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
" 대구시"으로 검색하여,
3 건의 기사가 검색 되었습니다.
-
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로 항잉독립운동의 중심지로 유명한 대구, 쇠퇴한 섬유산업을 대체할 신성장 동력을 찾지 못해 무너지는 경제대구광역시(이하 대구시)의 명칭은 757년 신라 경덕왕 16년에 달구화현이 대구((大丘)현으로 개칭되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조선 세종 1년인 1419년 대구현이 대구군으로 승격됐고 세조 12년인 1466년 도호부가 설치됐다.선조 34년에는 대구에 경상감영이 설치되면서 경상도의 중심도시로 부상했다. 1981년 대구시에서 대구직할시로 승격됐고, 1995년 대구광역시로 개칭됐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민진규(출처 : iNIS)대구시는 1907년 일제의 경제침탈에 대항한 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로 민족정기의 위상을 높였고, 이후에도 항일독립운동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6∙25전쟁 당시 피난민을 따듯하게 수용했을 뿐만 아니라 낙동강방어전선의 중심역할도 수행했다.한국 현대정치사에서 파벌정치의 대표주자인 TK, 대구경북 출신 정치인들의 고향이다. 대구시의 자치행정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오곡밸리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세부 지표별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과거의 화려한 영화에 젖어 변화를 저항하면 멸종돼정치한국 진보정치의 흐름을 주도하는 광주광역시와 마찬가지로 대구시는 한국정치사에서 보수의 대명사인 TK의 난공불락(難攻不落) 요새이다. 1995년 지방자치가 시작된 이후 24년 동안 진보출신 시장이 1명도 진입하지 못할 정도로 견고한 방어막을 구축했다. TK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부산경남 즉 PK가 역량 있는 진보 정치인에게 문호를 개방한 것과 대비된다.민선시장은 문희갑, 조해녕, 김범일, 권영진 등이 있으며 조해녕을 제외하면 3명 모두 연임했다. 시정 구호를 살펴보면 문희갑은 1기에서 ‘화합하는 시민 거듭나는 대구’로 정했다가 2기에서는 ‘아름다운 도시 품위 있는 대구’로 변경했다. 조해녕은 ‘마음을 하나로 대구를 세계로’, 김범일은 1기와 2기 모두 ‘희망의 도시, 일류 대구’라는 구호를 열창했다.현직 시장인 권영진은 1기에서는 ‘오로지 시민행복 반드시 창조대구’, 2기에서는 ‘행복한 시민 자랑스러운 대구’를 시정 구호로 선택했다. 역대 시정 구호 대부분은 단어의 명확한 정의가 어렵고 성과를 측정할 수 없는 모호한 용어로 구성돼 있다.세계적 경영학자인 피트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역이 지방자치시대 수십 년 간 발전하지 못하고 퇴보 혹은 정체된 것도 당연한 결과로 판단된다.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서 민주당의 김부겸이 당선되면서 보수의 방어막이 뚫렸지만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김부겸이 재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김부겸의 입장에서는 보수의 아성에서 재선할 경우에 유력한 대권주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기회이지만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역여론이 좋지 않아 당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진보의 바람이 ‘미풍’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이유다.보수당은 문재인 정부가 대구시 예산을 깎는 등 지역을 홀대한다며 21대 총선에서 표로 심판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구는 경북, 부산, 울산, 경남 등과 영남권 신공항에 지역발전의 사활을 걸고 있다.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반드시 새로운 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부산 가덕도보다는 경남 밀양에 위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보수정당이 집권했던 박근혜 정부도 신공항을 건설하기 보다는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결론을 내렸지만 정부안의 번복을 요구하고 있다.보수의 근거지인 대구는 진보의 아성인 광주광역시와 ‘달빛동맹’을 맺어 교류하며 상생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시민단체 위주로 시작된 교류로 TK 정치인인 전두환, 노태우 등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벌인 광주민주화 무력진압에 대한 사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2019년 9월 산업은행은 양 지역의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250억원 규모의 ‘달빛펀드’를 조성했다.정치권의 치열한 공방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스스로 정치색을 지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셈이다. 자존심이 강하기로 소문난 대구 사람들이 먼저 화해의 손을 내민 것이 광주시민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판단된다.