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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부터 한민족이 가장 사랑한 술은 탁주라고 불리는 막걸리다. 일제 강점기 동안 조선총독부가 주세법을 제정해 허가 없이 술을 빚지 못하도록 통제하자 밀주가 성행했을 정도다. 과거 전국 방방곡곡에 막걸리를 제조하는 소규모 술도가가 산재했지만 제대로 된 브랜드를 가진 곳은 드물었다.경기도 포천시는 지명보다 ‘이동 막걸리’와 ‘이동 갈비로 더 잘 알려진 도농복합도시다. 6·25 전쟁 당시 북한군과 치열하게 교전을 벌였던 강원도 철원군과 인접해 군부대가 많이 배치돼 있다. 각종 규제로 수도권에서 밀려난 중소형 공장이 둥지를 틀며 난개발이 진행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포천가구단지로 유명한 포천시는 2029년 지하철 7호선이 연장되면 서울특별시 강남지역까지 1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어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6·1 지방선거에서 포천시장 후보자가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 시장은 공약보다 소속 정당으로 당선역대 민선 포천군수·시장은 이진호·박윤국·서장원·김종천·백영현이다. 민선1·2기 군수 이진호는 경찰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며 3대 경기도의원을 거쳤다. 3기 군수와 3·4·7기 시장을 지낸 박윤국은 1대 포천군의원과 4대 경기도의원으로 정치적 기반을 닦았다.4기 보궐·5·6기 서장원은 2·3대 포천군의원으로 민심을 얻은 후 박윤국과 경쟁하며 성장했다. 서장원은 6기에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시장직을 상실했다. 6기 보궐 김종천은 2·3대 포천시의원을 지냈으며 다양한 시민단체에서 활동했다. 8기 백영현은 포천시 공무원으로 퇴직한 후 7기부터 시장직에 도전하다 재수 만에 당선됐다.6·1 지방선거에서 포천시장에 당선된 국민의힘 백영현은 7기 시장 더불어민주당 박윤국과 경쟁해 승리했다. 후보자들이 제시한 대표 공약을 간략하게 살펴보자.당선된 백영현은 5대 공약으로 △전철 7호선 노선 변경 △포천·철원 고속도로 연장 △포천천 명품 친수공간 조성 △포천시 공립 치매 전담형 노인요양시설 건립 △청년창업지원센터 구축 등을 제시했다.낙선한 박윤국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E노선 신설 추진 △포천선 역세권 개발사업 시행 △포천천 힐링 수변공원 조성 △43번 국도(신북·영중) 도로 확장 △한탄강 유네스코 휴양·관광도시 조성 등을 제시했다.▲ 경기도 포천시의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의 평가 결과[출처 = iNIS]◇ 사회 공약 58% vs 경제공약 11%8기에 당선된 백 시장은 선거 공보물에 6대 전략·64개 공약과 14개 읍면동 공통사업 79개 등 총 143개의 공약을 제시했다. 당선 후 △사통팔달 통하는 도시 네트워크(18) △첨단산업 유치로 미래 경쟁력과 일자리 창출(23) △시민이 주인인 공감과 소통의 시정(5) △호수와 공원으로 삶이 풍요로운 도시(11) 등 10대 전략·153개로 조정해 홈페이지에 게시했다.국정연은 백 시장이 홈페이지에 제시한 공약 153개를 요소별로 다시 분류했다. 세부과제는 정치(16)·경제(17)·사회(89)·문화(31)·과학기술(0)로 구성됐으며 사회 공약이 전체의 58.17%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문화 공약 20.26% △경제 공약 11.11% △정치 공약 10.46% 순이며 미래 먹거리인 과학기술 공약은 0%이다 요소별 주요 공약은 다음과 같다.첫째, 정치 공약은 △포천 식품산업기술연구원 설립 △군사시설 보호구역 지속 해제 추진 △6군단 반환부지 첨단기업 유치 △확실한 위임 전결을 통한 포천 시정 개혁 △의정부시 자일동 쓰레기소각장 건설 반대 △사격장 피해대책 및 소음대책 등이다.둘째, 경제 공약은 △온라인스토어 창업 및 온라인 유통채널 지원 확대 △청년창업 및 취업을 위한 지원센터 설립 △국내 복귀 유턴기업 및 수도권 산업고도화 이전 기업 선별 유치 △첨단산업단지 조성 △신규 농산물브랜드 개발 및 판매망 구축을 통한 로컬푸드 활성화 △스마트농업 활성화 및 기후변화 대비 저탄소 농업 육성 등을 말한다.셋째, 사회 공약은 △직주근접형 복합산업단지 개발 △스마트폰 안전귀가 서비스 구축 △출산장려금 지원 확대 △고령친화도시 인증 획득 △차별화된 치매예방사업 추진 △생활악취 발생원 체계적 관리 △셉테드(CPTED·범죄예방환경설계) 안전마을 확대 등으로 다양하다.넷째, 문화 공약은 △포천아트밸리 글로벌 관광 명소화 추진 △체류형 관광지 조성 및 야간관광 활성화를 통한 토탈관광 실현 △한탄강홍수터 활용 관광단지 조성 지원 △취약계층 초중고생 인터넷강의 수강료 지원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 포천미래교실 운영 지원 △50+세대 이모작 프로그램 운영 등이다.