주요 고객인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이 시애틀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서학개미 투자가이드 아이온큐 기업분석 [출처=iNIS]아이온큐의 공장은 미국 내 최초의 양자컴퓨터 생산시설로 불린다. 워워싱턴주는 주 정부 차원에서 양자컴퓨터를 육성하고 있으며 ‘퀀텀 밸리’를 조성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2024년 8월13일 아이온큐는 스위스 퀀텀바젤(QuantumBasel)에 위치한 유럽 양자 데이터센터에 이온 트랩을 공급했다. 해외로 이온 트랩을 공급한 것은 처음이다.이온 트랩은 아이온큐 포르테 엔더프라이즈(IonQ Forte Enterprise)를 제조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이 시스템은 35개의 아로리즘 큐비트로 확장이 가능하며 340억 개 이상의 가능성을 고려할 연산 능력을 갖고 있다.합성 큐비트를 사용하는 타 양자 하드웨어 개발업체들과 다르게 아이온큐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개별 원자를 기반으로 한다.원자들은 이온 형태로 변환되면 3차원(3D) 공간에 갇혀 레이저를 통해 초기 준비부터 최종 판독까지 모든 과정을 정밀하게 제어한다. 이를 ‘갇힌 이온 시스템’이라고 부르며 속도, 정확성, 확장성이 매우 뛰어나다.아이온큐는 스위스 바젤 현지에서 트랩을 수령한 후 시스템 구축 및 시운전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진출은 유럽에서 양자 컴퓨팅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2024년 2분기 아이온큐의 실적은 매출 US$ 1140만 달러로 전년 동기 550만 달러와 비교해 106% 증가했다. 2분기 동안 아마존웹서비스와 시스템 접근 계약을 연장하고 지능 및 보안응용연구소 ARLIS로부터 시스템 설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아이온큐는 한국인 김정상이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기술이사(CTO)로 참여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 2021년 11월4일부터 12월3일까지 1개월 동안 테슬라, 엔비디아, 리비안을 이어 '한국인이 많이 투자한 미국 주식' 4위를 기록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장일 2021년 10월1일 이후 2022년 4월20일까지 한국인 이른바 서학개미가 주식 4억1748만 달러를 사들이며 순매수 10위를 기록했다.순매수 11위를 기록한 미국 전기차회사 리비안(RIVN)의 시가총액은 2022년 4월21일 기준 326억 달러(약 40조3596억 원)지만 아이온큐는 약 1억9370만 달러로 2조3963억 원에 달한다. 시가총액의 차이는 20배이지만 순매수는 한 단계 낮은 순위를 기록한 것이다.2023년 9월11일부터 2023년 10월10일까지 한달간 국내 투자자들은 아이온큐 주식 1억2681만5735달러 상당을 순매수했다.이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개별 종목 중 △2위 엔비디아 1억37만9885달러 △3위 애플 6585만6709달러를 제쳤다.하지만 꾸준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상용화에 따른 수익 창출에 대한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 서학개미는 꿈의 컴퓨터라고 불리는 양자컴퓨터에 대한 기대를 갖고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다.아이온큐의 주가는 2024년 9월2일 기준으로 7.42달러로 1년내 최고치인 21.60달러에 한참 못미친다. 시가총액이 15억9000만 달러에 달하지만 2023년 매출액은 2200만 달러로 매우 적다. ◇ 공동창업자인 크리스·김정상 떠난 후 피터 채프만이 CEO로 재직 중아이온큐 전 최고기술책임자(CTO) 김정상은 서울대 물리학부 졸업 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2000년 초 민간연구기관 벨연구소에 근무했을 때 세계 최초로 단일광자소스를 기반으로 한 반도체를 개발한 바 있다. 2004년부터 듀크대 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했다.2014년 2월 미국 메릴랜드대 크리스 먼로 교수에게 글로벌 벤처캐피털 NEA 파트너 해리 웰러가 찾아왔다. 그는 크리스 교수의 양자컴퓨터 논문이 사업 계획서와 맞먹는다며 투자 의사를 적극적으로 펼쳤다.당시 2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아 김정상 교수와 함께 2015년 9월 아이온큐를 설립했다. 크리스 교수는 포획한 이온을 사용해 확장 가능성을 지닌 양자 컴퓨터 아키텍터를 설계했다.2019년 삼성전자의 벤처캐피탈 삼성캐털리스트펀드 주도 하에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 무바달라캐피탈로부터 55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아이온큐를 “양자컴퓨팅의 리더”라고 지칭했다.2021년 10월 스팩(SPAC)과 합병을 통해 아이온큐는 순수 양자컴퓨터업체 최초로 뉴욕증시에 상장할 수 있었다. 크리스 교수는 2023년 10월, 김정상은 2024년 2월 각각 아이온큐를 떠났다.현재 최고경영자(CEO) 피터 채프먼(Peter Chapman)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 대한 40년 경력자이고 전문가다. 오리지널 사운드 카드를 개발했으며 미국연방항공청(FFA)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설계했다.