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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웧3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승계' 사건 항소심 선고에서 무죄를 받았다. 이른바 오너의 사법리스크를 해소했지만 글로벌 반도체 전쟁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삼성전자는 지난 20여 년 동안 거침 없는 성장을 구가했지만 최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글로벌 시장 환경이 변한 것도 원인일 수 있지만 도전을 두려워하고 창의성을 살리지 못한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도 한몫했다.◇ 기업에 맞는 혁신전략의 선택...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 경구 되새겨기업문화 혁신모델을 연구하고 기업에 적용해보면서 발견한 것은 ‘S’가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는 점이다. 동양철학을 연구해보면 ‘S’자는 영원함을 의미하고 태극기의 중앙에 있는 문양에도 가로 형태의 S자가 있다.기업문화 혁신이 기업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단절적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끊임없이 진화해야 한다는 점과도 일맥상통한다.필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토론하고 자문을 받으면서 기업문화 혁신모델을 수정·보완해왔다.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성과지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S자 혁신’이 가장 이상적으로 평가받지만 개별 기업의 기업문화를 진단한 후 상황에 따라 처방을 달리해야 하고 위에서 제시한 ‘W’, ‘E’, ‘A’, ‘T’ 등을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어느 한 가지 모델이 전가의 보도처럼 모든 기업이나 상황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 중요하다.해방 이후 한국은 그동안 서구 자본주의를 도입한다는 미명하에 외국의 경영철학이나 이론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오류를 범했는데 기업문화도 이와 비슷했다.따라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의 SWEAT 모델은 기업문화를 해석하고 혁신하기 위한 독자 모델을 연구한 결과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믿었다.서구의 자본주의 사상과 제도가 시대를 뛰어넘어 세계 어디서나 절대적으로 통용된다고 보긴 어렵다. 20세기 초 한국이 시대적 흐름을 놓쳐 자생적인 자본주의 철학을 고민할 수 있는 기회는 갖지 못했지만 이제라도 한국 전통을 어떻게 현대 자본주의 모델에 접목할 것인지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한다.SWEAT 모델이 그러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평가받았으면 한다. 탐욕스러운 서구 자본주의의 병폐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므로 이를 무조건 답습한다면 한국 기업의 미래는 없다.경영이론이나 자본주의 철학도 비판적인 시각과 균형감각을 가져야 한다. 모방과 답습만으로는 일류나 최고가 될 수 없다는 점은 명백하다.지난 200여 년 동안 서구 자본주의가 세계 발전에 지대하게 공헌했다는 점은 부인하지 못하지만 현재의 서구 자본주의 모델은 경제성장의 한계를 드러냈다. 글로벌 공동체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는 없다.기업이 신규사업을 하거나 기존사업의 시장이나 기술이 변할 때, 해외로 진출하거나 사업환경이 변할 때 기업문화가 변화를 가로막기도 한다.▲ 삼성그룹이 선택한 혁신 모델의 비교 [출처= iNIS]◇ 창의적 혁신모델 S자를 과감하게 선택해야... 글로벌 기업 모방만으로 선도 기업 성장 불가능삼성의 기업문화를 혁신하기 위한 S자 혁신전략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동안 삼성이 추진한 W자 혁신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왜 삼성이 S자 혁신을 해야 하는지 나름의 이유도 설명한다.여기서 제시한 혁신모델은 전체적으로 하나의 유기체라 볼 수 있다. 인간의 오감과 마찬가지로 한 요소가 다른 요소에 영향을 미치고, 그로 인한 변화가 또 다른 요소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등 개별 요소가 다른 요소와 유기적인 결합체로써 기능한다.하나의 요소가 별개로 작동하는 시스템 사고와는 다르다. 서양철학은 각 개별 요소가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동양철학은 모든 요소가 유기체의 부문으로서 존재하고 유기체가 하나라도 부족하면 전체 시스템이 위험해진다고 본다.삼성의 혁신 노력을 종합하여 평가한 결과 삼성의 기업문화 혁신의 방향을 제시해봤다. 미국의 글로벌 선도기업이 ‘S’의 혁신을 지향한 것과 달리 삼성은 ‘W’를 선택했다.기업의 성과요소인 이익을 시스템 도입에 투자했고 이 시스템으로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이 전략은 잘 들어 맞았고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는 아주 효율적인 조직을 구축할 수 있었다.삼성이 이런 전략을 추진한 것은 업무와 사람으로 구성된 조직을 변혁시키는 방법이 어렵고 너무 오래 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삼성 직원이나 외부의 전문가들은 삼성이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 2등 전략으로 선두기업을 모방해 개선할 때까지는 대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한다.그렇지만 스마트폰, , 소프트웨어 위주의 시장 재편 등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할 때는 정작 이 시스템은 작동하기 어려웠다.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삼성은 성과에서 조직으로, 조직에서 다시 시스템으로 향하는 S자 혁신’으로 기업문화를 바꿔야 한다.패스트 팔로워가 아니라 패스트 무버(fast mover) 전략으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먼저 혁신해야 한다. 삼성의 문제는 조직에 있으므로 가장 먼저 혁신을 해야 할 가 조직이며 그중에서도 사람이라는 요소다.삼성의 혁신 방향은 창의성을 죽이고 오히려 감시와 통제를 부활시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하다. 삼성의 장점은 ‘퍼스트 무버(first mover)’를 벤치마킹해 삼성만의 특성을 가미해 커스트마이징하는 것인데 기업문화 혁신에서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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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이 주도해 1969년 설립한 삼성전자공업이 모태며 1984년부터 현재 상호인 삼성전자를 사용하기 시작했다.1970년부터 백색가전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1980년대에 들어서는 흑백TV 사업부문의 호황으로 흑백 TV 수출실적 세계 1위를 달성했다. 가전제품과 반도체,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휴대폰이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2013년 글로벌 포춘 500대 기업 중 14위, 한국기업 중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최근 이건희 회장의 건강 악화소식과 중국 전자회사들의 스마트 폰 시장 진출소식으로 인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개요 [출처=iNIS]◇ 휴대폰 업계 세계 1위로 등극하며 성장 가도2000년대 초까지 전세계 반도체시장을 장악했던 삼성전자는 2000년대 중∙후반 휴대폰사업에 주력했다. 