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
" 베이비부머"으로 검색하여,
3 건의 기사가 검색 되었습니다.
-
늙지 않기 위해 또 젊게 살기 위한 탐구를 국가적으로 수행한 사례가 북한의 <장수학>에 대한 연구다. 정부의 재정과 고급인력들을 투입해 진행된 북한의 “김일성을 위한 장수연구소”의 사례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필자는 대학에서 공부할 때 정부의 비밀취급인가를 받은 지도교수님 덕분에 북한의 서적을 공식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1990년대 후반에는 통일부 등에서 서울대에 북한 관련 다양한 용역을 발주했다. 남북통일이나 교류가 활발하게 될 경우 또 돌발적인 사태 발생 등 유사시에 북한 주민의 건강을 돌보면서 남한에 전염병이나 각종 질환이 넘어오지 않도록 하는 정책의 수립 등이 대표적인 연구 과제였다.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북한의 의료체계를 분석하고 의학 수준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때 분석한 자료들 중에는 김일성을 위해 북한에서 연구한 결과들을 집대성한 <장수학>을 세밀하게 분석했다.◇ 북한 <장수학>을 연구하며 김일성의 장수법 파악... 남한의 <노인의학> 내용과 비슷한 상식 수준당시 세계보건기구(WHO)의 ‘노화연구소’를 맡고 계시던 교수님을 통해 그 유용성과 과학적인 근거를 확인하는 작업도 수행했다.북한 최고 의과대학으로 손꼽히는 평양의과대학의 교과서를 파악하고 평양의대 교수로 있다가 탈북한 의사와 1년이 넘게 정기적인 면담을 진행했다.연구자로서 실제 현장에서 시행되는 북한 의학기술의 수준과 김일성 장수학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확인할 행운을 얻었다.▲ 사진 1. 북한에서 발행된 장수학 책자의 목차(저자 리정복, 낸 곳, 과학백관사전출판사. 발행 1987년 4월 15일)1994년 7월7일 82세로 사망한 김일성은 건강한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한다. 일본 언론은 '젊은 여성들과 같이 목욕을 하면서 호르몬을 분비시켜 젊게 한다'고 보도했다.하지만 북한에서 편찬한 <장수학>에 이러한 내용이 없는 것을 보면 의학적으로 인정받은 치료법은 아니었던 것 같다. 실제로 시행했는지 여부조차 확인할 수는 없었다.대신 평양 인근에 소재한 만수산과 연결하는 에어닥트를 만들어서 피톤치드가 가득한 공기를 주석궁과 집무실로 끌어들여서 공급했던 것은 사실이었다.질 좋은 공기 청정기가 없는 상황에서 미세먼지가 없고 산소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입한 것으로 분석됐다.육식을 좋아하는 김일성의 식습관을 극복하기 위해 특별히 조성된 농장에서 정선된 사료와 여물을 주어 소와 가축을 기르고 남새(채소)를 유기농으로 재배해 정기 식단에 포함시킨 것도 확인했다.몸에 좋다는 귀한 산삼이나 녹용 등에 대한 연구도 당시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상당히 진전돼 있었다. 북한의 전통의학에 대한 관심은 현대 의학기술이 뒤쳐져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중국의 중난하이(中南海)에는 당시 등샤오핑 등 고위층 국가 지도자들을 위해 수십 명의 의사와 중의사, 요리사와 치료사들이 개인별 맞춤형 섭생과 치료를 하고 있었다.매일 대변을 분석한다든지, 대상자의 출신 지역과 식성에 맞추어 적절한 수준으로 식단을 조절하거나 건강을 위해 햇볕 쏘이기와 목욕하기, 도인법과 같은 기 체조를 하거나 마사지를 하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실제 중난하이에서 활용되는 치료와 양생법은 고대 중국의 은나라에서 시작해 청나라때까지 황궁에서 쓰던 방법들을 포함하고 있다.그러한 내용들도 <장수학>에는 많이 반영돼 있었고 호르몬 요법이나 약물 치료법 등도 러시아의 연구 결과들을 인용했다.▲ 사진 2. 노인의학 교과서(편저자 의학교육연수원, 서울대학교 출판부. 발행 1997년 11월 30일)아마 현대 의학의 각종 첨단 의료기기나 의약품이 없는 상태에서 국가적인 필요성 때문에 현대의학적인 내용에 더해 전통의학이나 자연의학, 한방의료 등을 연구해서 검증하고 발전시킨 것으로 짐작된다.북한의 장수학에 대한 분석연구에서 내려진 결론들은 남한에서 발간한 <노인의학>의 내용과 유사한 부분이 많았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항노화를 위한 원칙 및 방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베이비부머 평균수명 95세 대비해 노인의 삶 추구해야... <감속노화> 유튜브 영상 인기도 자연스라운 현상전쟁 이후 갑자기 출산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기간 동안 태어난 분들을 베이비 붐 세대라고 한다. 1차 베이비붐은 1955년~1963년, 2차 베이비 붐 세대는 1964년~1974년 출생한 분들을 지칭한다.적게 출생한 해에는 한 해 약 80만 명, 많을 때는 매년 100만 명이 태어났다. 출생아 숫자의 급증 때문에 ‘콩나물 교실’에 ‘2부제 수업’이라는 진풍경도 만들어졌다.