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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deliver happiness’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SK그룹(이하 SK)는 섬유산업에서 출발했지만 과감한 M&A를 바탕으로 석유화학, 이동통신, 에너지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SK의 주력 회사는 대부분 정부사업의 불하나 인수합병(M&A)을 통해 형성됐다. 정유사업은 석유공사, 이동통신사업은 한국이동통신이 모체다.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거나 도전적인 정신을 보여주지는 못했다.인프라 관련 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다른 대기업과 달리 경기 변동에 둔감하다. IMF 외환위기 이후 한때 재계서열 2위로까지 도약했지만 사업의 구조적 변화를 하지 못해 전반적으로 정체돼 있다.2대 회장인 최종현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상대적으로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 그룹을 책임진 최태원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나이가 많은 다른 대기업의 총수와 달리 활발한 현장 경영활동을 펼치지만 여러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면서 혁신의 이미지는 떨어졌다.계열사에 대한 권한 위임을 통해 자율경영을 유도하면서 회장 1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독단경영으로 문제점이 많은 다른 대기업의 모범사례로 정착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너지와 정보통신을 주력으로 재계서열 3위SK는 삼성그룹, 현대차그룹에 이어 재계 서열 3위다. 90여 개의 계열사는 표1과 같이 에너지/화학, 정보통신/반도체, 마케팅/서비스 등 3개 계열로 구분할 수 있다.▲ 표1. SK그룹의 주요 계열사먼저 에너지/화학 계열은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케미칼, SKC, SK E&S, SK가스 등이 있다. 이 중에서 SK에너지, SK케미칼을 평가 대상기업으로 정했다.SK에너지는 유전개발과 정제사업을 하고 SK케미칼과 SKC가 SK에너지가 생산한 부산물로 관련 제품을 제조해 사업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SK E&S는 도시가스사업 1위 사업자다. 지주회사의 인력이 소수이고 비상장기업이기 때문에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SK의 사업 강점인 인프라사업과 에너지사업을 복합적으로 추진하는 기업이다.다음 정보통신/반도체 계열은 SK텔레콤, SK C&C, SK플래닛,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SK텔레시스, SK텔링크,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이 해당된다.SK텔레콤은 공기업인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한 기업이고 최초의 이동통신사업자로 국내 1위 기업이다. 신세기통신을 인수하면서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어 규제를 받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 소비자가 선호하는 통신사업자다.SK플래닛, SK브로드밴드, SK텔레시스, SK텔링크,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은 SK텔레콤과 사업적으로 연계된 회사로 별도로 분석할 필요성은 낮다.SK C&C는 삼성 SDS, LG CNS와 마찬가지로 SK그룹 시스템통합(SI) 기업으로 이들과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룹 내부 IT서비스를 독점하고 있다.SK하이닉스는 사연이 많은 반도체 제조회사다. 현대그룹에서 출발했지만 정부의 정책에 따라 LG그룹의 반도체사업 부문을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반도체 경기 불황과 경영 부실로 법정관리를 받다가 2012년 3월 공식적으로 SK계열사로 편입됐다.유통/서비스 계열은 SK네트웍스, SK건설, SK해운, SK증권, SK마케팅앤컴퍼니 등으로 SK네트웍스, SK건설을 평가했다.SK네트웍스는 대부분의 SK그룹 계열사 사업 부문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SK건설은 건설회사로 그룹 규모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는 기업에 해당된다.SK해운도 물류전문기업과 경쟁이 되지 않고 사업실적도 저조해 평가하지 않았다. SK증권도 전문성이나 규모 면에서 주요 계열사이지만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SKMS라는 그룹 차원의 통합된 경영철학과 인재상 제시는 모범적SK의 인력관리 철학은 ‘기업경영의 주체는 사람이며 사람의 능력을 어떻게 개발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좌우된다’다.직원들이 자발적, 의욕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력관리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SK의 인재상을 모든 구성원이 갖춰야 할 자격 요건으로 보고 ‘SK Manship’으로 정의한다. 삼성의 임직원을 ‘삼성맨(Samsung Man)’으로 지칭하는 것과 유사하다.인재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SK Values, 패기, SKMS 실천역량, Self Leadership 등을 제시한다. SK Values는 경영철학에 대한 확신과 열정, 자발적∙의욕적 SUPEX추구다.SUPEX는 ‘Super Excellence’의 약자로 최고를 지향한다는 의미다. 패기는 적극적 사고, 진취적 행동, 빈틈없고 야무진 일 처리를 가능케 한다.SKMS 실천역량으로 경영 관련 지식, Globality, Business Manner를 요구한다. SKMS는 ‘SK Management System’의 두문자어로 SK의 경영철학이자 수행방법이다.SKMS는 SK인 모두가 합의하고 이해하는 경영에 대한 통일된 정의를 내려 체계적인 경영관리체계를 이루기 위한 목적에서 정립된 것이다.SKMS는 기업관, 추구 가치, 경영원칙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업관은 기업의 안정과 성장, 영구존속과 발전이라는 기업의 존재의미와 지향점을 제시한다.