특히 2009년 말 출시된 애플의 iPhone 열풍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갤럭시, LG전자의 옵티머스, 구글의 넥서스원 등 많은 스마트 폰이 출시되어 스마트 폰 시장의 경쟁은 치열해졌고 스마트 폰의 대중화로 이어졌다.삼성전자의 ‘옴니아 2’와 애플의 ‘아이폰’이 2009년 말에 출시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아주 급속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삼성전자의 경영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각 부문별 특징, 경쟁력,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을 살펴봤다.첫째, 삼성전자는 종합가전회사로서 무선기기, 부품, 디스플레이, TV 부문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무선 사업의 성장세가 지속됨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등 부품사업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최근 몇 년간 신흥국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유럽 경기 회복지연과 환율 변동성 또한 확대되는 가운데 주력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악화되는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부품 사업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고부가 D램의 경쟁력을 강화했으며, 업계 최초 V-NAND 양산으로 미래 성장의 기반을 확보했다. CIS(CMOS Image Sensor), 모바일 AP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초고해상도 제품 출시와 Curved 디스플레이 상용화 등 기술 혁신을 계속 추구하고 있으며 세트 사업의 경우 스마트폰은 선진∙신흥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30% 이상 유지해 글로벌 1위로서의 위상을 지키고 있고, 태블릿 판매량도 2013년엔 2012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TV 부문은 9년 연속 1위를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초대형TV와 곡면 UHD TV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을 주도할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요 지표 [출처=iNIS]둘째,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매년 20%에 가까운 매출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증감률은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매출은 표2에서와 같이 2013년 약 228조 6930억 원을 달성해 2011년 약165조 20억원 대비 약 38.6%가 증가했으며, 전년 대비 약 13.7%가 증가했다.영업이익 역시 2013년 약 36조 7850억 원)으로 2011년 약 15조 6440억 원 대비 약 135.1%로 급증했으며, 전년 대비 26.6% 급증했다.순이익은 2013년 약 30조 4750억 원으로 2011년 약 13조 7590억 원 대비 약 121.5% 늘어 났으며, 전년동기대비 약 27.8% 증가했다. 2014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 매출액은 1.53%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5.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영업이익은 3.31%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는 1분기가 계절적 비수기로 수요하락이 주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올해는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 등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 회복이 예상되나 이머징 국가의 통화 환율변동성 확대 등 불확실한 요인도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경우, D램은 서버용 D램 등 기업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모바일 D램도 스마트폰의 성능 향상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낸드플래시는 데이터센터향 SSD 채용과 모바일 기기의 고용량화에 따라 관련 수요가 예년과 같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폰, 태블릿 등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실적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마지막으로 삼성전자는 애플의 명성에 뒤지기는 하지만 모바일 기기시장에서 수량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당분간 이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애플, 구글, 아마존 등 경쟁업체들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수직적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고 중국업체들이 가격경쟁력 내세워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삼성전자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과 부품특허기술 개발에 집중에 이에 맞서고 있다.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지속적인 공정전환을 통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변화에 따라 탄력적인 제품 라인업을 운영해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20나노 고성능 모바일 AP와 해상도 한계를 넘은 차세대 '아이소셀 센서' 등 고부가가치 제품 출시를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14나노 핀펫 등 선행공정 개발도 이어가고 신규 거래선도 확대에 주력한다.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은 LCD패널의 경우 태블릿 수요 증가와 TV 수요 증가가 기대되며, OLED패널의 경우는 OLED패널을 채용한 제품군의 확대로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삼성전자는 대형 LCD 패널의 경우 UHD, Curved 패널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OLED패널은 스마 트폰 외 제품군 확대를 추진해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기술 경쟁력을 높일 예정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스마트 폰 시장은 지난해 대비 10%이상의 생산량 증가가 전망되고, 태블릿 시장도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삼성전자는 스마트 폰 사업에서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 확대뿐만 아니라 지역별∙가격대별 신제품도 확대하고 유럽, 중국 등 LTE 수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태블릿은 대화면 제품 시장을 창출하고 보급형 모델을 확대하는 등 라인업 강화를 통해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TV는 올해 브라질 월드컵 경기개최로 인해 상반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G 등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에는 IT제품의 계절적 비수기인 것과 TV수요 위축 영향으로 대폭적인 실적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삼성전자 경영승계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삼성전자는 그동한 사업혁신을 주도한 