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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대기업인 STX의 기업문화는 아직 미완성으로 보완이 필요하다. 역사가 100년이 넘은 두산그룹도 기업문화의 정체성을 찾기 어려운데, 하물며 10년이 되지 않은 STX가 뚜렷한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부족하다는 것은 발전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개선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STX의 기업문화를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기업문화 측정과 혁신도구인‘SWEAT Model’에 적용해 5-DNA 10-Element의 성취도, 기업문화 위험관리, 혁신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평가해 보자.◇ 5-DNA 10-Element의 성취도 분석▲ [그림 10-1. 5-DNA 10-Element 분석]STX의 기업문화는 비전(vision)과 사업(business)측면은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성과(performance), 조직(organization), 시스템(system)은 부족하다고 진단할 수 있다. 비전의 목표인 세계로 나아가자는 글로벌 지향전략은 국내 다른 기업들이 본받아야 할 정도로 저돌적이고 훌륭하다.사회적 책임은 아직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업은 조선업 전문기업으로서 수직계열화를 이뤘다는 점, 2000년대 초∙중반 조선업의 호황기를 잘 활용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에 성과, 조직, 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점수가 낮았다. 적극적인 M&A로 그룹의 규모는 키웠지만 조선업의 침체라는 파고를 넘지는 못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적절한 대응을 하는데 실패했다. 조직의 사람은 직원들의 역량이 부족해 보인다는 점과 강덕수 회장 개인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는다. STX 조직의 핵심이 강덕수 회장이지만 가장 위험한 요소도 강덕수 회장이다. 회장의 뛰어난 판단력과 추진력으로 순식간에 성장했지만, 현재의 위기도 한 개인에 너무 의존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삼성의 이건희 회장도 폐쇄적이고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선호하지만 방향만 설정하고 세부추진전략은 임직원에게 맡기는 것과 대조적이다. 조직의 유연성 측면에서 STX가 삼성보다 경직돼 있다고 보는 이유다.시스템이 정비돼 있기는 하지만 조직의 부족한 역량을 커버하기는 데는 한계점은 노출하고 있다.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속적인 성과창출을 위해서도 시스템경영이 필수적인데, 아직 고민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제한된 시스템으로 일정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어 운영은 다른 대기업과 비교해도 크게 뒤쳐지지 않았다. STX는 기업문화를 ‘직원의 공유된 가치’로 보고 2005년부터 ‘One-STX’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의 통합된 기업문화를 형성하고 이질적인 문화에서 성장한 구성원이 신뢰하고 상생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다.M&A로 성장한 SK가 기업문화 통합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STX가 성공신화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기업문화 혁신운동이 필요하다.◇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전략▲ [그림 10-2.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STX가 기업문화 5-DNA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수준을 평가해 정리한 것이 [그림 10-2]이다. DNA를 나타내고 있는 동심원의 크기는 기업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정도를 의미한다.먼저 받아들이기 어려운 영역을 포함하고 있는 DNA가 사업, 조직, 시스템 등 3개다. 사업의 제품이 편협적이라는 점, 조직의 구성원의 역량이 제한적이라는 점, 시스템의 경영도구의 구비와 운영이 미미하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반면에 무시할 수 있는 위험의 영역에 비전이 걸쳐져 있다. 비전의 목표가 어떤 기업보다 우수하고, 구성원의 역량을 결집할 수 있었다는 점을 고려했다.성과는 이익과 위험 모두 조직이 역량을 구비하면 모두 관리 가능한 위험에 속한다. 기업이 성과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제품과 시장에 대한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 제품의 경쟁력이 없거나 사양산업에 속할 경우 어떤 노력을 경주해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사업과 조직은 전략상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유기적인 조화도는 중간 정도였다. 특히 사업은 계열사의 사업이 모두 조선업에 수직계열화를 이뤄 유기적인 조화도가 높을 수 밖에 없었다.시장적인 측면은 조선산업 자체가 글로벌화되었고, 시장의 무한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어 핵심경쟁력(core competency)만 갖춘다면 제약조건이 없다. 5-DNA 중 시스템의 유기적인 조화도가 가장 낮았다. 시스템을 도입할 때 조직의 약점을 보완하고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비전은 유기적이니 조화도는 높았지만 전략상 중요도는 중간이다. ◇ STX가 채용하고 있는 혁신 전략▲ [그림 10-3. SWEAT Model로 분석한 STX 기업문화]SWEAT Model로 분석하면 STX의 기업혁신방법은 ‘W-Type Model’을 따라가는 국내 대기업들과는 달리 유럽기업이 주로 채용하는 ‘E-Type Model’을 채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STX가 완전히 통일된 문화를 보이지 않고 있어 모든 계열사가 동일한 유형의 혁신을 하고 있지는 않다. 하나의 정형화된 기업문화를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고, 개별 기업 마다 M&A이전의 기업문화를 유지하면서 사업역량을 축적하고 있다.STX가 선택한 유럽식의 ‘E-Type Model’은 국내 대기업이 선호하는 ‘W-Type Model’에 비해 지속가능성장 모델에 적합하다. W-Type Model 은 장기적인 고려보다는‘속전속결(速戰速決)’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성향을 잘 반영하고 있다.E-Type Model은 역사가 오래되고, 산업의 생명주기가 긴 기업이 선호한다. STX처럼 신생기업이라면 차라리 강력한 리더십을 기반으로 한 W-Type Model을 채택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현재 STX는 E-Type Model을 선택해 기업문화혁신을 하고 있지만 미완의 상태다. 훌륭한 비전에서 출발한 혁신활동이 사업을 지났지만 시스템으로 전이되지 못했다.다른 축도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너지를 꾀했지만 이익을 충분하게 시현하지 못했고 위험관리도 부족하다. 조직의 통합과 구성원의 열정을 결집할 수 있는 전략도 보이지 않는다.이 수준으로 기업문화 혁신노력이 정체되면 조직의 활력이 떨어지고 성장이 정체된다. 외부요인인 조선업 불황과 중국정부의 인위적인 자국기업 부양책도 무시하기 어렵다.STX의 내∙외부 자료를 분석해 보면 기업문화 정체가 위기를 불러오지 않았나 하는 판단을 할 수 있다. 사업과 조직 전반에 대한 심도 깊은 진단이 필요하다. 단기적인 대응으로 위기를 원활하게 극복하기는 어렵다.