정치전문가들은 한국 정치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구와 경북에서 먼저 보수독점 현상이 깨져야 한다고 진단한다. 보수의 깃발만 들면 당선된다는 인식이 무너져야 역량 있는 신진 정치인이 등용할 수 있는 문이 열여야 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지리산 산골에서 자란 필자가 어린 시절 서울로 상경해 놀란 점 중 하나가 서울 사람들은 부산과 대구도 시골로 치부한다는 것이다. 서울 친구들이 지방출신들을 보고 ‘주말에 시골 다녀왔냐’고 묻곤 하는데 다른 지역보다 대구출신들이 발끈하는 편이다.대구보다 더 큰 대도시인 부산출신도 시골로 치부되는 것을 체념하는데 대구의 인구가 얼마인데 시골로 부르냐며 항변한다. 해방 이후 한국의 정치를 좌지우지(左之右之)한 인물을 다수 배출했다는 긍지를 잃지 않았다는데 감명을 받았지만 과거의 화려한 영화에 젖어 변화에 저항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 경제성장과 관계없는 주택가격 폭등은 서민 피해로 이어져경제2019년 대구시의 예산은 8조3,316억원으로 2018년 7조7,274억원에 비해 6,042억원이 증가했다. 보건복지 예산이 3조99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일반행정이 1조1,799억원, 도시환경이 1조608억원, 도로교통이 9,789억원의 순으로 나타났다. 공공안전, 문화환경, 미래경제 등 주민의 미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예산보다는 소모성 예산이 다수를 차지했다.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신산업 육성 및 스마트시티 조성, 제조업 스마트혁신 및 소상공인 지원, 지역혁신인재 양성 및 대구형 청년보장제 본격 시행 등에 대한 일명 ‘기회의 도시’ 예산은 5,719억원에 불과했다. 대구시가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로봇산업에 40억원, 물산업에 25.7억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이 편성됐다.대중교통 서비스 혁신에 1,806억원, 철도 인프라에 556억원, 도로건설에 464.5억원이라는 막대한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과 비교된다. 미세먼지에 대비하기 위해 129.9억원 투입하면서 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는 인색해 경제발전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지방자치 단체장과 의원들이 단기적 성과와 표로 연결되는 선심성 예산에 집중해 미래성장 기반을 훼손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대구시는 국내 최대 재벌기업인 삼성그룹이 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삼성그룹의 창업자 이병철은 1930년대 대구에서 지역의 건어물을 만주 지역으로 수출하고 만주의 곡물을 수입해 창업의 기반을 구축했다.삼성의 제일모직이 잘 나갈 때는 대구시가 ‘동양의 밀라노’라는 별명으로 불렸었다. 섬유산업의 메카로 자리잡았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삼성그룹 이외에도 청구건설, 우방건설, 보성건설과 같은 대구 기반의 건설회사가 전국적인 규모로 성장한 사례도 있었다.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이라는 향토 기업이 대기업 중심의 백화점 시장에서 자존심을 굳건하게 지킨 적도 있지만 2010년 이후 시장 위축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졌다.대구시에서 출발한 전국 규모의 음식체인점인 교촌치킨, 호식이 두마리 치킨도 국민의 사랑을 열렬히 받고 있다. 한국의 대표음식으로 해외에도 수출되는 양념치킨과 통닭집에서 내놓는 치킨무도 대구에서 출발했다. 대구시민의 입맛을 사로잡으면 전국민에게 통용된다는 신화를 만들어낸 사례에 속한다.대구시는 ‘사람, 기업, 자연이 어우러진 미래형 첨단 도시’라는 슬로건으로 물산업, 의료산업, 자동차산업, 로봇산업 등을 지향하고 있다. 글로벌 물산업 중심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롯데케미컬 등 물 기업 30여개를 유치했다. 글로벌 의료산업 허브도시가 되기 위해 15개 국책연구기관, 120여개 의료기업을 중심으로 임상, 연구, 제조의 융∙복합화를 추진 중이다.미래형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미래형 자동차 테스트 베드 기반 마련과 전기차 인프라의 탄탄한 구축으로 미래형 자동차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방침이다. 첨단 로봇산업 도시를 위해 현대로보틱스, 로봇산업진흥원 중심의 로봇클러스터 집적화를 통해 지역 메카트로닉스 산업의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에너지 자족도시를 위해 국가산단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청정에너지 선도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또한 물산업의 중심도시에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물산업은 생활 및 공업 용수의 생산과 공급, 상하수도 처리 등 물과 관련된 제조∙건설∙엔지니어링산업을 말한다. 이명박 정부가 상하수도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관심을 받았던 산업이지만 이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대구시의 사업체와 종사자수를 보면 2017년말 기준 사업체는 20만9,376개, 종사자는 84만3,170명으로 조사됐다. 지역내총생산(GDRP)은 50.8조원으로 2007년 34.4조원에서 10년만에 약 50%가 증가했다.