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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29일 전라남도 무안공항에서 착륙하던 항공기가 폭발하며 대규모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에 대한 규명 작업이 늦어지며 갖가지 추측이 난무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전문가들은 여객기가 새떼와 충돌한 것이 주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일부 언론은 철새 도래지에 공항을 건설한 것부터 잘못됐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이번 글에서는 국가정보전략연구소 민진규 소장과 중앙대 ICT융합안전 전공 박재희가 공동으로 제출한 '재난 조기 경보시스템 구축 및 운영 연구(Research on the Establishment and Operation of Disaster Early Warning System)'를 소개한다.◇ 다양한 형태의 재난이 빈발하며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필요현대 사회는 기후 변화, 도시화, 산업화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자연재해, 인재, 사회재난 등 다양한 형태의 재난에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른바 '재난 조기 경보 시스템( Early Warning System)'의 구축 및 운영은 매우 중요하다.연구자들은 데이터 창고(Data Warehouse) 구축, 분석 도구(Analysis Tool) 개발,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 활용, 수요 배포(Dissemination), 환류(Feedback) 등의 과정을 통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본 연구는 재난 조기 경보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효과적인 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한다.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하여 더욱 정확하고 효과적인 재난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세부 단계별 내용은 다음과 같다.◇ 데이터 창고(Data Warehouse) 구축... 활용방안을 염두에 두고 데이터 모델링 필요데이터 창고는 재난 시스템의 중요한 기반 요소로 다양한 출처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합하고 저장하는 역할을 담당한다.이를 통해 데이터 창고는 분석 도구가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필요한 데이터를 적시에 제공하며 장기적으로 재난 시스템의 분석 성능을 향상시킬 기초를 마련한다.▲ 재난 유발 요인을 발굴하기 위한 재난시스템 구성[출처=iNIS]① 데이터 통합(Data Integration)데이터 창고는 여러 출처에서 수집된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해 일관된 형식으로 저장한다. 재난을 유발할 수 있는 시설, 사람, 장소 등 다양한 정보를 포함한다.각각의 데이터 출처는 독립적일 수 있지만 데이터 창고는 중앙에서 관리하고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할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② 데이터 모델링(Data Modeling)데이터 창고는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난 발생 패턴을 식별하고 이를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는 기반이 된다.데이터 모델링은 재난시스템의 예측 모델링 및 분석 도구와 직접 연관되며 수집된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그 관계를 정의한다.재난을 유발할 수 있는 시설, 사람, 장소 간의 연관성을 찾아내고 비정상적 징후 패턴을 식별한다. 이를 통해 재난시스템은 특정 징후 패턴을 미리 예측하고 대응한다. 재난 발생을 포함한 비정상적 징후가 언제 발생할지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준다.◇ 분석 도구(Analysis Tool) 개발... 다층시스템으로 분석 오류 및 분석관 편견 차단분석 도구는 재난 시스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잠재적인 위협을 탐지하는 데 사용된다. 도구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하고 경고 신호를 발생시킴으로써 조기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① 이상 징후 탐지 시스템이상 징후 탐지 시스템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하여 비정상적인 행동 패턴을 식별하는 역할을 한다. 장기간의 정상적인 활동과 비교해 비정상적인 행동을 탐지하며 잠재적인 위협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② 징후 연계성 분석 시스템징후 연계성 시스템은 자연어 처리(NLP) 기술을 활용해 음성, 문자, 소셜 미디어 상의 메시지 등을 분석해 징후 내에 숨겨진 의미나 데이터를 해석하는 역할을 한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징후를 감지하고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③ 재평가 시스템재평가 시스템은 정기적으로 기존의 재난 관련 징후나 정보의 신뢰도를 재검토하고 새로운 데이터 기반으로 위협 수준을 재평가하는 시스템이다.주기적인 재평가를 통해 장기간 진행 중인 재난의 활동을 감시할 수 있다. 기존의 정보가 새로운 정보와 비교하여 신뢰도가 변화하는지 모니터링한다.④ 단계별 예측 시스템단계별 예측 시스템은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잠재적인 행동을 예측하여 재난 활동이나 위협이 발생하기 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하여 특정 재난 발생 패턴을 예측하고 조직적인 대응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잠재적 위협을 미리 인지하고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특히 재난이 활성화되기 전에 감지할 수 있는 예측 모델의 도입을 점차 확대할 필요가 있다.