창립 이후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지금이 기업문화를 정돈하고 재도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다. STX라는 기업의 운명과 사업방향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STX가 어떤 기업문화 혁신전략을 선택할지 주목해야 할 이유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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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양에 특화된 신생 그룹인 STX는 강덕수 회장의 개인적인 이미지에 덮여 있다. 강덕수 회장은 단기간에 샐러리맨에서 재벌회장으로 등극하면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STX가 고속성장을 하고 있던 와중에도 한국경제는 여전히 저성장의 덫에 걸려 있었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급성장한 STX가 한국경제의 돌파구를 보여줄 희망이 되었거나, 강덕수 회장이 청장년층의 창업열기를 북돋을 수 있는 표본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 불필요한 외부활동은 기업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아2000년대 초반 벤처기업 열풍이 불 때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아이디어 하나로 수십억을 투자 받아 사업화하고, IPO까지 성공해 엄청난 부를 일궜다가 망한 기업가도 많았다.새로운 사업의 성공확률이 낮기는 하지만 상장까지 했다가 망한 기업들은 대부분 공통점이 있었다. 제품의 품질이 낮거나 시장의 부진보다는 경영진의 횡령이나 경영태만이 주된 이유다. 횡령은 범죄행위로 사법처벌까지 받지만 경영태만은 처벌할 수는 없지만 기업을 망하게 한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직업관이 남아 있는 한국 기업가들은 돈을 벌면 명예를 얻으려고 노력한다.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이라 어쩔 수 없지만 사업과 명예추구에 대한 열정을 잘 조절하지 않으면 경영부실로 이어진다. 한때 시가총액이 수천억 원을 넘던 코스닥 기업의 CEO도 대외활동에 재미를 붙이다가 경영권을 잃었다.어떤 유명 벤처기업 CEO는 대외활동을 하다가 기업은 망했지만 여전히 관련 단체의 직함을 유지하면서 부업이 본업이 되기도 했다. 경영자가 본업에 대한 관심을 덜 기울이면 직원들도 열심히 일을 하지 않는다.강덕수 회장도 그룹이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한 2009년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부회장, 한국무역협회(이하 무역협회) 부회장 등의 외부 활동을 활발하게 하기 시작했다. 2009년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 기업들이 비상경영을 추진하던 때이다.STX의 그룹규모에 비춰보면 강덕수 회장이 전경련이나 무역협회의 부회장을 맡는 것은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그룹의 회장들이 그룹경영에 전념하기 위해 외부활동을 자제하던 것과 비교된다. 전경련이나 무역협회와 같은 단체들도 이제 수명이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재벌그룹의 이익을 옹호하고 대변하는 전경련은 재벌기업들이 다양한 사회적 문제로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으면서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됐었다.급기야 2003년 유력 대기업 회장들이 회장직을 고사하자 제약회사에 불과한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이 그룹의 규모나 서열과 관계없이 전경련 회장이 됐다. 이때부터 국내경제를 좌지우지하던 전경련의 위상이 급격하게 추락했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무역협회도 정부가 무역입국을 강조하면서 기업들을 다그치던 시대에는 적합했지만, 자유무역이 보편화됐고, 국내 대기업도 다국적 기업을 넘어서 글로벌 기업이 됐기 때문에 관변단체의 성격이 강한 무역협회의 필요성은 낮다.이런 단체들이 생명을 지속하는 이유는 ‘감투’를 좋아하는 기업가들이 많고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때문이다. 죽도록 노력해 기업을 키운 후 한숨을 돌릴 여유가 생기면 관변단체나 협회에 기웃거리는 경영자가 의외로 많다. 도박이나 골프에 정신이 팔려 경영을 등한시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외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기업가는 기업의 경영실적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사회적인 존경을 받아야 정상이다. 기업이 사회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업을 해 많은 돈을 벌고 정상적으로 세금을 내면 존경을 받을 수 있다.대부분의 기업들이 이 원칙을 준수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가가 존경을 받지 못하는 것이고, 경영자들은 대외적으로 폼이 나는 감투에 연연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경영자는 대외활동보다는 기업경영에 열정을 쏟아야 한다. 경영자의 화려한 대외활동은 신기루에 불과하고 기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훼손한다.강덕수 회장도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려면 대외활동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관변단체의 업무가 STX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거나 위기해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산업은행이 2대 주주라 눈치를 봐야 하지만, 산업은행이나 정부가 빚은 대신 갚아주지는 않는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돈 되지 않는 사업은 정리하고, 열심히 돈을 벌어 빚을 갚는 수 밖에 없다.경영자는 기업경영으로 승부를 해야 하고, 기업을 잘 키워서 명예를 얻어야 한다. 진정한 경영자라면 기업의 부실에 대해 어떤 변명을 해서도 안된다. ◇ 수치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산업 트렌드를 예측하는데 집중해야국내 대기업 중 정상적인 사업으로 성장해 온 곳은 많지 않다. 대부분 정부의 특혜나 정부자산을 헐값으로 불하 받아 사업기반을 구축했다. 정부의 산업합리화 정책에 따라 부실기업을 금융혜택을 받고 M&A해 덩치를 키운 대기업도 있다.대기업이 정치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정상적인 이익으로 기업을 M&A하는 것보다 쉽고 저렴하기 때문에 특혜를 얻기 위한 로비가 치열하다. 정부와 정치권의 비정상적인 의사결정도 이런 경향을 부채질한다.강덕수 회장도 자신이 몸담고 있던 기업을 인수한 이후 시장에 나온 부실기업을 적극적으로 M&A했다. 본인이 재무직무에서 잔뼈가 굵어 재무제표를 보는 능력이 있어 기업의 자산가치나 부실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었던 것도 M&A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줬을 수도 있다.한때 자산이 저평가된 부실기업들에 대한 M&A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인수한 기업의 저평가된 자산을 매각해 돈을 버는 얌체 M&A꾼을 ‘마이다스의 손’으로 추앙하기도 했다. 저평가된 자산은 대부분 부동산이라 고성장시대나 부동산 호황기에는 이런 방식이 통용됐다. 그러나 기업경영에서 지속적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도 존재하지 않고, 손만 대면 황금으로 변하는 마이다스의 손을 가진 경영자도 없다. 다른 사람이나 전문가가 보지 못한 가치를 찾아내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지속하기는 쉽지 않다.수치에 기반한 기업평가나 M&A도 마찬가지다. 사업이 잘되거나 이익을 내는 기업이 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제품의 경쟁력이 약하거나 부채가 너무 많아 이익으로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워 망하는 것이다. M&A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 받았던 STX의 M&A도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기업을 보는 눈이 정확했거나 본원적 가치를 발굴하기 보다는 단순히 조선/해양 수직계열화에 적합한 매물을 찾아 인수한 것에 불과하다.