추구 가치는 기업경영의 목적으로 이해관계자의 가치 창출, 사회∙경제발전, 인류행복에 공헌하는 것이다. 경영원칙은 SK가 기업경영을 위해 선택한 경영방식이다. Self Leadership은 자기관리와 행복추구 자세로 동료와 상생정신의 기반이 된다.인사평가는 기본적으로 직원이 갖춰야 할 요소 중 보완이 필요한 점을 찾아 육성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직원평가는 자기평가, 직속상관, 부하직원, 인력관리부서 등의 의견을 종합하는 360도 다면평가에 의한다.다면평가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만 현재로서 최선의 방법으로 인정받는다. 직원도 자신의 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다.◇ 마케팅은 SK텔레콤, 연구개발 직무는 SK화학, SK케미컬이 구직자에게 유리▲ 표 2. 평가대상 기업의 성취도 비교SK는 한때 삼성에 이어 2위 그룹으로 부상한 적도 있지만 현대차그룹이 약진하면서 현재 3위로 밀려났다. SK의 가장 취약점은 리더십의 부재다.국내 재벌기업의 장점인 오너경영의 힘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다. 구직자의 입장에서 단연 관심을 가져야 할 기업이 SK텔레콤이다. 현재는 정유나 보험 관련 기업들의 연봉이 가장 높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통신이 최고 수준이었다.반면에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SK건설 등은 성장성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봐도 우량기업으로 보기 어렵다. SK하이닉스는 주인이 자주 바꿨고, 기술력 측면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부문을 추격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SK네트웍스도 매출 규모는 크지만 계열사의 일부 사업 부문을 맡아 하는 기업에 불과해 전문성이나 기술력 등은 확보하지 못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대기업의 일반 관리직무 자체가 특징이 없고 전문성이 낮다는 것은 취직하고 나면 알게 된다. SK도 예외는 아니다.SK텔레콤은 기술이 아니라 통신 서비스기업이기 때문에 마케팅이나 영업기획 직무에 유리하고 SK화학, SK케미컬 등은 기술력 확보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 연구개발에 관심을 가진 구직자가 입사를 하면 좋다.SK에너지도 국내 1위 사업자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제조기업이라기보다 유통기업에 가까워 관리나 영업직무가 유리하다.SK는 LG와 마찬가지로 그룹 위상에 비해 우량기업이 많지 않은 편이다.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받는 인프라 관련 사업의 특성상 수익성이나 성장성을 추구하기 어려운 점도 있어 그룹 성장의 한계가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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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31‘We deliver happiness’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SK그룹(이하 SK)는 섬유산업에서 출발했지만 과감한 M&A를 바탕으로 석유화학, 이동통신, 에너지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SK의 주력회사는 대부분 정부사업의 불하나 M&A를 통해서 형성됐다. 정유사업은 석유공사, 이동통신사업은 한국이동통신이 모체다.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거나 도전적인 정신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인프라관련 사업을 하기 때문에 다른 대기업과 달리 경기변동에 둔감하다. IMF외환위기 이후 한때 재계서열 2위로까지 진입했지만 사업의 구조적 변화를 하지 못해 전반적으로 정체되어 있다.2대 회장인 최종현 회장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상대적으로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 회장으로 취임한 최태원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나이가 많은 다른 대기업의 총수와 달리 활발한 현장 경영활동을 펼치지만 여러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면서 혁신의 이미지는 떨어졌다.계열사에 대한 권한위임을 통해 자율경영을 유도하면서 회장 1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독단경영으로 문제점이 많은 다른 대기업의 모범사례로 정착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에너지와 정보통신을 주력으로 재계서열 3위SK는 삼성그룹, 현대차그룹에 이어 재계 서열 3위다. 90여 개의 계열사는 표1과 같이 에너지/화학, 정보통신/반도체, 마케팅/서비스 등 세 계열로 구분할 수 있다.▲ 표1. SK그룹의 주요 계열사 먼저 에너지/화학계열은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케미칼, SKC, SK E&S, SK가스 등이 있다. 이 중에서 SK에너지, SK케미칼을 평가 대상기업으로 정했다. SK에너지는 유전개발과 정제사업을 하고, SK케미칼과 SKC가 SK에너지가 생산한 부산물로 관련 제품을 제조해 사업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SK E&S는 도시가스사업 1위 사업자이다. 지주회사의 인력이 소수이고 비상장기업이기 때문에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SK의 사업강점인 인프라사업과 에너지사업을 복합적으로 하는 기업이다. 다음 정보통신/반도체계열은 SK텔레콤, SK C&C, SK플래닛,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SK텔레시스, SK텔링크,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이 해당된다. SK텔레콤은 공기업인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한 기업이고, 최초의 이동통신사업자로 국내 1위 기업이다. 