지역경제는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데 주택가격의 상승, 인근 지역의 소득을 기반으로 한 소비성장 등이 지역경제의 버팀목이지만 점차 허약해지고 있다.대구 경제에서 우려되는 점은 폭발적인 주택가격 상승이다. 인구는 246만명인데 2017년말 기준 주택은 98만8357호로 전혀 부족한 수준은 아니다. 지역경제가 개선되거나 주택수요가 높은 것도 아니며 인구마저 감소하고 있는데 집값만 폭등했다.주택가격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상승하다가, 2017년 이후 다시 오르면서 대구 수성구의 경우에는 서울 강남과 유사할 정도로 많이 올랐다.정상적인 시장경제에서는 주택가격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결정되지만 투기시장은 경제원칙과는 무관하게 움직인다. 광주광역시도 2018년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가 2019년 연초부터 폭락하고 있는 중이다.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물량이 확대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고 분석하지만 실수요자보다는 투기꾼의 농간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주택거품이 폭락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도 시장흐름을 놓치고 막차를 탄 서민이라는 점에서 지방정부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 계속 -
-
인구는 줄어들고 주택보급율도 높은데 집값은 급등해 사회불안 요소로 작용, 벌이고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는 예산만 낭비하는 동네잔치에 불과해▲대구시 지도(출처 : 홈페이지)▶ 권한을 무기로 저지를 수 있는 모든 유형의 공무원 비리 발생사회2019년 8월 기준 대구시의 인구는 총 246만명으로 2012년 252만7,000명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반면에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마찬가지로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노인의 비율은 점점 상승하고 있어 사회복지비 지출 등 노인복지를 위한 비용부담은 커지고 있다.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중이다.예를 들어 총인구는 2016년에서 2017년 사이 7,961명이 감소했는데 동기간 노인인구는 오히려 1만7,836명이 증가했다. 2017년 12월말 기준 전체 인구는 245.3만명인인데 65세 이상 노인은 34만2100명으로 13.9%를 점유했다.전국 평균인 13.9%와 동일한 수준이지만 울산광역시의 9.9%, 인천광역시의 11.6%, 대전광역시의 12.2%, 서울특별시의 13.4%에 비해서 높았다. 노인부양비는 19.0으로 생산연령인구(15~64세) 100명당 고령인구의 비율이 19명이라는 의미로 벌써 부담스럽다.대구는 변변한 대기업 공장이나 우수 중소기업의 본사도 없는 소비형 도시로 주민들은 인근의 김천, 구미, 포항 등 경북권 공단이 위치한 지역으로 취업하기 위해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경우가 많다.인구통계상 허수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는 이유다. 경제여건이 취약하고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고, 교육여건이 좋아 주변 경북의 도시들에서 교육 등을 이유로 이주한 사람들도 다수다.동구와 수성구의 주민들이 높은 집값 부담을 줄이고 생활여건이 좋은 경산시로 이주하는 것도 인구감소에 기여하고 있다. 대구시의 입장에서는 경산시를 통합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경상북도가 세수감소를 우려해 반대하는 중이다.현재 미래 신성장동력을 육성하고 있는 로봇산업, 물산업 등이 활성화된다고 해도 인구유입 효과는 제한적이라 인구감소로 인한 소비침체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감사원은 2019년 7월 대구시가 대구도시공사 사장이 연임을 위한 자격요건을 갖추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임명했다고 지적했다. 2019년 5월 대구시장인 권영진은 시청 직원들에게 부서원이 비리에 연루되면 부서 전체에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특정 건설업체에 행정편의를 제공하고 골프접대를 받은 직원이 구속되고, 시청에서 발주한 공사의 시공사에게 특정업체에 하청을 주도록 강요한 공무원이 적발됐기 때문이다.시장의 강력한 조치에 대해 공무원노조는 상관의 불법적인 지시에 대한 내부고발을 용인하고 내부고발자를 보호하는 조치를 우선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연대책임은 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연좌제의 형태로 민주화 운동을 통제하기 위해 군사독재정권이 도입했던 제도이다.2019년 5월에는 대구시 보조금을 횡령한 복지재단의 비리를 제보 받은 공무원이 관련 내용을 재단 직원에게 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무기명으로 작성된 제보를 보호해야 하지만 오히려 제보자를 색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다. 공무원조차도 비리근절은 위해 도입한 내부고발제도를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었던 셈이다.2019년 6월 대구 시민단체들은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무고한 공무원에 대한 징계가 부실하다며 반발했다. 