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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7삼성그룹(이하 삼성)의 창업자 이병철 회장은 정미소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무역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해방과 6∙25 전쟁으로 물자가 부족하자 제당, 제분, 섬유로 사업영역을 넓혔고 1969년 삼성전자를 세우면서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이후 중공업, 화학 등으로 계열사를 늘려 모든 사업을 다 영위하는 종합백화점이 됐다. 삼성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대기업으로 지명도가 높다.그룹의 간판기업인 삼성전자는 모바일 기기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지만 다른 계열사들은 여전히 국내 기업의 수준에 머물고 있어 고민이 깊다.◇ 삼성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 기업삼성의 100여 개 달하는 계열사를 표1와 같이 전자계열, 금융계열, 중화학계열, 기타로 구분할 수 있다.▲ 표 1. 삼성그룹의 계열사 구분먼저 전자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정밀소재, 삼성SDS, 삼성디스플레이 등이다. 이중 그룹의 성장성이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계열사는 그룹의 간판기업인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정밀소재, 삼성SDS이다.삼성전자는 1969년 설립된 이후 반도체, 휴대폰, LCD, LED, 스마트폰 등으로 이어지는 제품을 개발했고 현재 삼성의 매출과 이익의 대부분을 점하고 있다.특히 2012년 3분기를 기준으로 그룹 이익의 87%가 차지하고 있어 화려하지만 그룹 차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정밀소재, 삼성SDS 등은 삼성전자의 사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다음 금융계열사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삼성벤처투자 등이다. 이중 핵심계열사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이다.삼성생명은 삼성의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고리역할을 하고 자금줄이다. 금산분리원칙의 따라 은행을 소유하지 못한 삼성으로서는 삼성생명의 보험금은 생명수다. 긴급한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은행보다는 그룹의 금융계열사로부터 지원받았다.삼성화재는 주요 계열사로 볼 수는 있지만 외형적인 특이점을 찾기 어려운 계열사다.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도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는 있지만 정체된 산업의 특성, 경쟁의 심화 등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미래 전망이 밝지 않다.중화학계열사는 삼성중공업, 삼성토탈, 삼성석유화학,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삼성테크원인데 이중 삼성중공업, 삼성석유화학, 삼성테크원 정도가 구직자의 입장에서 주목할 만하다.삼성중공업은 조선업의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전망이 밝지 않다. 화학계열기업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삼성테크원은 방위산업체로서 국방정책에 따라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남북 대치상황 속에서 국방비를 줄이기 어려워 당분간 전망은 밝다. 한국 군수산업의 국제경쟁력이 낮아 장기적 미래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기타 기업으로는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제일모직, 삼성에버랜드,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의료원, 삼성경제연구소,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있다.기타 영역에 속하는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이라기보다는 국내사업을 위주로 하는 기업이고 대부분 사양산업에 속해 있다.1970년대 수출 주도형 경제에서 무역을 전담했던 삼성물산이나 섬유제조를 하는 제일모직은 현상유지 수준으로 운영되는 기업이다.이 중 삼성물산, 제일모직, 삼성에버랜드,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경제연구소 정도가 구직자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기업이다.제일기획은 광고대행사이고, 에스원은 경비전문업체다. 삼성에버랜드는 사업의 특성, 규모, 성장성, 경쟁력은 없지만 삼성의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삼성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CEO마인드/이미지도 특별하고 직원의 프라이드는 높다현재 삼성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이건희 회장이다.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3남으로 장남이 사업을 승계하는 전통을 깬 몇 안 되는 그룹회장이다.