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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문화에 대한 연구를 하고 관련 책을 쓰면서 소위 말하는 ‘백년기업’이 되는 지름길은 올바른 기업문화를 창달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최근 한국사회에서 ‘부의 대물림’ 현상이 고착화된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우리 속담의 ‘부자 3대 없고, 거지 3대 없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든다. 창업자의 정신이 자식 대까지는 계승되는 경우가 많지만, 손자까지 전수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1940~60년대 창업하고 1970~80년대를 거쳐 본격적으로 성장한 국내 대기업은 아직 2세 경영이 대부분으로 정체되어 있기는 하지만 본격적으로 해체는 되지 않았다. 해태그룹, 쌍용, 새한 등 몇몇 대기업이 2세 경영에서 무너졌고, 금호, 한진, 한화 등과 같은 기업도 2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삼성, LG, 현대차 등이 2세에서 3세로 경영권 승계가 준비 중이다. 효성도 조석래 회장이 건재하고는 있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3세들이 경영권 수업을 받고 있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효성도 시련과 도전을 받고 있다효성의 기업문화는 다른 대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보수적이고 정체돼 있다. 사업이 시장변화에 민감하지 않아 더욱 그런 경향이 굳어지지 않았나 판단된다.조석래 회장은 아버지 조홍제 회장을 도와 효성의 기반을 닦았다. 조석래 회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기술을 중시하며 보수적인 경영을 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효성이 섬유, 타이어코드, 중공업 부문에서 실적을 내고 있는 것도 관련 분야에 기술력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성장은 정부의 우호적인 경제정책에 절대적으로 기인했다. 정부주도의 5개년 경제계획은 기업집단을 살찌웠고, 특정산업이 기형적으로 성장하게 만들었다. 효성도 건설회사인 진흥기업을 인수했다가 부실로 홍역을 치르고 있지만 대우건설은 인수했던 금호, 극동건설을 인수했던 웅진 등이 주력사업과 연관성이 낮은 건설업에 뛰어들었다가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국내 일반건설업은 성장기를 한참 지나 쇠퇴기의 막바지로 치닫고 있지만 정부의 잘못된 건설정책, 분양가 자율화와 독과점에 의해 왜곡된 주택시장으로 인해 지난 10여 년 동안 기형적으로 성장했다. 시장의 거품은 국가의 한정된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침해한다. 건설업의 경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외부 충격에 의해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지만 IT산업은 아직도 우왕좌왕하고 있다.효성도 뒤늦게 IT산업에 뛰어들어 하드웨어제조나 소프트웨어개발과 같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핵심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전에 시장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갤럭시아계열의 사업도 회생이 어렵다면 빨리 정리하는 것이 손실을 최소화하는 지름길이다. 시작하는 사업마다 성공을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교훈은 얻어야 한다. 2세나 3세의 성공체험을 위해 인위적으로 그룹의 자원배분을 왜곡하는 것도 어리석은 행동이다. 작위적인 체험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된다는 사실은 동서고금의 역사를 통해 입증되었다.좋은 약은 입에는 쓰나 병에는 이롭고, 충성스러운 말은 귀에는 거슬리나 행동에는 이로운 법이다. 계승자가 정말 기업을 잘 운영하고 싶으면 먼저 자신의 능력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부족한 부문을 채우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시련을 몸에 좋은 약이라고 받아 들이고, 도전을 실전처럼 대처한다면 경영능력은 자연스럽게 키워진다.◇ 창업자의 정신이 기업문화에 체화돼야효성의 조홍제 회장의 고향은 경남 함안군 군북면이다. 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경남 의령군 정곡면 출신이고, LG의 구인회 회장은 경남 진양군 지수면이다. 군북, 의령, 지수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발원해 산청, 진주를 거쳐 진양, 의령, 함안을 지나가는 남강 줄기에 위치하고 있다.지역적으로 인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지리산 계곡을 지난 남강의 유속이 급격하게 약해지고 드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는 곡창지대다. 산청, 진주(진양), 의령, 함안 등을 서부경남이라고 부른다. 이 지역은 유교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고, 사람들은 보수적인 성향을 보인다. 삼성, LG, 효성의 기업문화가 보수적인 것도 서부경남 출신의 창업자 영향도 작다고 보기 어렵다.세계 최대, 최고의 제조기업인 도요타 자동차의 기업문화 저변에는 본사가 위치한 미카와(三河)지역적 특성이 녹아 있다. 미카와지역 출신은 상호연대가 강하고 집단에 대한 로열티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끊임 없는 개선노력의 표출인 카이젠(改善), 분임조활동, 헌신적인 참여의식, 공(公)을 우선시 하는 조직문화 등은 도요타 성공신화의 핵심요소다. 