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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중국에서 황제는 '하늘에 제사를 지낼 수 있는 사람'이며 '하늘의 아들'이라는 뜻의 천자(天子)로 칭했다. 황제의 권위는 누구도 넘볼 수 없었으며 하늘의 뜻에 따라 승계됐다. 일반적으로 중앙아시아 초원을 비롯한 유목민 사회에서는 장자(長子)상속보다 형제(兄弟)상속이 일반적이었다. 고구려도 초기에는 형제에게 왕권을 물려주다가 자식에게 넘겼을 정도다.고대부터 왕이 아닌 귀족이나 일반 가문에서도 장자상속이 정착됐다. 왕실이 아니더라도 막대한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영원불멸할 기반을 구축하길 희망했다.상속을 받은 사람이 물려준 자산(asset)을 유지해 가문의 영광을 이어주길 바랬다. 하지만 '부자 3대 없고 거지 3대 없다'는 우리나라 속담처럼 영속성은 강하지 않았다. 대부분 2~3대를 넘기지 못했다.장자든 차남이든 혹은 남녀 구분 없이 자녀가 거대한 자산을 축적한 부모보다 더 뛰어난 역량을 갖췄을 가능성도 높지 않았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에 일말의 희망을 갖고 자손에게 바톤(baton)을 넘긴다.◇ 이전투구(泥田鬪狗)하다가 망한 기업도 적지 않아... 후계자의 역량에 대한 오판이 가장 위험고대부터 왕의 절대권력은 '신성불가침'에 해당되므로 왕비든 왕자든 누구와도 공유하기 어려웠다. 왕이 죽고 난 후 골육상쟁(骨肉相爭)의 난장판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후계자 내정이다.제국을 평화롭게 잘 다스리기 위해서 강력한 지도력(leadership)이 필요했다. 따라서 신체가 강건하고 현명한 자손을 후계자로 내세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왕의 후계자는 큰아들, 즉 장자로 정해 형제자매와 잘 화합하도록 승계구도를 잡는다. 장자가 포용성이 높고 가문의 명예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면 더할 나위가 없이 좋다.대부분의 근대 국가에서 왕실이 붕괴되고 국가의 권력은 소수 정치인과 경제인에게 집중됐다. 정치인과 경제인도 왕족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권력과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길 희망한다.대의정치가 일반화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치인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하므로 자손에게까지 권력을 넘겨주기 어렵다. 하지만 경제인은 자신이 축적한 사유재산을 누구에게 넘길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정치 가문보다 경제 가문에서 후계자 선정과 재산 분쟁이 빈발하는 이유다. 부자가 후계자를 판단하는 기준은 재산을 늘리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잘 지킬수 있는지 여부다.일반적인 기준에 더해 가족이나 일가친척을 모두 잘 챙기고 돌봐줄 넓은 아량을 갖고 있는지도 평가한다. 장남만 화려한 인생을 즐기고 다른 자녀와 자신의 형제자매를 소홀하게 대하면 안되기 때문이다.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재산 상속은 가족간의 다툼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1945년 이후 미국식 시장경제를 도입한 우리나라에서도 다수의 대기업이 상속분쟁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일부 기업은 형제자매가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이다 망했다. 가업을 물려받은 장남이 몰락해 차남이 고군분투(孤軍奮鬪)해 기사회생하기도 했다.기업 상속은 장남이든 차남이든 혹은 장녀이든 경영을 잘 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 넘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녀의 인생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임직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국민,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바람직한 기업상속 모델을 고민하며 경영자 역량 평가지표 개발... '가문을 일으킨 차남' 사례 조명 예정국가정보전략연구소는 이른바 '가문을 일으킨 차남들'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했다. 아무리 뛰어난 경영자라고해도 재산을 후계자에게 넘길 나이가 들면 판단력이 흐려져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 때문이다.▲ 가문을 일으킨 경영자의 역량평가 지표와 평가 결과 모델 [출처=iNIS]기업 후계자의 경영 역량을 평가할 지표를 찾기 위해 국정연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토론했을 뿐 아니라 혁신적인 제언을 차곡차곡 모았다.경영 역량 평가지표는 리더십(Leadership), 도전정신(Challenge), 열정(Passion), 포용성(Inclusion),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등 5가지다.우선 리더십은 △창업을 통해 성장했는가 △운명공동체를 구성했는가 △이해관계자로부터 존경을 받았는가 등의 지표료 판단이 가능하다.