신세기통신을 인수하면서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어 규제를 받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 소비자가 선호하는 통신사업자다.SK플래닛, SK브로드밴드, SK텔레시스, SK텔링크,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은 SK텔레콤과 사업적으로 연계된 회사로 별도로 분석할 필요성은 낮다. SK C&C는 삼성 SDS, LG CNS와 마찬가지로 SK그룹 SI기업으로 이들과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룹 내부 IT서비스를 독점하고 있다.SK하이닉스는 사연이 많은 반도체 제조회사다. 현대그룹에서 출발했지만 정부의 정책에 따라 LG그룹의 반도체사업부문을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반도체 경기불황과 경영부실로 법정관리를 받다가 2012년 3월 공식적으로 SK계열사로 편입됐다.유통/서비스계열은 SK네트웍스, SK건설, SK해운, SK증권, SK마케팅앤컴퍼니 등으로 SK네트웍스, SK건설을 평가했다. SK네트웍스는 대부분의 SK그룹 계열사 사업부문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SK건설은 건설회사로 그룹 규모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는 기업에 해당된다. SK해운도 물류전문기업과 경쟁이 되지 않고, 사업실적도 저조해 평가하지 않았다. SK증권도 전문성이나 규모 면에서 주요 계열사이기는 하지만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 SKMS라는 그룹차원의 통합된 경영철학과 인재상 제시는 모범적SK의 인력관리 철학은 ‘기업경영의 주체는 사람이며, 사람의 능력을 어떻게 개발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좌우된다’다. 직원들이 자발적, 의욕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력관리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SK의 인재상을 모든 구성원이 갖춰야 할 자격요건으로 보고 ‘SK Manship’으로 정의한다. 삼성의 임직원을 ‘삼성맨(Samsung Man)’으로 지칭하는 것과 유사하다.인재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SK Values, 패기, SKMS 실천역량, Self Leadership 등을 제시한다. SK Values는 경영철학에 대한 확신과 열정, 자발적∙의욕적 SUPEX추구다. SUPEX는 ‘Super Excellence’의 약자로 최고를 지향한다는 의미다. 패기는 적극적 사고, 진취적 행동, 빈틈없고 야무진 일 처리를 가능케 한다. SKMS실천역량으로 경영관련 지식, Globality, Business Manner를 요구한다. SKMS는 ‘SK Management System’의 두문자어로 SK의 경영철학이자 수행방법이다.SKMS는 SK인 모두가 합의하고 이해하는 경영에 대한 통일된 정의를 내려 체계적인 경영관리체계를 이루기 위한 목적에서 정립된 것이다. SKMS는 기업관, 추구가치, 경영원칙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업관은 기업의 안정과 성장, 영구존속과 발전이라는 기업의 존재의미와 지향점을 제시한다.추구가치는 기업경영의 목적으로 이해관계자의 가치창출, 사회∙경제발전, 인류행복에 공헌하는 것이다. 경영원칙은 SK가 기업경영을 위해 선택한 경영방식이다. Self Leadership은 자기관리와 행복추구 자세로 동료와의 상생정신의 기반이 된다.인사평가는 기본적으로 직원이 갖춰야 할 요소 중 보완이 필요한 점을 찾아 육성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직원평가는 자기평가, 직속상관, 부하직원, 인력관리부서 등의 의견을 종합하는 360도 다면평가에 의한다.다면평가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만 현재로서 최선의 방법으로 인정받는다. 직원도 자신의 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동기를 부여 받을 수 있다. ◇ 마케팅은 SK텔레콤, 연구개발 직무는 SK화학, SK케미컬이 구직자에게 유리▲ 표 2. 평가대상 기업의 성취도 비교 SK는 한때 삼성에 이어 2위 그룹으로 부상한 적도 있지만, 현대차그룹이 약진하면서 현재 3위로 밀려났다. SK의 가장 취약점은 리더십의 부재다. 국내 재벌기업의 장점인 오너경영의 힘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다. 구직자의 입장에서 단연 관심을 가져야 할 기업이 SK텔레콤이다. 현재는 정유나 보험관련 기업들의 연봉이 가장 높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통신이 최고 수준이었다.반면에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SK건설 등은 성장성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봐도 우량기업으로 보기 어렵다. SK하이닉스는 주인이 자주 바꿨고, 기술력 측면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문을 추격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SK네트웍스도 매출규모는 크지만, 계열사의 일부 사업부문을 맡아 하는 기업에 불과해 전문성이나 기술력 등은 확보하지 못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대기업의 일반 관리직무 자체가 특징이 없고 전문성이 낮다는 것은 취직하고 나면 알게 된다. SK도 예외는 아니다. SK텔레콤은 기술이 아니라 통신 서비스기업이기 때문에 마케팅이나 영업기획 직무에게 유리하고, SK화학, SK케미컬 등은 기술력 확보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 연구개발에 관심을 가진 구직자가 입사를 하면 좋다.SK에너지도 국내 1위 사업자로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제조기업이라기보다는 유통기업에 가까워 관리나 영업직무가 유리하다. SK는 LG와 마찬가지로 그룹 위상에 비해 우량기업이 많지 않은 편이다.