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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기 위해 또 젊게 살기 위한 탐구를 국가적으로 수행한 사례가 북한의 <장수학>에 대한 연구다. 정부의 재정과 고급인력들을 투입해 진행된 북한의 “김일성을 위한 장수연구소”의 사례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필자는 대학에서 공부할 때 정부의 비밀취급인가를 받은 지도교수님 덕분에 북한의 서적을 공식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1990년대 후반에는 통일부 등에서 서울대에 북한 관련 다양한 용역을 발주했다. 남북통일이나 교류가 활발하게 될 경우 또 돌발적인 사태 발생 등 유사시에 북한 주민의 건강을 돌보면서 남한에 전염병이나 각종 질환이 넘어오지 않도록 하는 정책의 수립 등이 대표적인 연구 과제였다.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북한의 의료체계를 분석하고 의학 수준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때 분석한 자료들 중에는 김일성을 위해 북한에서 연구한 결과들을 집대성한 <장수학>을 세밀하게 분석했다.◇ 북한 <장수학>을 연구하며 김일성의 장수법 파악... 남한의 <노인의학> 내용과 비슷한 상식 수준당시 세계보건기구(WHO)의 ‘노화연구소’를 맡고 계시던 교수님을 통해 그 유용성과 과학적인 근거를 확인하는 작업도 수행했다.북한 최고 의과대학으로 손꼽히는 평양의과대학의 교과서를 파악하고 평양의대 교수로 있다가 탈북한 의사와 1년이 넘게 정기적인 면담을 진행했다.연구자로서 실제 현장에서 시행되는 북한 의학기술의 수준과 김일성 장수학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확인할 행운을 얻었다.▲ 사진 1. 북한에서 발행된 장수학 책자의 목차(저자 리정복, 낸 곳, 과학백관사전출판사. 발행 1987년 4월 15일)1994년 7월7일 82세로 사망한 김일성은 건강한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한다. 일본 언론은 '젊은 여성들과 같이 목욕을 하면서 호르몬을 분비시켜 젊게 한다'고 보도했다.하지만 북한에서 편찬한 <장수학>에 이러한 내용이 없는 것을 보면 의학적으로 인정받은 치료법은 아니었던 것 같다. 실제로 시행했는지 여부조차 확인할 수는 없었다.대신 평양 인근에 소재한 만수산과 연결하는 에어닥트를 만들어서 피톤치드가 가득한 공기를 주석궁과 집무실로 끌어들여서 공급했던 것은 사실이었다.질 좋은 공기 청정기가 없는 상황에서 미세먼지가 없고 산소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입한 것으로 분석됐다.육식을 좋아하는 김일성의 식습관을 극복하기 위해 특별히 조성된 농장에서 정선된 사료와 여물을 주어 소와 가축을 기르고 남새(채소)를 유기농으로 재배해 정기 식단에 포함시킨 것도 확인했다.몸에 좋다는 귀한 산삼이나 녹용 등에 대한 연구도 당시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상당히 진전돼 있었다. 북한의 전통의학에 대한 관심은 현대 의학기술이 뒤쳐져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중국의 중난하이(中南海)에는 당시 등샤오핑 등 고위층 국가 지도자들을 위해 수십 명의 의사와 중의사, 요리사와 치료사들이 개인별 맞춤형 섭생과 치료를 하고 있었다.매일 대변을 분석한다든지, 대상자의 출신 지역과 식성에 맞추어 적절한 수준으로 식단을 조절하거나 건강을 위해 햇볕 쏘이기와 목욕하기, 도인법과 같은 기 체조를 하거나 마사지를 하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실제 중난하이에서 활용되는 치료와 양생법은 고대 중국의 은나라에서 시작해 청나라때까지 황궁에서 쓰던 방법들을 포함하고 있다.그러한 내용들도 <장수학>에는 많이 반영돼 있었고 호르몬 요법이나 약물 치료법 등도 러시아의 연구 결과들을 인용했다.▲ 사진 2. 노인의학 교과서(편저자 의학교육연수원, 서울대학교 출판부. 발행 1997년 11월 30일)아마 현대 의학의 각종 첨단 의료기기나 의약품이 없는 상태에서 국가적인 필요성 때문에 현대의학적인 내용에 더해 전통의학이나 자연의학, 한방의료 등을 연구해서 검증하고 발전시킨 것으로 짐작된다.북한의 장수학에 대한 분석연구에서 내려진 결론들은 남한에서 발간한 <노인의학>의 내용과 유사한 부분이 많았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항노화를 위한 원칙 및 방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베이비부머 평균수명 95세 대비해 노인의 삶 추구해야... <감속노화> 유튜브 영상 인기도 자연스라운 현상전쟁 이후 갑자기 출산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기간 동안 태어난 분들을 베이비 붐 세대라고 한다. 1차 베이비붐은 1955년~1963년, 2차 베이비 붐 세대는 1964년~1974년 출생한 분들을 지칭한다.적게 출생한 해에는 한 해 약 80만 명, 많을 때는 매년 100만 명이 태어났다. 출생아 숫자의 급증 때문에 ‘콩나물 교실’에 ‘2부제 수업’이라는 진풍경도 만들어졌다.