대부분의 기업들은 장남이 가업을 승계하거나 일부 기업에서는 형제들이 순번제로 돌아가면서 회장을 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이건희 회장이 1987년 아버지 이병철 회장에게 삼성을 물려 받을 때는 LG, 현대 등과 유사한 규모였다. 다른 그룹 회장들이 언론 접촉을 꺼리는 것과 달리 이건희 회장은 자신의 생각과 경영방향을 적극적으로 알려 대외적으로 혁신 이미지를 굳혔다.이건희 회장은 달변가는 아니지만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한 명의 천재가 만명을 먹여 살린다’ 등의 구호를 적절히 구사하면서 미래를 여는 유능한 경영자라는 이미지를 얻었다.최근 취임 25주년을 맞아 ‘도전과 창조의 화신’이었다는 각종 언론기사가 나올 정도로 화제를 몰고 다닌다. 각종 정치 스캔달의 중심에는 재벌그룹이 있었고 삼성도 빠지지 않았다.재벌은 정치적 특혜 속에서 성장했고 부패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위상에 버금가는 사회적책임(CSR)을 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이건희 회장도 삼성특검으로 좋은 이미지가 많이 구겨졌음에도 ‘사람들이 정직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해 적절치 못한 언행이라는 지적을 받았다.삼성이 고속으로 성장하고 지배적 재벌로 등극하면서 삼성직원들도 덩달아 어깨가 으쓱해졌다. 다른 기업에 비해 세련되었다는 이미지를 얻었다.보수적인 기업문화답게 정장을 즐겨 입고 단정한 차림을 선호해 모범생 인상을 보인다. 삼성의 성장 배경에는 삼성직원들의 땀과 열정이 배여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이 많아 삼성출신들은 다른 기업으로 이직도 자유로운 편이다.실제 동부그룹, 다수 중견그룹 등에서 삼성 출신들을 채용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중 모두가 성공적으로 이직했였다고 보기 어렵지만 삼성출신들은 뭔가 다를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일반인의 인식과 달리 삼성코닝이 가장 우량기업으로 평가됨▲ 표 2. 삼성그룹 평가대상 기업의 성취도 비교삼성의 주요 계열사들 중 인력규모, 사업구조 등을 평가한 결과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테크윈, 삼성물산, 제일모직, 에스원 등의 기업을 선정해 10가지 차원(dimension)으로 평가했다.일반인의 인식과는 달리 삼성코닝이 삼성전자보다 더 우량한 기업으로 평가됐다. 기업을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 매출액, 수익성만 가지고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구직자는 단기적으로 급여나 성장성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계열사별 성장성, 기업문화, 윤리경영 등의 차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삼성의 계열사는 대부분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던 인식도 이번 연구결과 발표로 구직자들이 바꿨으면 한다. 그동안 잘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던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가 최근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도 성장성이나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것을 나타낸다.단순히 인력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거나 성장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에 구직자의 입장에서 자신이 얼마나 해당기업에서 오래 근무할 수 있을 것인지 판단하는 척도로 삼아야 한다.결국 어렵게 입사해도 10년, 20년 후 자신도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 계열사 중 다른 평가대상 기업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향후 발간될 책을 통해서 파악하기 바란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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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7삼성그룹(이하 삼성)의 창업자 이병철 회장은 정미소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무역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해방과 6∙25전쟁으로 물자가 부족하자 제당, 제분, 섬유로 사업영역을 넓혔고, 1969년 삼성전자를 세우면서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 이후 중공업, 화학 등으로 계열사를 늘려 모든 사업을 다 하는 종합백화점이 되었다.삼성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대기업으로 지명도가 높다. 그룹의 간판기업인 삼성전자는 모바일 기기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지만 다른 계열사들은 여전히 국내 기업의 수준에 머물고 있어 고민이 깊다. ◇ 삼성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 기업삼성의 100여 개 달하는 계열사를 표1와 같이 전자계열, 금융계열, 중화학계열, 기타로 구분할 수 있다.