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받는 인프라관련 사업의 특성상 수익성이나 성장성을 추구하기 어려운 점도 있어 그룹성장의 한계가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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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코리아가 2011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업 이미지에 대한 조사 결과 SK는 ‘세련되고 유행에 민감한 20대 중∙후반의 남성’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아마도 다른 그룹회장에 비해 최태원 회장이 젊고, 프로야구팀 SK와이번즈가 역동적인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문화 분석의 세 번째 DNA는 조직(organization)으로 일(job)과 사람(people)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기업문화를 다루는 전문가들이 사람에게만 초점을 맞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SWEAT Model의 강점을 짐작할 수 있다.SK의 조직의 장점과 단점, 발전방향을 전반적으로 짚어보자.◇ 업무정의는 부족하지만 일 처리 프로세스는 SKMS로 정립일에 대해서는 업무정의(job description), 일에 대한 직원의 태도, 업무의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업무정의와 직무의 배분이 중요한 이유는 직원의 업무 충성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성과보상체계와 연동되기 때문이다. 업무의 정의도 일률적으로 하지 말고 산업별, 업무별, 직급별로 상세 정도가 달라야 한다. R&D와 같은 창의적인 업무, 전략적이고 유연한 대응이 필요한 고위직의 경우에는 구체적인 업무 정의가 오히려 성과창출에 방해가 된다. 일반적으로 상위직급은 업무를 경영이념과 일치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하위직급은 실행요소를 구체화해야 한다.R&D 부문 직원은 상호간의 토론과 협력이 개별 업무 수행보다는 중요하고 업무를 명확하게 분담하고 경쟁하는 것보다는 비공식적인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경쟁심이 들끓는 부위기 속에서 협력의 즐거움과 창조성은 사라진다. SK의 경우 SKMS, SUPEX 등을 제정해 자신의 업무에 어떻게 적용해서 실천할 수 있는지 고민하도록 요구한다. 다른 기업들이 유∙무형의 업무매뉴얼로 업무정의를 하고 업무처리절차를 규정하는데 반해 모든 구성원이 따를 표준지침이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SKMS를 직접 살펴보면 일반론적이고 추상적이라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업무표준화, 일관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상의 업무활동으로부터 독립된 장소에서 정해진 경영과제에 대해 격의 없이 자유롭게 논의하는 ‘CAN Meeting’을 장려하고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조직 내부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하기 위한 방안이다.일단 SK관계사를 방문해 보면 분위기가 매우 활달해 기분이 좋아진다. LG, 삼성, 현대차와 같은 조직이 권위적이고 형식적인 회의를 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느끼는 것과 대조된다.◇ 지식습득 노력도, 학습조직도 보이지 않는다21세기를 지식사회, 정보화 사회라고 많이 지칭하지만 한국사회와 한국 기업은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의 업무는 복잡하거나 고난이도가 아니라서 특별한 지식을 요구하지는 않아 입사를 한 후 공부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직장에 다닌 사람들은 나오면 할 줄 아는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신만의 전문기술이나 지식의 학습과 성장(Learning & Growth)을 중요시 하는 글로벌 기업과는 차이가 많다.지난 10 여 년 동안 유행했던 KMS, 즉 지식경영도 이제는 시들하다. 지식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CoP(Community of Practice), 즉 학습동아리이다.CoP는 직원을 자신이 가진 지식을 동료와 나누면서 배우고 성장하게 만드는 핵심이다. 중국의 오경 중 하나인 예기(禮記)에 나오는 교학상장(敎學相長)과 의미가 같다. 개인적으로 기업이 정의하는 지식knowledge)에 대해 관심이 높아 관련 자료를 많이 수집해 공부해 현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편이다. SK의 경우에는 인프라와 관련된 사업이기 때문에 특별한 지식을 쌓을 것도 없고, 새로운 지식이 크게 필요하지도 않아 지식경영이라는 개념을 적용하기 어렵다. SK가 ‘창의’보다는 ‘열정’을 중시하는 이유도 머리 좋은 직원보다는 결정된 경영정책을 수행할 성실한 직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SK의 대표적 기업에서 지식경영이 가장 필요한 영역은 SK에너지인데, SK에너지도 지식경영이 활발하지는 않지만 다른 계열사보다는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이 자원인 나라, 그 사람을 키우는 SKSK의 인재육성전략은 한마디로 ‘나무를 키우듯 인재를 키운다’이다. 1973년부터 장학퀴즈를 후원하였고, 1974년 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해 국가발전을 위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SK인재전략은 ‘기업경영의 주체는 사람이고, 그 사람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좌우된다’로 표현된다. 자발적으로 의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제도를 정비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SK가 선호하는 인재상은 S’K가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고 잠재적 역량을 갖춘 사람’으로서 다음의 특성을 갖춰야 한다.