이건희 회장 이후 그룹 승계구도에 의해 미래 경영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향후 그룹 승계자로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 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들로 경영권이 승계될 경우 대폭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삼성전자를 포함하고 있는 삼성그룹은 현재 한국 GDP의 16%를 차지하고 있어 한국경제의 영향력이 크며 이건희 일가는 삼성전자의 주식 전체의3.4%만 소유하고 있지만 순환출자를 통해 그룹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그룹의 중심축인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스마트 폰 부문의 낮은 성장으로 3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에 대해 경영권 승계가 유력한 이재용 부회장이 어떻게 이 상황을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전세계의 언론 및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최근 미국의 유력 언론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 이 부회장이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이 회장의 건강문제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하지만 로이터통신은 “이 회장이 삼 남매 각자가 주력사업을 맡도록 하고 계열사 정리도 해놓았다.”며 삼성 회장직을 승계에는 다른 변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블룸버그통신도 “삼성SDS 상장 등으로 승계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이며 이 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한다는 시나리오는 확정적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삼성전자는 이미 2007년에 모토로라를 제치고 세계 제2위의 휴대폰 제조업체가 되었으며 이후 스마트 폰 시대에 접어 들면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부상했다.삼성전자 신용등급은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A+ 기록하는 등 전자분야 선두기업으로서의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당분간 경쟁자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던 스마트 폰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애플과의 특허분쟁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미래가 점차 어두워지고 있다.하지만 삼성전자는 웨어러블기기 등 또 다른 혁신제품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려는 전략을 수립해 실천하고 있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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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의 기업문화를 진단하면서 리더십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각종 언론에 보도된 이명희 회장, 정재은 명예회장, 정용진 부회장의 자료를 보면서 신세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과연 그 사람이 미래의 신세계 사업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인지 평가하기 위한 시도도 했다.표면적으로 드러난 이명희 회장의 리더십과 전문경영인 구학서 회장의 조화로운 경영권 분담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지 여부에 따라 신세계의 앞날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새로운 사업의 방향성을 잃은 것으로 보여최근 신세계가 펼치고 있는 경영전략을 보면 사업방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할인점사업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복합쇼핑몰이라는 아이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지만, 추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입점한 건물을 롯데그룹이 인수하는 것을 방치하고, 급기야 강남상권을 사수하기 위해 센트럴시티 지분 60%를 인수하면서 1조원 이상의 빚을 늘려 부채가 급격하게 늘었다. 롯데그룹이 강남점까지 인수할 움직임을 보였지만, 무리한 투자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다.국내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할인점 사업도 정치권의 규제로 추가 출점이 쉽지 않고, 일반 슈퍼마켓에 제품을 공급하는 변종 SSM사업도 확장이 어렵다. 이마트가 할인점 사업을 확장하기 어려운 것처럼 롯데그룹도 마찬가지 상황이기는 하지만 할인점의 내실을 기하기 위한 전략 마련이 쉽지 않다.롯데그룹은 계열사가 생산한 과자, 빙과, 유제품, 식품 등으로 수익모델이나 시너지 효과가 크지만, 신세계의 경우 최근 강화하고 있는 PB제품이나 수입 화장품, 수입 의류, 수입 액세서리 등으로 매출신장을 장담하기 어렵다. 해외사업도 중국에서 실패 이후 자신감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복합쇼핑몰 사업에 대한 투자확대도 미래가 밝지는 않다. 여주복합쇼핑몰의 경우 신선한 시도였고, 매출액측면에서도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이후 추진하고 있는 복합쇼핑몰은 의도했던 만큼의 실적이 나오지 않고 있으며, 약 1조원을 투자해 2016년 완공 예정인 하남의 유니온스퀘어도 성공가능성은 높지 않다.중국 정부가 관광수지 적자확대를 줄이기 위해 관광산업의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는 중국 관광객이 유지될 수 있을지도 확신하기 어렵다. 또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넘어 서면서 이들이 주요 쇼핑고객으로 떠 오르고 있지만 과연 대형 쇼핑몰들이 외국 관광객에게 어떤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신세계가 롯데그룹의 공세에 맞서 대규모 사업확장 계획을 발표하고 밀어 부치고 있지만 부채규모를 줄이고,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 교외 복합쇼핑몰사업도 추진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차입금을 늘려 쇼핑몰을 개발하는 것은 쉬운 의사결정이지만, 대규모 단지에 입주업체를 확보하고 시설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렵다. 임대료가 비싼 것도 입점 업체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동대문, 남대문, 여의도 등 전통적으로 입지가 좋은 지역의 대규모 쇼핑몰조차도 빈 상가가 넘쳐나고 있다는 점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국내 유통업체들을 보면 소비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대규모 건물을 짓고, 매장을 화려하게 꾸미는데 여념이 없다.아이쇼핑을 즐기고,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가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신세계가 정재은 명예회장의 조언대로 통합 게이트웨이역할을 할 쇼핑몰을 준비하고 있지만, 카니발리즘(Cannibalism)효과로 인해 강하게 밀어 부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에 강점을 가진 유통업체들이 주저하는 사이 새로운 온라인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기존의 경쟁구도를 바꾸고 있다. ◇ 윤리경영의 표본에서 비윤리경영의 기업으로 낙인신세계가 급격하게 성장한 이면에는 사업아이템의 선정도 작용했지만, 범삼성가의 지원도 무시하지 못한다.