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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 로고[출처=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사장이 2025년 1월2일 신년사를 발표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이다.‘미래 성장을 위한 전환점’의 한 해로 만들어 갑시다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올해는 ‘푸른 뱀의 해, 을사년’입니다. 뱀의 해는 새로운 변화와 성장을 의미한다고 합니다.구성원 여러분의 한 해가 도전과 성장의 기회로 가득하길 기원합니다.지난해 회사는 품질과 원가 경쟁력, 미래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원통형 46시리즈, LFP, 각형 등 제품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고, ESS분야도 유의미한 수주 성과를 달성했습니다.재료비 및 가공비 개선을 통해 구조적 원가 경쟁력도 강화했습니다.하지만 실적 면에서는 전례없이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경기침체 등의 요인도 있었지만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근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던 탓이 큽니다.올해 사업 환경도 매우 어렵습니다.실시간으로 전해지는 지경학적 이슈에 사업 전망과 시장 반응이 수시로 변하고 전기차 시장의 캐즘은 2026년 이후에야 회복될 것으로 보입니다.중국 로컬 업체의 공격적인 글로벌 확장이 이뤄지고 있고 제품은 물론 메탈, 설비 등 밸류체인 전반에서 심화되는 원가 경쟁도 우리에게 큰 위협입니다.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도전적인 상황이 계속될 것입니다.구성원 여러분,예상치 못한 비바람이 몰아칠 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잠시 멈춰 전열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얼마 전 위기경영 체제에 돌입한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시장 변화에 맞춰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고 조직 체계와 비용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특히 올해는 의미 있는 수익창출이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단기적인 비용 절감 활동도 꼭 필요합니다.하지만 현재의 위기는 일시적이며 더 큰 도약과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전기차 시장은 2026-2027년을 기점으로 EV Price Parity 달성과 주행거리·충전·안전성 우려 해소로수요를 조금씩 회복해 중장기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ESS 시장은 우호적인 정책들과 빅테크·AI 기업들의 전력 수요 증가로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Non-EV, Baas·EaaS 등 신사업 영역에서의 사업 기회도 확대되고 있습니다.이렇듯 올해는 우리에게 ‘미래 성장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질적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일등’이라는 엔솔 2.0의 기반을 다지는 한 해로 만들어야 합니다.우리는 이미 그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기본으로 돌아가 진정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면밀히 살피고,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포트폴리오 Rebalancing’과 ‘Fundamental 강화’ 활동에 더욱 몰입하고 속도감 있게 실행해 나가는 것입니다.이에 회사는 올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핵심 과제를 추진해 나가려 합니다.첫째, 성과 창출로 이어질 R&D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차세대전지·LFP·각형 폼팩터 등 제품 역량은 지속 강화하고, ‘이길 수 있는 차별화 제품기술’을 위한 자원 투입을 확대하겠습니다. 특허 경쟁력도 꾸준히 높여 수익을 낼 수 있는 우리만의 무기로 활용해 나갈 것입니다.둘째,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제품/품질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습니다.고전압 Mid-Ni 및 LFP, 46시리즈 등 경쟁력 있는 제품 솔루션을 확보하고 각형의 경우 경쟁사 수준 이상의 제품력과 원가경쟁력을 갖추겠습니다.ESS 부문에서는 LFP 대용량 셀 개발, 고집적 시스템 및 SI 역량 강화로 수주경쟁력을 더 높이겠습니다. 품질 분야에서는 AI기반 기술과 BMS진단기술 고도화 등을 통해 완벽에 가까운 ‘차별화’를 이루겠습니다.셋째, 구조적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 추진하겠습니다.△경쟁력 있는 염가 소재 확대 △메탈/소재 지분 투자 등을 통해 재료비를 절감하고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한 제조 공정 혁신으로 가공비 구조도 개선할 예정입니다.넷째, 미래 기술/사업 모델 혁신의 속도를 높이겠습니다.우리가 말하는 ‘미래’는 결코 멀리 있는 게 아닙니다. 그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황화물계와 바이폴라 전지 등 차세대전지 상업화 경쟁력을 강화하고, BMS분야의 주요 OEM 수주 확대 및 배터리 리스 사업화 등을 통해 ‘Solution Provider’로서 신사업을 확대해 가겠습니다.구성원 여러분,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업계에서 ‘최초’, ‘최고’의 역사를 만들어 온 저력이 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도전과 변화의 DNA’와 ‘고객가치를 향한 끈기와 집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그렇기에 다시 이겨내고 반드시 해낼 수 있습니다.우리만의 차별화된 No.1 헤리티지를 이어 나갑시다.그리고 ‘Empower Every Possibility’라는 우리의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갑시다.저부터 낮고 겸손한 자세로 실행해 나가겠습니다.또 여러분이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올해 더 많이 소통하고 지원하겠습니다.한 걸음 더 나아가고 더 높이 오르는 2025년을 함께 만들어갑시다.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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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확정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수정안은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유지하면서도 감축 정책 및 이행 기반을 강화하는 내용이 주요 특징으로 포함됐다.이를 통해 한국의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보다 체계적이고 실현 가능하게 이끌어가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됐다.▲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 온실가스 감축 목표 유지 및 이행 기반 강화기존의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인 2018년 대비 40% 감축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부문별 세부 목표와 정책들을 강화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에너지 전환 부문에서는 석탄 발전의 단계적 축소와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통해 전력 부문에서의 감축을 가속화한다. 산업 부문에서는 에너지 효율 개선 기술 도입과 청정에너지 전환 지원을 확대한다.수송 부문에서는 전기차 및 수소차 보급 확대와 친환경 대중교통 인프라를 강화한다. 건물 부문에서는 기존 건물의 에너지 효율화와 제로에너지 건축물을 확대한다.농업 및 산림 부문에서는 지속가능한 농업 기술 도입 및 산림 흡수량을 증대한다. 또한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확대하고 배출권 가격 안정화를 위한 정책을 보완한다.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과 수소 생산 기술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다. 아울러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로드맵을 제시한다.재생에너지 보급 가속화를 위한 규제 완화 및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 강화로 민간 기업의 감축 노력을 유도한다.본 계획은 기존의 목표를 수정하지 않으면서도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 감축 기술 개발 및 이행 기반 강화를 통해 탄소중립을 실질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다만 산업계의 비용 부담과 재생에너지 확산 속도 등에 따라 실행 가능성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국가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음에도 성과는 아직 미진한 상태다.▲ 2022년도 한국전력통계 91호◇ 수도권 전력 소비량 비중은 2014년부터 지속해서 증가해 2021년 기준 전체의 약 37% 차지 우리나라 전력 소비량은 경제성장, 산업구조 변화, 도시화 및 인구 증가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특히 수도권의 전력 사용량 비중은 2014년 이후 증가 추세를 보이며 2021년 기준 전체 소비량의 약 37%를 차지하고 있다.첫째,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의 경우에는 2007년 전국 전력 사용량의 34%, 2014년 35%, 2021년 37%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속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수도권으로 인구 집중, 산업·상업 부문 성장, 디지털 경제 확산으로 인한 데이터센터(Datacenter)와 같은 전력 집중 산업의 증가가 주요인으로 분석된다.