⑤ 중요성이상징후 탐지 시스템, 징후 연계성 분석 시스템, 재평가 시스템, 단계별 예측 시스템은 모두 재난을 예방하고 대응하는 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도구는 수집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잠재적인 위협을 조기에 발견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분석 도구의 정교함과 효율성은 재난 활동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이며 시스템 간 상호 피드백을 통해 지속적인 개선이 이뤄진다.각종 데이터를 통합하고 위협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능력을 강화하며 장기적으로 국가 재난시스템을 진화시키는 데 기여한다.◇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 활용... 일선 현장 전문가 뿐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어플리케이션(Application) 부분은 분석 도구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실제 대응 전략으로 적용하는 과정으로, 재난 활동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예측 모델, 성과 측정, 추적 분석의 3가지 주요 요소로 구성되며 각각의 기능은 재난 활동의 실질적인 성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① 예측 모델 (Prediction Model)예측 모델은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난발생 패턴을 분석하여 잠재적 위협을 미리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재난이 일어나기 전에 경고 신호를 파악하고 대응 전략을 사전에 수립할 수 있다.예측 모델은 과거 데이터를 학습해 미래의 재난을 예측한다. 이를 통해 특정 사물, 자연현상, 동식물 등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활동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분석할 수 있다.예측 모델을 통해 재난 징후가 장기적으로 잠복하다가 특정 시점에서 활동을 개시할 때를 미리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다. 특히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잠재적 위협을 사전에 탐지하는 데 활용된다.② 성과 측정(Performance Measurement)성과 측정은 재난 활동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으로 대응 전략의 성공 여부와 분석 도구의 정확성을 평가하는데 중점을 둔다. 재난 활동의 성과를 정량적으로 수치화하여 측정한다.예를 들어 탐지된 위협과 실제 위협이 일치하는 비율, 대응 시간을 단축한 사례 등을 통해 재난 시스템의 성과를 분석한다.성과 측정 결과는 피드백 과정을 통해 시스템 개선에 반영되며 이를 통해 재난 활동의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미국의 재난 기관은 실시간으로 탐지된 경고 신호와 실제 위협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재난활동의 성과를 평가한다. 시스템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대응 전략을 최적화한다.③ 추적 분석(Trace Analysis)추적 분석은 재난의 과거 및 현재 이력을 추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통합해 잠재적 위협 요인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활동 경로를 파악해 사전 차단한다.재난 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행동을 추적하고 위협 수준을 평가한다. 다양한 소스의 데이터를 통합해 하나의 종합적인 분석 결과를 도출함으로써 활동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한다.과거 발생한 대규모 재난의 발생 이력과 경호를 추적해 재난 활동을 대비한 사례가 있다.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통합해 재난 활동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분석했다.④ 중요성어플리케이션 단계는 재난시스템의 결과를 실제 대응 전략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수집된 정보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다.예측 모델, 성과 측정, 추적 분석은 재난 활동의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이 과정에서 얻어진 피드백을 통해 시스템의 성능과 대응 전략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수요 배포(Dissemination)... 수요 맞춤형 정보 제공을 통해 재난 대비 능력 강화수요 배포(Dissemination) 부분에서는 각 기관별로 어떤 정보를 필요할지 구체적으로 파악해 최적화한다. 각 기관이 요구하는 정보는 재난시스템의 목적과 대응 방안에 따라 다르다.① 재난예측기관재난예측기관은 실시간 위협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자료를 요구한다. 이상징후 탐지 시스템에서 식별된 비정상적인 행동 패턴, 의사소통 분석 시스템을 통해 감지된 데이터, 재난 요인별 연계성, 재평가 시스템을 통한 신뢰도 검증 데이터가 포함된다.② 재난대응기관재난대응기관은 소방청, 지방자치단체 등 재난이 발생했을 때에 이를 대응하는 기관이다. 재난예측기관에서 배포한 자료와 매뉴얼을 활용해 재난을 대응한다.③ 국가연구기관(National Research Institutes)국가연구기관은 재난시스템의 성과 분석 및 새로운 대응 방안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받는다. 