하지만 이들 덕분에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성장이 가능했을 뿐 아니라 민주화를 이룰 수 있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과 선진국으로 진입했다.2년 전부터 이들 베이비붐 세대들이 노인이 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는 생산가능 인구의 급격한 감소, OECD국가들 중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 문제, 노인 돌봄 수요 폭증 등 각종 사회적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하지만 이들 세대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이전의 노인들과 달리 70% 이상이 고졸 이상의 높은 학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자산의 척도로 불리는 집 한 채 정도의 자산은 보유하고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립학교 교직원연금 뿐 아니라 기초 연금도 받기 때문에 이전의 노인보다 소비력이 높다.또 하나의 특징으로 베이비부머는 생활 나이(Chronological Age)를 생물학적 나이(Biological Age)보다 이미 10년 정도 더 젊게 살고 있다.미용이나 건강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갖고 있다면 적극적인 건강관리를 통해서 10년 정도 젊게 사는 것은 실제로 어렵지 않게 됐다.물론 개인적인 유전적 특징이나 생활습관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나이보다 빨리 늙는 사람도 있고 또 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아도 더 늙게 보이는 분들도 있다.여름과 겨울을 가리지 않고 자외선 차단제가 포함된 선크림을 꼼꼼하게 챙겨 바르고 얼굴 세수만 신경 써서 해도 피부 나이를 10년 정도는 젊게 만들 수 있다.아주 많은 돈을 들여 피부를 젊게 가꾸고 얼굴의 쳐진 주름을 끌어올리는 성형수술을 하지 않아도 몇 가지 기본적인 건강 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10년 정도 젊게 사는 것은 어렵지 않다.여기에 노년의학이나 항노화 분야의 의학적 서비스를 받으면 약 20년 정도 젊게 사는 것도 가능하다. 몽고에 가면 옆집 아저씨나 친척 이모 같이 생긴 분들을 길거리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생물학적 나이보다 20년 정도 늙어보인다.항노화는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다양한 방법과 간단한 약물 복용만으로도 부담스럽지 않게 시행이 가능하다. 조금이라도 좀 일찍 시작하면 좋다.30대까지는 아니어도 40대 정도부터라도 건강관리를 시작한다면 50대부터는 주변인과 비교해 서서히 5년, 10년 차이가 나도록 덜 늙을 수 있다.결국 노인이 되는 60대 혹은 70대부터는 20년 정도 젊게 사는 것이 가능하다. 최근에 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의 <감속 노화>에 대한 유튜브 영상이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따라하는 것은 실제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남들이 70대의 삶을 힘들게 살고 있는데 같은 나이의 자신은 건강하고 활기찬 50대 정도로 살수 있다고 하면 싫어할 사람이 없다.단순한 항노화(anti-aging)가 아니라 역노화(reverse-aging)를 하려면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소요될 뿐 아니라 신체에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하지만 스스로 노력하고 조금만 공부한다면 단순히 노인에게 자주 생기는 질병이 없도록 하거나 피부가 조금 덜 늙어 보이는 수준이 아니라 의욕과 활동력을 50대와 같이 활발하게 유지할 수 있다.신체적으로 지치지 않고 원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힘이 있고 정신적으로도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의욕이 넘치는 상태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60대의 남성도 70대의 여성도 기력이 좋고 생기가 있는 상태를 자신의 나이보다 20년 정도 젊게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노인들의 소망일 것이다.여기에 추가로 의학적으로 검증된 항노화 치료법들을 조금씩 적용한다면 이전 세대가 꿈꾸어왔던 “늙지 않고 건강한 나이 들기”가 가능해지는 시대가 온 것이다.이미 우리나라 여성들의 평균 수명은 92세를 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들은 이제 95세를 평균 수명으로 생각하면서 노인으로서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젊고(?) 활기차게 노인의 삶을 살 것인지 아니면 항상 아프고 힘들어하면서 30년을 더 살것인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필자가 항노화와 역노화에 대해 연구하는 것도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함이다.▲ 이상구 의학 전문위원(서울태평병원 원장)
-