둘째, 영남권(부산, 대구, 경남, 경북 등)의 경우에는 제조업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일부 산업 구조가 고도화되면서 에너지 효율 개선으로 전력 사용량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다.2007년 전국 전력 사용량의 약 30%에서 2021년 약 28%로 감소했다.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제조업체의 감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셋째, 호남권(전남, 전북, 광주)의 경우에는 주로 농업 및 일부 산업 단지가 위치하며 2007년 전국 전력 사용량의 약 10%에서 2021년 약 9%로 소폭 감소했다.호남 지역에서 해상 풍력발전소 확대와 염전 중심의 태양광발전소가 크게 증가하며 재생에너지 생산이 늘어나고 있다. 지역에서 소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아 수도권으로 송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넷째, 충청권(충북, 충남, 세종, 대전)의 경우에는 세종특별자치시 건설과 대기업 산업단지 조성으로 2007년 전국 전력 사용량의 약 12%에서 2021년 약 13%로 소폭 증가했다.삼성전자와 협력업체의 반도체 공장이 천안 등에 건설된 것도 전력 수요를 높였다. 충남지역은 서산, 아산 등을 중심으로 산업단지가 활성화되고 있다.다섯째, 강원권의 경우에는 발전소와 산업단지가 있으나 소비보다는 생산 비중이 더 크다. 삼척 등에 위치한 복합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송전하려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여섯째, 제주권의 경우에는 소규모 소비 지역이지만 관광업과 재생에너지 개발이 활발하다. 제주도의 풍력발전단지는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종합해 보면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약 절반이 거주하고 이로 상업 및 주거 전력 소비량이 높아 수도권의 전력 소비량의 비중이 증가했다.첨단산업(IT, 반도체 등), 데이터센터 같은 전력 집약적인 사업의 집중 및 수도권 주민의 전력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수도권 전력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전력 공급의 안정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전력 수요량 관리를 위한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기술 도입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비수도권 지역의 전력 사용량 감소는 지역경제 둔화와 연결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송전망 구축의 어려움 또는 비효율성 때문이라도 비수도권 전력 소비 촉진을 위한 산업 분산이 필요하다.또한 호남, 제주 등 재생에너지 중심 지역의 전력 생산과 소비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존 산업의 재배치보다 신산업 육성을 통해 국토의 균형발전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 전영환 전문위원(홍익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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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한국은행,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의 기업문화를 질책하는 목소리가 높다. 연봉이 1억이 넘음에도 업무에 대한 충실도가 낮기 때문이다.또한 실적이 좋으면 성과급 잔치를 벌리고 최고경영자(CEO)가 조직 효율성을 빌미로 고참직원에게 보직을 주지 않고 후선업무를 맡기는 실정이다.민간 기업이 아닌 공기업 CEO는 제한된 임기동안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지만 오너처럼 독단적인 경영을 일삼는 경우가 적지 않다.공공재산을 사적인 용도로 악용하지 못하도록 관련 감독기관의 역할이 중요함에도 관련 부처는 낙하산을 내보낼 궁리만 한다.공기업과 마찬가지로 국내 대기업의 기업문화는 글로벌 기업과 비교하면 뒤떨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1세기는 자유무역이 보편화되어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을 명확하게 구분짓기 어려워졌지만 한국 기업과 세계 기업의 기업문화를 비교해 보자. ◇ 미국의 기업문화가 글로벌 스탠다드로 정착... 한국은 직원을 '가족'이라 지칭하지만 '머슴'으로 인식국가별 문화를 연구한 저명한 학자인 홉스테드(Geert Hofstede)에 의하면 한국의 문화는 권력격차가 크고 장기지향적이며 일본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집단적이다.여성적이기보다는 남성적이고 불확실성에 대한 회피도가 낮아 위험을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일본, 중국과 마찬가지로 유교문화권에 속하지만 서구식 영향을 더 많이 받아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다.폐쇄적인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한국은 서양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K-문화(culture)가 인기를 얻는 이유도 동양문화와 서양문화가 절묘하게 융·복합됐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한국 기업과 주요국 기업의 기업문화를 분석한 결과 [출처=iNIS]한국의 기업문화를 알아보기 위해 일본, 중국, 미국의 기업문화와 비교했다. 경영이념, 경영자원관, 조직집단관, 경영관리 스타일, 경영환경관 등 5가지 영역에서 4개국의 일반적인 기업문화를 비교했다. 일본 기업은 사원을 존중하고 고객만족과 조직을 중시한다. 조직 내부의 직원 간에 협력하며 경영관리도 비공식적이며 권한을 분산시킨다. 자연과 조화로운 발전을 꾀하며 자연을 숭배한다.중국 기업은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고객과 도전적인 경쟁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경영이념이다. 집단보다는 개개인의 성과를 중시하고 멸사봉공, 체면과 의리를 중시하는 유교적 관념을 가졌다.한국 기업은 고객에 의한 변혁을 중시하고 가족집단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 집단 내 비공식적인 의사소통과 관리가 공식적인 것보다 우선하고 중국 기업과 마찬가지로 유교적 가치를 내세운다.한국의 기업문화는 일본과 중국 기업문화의 장점을 버무려 놓은 것처럼 보인다.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동력이다.미국 기업은 주주의 이익을 중시하고 일본 기업과 마찬가지로 고객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여긴다. 미국 기업문화에서 관리는 동양 3국과 달리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이뤄진다.근로를 소중히 여기는 기독교적 사고가 근저에 깔려 있다. 청교도 정신이 기업문화에 깊숙이 배여 있으며 육체노동에 대해서도 차별하지 않는다.다른 영역에 비해 특이한 내용은 경영자원관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 기업은 인본주의, 중국 기업은 인민자본주의, 한국 기업은 기업일가 가족주의, 미국 기업은 자본주의에 각각 입각한다.한국 기업은 조직집단관에서도 가족을 지향하고 유교적인 경영환경관을 갖고 있다. 오너 중심의 경영, 기업을 가족의 확장개념으로 보면서도 정작 직원은 가족이 아니라 ‘머슴’이라고 여기는 인식이 강하다.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에 부도가 나면서 외환위기를 촉발한 한보그룹 회장이 직원을 ‘머슴’이라고 지칭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하지지만 어찌 보면 재벌 오너가 심중(心中)에 갖고 있던 생각이 자연스럽게 표출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머슴은 가족이 아니라 거주이전의 자유가 주어진 노예에 불과하다.중국 기업은 자본주의를 도입하면서 돈을 버는 것이 애국하는 길이라고 여겨 개인의 성과를 중시한다. 중국은 역사 이래로 ‘상(商)’이 지배한 나라이며 사회주의 체제하에서도 개인의 영리활동을 가장 중시한다.중국의 극단적 개인주의가 빈부의 격차를 심화시키고 배금주의로 나라를 망하게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1978년 개혁개방 이후 매우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다.미국 기업이 개인을 지향하면서도 경쟁을 중시하는 것과 달리 중국 기업은 성과만을 우선시한다. 공산당이 강력하게 통제하려고 시도하지만 이익을 위해 사회가치를 파괴하는 행위를 주저하지 않는다. ◇ IMF 이후 서구식 기업문화 도입해 위기 극복... 동도서기론적 관점에서 미국식 기업문화 수용해야지금과 같은 기업의 체제가 국내에 소개된 것은 일제 강점기 때다. 일본기업의 무차별적인 진출에 대응하기 위해 민족자본으로 기업이 만들어졌지만 독창적인 정체성(identity)은 없었다.따라서 한국에서 기업이 제대로 정착된 것은 해방 이후라고 볼 수 있다. 기업발전의 역사가 비교적 짧은 한국에서 기업문화를 제대로 논의하기란 쉽지 않다.하지만 100년도 되기 전에 획기적인 산업발전을 이룬 한국 기업만의 문화를 연구할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한국의 기업문화는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동도서기(東道西器)의 이론에 입각해 독자적인 ‘한국식’으로 발전했다고 보기도 한다.한국 기업의 문화에 일대 충격을 준 사건은 1997년 외환위기다. 종신고용과 연공서열에 따른 승진, 가부장적 경영 등 유교사상 중심의 전통적 경영이론이 송두리째 부정됐다.비정규직 고용, 철저한 성과주의 등으로 대표되는 미국식 경영이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미명하에 강제됐다. 직장인뿐만 아니라 경영자도 정체성 혼란을 겪게 됐다. 21세기 들어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서구식 경영이념을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국가가 됐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한국과 서둘러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려고 했던 이유도 서구식 스탠다드가 정착됐기 때문이다.