하지만 이들 덕분에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성장이 가능했을 뿐 아니라 민주화를 이룰 수 있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과 선진국으로 진입했다.2년 전부터 이들 베이비붐 세대들이 노인이 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는 생산가능 인구의 급격한 감소, OECD국가들 중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 문제, 노인 돌봄 수요 폭증 등 각종 사회적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하지만 이들 세대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이전의 노인들과 달리 70% 이상이 고졸 이상의 높은 학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자산의 척도로 불리는 집 한 채 정도의 자산은 보유하고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립학교 교직원연금 뿐 아니라 기초 연금도 받기 때문에 이전의 노인보다 소비력이 높다.또 하나의 특징으로 베이비부머는 생활 나이(Chronological Age)를 생물학적 나이(Biological Age)보다 이미 10년 정도 더 젊게 살고 있다.미용이나 건강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갖고 있다면 적극적인 건강관리를 통해서 10년 정도 젊게 사는 것은 실제로 어렵지 않게 됐다.물론 개인적인 유전적 특징이나 생활습관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나이보다 빨리 늙는 사람도 있고 또 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아도 더 늙게 보이는 분들도 있다.여름과 겨울을 가리지 않고 자외선 차단제가 포함된 선크림을 꼼꼼하게 챙겨 바르고 얼굴 세수만 신경 써서 해도 피부 나이를 10년 정도는 젊게 만들 수 있다.아주 많은 돈을 들여 피부를 젊게 가꾸고 얼굴의 쳐진 주름을 끌어올리는 성형수술을 하지 않아도 몇 가지 기본적인 건강 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10년 정도 젊게 사는 것은 어렵지 않다.여기에 노년의학이나 항노화 분야의 의학적 서비스를 받으면 약 20년 정도 젊게 사는 것도 가능하다. 몽고에 가면 옆집 아저씨나 친척 이모 같이 생긴 분들을 길거리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생물학적 나이보다 20년 정도 늙어보인다.항노화는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다양한 방법과 간단한 약물 복용만으로도 부담스럽지 않게 시행이 가능하다. 조금이라도 좀 일찍 시작하면 좋다.30대까지는 아니어도 40대 정도부터라도 건강관리를 시작한다면 50대부터는 주변인과 비교해 서서히 5년, 10년 차이가 나도록 덜 늙을 수 있다.결국 노인이 되는 60대 혹은 70대부터는 20년 정도 젊게 사는 것이 가능하다. 최근에 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의 <감속 노화>에 대한 유튜브 영상이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따라하는 것은 실제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남들이 70대의 삶을 힘들게 살고 있는데 같은 나이의 자신은 건강하고 활기찬 50대 정도로 살수 있다고 하면 싫어할 사람이 없다.단순한 항노화(anti-aging)가 아니라 역노화(reverse-aging)를 하려면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소요될 뿐 아니라 신체에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하지만 스스로 노력하고 조금만 공부한다면 단순히 노인에게 자주 생기는 질병이 없도록 하거나 피부가 조금 덜 늙어 보이는 수준이 아니라 의욕과 활동력을 50대와 같이 활발하게 유지할 수 있다.신체적으로 지치지 않고 원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힘이 있고 정신적으로도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의욕이 넘치는 상태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60대의 남성도 70대의 여성도 기력이 좋고 생기가 있는 상태를 자신의 나이보다 20년 정도 젊게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노인들의 소망일 것이다.여기에 추가로 의학적으로 검증된 항노화 치료법들을 조금씩 적용한다면 이전 세대가 꿈꾸어왔던 “늙지 않고 건강한 나이 들기”가 가능해지는 시대가 온 것이다.이미 우리나라 여성들의 평균 수명은 92세를 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들은 이제 95세를 평균 수명으로 생각하면서 노인으로서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젊고(?) 활기차게 노인의 삶을 살 것인지 아니면 항상 아프고 힘들어하면서 30년을 더 살것인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필자가 항노화와 역노화에 대해 연구하는 것도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함이다.▲ 이상구 의학 전문위원(서울태평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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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시포로신(DWN12088) 작용 기전 설명[출처=대웅제약 공식 홈페이지 사진자료]인류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대웅제약(대표 이창재·박성수)은 2024년 7월29일 세계 최초 신약(First-in-class)으로 개발 중인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베르시포로신(DWN12088)’이 임상 2상에서 안전성을 검증받아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밝혔다.