수집된 데이터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실시간 위협 분석과 관련된 기술적 연구를 수행하며 재난 예측 및 대응 기술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재난 시스템 성과 측정 관련 실시간 위협 탐지 및 대응에 대한 성과 데이터, 빅데이터 분석 결과: 통합된 데이터 및 이상 징후 분석 결과, 기술적 대응 연구: 신기술 도입 및 재난 시스템 개선에 필요한 연구 데이터 등이다.④ 주요 민간기업(Private Enterprises)일반 기업은 재난 관련 정보를 제공받아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자연재난이나 사회적 재난을 불문하고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환류(Feedback)... 정보소비자의 환류가 전체 시스템의 효율성 확보의 핵심수요 기관에 대한 재난정보 배포 단계에서 각 기관이 제공받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은 재난 시스템의 지속적인 개선과 대응 능력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요소다.각 기관은 그들의 특수한 목적과 필요에 맞게 분석 결과를 활용하며 이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요구 사항을 피드백으로 제공함으로써 전체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인다.재난 조기 경보 시스템은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전한 사회를 구축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인공지능 기반 재난 예측 기술, 다중 위험평가 시스템 개발, 실시간 정보 공유플랫폼 구축,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재난시스템 등의 정확성 및 신뢰성 확보와 이를 운용하는 통함시스템의 운영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인프라로 정착돼야 한다.▲ 정상 전문위원(중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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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만에 기습 공표됐던 비상계엄령은 5시간 30분 동안 유지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종북과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겠다'며 시작했지만 국회에서 해제를 요구하자 받아들인 것이다.윤석열정부에 내부통제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었고 원활하게 작동했다면 비상계엄령 선포 자체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국방장관이 계엄을 제안했다지만 국무총리나 국가정보원장, 국가안보실장, 경제부총리, 교육부총리, 행정안전부 장관, 대통령경호처장 등이 합리적인 이유로 반대했어야 했다.계엄령 선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국방부나 행안부 장관이 국무총리를 통해 제안하고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 계엄을 선포하면 지체없이 국회에 통보해야 한다.이번 12월3일 비상계엄령은 이러한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지만 해제될 때까지 국무총리를 비롯해 국무위원 누구도 절차 하자를 문제삼지 않았다. 내부통제시스템의 핵심 중 하나인 조기경보시스템에 대해 알아보자.◇ 12·3 비상계엄령 사태도 대통령실의 내부통제시스템 붕괴로 시작돼... 금융기관도 시스템보다 사람이 문제국가정보전략연구소는 2006년부터 내부통제시스템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세상에 내놓았다. 특히 금융기관의 부정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방안으로 내부고발을 제안했다.2008년 미국 경제를 파탄낸 글로벌 금융위기는 투자회사의 탐욕과 내부통제 미비에서 시작됐다. 다수 전문가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Subprime Mortgage Crisis)를 예견했지만 막대한 장부상 이익에 취한 경영진은 경고를 무시했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창안한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및 운영전략 [출처=iNIS]국정연은 금융기관 뿐 아니라 민간 기업, 공기업, 정부기관 등의 내부 부정행위를 예방할 수단 중 하나로 조기경보시스템(Early Warning System)을 제안한다.국가정보기관, 군대, 공기업, 일반 기업 등에 필요한 조기경보시스템은 현황분석, 전략수립, 내부통제시스템 설계 및 구축, 조기경보시스템 운영 등 4단계로 구분된다. 편의상 12·3 비상계엄령 선포 관련 내용으로 설명하겠다.1단계 현황분석은 리스크(Risk) 관리체계 및 내부여건 분석, 현행 내부통제체계 분석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조직의 안정이나 업무 혼란을 초래할 위험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대한민국 권력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실도 비상계엄령 선포와 수습에 허둥지둥했을 정도로 우리나라 어떤 조직도 내부통제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다.특히 위계질서가 중시되고 폐쇄적인 기업문화가 강한 조직은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 12·3 비상계엄령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한 국무위원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현재 국가안보실, 대통령실, 국무총리실 등에 구축된 내부통제체계는 부실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관계자들이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2단계 전략수립은 시스템 현황 파악, 요구사항 파악, 실시간 모니터링, 목표시스템 정의 등을 포함한다. 시스템 현황 파악은 구축된 시스템의 운영 현황 뿐 아니라 체크리스트(checklist), 운영인력의 역량, 위기관리 메뉴엘 등을 통해 가능하다.