우주비행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지역 우주센터 근처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고등학생 때는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인공지능(AI) 연구소에서 AI의 창시자 격인 마빈 민스키(Marvin Minsky)와 함께 공부했다.2013년부터 2014년 9월까지 디지털 음원 서비스를 지원하는 e뮤직(eMusic)의 회장 및 CEO였다. 2014년 9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아마존 프라임 엔지니어링 임원 생활을 마친 후 아이온큐의 사장 및 이사회 회장, CEO를 맡고 있다.◇ 획기적인 기술개발을 시도하지만 시장 규모에 비해 매출액은 미미해 양자컴퓨터는 0과 1로 이루어진 이진수를 사용하는 일반 컴퓨터와 다르게 얽힘(entanglement)이나 중첩(superposition) 따위의 양자역학적 현상을 활용해 0과 1이 공존하는 큐비트를 만든다.이론상으로 300큐비트는 우주에 있는 원자보다 더 많은 계산을 일순간에 해낸다. 양자컴퓨터의 연산속도는 현재의 첨단 슈퍼컴퓨터보다 수백만 배 빠르므로 분자 구조와 화학 반응의 분석 작업을 하는 데 있어 유리하다.아이온큐는 전하를 띤 원자인 이온을 전자기장으로 잡아두는 ‘이온 트랩’ 방식을 활용해 거대한 양자컴퓨터를 비디오 게임기 크기로 축소하고자 한다. 구하기 어려운 이테르븀 대신 비교적으로 흔한 바륨 이온을 활용했다.2022년 1월 아이온큐는 한국 현대자동차와 미래 자동차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현대차와 전기차 배터리, 리튬 복합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특히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있어 양자 컴퓨팅 기술을 활용한다면 변수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일 거라고 분석했다.이후 자율주행차의 3차원 데이터에서 물체를 감지할 수 있는 아이온큐의 양자 컴퓨터 머신비전 알고리즘을 공동 개발한다. 금속 촉매의 전기화학 반응을 시뮬레이션하고 있다.2022년 3월 클라우드 컴퓨팅 애저에 양자컴퓨터를 연동하고자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2022년 20개의 알고리즘 큐비트(Q-bit)를 달성한 양자컴퓨터 아이온큐 아리아(Aria)를 공개했다. 아이온큐의 매출액은 △2021년 209만 달러 △2022년 1113만 달러로 전년 대비 430% 증가 △2023년 2204만 달러로 전년 대비 98.2% 증가 등으로 조사됐다.영업손실은 △2021년 3868만 달러로 41.38% 감소 △2022년 8574만 달러로 121.65% 증가 △2023년 1억5775만 달러로 83.97% 증가했다.순손실은 △2021년 1억619만 달러로 555.09% 증가 △2022년 4851만1000달러로 54.32% 감소 △2023년 1억5777만 달러로 225.23% 증가했다.◇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풍부하지만 실적을 보며 매도 타이밍 결정이 바람직아이온큐가 이온을 큐비트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피터 채프먼 CEO는 '이온이 모두 완벽하게 동일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50년 후에는 다른 대상이 선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동일한 원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오류나 결함이 작다는 특징이 있다. 컴퓨터의 부피 또한 줄일 수 있기에 아이온큐는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양자컴퓨터의 발명을 목표하고 있다.기존 양자컴퓨터는 영하 273도 이하의 극저온에서만 가동할 수 있어 냉각 장비가 필수적이다. 경쟁사 IBM과 구글에 맞서 아이온큐는 상온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2021년 9월 글로벌 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는 아이온큐와 협력해 다양한 금융 상품에 대한 위험도를 평가하고 가격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양자 알고리즘을 설계한다고 밝혔다.2022년 6월 제너럴일렉트릭(GE) 리서치와 함께 양자컴퓨터가 다변수 분포를 모델링하는 데 있어 어떤 이점을 가지는지 연구하기 시작했다.2022년 8월 프랑스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와 프로젝트를 통해 1년 동안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 항공기 적재의 최적화 방안을 찾기로 합의했다. 2024년 4월 세계 1위 슈퍼컴퓨터를 보유한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ORNL)와 계약을 통해 미국 전력망을 개선한다고 밝혔다.아이온큐의 양자 컴퓨터 기술에 대한 많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 기술 자체가 검증이 되지 않았다거나 발표 내용과 다르다는 지적이 많다.2022년 5월 미국 공매도 투자사 스콜피온캐피탈은 아이온큐가 2020년 10월 발표한 32큐비트 시스템은 실체가 없고 실제 기술력은 11큐비트 시스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2020년 전기트럭 스타트업 니콜라의 사기극 사례와 유사하다고 표명했다. 당시 미국 공매도 투자사 힌덴버그리서치가 니콜라의 기술이 거짓이라는 보고서를 제출해 창업자 트래버 밀턴이 사임한 바 있다.