다른 대기업과 달리 삼성그룹은 품질혁신과 같은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보다는 마케팅을 우선한다. 삼성그룹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가 특허권분쟁을 하고 있는 애플과 비교해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용은 수십 배나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치다.신세계도 할인점, 복합쇼핑몰이라는 아이템을 선정한 이후에는 마케팅에 승부를 걸었다. 이마트가 저렴한 할인점이라는 이미지 외에도 윤리경영을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대표적인 대기업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최근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신세계의 윤리경영은 허구라는 것이 밝혀졌다. 직원들과 상생을 한다고 주장했지만, 직원은 감시의 대상이자 대립하는 이해관계자에 불과했다.주주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경영진이 오너가 대주주인 계열사의 부실을 줄이기 위해 부당하게 지원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적발을 받았다. 경영진의 배임행위는 모호해 여간 해서 밝히기 어렵지만, 신세계는 드러내 놓고 노골적으로 지원했다. 협력업체에게 마케팅 프로모션 비용을 전가시키거나 납품가를 강제로 인하하는 고전적인 수법도 동원되었다. 모든 사건 중 백미(白眉)는 노조를 결성하려는 직원들에 대한 탄압이었다. 심부름센터에 버금가는 업무운영 매뉴얼을 만들어 보안팀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직원들을 감시했다. 보안팀 직원들에게 기업의 이익에 위해를 가하는 부정행위를 하지 않은 동료를 감시하라는 이상한 임무를 맡기는 것은 정신적 학대에 해당된다.보안담당 직원들도 본연의 임무와는 연관성이 낮은 불법행위를 저항 없이 수행했다는 것은 윤리적 소양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정상적인 직원이라면 불법행위 명령을 거부했어야 했고, 지금도 관련 지시에 대해 정신적 보상을 요구해야 한다. 신세계는 윤리경영이라는 화두를 들고, 부정부패와 비리의 표본모델로 지적되던 대기업의 모범적인 모델을 제시하며 단기간에 신선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많은 국민들은 신세계만은 다른 대기업과 다르다고 생각해 많은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 신세계가 오너의 이익만 추구하는 부도덕한 기업으로 낙인 찍히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윤리경영은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신세계 사태가 보여주고 있다. 윤리경영은 작은 일을 하면서도 부풀리기를 좋아하고, 행동보다는 말을 앞세우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 경영권의 승계와 정용진 부회장의 역량강화가 숙제신세계의 대주주는 이명희 회장이지만 후계자로 정용진 부회장을 정해 승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명희 회장의 지분율이 너무 높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주식을 증여하거나 상속시킬 경우 세금이 너무 많아 경영권 장악이 어렵다는 점이다.과거 다른 그룹이 한 것처럼 전환사채의 헐값 발행, 개인회사의 일감몰아주기로 덩치 키우기 등과 같은 편법증여가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어 고민이 깊다. 다른 방법은 정용진 부회장이 가지고 있는 주식에 대해 배당을 늘리면 되는데, 정용진 부회장의 보유 지분율도 낮고, 신세계가 대규모 배당잔치를 벌일 정도로 이익도 내지 못하고 있어 고민이 깊다. 현재로선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는 어렵다.다음으로 제기되는 이슈는 정용진 부회장의 리더십과 역량이 신세계를 이끌어 갈 수 있을 정도가 되느냐 이다. 현재까지 신세계는 정재은 명예회장의 아이디어와 전략에 따라 굴러간다고 볼 수 있다. 이명희 회장도 표면적으로 드러난 경영자에 불과하고, 전문경영자인 구학서 회장도 대리인 역할에 머물고 있다.지금까지는 명확한 역할 분담이 되어 있었지만, 정용진 부회장이 후계자로 나서면서 새로운 고민이 생긴 것이다. 실질적인 오너이자 경영자이므로 그룹의 미래를 짊어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정용진 부회장이 보여준 행동들을 보면 아직 그룹을 이끌 준비는 되어 있지 못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각종 이슈가 터지자 그룹차원에서 등기이사에서 제외하면서 보호하고 있지만, 오히려 정면 돌파할 필요가 있다.호랑이는 새끼를 낭떠러지 아래도 던져 살아서 올라오는 놈만 키운다고 한다. 현재 신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종류와 강도는 앞으로 정용진 부회장이 그룹을 이끌어 가면서 부딪힐 위기의 종류보다 적고, 강도도 약하다. 이 정도 위험을 회피하면 더 큰 위험을 이겨낼 수 없다. 정재은 명예회장이 정용진 부회장을 경영에서 전면 배제시키고, 전문 경영인 중심으로 그룹을 이끌어 가려는 전략을 선택했다면 현재의 처신과 전략이 적절하지만, 아니라면 잘못된 결정이라고 보여진다.정재은 명예회장도 나이가 많고, 정용진 부회장도 40살이 넘은 중년이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배우고,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50살이 넘어 마음을 열어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다른 사람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모든 일에는 때가 있기 때문에 시기를 놓쳐서는 안된다. 지금은 실패를 하더라도 부모가 나서서 수습해 줄 수 있지만, 부모가 나이가 들어 판단력이 흐려지면 더 이상 도와주지 못한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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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도 이제 3세 경영으로 넘어가려는 시점에 있다. 한국 대기업의 역사가 60여 년을 넘어서면서 일부 기업은 아직 2세 경영을 유지하고 있지만, 많은 대기업이 3세 경영에 들어갔거나 준비 중이다.창업자가 경영부실로 그룹을 망하게 한 경우도 있지만, 2세, 3세로 넘어 오면서 경영부실은 심화되고 있다. 황제형 오너경영을 한국 대기업의 핵심경쟁력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었다는 것은 이미 입증되었다. 대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3세 경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져 이 이슈를 다뤄볼 필요가 있다.◇ 오너경영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대기업의 경쟁력은 오너경영에서 나온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너가 황제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사업속도를 높인 것이 국내 대기업이 단기간에 급성장한 비결이라고 말한다.많은 기업들의 사례를 조사하면서 오너경영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그에 못지 않게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국내 대기업이 대부분 3대를 넘기지 못하고 망하는 것도 오너경영의 폐단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들어 대기업 오너들의 수난사가 계속되고 있다. 횡령과 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거나 수감되어 있는 오너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검찰이 불구속 기소를 하고, 법원도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한 공을 감안해 집행유예를 선고하던 관행도 변화되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면서 검찰이나 법원도 한국 대기업의 잘못된 경영행태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국민들도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는 평범한 진리가 구현되기를 바라고 있다. 