요구사항 파악은 조직 내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위험 요인과 이를 예방 및 통제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한 정리로 시작해야 한다.12·3 비상계엄령의 논의 과정에서 독단적인 성향의 윤석열 대통령의 성향을 대비하고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했다면 선포나 해제를 거쳐 탄핵 결정까지 이르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목표시스템 정의는 지도자의 성향이나 예측 가능한 위험을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는 수준까지 고려하는 것이 좋다. 국무위원 중에서 '예스맨'이 너무 많았다는 점도 정권의 운명 단축에 일조했다.3단계 내부통제시스템 설계 및 구축은 리스크 정의, 리스크 분석, 윤리규범(code), 제도운영(compliance), 공감대 형성(consensus), 실시간 분석 및 검증 시스템 등을 검토해야 한다.리스크 정의와 분석은 조직의 운명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다. 정권 출범 이후 국민지지율이 20% 이하로 추락한 윤석열정부는 여론조차 음모론으로 치부하며 비상계엄령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단행했다.정권의 붕괴 뿐 아니라 계엄 결정회의에 참석했던 국무위원, 계엄을 실행한 군인 등 다수 구성원의 인생까지 망가뜨렸다.윤석열 대통령이 측근 인사들과 자주 벌인다는 술자리에서의 허세나 농담으로 끝냈어야 할 계엄을 실행한 것은 리스크 분석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윤리규범, 제도운영, 공감대 형성은 내부통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보장하는 핵심 요인이다. 12·3 비상계엄령 관련 회의에 참석했던 국무위원 중 공직자 윤리규범에 대해 고민한 사람은 없었다.총리나 장관 자리에 연연하며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눈치보기에 급급했다. 대통령의 일방적인 주장이나 비정상적인 논리에 반박하며 다른 국무위원의 공감대를 끌어낼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4단계 조기경보시스템 운영은 1~3단계 과정을 거쳐 구축된 효율적인 조기경보시스템을 원래 설계대로 작동시키는 과정이다.신뢰가 생명인 금융기관에서 고객 예금의 횡령, 대출 서류 조작 등의 부정행위가 일어나는 것도 내부통제시스템의 부재가 원인이 아니다.자동차를 예로 든다면 시속 200킬로미터(km) 이상 질주가 가능한 최고급 스포츠카를 구입했지만 정작 엔진은 끈채 소가 끌고가는 형국이다.우리나라 금융기관의 내부통제시스템은 이론적으로 잘 정돈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운영하는 직원의 역량 및 전문성 부족, 경영진의 무능 및 태만, 온정주의 등이 최첨단 시스템을 고물로 만든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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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는 삼성그룹으로부터 변변치 못한 백화점과 호텔을 분할 받아 사업을 시작했지만 단기간에 유통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범삼성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한솔그룹과 새한그룹이 휘청대면서 우왕좌왕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삼성그룹으로부터 분가한 CJ그룹의 경우에는 신세계와는 달리 식품업계의 선두기업이었던 제일제당과 관련 부동산을 많이 물려받아 쉽게 성장했지만, 신세계는 할인점이라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도입해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신세계의 기업문화를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기업문화 측정과 혁신도구인‘SWEAT Model’에 적용해 5-DNA 10-Element의 성취도, 기업문화 위험관리, 혁신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평가해 보자. ◇ 5-DNA 10-Element의 성취도 분석▲ [그림 19-1. 5-DNA 10-Element 분석]신세계의 기업문화를 SWEAT Model의 5-DNA 10-Element를 점수로 평가해 보면 [그림 19-1]과 같다.신세계는 성과를 제외한 비전, 사업, 조직, 시스템 등에서 보통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일부 요소의 경우에는 다른 대기업과 달리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일부 요소는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높은 점수를 받은 요소는 비전의 목표, 사업의 제품, 조직의 일, 시스템의 경영도구이다. 반면에 낮은 점수를 받은 요소는 비전의 책임, 성과의 위험, 조직의 사람은 최저점을 받았다. DNA 1인 비전의 목표는 글로벌 유통대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명확한 목표를 갖추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보통 이상의 점수를 받았지만, 사회적 책임은 낙제점을 받았다. 기업의 성장은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는 기반 위에서 이루어져야 하지만 신세계는 그러한 점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DNA 2인 사업도 제품의 경우 할인점, 복합쇼핑몰 등 새로운 쇼핑몰 개념을 도입해 유통문화를 선도하는 측면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았지만, 국내시장에 한정되어 있고, 중국 등 해외시장에 무모하게 도전했다가 쓰라린 패배를 경험했기 때문에 시장은 글로벌 유통이라는 목표와는 괴리되어 있다.DNA 3인 성과도 이익은 보통수준을 잘 유지하고 있지만, 위험을 사전에 파악해 위기로 확산되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조기경보시스템(early warning system)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되어 있지 않았다.DNA 4인 조직의 일은 국내 선두 유통업체답게 업무의 분장과 관리는 체계적으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람은 조직 업무를 수행하는 단순 도구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DNA 5인 시스템의 경영도구도 라이벌 유통기업인 롯데그룹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도입을 하고 있지만, 운영노력은 보통이다. ◇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전략▲ [그림 19-2.