‘창의적 문제해결’, ‘과감한 실행’, ‘상호성장 추구’와 ‘최고 전문성 추구’ 등 4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이 중에서 SK의 사업속성에 근접한 것은 ‘과감한 실행’과 상호성장 추구’ 이다. 인프라사업은 한번 결정되면 앞뒤 돌아보지 않고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과감한 실행은 최적의 요건이다. ‘창의적 문제해결’은 어떤 기업이나 요구하는 것이지만 사업의 변화가 적은 인프라사업과는 연관성이 낮다. 그렇다고 모든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포기할 수 없어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최고 전문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을 채용하고 내부적으로 양성하는 제도를 갖춰야 하는데 다른 기업과 비교해 두드러진 것은 없다.상호성장에 대해서 좋은 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SK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후배의 경험이다.그 후배는 해외유학 경험을 가지고 대기업, 외국계기업 등 다양한 기업을 경험한 후 SK에 경력직으로 입사했다. 출근 첫날 인사부서에서 출∙퇴근 교통정보, 주변 음식점에 대한 평가, 문화시설 및 행정기관 위치 등에 관한 정보를 정리한 문서를 줬다고 한다. 신규 직원이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작지만 큰 배려다.◇ 외인부대로서 장점을 극대화하지 못하고 있다SK의 조직을 말할 때 일부 전문가들은 ‘외인부대’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기업이 M&A로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공채를 통해 내부인력을 양성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M&A로 기존 기업의 인력이 자연스럽게 유입되고, 경력직원을 주로 채용한 결과 직원의 다양성이 높다. 조직원이 동질적(homogeneous)이지 않고 이질적(heterogeneous)이라는 것은 긍정적 내부갈등(internal conflict)을 통한 창의적 사고 유도, 무한경쟁을 통한 조직역량의 강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을 의미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관료적이고,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다. 왜 그럴까? 창의적이고 열정적으로 일할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은 것이다.KPI(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성과지표), 성과(performance), 보상이 밀접하게 연관되고 공정해야 하지만 대기업 대부분에서 특정 이해집단이 성과를 왜곡하고 보상을 가로채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불만을 가진 인재는 떠나거나 입을 닫는다. 소위 말하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현상이 발생한다. 최태원 회장이 글로벌 경영전략을 외치면서 능력 있는 인재 풀(Talent Pool)의 다양성을 높이고 글로벌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인재정책의 주안점을 두고 있지만 현장은 반대로 돌아가는 셈이다.유능한 인재를 유인하는 방법은 아주 단순하다. 구호보다는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펼치고, 이런 노력이 내부인력의 마음을 움직이고 외부에 소문이 나면 유능한 인재를 자연스럽게 몰려 든다. 반대로 외부에는 인재를 우대한다고 말하고, 내부의 인재는 소홀히 하면 모두가 떠나고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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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성과(performance)는 내부혁신에 의해서기보다는 외부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 사업이 정부의 통제를 받는 인프라와 연관성이 높아 이익률은 낮지만 위험도 낮은 특징을 가졌다.수출을 하는 삼성, LG, 대우 등이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을 때 내수 위주의 안정적인 기반 덕분에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주력사업만 인프라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주력 이외의 계열사는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취약한 사업구조를 가졌다.SK의 성과를 주요 계열사의 이익(profit)과 위험(risk)관점에서 어떤 이슈가 있는지 분석해 보자.◇ 전반적인 이익율은 낮지만 나쁘게만 볼 수 없다SK의 매출액은 2009년 77조, 2010년 90조, 2011년 110조원 규모로 증가하였고, 이에 따라 영업이익은 3.6조, 5.6조, 8.3조 원으로 각각 늘어났다. SK의 영업이익률 평균 5%~7%수준으로 중소기업보다는 높으나 삼성전자와 같은 지배적 제조 대기업보다는 낮은 편이다.SK의 경우 외형성장에 비해 영업이익이 늘어나지 않았다. 시장경쟁의 심화, 인프라사업의 속성상 물가상승율을 고민하는 정부의 규제와 간섭으로 가격인상이 어렵기 때문이다. 낮은 이익율이 무조건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위 말하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던 시장자본주의에서는 ‘주주이익의 극대화’가 기업의 지상과제였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따뜻한 자본주의에 대한 요구가 거세다.매 분기마다 사상 최고의 실적과 이익을 갱신하면서 주가가 높은 삼성전자가 근로자 백혈병논란, 협력업체의 특허권 침해와 불공정 거래 등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최근 SK가 발행하는 문서들을 보면 막연한 ‘이윤극대화’라는 용어보다는 기업을 유지∙발전시킬 수 있는 ‘충분한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겠다는 표현이 늘어나고 있다. 