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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특별시 종로구는 전통적으로 진보 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만 보수 지지층도 적지 않다. 종로에서 당선된 역대 국회의원은 윤보선·김두한·유진오·정대철·이종찬·이명박·정세균·이낙연·최재형 등이며 윤보선(4대)·노무현(16대)·이명박(17대)이 대통령을 지냈다.종로구는 중구와 함께 서울시의 원도심을 형성하고 있으며 공동화로 급격하게 몰락하는 중이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인사동과 함께 평화시장·광장시장이 주요 상권을 이끌고 있다. SK그룹·한화그룹·교보생명 본사와 같은 업무 시설이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다.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하고 재개발마저 지연되면서 종로는 더 이상 정치 중심지라고 보기 어렵다. 6·1 지방선거에서 종로구청장 후보자가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 정치인 출신 구청장을 다수 배출역대 민선 종로구청장은 정흥진·김충용·김영종·정문헌이다. 민선1·2기 정흥진은 신민주연합당 후보로 출마해 3대 서울시의원에 당선됐으며 16·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다. 3·4기 김충용은 4대 종로구의원과 2기 종로구청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떨어졌다.5·6·7기 김영종은 건축사로 활동하다 정치에 입문했다. 3선 구청장을 지낸 후 지난해 3·9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갔지만 당선되지 못했다. 8기 정문헌은 17·19대 국회의원을 거친 정치인이며 한나라당·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국민의힘 등 다수 정당을 섭렵했다.6·1 지방선거에서 종로구청장에 당선된 국민의힘 정문헌은 더불어민주당 유찬종, 무소속 고남철과 경쟁해 승리했다. 후보자들이 제시한 대표 공약을 간략하게 살펴보자.당선된 정문헌은 5대 공약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문화 뉴딜’ 선도 △창신 뉴시티 프로젝트(가칭) △종로 미래교육 플랫폼으로 교육 여건 개선 △청와대 개방, 종로의 새로운 기회 △종로 주민을 섬기는 스마트 행정 등을 제시했다.낙선한 유찬종의 공약은 △교육 투자 100억 원으로 대폭 확대 △주거복지를 위한 환경 개선 사업 추진 △활기찬 종로 경제 △문화예술특구 조성 공약 내용 펼치기 △그린 복지 종로 실현 등이다. 유찬종은 3·4대 종로구의원과 9대 서울시의원을 지내며 정치적 기반을 구축했다.무소속으로 출마해 떨어진 고남철은 △교육 1번지 종로 △주민 1번지 종로 △효(孝)의 1번지 종로 △창업 1번지 종로 △희망 1번지 종로 등의 공약으로 구청장에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서울시 종로구의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의 평가 결과[출처 = iNIS]◇ 사회 공약 60% vs 경제공약 11%8기에 당선된 정 구청장은 후보자 시절 선거 공보물에 5대 전략·25개 공약과 지역별 공약 21개 등 46개 공약을 제시했다. 하지만 당선 후 공약을 △인류문화의 본(10) △세계교육의 본(8) △미래 혁신의 본(14) △화합 포용의 본(13) 등 4대 전략·45개로 조정해 홈페이지에 게시했다.국정연은 정 구청장이 홈페이지에 제시한 공약 45개를 요소별로 다시 분류했다. 세부과제는 정치(4)·경제(5)·사회(27)·문화(9)·과학기술(0)로 구성됐으며 사회 공약이 전체의 60.0%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문화 공약 20.0% △경제 공약 11.1% △정치 공약 8.9% 순이며 미래 먹거리인 과학기술 공약은 0%다 요소별 주요 공약은 다음과 같다.첫째, 정치 공약은 △청와대 관리 및 활용방안 마련 추진 △규제 완화를 통한 주민 재산권 행사 정상화 추진 △주민 의사 반영 민간재개발 정상화 및 선택적 공공 재개발 추진 △행정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효율적인 조직·인력 운영 등이다.둘째, 경제 공약은 △통인시장 및 서촌·북촌 상권 활성화 추진 △도심지역 특화산업 육성 △중소기업 육성 기금 신속 지원 △소상공인 안심 금리 이자 지원 제도 실시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원리금 분할상환 유예 조치 연장 시행 등을 말한다.셋째, 사회 공약은 △창신동 남측 대한민국 랜드마크 조성 추진 △세운지구를 공원녹지가 있는 생태복합도심으로 개발 추진 △카셰어링 활성화 및 공동주택 내 공유차량 도입 추진 △어르신·청년 등 1인 가구 보살핌 및 안전서비스 강화 △시니어 스마트센터 유치 및 어르신·장애인 친디지털 환경 구축 등으로 다양하다.넷째, 문화 공약은 △종로 문화관광벨트 구축 추진 △문화·예술·공연 뉴미디어 플랫폼 구축 추진 △문화예술인 뉴미디어 콘텐츠 개발 지원 △부암·평창·구기·통인·삼청동 일대 ‘그림마을’ 특화 추진 △대학로 공연예술 및 인사동 전통문화 관광자원화 △종로 미래교육 플랫폼 구축 추진 등이다.