서구식 기업문화가 좋은 것인지 혹은 나쁜 것인지 확언하기는 어렵지만 현재까지 결과로 보면 긍정적인 면이 부정적인 면보다 크다. ◇ 양반정신이 담긴 기업가정신이 부활해야... 오너리스크로 공중분해되는 기업도 적지 않아한국의 비즈니스 가치체계를 유교 중심의 양반정신으로 보기도 한다. 가족지향, 권위적, 학연·지연의 중시, 대의명분의 중시, 공(公)의 중시 등이 양반정신의 특징이다.양반은 조선왕조 지배계급으로서 다양한 특권을 부여 받는 대신 사회 리더(leader)로서 책무를 다했다. 조선시대는 사농공상이 엄격해 현대의 사업가라고 할 수 있는 상인이 천시됐다.1910년 일본의 조선 강제병합과 일본 자본(capital)의 한반도 이전으로 생긴 신식 자본주의로 새로운 개념의 비즈니스가 태동했다.벼슬길 출사가 막힌 양반과 지주계급이 농업자본을 바탕으로 장사와 제조업에 뛰어들면서 양반정신이 사업에 접목됐다. 이것이 한국 경영자의 기업가정신의 핵(核)이 되었다고 본다.양반은 어떤 희생이나 곤란에 처하더라도 대의명분을 중시했다. 자신의 사회적 지위에 적합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을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여겼다.요즘 서구에서 들어온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개념과 마찬가지로 양반은 지도자로서 사회적 책임을 먼저 수행하려고 노력했다.스스로 사회의 모범이 돼야 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부끄럽게 생각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부르짖으며 자신의 몸가짐과 생각이 바르지 않다면 어떤 것도 이룰 수 없음을 강조했다.초기의 기업가는 부의 축적으로 경제적 이득을 가지는 것보다 사회적 존경, 신뢰 등 비금전적 요인을 높게 평가하였다. 요즘 황금만능주의 사고로 사회적 가치를 훼손하는 경영진은 진정한 한국적 기업가정신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없다.양반정신은 가치 있는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과 사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하고 나의 개인적인 생활도 공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지 염두에 두고 조심했다.사회적인 위화감을 조성하는 소비나 행동을 거리낌 없이 하는 현재의 일부 한국 재벌도 한국적 기업가정신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 개인보다는 사회, 가족보다는 국가가 우선이라는 생각을 먼저 한 것이 양반이었다.하지만 요즘 우리나라 기업인을 살펴 보면 ‘양반’으로부터 태동한 한국적 기업가정신을 가진 CEO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자기 감정도 통제하지 못해 자신의 행동이 기업의 이미지에까지 타격을 입히는 이른바 오너리스크(owner risk)가 빈발하고 있어 이를 연구하는 학자도 적지 않다. 기업가의 사생활이 오히려 기업에 짐이 되는 형국이다.현재 한국의 기업문화를 정립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기업가정신의 부활이라고 본다. 현대적 의미의 양반정신, 선비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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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3일 저녁 10시23분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령을 선포한 후 육군특수전사, 정보사, 국군방첩사, 수도방위사 등에 소속된 군인과 경찰을 동원했다.1979년 10·26 사태 이후 최규하 대통령 대행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비상계엄령을 내린 후 45년 만이다. 12·12 쿠데타 세력은 1980년 5월17일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며 공포감을 조성했다.45년 비상계엄령과 12·3 비상계엄령에 동원된 군인들의 대처는 180도로 달랐다. 맹목적으로 신군부의 지휘명령에 따랐던 과거와 달리 MZ(밀레니엄+Z) 세대 군인들은 직접적인 명령 불복종 대신에 태업(怠業)으로 일관했다.비상계엄을 지휘했던 대통령과 국방장관은 국회의 비상계엄해제를 방해하고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길 원했다. 하지만 초급 지휘관과 병사들은 시간을 끌며 유혈사태를 막았다.2023년 11월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은 1300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12·12 군사반란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와 더불어 군부통치의 문제점을 잘 조명했기 때문이다.군(軍)의 용사 뿐 아니라 초급지휘관은 모두 MZ 세대로 '꼰대문화'에 젖은 장군들과 장관의 일탈행위를 용납하지 않았다.군과 마찬가지로 기업에서도 MZ 세대는 임원과 최고경영자(CEO)의 부당한 명령과 잘못된 의사결정은 따르지 않은지 오래됐다. 직원과 경영자를 포함한 구성원 전체를 단결시킬 수 있는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가 중요한 이유다.◇ 기업문화는 기업의 생존을 결정... 문화상대주의 관점에서 다양성 존중하는 것이 중요경영자가 기업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기업의 성과와 생존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성공한 글로벌 기업에는 나름의 독특한 기업문화가 있다.그것이 어떤 문화이고 그 문화의 특장점을 연구해 다른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최근 경영학의 화두이다. 좋은 기업문화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도 아니다.좋은 기업문화를 구축했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유지할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기업문화 관리가 중요성하다고 하는 것이다.기업문화는 살아있는 생물과 마찬가지로 기업이 처한 외부환경의 변화와 구성원의 진입과 퇴출에 따라 진화한다. 즉 기업문화는 정체돼 있는 것이 아니라 내·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의 진화론에 따르면 환경의 변화에 가장 빠르게 적응한 종만이 살아남는다. 마찬가지로 강한 문화가 살아남기보다는 환경 적응성이 높은 문화가 영속성을 가진다.기업문화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다. 기업문화는 기업활동에서 의사전달, 의사소통의 원활화, 직원의 유기적 협력, 조직의 일체감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규모가 작은 기업의 기업문화는 바꾸기 쉽지만 덩치가 큰 기업은 변화 자체가 어렵다. 나이든 사람보다는 젊은 사람, 남성보다 여성이 새로운 기업문화에 적응하는 속도가 빠르다.기업별로 인종, 나이, 성별 등에 따라 새로운 기업문화의 습득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혁신이 필요하다면 변화 에이전트(agent)를 선발해 운영해야 한다.성공한 기업보다 실패 경험을 가진 기업이 새로운 기업문화를 빨리 받아들인다. 강한 기업문화를 가진 기업보다는 약한 기업문화를 가진 기업이 새로운 기업문화를 잘 받아들인다.일반적으로 문화는 어떤 문화가 좋고 나쁘다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문화상대주의가 주류 흐름이다.즉 사회문화는 그 문화가 생성된 특정한 상황의 문제해결에 대처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자신의 문화가 우월하다는 자문화중심주의의 반성에서 나왔다.문화상대주의를 인정해야만 여러 문화가 병립할 수 있고 문화의 다양성은 사회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새로운 문화가 유입되면 조직 내부에 문화적 동화현상이 일어나며 긍정적, 부정적 효과가 동시에 나타난다.◇ 좋은 기업문화와 나쁜 기업문화... 존경받는 기업이 되려면 좋은 기업문화 창달해야기업문화에는 ‘좋은 기업문화’와 ‘나쁜 기업문화’가 있다. 나쁜 기업문화는 기업이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변화하려는 노력을 방해한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창안한 SWEAT Model과 기업문화 위협도 평가 [출처=iNIS]기업 내부 저항세력의 힘이 셀수록 기업문화의 혁신(innovation)은 어려워진다. 기업문화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관심을 갖고 챙겨야 한다.직원의 마음 속을 바꾸지 못하면 진정한 기업문화 혁신은 불가능하다. 동일한 사업을 하고, 유사한 수준의 자원을 가진 기업이 경쟁하여도 어떤 기업은 생존하고 어떤 기업은 망해서 사라진다.좋은 기업문화를 가진 기업은 살아남고 나쁜 기업문화를 가진 기업은 죽는다. 위대한 기업으로 존경받는 기업은 모두 우수한 고유의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북유럽과 일본의 장수기업이 오래 생존하고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 강력한 기업문화 때문이라는 점을 부인하는 경영전문가는 없다.이런 연유로 위대한 기업이 되는 방법을 찾고 학습하기 위해 기업문화를 연구하는 것이다.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생물은 도태되듯이 기업도 살아 있는 유기체로 환경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 망하지 않는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는 글로벌 기업의 기업문화를 연구해 SWEAT Model를 개발했다. 비전(Vision), 사업(Business), 성과(Performance), 조직(Organization), 시스템(System) 등 5개 DNA를 통해 기업문화가 좋은지 혹은 나쁜지 평가한다.특히 기업문화가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한 요건에 충분한지 보는 것이 중요하다. 문화와의 적합도와 전략상의 중요도에 따라 기업문화를 3가지 카테고리 즉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 △관리 가능한 위험 △무시할 수 있는 위험으로 분류한다.버블차트의 크기는 위험의 크기를 나타낸다. 위의 예시에서 보면 비전이 가장 취약하고 사업, 조직, 시스템, 성과 순으로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유럽과 일본의 장수기업이 환경변화에 잘 적응한 사례... 