남성 공무원이 여성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건이었는데, 해당 공무원은 감봉 1개월 경징계만 받았기 때문이다.공무원 노조는 제 식구를 감싸기 위해 이례적으로 시민단체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적 수준이 높은 공무원 노동조합도 사회가치와 정의에 대해 무감각하다는 평가를 받았다.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대구시 공무원은 130명에 달한다. 전체 4,211명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다른 광역지방자치단체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음주운전에 관대한 조직문화를 타파해야 근절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대구시 중구청 공무원은 기간제 근로자를 ‘벌초’와 같은 개인 업무에 동원해 처벌을 받았다.권영진 시장이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지만 낙후된 지역경제와 무사안일(無事安逸)의 공무원 근무태도로 인해 전혀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최근 몇 년 동안 발생한 대구시 공무원의 비리행위도 뇌물수수, 공사비 부풀리기, 떡값 수수, 근로기준법 위반, 성추행 등으로 다양했다. 공무원이 권한을 악용해 저지를 수 있는 모든 유형의 비리가 발생했다.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들이 시장의 지시에 대해 무감각한 것은 자신들이 지방선거에 대한 영향력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정치인 출신의 시장이나 의원들도 공무원의 협조 없이는 공약사업을 제대로 펼치기 어렵기 때문에 비리공무원이라고 해도 함부로 처벌하지 못한다.비리공무원을 징계하기 위한 인사위원회가 동료 공무원 위주로 구성되는 것도 ‘솜 방망이 처벌’을 양산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현상은 보수지역이나 진보지역이나 모두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쥐꼬리 예산으로 천만 관광인프라 구축하겠다는 구상에 헛웃음 나와문화대구는 경상도의 중심도시로 주변의 인구가 모이면서 제법 맛있는 음식도 자랑한다. 대구의 막창, 볶음짬뽕, 양념치킨이 유명한데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음식으로 등극했다.대구 사람들은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데 지역 음식도 사랑하는 편이다. 사실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경상도 음식 맛은 전라도 음식의 발끝에도 따라가기 어렵지만 나름 자존심을 유지하는 곳이 대구다.대구에 사는 친구들이 초청해 가보면 동네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을 대접한다고 소란을 피우지만 ‘정말 맛 있다’고 생각한 적은 거의 없었다. 지방에 가서 음식을 먹어봐야 별 볼일 없고 한국에서 가장 맛 있는 음식을 파는 곳은 서울이라는 우스개 소리로 있다.지역을 돌아다니며 맛 기행을 하다 보면 부인하기 어렵다. 필자의 입맛이 까다로운 것도 아니고 주변 지인들도 대부분 이러한 의견에 동의한다.대구시는 자랑할만한 문화재는 없지만 동화사와 팔공산 갓바위가 유명하다. 지인와 전국일주를 하면서 동화사 계곡에서 며칠간 야영했던 기억이 떠올랐다.대구시는 ‘대프리카(대구 + 아프리카)'로 불릴 정도로 덥기 때문에 시민들은 멀리 피서를 가기보다는 동화사 계곡에 텐트를 치고 여름을 보낸다고 한다. 낮에는 가족들이 텐트를 지키고, 퇴근 후에 가장이 합류해 밤을 샌다는 설명을 듣고서야 계곡에 설치된 엄청난 규모의 텐트촌을 이해할 수 있었다.팔공산 갓바위는 노태우 대통령의 어머니가 치성을 드려 아들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문민정부가 12∙12 쿠데타 세력에 대한 처벌을 한 이후에도 ‘성지(聖地)’ 순례를 통해 자식들의 성공을 기원하는 부모들의 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다.필자도 대부분이 할머니로 구성된 긴 행렬의 끝을 따라 구름 낀 팔공산 정상에 몇 번 올랐다. 여름과 가을에 주로 등정했지만 소박한 불상을 제외하면 다른 관광지에 비해 차별화된 느낌은 받지 못했다.대구시도 별빛축제, 약령시축제, 동성로축제, 날뫼축제, 문화예술제, 옻골문화축제, 봉산미술제, 수성 들안길 맛축제, 비슬산 참꽃제, 대덕제, 생명사랑 환경축제, 대구치맥페스티벌, 풍등날리기, 반려동물축제, 금호강바람소리길축제, 정신건강축제, 불교문화축제 등 다양한 축제행사를 개최한다.대구치맥페스티벌만 전국적 인지도를 얻었고 나머지는 예산만 낭비하는 동네 잔치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구조조정이 시급한 실정이다.지방정부가 열심히 돈을 투자한다고 관광객이 저절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의 눈 높이가 높아져서 웬만한 수준을 갖고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기 어렵다.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킬러 콘텐트(killer contents)로 성공한 ‘김광석거리’와 같은 성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예산만 낭비하는 축제는 1~2개만 남기고 다 없애는 것도 대구시의 상징적 이벤트를 살리는 지름길이라고 판단된다.대구시는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1천만 관광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2019년 기준 256.5억원 투입한다. 