아이온큐는 스콜피온의 보고서에 대해 양자 컴퓨팅 산업 전반과 자사의 기술에 대해 무지하며 허위 정보가 가득하다고 반박했다.그럼에도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BCG)는 2050년 글로벌 양자 컴퓨터 시장이 26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슈퍼 컴퓨터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에 한계가 있으며 슈퍼 컴퓨터로 해독하지 못하는 암호 등에 대처하기 위한 수요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서학개미는 아이온큐의 미래 성장잠재력만 믿고 투자하기 보다 현재 사업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매도 시점을 판단하는 것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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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민간항공청에 따르면 국영항공사 에어인디아(Air India)의 2016/17년 1분기(4~6월) 영업손실은 26억4140만루피를 기록했다. 동기간 8억7280만루피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했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이러한 결과로 인해 에어인디아가 이번 회계연도 동안 영업이익을 10배 늘리겠다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정부는 에어인디아의 재정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2400억루피 상당의 주식을 인수해 부채부담을 줄여줄 예정이다. 매년 이자로만 400억루피를 지출하고 있기 때문이다.▲에어인디아(Air Indi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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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정주영 회장이 정계에 투신하기 전까지는 사업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현대가 국내 최고의 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안정적인 인프라관련 사업을 주도했다.대기업들이 창업자가 사업보국의 일념으로 기업은 경영했다고 주장하지만, 현대를 제외하고는 미사여구(美辭麗句)로 포장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3번째 DNA인 성과(Performance)을 이익(profit)과 위험(risk)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대북사업은 사업적으로 실패지만 훌륭한 시도로 평가됨정주영 회장이 경영에 전념할 때 현대의 성과를 설명하는 것은 사족(蛇足)에 불과하다. 현대가 한국경제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국가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것도 사실이다.1970년대 베트남 특수, 1980년대 중동 건설 붐을 통해 한국경제를 반석 위에 올린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소비재사업을 주로 했던 삼성그룹이나 LG그룹과는 달리 고용창출효과가 큰 인프라관련 사업을 주로 했다. 잘나가던 현대는 정주영 회장의 정치참여와 대북사업으로 체면을 구기기 시작했다. 정치참여는 1992년 14대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을 계기로 정치에 대한 꿈을 접었지만 정치적 압박은 피하지 못했다.절치부심하던 정주영 회장이 다시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은 1998년 이른바 소떼 방북사건이다. 자신이 키운 소를 이끌고 판문점을 통해 북한에 들어가 남북경협의 물꼬를 튼 것이다. 이후 남과 북은 급격하게 가까워졌고, 남북 정상회담, 금강산관광, 개성관광, 개성공단 등 일련의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현대가 남북경협을 통해 정체되고 있는 사업구조를 혁신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지만, 사업적으로는 실패한 의사결정이다. 현대아산을 내세워 각종 사업을 추진했지만 좋은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정몽헌 회장도 대북송금문제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주영 회장이 대북사업을 추진하지 않았다면 정몽헌 회장이 자살을 할 이유도 없었고, 정주영 회장 본인도 말년에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현대는 아직도 대북사업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정은 회장이 정몽헌 회장 사망 10주기 추도식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고, 북한의 지도자인 김정은에게 구두 친서를 받았다고 하지만 대북사업은 아직까지 안개 속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는 약속을 지키지도 않은 북한 정부를 향해 끊임없이 읍소를 하고 있지만 좋은 결과는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관계가 호전되면 경협이 활발해지고, 현대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현재 현대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이 정부의 정책자금이 없다면 정상적으로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북한이 현대아산의 대북 사업권을 계속 인정할지도 미지수다.