가격을 올려 매출을 늘리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비용을 적절하게 통제하겠다는 것도 기업의 중요한 정책이라는 점도 구성원에게 강조한다.소비자의 부담은 아랑곳하지 않고 매출만 독려하고, 무조건 가격만 올리고 있는 일부 대기업의 행태와는 분명 비교된다. 기업의 이해관계자와 공생하겠다는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폭리의혹을 받는 에너지, 이동통신 요금체계자유시장경제 하에서 가격은 ‘공급과 수요의 법칙’에 의해 자연스럽게 결정된다. 그러나 공급이 독과점되면 이 원칙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국내 대기업은 자동차, 가전, 에너지, 통신, 제과, 음료, 산업부품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독과점을 구조를 악용해 가격담합을 한다. SK가 시장지배력을 가진 에너지와 통신도 대표적인 영역이다. 정부나 업체가 이들 요금이 OECD국가평균보다 낮다거나, 세금 때문에 비싸다는 핑계를 대고 있지만 국민소득에 비해 과도한 수준이라는 점은 부인하지 못한다.먼저 휘발유, 석유, LPG 등 에너지 가격 중 대표적인 휘발유만 보도록 하자. 휘발유가격은 정부가 통제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 시세에 정제비용, 일정 수준의 기업 마진을 합산해 정한다.기업이 유전을 직접 개발할 수도 있고, 10년, 20년 장기계약을 통해 오일을 수입할 수 있는데, 왜 현물시장 가격이 기준이 돼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도시가스용 LNG가격이 이를 독점수입하고 있는 가스공사의 무능에 의해 높아졌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2012년 1분기 가스공사는 ㎥당 평균 783원에 구입한 반면 SK E&S는 259원에 구입했다. 또한 가스공사는 작년보다 올해 구입단가가 상승한 반면 SK E&S는 오히려 떨어졌다. 국제 가스가격은 현재 떨어지고 있는데, 도입단가가 오르기 때문에 국내 판매가격을 올린다는 것이다.가스공사는 SK E&S는 장기도입계약을 했고, 자신들은 많은 물량을 도입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도 어쩔 수 없이 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비싸다는 논리를 내 세우고 있다. 국내 수요도 예측이 가능하고 대규모로 계약하면 낮은 가격에 계약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정말 모를까? 국내 휘발유가격을 두바이 현물시장가격에 연동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SK에너지는 해외에서 유전을 개발하고, 생산을 직접 하고 있다. 한국이 중동산 원유를 주로 도입하기는 하지만 두바이유 현물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보다는 오히려 기업이 도입하는 원가와 비용을 기준으로 휘발유 가격을 정해야 한다.기업이 혁신적 도전과 고위험을 감수한 대가를 보상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나 지나친 폭리는 자제해야 한다. 그리고 가격이 오를 때는 다음날 바로 전부 반영하고, 내릴 때는 굼벵이처럼 더딜 뿐만 아니라 찔끔 인하한다는 비난도 받는다. 다음으로 통신요금도 시설투자, 서비스개발, 기술개발비 등의 요인이 있다고 주장하나 비싼 편이다. 가계의 통신비 부담이 식료품구입비, 즉 엥겔계수보다 높은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나는 곳이 한국이다.기지국이 깔리지 않은 산골에서 농사짓는 할머니들조차 비싼 초고속 인터넷이 되는 4G LTE서비스를 가입시키는 나라, 1,000만이 넘는 2G사용자가 있는데 돈이 되지 않는다고 단말기를 출시하지 않고 비싼 3G 요금제로 바꾸라고 서비스를 중단하는 나라, 요금지불과 판단능력이 되지도 않는 학생들에게 비싼 인터넷을 사용하게 하고 요금폭탄을 안기는 나라 등의 현상은 이동통신사업의 슬픈 자화상이다. SK텔레콤도 이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이익이 줄어들고 있기는 하나 인프라투자마저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면서 연간 수 조원의 이익을 남기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가입자를 늘린다고 마케팅비용을 쏟아 붓고, 비우량가입자의 미납요금을 선량한 가입자에게 전가시키고, 중복∙과잉 시설투자를 요금에 포함시키는 등 기업의 잘못 결정된 정책책임을 모두 소비자에게 떠 안으려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이동통신사의 불합리한 가격, 요금체계에 대해서 더 언급을 자제하지만 기업이 소비자에게 신뢰를 받고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대폭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SK의 위험은 사업구조, 보이지 않는 리더십에서 출발SK의 위험은 사업구조에서 나온다. SK는 유공과 한국이동통신이라는 대규모 M&A이후 이렇다 할 신규사업을 만들어 본 경험이 없다. 건설, 금융, 무역, 유통 등에도 진출했지만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했다.주력 기업이 정책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위험이 존재한다. 높은 통신요금과 기름가격에 대한 소비자불만이 여론에 목을 매는 정치권을 긴장시켜 정치적 압력이 수시로 들어와 수익성을 악화시킨다. 정보통신과 에너지가 미래사업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정치변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는지 유무라는 위험이 있다.글로벌 경쟁력 측면에서 보면 한국 대기업 대부분은 해외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SK텔레콤만 하더라도 국내 브랜드에 불과하다. 에너지, 화학부문도 글로벌 기업에 비해 기술경쟁력보다는 저가 노동력과 운영혁신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양자간,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 국내 기업에 유리한 측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측면도 더 많이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SK의 또 다른 위험은 리더십의 부재에서 나온다. 