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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0▲ ‘주종남 창의공학 스튜디오’ 입구에 마련된 추모월을 오픈하는 참가자들. 왼쪽부터 현송재단 김정일 이사장, 고(故) 주종남 교수 유가족 이화준 씨, 김영오 서울대 공과대학장, 김재영 연구부총장, 김호영 기계공학부장, 조규진 창의공학설계 담당 교수 [출처=서울대학교 공과대학]서울대학교(총장 유홍림) 공과대학(학장 김영오)에 따르면 2024년 12월3일(화요일) 관악캠퍼스 39동에서 학내외 인사 약 30명과 학생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종남 창의공학 스튜디오’ 개관식을 열었다.‘주종남 창의공학 스튜디오’는 32년 전 학부생들의 로봇공학 입문 수업인 ‘창의공학설계’를 처음 도입했던 고(故) 주종남 교수(2019년 작고)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이름을 명명했다. 해당 수업이 이뤄졌던 노후 실습실을 리모델링해 첨단 스튜디오로 재 탄생했다.이날 행사에는 김영오 서울대 공과대학장과 전현직 연구부총장 등 학내 주요 인사를 비롯해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한 김정일 현송교육문화재단(이하 현송재단) 이사장, 고(故) 주종남 교수의 유족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이번에 개관한 스튜디오에서 앞으로 진행될 ‘창의공학설계’는 기계공학부 신입생들이 팀을 이뤄 직접 로봇을 만들고 로보콘 경기에서 승부를 겨루는 수업이다.도전적인 공학 문제를 창의적 아이디어로 해결해 가는 과정을 학생들이 직접 경험하는 서울대의 대표적인 창의력 교육과정이다.주종남 창의공학 스튜디오는 2024학년도 2학기 창의공학설계 수업에 활용된 바 있다. 수강생들은 함께 준비한 감사편지를 통해 이 공간에서 친구들과 웃고 웃으며 많은 시간을 보낸 결과, 어제와 다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현송재단과 고(故) 주종남 교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김영오 공과대학장은 “그간 ‘창고형 작업실’로 불리던 낡은 공간이 차세대 로봇 인재를 길러내는 첨단 공간으로 변신했다”며 “현송재단의 지원에 감사를 표하며, 이 공간이 로봇 인재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김정일 현송재단 이사장은 학생들이 만든 로봇을 차례로 둘러본 뒤 “AI 시대에도 공학자는 문제를 제 손으로 해결하는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이 공간에서 마음껏 도전하며 많이 실패하는 경험을 거쳐 더 큰 공학자로 성장했으면 한다”고 현송재단의 철학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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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서울대 기계공학부 조규진 교수(교신저자), 엄재민 박사과정생(제1저자), 유성렬 박사과정생(제2저자)[출처=서울대학교 공과대학]서울대(총장 유홍림) 공과대(학장 김영오)에 따르면 기계공학부 조규진 교수(인간중심 소프트 로봇기술 연구센터장) 연구팀이 효율적인 픽 앤 플레이스(pick-and-place) 작업을 위해 사람처럼 여러 물체를 한 번에 옮길 수 있는 로봇 그리퍼를 개발했다.이 기술은 물체를 동시에 옮길 뿐만 아니라 원하는 위치에 정렬할 수 있는 기능까지 구현했기 때문에 비정형 환경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2024년 12월12일(목요일) 로봇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연구 성과인 '사람의 손동작 원리를 분석해 로봇 그리퍼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례'를 게재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연구의 출발점은 ‘다물체 파지(multi-object grasping)’로 불리는 사람의 파지 방법이다. 