현대는 금강산관광 사업에 대해 50년 동안 독점권을 갖고 있었지만, 북한은 2011년 취소했다. 개성공단의 폐쇄가 지속되면, 북한이 어떤 독자적인 행동을 할지 모른다. 북한의 정책변화에 따라 현대의 사업권 존속여부가 결정되는 취약한 구조다. 현재까지 보면 대북사업은 실패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지만 좋은 시도로 보인다. 정주영 회장처럼 강력한 의지를 가진 경영자가 아니면 시도자체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현대가 사업적으로 큰 이득을 보지 못하더라도, 대북사업은 한반도 평화에 큰 기여를 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한반도의 통일여건을 조성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본다.현대의 대북사업이 역사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다. 어떤 기업과 경영자도 도전하지 못한 일을 현대와 정주영 회장이 한 것이다. 아쉬운 점은 그의 후계자들이 대북사업을 제대로 이끌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몽헌 회장도 대북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현정은 회장도 그동안 보여준 대북사업 추진경과를 보면 대북사업을 정상화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현대가 북한의 고차원적인 권모술수(權謀術數)에 이용당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북한의 말을 곧이 곧 대로 믿는 순진한 자세를 갖고 대북사업을 하기는 어렵다. 대북사업을 주도하는 사람은 부드러운 협상력, 냉정한 판단력, 명확한 직관력을 가져야만 복잡하게 얽힌 대북사업의 실타래를 풀 수 있다. ◇ 주력 계열사 모두 실적부진과 자금난으로 궁지에 몰려2012년 현대의 주력 계열사들은 하나 같이 실적이 부진했다. 그룹 전체 매출도 2011년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은 12조원 규모다.2013년 신년사에서 미래를 선도할 새로운 사업구조와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반년이 지난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실적은 더욱 악화되고, 주력 계열사는 경영권분쟁과 부채문제로 휘청거리고 있다. 경영권분쟁이 치열한 계열사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이다.나름 우량기업인 현대엘리베이터는 부실계열사인 현대상선을 지원하기 위해 약 1,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주주들과 갈등을 일으켰다.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인 독일 쉰들러 홀딩 아게(Schindler Holding AG, 이하 쉰들러)는 6월 유상증자가 현대상선을 지원하고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에서 추진되고 있다면서 반대했다.현대엘리베이터는 5월 현대상선의 실적을 담보로 하는 주식스왑, 주식옵션 등 파생상품에서 1,953억 원 규모의 손실을 냈다고 공시했다. 손실규모는 자기자본의 49.3%에 달한다.현대상선도 2012년 매출 7조 7,138억 원에 영업손실 5,197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을 보면 2011년 5,343억 원, 2012년 9,886억 원으로 적자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2013년 1사분기, 2사 분기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적자규모가 조금씩 줄어들고는 있지만 부채비율이 850%이상으로 높다. 1분기 말 기준으로 현대상선의 총 차입금은 6조 2,700억 원이다. 최근 3년간 부채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사업을 통해 적자를 내고 있지만 올해 안에 갚아야 할 부채규모는 2조 4,000억 원이 넘는다. 현대상선이 이익을 내서 부채를 갚는 것은 불가능한 수준이다. 영업손실을 줄이는 것도 버거운 상황이다. 회사채를 추가로 발행하거나 차입금을 늘려야 하지만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5월에는 현대증권과 대우증권이 주간사로 1억 1,760만 달러 규모의 해외 교환사채(EB)를 발행했지만 실패했다. 또한 최근 나이스신용평가가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떨어뜨렸다.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채권의 발행이 어렵고, 발행하더라도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한다.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일도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셈이다. 현대아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2008년 금강산 관광 자체 추산 약 1조 4,000억 원 정도 손해를 입었다. 