▲ 표1.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먼저 전자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정밀소재, 삼성SDS, 삼성디스플레이 등이다. 이중 그룹의 성장성이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계열사는 그룹의 간판기업인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정밀소재, 삼성SDS이다. 삼성전자는 1969년 설립된 이후 반도체, 휴대폰, LCD, LED, 스마트폰 등으로 이어지는 제품을 개발했고 현재 삼성의 매출과 이익의 대부분을 점하고 있다.특히 2012년 3/4분기를 기준으로 그룹 이익의 87%가 차지하고 있어 화려하지만 그룹차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정밀소재, 삼성SDS 등은 삼성전자의 사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다음 금융계열사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삼성벤처투자 등이고, 이중 핵심계열사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의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고리역할을 하고 자금줄이다. 금산분리원칙의 따라 은행을 소유하지 못한 삼성으로서는 삼성생명의 보험금은 생명수다. 긴급한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은행보다는 그룹의 금융계열사로부터 지원을 받았다.삼성화재는 주요 계열사로 볼 수는 있지만 외형적인 특이점을 찾기 어려운 계열사다.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도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는 있지만 정체된 산업의 특성, 경쟁의 심화 등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미래전망이 밝지 않다.중화학계열사는 삼성중공업, 삼성토탈, 삼성석유화학,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삼성테크원인데 이중 삼성중공업, 삼성석유화학, 삼성테크원 정도가 구직자의 입장에서 주목할 만하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업의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전망이 밝지는 않다. 화학계열기업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삼성테크원은 방위산업체로서 국방정책에 따라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남북대치상황 속에서 국방비를 줄이기 어려워 당분간 전망을 밝다. 하지만 한국 군수산업의 국제경쟁력이 낮아 장기적 미래전망은 불투명하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기타 기업으로는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제일모직, 삼성에버랜드,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의료원, 삼성경제연구소,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있다. 기타 영역에 속하는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이라기보다는 국내사업을 위주로 하는 기업이고, 대부분 사양산업에 속하고 있다. 1970년대 수출주도형 경제에서 무역을 전담했던 삼성물산이나 섬유제조를 하는 제일모직은 현상유지 수준으로 운영되는 기업이다.이중 삼성물산, 제일모직, 삼성에버랜드,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경제연구소 정도가 구직자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기업이다. 제일기획은 광고대행사이고, 에스원은 경비전문업체다. 삼성에버랜드는 사업의 특성, 규모, 성장성, 경쟁력은 없지만 삼성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어 삼성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CEO마인드/이미지도 특별하고 직원의 프라이드는 높다 현재 삼성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이건희 회장이다.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3남으로 장남이 사업을 승계하는 전통을 깬 몇 안 되는 그룹회장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장남이 가업을 승계하거나 일부 기업에서는 형제들이 순번제로 돌아가면서 회장을 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이건희 회장이 1987년 아버지 이병철 회장에게 삼성을 물려 받을 때는 LG, 현대 등과 유사한 규모였다. 다른 그룹 회장들이 언론접촉을 꺼리는 것과 달리 이건희 회장은 자신의 생각과 경영방향을 적극적으로 알려 대외적으로 혁신 이미지를 굳혔다. 이건희 회장은 달변가는 아니지만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한 명의 천재가 만명을 먹여 살린다’ 등의 구호를 적절히 구사하면서 미래를 여는 유능한 경영자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최근 취임 25주년을 맞아 ‘도전과 창조의 화신’이었다는 각종 언론기사가 나올 정도로 화제를 몰고 다닌다. 