도요타 경영진들은 지역정서와 특색을 기업문화로 내재화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고 훌륭한 결실을 거뒀다. 효성도 창업주가 중시했던 ‘가족가치’, ‘계수경영’ 등도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해 살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조홍제 회장은 한학을 배워 유교에 대한 깊은 소양을 가지고 있었다. 한국은 한때 서구화가 지상과제였고, 동양적, 고전적 가치를 하루라도 빨리 버려야 하는 낡은 유물로 취급했다. 하지만 이제 서양은 지나친 개인주의, 물질주의의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동양의 가족(집단)주의, 정신 우선주의를 도입하려고 연구하고 있다. 효성도 유교정신을 고리타분한 것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효성만의 가치(value)로 살려야 한다. 신사업의 기존의 사업과 별개의 것이 아니듯이 새로운 기업문화도 과거의 것을 모두 버리고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해고하지 않고, 직원을 가족처럼 대하는 기업이 망하기는커녕 장수한다. 효성이 위기를 극복하면서 도입한 성과경영시스템도 효성만의 가족가치를 훼손하지 않았을까 우려된다. 2008년 효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도 그룹 내부자가 국가청렴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제보하면서 시작됐다. 기업은 가족가치를 강조했지만 정작 내부 임직원은 가족가치를 모르고 있는 셈이다. 기업의 자산은 오너뿐만 아니라 직원에게도 공평하게 배분돼야 한다.과거처럼 회사자금을 자신의 쌈지 돈처럼 마음대로 사용하는 행위는 범법행위일 뿐만 아니라 선량한 직원들의 공분을 일으켜 조직을 와해시킨다. 가족가치를 소중히 여기든 아니든 기업의 성장에 희생한 다수의 직원을 잊어서는 안된다. 경영자는 직원에게 급여를 준 것으로 충분히 보상한 것이라고 자기과신을 해서도 안된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지 않는다관리를 위한 관리가 능한 조직이 효성이다. 삼성그룹과 비교해도 디테일(detail)이 다르다. 최근 효성의 업무처리 방식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다른 기업의 직원이라면 가볍게 넘어갈 것도 꼼꼼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고 세간의 평이 그냥 생긴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관리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삼성은 사업을 위한 관리를 하지만, 효성은 관리가 우선이고 사업은 그 다음 순서로 취급한다. 삼성이 다른 기업의 사업이나 제품을 모방하기는 하지만 관리나 운영효율로 성장하는 것과 달리 효성은 사업이 정체되어 있다. 효성의 기업문화는 일본 기업문화의 특성인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지 않는다’는 말로 표현된다. 이런 유형의 기업은 세심한 것은 장점이지만 소위 말하는 좌면우고(左眄右顧)를 너무 오래하면서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빈발하다. 16세기 일본의 전국시대에 유행했던 말을 지나치게 과신하고 있다. 1980년대까지 호황을 누리던 일본기업은 외부 환경변화를 무시하고 내부 혁신에만 몰두하다가 20년 장기불황을 겪고 있다. 효성의 사업이 크게 잘못되었거나 기업의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시대변화에 적합하지 않은 업종으로 자연스럽게 축소되었거나 경제규모의 확장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더디다는 것이다.소득증가로 자가용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토바이 조립사업을 고집한 것도 시대흐름을 놓친 결과로 보인다. 휴대폰 키패드 업체를 인수해 터치폰 시대를 예측하지 못한 것, 이미 레드오션(red ocean)이 되어 있는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 시장에 뛰어든 것도 사업적 판단이 부족했기 때문이다.창업자와 현재 회장이 너무 보수적으로 경영하면서 시대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자식들이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다. 지난 10여 년 동안 기업문화에 대한 변화실험은 충분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격언을 곱씹어 신구(新舊)의 조화를 이룰 시점이다. 외부로부터 인재의 수혈도 중요하지만 내부직원의 마인드를 바꿀 수 있는 변화의 출발점을 기업문화 혁신으로 잡아야 한다. 조직은 내∙외부의 갈등을 통해 성장한다. 기업문화 혁신도 조직 내부에 건전한 갈등을 일으키는 것에서 시작된다. 대부분의 조직은 조직내부의 갈등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조직갈등을 덮으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드러내 놓고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기업문화를 진단하고 평가하면서 관련 기업의 직원들을 관찰하고 면담하면서 갈등의 이슈와 깊이를 파악하는 것도 이런 측면에서 중요하다. 앞으로도 현장에 뛰어 다니면서 효성의 기업문화 혁신노력을 지켜볼 예정이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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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계열사는 외형적으로 알려진 것도 있지만 기상천외해 ‘설마’ 그런 사업까지 할까라고 생각하는 것도 있다. 효성도 계열사가 입주한 건물들을 관리하는 회사가 별도로 있고, 이 알짜 임대업을 하고 있는 계열사의 대주주는 조석래 회장의 아들들이다.