누구나 죄를 지으면 공평하게 벌을 받아야 한다. 최근 정부가 대기업 오너들의 비리행위에 대해 단호한 의지를 밝히면서 대기업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이들의 죄질이 나빠 과거처럼 용인하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고민거리다.창업자들은 공사수주를 위해 정치자금제공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를 받았지만, 2세나 3세들은 회사자산을 사적인 이익을 위해 유용하거나 재산승계를 위해 탈세를 하는 등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한 수준의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정치자금 제공은 정치인들도 연루된 범죄로, 정치보복 운운하면서 버티기라도 할 수 있지만, 배임과 횡령, 사기 등은 변명조차하기 어려운 범죄다. 이들이 이러한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기업을 정상적으로 경영하는 것보다 개인적인 이익을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기업경영에 관심도 작고, 기업을 경영할 능력도 부족한 2세나 3세가 창업자의 자손이라는 이유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오너가 사법처리를 받은 기업도 부끄럽지만, 정작 본인들은 인생이 불행해 진다. 무리한 가업승계는 기업에 독이 될 수 있다. 대충 몇 개의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업무를 파악하는 것을 경영수업이라고 하고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 경영능력을 키우기는 어렵다. 경영능력을 치열하게 검증해야 하는데 검증하지도 않는다.사업실적이 좋은 부서나, 노력하지 않아도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나 인간관계로 인해 쉽게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 부서에 근무하면서 그 성과를 독차지한다. 그렇게 한다고 실력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무능한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주기 위한 핑계거리로 활용한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가업승계를 하는 방식은 동일하다. 유능하다고 소문이 났던 오너의 자식이 하루아침에 범죄자로 전락하거나 멀쩡하던 기업을 망하게 만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무능한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것은 기업을 개인 소유물로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상장회사는 개인의 것이 아니고, 오너라고 해도 몇 퍼센트에 불과한 지분만 갖고 있어, 그 기업이 오너 개인만의 소유물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이사회나 주주총회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정부가 감독기관의 감시가 소홀해지면서 오너의 경영전횡이 도를 지나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조건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주기보다는 경영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오히려 더 유리하다. 대림의 3세도 특별한 경영능력을 보여준 것도 아니고, 아직 나이도 어리니 무리한 경영승계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다.특히 대림은 주력인 건설사업이 부진의 늪에 빠져 있고, 수익을 내는 계열사도 많지 않아 어느 때보다 탁월한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잘 나가던 STX그룹이 공중 분해되고, 멀쩡하다고 하던 동양그룹이 경영위기로 침몰되고 있는 것도 환경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의 여수공장 폭발사고도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다. 비용절감을 이유로 위험한 업무는 하청업체에 맡기고, 설비보수나 관리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국내 기업들이 2000년대 이후 극한의 원가경쟁을 하면서 긴급한 정비 외에는 새로운 설비투자를 하지 않아 곳곳에서 산업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운영혁신 능력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임계치(critical mass)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위적인 운영혁신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에 이제 혁신방향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이제 쥐어짜는 식의 인력운용은 중단하고, 오히려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삼성그룹도 대림과 마찬가지로 중견그룹에 불과했지만, 인재경영의 기치를 내 걸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렸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사람에 대한 인식전환과 과감한 투자는 노련한 경영자만이 할 수 있다. 차라리 대림도 회장이 전면에 나서서 기업문화 혁신운동을 벌이는 것이 3세를 내세우는 것보다 대외적인 효과는 클 것으로 본다. ◇ 사업보국이라는 창업자의 정신을 살려야 한다대림의 과거 계열사 중 대림비앤코(B & Co)라는 기업이 있다. 이준용 회장의 동생인 이부용 회장이 계열 분리한 기업이다. 욕실용 변기, 타일 등을 위생용 도자기를 생산하는 기업인데, 제 1공장이 경남 창원의 산업단지 내에 있다.이 공장의 정문에 가면 구형 수세식 변기 모형이 서 있다. 지하철 역 공중화장실에 가면 간혹 있는 구형모델인데 요즘 아이들이 보면 어떤 물건인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깨끗한 공장 건물에 비해 낡은 변기모형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공장 관계자에게 대림비앤코에 더 좋은 제품도 많이 있는데, 왜 이런 모형을 전시하고 있는지 묻자, 공장 관리동으로 안내했다. 관리동 사무실 한 켠의 서랍장에 박정희 대통령 명의의 주식증서가 있었다.단순히 박정희 대통령이 재임시절 공장을 방문한 것을 기념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공장설립자금을 처음 출연한 사람이 박정희 대통령이라고 한다. 대림요업의 첫 번째 주주가 박정희 대통령인 셈이다. 당시 공장을 설립하면서 당시 주력 생산품인 이 변기 모형을 전시했던 것이다. 1960년대까지 수세식 변기나 타일의 대부분은 일본이나 미국에서 수입했다. 삼성그룹이 연루되었던 사카린밀수사건에서 밀수품목 중에는 사카린도 있었지만 수세식 변기와 같은 다양한 품목이 포함되었다.아파트건설이 늘어나면서 수세식 변기에 대한 수요가 많았지만 국내에서는 생산하지 못해 전량 수입에 의존했었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박정희 대통령이 사재를 털어 회사를 만들었다고 한다. 대림비앤코는 현재 국내 1위 기업이지만 값싼 중국산 위생용 도기들이 밀려들어 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조비용이 중국과 비교가 되지 않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신규 수요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창원공장뿐만 아니라 충북 제천에도 제 2공장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지만 가동율은 높지 않다. 국내 위생용 도자기 업체들 모두가 중국산과 경쟁하느라 고전하고 있다.