다섯째, 과학기술 공약은 1개도 없다. 대표 상권 중 하나인 세운상가는 1960년대부터 전자 제품의 메카로 군림했지만 용산 전자상가가 개발되면서 쇠락하기 시작했다. 경제 공약에 포함된 도심지역 특화산업 육성을 위해서도 과학기술 관련 사업을 펼쳐야 한다. ◇ 상권 활성화를 위한 관광객 유인책 필요정 구청장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첫째, 달성 가능성은 50점 만점에 20점으로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통인시장 및 서촌·북촌 상권 활성화 추진은 명확한 관광객 유인책이 보이지 않아 성공 가능성이 낮다. 통인시장과 서촌은 청와대 인근에 있어 발전된 장소로 대통령실이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한 이후 유동 인구를 확보할 방안을 찾지 못했다.둘째, 적절성은 공약이 종로구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지표이며 26점을 획득했다. 카셰어링 활성화 및 공동주택 내 공유차량 도입 추진은 아이디어는 매우 좋으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유경제에 대한 인식이 낮아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공동주택 내 공유차량제도는 사회적 기업이 추진해야 될 사업이지만 성공 사례가 많지 않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13년부터 경기도 내 44개 단지를 포함해 전국 임대아파트 등 50여 개 단지에 거주민 이동 편의 증진을 위해 카셰어링 서비스인 LH행복카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담배 냄새·반려동물 털·비싼 요금 등으로 이용률이 저조한 실정이다.셋째,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며 20점을 받았다. 행정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효율적인 조직·인력 운영은 현재도 행정서비스 대부분이 컴퓨터로 이뤄지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을 하려는 핵심 서비스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정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조직·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은 주민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인데 디지털 전환으로 주민 서비스 질이 얼마나 향상됐는지 측정하기 어렵다. 또한 디지털 전환으로 수작업하던 업무를 줄어들겠지만 디지털 관련 업무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넷째, 운영성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과 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18점을 획득했다. 청와대 관리 및 활용방안 마련 추진은 청와대의 관리 주체가 문화관광체육부이며 문체부도 전체 시설 운영방안을 수립하지 못했다.정부가 청와대를 관광객에게 개방한 후 단기적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국민의 관심이 시들해졌다. 대통령실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외국 사절을 접대하고 부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관광지로 활용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다섯째, 합리성은 공약이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주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며 28점을 받았다. 청소년 진로 설계 및 직업 체험 교육 지원은 구청 단위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사업으로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에서 주관해야 한다.현재 전국에 223개 진로지원체험센터가 있다. 종로구에서 운영하는 진로지원체험센터는 2021년 9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체험할 수 있는 직업수가 몇 개 되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진다. 진로지원체험센터도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이다.종합적으로 정 구청장의 선거공약은 4년 동안 45개를 충실하게 이행해도 250점 만점에 112점으로 달성률은 44.8%에 불과하다. 사회 공약으로 지역경제를 살리기 어렵기 때문에 세운상가 부활과 같은 과학기술 관련 사업을 어떻게 펼칠지 고민해야 한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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