효성은 이들 기업을 계열사로 신고하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으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효성의 사업(business)을 제품(product)과 시장(market) 측면에서 진단해 보자.◇ 일부 제품은 세계적 수준으로 자리 잡아효성은 국내∙외에 100개가 넘는 기업을 가지고 있지만 주력은 ㈜효성으로 타이어코드, 폴리에스터 & 나이론 등 화학섬유, 변압기 등의 제품(product)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효성은 동양나이론에서 출발해 1996년 효성 T&C로 사명을 변경했다가 외환위기 당시 효성물산, 효성중공업 등과 합병했다. 자동차 타이어의 보강재인 타이어코드는 세계 시장점유율 30%로 1위다.2006년 미국 굿이어(Goodyear)의 타이어코드 생산공장을 인수했고, 2008년 10년간 장기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했다. 효성은 1992년 스판텍스의 상업화에 성공했고, 현재 세계 2위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스판텍스 시장은 섬유 반도체로 불리는 고부가가치 품목이며 아웃도어, 스포츠웨어 등의 제품에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성장잠재력이 크다.지식경제부는 2011년 효성의 스판텍스를 세계 일류상품에 선정하기도 했다. 미국, 유럽 등이 경제침체를 겪고 있지만 스판텍스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수익성도 좋다. 타이어 코드와 스판텍스 외에 변압기, 차단기, 나일론원사, 페트(PET)병,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터, 펌프, 카펫 등의 제품도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공업사업부문에서 생산하는 변압기는 한국전력이 주요 고객이다.국내시장은 정체되어 있지만 중동, 터어키 등의 국가로 해외진출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중공업은 글로벌 경쟁심화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매출감소와 더불어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화학산업은 유가의 변동에 민감하고, 대규모 설비투자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흐름과 수요의 변화에 따라 불황과 호황이 반복되는 경기순환형 사업이다. 효성은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섬유중심이었지만 신재생 에너지 부문 등 신사업에도 집중투자하고 있다.타이어코드는 전방산업인 타이어제조업체와 자동차업계가 경기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 자동차산업이 부진에 빠지면서 후방산업인 타이어와 타이어코드산업의 실적이 저조하다. ◇ 사업다각화로 신사업을 추진하지만 업종 고민이 필요효성도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탄소섬유, 아라미드, 스틸코드 등 첨단소재 사업, TAC(Tri Acetyl Cellulose)필름과 광학용 필름 등의 전자재료 사업,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등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탄소섬유, 아라미드, 스틸코드와 같은 소재사업은 기술개발에 따라 성장잠재력이 높아 기대가 되는 사업이다. 탄소섬유는 꿈의 신소재로 불려 많은 기업들이 기술개발을 하고 있으며, 활용분야도 매우 넓다.TAC 필름은 TV, 모니터, 노트북, 휴대전화 등에 사용되는 LCD의 부품인 편광판을 보호해주는 필름을 말한다. 일본 업체가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제품이라 수입대체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광학용 필름은 SK그룹의 계열사인 SKC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점하고 있다. 일본의 도레이(TORAY Industries Inc.) 는 필름제조, 종합섬유, 탄소섬유 부분에서 세게 1위다. 도레이는 2010년 광학용 필름제조공장을 증설 해 시장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지능형 전력망을 일컫는다. 기존의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의 최적화를 가능케 해 준다. 삼성, LG, 두산, SK 등 대부분의 대기업이 군침을 흘리는 시장이지만 기술개발은 초보단계다.미국의 몇몇 기업이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상당한 수준의 기술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기업이 그 격차(gap)를 해소하는데 장기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린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고, 탄소배출권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면 각광을 받은 기술이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효성이 집중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가 풍력발전사업이다. 내부자료에 의하면 1999년부터 기술개발을 했으며, 2004년 강원도 대관령지역에 풍력발전시스템 1호기를 설치했다. 강원도 태백, 강릉 등지에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려고 추진 중이다.