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신세계가 기업문화 5-DNA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수준을 평가해 정리한 것이 [그림 19-2]다. 5-DNA 10-Element를 평가한 결과를 반영하면 비전, 조직의 많은 영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에 속하고, 성과, 사업, 시스템은 관리 가능한 위험에 속한다.방치해서는 안되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은 비전과 조직에서 출발한다. 비전의 사회적 책임은 신세계의 모태가 되는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이 가장 중시했던 사업보국의 정신을 제대로 이어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에서 출발한다.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골목상권의 위협, 협력업체에 대한 갑의 횡포 등도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려운 이슈에 포함되지만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권위를 무시하는 처사는 국가체계를 부정하는 것이다. 조직의 사람도 신세계가 과연 임직원과 공존공생하려는 기본적인 태도(attitude)를 갖고 있는지조차 의심이 들게 만든다. 노조를 부정하는 것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확고한 의지이고, 삼성그룹, CJ그룹 등도 따르고 있는 원칙이지만, 노조설립활동을 감시하고 파괴하는 행위는 기업의 원칙과는 별개인 불법행위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신세계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면 글로벌 스탠다드에 적합한 기업활동을 해야 한다. 기업의 오너나 경영진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기업을 확장하고 이익을 남긴다면 직원들은 순순히 희생을 하지 않고 기회가 되면 조직을 떠난다. ◇ 신세계가 채용하고 있는 혁신 전략▲ [그림 19-3. SWEAT Model로 분석한 신세계 기업문화]SWEAT Model로 신세계의 기업혁신방법을 분석해 보면 [그림 19-3]과 같다. 신세계의 기업혁신전략은 유럽기업들이 선호하는 ‘E-Type Model’을 채용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한화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두산그룹 등이 동일한 모델을 통해 기업문화를 혁신하고 있다.이제는 그룹이 해체된 STX그룹, 한진그룹도 E-Type Model로 기업문화를 관리하고 있지만 신세계와는 달리 비전이 아니라 사업에서 출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만 신세계와 같이 기업문화를 창달하기 위해 비전의 목표설정부터 했다.신세계의 경우 삼성그룹이 하찮게 여기고 규모가 작아 경쟁력이 약했던 백화점과 호텔을 갖고 현상유지를 목표로 삼을 수도 있었지만, 유통대기업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삼았다.이명희 회장이 아버지 이병철 회장의 경영철학을 모방해 일본식 경영관행에 익숙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식 사업모델인 할인점을 도입한 것은 사고의 유연성을 보여준다. 할인점이 한계에 직면하자 복합쇼핑몰이라는 아이템을 시도한 것도 나름 좋은 결정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신세계의 기업문화는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는 전략에는 적합하지만 지속성장 가능한 사업모델 구축과는 거리가 멀다. 비전의 목표는 잘 설정했지만, 사회가치와의 연계성은 부족하고, 새로운 사업모델도 자금만 있으면 누구나 모방 가능해 차별성이 없다.규모가 더 큰 롯데그룹은 할인점과 복합쇼핑몰 사업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단기간에 턱 밑까지 추격했고, 조만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성과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지만 위험관리는 부족하다. 업무를 분장하고, 직원들을 관리하기 위한 방편으로 시스템의 도입에 대한 열정은 넘쳤지만 정작 직원들의 편의성이나 자기계발에 대한 고려는 부족했다. 현재의 기업문화 혁신전략을 고수한다면 신세계가 목표로 하고 있는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기업문화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오너와 경영진의 태도이다. 직원, 사회, 제품, 시장 등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기업문화가 형식적 혹은 실질적으로 운영될 것인지 결정하기 때문이다.신세계는 다른 요소보다 비전의 사회적 책임과 조직의 사람에 대한 전략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정통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병철 회장의 경영철학을 모방하고 답습하는 것도 좋지만, 시대적 변화를 수용해 새로운 경영철학을 수립하는 것을 더 늦춰서는 안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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