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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기 위해 또 젊게 살기 위한 탐구를 국가적으로 수행한 사례가 북한의 <장수학>에 대한 연구다. 정부의 재정과 고급인력들을 투입해 진행된 북한의 “김일성을 위한 장수연구소”의 사례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필자는 대학에서 공부할 때 정부의 비밀취급인가를 받은 지도교수님 덕분에 북한의 서적을 공식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1990년대 후반에는 통일부 등에서 서울대에 북한 관련 다양한 용역을 발주했다. 남북통일이나 교류가 활발하게 될 경우 또 돌발적인 사태 발생 등 유사시에 북한 주민의 건강을 돌보면서 남한에 전염병이나 각종 질환이 넘어오지 않도록 하는 정책의 수립 등이 대표적인 연구 과제였다.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북한의 의료체계를 분석하고 의학 수준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때 분석한 자료들 중에는 김일성을 위해 북한에서 연구한 결과들을 집대성한 <장수학>을 세밀하게 분석했다.◇ 북한 <장수학>을 연구하며 김일성의 장수법 파악... 남한의 <노인의학> 내용과 비슷한 상식 수준당시 세계보건기구(WHO)의 ‘노화연구소’를 맡고 계시던 교수님을 통해 그 유용성과 과학적인 근거를 확인하는 작업도 수행했다.북한 최고 의과대학으로 손꼽히는 평양의과대학의 교과서를 파악하고 평양의대 교수로 있다가 탈북한 의사와 1년이 넘게 정기적인 면담을 진행했다.연구자로서 실제 현장에서 시행되는 북한 의학기술의 수준과 김일성 장수학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확인할 행운을 얻었다.▲ 사진 1. 북한에서 발행된 장수학 책자의 목차(저자 리정복, 낸 곳, 과학백관사전출판사. 발행 1987년 4월 15일)1994년 7월7일 82세로 사망한 김일성은 건강한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한다. 일본 언론은 '젊은 여성들과 같이 목욕을 하면서 호르몬을 분비시켜 젊게 한다'고 보도했다.하지만 북한에서 편찬한 <장수학>에 이러한 내용이 없는 것을 보면 의학적으로 인정받은 치료법은 아니었던 것 같다. 실제로 시행했는지 여부조차 확인할 수는 없었다.대신 평양 인근에 소재한 만수산과 연결하는 에어닥트를 만들어서 피톤치드가 가득한 공기를 주석궁과 집무실로 끌어들여서 공급했던 것은 사실이었다.질 좋은 공기 청정기가 없는 상황에서 미세먼지가 없고 산소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입한 것으로 분석됐다.육식을 좋아하는 김일성의 식습관을 극복하기 위해 특별히 조성된 농장에서 정선된 사료와 여물을 주어 소와 가축을 기르고 남새(채소)를 유기농으로 재배해 정기 식단에 포함시킨 것도 확인했다.몸에 좋다는 귀한 산삼이나 녹용 등에 대한 연구도 당시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상당히 진전돼 있었다. 북한의 전통의학에 대한 관심은 현대 의학기술이 뒤쳐져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중국의 중난하이(中南海)에는 당시 등샤오핑 등 고위층 국가 지도자들을 위해 수십 명의 의사와 중의사, 요리사와 치료사들이 개인별 맞춤형 섭생과 치료를 하고 있었다.매일 대변을 분석한다든지, 대상자의 출신 지역과 식성에 맞추어 적절한 수준으로 식단을 조절하거나 건강을 위해 햇볕 쏘이기와 목욕하기, 도인법과 같은 기 체조를 하거나 마사지를 하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실제 중난하이에서 활용되는 치료와 양생법은 고대 중국의 은나라에서 시작해 청나라때까지 황궁에서 쓰던 방법들을 포함하고 있다.그러한 내용들도 <장수학>에는 많이 반영돼 있었고 호르몬 요법이나 약물 치료법 등도 러시아의 연구 결과들을 인용했다.▲ 사진 2. 노인의학 교과서(편저자 의학교육연수원, 서울대학교 출판부. 발행 1997년 11월 30일)아마 현대 의학의 각종 첨단 의료기기나 의약품이 없는 상태에서 국가적인 필요성 때문에 현대의학적인 내용에 더해 전통의학이나 자연의학, 한방의료 등을 연구해서 검증하고 발전시킨 것으로 짐작된다.북한의 장수학에 대한 분석연구에서 내려진 결론들은 남한에서 발간한 <노인의학>의 내용과 유사한 부분이 많았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항노화를 위한 원칙 및 방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베이비부머 평균수명 95세 대비해 노인의 삶 추구해야... <감속노화> 유튜브 영상 인기도 자연스라운 현상전쟁 이후 갑자기 출산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기간 동안 태어난 분들을 베이비 붐 세대라고 한다. 1차 베이비붐은 1955년~1963년, 2차 베이비 붐 세대는 1964년~1974년 출생한 분들을 지칭한다.적게 출생한 해에는 한 해 약 80만 명, 많을 때는 매년 100만 명이 태어났다. 출생아 숫자의 급증 때문에 ‘콩나물 교실’에 ‘2부제 수업’이라는 진풍경도 만들어졌다.