각종 정치 스캔달의 중심에는 재벌그룹이 있었고, 삼성도 빠지지 않았다.재벌은 정치적 특혜 속에서 성장했고, 부패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위상과 비교할 때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건희 회장도 삼성특검으로 좋은 이미지가 많이 구겨졌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정직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해 적절치 못한 언행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삼성이 고속으로 성장하고 지배적 재벌로 등극하면서 삼성직원들도 덩달아 어깨가 으쓱해졌다. 다른 기업에 비해 세련되었다는 이미지를 얻었다. 보수적인 기업문화답게 정장을 즐겨 입고, 단정한 차림을 선호해 모범생 인상을 보인다.삼성의 성장배경에는 삼성직원들의 땀과 열정이 배여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이 많아 삼성출신들은 다른 기업으로 이직도 자유로운 편이다. 실제 동부그룹, 중견기업 등에서 삼성출신들을 채용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중 모두가 성공적인 이직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지만 삼성출신들은 뭔가 다를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 일반인의 인식과 달리 삼성코닝이 가장 우량기업으로 평가됨▲ 표 2. 평가대상 기업의 성취도 비교 삼성의 주요 계열사들 중 인력규모, 사업구조 등을 평가한 결과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테크윈, 삼성물산, 제일모직, 에스원 등의 기업을 선정해 10가지 차원(dimension)으로 평가했다. 일반인의 인식과는 달리 삼성코닝이 삼성전자보다 더 우량한 기업으로 평가됐다.기업을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 매출액, 수익성만 가지고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구직자는 단기적으로 급여나 성장성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계열사별 성장성, 기업문화, 윤리경영 등의 차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삼성의 계열사는 대부분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던 인식도 이번 연구결과 발표로 구직자들이 바꾸었으면 한다. 그동안 잘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던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가 최근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도 성장성이나 수익성이 악화되었다는 것을 나타낸다.단순히 인력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거나 성장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에 구직자의 입장에서 자신이 얼마나 해당기업에서 오래 근무할 수 있을 것인지 판단하는 척도로 삼아야 한다. 결국 어렵게 입사해도 10년, 20년 후 자신도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른 평가대상 기업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향후 발간될 책을 통해서 파악하기 바란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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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의 경영에서 가장 큰 부문을 차지하는 것은 오너다. 오너는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어떤 직책도 맡지 않으면서 ‘황제경영, ‘불통경영’, ‘독단경영’을 일삼는다는 비난을 받았다.계열사들이 전문경영인에 의해 경영된다고 하지만 이들의 역할이나 능력은 전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오너의 의중(意中)만 집중조명을 받는다. 삼성도 예외는 아니라고 본다. 삼성의 시스템(System)을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 측면에서 진단해 보자.◇ 삼성전자만 글로벌 기업 계열사는 국내기업 수준 머물러삼성의 계열사 중 유일하게 삼성전자만 글로벌 기업으로 칭하는데 무리가 없다.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 삼성디스플레이 등이 삼성전자와 사업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글로벌 기업에 근접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없지는 않지만 냉정하게 보면 삼성전자의 부품납품업체로만 봐야 한다.다른 삼성 계열사들은 사업이 국내시장에 한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경쟁기업과 경쟁에서 절대적 경쟁우위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글로벌 기업이 아니라 국내기업으로 봐야 한다. 최근 모 유명포탈 사이트에서 ‘이건희 회장이 삼성에 꼭 필요한가?’라는 설문을 하여 화제가 되었다. 설문결과는 ‘필요하다’는 의견과 ‘필요 없다’는 의견이 거의 반반 정도였다고 한다.