베르시포로신은 2024년 3월 개최한 1차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ndependent Data Monitoring Committee, IDMC) 회의에 이어 7월26일 열린 2차 회의에서도 임상 지속을 권고받았다.이번 2차 IDMC 회의에서는 임상시험을 완료한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 51명을 포함한 총 59명의 등록 환자를 대상으로 베르시포로신의 안전성 데이터를 심층 검토한 결과, 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IDMC는 2025년 초 예정된 3차 회의에서 베르시포로신 임상 2상의 안전성을 최종 점검할 예정이다. 임상 2상은 2025년 내로 완료할 방침이다.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은 폐에 콜라겐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폐 기능이 상실되는 난치병으로,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치명적 질환이다.베르시포로신은 콜라겐 합성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새로운 작용 메커니즘을 통해 기존 치료제와 차별화된 안전성과 효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임상 1상에서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확인했다. 임상 2상은 40세 이상의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현재 허가된 치료제를 복용 중이거나 중단한 환자들이 참여하고 있다.임상시험은 24주 동안 진행되며 베르시포로신 단독 및 기존 치료제와 병용 요법의 안전성·내약성·유효성을 평가한다.2023년 1월 미국과 한국에서 시작된 임상 2상은 현재까지 61명의 환자를 모집해 목표 인원 102명의 약 60%를 달성하는 등 순항 중이다.국내 임상시험은 서울아산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삼성병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부천성모병원, 아주대병원, 명지병원, 울산대병원, 인제대 부산백병원 등 10곳에서 수행되고 있다.베르시포로신은 미국 FDA로부터 2019년 희귀의약품 및 2022년 신속심사제도(패스트 트랙) 개발 품목으로 지정을 받았다. 2024년 1월 유럽의약품청(European Medicines Agency, EM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이번 IDMC의 권고는 베르시포로신의 원활한 개발에 있어 안전성을 입증한 중요한 이정표다. 혁신 신약 후보 물질인 베르시포로신의 개발을 통해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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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계열분리 이후 급격하게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덩치에 비해 체질은 오히려 약화된 것은 아닌지 우려를 하는 전문가가 많다. 기업이 내∙외부 환경변화를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사업다각화를 하지만 사업다각화가 오히려 기업의 부실을 심화시키는 경우가 많다.현대중공업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3번째 DNA인 성과(Performance)를 이익(profit)과 위험(risk)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매출은 늘고 있지만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아조선업의 부진이 지속되자 세계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조차 매출은 늘고 있지만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다.최근 현대중공업이 1위의 자존심을 포기하고 수주량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인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다. 2009년 이후 선박수주가 없었지만 수주잔량으로 버텼지만 시장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체력이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을 고집하기 보다는 일감을 확보해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삼고 수주전쟁을 벌이고 있는 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도 가격경쟁은 피하기 어렵다는 점도 수익성 개선에는 부정적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해양조선도 해양플랜트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 이들 기업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다.2013년 들어 현대중공업이 대규모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하면서 연간 목표달성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는 점은 위안거리이지만, 여전히 수익성에 대한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현대미포조선도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주력 선종인 제품운반선(PC)에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자동차 운반선(PCTC), 오픈해치 벌크선, 트레일러선(RORO), 해양작업지원선(PSV) 등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선종 다각화를 하고 있다.