하지만 이들 덕분에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성장이 가능했을 뿐 아니라 민주화를 이룰 수 있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과 선진국으로 진입했다.2년 전부터 이들 베이비붐 세대들이 노인이 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는 생산가능 인구의 급격한 감소, OECD국가들 중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 문제, 노인 돌봄 수요 폭증 등 각종 사회적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하지만 이들 세대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이전의 노인들과 달리 70% 이상이 고졸 이상의 높은 학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자산의 척도로 불리는 집 한 채 정도의 자산은 보유하고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립학교 교직원연금 뿐 아니라 기초 연금도 받기 때문에 이전의 노인보다 소비력이 높다.또 하나의 특징으로 베이비부머는 생활 나이(Chronological Age)를 생물학적 나이(Biological Age)보다 이미 10년 정도 더 젊게 살고 있다.미용이나 건강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갖고 있다면 적극적인 건강관리를 통해서 10년 정도 젊게 사는 것은 실제로 어렵지 않게 됐다.물론 개인적인 유전적 특징이나 생활습관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나이보다 빨리 늙는 사람도 있고 또 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아도 더 늙게 보이는 분들도 있다.여름과 겨울을 가리지 않고 자외선 차단제가 포함된 선크림을 꼼꼼하게 챙겨 바르고 얼굴 세수만 신경 써서 해도 피부 나이를 10년 정도는 젊게 만들 수 있다.아주 많은 돈을 들여 피부를 젊게 가꾸고 얼굴의 쳐진 주름을 끌어올리는 성형수술을 하지 않아도 몇 가지 기본적인 건강 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10년 정도 젊게 사는 것은 어렵지 않다.여기에 노년의학이나 항노화 분야의 의학적 서비스를 받으면 약 20년 정도 젊게 사는 것도 가능하다. 몽고에 가면 옆집 아저씨나 친척 이모 같이 생긴 분들을 길거리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생물학적 나이보다 20년 정도 늙어보인다.항노화는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다양한 방법과 간단한 약물 복용만으로도 부담스럽지 않게 시행이 가능하다. 조금이라도 좀 일찍 시작하면 좋다.30대까지는 아니어도 40대 정도부터라도 건강관리를 시작한다면 50대부터는 주변인과 비교해 서서히 5년, 10년 차이가 나도록 덜 늙을 수 있다.결국 노인이 되는 60대 혹은 70대부터는 20년 정도 젊게 사는 것이 가능하다. 최근에 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의 <감속 노화>에 대한 유튜브 영상이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따라하는 것은 실제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남들이 70대의 삶을 힘들게 살고 있는데 같은 나이의 자신은 건강하고 활기찬 50대 정도로 살수 있다고 하면 싫어할 사람이 없다.단순한 항노화(anti-aging)가 아니라 역노화(reverse-aging)를 하려면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소요될 뿐 아니라 신체에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하지만 스스로 노력하고 조금만 공부한다면 단순히 노인에게 자주 생기는 질병이 없도록 하거나 피부가 조금 덜 늙어 보이는 수준이 아니라 의욕과 활동력을 50대와 같이 활발하게 유지할 수 있다.신체적으로 지치지 않고 원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힘이 있고 정신적으로도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의욕이 넘치는 상태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60대의 남성도 70대의 여성도 기력이 좋고 생기가 있는 상태를 자신의 나이보다 20년 정도 젊게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노인들의 소망일 것이다.여기에 추가로 의학적으로 검증된 항노화 치료법들을 조금씩 적용한다면 이전 세대가 꿈꾸어왔던 “늙지 않고 건강한 나이 들기”가 가능해지는 시대가 온 것이다.이미 우리나라 여성들의 평균 수명은 92세를 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들은 이제 95세를 평균 수명으로 생각하면서 노인으로서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젊고(?) 활기차게 노인의 삶을 살 것인지 아니면 항상 아프고 힘들어하면서 30년을 더 살것인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필자가 항노화와 역노화에 대해 연구하는 것도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함이다.▲ 이상구 의학 전문위원(서울태평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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