이 질문의 핵심은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봐야 한다. 1987년 아버지 이병철 회장의 사망으로 삼성을 물려 받은 이건희 회장은 삼성의 체질을 개선하고 외형적으로 대폭적인 성장을 일궈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외부의 우호적 환경의 삼성의 발전에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열심히 따라준 직원들의 노력도 동일하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먹고 살기 위해 투쟁한 베이비붐 세대들은 ‘과로사(일에 너무 혹사당해 사망하는 것을 말함)’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열심히 일만 했다. 삼성직원들도 마찬가지다.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아프리카 오지와 중동의 사막을 돌아 다닌 덕분에 한국경제가 이나마도 발전한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리더의 입장에서 ‘내가 없어도 회사는 돌아가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야 한다. 만약 답이 ‘yes’이면 시스템 경영이 정착된 것이지만, 답이 ‘no’라면 인치경영이 유지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삼성의 경우에도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고 해서 기업이 돌아가지 않는다면 글로벌기업이라고 보기 어렵다.모든 임직원들이 하나 같이 이건희 회장의 입만 쳐다보고 있으면 회사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정상적인 판단능력을 잃거나, 통찰력에 문제가 생기면 조직 전체가 우왕좌왕(右往左往)할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지난 10여 년 동안 삼성도 소위 말하는 ‘스타 CEO’를 내 세워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했고 일정부문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은 삼성특검에서 물러난 후 조직전반에 대한 고민을 깊게 했고, 자신만이 거대 삼성의 방향을 이끌어갈 수 있는 유일한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중적인 이미지를 구축한 임원들은 전원 퇴진했고 새로운 인물들은 참모형으로 조직을 이끌 리더유형에 적합한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주연에서 조연으로 밀려났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여전히 건강하다는 메시지를 외부에 던지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명확한 능력과 실적을 보여주지 못해 아직 경영능력에 대한 신뢰를 얻지 못한 것이 더 큰 이유다.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예리한 판단력은 떨어지고, 주변에 대한 의심은 커진다. 천하를 호령하고 대제국을 건설했던 영웅호걸들도 하나 같이 말년의 잘못된 판단으로 자신은 불행해졌고, 나라는 패망의 길로 접어 들었다. 인치를 고집하면 조직의 발전은 제한적이다. 삼성도 이건희 회장의 비전과 리더십으로 성장할 수 있는 한계에 다다른 것은 아닌지 의심을 받고 있다. ‘Next 이건희’를 양성해야 하고, 이들이 이건희 회장의 비전체계를 수정∙보완하고 체계화해야 한다.과도하게 일부 인사에 의존하는 현재 조직체계의 업무분장과 명령계통을 재정립해야 한다. 인간의 수명도 한정이 있고, 직관력과 통찰력은 수명보다 훨씬 짧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시스템경영의 기반을 마련하지 못하면 삼성에 위기가 닥쳐올 것이다. 현재로선 삼성이 이런 유형의 위기에 대처할 능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 ◇ 시대 적합한 삼성철학∙창의성을 반영한 경영도구 구축 필요삼성이 다른 대기업에 비해 경영도구도입에 투자도 많이 했고 관심도 높다. 그렇지만 삼성의 철학과 창의성을 반영한 경영도구가 보이지 않는다.삼성의 기업문화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관리문화’라고 한다. 관리문화는 물자가 부족하고 원가절감이 경영의 핵심일 때는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지나친 관리와 효율추구는 직원들을 사고(思考)를 제한하고 오히려 비효율을 낳는다. 과거형 관리문화가 반영된 경영도구로 글로벌 삼성을 이끌어나갈 수 없다. 시스템화된 경영도구를 도입하는 것은 현재 운영하는 업무프로세스와 노하우를 체계화하기 위한 것이 우선이다.하지만 그보다는 새로운 다른 기업에서 성공한 경영철학과 노하우를 받아들이기 위한 목적이 더 중시돼야 한다. 삼성은 자신들의 업무관행이나 체계가 가장 우수하다고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삼성의 화려한 성공이 그것을 보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IMF외환위기 이후 급격한 성장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외부환경의 영향도 컸고, 삼성전자를 빼고는 글로벌기업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계열사가 없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일본 마츠시타그룹의 창업자로 경영의 신으로 추앙 받았던 마츠시다 고노스케(松下幸之助)는 자신이 배운 것이 부족해 다른 사람으로부터 꾸준히 배우려는 자세를 버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이런 자세를 대기업의 회장이 된 이후에도 유지했다.