연구팀은 2019년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효율적 작업을 위해 물체를 하나씩 옮기지 않고 여러 개를 동시에 옮기는 모습을 보고 영감을 얻어 연구를 시작했다.조규진 교수는 “실제 사람의 손동작과는 다르게 기존의 그리퍼 연구들은 대부분 로봇이 한 번에 하나의 물체를 옮긴다는 가정 하에 발전해 왔다”고 말했다.“한 번에 여러 물체를 옮기는 다물체 파지 그리퍼도 개발된 바 있지만 여러 개의 작은 그리퍼들을 로봇팔 끝단에 배치한 형태라 정형화된 환경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이러한 제약에 문제의식을 가진 연구팀은 비정형 환경에서도 그리퍼 활용이 가능하도록 사람의 다물체 파지 전략을 분석해 이를 적용한 로봇 그리퍼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이 과정에서 핵심이 된 동작은 ‘손가락-손바닥 이동 동작(finger-to-palm translation)’과 ‘손바닥-손가락 이동 동작(palm-to-finger translation)’이다.예를 들어 사람들은 책상 위에 놓인 여러 물체를 손바닥에 모으기 위해 손가락으로 물체를 하나씩 잡고 손바닥으로 옮기는 과정을 반복한다.그리고 모은 물체들을 식탁 위로 함께 옮긴 후 다시 손가락으로 하나씩 잡아 원하는 위치에 배치할 수 있다.연구팀은 이 동작 원리를 로봇에 도입해 물체를 하나씩 잡아 저장하고 여러 물체를 한 번에 옮긴 뒤 다시 개별적으로 원하는 위치에 정렬할 수 있는 로봇 그리퍼를 개발한 것이다.이를 구현하기 위해 그리퍼의 손가락에 디커플링 링크(decoupling link)를 설치함으로써 물체를 파지하고 손바닥으로 전달하는 동작을 기구학적으로 분리해 제어를 간단히 해결했다.그리퍼의 손바닥은 유연한 털이 배열된 벨트형 구조로 물체를 안정적으로 저장하며 다양한 크기의 물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이와 같이 독특한 하드웨어 설계를 통해 연구진은 사람의 복잡한 움직임을 로봇에 맞게 간단화시킨 후 적용했다. 총 3개의 모터만으로 모든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연구진은 실험실 스케일의 데모를 통해 이번에 개발된 그리퍼가 다양한 비정형 환경에서 적용될 수 있음을 검증했다.먼저 물류 환경에서 그리퍼가 선반에 놓인 8개의 물체를 2번의 왕복 운동으로 옮길 수 있다. 이때 물체를 하나씩 옮기는 단일 물체 파지 방식과 대비해 공정 시간을 34% 절감, 로봇팔의 이동 거리를 71% 단축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또한 가정 환경에서는 책상에 놓인 물체들을 모두 저장한 뒤, 원하는 위치에 하나씩 놓을 수 있음을 검증했다.이처럼 연구진이 개발한 그리퍼는 물류 및 가정 환경 뿐 아니라 대표적인 비정형 환경으로 꼽히는 빈-피킹(bin picking, 여러 물건이 컨테이너, 수납함 등의 용기에 어지럽게 쌓여 있는 공정) 공정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현재 조규진 교수 연구팀은 다품종 소량생산, 빈 피킹, 물류 공정 등 자동화가 이뤄지지 않은 다양한 공정에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벨트형 손바닥의 디자인을 타깃 물체에 맞게 최적화하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제1저자인 박사과정 엄재민 연구원은 2025년 2월 졸업 후 박사 후 연구원으로서 다물체 파지 그리퍼의 경로 계획(path planning)과 벨트형 손바닥의 디자인 최적화 연구를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연구책임자인 조규진 교수는 “자연의 원리는 효율적인 로봇 동작 설계에 대한 영감을 준다”며 “이때 단순히 자연의 동작을 모방하는 게 아니라, 핵심 원리를 로봇에 맞게 재구성하는 것이 로봇공학자의 역할”이라고 연구의 방향성을 설명했다.또한 “사람의 다물체 파지 방법에서 손안 이동 기술은 핵심적인 움직임인데 이번에 제안한 그리퍼는 이 원리를 최초로 로봇에 적용한 사례”라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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