변혁기 한국 기업에게 필요한 혁신적 리더십 부족코트와 헤스켓은 1992년 『기업문화와 성과』라는 책에서 기업문화와 수익율, 성장율 등은 깊은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다.강력한 기업문화란 기업의 전략에 합치하는 것이다. 즉 환경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기업문화가 강한 기업문화라고 할 수 있다.기업 실적도 단기적인 관점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나쁜 기업문화를 가진 기업도 단기적으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기업을 스스로 판단하고 환경에 적응해가는 유기체로 보더라도 운영의 주체는 구성원, 즉 사람이다. 사람은 성과를 내면 보상해준다는 당근만으로 장기간 동기부여를 시킬 수 없다.미국식 경영기법이 인정받은 것은 2차 대전 이후부터 1980년대까지 약 30여 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시기에 미국 기업이 보여준 성과는 자본주의 200년 역사보다 더 찬란하다.1980년대 말에 주춤하기는 했지만 1990년대부터 신경제나 글로벌 경제라는 용어가 활성화되면서 미국식 기업문화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성과주의가 각광을 받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미국식 경영기법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인정되고 있지만 미국식 경영기법이 기업성장에 필요한 '만병통치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미국의 역사가 불과 250여 년에 불과하다는 변명을 내세울 수 있겠지만 정작 미국 기업 중 100년을 화려하게 성장해온 기업도 드물다.수백 년을 이어가는 북유럽의 기업이나 1000년을 넘기는 일본의 기업에 비한다면 아직 미국 기업의 수명은 비교할 수조차 없이 짧은 편이다.미국형 기업문화가 완전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일부 좋은 실적을 낸 일부 미국의 선도기업이 환경변화에 따라 혁신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마찬가지로 일본과 유럽의 기업도 동일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강한 기업문화를 만들고 유지해야 하고 기업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기업문화를 관리해야 한다.기업의 성과를 분석해보면 전문경영인보다 창업자가 경영하는 기업의 성과가 좋게 나타난다. 리더십은 보수적인 것보다 혁신적인 기업의 성과가 더 높다.전통적인 한국 기업은 상의하달형(上意下達)의 권위주의적 리더십이 중시되고 보수적이어서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기업의 창업기나 성장기에는 빠른 피드백이 요구되므로 보수적이고 수직적이며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지 않은 권위주의적 리더십이 실적을 내기도 한다.하지만 기업의 변혁기나 쇠퇴기에는 혁신적인 리더십이 필요하고 현상유지형 리더십은 배척돼야 한다. 기업의 발전단계에 따라 다른 리더십과 기업문화가 요구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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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14일 토요일 오후 4시 서울특별시 여의도 국회 앞 도로는 이른바 MZ(밀레니엄+Z) 세대가 점령했다. 국회의원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하라고 압박하기 위함이다.정치에 무관심하다는 평가를 받는 MZ 세대는 응원봉을 들고 K-팝(K-Pop)을 부르며 '탄핵'을 외쳤다. 외국 언론도 4050세대와 다른 행태의 성숙한 시위 문화를 보여준 신세대를 집중 조명했다.자유분방한 사고와 거침없는 행동인 특징인 MZ 세대는 기업에서도 연구의 대상이다. 산업화 시대에 최적화된 국내 기업문화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문화의 정의와 기능에 대해 알아보자.◇ 왜 기업문화가 중요한가... 중국·일본의 영향받았지만 한반도 고유문화 창달헤 한민족 유지21세기는 정치나 경제보다 문화가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는 '문화의 시대'라고 말한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문화, 조직문화, 기업문화는 무엇인가.먼저 문화는 사전에 따르면 ‘사회구성원에 의해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 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문화는 한 사회가 공유하고 있는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등을 모두 포함한다. 문화는 한순간에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사회가 오랫동안 공유하고 실천하면서 형성된 역사적 산물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1만 년의 인류 역사상 고유의 문화가 없는 민족이 장기간 살아 남은 적이 없다. 영국을 점령한 수많은 이민족 중 앵글로족와 색슨족을 제외한 모두가 멸망한 것도 문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중국은 미국보다 수천 년 앞서 원조 '용광로 문화'를 가졌다. 수많은 이민족이 중국 본토를 유린했지만 모두 우수한 한족 문화에 동화돼 자신들의 문화를 헌신짝처럼 버렸다.한족이 중국영토를 지배한 시간보다 외부 이민족인 몽고족, 거란족, 여진족, 만주족 등이 중국을 점령한 기간이 더 길었다. 하지만 이들 민족의 문화가 중국 문화에 미친 영향은 미미하다.2024년 기준 14억의 중국은 56개 민족으로 구성돼 있고 한족이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따라서 중국문화가 바로 한족의 문화라고 주장하지만 틀린 말이다.엄밀하게 말하면 중국문화는 수많은 이민족의 문화가 녹아 진화된 형태의 한족문화라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근대까지 우리나라 문화도 주변의 중국과 일본의 영향을 받았지만 반도 특유의 문화를 창달했다. ◇ 기업문화는 '기업이 가진 모든 것'... 기업은 인류 역사상 가장 선진화된 집단1970년대 중반 미국의 경영학자들이 기업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량기업에는 강한 기업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인식을 가졌기 때문이다.이후 일본은 1980년대 초반, 한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기업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기업문화는 회사의 분위기, 사풍이라는 표현으로 사용되다가 조직문화, 경영문화라는 전문용어로 정착됐다.사회가 아니라 특정 집단이 갖는 문화를 조직문화라고 볼 수 있으며 조직풍토와 동의어로 인식된다. 조직문화는 기업의 조직에 한정된 문화, 경영문화는 기업의 경영도구에 한정된 문화로 각각 보는 시각도 있다.이 글에서는 조직문화, 경영문화 등을 기업문화의 하위개념으로 보고 기업은 영리뿐만 아니라 특정 목적을 가지고 모인 조직 전체로 가정했다.기업문화를 연구하는 이유는 인류 역사상 가장 효율적이고 선진화된 조직이 기업이고 앞으로 자본주의가 지구상에서 없어지지 않는 한 기업의 형태는 지속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일반적인 문화의 개념을 기업문화에 적용해 보면 기업문화는 ‘기업의 구성원이 공유하는 가치’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의 상표나 로고, 복장 등은 눈에 보이지만 직원의 생각, 마인드(mind), 태도(attitude) 등은 드러나지 않는다.행동규범이나 행동양식은 눈에 보이고 직원의 가치관, 사고방식 등은 형체가 없다. 문화와 조직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보면 특정 기업이라는 조직이 갖는 문화가 기업문화라고 볼 수 있다.무생물인 기업에 문화라는 개념을 붙인 것은 기업을 인간과 동일시한 하나의 인격체로서 성장과 발전뿐만 아니라 퇴보와 사망까지 할 수 있는 객체로 보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국내외 다수 전문가의 견해를 종합해서 보면 기업문화는 ‘기업 구성원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관, 행동양식, 사고방식의 전체’라고 말할 수 있다. ◇ 기업문화의 3가지 기능... 21세기 들어 삼성그룹에 밀린 LG그룹의 기업문화 기업문화는 1980년대 후반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관심이 낮아졌다가 1990년대 후반부터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기 위한 창조(creation), 혁신(innovation), 글로벌화(globalizatio) 등의 가치가 강조되면서 재조명 받았다.최근 오래 생존하는 기업과 훌륭한 성과를 내는 기업을 연구하고 벤치마킹(benchjmarking)하면서 기업문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문화가 기업혁신의 도구(tool)로 중요해진 것이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창안한 SWEAT Model과 기업문화 기능 [출처=iNIS]기업문화는 직원, 조직, 외부에 작용을 한다. 먼저 기업의 구성원인 직원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조직이 직원에게 기대하는 사고와 행동양식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직원은 기업에 축적된 지식, 정보, 기술, 사상, 노하우 등의 지적 자원을 업무를 수행하는데 활용한다. 기업문화는 직원이 어떻게 조직에 공헌할 수 있는지 스스로 학습하도록 해 조직의 정체성(identity)를 강화시킨다.다음으로 조직에 대한 기능은 조직의 통일성과 연대성을 공고히 만들면서 조직 특유의 개성을 확립시킨다. 조직의 모든 구성원이 동일한 생각을 하고 동일한 행동패턴을 가지도록 만드는 것이다.국내 최고 대기업 집단인 삼성그룹을 예로 든다면 보수적이며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에 LG그룹은 인화(人和)와 단결을 중시하는 편이다.산업화시대에는 삼성그룹과 LG그룹이 전자와 반도체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정도로 치열하게 경쟁했다. 하지만 혁신이 필수적인 정보화시대에 접어들며 LG그룹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존재감이 미약해졌다.