우량계열사를 담보로 차입을 해 부실기업을 인수하고, 인수기업의 경영을 정상화시켜 차입금을 갚는 과정이 선순환돼야 M&A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STX가 위기에 봉착한 것도 이 순선환과정이 어느 순간에 끊어졌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거품경제가 선진국의 재정정책에 힘입어 유지되면서 경제의 펀트멘탈에 대한 착시현상이 발생했다. 정부가 과다한 재정정책과 복지로 경기호황을 부추겼지만 경제의 체질이 개선되지는 않았다. 조선/해양산업이 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해야 하는데 거품에 덮여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계약금만으로 배를 발주할 수 있어 경쟁적인 발주가 촉발되면서 미래를 낙관하게 만들었다. 몇 년치의 일감을 확보했다는 뉴스가 연일 언론을 도배했고, 모두가 장미빛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STX의 M&A가 성공적으로 보였던 것도 외부환경인 산업의 호황이 단기간 지속됐기 때문이지 시너지를 내는 M&A를 해서 실적이 호전된 것은 아니다. STX의 M&A가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목적에서 추진됐다면 금융위기로 그룹 전체가 휘청거리지 않았을 것이다.글로벌경기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영업이익으로 막대한 규모의 부채를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인수한 기업의 매각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어떤 기업을 매각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깊을 것으로 추측된다. 회계/재무 전문가는 너무 계산에 밝기 때문에 작은 장사에는 절대 실패하지 않지만 큰 사업을 성공하기는 어렵다. 대기업의 전문경영인도 회계/재무 전문가가 많지 않다. 사업이나 기업의 성장이 정체돼 있어 원가나 품질 등 관리가 주요 이슈로 등장하는 기업이 아니면 공격보다는 수성에 강점을 가진 회계/재무 전문가의 필요성이 낮다.최신 기술개발을 핵심경쟁력으로 삼는 기업은 연구직무, 시장개척이 절실한 기업은 마케팅/영업직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기업은 사업기획직무 출신자를 선호한다. STX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회계/재무전문가에서 연구, 마케팅/영업, 사업기획 전문가로 핵심인력 변화를 꾀해야 한다.임직원뿐만 아니라 강덕수 회장도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수치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산업의 트렌드를 읽는데 더 치중해야 한다. 미시적인 장부상 숫자의 분석은 실무직원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거시적인 지표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해야 한다.현재까지의 경영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고, 만나는 사람, 의사결정을 위해 필요한 정보도 달라져야 한다. 내부 데이타에 기반한 경영실무는 임원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글로벌 시장동향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자신이 중시하는 해외사업은 국내사업과 달리 막강한 경쟁자도 많고,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는 더 많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국내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발상으로는 글로벌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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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의 강덕수 회장은 매출 1조원을 올리는 것보다 1만 명의 직원을 더 고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고 한다. 기업경영에서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는 설명도 따라 다닌다.틀린 말은 아니지만 주요 대기업의 창업자들이 주로 하는 사업보국(事業報國)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해외사업을 활발하게 해 글로벌 인재의 중요성을 다른 그룹보다 더 크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도 차이다. STX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4번째 DNA인 조직(Organization)을 일(job)과 사람(people)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창의와 도전을 중시하지만 창의는 보이지 않아STX는 인재를 키우는 회사, 꿈과 미래가 있는 회사는 좋은 인재로부터 출발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인재상은 변화를 선도해 나가는 진취적인 STX人, 창의력을 발휘하며 노력하는 STX人, 적극적인 행동으로 도전하는 STX人, 자기계발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STX人, 회사와 동료와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고 감사하는 STX人 등이다.새로운 비전을 우수한 인재를 확보해 훌륭하게 키워내는 인재경영으로 설정하고 있다. 우수인재가 조직을 떠나지 않고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신입사원 조기 전력화 프로그램, 전문 직무교육 프로그램, 직급별 리더십 프로그램, 사이버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최고의 인재가 무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창의와 도전의 문화’가 있다고 한다. 신생기업이기 때문에 더욱 창의와 도전을 권장하고 있다는 주장도 한다.도전적인 직원을 중용하는 전략은 신생기업으로 영토를 수성하기 보다는 확장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하다. STX가 최근 몇 년 동안 구직자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것은 샐러리맨으로 입지전적인 인물이 된 회장을 역할모델로 삼아 싶은 젊은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도전도 좋고, 창의도 좋지만 그게 무엇인지 명확하게 아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망한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이 2013년 3월 22일 대우 창립 46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강덕수 회장과 마찬가지로 김우중 회장도 경제인으로 성공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다.김우중 회장도 ‘세계경영’을 외치며 해외에서 기회를 찾자고 주장했다. 많은 젊은이들이 열광적으로 달려 들었지만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실패도 값진 경험이라고 하지만 실패로부터 무엇을 배웠느냐에 따라 평가는 다르다. 도전은 좋았지만 창의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대우의 도전이 실패한 원인 중 하나를 꼽자면 창의와 도전이라는 수식어로 포장된 성공에 대한 과도한 욕심이다. 자본주의 사회가 발전할 수 있게 된 것도 사유재산을 인정하고 개인들의 부에 대한 욕심을 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도전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좋지만 어떻게 도전하고 노력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때 필요한 단어가 창의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대우가 신흥시장으로 삼았던 동유럽이나 중앙아시아는 서구 기업들이 시장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포기했던 곳이다. STX가 사업을 확장하고 도전을 하는 것은 매우 좋은 현상이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시장의 성장잠재력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도 칭찬받을 만 하다. 