다섯째, 과학기술 공약은 1개도 없다. 첨단산업을 유치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안은 마련하지 못한 셈이다. ◇ 현안 이슈 잘 이해했지만 달성전략 부재백 시장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첫째, 달성 가능성은 50점 만점에 16점으로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맞춤형 직업교육 프로그램 운영은 포천시 거주 구직자를 대상으로 직업교육을 통해 일자리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총사업비 4억2600만 원이 투입된다.지난해 지게차 자격증 취득·대형운전면허증 취득·인공지능(AI) 데이터 라벨러 양성 등의 교육이 진행됐다. 취직을 위해 지게차와 대형차 운전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수요가 많았는지 의문이다. 맞춤형 직업교육은 구직자와 채용기업 간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사업이라 달성 가능성이 낮다.둘째, 적절성은 공약이 포천시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지표이며 26점을 획득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포천미래교실 운영은 18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관내 50개 초중고생 전체를 대상으로 코딩·드론·3D프린팅·AI 등 소프트웨어 교육을 제공해 미래인재를 육성하는 사업이다.포천은 도농복합도시로 산업화가 미성숙됐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보다는 3차 산업혁명인 정보사회 기반부터 구축하는 것이 유리하다. 전임 시장이 추진했던 포천드론클러스터도 정보화 인프라가 부족해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셋째,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며 18점을 받았다. 첨단산업단지 조성은 사업비 2254억 원을 100% 민자로 투자받아 첨단기술 제조업종 등 미래 유망산업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첨단산업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기가 어렵고 수도권에 판교테크노밸리·마곡엠밸리·송도바이오융합산업단지 등이 경쟁자로 버티고 있어 기반 시설이 부족한 포천에 첨단 관련 업종이 이주할 가능성도 낮다. 유치할 첨단산업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넷째, 운영성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과 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16점을 획득했다. 온라인스토어 창업 및 온라인 유통채널 지원 확대는 시비 8000만 원을 투입해 관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유통채널 입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온라인스토어를 운영하는 것이 얼마나 효율적일지 판단하기 어렵다. 온라인은 시공을 초월하기 때문에 지역성은 경쟁우위 요소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수 지방자치단체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간편 결제와 배달앱 시장에 도전했지만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다섯째, 합리성은 공약이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주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며 24점을 받았다. CPTED 안전마을 확대는 관내 읍면동당 1개소에 총 40억 원을 투입해 폐쇄회로(CC) TV 및 로고젝터, 안심벨, 바닥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CPTED는 미국 뉴욕과 같은 대도시 슬럼지역에서 범죄율을 낮추기 위해 고안한 시스템으로 도농복합지역인 포천에 도입하기에는 비용효과성이 떨어진다. 1인 가구 밀집지역의 범죄예방을 위해 주로 CPTED 안전마을을 조성하고 있으나 시골은 자연적 감시·접근통제·영역성 강화·활동성 강화·유지관리 등의 원리가 구현되기 어렵다.종합적으로 백 시장의 선거공약은 4년 동안 153개를 충실하게 이행해도 250점 만점에 100점으로 달성률은 40.0%에 불과하다. 지역 공무원 출신으로 주민이 원하는 현안 이슈가 무엇인지 잘 파악해 공약을 개발했지만 달성전략은 크게 고민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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