하지만 가격경쟁으로 인해 2013년도 영업이익율이 지난해 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미포조선이 주력하고 있는 제품운반선(PC)의 선가가 척당 2011년에 비해 15% 이상 가량 하락하면서 영업이익도 급감하고 있다.현대미포조선이 인수한 베트남의 비나신 조선소도 현대미포조선의 지원 하에 겨우 흑자를 유지했지만, 수주잔량이 얼마 남지 않아 올해부터 적자로 전환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현대오일뱅크는 매출규모로는 국내 정유 4개사 중 4위이고, 시장점유율은 3위의 초라한 성적을 내고 있다. 2011년 현대중공업의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증했지만 2012년에는 오히려 영업이익이 급감했다.매출은 늘어났지만 당기순이익은 계열편입 이전인 2010년과 비교해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사업구조가 정제사업에 편중되어 있어 실적편차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당기순이익이 줄어들고 있으며, 사업다각화 노력도 성과가 부진하다. 석유화학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지만 아직 실적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국내 소비침체로 석유소비량이 늘어나지 않은 것도 현대오일뱅크의 고민거리다. 국내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기도 하지만 브랜드 로열티가 강하다는 점도 시장점유율과 매출 상승에 어려움을 가중시킨다.그룹의 간판기업인 현대중공업과 매출기여도가 높은 현대오일뱅크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현대중공업의 앞날은 밝지 않다.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본원적인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데,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다.현대중공업의 경우에는 조선업 자체가 호황이 되어야 가격경쟁이 해소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석유화학사업이 공급과잉상태에 있고, 국제 정유사업도 중국업체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성과를 내기 위해 사업다각화를 했지만 효과는 미미현대중공업은 2000년대 중반 국내 조선산업이 후발주자인 중국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전방위 공격을 해 오자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M&A를 시도했다. 2008년 CJ증권, 2009년 현대종합상사, 2010년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했다.2008년 대한통운과 대우조선해양, 2011년 하이닉스 인수전에도 뛰어들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현대중공업이 조선업의 비중을 줄이고 조선산업의 장기불황에 대처하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여전히 해결책은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그룹의 간판기업인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3개사가 2010년까지 그룹 매출의 80~90%를 점유했다. 대규모 M&A를 통해 매출 집중도는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현대중공업과 현대오일뱅크가 그룹 매출의 40%정도를 점유하고 있다.현대중공업이 속한 조선산업이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해양플랜트 수요로 겨우 먹고 살고 있지만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마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해양플랜트 수요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현대오일뱅크도 국제유가가 하락할 경우 정제사업 자체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금융기업인 하이투자증권과 하이자산도 선박펀드조성과 운영에는 도움이 되지만 금융업으로 자체경쟁력을 갖추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미래성장동력을 삼고 과감한 투자를 했던 태양광사업도 2012년 철수 했다. 태양전지의 가격하락, 재고누적 등으로 적자상태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태양전지도 독일 등 선진국이 아니라 중국업체보다 기술경쟁력이 떨어져 도저히 격차를 해소할 방안을 찾기 어렵다는 점도 감안됐다.