최근 의학기술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크게 늘어나며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고령화가 초래하는 긍정적·부정적 영향이 사회 곳곳에 파장을 일으키며 외면할 수 없는 정책 아젠다(agenda)로 급부상했다.우선 대한노인회는 현재 65세인 노인 기준 연령을 높이고 <정년 연장>을 통해 계속 일을 할 수 있도록 정책을 수정하라고 요구했다. 취업자도 대부분 노인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특히 젊고(?) 건강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2년 전부터 노인 연령으로 진입하면서 매년 70만 명 이상, 평균 80만 명이 노인이 되는 것이 예정돼 있다.이미 2024년 연말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인 1000만 명을 돌파하고 향후 8년 동안 640만 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노인 인구의 증가는 노인 당사자 뿐 아니라 앞으로 노인이 될 것이 예정돼 있는 현재 중·장년층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부모님을 부양해야 하는 의무 외에도 평균 수명이 95세가 되도록 오래 살아야 하는 세상은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했으므로 불안감과 더불어 걱정도 밀려온다.◇ SNS에 '항노화' 관련 자료가 넘쳐나지만 진위 파악 어려워... 의료인조차 효과적인 설명 방법 고민 중필자는 2004년 대통령 직속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에 근무하며 저출산과 고령화가 불러올 다양한 사회적 변화를 예측하는데 청춘을 바쳤다. 국정 운영 전반에 걸쳐 대응할 정책을 수립하며 수많은 고민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세계 최고의 노인 빈곤율로 노후 소득보장 정책이나 중증재가와상노인을 위한 돌봄 정책 등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없는 산적한 과제를 국가적으로 감당해야만 하기 때문이다.동시에 노인이나 앞으로 노인이 될 개인들 대부분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되지?’라고 하는 걱정과 ‘안 아프고 살아야 될 텐데’라는 걱정을 안고 살아간다.예전에는 부자나 고위층 등 특수 계층만 생각하던 <항노화>에 대한 관심이 일반 대중에게도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유튜브(YouTube)에도 다양한 글과 영상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전문가와 비전문가가 백가쟁명(百家爭鳴)식으로 <항노화>나 <역노화>를 이야기하고 있으나 어느 것이 진실인지 오히려 판단하기 어렵다.일부 영상은 주마간산(走馬看山)식으로 대충 언급해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고 다른 일부 영상은 내용의 전문성이 너무 높아 의료인이 아닌 사람은 알아듣거나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심지어 전문적인 의료인이라고 해도 어떻게 설명해야 환자나 일반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다들 그저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건강 수칙은 간단하지만 지키기 어려워... 미국 할리우드에서 항노화 산업이 거대한 규모로 성장해이번에 연재할 특별 기고를 통해 건강하게 나이 드는 법, 효과적으로 노화를 막는 법, 다시 젊어지는 기술과 방법 등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우선 건강하게 나이 드는 방법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아프지 않은 것이 건강한 것은 아니지만 아프면 건강하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실제로 알려진 건강 수칙은 크게 복잡하지 않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알라메다 지역에서 6928명의 생활습관을 20년 동안 조사한 결과를 보면 더욱 그러하다.건강 수칙은 1. 금연, 2. 절주, 3. 적정 체중 유지, 4 규칙적인 운동, 5. 충분한 수면, 6. 아침 먹기, 7. 간식 먹지 않기 등으로 명확했다.이들 7개 수칙 중 3개 이하를 실천하면 잔여 수명이 22년이지만 5개를 실천하면 28년, 6개 이상을 실천하면 33년으로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누구나 쉽게 알수 있는 당연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20년 동안 엄청난 자금을 들여서 조사해야 하는지 의문을 갖는 분도 있다고 봐야 한다.하지만 각종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에도 상식 수준의 건강수칙을 지키는지 여부에 따라 실제 11년 이상의 수명 차이가 난다는 것을 대규모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확인했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의료 현장에서 근무하며 이러한 수칙을 환자들에게 이야기하면 대부분 실망한다. '스님과 같은 삶을 살라는 말입니까?'하고 물어 보거나 그런 것 말고 약이나 주사와 같이 ;쌈박한 것'이 없는지 반문하기도 한다.▲ 사진 1. 아버지에게 자신의 피를 수혈하는 브라이언 존슨(출처 : 브라이언 존슨 인스타그램)최근 미국의 브라이언 존슨(46)이라는 백만장자는 젊어지기 위해 10대 아들의 피를 수혈받은 것이 화제가 됐다. 또한 70세인 자신의 아버지에게는 자신의 피를 1000CC 수혈해줘 신체 나이를 25세 줄였다고 밝혔다.존슨은 평소에도 건강과 노화에 관심이 많아 노화를 막기 위해 뇌, 심장, 방광, 신장, 간, 폐, 음경, 힘줄, 피부, 머리카락 및 직장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30명이 넘는 의사와 건강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유지한다.이를 위해 매년 US$ 200만 달러(약 26억 원)를 투입하며 111가지 보충제와 엄격한 채식 위주 식단을 지키고 매일 체중과 심박수를 측정하고 한달에 한번씩 혈액‧내시경 검사를 받는다.