마지막으로 기업이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대외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기업이 존재하는 의미를 명확하게 해 사회로부터 공감을 획득한다.기업 자체가 인간과 마찬가지로 사회구성원인 기업시민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 포스코그룹은 2018년부터 기업시민이라는 개념을 경영이념에 포함시켰다.우리 사회가 직면한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인류의 번영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다. ESG 경영의 지향점인 지속가능성장목표(SDGs)도 수립해 실천하고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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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3일 45년 만에 내려진 비상계엄령의 여파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12월7일 토요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시도가 불발됐다.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이 표결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투표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은 탄핵이 될 때까지 매주 탄핵안을 발의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학창 시절에 군사독재 시대를 겪은 세대는 지난 1주일 동안 충격과 공포속에 심리적 공황 상태를 겪었다. 45세 미만으로 비상계엄령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한 MZ(밀레니엄+Z) 세대도 허탈감을 호소한다.윤석열 대통령에게 비상계엄령을 제안하고 주도한 국방부장관이 체포되고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출동시킨 일부 군인은 직무에서 배제됐다.부대장의 명령에 따라 출동한 군인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와 자괴감을 호소한다는 후문이다. 북한 관련 작전업무에 투입된다는 명령을 믿었지만 내란과 군사반란에 동원됐기 때문이다.내란에 동조한 장성급조차도 50대 초·중반에 불과하고 군인 대부분은 MZ 세대에 속한다. 군부대 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기성세대와 MZ세대의 갈등이 고조되며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MZ 세대를 포용하지 않으면 조직 미래 없어... 조직문화에 이식된 DNA 파악하는 것이 중요20세기 산업화시대를 넘어 21세기 정보화사회에 접어든지 24년이 흘렀지만 우리나라 조직 내부에 권위주의, 집단주의, 획일화, 군사문화 등 20세기 잔재가 완전하게 청산되지 않았다.공조직 뿐 아니라 민간 조직도 구성원의 개성과 인격을 완벽하게 보호해주지 않는다. 직원을 조직의 부속품처럼 활용하고 폐기하는 관행도 유지되는 중이다.산업화 시대에 태어난 직장인들은 조직의 관행에 대해 불만이 있어도 내부 불란을 일으키거나 퇴사할 정도로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했다.하지만 MZ 세대는 조직 문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명하는 편이다. 또한 이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최근에는 수십 혹은 수백 대의 1의 경쟁을 뚫고 시험에 합격한 공무원조차도 이직 행렬에 과감하게 동참하고 있다. 직장 내 갑질이 치유불능의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과장 혹은 국장 이상의 관리자들이 MZ 세대의 성향을 잘 파악해 대처하지 않으면 조직의 미래가 없다고 믿기 시작했다.MZ 세대는 입사하기 어려운 대기업도 미련을 두지 않고 떠난다. 조직문화가 후진적이라고 믿는 중소벤처기업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구직난과 구인난이 혼재하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필자는 지난 30여 년 동안 다양한 조직을 직접 체험했고 그보다 훨씬 많은 공·사조직을 컨설팅하거나 자문했다. 조직마다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었고 한번 이식된 조직문화를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특히 분명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관행이나 특권으로 인식하는 문화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사람에게 개성이 있듯이 조직에도 나름의 고유한 성격이 있다.조직도 생물과 마찬가지로 생로병사(生老病死)를 겪게 되고 새로운 조직원에게 이식되는 유전자, 즉 DNA(디옥시리보핵산)가 있다. 조직 DNA에 관심을 갖고 연구한 지 오래됐다. ◇ 다양한 기업 컨설팅 통해 기업문화 연구... 해외 이론에 대한 비판적 사고로 SWEAT Model 개발기업문화가 기업의 흥망성쇠에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훌륭한 기업에는 우수한 DNA가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갖고 국내외 다수 기업에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고 관련자를 인터뷰하며 기업문화를 연구했다.2011년 '삼성문화 4.0'이라는 책을 출간하며 성과물을 세상에 내놓았다. 특히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창안한 SWEAT Model이 기업문화를 분석하고 전환 방안을 제시할 최적의 성과물이라는 평가를 얻었다.삼성그룹, 현대그룹, LG그룹, GS그룹, 롯데그룹, CJ그룹 등 25개 대기업 집단에 SWEAT Model을 적용해 분석했다. 관련 자료를 언론에 공개해 변화를 이끌 단초를 제공했다.기업의 성장 역사부터 비전(Vision), 사업(Business), 성과(Performance), 조직(Organization), 시스템(System)과 같은 5 DNA를 분석하려는 시도는 국내외적으로 처음이었다.10년 이상 기업문화 컨설팅을 수행하며 축적한 경험과 지식이 큰 도움이 됐다. 외국의 컨설팅 회사들이 제시하는 이론에 한계를 느끼고 한국식 경영컨설팅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식적으로 좌충우돌(左衝右突)한 것이 기업문화와 같은 복잡한 이슈를 종합적으로 보면서 분석할 수 있는 시각(viewpoint)을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됐다.기업문화를 분석하는 SWEAT Model도 이러한 과정을 거쳐 창안됐다. 이 모델에 현장의 수많은 경험과 기업경영에 대한 다양한 고민이 녹아 있다.외국 컨설팅회사의 이론이나 주장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했고 현장에 적용할 수 없는 이론은 철저히 현실적으로 커스트마이징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컨설팅을 수행하면서 만난 경영인들은 다른 컨설턴트와는 달리 매우 실용적인 제안이나 대안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해줬다. 이분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기업문화 컨설팅 프레임을 연구했다.▲ 한국형 기업문화 혁신을 위한 SWEAT Model 소개 [출처=iNIS]◇ 현장 적용 가능한 한국형 모델 개발... 장점보다 문제점 찾아내 보완 방안 제시하는 것이 지식인의 책무기업문화에 관련된 경영이론을 소개하거나 학문적 연구를 하기 위한 목적에서 특집을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학문적으로 연구되는 기업문화를 활용해 대전환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기 위함이다.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의 경제석학들이 기업문화에 대한 연구를 해왔고 한국에도 지난 20여 년 동안 몇몇 학자가 기업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 성과물을 내놨다.하지만 기업경영에서 기업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미진하고 기업문화에 관련된 용어조차 명확하게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다.이런 점에서 국내에 소개되지 않는 이론과 사례를 통해 기업문화 연구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서구형 경영방식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앞만 보고 달려온 한국 기업에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는 커다란 시련이었다.수십 년간 쌓아온 경영이론과 노하우는 구시대의 전유물이고 외환위기를 촉발한 흉측한 범죄도구인양 죄인 시 되었다.글로벌 스탠다드라는 이름의 미국식 경영방식을 강요했지만 모든 기업에게 작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마찬가지로 기업문화가 중요해졌다고 일부 학자나 컨설팅 회사가 제시하는 개선방책이 완벽하다고 믿기는 어렵다.한국 기업의 기업문화 혁신노력이 걸음마 단계여서 문제점을 보완할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다. ‘한국형 모델’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본 이유는 여기에 있다.한국 경제의 대표주자인 대기업부터 공기업, 중소벤처기업의 기업문화를 순차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이들 기업의 문제점이나 대안을 통해 다른 국내 기업에게 기업문화의 혁신방향을 제시하기 위함이다.2010년대 국내 최고 기업인 삼성전자에 대한 찬사가 끊이지 않았지만 2024년 현재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룹의 승계과정에서 발생한 일탈행위가 아니라 경쟁의 원천인 기술력에서 뒤쳐지고 있기 때문이다.삼성전자의 성과가 눈부시고 삼성전자가 잘나가기 때문에 삼성전자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난무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을 하던 전문가는 전부 숨을 죽이고 수면 아래에 숨었다.