북한이 2011년 현대의 금강산독점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사업이 재개된다고 해도 현대가 사업권을 되찾을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게 되었다. 2013년 들어 남북긴장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급기야 개성공단까지 폐쇄되었다. 개성공단은 2000년 정몽헌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 사업권을 획득한 이후 지금까지 318억 원이 투자되었다. 공단폐쇄 100일이 지났지만 남북한 정부 어느 쪽도 양보하지 않아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개성공단이 재가동된다고 해도 남북한의 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불안한 체제가 유지될 수 밖에 없다. 현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폐쇄와 재가동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적으로 매우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증권도 대표이사가 그룹 경영진과 갈등을 빚다가 사임했고, 새로운 대표이사는 노조와 갈등 중이다. 5월 현대상선의 해외 교환사채발행이 실패하면서 300억 원이 넘는 미매각 물량을 떠 안았다. 대우증권이 국내 최초로 해외 교환사채발행을 주도했지만 참패를 했고, 현대증권은 계열사란 이유로 부담을 떠 안았다.현대증권의 실적도 급락하고 있다. 영업이익을 보면 2010년 2조 763억, 2011년 1조 464억 원으로 유지하다가, 2012년 21억 원의 적자를 냈다. 2013년도에는 실적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항공기펀드와 선박펀드에서 대규모 손실이 났다고 하지만, 다른 증권사들과 비교할 때 실적이 너무 나쁘다.문제는 이들 계열사 모두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대엘리베이터도 유상증자로 숨통이 틔었지만 기업의 본원적 경쟁력 확보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 현대엘리베이터도 현대상선을 무리하게 지원하면서 재무구조가 너무 나빠졌다.현대상선은 자체적으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로 곧 유동성위기를 경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에 적대적 M&A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현대아산도 소소한 사업을 통해 목숨을 연명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금강산관광이 재개되기도 어렵고, 재개된다고 해도 현대아산이 주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개성공단문제도 쉽게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 현대아산의 실적이 좋아질 가능성도 낮다. 현대증권도 해외사업을 통해 실적을 개선한다고 하지만 의욕에 불과하다. 현대의 경영진들이 요술방망이로 충분한 자금을 만들어내지 않는 이상 현대가 다양한 위험을 해결하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2010년경부터 위험신호가 끊임없이 감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처 시기를 놓쳤다고 보인다.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경영자만이 위대한 기업을 일굴 수 있다. 현정은의 현대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한 일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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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항공, 해상운송 수요가 크게 줄어 들면서 한진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운송수요는 줄어들었지만 신규 항공기도입 등 대규모 투자는 계획대로 추진하면서 차입이 증가했다.유가가 급등하면서 비용은 급격하게 늘어났지만 운송단가가 현실화되지 못하면서 영업손실도 급증했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한진은 사업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3번째 DNA인 성과(Performance)을 이익(profit)과 위험(risk)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사업이 레드오션에 처해 있어 성과내기 어려워물류사업 자체가 블루 오션(blue ocean)이지만, 한진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국내는 경쟁이 치열하고 이익이 열악한 레드 오션(red ocean)이라고 평가 받는다. 사업성과를 전반적으로 평가하면 매출이나 이익 신장률은 낮아지고 위험지수는 높아지고 있다.물류산업이 서비스사업이기는 하지만 최소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선결요건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인프라투자를 위해서 일정 규모 이상의 이익이 보장돼야 하는데 현재의 이익구조로는 어렵다. 한진이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다.국내 물류업계의 고민은 비싼 유류비, 변동폭이 큰 환율,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초래된 경쟁심화 등이다. 