세계보건기구(WHO)와 같은 국제기구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립보건원(NIH)과 같은 세계적인 수준의 기관들은 수혈을 통한 회춘은 실효성이 없고 위험이 더 높다고 경고한다.하지만 항노화는 이미 거대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 영화산업의 메카인 할리우드가 대표적이며 비버리힐즈에 위치한 항노화 클리닉이 앞장서고 있다.유명 영화배우인 리암 닐슨, 실베스타 스텔론, 아놀드 슈왈츠네거, 헤리슨 포드 등이 80대가 넘도록 액션을 직접 찍으며 활동하는 것은 항노화 기술의 성과다.◇ 아주대 연구팀 '중간노화세포'의 존재 규명... 항노화를 넘어 역 노화가 가능하다는 이론 증명 완료우리나라 아주대 연구팀(생화학교실 박태준 교수 및 병리학교실 김장희 교수 등)은 2023년 연말 처음으로 '중간노화세포'의 존재를 인체 노화과정에서 처음으로 밝혔다. 이를 활용해 노화 억제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사진2. 아주대의대 중간노화세포연구진관련 연구성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네이쳐지에 ‘Mid-old Cells are A Potential Target for Anti-aging Interventions in the Elderly(중간노화세포 제어를 통한 노화 억제 전략)’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연구 논문에 따르면 중간노화세포에 적절한 자극을 주면 젊은 세포와 비슷한 기능으로 회복할 수 있다. 중간노화세포의 경우, 외부 성장인자 등에 대한 반응성이 남아 있어 젊은 세포-유래인자(Juvenile-associated secretory phenotypes, JASPs)에 지속해서 노출하면 세포 기능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실용화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고 기술의 확산을 위해서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이제 실제로 항노화(Anti-aging)를 넘어 역 노화(Reverse-aging)가 가능하다는 것이 이론적으로 확인된 것으로 평가된다.이미 줄기세포 주사로 희귀 난치병을 고치고 90세가 넘은 노인의 치매도 치료하고 있다. 주사 한번만 맞으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면역력이 생기고 나이가 들어도 젊게 살 수 있는 항노화도 현실화되고 있다.한가지 걸림돌은 줄기세포 주사로 1회 시술을 받으려면 1억 원이 넘는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개인의 재력이 건강을 넘어 수명과 노화까지 좌우하게 되면서 엄청난 산업적 가능성과 동시에 윤리적 이슈와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촉발되고 있다.기술의 발달에 따라 법과 제도가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으며 정책과 제도에 따라 기술의 발전이 좌우되기도 한다. 앞으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전까지 많은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이제 어떤 연구가 되어 있고 무슨 기술이 개발되어 있는지, 노화와 건강한 나이듦에 대해 하나씩 살펴보면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나아갈 길을 같이 고민해 보고자 한다.- 계속 -▲ 이상구 의학 전문위원(서울태평병원 원장)
-
한국에서도 의료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노인들이 장수해 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자식세대의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부모들은 노후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없이 나이가 들었고, 생명은 길어진 대신에 의료비도 많이 필요하다.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자식이 부모가 죽을 때까지 봉양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효(孝) 사상도 점점 빛이 바래고 있다.고려장은 고려 시대 나이든 부모를 산에다 버려 죽음을 맞이하게 하는 풍습을 말한다. 노인요양병원을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웰다잉(well-dying)이라고 자신의 집에서 가족들에 둘러 쌓여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 사람들은 많은데 현실은 대부분 요양병원에서 쓸쓸하게 죽기 때문이다.노인요양병원의 안전을 평가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K-Safety 진단모델’을 적용해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K-Safety 진단 모델로 노인요양병원 종합평가 결과 [출처=iNIS] ◇ 노인인구 늘어나면서 요양병원도 급증하지만 안전은 소홀유엔(UN)의 기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으면 초고령화 사회라고 부른다. 한국도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중이다.필자의 주변에도 90세를 넘어 100세를 바라보는 부모님을 둔 지인들이 적지 않은 편이다. 어릴 때 기억에 비춰보면 시골에서 60세까지만 살아도 환갑잔치를 벌이고 장수를 축하했는데, 지금은 70살도 청춘이라고 말한다.2018년 기준 요양병원은 1,571개로 2008년 714개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노인복지시설도 2008년 3,072개에 불과했지만 2018년 5,677개로 늘어났다. 