세상에 완벽한 인간이 없듯이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찾아내 보완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양식 있는 지식인의 자세라 생각해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에서 분석하려고 노력할 방침이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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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9▲ 우리금융그룹 로고[출처=우리금융그룹]우리금융그룹(회장 임종룡)에 따르면 부산광역시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창업 인프라 조성 △스타트업·중소기업 금융지원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지원 등 부산 지역의 창업생태계 조성과 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태기 위함이다.우리금융은 충청북도(2023년 11월), 경상남도(2023년 12월), 전라북도(2024년 6월)에 이어 4번째로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을 통해 창업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선다.12월17일부터 금융기술(핀테크), 블록체인 등 금융과 연관된 부산 소재 스타트업 10개 회사를 선발해 투자 연계, 멘토링·자문(컨설팅), 네트워크 연계, 전용 사무공간 제공 등 전방위적 지원을 할 예정이다.우선 우리금융은 부산 ‘디노랩 B센터(Busan + Blockchain)’를 유라시아 플랫폼에 설치해 유망 스타트업의 발굴부터 육성·고도화까지 스타트업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더불어 부산 지역‘글로컬(Global + Local) 스타트업’에게 전용상품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베트남 하노이 지역에 개설한 ‘디노랩 베트남센터’과 연계해 부산지역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이 밖에도 금융권 최초의 공급망금융플랫폼인 ‘원비즈플라자’를 통해 부산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 2025년 신설 예정인 부산/양산BIZ프라임센터 등 특화 영업점을 통해 부산지역 스타트업과 우량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 미래 신산업 생태계와 문화·예술의 향기가 공존하는 변화와 기회의 땅이다. 우리금융은 부산시와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시너지를 창출해 부산시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축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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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45대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의 집권 기간인 2017년~2021년 동안 미국의 재생에너지 관련 정책은 연방 정부 차원에서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주정부와 민간 부문은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했다.반면에 2021년부터 임기를 시작한 제46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바이든은 재생에너지 100%(RE100)와 같은 글로벌 이니셔티브 및 에너지 전환을 강력히 지지해왔다.2024년 11월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인 카밀라 해리스를 제치고 승리하며 제47대 대통령으로서 백악관에 복귀하게 됐다. 트럼프의 재집권을 계기로 미국의 재생에너지 정책을 살펴보고자 한다.◇ 트럼프 1기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 재생에너지 지원 축소 및 화석연료 지원 강화트럼프 1기 정부는 RE100과 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해 연방정부의 소극적 태도와 주정부의 적극적인 태도가 상반된 흐름이 유지됐다.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중 화석연료, 특히 석탄과 천연가스 산업을 보호하고 부흥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그는 2017년 파리 기후협정에서 탈퇴하며 환경 규제를 '미국 경제를 약화시키는 장벽'으로 간주했다.환경보호청(EPA)이 추진하던 환경 규제를 완화하고 화석연료 기반 발전소에 대한 지원을 늘렸다. 태양광 및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은 축소됐다.자연스럽게 연방정부 차원의 재생에너지 목표 설정이나 관련 예산이 줄어들었다. 연방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토지에서 시추·채굴과 같은 화석연료 개발을 확대하는 정책을 통해 재생에너지의 경쟁력을 떨어뜨렸다.연방정부의 지원 부족에도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주요 정보기술(IT) 기업과 월마트, 지엠(GM) 등 글로벌 기업은 RE100 목표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소비자 요구, 글로벌 규제 준수, 비용 절감 효과 등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즉 트럼프 행정부가 화석연료 산업을 지원했음에도 재생에너지 기술 발전과 글로벌 민간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재생에너지가 확대됐다.▲ 전력구매계약(PPA) 흐름도[출처=WTS energy 홈페이지]◇ 바이든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 재생에너지 확충과 친환경 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RE100과 같은 글로벌 이니셔티브 및 미국 내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강력히 지지하기 위함이다.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에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복귀를 선언하며 2050년까지 탄소중립(Net Zero)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재생에너지 발전을 확대하고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는 정책을 적극 도입했다.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2022)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배출 축소를 위한 주요 법안으로 US$ 3690억 달러 규모의 재생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 예산을 요구한다.주요 내용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세액 공제 확대 △기업과 가정에서 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장려하는 보조금 제공 △전기자동차(EV) 구매 인센티브 및 EV 충전 인프라 확충 △청정수소 생산 및 배터리 기술 개발 지원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망 현대화 등이다.특히 에너지부를 중심으로 노후화된 전력망을 개선하고 민간 기업과 전력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재생에너지 재생에너지 공급망을 구축 중이다. 대규모 전력 저장시설과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기술 도입에 투자하고 있다.바이든 행정부는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에너지 저장 기술 등 관련 제품의 국내 제조를 활성화해 기업들이 보다 쉽게 재생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재생에너지 목표를 설정한 기업들에게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를 제공해 RE100 달성을 지원하고 있다. 각 주정부의 기후 및 에너지 목표에 부합하는 맞춤형 정책과 보조금을 제공한다.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는 이미 100%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를 세웠다. 연방 정부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 및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특히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전력업체 규제기관인 공공시설위원회(CPUC)는 2035년까지 해상풍력 4.5기가와트(GW) 포함해 총 56기가와트(GW) 이상의 클린에너지 신규 설치를 의무화했다.▲ 캘리포니아 에너지위원회(CPUC) 에너지 클린 정책[출처=홈페이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상장 기업 기후위기 공시 의무화...국제 투자 환경에서의 신뢰성 확보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2년부터 상장 기업에게 기후 관련 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미국 내 상장 기업은 모두 공시 대상이며 글로벌 활동을 하는 기업도 포함된다.기업의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 글로벌 기후 공시 규제와 발맞추어 나감으로써 국제 투자 환경에서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기업의 탄소배출, 기후변화가 기업 운영에 미치는 리스크(risk)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전략과 계획을 공시해야 한다. 기업의 탄소배출 정보는 3가지 범위(Scope)로 구분한다.△스코프(Scope) 1 : 기업이 직접 배출하는 탄소(예 : 제조 공정에서 배출) △스코프(Scope) 2 :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열 등 에너지원의 탄소배출 △스코프(Scope) 3 : 기업의 가치사슬(공급망 및 제품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이 부분은 논란이 많아 조정 가능성 존재)또한 기업의 운영 및 재무 상태에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기술해야 한다. 기후 재난과 같은 물리적 리스크와 전환 리스크(탄소세, 규제 강화 등)를 포함한다.기업은 공시된 기후 데이터의 정확성을 보장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나 공인 감사기관으로부터 검증을 받아야 한다.