고급브랜드는 유럽과 미국산에 밀리고, 중급브랜드마저 중국산과의 경쟁이 버거워지고 있다. 한국기업들의 샌드위치신세가 위생용 도자기산업에도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몇 년 전부터 욕실용 타일의 경우에는 중국산이 국내시장을 거의 장악했다. 대림비앤코도 고급제품을 개발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여의치 않다.어려움이 가중되자 창원공장을 매각하려고 하지만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창원 공단 한가운데 알짜배기 땅을 매각하면 사업구조를 혁신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위생용 도자기의 판매도 어려워졌지만, 공장부지 매각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대림에서 계열 분리되어 아무런 관계도 없는 대림비앤코의 사례를 정리한 것은 기업가 정신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위해서다. 대기업의 창업주들은 한결같이 ‘창업보국’ 혹은 ‘기업보국’이라는 정신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기업이 국가와 사회발전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충분히 알고 있었다. 개인이나 기업의 이익보다는 국가의 이익을 우선하기도 했다.하지만 2세, 3세로 내려 오면서 기업가 정신이 붕괴되고 있다. 최근 빈발하고 있는 기업범죄도 기업가 정신이 사라졌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대림비앤코도 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창원공장 부지를 매각해 자금을 확보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40 여 년 전 변변한 변기나 타일조차 만들지 못하는 국가의 한을 달래기 위해 대통령이 사재를 털어 회사를 만들었어야 했던 처지를 잊어서는 안된다.중국기업들이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위생용 도기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대비하지 않고 수수방관하면서 대응시기를 놓친 것이다. 대림비앤코의 사례에서 무엇이 창업자의 정신이고, 후계자들이 어떻게 이어가야 할 것인지 고민할 계기를 가질 수 있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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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7과거 현대그룹에 속했다가 분리된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새로운 현대그룹(이하 현대그룹)을 범현대가 그룹으로 통칭한다.현대그룹은 한때 국내 최고 재벌그룹으로 명성이 자자했지만 창업자인 정주영 회장의 사망 이후 후계승계 문제가 발생해 그룹이 분할되면서 퇴색되고 있다.삼성이 과감한 혁신과 IT산업 열풍을 활용해 급격하게 성장할 때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은 약진했고 현대는 침몰했다.실제로 사업이 너무 다른 그룹을 과거 현대그룹이라는 한 뿌리에서 나왔다고 범현대가로 부르는 것 자체가 모순일지도 모르지만 기업문화가 유사하기 때문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된다.현대차는 자동차산업의 활성, 제철산업의 진출로 재계 서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롯데에 이어 6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상선을 주축으로 하며 그룹의 정통성을 이어 받은 현대는 존립 자체도 어려울 정도로 위축돼다.◇현대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 등 3개 그룹을 통합범현대가의 계열사를 표와 같이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으로 구분할 수 있다.▲ 표1. 범현대가그룹의 주요 계열사먼저 범현대가의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철강, 건설, 부품, 금융, 기타로 사업을 구분할 수 있다.자동차에 특화되어 있었지만 자동차산업의 호황으로 계열사를 많이 늘렸다. 완성차 부문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있고, 철강은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현대비앤지스틸이 있다.건설 부문은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엠코, 현대스틸산업, 현대종합설계, 현대도시개발 등이다. 현대엠코를 갖고 있었지만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법정관리를 받던 현대건설을 인수했다.부품 부문은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파워텍, 현대다이모스, 현대케피코, 현대오트론,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위스코, 현대엠시트, 현대메티아, 현대아이에이치엘, 현대파텍스 등의 계열사가 해당된다.현대모비스도 매출이나 수익률 측면에서 괜찮은 회사이기는 하지만 실제 기술력을 갖고 있다기보다 현대차의 부품을 조달하는 중간자 역할을 하고 있어 평가하지 않았다.1, 2차 부품협력업체들이 직접 완성차에 납품하던 것을 모비스가 중간에서 납품을 받아 모듈로 조립해 납품하면서 매출과 이익을 늘리고 있다.금융 부문은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HMC투자증권, 현대라이프 등이다. 자동차판매에 필수적인 금융기업을 보유하고 있다.기타 부문으로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 이노션, 해비치호텔&리조트, 현대오토에버, 현대엔지비, 현대씨엔아이, 현대서산농장 등이 있다.현대글로비스는 완성된 차량을 대리점이나 고객에 배송하는 하는 단순업무를 수행하지만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하며 주목을 받는다. 차량물류기업에 불과하다.현대로템은 철도차량을 제작하는 기업이다. 현대차가 최근 10여 년 동안 사업영역을 과감하게 확장하고 있어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다음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하이투자증권, 현대기업금융대부, 현대종합상사, 현대오일뱅크 등의 계열사를 갖고 있다.현대중공업은 조선과 플랜트 구조물을 제작하는 기업으로 그룹의 핵심기업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경영난을 겪은 한라그룹에 속했던 기업을 인수한 것이다.에너지 전문기업인 현대오일뱅크도 현대중공업그룹 관련 계열사다. 불황을 모르고 거침없이 성장하던 현대중공업이 사상 최초로 명예퇴직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이 아닌지 의심을 받고 있다.세계적인 불경기와 중국업체의 약진으로 국내조선과 플랜트산업 자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투영하고 있다.마지막으로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현대증권,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 현대아산, 현대유엔아이, 현대경제연구원, 현대투자네트워크,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이다.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상선은 경기불황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해운업 자체가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어 현대상선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당분간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현대아산은 대북사업을 주도했지만 MB정부 들어 남북긴장 관계가 조성되면서 경영난이 가중됐다. 현대그룹의 계열사 중 경영이 호전되거나 이익을 창출할 만한 여력이 남은 기업이 없다는 점이 고민거리다.