노인인구가 늘어나고, 바쁜 자식들이 가정에서 부모를 돌보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노인요양병원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2010년 11월 경북 포항 인덕요인요양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10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당했다. 화재의 원인은 전기합선으로 드러났다.2014년 5월 전남 장성 효사랑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환자와 간호사 등 21명이 목숨을 잃었다. 80대 치매노인이 방화를 저질렀지만 스프링쿨러는 아예 설치돼 있지 않았다.2018년 1월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46명이 사망하고 109명이 부상을 입었다. 피해자 대다수는 응급실에 입원해 있었으며 소방설비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 건물도 불법으로 증축한 것으로 드러났다.2019년 9월 김포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사망하고 47명이 부상당했다. 보일러실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화재 진압을 위해 설치한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요양병원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치명적인 화재뿐만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대, 낙상사고 등도 포함된다. 2019년 8월 우울증을 앓고 있던 요양병원 70대 환자가 투신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간병인이 24시간 상주해 간호한다는 광고를 믿었다는 가족은 분통을 터뜨렸다. 관계기관이나 요양병원은 유사한 사고가 빈발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 소외된 노인들이 입원해 관계기관의 관리감독도 허술해사고발생 가능성 평가한국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요양병원 화재안전점검 결과 대상 2837곳 중에서 192곳인 15%가 1차에 불합격판정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이들 병원은 시설 개∙보수를 진행한 이후 2차 전기안전검사는 통과했다. 2년마다 1회씩 하는 전기안전점검으로 합선, 과부화 등과 같은 전기화재 위험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저렴한 토지를 찾아서 산골이나 외곽에 지어진 요양병원은 화재나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소방서와 너무 멀리 떨어져 비상출동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는 수준의 도로를 확보하지 못한 요양원도 있는 실정이다.2019년 6월 경기도 광주와 양주시에 위치한 요양병원에서 60대 노인 3명이 추락해 사망했다. 이들은 5층 이상의 고층에서 창문을 통해 떨어졌다. 2019년 8월 울산 동구에 위치한 요양병원 5층에서 환자가 추락해 사망했다. 추락방지를 위해 창살을 설치할 수도 있지만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 탈출을 불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창살 설치를 강제하기 어렵다.일본의 요양병원은 치매환자들의 낙상사고나 폭행사고를 막기 위해 환자를 결박하는 등 신체구속을 폐지했다. 처음에는 환자들을 통제하기 어려웠지만 차츰 환자들의 공격성이 줄어들고 간호사들과 관계도 좋아져 안전사고는 늘어나지 않았다. 인간에 대한 존중을 기본 철학으로 무장한 ‘휴머니튜드’로 프랑스 치매전문가인 이브 지네스트가 개발한 치료방법이다.노인요양병원은 수익을 우선적으로 추구하기 때문에 스프링쿨러, 소화기 등 소방설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입원환자의 추락을 방지할 수 있는 창살도 설치하지 않는다. 병원의 근무자들도 안전 불감증이 만연한 상황이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기초적인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고 대피시설이나 비상 시 환자들의 대피를 도울 수 있는 인력도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노인은 성인이고 많은 인생경험을 쌓았지만 신체적이나 정신적으로 어린아이와 매우 유사하다. 의사나 간호사의 관심이 소홀해지면 안전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다.노인요양병원은 수익을 쫓아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를 적게 하는 편이다. 소외된 노인들이 입원하는 곳이라는 이유로 관계기관의 관리감독도 허술해 안전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수준이다. ◇ 노인보다 병원 관계자가 방어능력을 키워야 안전해사고 방어능력 평가2019년 10월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을 강타했을 때 사이타마현에 위치한 노인요양시설은 불어난 물에 침수됐다. 환자와 직원 등 120명의 목숨이 풍전등화에 처했지만 모두 무사하게 대피했다.