이만한 예산으로 우수한 관광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인식도 놀랍다.예산의 세부 내역을 살펴보지 않았지만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 정도는 무능한 공무원만 모르고 삼척동자(三尺童子)도 다 알 것이라고 생각된다. ▶ 제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전환 추진하지만 인재는 부족해기술대구시는 섬유산업으로 명성을 날렸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주력 산업의 급격한 쇠퇴로 도시경제가 추락했다. 첨단 로봇산업, 미래형 자동차산업, 의료산업, 물산업 등으로 경제재생을 꿈꾸고 있지만 정작 산업에 필요한 지역인재를 양성하지 못하고 있다. 우수 인재가 없다면 초기 단계 수준에 불과한 이들 산업의 육성도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대구시에는 경북대, 계명대학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등이 위치해 있다. 대구대학교, 영남대학교 등은 경북 경산시에 있어 같은 교육권이기는 하지만 엄연히 다른 광역자치단체에 속해 있다.2019년 기준 지역혁신인재 양성 프로젝트에 56억원, 대구형 청년일자리 창출에 143.2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기계부품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뿌리 기업을 육성하는 예산도 21억원밖에 되지 않는다.단순 노동력에 의존하던 섬유제조업을 첨단 로봇과 자동차 산업의 육성이 시급한 과제이지만 뛰어난 인재를 유치하는데 한계가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최고 명문대학인 경북대도 관련 학과가 부족한 실정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도 인재육성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신규로 본사를 옮긴 일부 기업들이 부족한 인재를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열악한 상황이다. 대구시도 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우수한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업무를 오래 경험한 필자는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첨단 로봇산업, 의료산업, 미래형 자동차산업, 에너지 자족도시 프로젝트 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국내 제조업체에서 운용하고 있는 로봇의 대부분이 일본이나 독일에서 수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의 산업용 로봇만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래형 자동차산업도 제조기반이 없는 테스트 베드와 충전인프라만으로 육성할 수 없다.2019년 여름부터 일본과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 정부는 소재산업과 핵심부품에 대한 투자를 늘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단기간에 모든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장기간 지속적인 투자와 수요창출이 있어야 성공가능성이 높다.대구시도 단기 효과가 나기 어려운 첨단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려면 인내심을 갖고 인재양성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계속 -
-
인구유입을 위한 일자리 창출해야 도시 쇠퇴 막을 수 있어, 기술집약적 최첨단 로봇 및 자동차산업에 대한 투자는 성공 여부 평가하기에는 시간 더 필요해▶ 부동산 거품보다 신산업 육성에 집중해야 성장 가능해종합적으로 대구시의 자치행정을 평가해 보면 다음과 같다. 대구시의 자치행정은 10점 만점에 평균 2.2점으로 최하 수준의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기술만 4점을 획득했고 나머지 정치, 경제, 사회, 문화는 모두 2점을 받았다.TK지역을 형성하고 있는 경북이 안동, 경주 등의 뛰어난 문화유산에 힘입어 문화에서 4점을 받은 것과 달리 대구는 변변한 문화유산이 없어 2점밖에 받지 못했다.유일하게 4점을 획득한 기술은 전통적인 섬유산업의 침체를 대체하기 위해 로봇산업, 의료산업, 자동차산업, 물산업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지방자치단체의 노력만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주변 도시와 유기적 연대를 추진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시도이다. 대구의 지방행정 평가 내역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첫째, 정치는 광주광역시와 마찬가지로 보수의 성지로 꼽히면서 변화가 없어 답답하지만 시민단체 위주로 새로운 맹아(萌芽)가 싹 트고 있어 다행스럽다. 