아무리 뛰어난 인재라고 하더라도 모든 것을 알 수가 없으므로 지속적으로 탐구하지 않으면 머지 않아 자신의 지식과 경험이 의사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을 느낀다. 그런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자만심으로 자신을 신뢰하는 것은 최악의 경우다. 다음으로 고민해야 할 사안이 창의성이다. 이건희 회장도 ‘한 명의 천재가 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로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관리와 창의는 정반대이기 때문에 이건희 회장이 천재론을 설파할 때 ‘삼성의 관리문화 속에서 창의성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결과는 부정적이다. 삼성이 애플과 특허소송을 진행하면서 나타난 각종 자료도 삼성이 창의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증명했다. 사업이 계속 성장하려면 창의적인 직원이 많아야 한다. 기업에 창의적인 직원이 없다고 불평하기 전에 ‘리더가 창의적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야 한다. 기업에서 창의적인 직원이 없는 이유는 창의적인 직원을 선발하지 못하고 창의적인 직원이 승진하지 못하는 인사시스템 외에 창의적인 리더의 부재가 있다.그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창의적인 리더의 부재다. 리더는 단순히 이건희 회장만 말하는 것이 아니고 임원 및 관리자급 직원들도 포함한다.삼성전자에서 승진하기 위해서는 성과 외에 학연, 지연과 같은 빽(배경)이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른 기업에 비해 명문대출신의 임원비율이 낮다. 성과를 내지 못하는 직원은 누구라도 도태되고 회사의 지시에 충실히 따르는 직원만 살아 남는다. 회사의 지시와 방향을 고민 없이 무조건 받아들이는 사람만이 남는다는 것은 삼성이 창의성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기존의 업무방식을 바꾸고, 자신만의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은 철저한 관리문화 속에서 버텨내지 못한다. 이런 조직분위기가 형성되면 직원들은 알아서 자신의 생각을 버리고 조직의 명령에 일방적으로 따른다. 이건희 회장이 아무리 창의성과 천재론을 강조해도 직원들은 세상물정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치부한다. 조금만 창의적이 돼도 조직에서 왕따를 당하고 스스로 걸어 나가야 하기 때문에 누구도 무모한 도전을 하지 않는다.삼성직원들 대다수는 나름대로 학교생활을 모범적으로 하고 좋은 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에 사리분별력이 높다. 이런 사람들의 특성은 무리 속에 머물러야 마음이 편하고 절대 튀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나름대로 생존철학도 가지고 있다. 삼성기업문화가 창의성이 싹트지 못하게 하고, 창의적인 인재가 살아 남을 수 없게 만든다. 단위가 팀이든, 기업이든 리더의 말과 행동은 매우 중요하다. 직원들은 부서장의 행동도 경영자의 용인 하에 행해진다고 생각한다.중간관리자와 임원들이 앞장서서 창의성을 죽이는 문화를 조성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이건희 회장도 말만 그렇게 하지 본심은 다를 것이라고 추측한다. 즉 이건희 회장이 기업의 가치대로 행동하지 않는 조직을 방치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내 세우는 가치(value)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믿는다.즉 창의성이라는 추구가치는 구호에 불과하게 된 셈이다. 리더의 말과 행동이 일치(言行一致)하지 않을 경우 추상 같은 명령과 지시도 공염불(空念佛)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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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성과(Performance)는 다른 대기업과 비교하면 분명 월등하다. 해외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고, 주식시장에서 미치는 영향도 무시하기 어렵다. 삼성공화국이라는 말도 긍정적, 부정적 측면을 모두 포함하고 있지만 저변에는 삼성이 대한민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최근 삼성전자가 사상최대의 성과를 내면서 주위의 ‘부러움 반, 걱정 반’을 받고 있다. 기업문화 관점에서 삼성의 성과를 이익(Profit)과 위험(Risk) 관점에서 진단해 보자. ◇ 스마트폰 실적이 그룹 전체의 실적을 압도해 위기론 고조삼성전자가 갤럭시 S, 갤럭시 미니, 갤럭시 노트 등 갤럭시 시리즈로 잘 나가기는 정말 잘 나가는 모양이다. 애플과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지만 매출은 파죽지세로 늘어나고 있다.소프트웨어가 부족하고 하드웨어에 치중되었다는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고가의 제품을 바탕으로 엄청난 규모의 이익을 내고 있다. 삼성그룹의 전체 이익 중 70%가 삼성전자에서 나오고, 삼성전자의 이익 중 70%가 스마트 폰에서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이 효자이기는 하지만 이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거나 삼성전자가 절대적인 우위를 유지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삼성의 고민은 깊어진다.