해상 풍력발전 사업에도 관심을 표명하고 있으며 2018년까지 풍력사업에서만 2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 ‘2020년까지 글로벌 톱 5의 풍력용 발전기 공급업체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8년 삼랑진 태양광발전소 발전설비를 준공했고, 태양광발전소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효성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여러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그 성과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자사의 역량과는 관계없이 미래에 뜰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신사업을 선정한다.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마찬가지 이유로 선호된다.자사의 역량을 감안하지 않고 시작하는 사업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정수기의 제조/유통이 본업인 웅진그룹이 태양광사업을 추진하다 유동성 위기를 경험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대부분의 신사업은 실패로 끝나고 그게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즉 신사업은 ‘성공확률이 낮지만 성공할 경우 기대수익이 높은 사업’, 즉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사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사업이 ‘하늘에서 떨어진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해야 한다’거나 ‘회사의 주력 제품과 연관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효성이 추진하는 신사업은 다시 한번 더 점검할 필요성이 높다. ◇ 신사업 대부분이 부실 혹은 본업과 연관성 낮아효성은 돈이 되는 아파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08년 알짜기업으로 알려진 진흥기업을 인수했다. 금융위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아파트분양시장은 활황이었고, 건설회사들은 분양가 자유화로 엄청난 이익을 냈다.인수 후 곧 바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고 분양시장은 침체에 빠졌다. 야심 차게 시작한 사업이지만 내리 3년 동안 적자에 허덕이다가 2011년 2월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계열사인 효성캐피탈의 자금을 끌어다 PF도 했지만 신규 아파트 분양실적은 저조하다. 아파트 사업은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사업부,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선두업체와 브랜드경쟁에서 뒤지고, 산업재에 특화된 효성의 기업이미지로는 한계가 있었다. 아파트 브랜드도 ‘백년가약’으로 시장인지도를 높이는데 실패했다.다른 경쟁사들이 뜻도 알기 어려운 래미안, 더샵, 자이, 아이파크 등 영어식 이름을 사용한 것과 대조적이다. 건설사업에서 의도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과감한 추진력이 필요한 건설업과 꼼꼼한 관리가 특징인 효성의 기업문화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진출한 LED 사업도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LED 분야의 수직계열화를 이루기 위해 설립한 갤럭시아포토닉스,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스 등도 실적이 저조하다.㈜ 효성은 투자자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계열사인 갤럭시아포토닉스를 살리기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출자금 대부분을 금융기관 차입금을 갚는데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증자가 경영정상화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 사업도 했었다.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스는 2011년 2월 대기업 계열사라는 장점을 내세워 ‘쏘비(Socialbee)’를 론칭했다. 삼성출신을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해 추진해 한때 시장순위 5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적자에 허덕이다, 결국 2012년 7월 사업을 정리했다.소셜커머스 시장의 성장잠재성이 높다고 하지만 상위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기 때문에 신생업체의 생존이 어렵다. 의사결정이 빨라야 하고 제품 소싱, 새로운 기획 등 창의성이 요구돼 관리위주의 대기업 문화와 맞는 사업도 아니었다.‘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외제차 딜러사업도 ‘돈 놓고 돈 먹기’사업으로 대기업 2세, 3세가 선호한다. 더클래스 효성은 독일 벤츠를 수입/판매하고, 효성도요타는 일본 도요타 자동차를 수입/판매하는 기업이다.외제차 딜러사업도 막강한 자금력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본사와 계약만 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하지만 외화내빈(外華內貧)인 경우가 많다. 효성의 자동차판매업도 매출규모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는다. 자동차수입/판매로 경영을 배운다는 발상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고, 실제 외국의 경우 후계자가 본업과 관계없는 다른 기업의 제품을 수입/유통하는 사례를 찾기도 어렵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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