범현대가그룹 중에서 위대한 직장의 요건을 갖췄는지 여부를 평가할 만한 계열사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한때 재계 부동의 1위 그룹으로서 위상을 갖고 있으며 브랜드 인지도도 삼성 못지않게 높은 기업으로 구직자의 선호도가 낮지 않은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하지만 최소한 구직자가 관심을 가질 정도의 요건을 갖췄는지를 평가한 후 6개 계열사만 선정했다.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제철, 현대건설 등 4개 계열사,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을 대상으로 선택했다.다른 기업들은 선정된 기업들과 직∙간접적으로 지분이나 사업 관계로 엮여 있어 독립성이 약하다는 점도 평가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은 이유다.현대모비스도 급여나 이익 측면에서 초우량기업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기술경쟁력, 사업 구조 등에서 부족한 점이 많아 평가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현대차, 현대중공업 등은 연구개발 & 엔지니어 직무에 유리▲ 표 2. 평가대상 기업의 성취도 비교범현대가그룹의 평가 대상 6개 기업 중 가장 우량기업으로는 현대자동차, 다음으로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기아자동차, 현대제철, 현대상선 순이었다.현대자동차는 현재 대한민국의 수출을 이끌고 있는 3대 산업, 즉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에 포함돼 있다. 현대자동차는 값싼 자동차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품질문제로 고전하다가 2000년대 들어 일본업체들이 엔고로 주춤하는 사이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재도약하고 있다.수출 다변화를 위해 유럽, 러시아, 중국, 인도, 중남미 등의 시장개척을 하고 있다. 2013년 국내시장에서 국내소비자 역차별, 품질문제, 글로벌 재정위기로 인해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전망이 어둡지 않다.현대건설도 현대그룹 위기 이후 주인 없이 떠돌아 다니다가 현대차그룹에 인수됐지만 국내 대표적인 건설업체로 인지도가 높고 해외사업 부문도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국내건설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단순 토목위주의 사업구조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 하지만 건설 관련 학과 출신들에게는 취업을 위한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워 건설업체 중에서 선택을 한다면 가장 좋은 기업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현대중공업도 다수 관련 기업으로 구성됐지만 조선, 플랜트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다만 조선업이 불황으로 접어들었고 현대중공업이 창사 이해 처음으로 구조조정을 했을 정도로 미래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을 감안했다.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의 적통을 이어 받았고 대북사업을 주도해 인지도는 높지만 해운업의 부진, 대북사업으로 인한 손실, 명확한 리더십의 부재 등으로 앞길이 험난해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범현대가그룹도 관련 계열사의 숫자에 비해 구직자에게 우량기업이나 초우량기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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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계 서열 3위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춘 SK그룹(이하 SK)이 외우내환에 시달리고 있다. 2011년 검찰은 최태원 회장과 동생 최재원 SK E&S 부회장을 회자자금을 빼 돌려 선물투자로 수 천억 원을 날렸다고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최재원 부회장은 구속 기소되었다가 관절염을 이유로 2012년 6월 1일 보석으로 석방되었다가 6월 6일 한강변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앞 사람을 친 혐의로 입건됐다. 병으로 보석이 된 사람이 병원에 입원한 것이 아니라 대낮에 한강변에서 자전거를 탔다는 사실에 여론은 부정적이다. 국민들은 대기업의 오너라 병이 심각한 것도 아닌데 2억 원이라는 거금을 내고 보석결정을 받았다고 본다.재판이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유전무죄’라는 말처럼 당연히 무죄나 벌금형이 선고되리라고 지레짐작하게 된다. 돈으로 면죄부를 받는 재벌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데 정작 본인들은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다. 기업문화 대해부를 시작하면서 대기업을 가장 먼저 다루는 이유다. 다른 기업에 비해 SK를 먼저 다루는 것은 SK의 성장역사가 매우 특이하고, 다른 국내 대기업과 달리 대규모 M&A를 통해 성장했기 때문에 이질적인 구성원을 어떻게 통합하고 있는지, 실제 이런 기업문화 통합 노력이 기업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SK 성장의 역사SK는 선경(鮮京)의 영문명칭이다. SK는 1953년 고 최종건 1대 회장이 선경직물을 창업하면서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그 보다 오래 되었다. 선경직물은 1939년 조선의 선만(鮮滿)주단과 일본의 경도(京都)직물이 합작해서 설립했다.선경직물의 선은 선만주단에서, 경자는 경도직물에서 따온 것이다. 선만에서 선은 조선이고, 만은 만주를 지칭한다. 일본이 만주제국을 수립하고, 중일전쟁을 치르던 중 조선반도를 병참기지화하는 식민지정책의 일환으로 설립된 기업이 선경직물이다.1대 회장인 최종건은 경성직업학교 기계과를 졸업하고 선경직물 수원공장의 견습기사로 입사했다. 해방 이후 일본이 물러가면서 정부 귀속자산이 되었지만, 6∙25전쟁으로 공장은 폐허가 되었다. 직원으로서 공장정상화 노력을 기울이던 최종건이 1953년 정부의 귀속재산을 불하 받으면서 SK의 역사가 시작되었다.맨 몸으로 창업을 한 것이 아니라 귀속재산의 불하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은 창업주가 맨바닥에서 시작한 삼성, LG, 현대 등 다른 대기업과는 차이가 있다.선경직물은 1950~60년대 전쟁복구로 인한 섬유산업의 호황, 저가 노동력을 활용한 해외수출로 섬유산업의 기반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섬유의 원료인 석유화학, 정유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1976년 선경그룹으로 상호를 변경했다.1980년 공기업인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해 유공으로 개명하면서 명실상부한 대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1994년에는 정치적 특혜 의혹 속에서도 한국이동통신의 대주주가 되면서 이동통신사업까지 진출했다.1998년 선경그룹에서 SK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소위 말하는 브랜드관리 차원에서 한 것이지만 매우 성공적이다. 선경이라는 기업이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조선, 만주, 일본 국가명칭의 조합이고 적산재산이라는 역사적 잔재를 털어버리고 싶었을 것이다.지식인조차도 선경의 이름에 대한 유래도 모르고, 선경을 일제 잔재와 연결하지 못한다. 영어명칭이 글로벌 기업의 이미지도 주고, 세련되어 보인다. 이후 다른 그룹들도 앞 다퉈 명칭을 변경하게 된다. 2007년부터 시작한 지주회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이제는 안정적인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2년 2월에는 자회사인 SK텔레콤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하이닉스를 인수했다.SK텔레콤의 사업전망이 어두울 뿐만 아니라 하이닉스가 독자적인 생존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었지만 강행했다.SK에 성장역사를 평가하려면 정치적 유착이나 특혜라는 단어를 빼 놓을 수가 없다. 