글로벌 경제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고가의 스마트폰 시장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가격이 대당 100만원 내외로 가정용 TV나 냉장고보다 비싸 이동통신사의 보조금이 없다면 구매하기 어렵다. 중국에서 제조된 저가 스마트폰도 국내시장에 속속 들어오고 있어 브랜드만 앞세운 고가의 국내 스마트폰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 시장이 축소되어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지거나 애플과의 소송에서 져 시장을 잃을 경우 삼성전자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삼성전자의 핵심사업은 가전, 반도체, 휴대폰으로 매출도 황금분할을 이뤄왔다. 어느 사업이 부진하면 다른 사업이 그 부족분을 채워주면서 불황을 극복했다. 휴대폰 위주의 사업구조로 개편되면서 황금분할이 깨지고 있어 그룹차원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먼저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북미시장에서 일부 선방을 하고 있지만 중국기업의 빠른 추격으로 시장을 뺏기고 있다. 중국의 하이얼(Haier, 海尔))과 같은 기업이 고급화된 품질과 저가를 무기로 글로벌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다.하이얼은 세계 3대 가전회사로 성장했다. 삼성전자의 안방인 국내에도 진출해 시장을 넓히고 있다. 국내가전시장에서 라이벌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도 버티고 있어 실적회복이 어렵다. 다음으로 반도체도 메모리반도체의 비중이 너무 높고, 그마저도 PC시장의 위축으로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당분간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도 낮다. 그렇다고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비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지는 못하다. 오랜 기간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했지만 비메모리 반도체개발성과는 미진한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지난 몇 년 동안 막대한 이익을 남겨준 LCD사업도 실적부진으로 삼성전자에서 분사시켰다. LCD도 LED에 시장을 내어 준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대만과 중국업체의 저가공격으로 경쟁력을 잃었다.LCD사업이 주력인 LGD와 마찬가지로 삼성의 LCD사업도 미래가 어둡다. 막대한 예산이 투자된 설비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몰레드(AMOLED)는 갤럭시 시리즈의 성장에 힘입어 매출이 유지되고 있지만 전방산업인 스마트기기가 위험해질 경우 동반 부실이 예측된다.이런 문제점을 인식해 수익다변화, 사업포트폴리오 재구축과 같은 논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마땅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삼성이 미래 신수종사업으로 제시한 사업들도 하나같이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재벌들이 백화점식 업종을 영위와 선단식 수직계열화 전략으로 경기불황의 파고를 적절히 넘어 왔지만 작금의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내기는 쉽지 않다.시장이 변화무쌍하고 기업보다는 소비자가 흐름을 주도하면서 시장변화를 예측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삼성도 사업과 계열사의 구조적 문제를 창의적 시각으로 전면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 됐다.◇ 계열사 내부거래 의존도가 심화되어 전체로 위기확산 가능성 높아삼성전자가 낸 성과의 빛이 밝은 만큼 그 그림자도 길게 드리워져 있다. 대부분의 계열사는 삼성전자의 이익에 기대서 생존한다.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삼성이 계열사간 내부거래비율이 가장 높다고 한다. 일부 계열사는 100%의 매출이 내부거래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내부거래는 소위 말하는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의 변형된 형태이다. 삼성전자는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정밀소재, 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의 부품을 기반으로 제품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들 계열사의 부품을 구입하는 최대 고객이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이들 계열사의 부품개발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생산수량을 정해 주는 주문자역할도 하고 있다.