창업자들은 자신이 업종을 선택했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사업영역을 다각화했다. 그러나 2세들은 물려 받은 기업을 어떻게 정돈해야 할지,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 할지 막막하게 느끼게 된다.기업 리더의 가장 큰 역할은 사업의 방향(direction)을 정하고, 비전(vision)을 제시해 구성원들로부터 합의(consensus)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도 SK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문화나 조직의 역량과 전혀 관계없는 하이닉스를 억지로 떠 맡은 것이 반증한다. 리더가 권위적으로 군림하는 시대가 저물고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강압이나 자신의 권한에 연관된 권력을 행사하면서 기업을 경영하는 오너가 많은데 최태원 회장도 예외가 아니다.직원으로부터 업무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전문지식이나 기술을 갖춰야 하고, 인간적인 존중을 얻기 위해서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객관적으로 보면 최태원 회장은 이 두 가지 권력의 원천은 가지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오너가 큰소리 치면서 적당히 폼만 잡으면 회사가 자동적으로 굴러 가던 시대는 끝났다. 최태원 회장도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SK가 어디로 가야 살아 남을 수 있는지 방향을 정하고 모든 구성원이 열정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하는 일이 1순위가 돼야 한다.앞으로 최태원 회장의 혁신열정이 조직에 반영되어 SK가 글로벌 경쟁에서 절대 우위를 점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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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문화 진단의 2번째 DNA는 사업(business)으로서 제품(product)과 시장(market)으로 구성된다. 국내 대기업이 전문성 없는 종합백화점 사업을 하기 때문에 모든 제품을 평가하기 어렵다. 그룹의 간판기업 제품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계열사는 구색 맞추기용에 불과하다.SK텔레콤, SK에너지,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를 대상으로 제품/서비스의 시장경쟁력,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살펴보자. ◇ 에너지, 정보통신은 부동의 1위 고수SK에너지는 대한석유공사가 유공을 거쳐 SK㈜로 바뀌었다가 2007년 SK㈜가 지주회사로 되면서 제조사업부문으로 만들어진 회사이다. SK에너지는 유전을 직접 개발하거나 원유를 수입해 정제 후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전문적인 용어로 보면 에너지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이뤘다고 볼 수 있다.생산량의 45%이상을 수출을 하고, 국내 에너지 시장 점유율은 40% 수준으로 절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페루, 브라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직접 유전을 개발하고 있다. 주요 수입국은 중동,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이다. 오일과 LNG/LPG를 수입, 정제해 판매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SK는 한국이동통신의 대주주가 되면서 정보통신업에 진출하였다. 1990년대 중반부터 불기 시작한 IT혁명과 더불어 모바일 인터넷시장이 열렸고, SK텔레콤은 한때 시장 점유율 60%를 넘나들 정도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유했다.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높은 800 Mhz 대의 주파수를 확보한 이점도 있지만 마케팅도 잘했다.그러나 2G시장에서 확보한 우위를 유지하지 못하고 3G, 4G로 가면서 점차 점유율이 낮아지고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사업전망에 대해 우려를 낳고 있다.SK의 제품을 분석해 보면 에너지, 이동통신 분야 국내 1위를 달성하였지만 다른 사업은 국내 시장에서조차 경쟁우위를 확보하지 못했다. 에너지∙화학이 50%를 넘어서고 정보통신이 약 20%로 전체의 70%가 이 두 분야에 집중되어 사업취약성이 존재한다.SK텔레콤을 제외하면 소비재 제품이 없어 일반인에게 기업 인지도는 낮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국가인프라사업을 주축으로 안정적인 제품군을 확보해 경기변동에 둔감하지만 정부정책에는 민감한 사업구조를 갖췄다.◇ 획기적인 서비스도 살리지 못해소위 말하는 ‘땅 짚고 헤엄치는 식’의 인프라 사업을 많이 한 SK의 경우 마케팅 능력이 소비재 제조유통을 한 삼성, LG, 현대차 등과 비교하면 매우 뒤떨어진다. SK의 마케팅 능력을 평가할 잣대로 삼은 것은 SK컴즈의 ‘싸이월드’라는 미니홈피 서비스와 ‘네이트온’메신저이다. 먼저 2001년도 서비스를 시작한 싸이월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국민을 ‘싸이페인’으로 만들었다. 2009년 가상의 대용화폐에 불과한 도토리 판매액만 연간 천 억 원을 돌파했다.그러나 이후 출현한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거센 돌풍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다. 최근에는 ‘미니홈피가 썩고 있다’는 카피 광고로 방문자를 유도하려는 ‘고육지책’까지 하는 처지까지 몰렸다. 다음으로 SK컴즈 입장에서 보면 ‘네이트온’을 이야기 하면 더욱 울화통이 터질 것이다. 2005년 세계 시장을 지배하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신저인 MSN을 누르고 최고 자리에 등극했지만, 모바일 세상에는 대응하지 못했다.컴퓨터 기반의 메신저인 네이트온은 우수한 기술력과 다양한 부가서비스로 국내 시장을 석권하고 있었지만, 정작 모바일 메신저는 ‘카카오톡’에게 자리를 내 줬다. 