지난 10여 년 동안 정신 없이 도전하던 STX가 주춤거리는 원인을 외부요인에서 찾지만 내부역량부족이 가장 크다.도전은 하고 있지만 창의적 발상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망한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기는 하지만 망한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 극복할 창의적인 방안을 찾지 못하면 똑 같이 망하게 된다. 지금의 난국도 창의로 돌파해야 하는데, 창의라는 말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 인재를 육성하지만 조직전반의 역량은 불균형STX 기업문화를 평가하면서 가장 우려된 영역 중 하나가 조직이다. STX의 모체인 쌍용중공업이 기본적으로 대기업군(群)에 속했기 때문에 업무 분장이나 직원역량 측면에서는 다른 대기업에 비해 크게 뒤지지는 않았다.일과 사람을 평가하면 기본 정도의 점수는 받을 수 있다. 국내 대기업 모두가 가진 동일한 문제점도 보인다. 조직이라는 것이 개인들의 단순한 조합이 아니라 시너지를 내는 유기체가 되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STX 조직의 강점은 직원 중 임원급이라고 볼 수 있다. 조직과 사업의 급팽창에 따른 검증된 고급인력을 채용하면서 다른 대기업과 비교할 정도의 우수한 인재를 영입했다.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기 때문에 해외경험이 풍부한 임원들이 많다고 한다. 글로벌 인재를 많이 확보하고 있어 글로벌 경영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한다.해외에서 오래 근무했다고 모두 글로벌 인재라고 말하기 어렵다. 몇 개 국가에서 해외체류경험이나 외국어만 가지고 글로벌 인재라고 부를 수 없다. 글로벌 정치/경제/문화/과학기술에 익숙하고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 조직이 급팽창하면서 임원들은 나름 객관적인 역량을 갖춘 인재를 초빙했다고 하지만 직원들의 경쟁력은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최고 기업으로 불리는 삼성그룹과 직원의 경쟁력을 비교하면 재미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삼성의 경우 직원의 역량은 강한데 임원의 역량은 경력이나 급여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의 임원은 이건희 회장이 방향을 제시하면 전체적인 의견을 취합하는 수준이고 실제 일은 직원들이 한다. 반면에 STX는 임원들이 방향설정도 하고, 실행도 대부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TX가 조직을 정돈하고 신사업을 벌이기 위해서는 직원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직원들이 열정을 갖고 도전을 하는 것은 좋지만 제대로 된 역량을 개발해 줘야 한다. 직원의 역량개발은 연수원의 교육프로그램만으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스스로 노력할 수 있는 조직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STX 글로벌 파이오니어(Global Pioneer)는 삼성의 지역전문가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지역전문가 제도와 차이점은 파견대상이 대리 이하 젊은 직원들이라는 점이다. 젊은 직원들의 역량을 조기에 육성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한다.좋은 제도이기는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직원들이 신규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현지정보를 수집하기에는 역량이 충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기분전환이나 새로운 경험을 갖는 것은 좋지만 기업의 한정된 자원을 잘 배분하는 것도 중요한 만큼 보완할 여지가 있다.◇ 경영자는 정확한 방향설정과 미래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의 직무는 기획/총무, 마케팅/영업, 제조/생산, R&D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후선 업무인 재무는 총무직무에 속한다. 강덕수 회장은 재무통이라고 한다.강덕수 회장은 조직생활을 하면서 회계와 재무관련 업무를 주로 해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색채를 띠지만, 사업기획과 같은 업무를 하면서 저돌적이고 능동적인 성향이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망한 기업을 인수할 때는 재무분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의 역량을 가장 잘 발휘했을 것이다. 장부상 부실이 있는지 없는지 찾아내는 것은 M&A의 첫 번째 임무다.STX가 신속하고 다양한 M&A를 하면서 강덕수 회장의 재무적 지식과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본다. 장부만 열심히 보고 M&A를 하고, 사업진출 여부를 판단해 세계경제흐름이나 산업패러다임을 놓치지 않았나 생각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예견하지 못한 재앙이 아니라 이미 2006년부터 경고음이 있었다. 이번 금융위기는 1997년 아시아금융위기와 달리 전세계의 부동산거품과 국가재정위기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기회라는 잘못된 판단으로 오히려 투자를 늘리는 정책을 집행해 위기를 키웠다. 장부상 숫자 놀음에 취해 정작 외부의 거대한 변화를 파악하는데 게을리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의 유동성 위기도 지분을 팔고, 계열사는 매각하는 것만으로 수습하기 어렵다. 알짜 기업을 팔고 캐시플로우를 계산하는 것은 실무자들이 할 일이지, 경영자가 할 일은 아니다.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시대흐름을 예측하고 기업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다. 조선과 해운업 경기가 언제 호전될지, 호전되기 어렵다면 어떤 수준으로 축소될지 예측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현재처럼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으로 대응을 하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 조선업의 시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어차피 제 값을 받고 팔 수 없다. 계열사를 판다고 주판으로 계산한 돈이 들어와 재무구조를 개선해 주지 못한다. 기업이 신사업을 벌일 때나 위기에 직면하면 수성보다는 공격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STX가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저돌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정확한 방향을 잡은 공격은 아니라고 보인다. 수직계열화도 핵심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거나 관련 기업끼리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매각대상을 결정할 때도 마찬가지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 알짜 기업이 아니면 매각하기 어렵지만 그룹의 근간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먼저다. 다른 경영자나 외부인이 볼 수 없는 본질을 찾지 못하면 계속 궁지에 몰릴 수 밖에 없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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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가 창업 10년 만에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STX의 성과는 대규모 M&A에 의한 덩치 키우기와 이에 따른 조선업을 호황으로 눈부신 편이다. 