유가가 상승하면서 트럭, 배, 항공기의 유류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항공 여객운송의 경우에 정부의 묵시적 동의 하에 업계가 담합하면서‘유류할증료’라는 기상천외(奇想天外)한 제도로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지만 육상운송, 화물운송, 해상운송 부문에서는 담합이 쉽지 않다.국제운송의 경우 환율로 인한 환차손도 우려된다. 저가항공의 여객운송, 용선을 통한 해상운송업 참여, 지입을 통한 육상운송 및 택배시장 진출 등 규제완화와 제도적 허점을 교묘하게 파고든 상식을 파괴한 업종이나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전반적인 물류산업의 현황을 파악해 보면 한진이 단기간에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 수익구조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인프라투자나 인재유치도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한진의 위험도 마찬가지 요인에 의해서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 치열한 경쟁과 이로 인한 가격인하로 매출감소, 유류비 상승으로 인한 비용증가 등이다.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위험회피 전략은 담합이다. 2012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이 미야트 몽골항공과 몽골 노선을 독점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담합했다고 발표했다. 다른 국제노선에 비해 탑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알짜 노선으로 알려졌는데, 수익을 유지한 비결은 담합이었다. 시장에서 저가항공의 국제선 진출로 담합으로 연대된 대형 항공사의 카르텔(cartel)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대형 항공사는 A380과 같은 대형 항공기를 도입하고 프리미엄 서비스로 고객을 잡겠다는 구상을 하지만 오히려 시장의 니즈(needs)는 이들의 구상과는 정반대다.작은 항공기, 기내식조차 없애는 파격적인 서비스 절감으로 항공료를 반 값으로 낮추어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국제항공사가 늘어나고 있다. 대형항공기의 도입이 경쟁력을 높여 준다는 것도 설득력이 약하다. 한진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현재의 경영전략 전반에 대한 수정/보완이 필요하다.◇ 비상경영을 강조하지만 구체적인 전략은 보이지 않아2013년을 맞이하면서 한진의 조양호 회장은 ‘통렬한 반성을 바탕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라는 말을 하며 비상경영의 의지를 다졌다. 한진은 신기재 활용 및 글로벌 마케팅 역량 발휘, 새로운 시장 및 미래 상품 & 서비스 개발, 기재 및 스케줄 운영 최적화, 저비용 고효율 업무 프로세스 구축, 인력 및 조직 역량 강화, 체질 변화 통한 조직 역동성 강화 등의 목표를 정했다.위기를 돌파하고자 하는 목표는 정했는데 구체적인 실천프로그램은 보이지 않는다. 물류산업의 모든 기업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위험은 글로벌 경제불황의 여파로 여객뿐만 아니라 화물의 물동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원자재 및 상품 운송량이 유럽 재정위기 이후 급감하고 있다. 2012년부터 확산된 유로존 위기도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미국의 경기도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도 부동산 거품이 붕괴될 조짐이 보이면서 성장엔진이 꺼져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경제위기는 향후 5년 이내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에 한진과 같은 물류회사의 실적도 회복하기 어렵다. 한진해운도 적자폭을 줄이고는 있지만 단기간에 흑자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차입금 규모도 너무 크고, 영업실적도 특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주력으로 하고 있는 컨터이네업계가 수급불안으로 단가를 급격하게 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배로 운송하는 화물은 제한되어 있는데 몇 년 전에 발주한 선박들이 2013년에도 시장에 나오면서 공급과잉을 초래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반기부터 주요 국가의 경기가 회복된다는 예상을 하고 있지만 미국, 서유럽 선진국 모두 국가재정문제를 해결하지 쉽지 않아 보인다.기업의 실적이 내부의 역량약화에 의한 것이라면 오너의 강력한 의지가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높지만, 외부환경에 의한 것이라면 백약이 무효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망하기를 기다릴 수 없으므로 내부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때를 기다려야 한다.국내 대기업들이 과거의 경험에 비춰 불황 때 오히려 투자를 늘려 호황기를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이 것도 시대의 패러다임이 변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주장하는 낡은 사고의 전형이다. 