태양전지 사업의 철수를 결정했지만 관련산업의 불황으로 설비나 공장을 매각하는 것도 어렵다. 국내기업들이 태양광사업에 무차별 진입하면서 독일의 장비업체들만 돈을 벌었다.의료용 로봇을 개발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삼기 위해 서울아산병원과 세계 최초로 6축 다관절을 이용한 외과수술 로봇을 공동연구하고 있다. 자동차용 산업로봇을 만든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장비산업에 투자를 결심했지만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의료기기는 고도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사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삼성그룹조차도 세계적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GE와 합작해 사업을 벌였지만 철수한 영역이다. 삼성그룹이 의료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국내 초음파진단기기 업체인 메디슨을 인수해 진출했지만 아직 성과를 기대만큼 나지 않고 있다. ◇ 기술력, 환율변동, 발주사 파산 등의 위험요인국내 조선업체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신성장동력을 마련했다는 주장은 일부는 옳고 일부는 그르다. 국내 조선 3사가 건조하고 있는 LNG선도 탱크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GTT사에 척당 100억 원 규모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최근 몇 년 동안 국내 조선사들이 GTT에 지급한 로열티는 1조원을 넘어섰다. 현대중공업이 이를 대체할 기술을 개발했지만 선주들이 검증되지 않은 기술에 대한 거부감이 높아 채택하지 않아 현재까지는 적용실적이 전무하다. LNG선뿐만 아니라 벌크선, 컨테이너선, 해양플랜트 부문도 핵심 기술력은 확보하지 못했다.현대미포조선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도 고환율 효과를 톡톡히 봤지만 최근 환율이 하락하면서 환차손도 경험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정부가 수출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유지한 고환율정책에 의존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정부가 물가관리를 위해 고환율정책을 포기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환율에서 경쟁이 불리해졌을 뿐만 아니라 경쟁이 심해지면서 척당 건조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다만 배를 건조하는데 사용하는 후판가격은 철강회사의 공급과잉과 수요감소로 인해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불행 중 다행이다. 일본은 수요감소, 중국은 공급과잉으로 생산한 후판을 국제시장에 풀고 있다. 세계 물동량이 줄어들면서 대형 선사들이 파산하면서 주문한 선박을 인수하지 않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2012년 10월 현대중공업은 대만 선사인 TMT(Today Makes Tomorrow)가 선박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대규모 손실을 경험했다.선박건조가 진행 중인 경우는 이미 선급금이나 중도금을 받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포기한 선박을 매각하는 작업도 쉽지는 않다. 계약금만 받고 주문 받은 수주잔고도 계약취소가 연이어 발생할 경우 기업의 미래전망을 어둡게 만든다. 아직 공식적으로 통계가 잡히고 있지는 않지만 수주잔량에서 계약취소가 발생할 가능성 높은 계약 건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국정감사에서 현대오일뱅크가 2012년 상반기 가짜 석유 적발율이 가장 높다는 것이 밝혀져 이미지개선을 위해 노력한 것이 허사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2011년 10월부터 가짜 석유를 신고할 경우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유통질서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었다.시장의 지배사업자인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현대오일뱅크보다 폴사인 주유소가 많지만 오히려 가짜 석유를 유통하다 적발된 주유소가 적었다. 현대오일뱅크가 현대중공업에 인수된 이후 혁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미진하다.위의 몇 가지 사례만 봐도 현대중공업의 계열사들이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덩치를 키우기 위한 노력보다는 내실을 기할 필요가 있다.환율은 기업이 통제하기 어렵지만,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은 가능하다. 현대중공업이 사업적으로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새로운 사업만 찾지 말고 주업인 조선업에서부터 선진국 기술기업들과 협력해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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