부실기업을 인수해 실적을 향상시켜 상장시켜 투자금을 회수한 후 다시 그 자금으로 연관기업을 인수하는 전략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 ‘마이다스의 손’이라는 말에 어울릴 정도로 성공을 거듭했다.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는 조선업에 영향을 미치고 차입이 많은 STX의 경영실적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STX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3번째 DNA인 성과(Performance)를 이익(profit)과 위험(risk)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차입을 통한 M&A로 단기간에 규모 키웠지만 부실도 키워STX가 지난 10여 년 동안 사업상에서 보여준 성과는 눈부시다고 볼 수 있다. 강덕수 회장 자신이 재무통이다 보니 M&A나 기타 사업평가에서 재무적 성과를 우선적으로 챙기고, 이에 따라 건전한 재무구조를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그러나 STX가 그동안 보여준 충분한 여유자금 없이, 시장가격보다 조금 높은 금액에 M&A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 조선업에 특화된 사업을 해외건설과 국내 주택건설과 같은 건설업으로 확장해 2011년 4월에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강덕수 회장 본인이 사재를 털고 관련 계열사를 동원해 급한 불은 진화했지만 재무구조가 개선되지는 않았다. 현재까지는 적절한 성과를 바탕으로 야심 차게 추진한 M&A도 대부분 성공했지만 막대한 규모의 부채는 남아 있다. 4조원 규모의 채권을 가진 산업은행이 바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낮아 유동성 위기로 몰리지는 않겠지만 10조원이 넘는 부채를 영업이익을 갚기는 어렵다.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세계 경제도 침체되기 때문에 무역에 따른 물동량에 크게 의존하는 주력사업인 조선 관련업이 침체기로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 당분간 사업호전은 어렵다.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조달조차 어려워지면서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해외법인에 대한 무리한 투자도 재무부담을 키웠다. STX유럽도 알짜 자회사인 STX OSV를 매각했기 때문에 다시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유람선 건조도 급격하게 늘어나기 어렵다.STX다롄에도 2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지만 실적은 좋지 않다. STX다롄의 지분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의 지분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STX에너지가 벌인 해외사업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려고 시도하지만 규모가 너무 작아 재무구조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 대규모 장치산업인 조선사업은 경기변동에 유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 2000년대 초반 세계 각국의 재정정책으로 인해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조선발주가 급격하게 늘었지만 2008년 이후 급감하고 있다.이미 수요에 비해 많은 선박이 공급되었고, 배의 평균수명이 30년이나 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새로운 발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자산인 생산설비가 남아 있어 채무상환이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활용도가 떨어지면 고가의 생산설비는 고철에 불과하다.◇ 진퇴양난의 위기를 돌파할 묘책은 글로벌정보경영전략에서 찾아야산업의 불황에 막대한 채무를 짊어지고 있는 STX는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동양적 의미의‘위기(危機)’상황으로 위험하지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하지만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묘책(妙策)이 보이지 않는다.시장에서는 강덕수 회장이 지금까지 보여준 리더십과 돌파 능력으로 새로운 모멘텀(momentum)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만 하더라도 기업들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경제가 바로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2009년, 2010년 연이어 성장이 둔화되면서 2011년부터 위기감에 직면했다. 강덕수 회장도 2011년부터 그룹 경영목표를 ‘내실과 안정’을 모토로 삼았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다른 기업들이 투자를 축소할 때 STX는 역량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자질이 ‘미래 패러다임변화를 읽을 수 있는 직관력’이다.과거에는 산업의 변화가 적었고, 사회변화도 느렸기 때문에 경영자가 자신의 과거 경험으로 사업의 방향을 결정했지만 큰 오류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산업의 융∙복합화가 급격하게 진전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자가 끊임없이 나오기 때문에 개인의 제한된 경험으로는 대처가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집을 부리는 경영자가 많다.글로벌시장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경영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글로벌기업들이 도입하는 시스템이 글로벌정보경영전략(GIMS, Global Intelligence Management Strategy)시스템이다.EIS(Executive Information System),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SCM(Supply Channel Management),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등 현재 기업경영에 활용되는 시스템은 기업 내부의 과거 데이터(data)의 조합과 나열에 지나지 않아 미래경영전략을 수립하는데 한계가 있다. 역사를 배우는 것이 과거의 알아 미래를 대처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하지만 이 격언(maxim)도 현재는 매우 제한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글로벌정보경영전략은 현 기업경영시스템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외부정보(external intelligence)를 수집한다.시장을 선도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도 단순히 R&D비용을 늘리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경쟁자의 기술개발현황이나 장∙단점에 관련된 정보를 수집해 단기간에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술개발전략을 수립해 실천해야 한다.STX가 이라크 등지에서 자원개발과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를 하고 있지만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만으로 미흡하다. 체계적인 정보전략을 수립해 대응하지 않으면 임기응변(臨機應變)식의 대응에 그치게 될 것이다. 재무업무를 하다가 그룹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강덕수 회장이 경영전략을 수립하는데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게 제공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대차대조표 분석에 의존한 M&A는 성공가능성이 높지 않다.