정치권은 건전한 보수보다는 과격한 보수가 다수를 점유하고 있지만 호남과 상생 및 협력관계가 필요하다는 혁신 목소리가 정책으로 구현되고 있다.20대 총선에서 진보인사가 1명 당선되면서 정파보다는 인물 위주의 투표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재현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광주광역시에서도 보수인사의 정치권 입성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장기간 정치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대구시가 먼저 변하는 것도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둘째, 경제는 전형적인 소비중심의 도시로 자영업자의 비중이 높아 경기침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예산도 미래성장동력의 싹을 틔우기 위한 목적보다는 현안 이슈를 해결하기 급급한 항목 위주로 편성돼 있어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소모성 예산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고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하기 때문이다.인구증가와 소득향상과 같은 구체적인 주택수요 상승요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 폭등은 장기적으로 경제기반을 더 허약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투기세력과 건설업체의 합작품으로 생긴 부동산 거품은 평범한 서민 위주로 피해자를 양성해 사회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성장 뒷받침 없는 자산 거품은 반드시 붕괴된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지 않아야 한다. ▲ 오곡밸리모델로 평가한 대구 자치행정셋째, 사회는 대구경북 지역의 대표도시로 허브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인구 감소와 고령화의 거대한 물결은 피하지 못하고 있다. 경북과 달리 인구의 밀집도가 높아 급격한 감소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제활성화 없이는 인구성장은 불가능하다는 점도 상기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과 같은 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대개 공무원들은 자신의 권한을 개인 능력으로 착각해 이권을 챙기는 도구로 활용한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활력이 떨어진 지역의 공무원은 지역 업체들과 결탁해 이권과 예산을 나눠먹는데 열정을 바친다.급기야 대구시장이 연좌제 도입을 고려하라고 지시하는 등 부패척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공무원들에게는 ‘소 귀에 경 읽기’에 불과하다.넷째, 문화는 경상도의 중심도시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내세울 문화재는 거의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동네마다 관 주도로 수십 개의 축제를 벌이고 있지만 동네잔치에 불과하고 관광객 유치와는 거리가 먼 것도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유사하다. 역사라는 콘텐트를 내포하지 못한 축제와 문화제는 ‘앙꼬없는 찐빵’으로 성공할 수 없다.팔공산 갓바위와 동화사는 쿠데타로 집권했던 전직 대통령의 일화와는 관계없이 집중적으로 육성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동화사가 주도하는 불교문화축제도 종교차원을 넘어 지원해 대구시의 대표 축제로 한 단계 승화시킬 이유는 충분하다. 한정된 예산이라면 ‘될 성 싶은 떡잎’에 올인하는 것이 좋다.다섯째, 기술은 노동집약적인 섬유산업에서 기술집약적인 최첨단 로봇 및 자동차산업으로 전이하려는 노력은 높이 살만하다. 아직까지 투자단계에 불과해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울산광역시, 구미시 등과 같은 주변 지역의 특장점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소한 10년 이상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 점도 잊지 않아야 한다.첨단산업이 유치된다고 우수한 인재가 몰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인재 육성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동네 꼬마들이 과자를 사는 수준의 예산을 투입하면 산업단지가 동네 놀이터로 전락한다.인재육성은 대학이나 교육당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치부하고 뒷짐을 지기보다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유치하고 육성하는데 대구시가 앞장서야만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결과적으로 오랜 역사와 전통,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대구시민의 의욕에도 불구하고 대구시의 지방행정은 낙후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지역내총생산(GDRP)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것도 부동산 거품과 소득 대비 과소비가 주요인으로 환호할만한 일은 아니다.글로벌 경제가 보호무역주의 득세와 성장둔화로 ‘R(경기침체) 공포’에 사로잡혀 국내소비도 급격히 위축되면서 ‘일본식 디플레이션’에 접어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소비도시로 부동산 거품에 의존한 대구시의 성장이 다른 지역에 비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지역 정치인의 냉엄한 현실 진단과 대처가 없다는 점이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 끝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