다만 Scope 3 공시의 경우에는 공급망 전체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을 측정하는 것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 중소기업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기업 간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이 규제가 과도한 행정적 부담을 초래하고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므로 정책 도입과정에서 이를 해결해야 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기후위기 공시의무[출처=홈페이지]◇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재생에너지 산업 성장... 재생에너지 가격 하락 및 국제사회 및 글로벌 기업의 압박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재집권하면 집권 1기와 유사한 재생에너지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각료의 인선에서부터 비슷한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연방정부의 정책의 변화는 재생에너지 확산에 영향을 주긴하겠지만 그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기 트럼프 정부에서 경험했듯이 주정부와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다..RE100 참여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구축하거나 PPA, 재생에너지 인증서 구매 등으로 시장의 수요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또한 기업들은 지속가능성 목표를 위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유지함으로써 관련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이와 같이 미국의 재생에너지 산업은 연방정부의 정책변화에 따라 약간의 영향을 받겠지만 장기적인 발전기조 자체는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화석연료 대비 가격경쟁력은 물론 일자리 창출력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향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영환 전문위원(홍익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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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자리 잡고 있으며 기업들과 국가에 재생에너지의 확보와 활용이 요구되고 있다.RE100 운동은 각 기업이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공급받도록 독려하는 이니셔티브로 2014년 영국의 클라이밋그룹이 주창했다. 현재까지 435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국내에서도 삼성그룹, LG그룹, SK그룹 등 36개 기업이 가입해 RE100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 중이다. 탄소국경조정제(CBAM),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 기업지속가능성실사지침(CSDDD) 등 EU의 탄소중립 정책도 기업들에게 RE100 달성을 요구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특히 RE100 운동과 탄소국경조정제(CBAM)는 재생에너지 및 탄소 배출 문제에서 수출 중심의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2가지 모두 친환경 에너지 사용과 탄소 중립을 강하게 요구하는 글로벌 규제 및 트렌드로서 이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기업들은 다양한 측면에서 경제적, 운영적 불이익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RE100 핵심 요약 [출처=RE100 Annual Disclosure Report 2023 of Climate Group]◇ RE100 달성하려면 시설 등 투자 불가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정책 지원은 더뎌볼보, 애플, BMW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한국의 부품 및 생산업체들에게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제품 생산을 요구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국내 기업들은 RE100을 충족하지 못하면 거래가 중단되거나 계약 조건이 불리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유럽연합(EU)으로 상품을 수출하고자 한다면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RE100 목표를 달성하려면 기업들은 자가 발전, 탄소 배출 감소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자원을 찾기 위해 추가 투자도 불가피하다.예를 들어 국내 대기업들은 자사의 공장과 시설에 태양광발전소, 풍력발전소 등의 설비를 직접 도입하거나 RE100 인증을 받은 전력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우리나라는2024년 상반기 기준 재생에너지 공급이 11.4%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꼴찌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경쟁 대상으로 생각하는 중국 34%, 일본 26%에 비해 턱없이 낮은 실정이다.기업들은 직접 재생에너지를 확보하기 어려워 RE100 목표 달성이 용이하지 않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정부 차원의 재생에너지 공급망 확충, 보조금 지원, 탄소 배출 관리 및 관련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정책 수립 및 시행은 더딘 편이다.◇ 탄소국경조정제(CBAM)는 유럽으로 수출하는 한국 기업에 영향... 설비 구축에 투자 불가피탄소국경조정제(CBAM)는 유럽연합(EU)이 도입한 제도로 탄소 배출이 많은 상품을 수입할 때 탄소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유럽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실질적으로 경제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CBAM은 유럽으로 수출되는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전력 등 탄소 집약적인 산업 제품에 대해 탄소세를 부과하기 때문이다.철강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은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투자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설비를 구축하기 위한 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CBAM은 탄소 집약적인 생산 방식에서 탈피하도록 산업 구조의 전환을 압박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철강, 화학, 시멘트 등 탄소 배출이 높은 산업군은 탄소 중립 목표를 맞추기 위해 공정 개선, 탈탄소 기술 개발, 에너지 효율성 제고 등을 추진해야 한다.또한 EU의 CBAM 도입이 다른 국가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글로벌 경쟁에서 탄소 배출을 줄인 생산 방식을 사용하는 기업이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압력을 더할 수 있다.만약 CBAM이 확산된다면 수출 주도형 한국 기업들은 더욱 심각한 탄소 규제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RE100_북미시장현황 [출처=RE100 Annual Disclosure Report 2023 of Climate Group]◇ 재생에너지 확보를 위한 3대 과제...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 뿐 아니라 송전망 구축 필요기업이나 국가 차원의 재생에너지 건설을 위한 3대 과제는 제도 개선, 송전망 건설, 운영 기술 확보다. 세부적으로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첫째,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의 건설 및 지원을 더 용이하게 하는 정책과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므로 재생에너지 건설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태양광발전소나 풍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입지 선정, 주민 동의, 설비 도입에 필요한 자금 지원, 생산한 전력의 공급 단가 조정 등이 대표적이다.둘째, 재생에너지 발전을 수도권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송전망을 계획적이고 최적화된 방식으로 확장해야 한다.하지만 송전망 구축에는 오랜 시간과 높은 비용이 소요되고, 이미 높은 송전망 밀도로 인해 추가 건설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우리나라는 전체 수요의 약 45%가 수도권에 모여 있고 화석연료 발전설비의 35% 정도가 수도권에서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셋째,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변동성을 조정할 수 있는 운영 기술의 혁신이 필수적이다. 즉 에너지 저장기술이나 효율적인 전력 분배시스템에 대한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에너지 저장 기술은 대형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므로 폭발이나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보안기술이 중요하다. 화재로 에너지 저장시설이 혐오시설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RE100 달성을 위한 과제와 미래 전략 수립 시급... 