기업의 가치란 외형적으로 보이는 수치만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핵심경쟁력을 가지지 않은 기업이 장기간 생존하기도 어렵다. STX의 M&A가 장기적 관점에서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것도 기업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내실경영전략은 적절하지만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 사업을 영위하는 모든 영역과 시장에 관한 글로벌 정보가 필요하다. 글로벌정보경영전략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STX도 ‘끓는 냄비 속의 개구리’처럼 회장의 성공 신화에 도취해 변화에 둔감하게 대응했다는 지적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생존할 수 있다국내 대기업의 경영자들은 계열사 수를 늘리고, 매출규모를 키우는 것이 사업을 잘 하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매년 자산이나 매출규모로 기업의 서열을 매기는 방식은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다.자본주의체제 도입이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도 핑계거리가 되지만 3대를 제대로 넘기는 대기업이 없다. 후계자들의 탐욕과 무능한 경영으로 기업이 망하기도 하지만 핵심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망한다고 봐야 한다. 정치적 밀약으로 사업권을 획득하고, 내부거래로 규모로 키우는 방식으로 핵심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STX의 부실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이 조선업 불황이 결정적이었다고 주장하지만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결과라고 봐야 한다.국내 건설업체 전체가 단순 토목이나 아파트건설과 같은 묻지마 부동산 개발로 휘청거리는 것도 본원적 경쟁력의 바탕이 되는 특화된 기술이나 사업영역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도 기술개발보다는 묻지마 수주경쟁과 덩치 키우기로 일관하면서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는 것이다.강덕수 회장은 생산이나 기술직무 출신이 아니라 재무직무 출신이라 기술력보다는 자금에 의한 경영을 우선했다. 재무제표와 숫자에 기반한 경영은 쉬워 보이지만 기업의 본원적 경쟁력확보와는 무관하다.우량계열사의 실적을 내부거래로 나눠먹고,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이 횡행하는 것도 기업의 부실을 심화시킨다. STX도 내부거래비율이 매우 높은 대기업에 속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수직계열화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하지만 내부거래가 계열사의 동반부실을 심화시킨 주범이라고 봐야 한다. 최근 내실경영을 위해 생산/품질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계열사별 독자자립 경영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STX는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충하기 이전에 국내에서 빅 3에 버금가는 생산력과 기술력을 확충하는데 주력했어야 했다. 계열사별 독자자립 경영체제도 현재의 사업구조에서 구축하기 쉽지 않다.그렇다고 비관만 할 수 없으니 조직을 재정비하고, 기술력을 개발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기술기업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첫째 목표도 기술개발, 둘째 목표도 기술개발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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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체되어 있는 한국산업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기업이 STX그룹(이하 STX)이다. STX의 회장은 쌍용그룹에서 월급쟁이 생활을 하다가 그룹을 창업한 강덕수 회장이다.DJ정부, 노무현 정부, MB정부가 IMF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고 자화자찬을 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생활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고 청년층이나 장년층의 고용부진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정부의 경제정책이나 국가경제상황에 대한 불만이 단기간에 초고속성장을 한 대기업 회장의 성공스토리에 열광하게 만든 배경이다. 수 많은 젊은 구직자들이 강덕수 회장처럼 샐러리맨의 신화를 쓰기 위해 STX에 관심을 갖고, 일부는 STX에 입사하고자 노력한다. ◇ 창업한지 8년 만에 재계 서열 12위로 도약한국경제의 지형을 바꾼 것은 1997년 IMF외환위기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정치, 경제계에 몰아 닥친 민주화 열풍은 기업과 개인을 막론하고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개인은 소득에 비해 과분한 과소비를 일 삼았고 기업은 사업적 고려도 없이 빚을 내어 문어발계열사 확장에 골몰했다. 경제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대통령과 정부관료들은 소위 ‘펀드멘탈이 튼튼하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뇌다가 대응시기를 놓쳐 나라는 단군 이래 최대 위기로 몰고 갔다. 많은 대기업이 파산위기로 몰렸고, 이중 쌍용그룹도 과도한 부채와 사업부진으로 인해 2000년 해체됐다. 위기는 기회이고, 호황보다는 불황에 거부(巨富)가 탄생한다는 진리는 틀리지 않았다.쌍용그룹이 해체된 후 쌍용중공업의 대표이사를 하던 강덕수 회장은 2001년 사재를 털어 쌍용중공업을 인수해 그룹의 발판으로 삼았다. 2001년 대동조선을 인수해 STX조선으로 개칭했고, 2002년 산업단지 관리공단을 인수해 STX에너지로 삼았다.2004년 저속 디젤엔진을 생산하기 위해 STX중공업을 세웠다. 2004년 범양상선을 인수해 STX팬오션으로 바꿨고, 2007년에는 세계 최대 크루즈선 건조사인 아커야즈를 인수해 STX유럽으로 변경했다. 2008년에는 중국 다롄에 선박건조와 해양플랜트를 제조할 수 있는 대규모 조선소를 설립했다.2001년 창업 이후 거침없는 M&A와 신규회사 설립으로 덩치를 키웠던 셈이다. 일부 계열사를 제외하면 STX는 조선/해양 부문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기 위해 계열사를 늘렸다고 볼 수 있다.배의 건조에 사용되는 선박엔진을 만들던 쌍용중공업의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기 위해 대동조선을 인수했다. 건조한 선박의 판매처를 확보하기 위해 범양상선을 인수하는 식이다. 나름대로 인수합병의 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체역량 강화보다는 덩치를 키워 내부거래를 활성화하는 기업 M&A는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M&A를 통한 성장의 적절성과는 무관하게 10년도 되지 않아 외형적으로는 재계 서열 12위를 달성했다. 조선/기계, 해운/무역, 플랜트/건설, 에너지 등 4개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다.유럽, 한국, 중국에 생산기지를 보유해 환율이나 인력부문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고, 중국의 저렴한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이점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까지만 해도 강덕수 회장의 성공신화는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 과감한 M&A로 덩치 키웠지만 내실은 부족해 위험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모든 기업에게 위협적이었지만, 무리하게 외형을 확장하고 조선/해양 부문 수직계열화를 추진한 STX에게는 치명적이었다.