기술적으로 보면 네이트온이 카카오톡보다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1위 자리에 안주하면서 세상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결과는 참담하다. 무료 모바일 메신저에 불과한 카카오톡이 무료음성통화 서비스라는 카드로 SK텔레콤, KT, LGT 등 메이저 이동통신사를 위협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이다.한국 대기업의 조직 구조상 혁신이 어렵지만 서비스산업은 창의적인 서비스개발과 마케팅이 핵심 경쟁력이라는 사실마저 잊었다고 본다. 조직 내부혁신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외부혁신을 게을리하면 어떤 기업도 살아남지 못한다.◇ 어설픈 조삼모사 마케팅으로 국가경쟁력을 훼손하다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도 아픔이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시장점유율이 50%을 넘어 독과점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저하되고 있다.지난 10여 년 동안 언론에 가장 많은 광고를 한 업종이 이동통신, 금융, 건설이었다. 이들 업종 기업들이 과소비를 부추겼고, 국가자원의 불합리한 배분을 강제해 국가경쟁력을 훼손했다. SK텔레콤의 광고전략은 다른 계열사보다는 더 공격적이었고,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거뒀지만 그림자도 크다.먼저 연예인 등 유명인사를 수십 억 원의 모델료를 지급하고 방송, 신문, 가로변 광고판 등에 천문학적인 돈을 퍼 부었다. 불필요한 이미지 광고에 투자한 돈은 모두 가입자의 부담으로 전가되었다. 지금도 본원적 경쟁은 뒤로 한 채 모든 이동통신사들이 홍보성 매스마케팅에 올인하고 있다.이동통신사의 연예인 모델만 보고 메뚜기처럼 옮겨 다니는 소비자도 왜곡된 시장구조형성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동통신사가 무슨 이미지 광고가 필요하다는 말인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이동통신사는 통화품질 경쟁을 하지 연예인을 동원한 이미지 광고는 자제한다.다음으로 짚어야 할 것은 단말기 가격과 요금제를 교묘하게 조합한 마케팅 정책이다. 제조업체와 담합하여 단말기의 출고가를 높게 책정하고, 요금을 깎아준다는 빌미로 높은 요금제를 선택하는 마케팅전략을 구사한다.국내 단말기제조사들이 해외보다 국내에서 동일한 단말기를 수십 만원이나 비싸게 판매한다는 사실은 각종 시민단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결과로 밝혀졌다. 자사 소비자를 보호해야 할 이동통신사가 오히려 단말기 제조업체와 짜고 소비자를 착취하는데 앞장섰다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마지막으로 IMT2000, 와이브로(WiBro: Wireless Broadband)의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수출하겠다 호언장담했지만 공염불에 그쳤다. 국가가 향후 몇 십 년 간 먹고 살 ‘먹거리’를 만들겠다고 광고하면서 소비자가 높은 통신비를 부담하라고 설득했다. 이들 서비스는 미래성장동력이 아니라 국민에게 천문학적인 비용부담만 안겼다.결과적으로 정부를 필두로 해 삼성전자, LG전자 등 단말기업체, 이동통신업체가 담합해 국민을 우롱하고 조용히 덮은 대표적 통신정책이다. ◇ 전략 없는 글로벌화, 참담한 실패로 이어진다SK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IMF외환 위기 극복의 방안으로 선택한 전략이 글로벌화(Globalization)이다. 시장 측면에서 보면 국내 시장의 정체로 인해 세계시장이라는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은 것이다.국내시장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2000년대 들어 글로벌화를 추진해 중국, 미국 등의 국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다른 대기업보다 합작사업, 독자투자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두드러진 실적은 없다. 해외 사업의 비중을 늘리고, 2015년 이후에는 해외사업의 비중이 국내를 추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SK계열사 중에서 글로벌화에 성공한 기업은 에너지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SK에너지 정도에 불과하다.SK에너지는 전세계 16개국 30여 개 이상의 광구를 보유하고, 탐사∙개발∙생산을 하고 있다. 이동통신 강자인 SK텔레콤도 막대한 이익을 바탕으로 중국, 미국 시장에 엄청난 자금을 투입했지만 최근에는 조용히 정리하고 있다고 한다. 글로벌화는 새로운 게임의 법칙에 적응하고 글로벌 생존조건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가 돼야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비전이나 체계적인 계획이 선행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았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된다.SK의 글로벌화는 국내사업에서 특별한 역할을 찾기 어렵던 최태원 회장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부각시키고, 보수적인 계열사 임원을 쇄신하기 위한 카드로 활용했다는 주장도 있다.지난 10 여 년의 성과를 분석하면 잠재적 이익을 포함한다고 해도 손해를 본 사업이라는 점, 그리고 미래전망도 불투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그렇다고 해외사업을 모두 접을 수는 없으므로 현재 진행한 사업을 전면적 검토를 통해 자체 역량으로 성공가능성이 높은 사업만 남기고 나머지는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에너지, 화학은 전망도 밝고 SK가 글로벌 경쟁력도 가졌다고 본다. 그러나 국내에서 서비스보다는 마케팅으로 1위를 한 이동통신, 주력 계열사의 사업에 의존하면서 먹고 사는 해운, 물류, 건설, 유통 등의 사업은 축소해 나가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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