수도권 중심의 전력 수요 분산 등현재 국내 기업들이 RE100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재생에너지 확보는 쉽지 않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의 RE100 달성 목표는 단순히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문제를 넘어서 국가 전력망의 구조적 재편과 전력 시장의 운영방식 개편을 요구하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구체적으로 송전망 확충과 전력 시장의 재구성, 수도권 중심의 전력 수요 분산 등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영환 전문위원(홍익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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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 보건 비상사태(PHEIC)를 해제한 이후 국제항공 노선이 과거 수준을 회복했다.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동안 경영상 어려움을 겪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영도 정상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누적된 적자, 구멍 뚫린 보안시스템, 부산광역시 가덕신공항, 경기도 화성시 경기국제공항 등 난립 양상을 보이는 국제공항과 보안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중국 상하이 푸둥공항,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 등 인천국제공항의 경쟁자로 떠오는 공항이 점점 늘어나는 점도 고민거리다.인천공항공사는 제2여객터미널 확장, 제4활주로 건설 등 4단계 사업을 완성해 2024년부터 연간 1억600만 명의 항공 여객을 수용할 수 있다.2001년 본격 개항한 이후 23년 동안 글로벌 허브 공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인 인천공항공사의 경영혁신 방안을 살펴보자.▲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영혁신 관련 핵심 이슈 [출처=iNIS]◇ 역대 10명의 사장 중 퇴직 공무원이 6명 차지... 망국적인 민영화 추진보다 경쟁력 강화에 초점 맞춰야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은 2019년 7117만 명에 도달했지만 코로나19로 2021년 319만 명까지 급감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향후에도 유사한 유형의 위험이 닥칠 가능성이 높아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인천공항공사의 경영실적에 높은 점수를 주지 못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우선 개항 이후부터 반복되는 민영화 논란이 경영혁신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민영화는 김대중정부부터 추진했지만 지지부진하다가 이명박정부 들어서며 본격화됐다.민영화 논리는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 투입이 필요한데 혈세보다는 민간자본을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다.2010년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이 인천국제공항공사법을 개정해 민영화를 시도했지만 국가 기간산업을 민간에 넘긴다는 국민의 반발에 중단했다.박근혜정부와 문재인정부에서 잠잠하던 민영화 시도는 윤석열정부가 들어서며 재점화됐다. 공기업의 지분을 민간에 팔아 제5활주로 건설비 등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다음으로 10명의 역대 사장 중 6명이 퇴직 공무원 출신일 정도로 낙하산 인사가 만연돼 있다. 공무원 출신 중 1994년 수도권신공항건설공단 이사장부터 시작해 초대 사장을 지낸 강동석을 제외하면 두드러진 실적을 남긴 인물은 없다.공무원으로 퇴직해 사장으로 임명된 인사는 강동석·조우현·정창수·정일영·구본환·김경욱이다. 6대 사장인 박완수는 공무원 출신이지만 정치인으로 변신한 이후 사장에 임명됐기 때문에 정치인으로 분류하는 것이 적절하다.기업인 출신은 이재희·이채욱 2명이며 이재희는 인천공항의 경영혁신을 주도해 훌륭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 사장인 이학재는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다 인천광역시 서구청장을 지낸 후 제18·19·20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마지막으로 면세점을 포함한 상업시설 임대 수입에 의존하는 단순 사업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인 2020~2022년 3년 동안 약 1조7000억 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용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면세점 등으로부터 받는 임대료 수입이 급감했기 때문이다.또한 취항하는 항공사의 숫자를 확대하기 위해 착륙료는 내리고 승객의 이용료를 높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용료가 유럽이나 중동의 허브 공항과 비교하면 높은 금액은 아니지만 국민의 국내총생산(GDP)를 감안하면 비싼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국민 세금으로 공항을 건설했음에도 국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없다는 비판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때도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한 노력은 부족했다.◇ 창의적 경영전략으로 국가경제 대전환에 기여해야... 퇴직 공무원보다 민간 전문가로 경영진 구성해야국내에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을 가진 공항은 인천국제공항·김포국제공항·김해국제공항·제주국제공항·청주국제공항·대구국제공항·무안국제공항·양양국제공항 등 8개에 달하지만 절반은 적자 상태에서 머물러 있다.인천국제공항을 동아시아 최고 허브 공항으로 위상을 유지시키기 위한 인천공항공사의 경영혁신 방안을 살펴보자.첫째, 인천국제공항은 국가 주요인프라에 속하므로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해 민영화 논란부터 영원히 잠재워야 한다. 공기업의 민영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적자 운영 가능성과 신규 투자재원 확보를 이유로 든다.인천국제공항도 개항 초기 적자를 겨우 면하는 신세로 논쟁거리를 제공했다. 정치권에 기웃거리는 퇴직 공무원이 창의적인 해법을 갖고 경영 효율성을 높일 가능성은 아주 낮다.문재인정부가 추진한 비정규직의 정규화 정책을 처음 추진한 곳이 인천공항공사이지만 얻어낸 성과는 미미하다. 최근 발생한 다수 보안사고도 근무 기강 해이에 리더십 부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정치권의 입맛을 맞출 낙하산 인사부터 근절해야 한다.둘째, 국토부에서 항공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퇴직 공무원보다 글로벌 물류산업에서 잔뼈가 굵은 민간 전문가를 사장으로 임명해야 한다.퇴직 공무원으로 1대 사장인 강동석은 소신을 갖고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아 훌륭한 성과를 냈다. 강동석을 제외하면 공무원 출신 사장 중 보통 수준의 경영성과를 기록한 경영자도 없었다.오히려 민간 전문가인 3대 이재희 사장이 서비스 부문의 최고 공항으로 발돋움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 사장은 물류 전문가로 글로벌 시각을 갖고 있었으며 인천국제공항을 세계 5대 공항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셋째, 공항경제권 개발, 상업시설의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사업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 상업시설 임대료에 치중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다.공항경제권은 전체 공항구역의 약 30%가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중복 지정돼 투자유치에 애로로 작용하고 있어 해소해야 한다.면세점을 제외한 상업시설은 서울 시내에 비해 경쟁력이 없다. 식당을 예로 들면 음식 가격은 비싸고 맛은 형편없이 떨어진다. 공항 이용객이 식당을 외면하며 입점업체의 경영난이 생기고 입찰 경쟁률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점이 경영난에 처한 이유와 동일하다.넷째, 여야가 인천국제공항은 단순한 공항 시설이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의 대전환을 이끌 핵심 인프라로 인식해 정치적 외풍 차단에 합심해야 한다.저렴한 인건비와 과도한 노동시간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던 단순 제조업에서 반도체·발광다이오드(LED)·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으로 전환하려면 항공 물류가 중요하다.K-팝·푸드·무비 등으로 일컬어지는 K-문화를 고도화하려면 외국인 방문객을 늘려야 한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입국해 K-문화를 소비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세계 각국과 촘촘하게 연결되는 항공 노선과 저렴하고 편리한 공항 이용을 보장해줘야 한다.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 경제의 핵심 동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에 따라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므로 국민이 정권의 감시자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종합적으로 인천공항공사의 경영실적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세금을 투입해 독점사업권을 부여해준 국민의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입점업체의 임대료를 올리는 방식과 같은 이른바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경영전략만으로 이익을 내겠다는 생각을 가진 한심한 경영자는 이제 필요 없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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