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는 물동량 감소로 이어졌고, 바로 후방산업인 조선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었다.STX뿐만 아니라 국내 3대 조선회사인 삼성중공업, 대우중공업, 현대중공업도 아무런 대책 없이 경기가 호전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본업과 관련성이 낮은 STX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고, 사업부진이 현실화되면서 인수∙합병한 기업들의 매각을 추진하지만 성과는 저조한 편이다.1980년대 이후 글로벌기업들은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재편하기 위한 전략으로 적극적인 M&A를 선택했다. 빚도 자산이라고 생각해 무리한 차입을 통해서라도 M&A하는 것이 경영능력으로 인정받았다. M&A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마찬가지로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 주는 것이라고 철저하게 믿었다.1990년대까지의 M&A는 덩치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에서 추진하면서 내실보다는 외형평가에 치우쳤다. 고도성장과 글로벌 경제가 통합될 때에는 ‘덩치 키우기 식’의 M&A가 마이다스의 손처럼 인식됐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재앙으로 돌변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STX의 강덕수 회장의 M&A 전략도 내실보다는 외형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조선/해양 부문의 수직계열화가 지상과제였기 때문에 차입을 해서라도 인수할 필요성이 컸다. 또 인수한 후 관련 기업의 단기실적은 내부거래의 영향으로 좋을 수 밖에 없었다. 기술개발이 사업역량을 강화하기 보다는 회계 수치자료의 관리로 경영성과를 포장하고, 지표상의 이익이나 잉여금으로 M&A를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전략이다. 강덕수 회장이 M&A의 귀재로 불리지만 2013년 3월 현재 막대한 규모의 부채와 사업실적으로 알짜기업을 매각해야 하는 처지로 몰렸다.최근 STX의 경영전략이 ‘선 성장 후 안정’에서 ‘선 안정 후 성장’으로 기조가 바뀌었다고 하지만 문어발처럼 확장한 사업을 정돈하고 제대로 낸 성과를 낼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주력인 조선과 해운산업의 경기호전이 단기간에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경영개선을 위한 의사결정 시점이 너무 늦은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다른 기업이 보수적인 경영을 할 때 오히려 기회로 여겨 사업을 더 벌인 것은 판단착오를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기업을 인수할 때는 실질가치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사업이 어려워 매각할 때는 실질가치보다 더 낮은 가격을 부를 수 밖에 없다는 단순한 진리도 STX가 추진하고 있는 경영개선노력에 찬물을 끼 얹는다.일부 계열사의 지분매각으로 10조원이 넘는 부채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경기가 호황일 때는 영업이익으로 부채나 이자를 갚을 수 있지만 경기가 불황에 직면하면 이 전략은 불가능하다.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를 갚기 위해서도 빚은 내야 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 강덕수 회장의 샐러리맨의 성공신화가 지속될 수 있을까?한국에서 기업을 하려면 대지주의 아들이거나 정치권과 밀접하게 연관을 가져야 한다. 중소기업은 특정 기술이나 노력만으로 일굴 수 있지만 대기업은 성장하고 유지시키기 정말 어렵다.아직 한국에서 3대를 제대로 넘기는 대기업이 없고, 정권의 후광을 받지 않고 대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도 찾기 어렵다. 평범한 월급쟁이에서 대기업을 이룬 사람 중 가장 두드러진 사람이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이다. 김우중 회장은 1989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책을 내면서 일약 스타로 부상했다. 하지만 대우그룹은 1997년 외환위기로 침몰해 그룹이 공중 분해됐고 김우중 회장 본인도 경영부실혐의로 사법처벌을 받았다. IMF 외환위기 당시 대우그룹뿐만 아니라 삼성그룹, LG그룹, SK그룹 등도 부실했지만 정부의 차별적인 선택에 따라 운명이 갈렸다.김우중 회장 본인은 다른 그룹에 비해 차별 받은 것이 억울하다고 하소연하지만 대우그룹이 정상적인 경영은 불가능했다는 사실(fact)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김우중 회장의 경영전략도 적극적인 M&A와 본원적 경쟁력보다는 외형확장에 초점을 맞췄다. 결과적으로 그는 샐러리맨의 우상에서 실패한 경영인으로 낙인이 찍혀 대중의 관심에서 사라졌다.강덕수 회장도 창업한지 불과 8년 만에 평범한 월급쟁이에서 재계서열 12위 그룹의 회장이 되면서 미래가 암울한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었다. 김우중 회장 이후 최고의 스타가 탄생한 셈이다.침체된 경제상황과 높은 실업률을 가리기 위해 간판이 필요했던 정부도 적극적으로 STX를 키웠다. 강덕수 회장의 성공스토리가 화제가 되면서 젊은 구직자들이 삼성그룹 LG그룹, SK그룹보다 STX를 선호한다고 한다. 강덕수 회장의 성공신화를 체험하고, 자신도 그런 신화를 쓰고 싶다는 욕망이 작용했다고 본다. 최근 STX의 경영부진이 심화되면서 강덕수 회장의 신화가 허상은 아닌지 의심을 받고 있다. 강덕수 회장이 사업을 보는 혜안이나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있는지 여부가 이 난국을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결론이 날 것이라고 본다.어떤 전문가는 STX의 경영위기가 강회장의 경영능력, 사업부실이 원인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위기, 그로 인한 선진국의 재정위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래서 한국수출의 주력산업인 조선산업을 살리기 위해 정책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경영자는 시대적 흐름을 읽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경영전략을 수립해 사업을 방향을 정하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이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어느 날 갑자기 온 천재지변(天災地變)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지만 탐욕스런 금융자본의 일탈(逸脫)이 도가 지나쳐 터졌고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던 인재(人災)에 불과하다.선진국 기업들이 2000년대 중반 이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부실사업을 정리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할 때 STX를 포함한 국내 대기업은 사업확장에 여념이 없었다. 과연 이들 대기업 경영자가 시대의 흐름을 읽고 미래를 예측할 능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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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8STX그룹(이하 STX)는 강덕수 회장이 2001년 창립해 단기간에 재계서열 10위권에 진입한 기업이다. 조선/기계, 해운/무역, 플랜트/엔지니어링, 에너지 등 4개 사업부문에 20여 개의 계열사를 갖고 있다. 강덕수 회장이 부도난 기업의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성공한 그룹회장으로 화려하게 변신하면서 과거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의 신화를 상기하는 사람들이 많다.강덕수 회장처럼 성공하고 싶어 하는 구직자들이 STX에 몰리면서 재계서열과 관계없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창의와 도전, 월드 베스트’라는 모토를 갖고 야심 차게 사업을 펼치고 있는 STX의 진면목을 살펴보자. ◇ 항공, 해운, 육운 등 종합물류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STX는 STX중공업을 기반으로 조선/기계, 해운/무역, 에너지, 플랜트/엔지니어링 등 조선 관련사업으로 확장했다. 