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생산량이 줄어들 경우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삼성전자가 시장방향을 잘못 예측할 경우 이들 기업의 생존가능성은 사라진다. 전자계열사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들도 삼성전자의 사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전혀 관련성이 없다고 볼 수 있는 계열사들도 직/간접적으로 삼성전자의 이익을 향유하고 있다.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에버랜드도 대표적인 경우다.놀이공원은 이미 성장성이나 수익성이 낮은 사업으로 전락해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 에버랜드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 가스유출을 감지하는 안전설비를 개발/설치/운영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에버랜드의 다른 수익사업은 계열사 구내식당 운영업이다. ICT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삼성SDS의 주요 고객도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수천억 원 규모의 SCM, ERP 사업을 진행했고, 최근에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ERP 일류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구축은 삼성SDS가 맡고 컨설팅은 삼성SDS의 자회사인 오픈타이드코리아가 담당한다.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나면 운영/유지보수도 삼성SDS나 자회사가 맡게 돼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삼성SDS는 ICT사업을 주력으로 하다가 최근 물류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그룹의 물류를 전담한다고 하지만 삼성전자의 물류가 핵심이다.2012년 9월 삼성전자는 CJ그룹이 담당하던 3,000억 원 규모의 동남아 물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삼성 이건희 회장과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아버지 이맹희 회장의 상속분쟁의 여파라고 하지만 삼성이 장기적으로 독자물류사업을 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물류사업은 미래성장성이 높은 사업이기는 하지만 국내시장이 포화되었고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Red Ocean)에 진입해 있다.삼성의 광고를 책임지고 있는 제일기획도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2009년만 보더라도 매출액의 50%이상을 삼성전자에 의존했다.최근 미국, 중국 등지에서 광고회사를 인수하면서 전체매출액 대비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12년 3/4분기도 삼성전자의 갤럭시S3의 해외마케팅을 계약하는 것이 주가상승의 주요 동인일 정도다.제일기획은 진정한 글로벌 광고회사로 도약한다고 하지만 이건희 회장의 차녀 이서현이 제일기획의 부사장으로 오면서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고 있다. 이 외에도 삼성에스원, 삼성화재 등 많은 삼성계열사들이 삼성전자의 이익과 사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한국 재벌이 성장하게 된 이면에는 내부거래의 효율화가 있지만 이것이 오히려 동반해 침몰하게 만들 수도 있다.삼성전자 자체만 하더라도 각종 부품에서부터 완제품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 원가경쟁력을 확보해 성장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조립 등의 분야에서 계열사끼리 업무를 분장해 개발의 속도(speed)를 높였다. 계열사끼리 비용은 분담하고 이익을 나누는 것도 회장의 의사결정에 따라 움직일 수 있어 편했다. 삼성전자가 이익을 많이 내고 있지만 적정한 수준의 이익을 내는지에 대해서 판단할 수 있는 전문가는 없다.관련 계열사도 마찬가지다. 관련 계열사간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거래구조를 완전하게 이해하지 않는 이상 누구도 자신 있게 사업을 평가하기 어렵다. 이런 이슈는 삼성전자와 관련 계열사가 전부 비상장기업이라면 고민할 필요가 적지만 상장기업이라면 주주, 채권자, 직원 등 이해관계자가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다. 어찌되었건 삼성전자가 잘 나가는 것은 좋은 일이다. 더 늦기 전에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고, 관련 계열사와도 내부거래관계를 정돈할 필요가 있다.도요타자동차가 자회사인 덴소(電裝, Denso)를 독립시켜 세계 1위의 자동차 부품회사로 키운 사례에서 배울 점이 있다. 도요타자동차에 의존도를 낮춰 위기감을 불러일으켜 다양한 고객을 발굴하도록 했다. 결국 생존을 위한 기술개발과 원가절감 노력을 한 결과 도요타자동차 세계 최고의 자동차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삼성전자도 관련기업들을 품 안의 자식처럼 품고 애지중지하지 말고 거친 황야로 보내 생존기술을 터득하도록 기회를 열어 줘야 삼성전자도 경쟁력을 잃지 않을 수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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