정전이 발생해 엘리베이터가 작동하지 않았지만 고령자를 휠체어나 침대에 눕힌 채 침착하게 건물 옥상으로 옮겼다. 평상 시 피난 매뉴얼을 작성해 수해대피 훈련을 진행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긴급 상황에 대피할 수 있도록 옆에 3층짜리 건물도 새로 건축했다.노인요양병원이든 어떤 병원이든 철저한 예방노력만이 화재사고를 막을 수 있다. 보일러실, 전기배선, 전기기구 등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시설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 요양병원은 환자의 대부분의 고령이고 거동이 불편하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면 대피가 어렵다. 따라서 평상 시 화재대피 훈련을 반복해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화재 대피훈련은 화재로 인해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도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계단으로 대피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창문이나 옥상을 통한 대피방안도 수립해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소방안전교육은 병원관계자뿐만 아니라 노인들에게도 실시해야 한다. 연기가 발생할 때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연기를 흡입하지 않도록 수건이나 옷가지로 코를 막는 것도 연기로 인한 질식사를 줄이는 방법이다. ◇ 죽음을 기다리는 노인도 가족에게는 소중한 사람자산손실의 심각성 평가2018년 기준지난 10년 동안 노인요양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로 74명이 사망했지만 노인요양병원의 안전은 개선되지 않았다. 의료법상요양병원 입원 대상자는 노인성 질환자, 만성질환자, 외과적 수술 또는 상해 후 회복기간에 있는 환자 등이다.노인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환자 대부분은 자력으로 탈출하는 것이 불가능해 관리자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생명을 잃게 된다. 2019년 9월 발생한 김포 요양병원 화재도 21분만에 진화됐지만 2명이 사망하고 47명이 부상을 당했다. 환자들은 화재로 인한 불과 연기가 입원실로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도 탈출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굴리는 상황에 처해졌다.노인요양병원에서 안전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해도 병원 관계자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미 나이가 든 노인들이고, 요양병원 자체가 죽음을 맞이하는 곳이라는 인식도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었든, 질병으로 아프든 노인환자 모두가 가족들에게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청, 소방방재청, 병원 등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언젠가는 자신도 요양병원에 입원해 죽음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요양병원의 안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치인들도 노인들을 위한 사회복지 인프라가 확충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 모든 이해관계자가 지혜를 모아 열악한 환경 개선해야안전 위험도 평가노인요양병원의 안전은 낙후된 시설과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사고발생 가능성은 높지만 입원해 있는 환자들은 거동이 불편하고 침대에 결박돼 사고방어능력은 매우 취약하다. 사소한 안전사고에도 사망이나 중상에 이를 정도로 자산손실의 위험도 높아 안전위험은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노인요양병원의 안전위험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면Severe : 심각한 수준의 위험’으로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소방방재청, 병원, 환자, 보호자 등이 빨리 대응책을 강구하거나 부실문제를 보완해야 한다. 노인복지전문가들은 100세 시대를 맞이해 오래 사는 것도 좋지만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필자도 지인의 부모나 친척들이 입원한 노인요양병원을 방문한 경험이 적지 않다. 노인요양병원의 열악한 입원환경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었지만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인지 크게 고민을 해보지 않았다.자본주의사회에서 병원도 이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항변, 의료기관의 사회적 책임이 우선이라는 주장,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병원비도 큰 부담이라는 보호자의 인식 등을 잘 감안해 모든 이해관계자가 슬기로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계속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