주요계열사는 표 1과 같다.▲ [표1. STX그룹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 조선/기계 부문 계열사는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STX대련, STX엔진, STX유럽, STX메탈 등이다. 세계 4대 조선사로 평가 받고 있는 STX조선해양은 한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3대 생산기지를 보유한 선박건조회사다.STX중공업은 선박용 대형 디젤엔진, 강재절단, DECK HOUSE, BLOCK제작, 산업플랜트 제작 등을 한다. STX유럽은 2007년 인수한 세계 최대 크루선건조사인 아커야즈의 사명을 변경한 회사다. STX조선해양, STX중공업을 평가대상 기업으로 선정했다.해운/무역 부문 계열사는 ㈜STX, STX팬오션, STX마린서비스가 있다. ㈜STX는 STX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조선 기자재 무역업을 한다. STX팬오션은 현대상선, SK해운 등과 같은 국내 주요 해운선사다.STX팬오션은 국내 발전소와 철강회사를 주요 고객으로 하고 벌크선에 강점을 갖고 있다. STX팬오션은 그룹 구조조정차원에서 매각을 추진 중이며 CJ, SK 등의 그룹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다. 기업의 규모나 그룹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해 ㈜STX, STX팬오션을 평가대상으로 선정했다.에너지 부문 계열사는 STX에너지, STX전력, STX솔라 등이다. STX에너지는 국내 주유소 사업을 하고 있으며, STX전력은 민간발전소를 운영한다. STX솔라는 태양열 발전전문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매출액이나 사업전망 면에서 주요 기업으로 평가하기 어려워 평가대상으로 선정하지 않았다.플랜트/엔지니어링 부문 계열사는 STX건설인데, 전문건설능력도 없고 영업실적 악화로 그룹의 유동성위기를 초래한 주범이다. 핵심경쟁력을 보유하지 못해 미래전망도 밝지 않다.STX는 조선 기자재, 선박엔진, 선박건조, 해운 등 조선관련 수직계열화를 이룬 기업으로서 최근 플랜트, 엔지니어링, 에너지 등 연관 사업으로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STX건설의 사업부진과 무모한 확장으로 인해 거침없는 행보가 주춤한 상태다.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TX팬오션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STX유럽의 자회사를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조선과 해운업 자체가 극심한 불황에 직면해 있어 STX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 창조인, 행동인, 자유인의 인재상을 갖고 직원성장에 관심 높아STX는 꿈과 미래가 잇는 회사는 좋은 인재로부터 출발한다는 인식 하에 우수한 인재를 확보해 훌륭하게 키워내는 인재경영에 대해 관심이 높다. 강덕수 회장은 ‘1조원의 이익보다 1만 명의 고용이 더 의미 있다’고 말하며 직원의 성장이 곧 기업의 성장이라고 본다.인재상은 변화를 선도해 나가는 진취적인 STX人, 창의력을 발휘하며 노력하는 STX人, 적극적인 행동으로 도전하는 STX人, 자기계발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STX人, 회사와 동료와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고 감사하는 STX人이다.STX는 ‘최고의 인재가 무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STX’라는 슬로건으로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을 유인하고 있다. 채용광고의 카피도 ‘꿈을 찾아서 세계로’로 정했다. 젊은 기업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창의와 도전의 문화가 있으며, 우수 인재가 계속 머물고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인재육성제도를 수립/시행하고 있다.인재육성제도는 신입사원조기전력화, 전문 직무교육, 직급별 리더십, 글로벌 인재육성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신인사원 조기전력화 프로그램은 그룹입문연수, 각 사 신입직원 교육, OJT/멘토링, 독서통신/on-line교육, 과제 수행 및 발표대회로 구성돼 있다.전문 직무교육 프로그램은 경영, 영업, 기술, 생순 부문 직무능력을 개발하기 위해 운영한다. 글로벌 인재육성 프로그램은 Global MBA 및 기술연수제도, 영어, 중국어 등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있다.STX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제도를 시행하고, 능력과 성주 중시 인사, 창의적 사고와 적극적 행동을 가진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인사방침을 정한다. OJT수행평가에 따른 직무수행 잠재능력, 본인의 적성(희망), 부서배치 우선순위 고려(T/O)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합리적으로 부서를 배치한다.직무수행능력과 업적평가에 따라 직급별 승진소요연한에 관계없이 우수인력의 발탁승진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직무수행능력과 리더십이 주요 평가기준이다. ◇ STX중공업/STX조선해양은 개발직무, STX팬오션은 영업/마케팅 직무가 유리▲ [표 2. 평가대상 기업의 점수비교] STX는 불과 10년도 되지 않아 재계 서열 11위에 오르고, 강덕수 회장이 주목 받는 경영자에 등극하는 등 여러 가지 현안들을 감안하면 혁신적인 대기업으로 볼 수 있다. 매출규모나 그룹에서 차지하는 위상 등을 감안해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STX, STX팬오션 등 4개 기업을 평가대상으로 선정했다. 가장 우량한 기업으로 평가된 계열사는 STX중공업이고, ㈜STX는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STX조선해양과 STX팬오션은 STX중공업보다는 약간 낮지만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STX중공업은 급여/승진/복지제도, 성장성, 수익성, 경쟁력,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 다른 계열사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STX중공업이 두산엔진, 현대중공업 등 기타 경쟁사에 비해 뛰어난 기술력이나 수익성을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STX 내에서는 조금 우월한 편이다.STX조선해양은 STX중공업에 비해 성장성, 수익성, 경쟁력 측면에서 떨어졌지만, 프라이드, 기업문화는 우수하다. STX팬오션은 성장성, 수익성, 브랜드 이미지 차원(dimension)에서 STX중공업에 비해 열세다.㈜STX는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면서 무역업을 하지만 자기계발/교육, 성장성, 수익성, 경쟁력, 브랜드 이미지 등에서 모두 낮은 평가를 받았다. 지주회사가 그룹의 지배구조 유지나 방향설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직원의 관점에서 보면 미래가 밝지 않다. 업무의 전문성, 경험축적 등 자기계발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다른 그룹의 지주회사도 유사한 특성을 보이고 있어 자기계발에 관심이 높은 구직자라면 심각하게 입사를 고민해야 한다. STX의 평가대상 계열사 모두 급여/승진/복지제도는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STX가 강덕수 회장의 강한 이미지 덕분에 젊은 구직자들에게 선망 받는 그룹이기는 하지만 계열사 중 초우량기업은 없었다. M&A로 급성장을 하면서 인수한 기업간의 기업문화 통합이 이슈로 등장하고 있으나, 무엇보다 조선 및 해운업의 영업실적 악화가 선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위대한 직장을 평가하기 위한 10-Dimension Model을 적용하면 STX는 구직자의 선호도와 무관하게 보통기업 수준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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