섬유와 비디오 테이프나 만들던 회사가 몇 차례의 정부자산의 특혜적 분양으로 몸짓을 불려왔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 형제간의 그룹승계와 분할분쟁최종건은 폐허에 가까운 선경직물을 정상화했을 뿐만 아니라 섬유산업에 주력해 기업을 확장했다. 1950년대 전후 복구 특수와 1960년대 경제발전에 따른 의복소재 변화가 결정적인 성장동인이었다.기업이 안정적인 기반에 돌입하고 2차 도약을 위해 석유화학산업에 진출한 1973년 최종건이 사망한다. 기계공이었던 최종건은 자신의 동생인 최종현을 미국유학을 보냈고, 그의 사망 이후 최종현은 회장으로 취임했다.최종현은 미국 유학 중 새로운 학문을 배웠을 뿐만 아니라 SK가 도약을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인맥도 형성하게 된다. 형의 기업을 물려받은 최종현은 1.5세대 경영자로서 1975년 제 2의 창업을 선언하고 건설, 목재, 금속, 기계, 화학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최종건이 기업의 기반을 마련했다면 최종현이 사업을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다고 보면 맞다.특히 그는 미국 유학까지 한 지식인에다 엘리트로서 국내∙외의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1, 2차 오일쇼크를 극복하면서 SK를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SK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사업이 성공을 거두었다기 보다는 정치적 결단에 의한 사업인수가 더 도움이 되었다.IMF 외환위기가 닥치고, 1998년 사업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선경그룹에서 SK로 사명을 변경하였다. 이해 최종현이 타계하고, 이제 38세에 불과한 아들 최태원과 최측근 심복인 손길승이 회장이 된다. 손길승은 2003년 2월 전경련 회장까지 되면서 그룹을 좌지우지하였다.그러나 그 해 3월 SK글로벌 사태가 터지고 둘이 구속되면서 손길승은 권력을 잃고 퇴장을 하게 된다. 감옥에서 출소한 최태원은 실질적인 영향력을 회복하고 그룹을 장악한다. 현재 SK의 실질적인 주인은 최태원 회장이지만, 최종건 회장의 자녀들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을 여지는 있다. 최종현이 SK를 비약적으로 성장시킨 것은 맞지만 그 기반은 형 최종건에서 시작했으므로 최종건의 자녀들도 최태원 형제 못지 않게 재산분배를 받아야 하는 것이 순리이지만 이들간의 재산분쟁은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다.현재 최종건의 둘째 아들 최신원이 SKC 회장을 하고 있고, 셋째 아들 최창원은 SK케미컬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최신원과 최창원은 지분정리를 통해 SK그룹과 계열 분리를 진행하고 있다.이들의 분쟁이 표면화된 것은 2003년 SK글로벌 사태라는 설이 있다. 표면적으로 노무현 정부의 클린 컴퍼니(clean company)정책, 전경련을 견제하기 위한 일환으로 터졌지만 실제 원인은 SK그룹 내부의 투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최태원을 견제하기 위한 손길승 측의 음모론, 1998년 정당하게 재산분할을 받지 못한 최종건 자녀들과의 분쟁 등이 촉발했다는 것이다. 최근 최태원 형제의 선물투자 손실사건도 내부 권력투쟁에 의해 수사기관에 제보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재산분쟁은 국내 대기업의 주요 아킬레스건이다.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도 큰아들 이맹희 대신 3남인 이건희에게 그룹을 물려주었고, 최근 이맹희 측이 재산분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소송을 제기하였다. 모범적인 형제애로 재산분쟁이 없다고 하던 두산도 2005년 전 회장 박용오의 내부고발도 3세들의 재산다툼이 원인이었다.SK도 현재 최종건 자녀들이 계열분리를 진행 중이지만 양측이 원만하게 합의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LG가 GS, LS 등으로 조용하게 재산분할을 한 것은 불가사의하다고 볼 수 있다.◇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몸부림SK의 최태원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위이다. SK가 급격하게 성장한 배경에는 대규모 M&A를 통한 사업다각화이다. 특히 유공, 한국이동통신 등 두 번의 인수는 특혜라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특혜로 성장했지만, 걸림돌도 정치적 처신이라고 본다.2012년 2월에 인수한 하이닉스도 최태원 회장 형제가 검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어쩔 수 없이 정권의 골치덩어리를 안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아직 최태원 회장의 장인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살아 있기 때문에 그나마 정치적 영향을 덜 받는다고 하지만 다른 그룹에 비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정치바람을 타고 있다.그래도 그나마 정치바람에도 버티고 있는 것은 계열사별 독립경영과 사외이사 비율이 높은 점 때문이다. 먼저 계열사의 독립경영은 ‘따로 또 같이’라는 용어로 표현된다. ‘따로’는 계열사들이 BOD 중심으로 독립, 자율경영을 해서 자체적인 경쟁력을 확보한다.그리고 ‘같이’는 그룹 계열사끼리 브랜드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시너지(synergy)를 낸다. SK가 이런 전략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최태원 회장이 나이가 어릴 뿐만 아니라 경영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나이 많은 공신들에게 권한을 위임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서 출발한다. 다음으로 사외이사 비율이 높은 것은 2003년 SK글로벌 사태 이후 투명경영을 통해 기업이미지를 제고하고, 주가를 관리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다. 다른 그룹에 비해 투명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SK는 사외이사 비율이 평균 60%수준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기업의 중요 안건에 대해서는 소위원회에서 사전심의를 하도록 하고, 소위원회 위원장은 100%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정치권, 정부 등으로부터 외풍을 막을 수 있는 장치에 해당된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당시에도 적극적인 반대의견을 제시하고 여론을 형성한 것이 사외이사들이다. SK는 앞으로도 사회적으로 명망을 가지고 있거나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가진 인사를 위주로 사외이사를 영입해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본다.기업을 정치권력으로 착취하는 정치권도 비난을 받아 마땅하지만, 그보다도 불법, 비윤리적인 행위로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는 오너도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최태원 회장 본인은 억울하다고 항변하겠지만 기소된 2003년 글로벌 사태, 2011년 선물투자 사건도 본인의 잘못에서 비롯되었다. 정치적인 영향으로부터 자유롭게 되려면 회장 본인이 먼저 투명경영,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국민적 지지를 획득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정치적 변화에 따라 수탈과 치욕을 당하게 되는 일을 반복해 경험하게 될 것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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