한진도 외부환경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계획된 투자를 집행하면서 무리하고 있지 않느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진은 2009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2014년 말까지 부채비율을 600%대로 낮추기로 재무약정을 체결했지만,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08년 400%대였던 부채비율이 2011년 800%대로 급증했다가 2012년 말 700%대로 낮아졌지만 2013년 영업전망이 어둡기 때문에 오히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2013년 하반기 한진의 구상대로 대한항공을 지주회사로 분할할 경우 부채비율이 1,000%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다. 대한항공은 보유 항공기를 매각하고, 다시 리스해 사용할 경우 부채비율을 맞추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자산도 감소하기 때문에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순환출자구조, 내부거래, 지주회사 등 해결해야 할 과제 산적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라는 외치면서 재벌기업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2013년 5월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면서 재벌오너들이 대거 출동해 나름 모양새를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그 중에서도 순환출자구조, 일감몰아주기, 내부거래 등을 타파하는 것은 재벌의 경영권승계, 재산 대물림의 핵심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한진은 ‘정석기업 ㈜한진 대한항공 정석기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를 갖고 있다. 정석기업이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사업자체가 빌딩임대와 같은 부동산 관리사업을 하고 있어 모양새가 좋지 않다.2012년부터 대한항공을 인적분할해 대한항공홀딩스(가칭)와 자회사인 대한항공으로 나누는 방안을 고심 중에 있다. 대한항공 자체가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어,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지주회사를 설립할 경우 부채를 떠 안게 될 대한항공은 더욱 부실해 질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 지주회사를 설립해야 하지만 다른 그룹의 전례를 살펴보면 오너 일가의 지배를 강화하고 부의 편법 대물림을 조장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순환출자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감시감독이 강화돼야 한다.지주회사가 계열사의 경영권 전횡이나 연쇄부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국내에서는 그 효과가 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오히려 지주회사의 부작용만 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진의 내부거래는 주로 정석기업,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 등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정석기업은 부동산 관리업무를 하지만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어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기 어렵다. 온라인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싸이버스카이는 SI기업으로서 조양호 회장의 자녀들이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다.유니컨버스도 오너 일가가 대주주인 UC호스팅 전문업체로서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주주배당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조 회장의 자녀들은 이들 기업의 배당을 기반으로 대한항공, ㈜한진 등 관련기업의 주식을 매입해 지분율을 높이고 있다. 한진이 물류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주회사 체제의 출범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내실을 추구하는 경영전략 수립을 우선해야 한다.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한 내부거래는 기업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핵심계열사마저 부실로 몰아간다.한진의 오너도 자신의 재산을 지키고 경영권을 강화하고자 한다면 정도(正道)경영을 해야 한다. 현재 국내 대기업의 오너들처럼 편법경영을 일삼고, 다른 주주의 이익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우선시 하면 결국 기업뿐만 아니라 자신도 위험에 처해진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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