창업을 한 기업가와 부모로부터 가업을 이어받은 기업가는 마음가짐 자체가 다르다. 창업자 1인의 이른바 '원맨쇼'가 아니라 팀을 구성했는지도 기업의 기대수명을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도전정신은 △신사업을 지속 확장했는가 △글로벌 경영을 강화했는가 △적극적인 투자전략을 고수하고 있는가 등이 대표적인 징표다.부모로부터 중소기업을 물려받아 대기업을 성장시켰는지 혹은 신사업을 적극 시도했는지도 기업가 정신을 갖고 있는지 평가하기에 적정하다. 1990년대 이후 글로벌 경영에 대한 인식도 파악하고자 한다.열정은 △경영에 적극 참여했는가 △업무에 대한 열의가 강했는가 △사업 이외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가 등으로 표현된다.진정한 기업가는 돈보다는 사업 자체에 흥미를 느낀다. 사업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사회 구성원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자 대부분이 이러한 유형에 속한다.포용성은 △핵심 참모와 운명을 같이 했는가 △경쟁자로부터 존경을 받았는가 △이해관계자와 공생을 추구했는가로 파악할 수 있다.우리나라 대기업은 좁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경쟁자에 목숨을 건 혈투를 벌이는 편이다. 생존 게임은 규칙을 지켜야 하는 스포츠 경기가 아니라 강패들의 집단 난투극에 가깝다. 패자는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승자를 원망한다.사회적 책임은 △사회가치를 존중했는가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는가 △기타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에 참여했는가 등으로 평가받아야 한다.삼성그룹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은 사업보국(事業報國)을 강조했다. 국내 대기업 창업주 대부분은 이러한 기조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2~3세로 넘어오면서 잘 지켜지지 않는다.국정연은 위의 5가지 자표를 적용해 '가문을 일으킨 차남들'을 선정했다. 평가할 경영자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SK그룹 최종현 회장,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SPC그룹 허영인 회장,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 농심그룹 신춘호 회장 등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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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시장에서 금융은 인체의 혈액과 같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시장 경제 자체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며 돈이라는 매개체가 유기적으로 조합돼야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된다.근대 산업사회에서 자본가와 노동자로 구분되고 노동자는 블루칼라, 화이트칼라, 골드칼라 등으로 변신했지만 자본가는 그냥 자본가일 뿐이다.자본가는 돈으로 장사를 하거나 기업을 설립할 수도 있지만 투자나 대출 제공으로 이익을 얻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 이른바 금융업이 가장 선진화되어 있을 뿐 아니라 단기간에 쉽게 큰 돈을 벌 수 있는 산업이다.중세 이후 유럽에서 금융업으로 크게 성공한 민족이 유대인이라면 현대 금융업에서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사람은 투자자문이나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버크셔 해서웨이와 워렌 버핏을 다루려는 이유다.▲ 서학개미 투자가이드 버크셔 해서웨이 기업분석 [출처=iNIS]◇ 주식중개회사를 운영한 아버지로부터 금융 지식 전수받아... 어린 시절부터 돈버는 일에 관심 많아버크셔 해서웨이의 최고경영자(CEO)인 워렌 버핏은 1930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태어났는데 훗날 그는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타이틀을 얻는다.그의 아버지는 주식중개회사를 운영하며 금융업에 종사했다. 6살이었던 어린 버핏에게 주식 통장을 선물하기도 했을 정도로 자식에게 금융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했다.버핏의 자서전에 따르면 어린 시절 <1000달러를 버는 1000가지 방법(One Thousand Ways to Make $1000)>이라는 책에서 상당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당시 껌, 코카콜라, 주간잡지를 판매하러 집집마다 방문하거나 할아버지의 식료품점에서 일을 돕는 것부터 시작했다.그가 주식 투자를 시작한 나이는 11세였다. 아버지가 팔았던 시티즈서비스 6주를 38달러에 산 후 40달러에 팔았는데 이후 주가가 200달러까지 올랐다. 이 경험은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 계기였다.고등학생 때는 신문을 배달하거나 골프공, 우표 등을 팔았다. 17세 때 친구와 함께 오마하 지역 이발소에 핀볼 기계를 여러 대 설치해 돈을 벌었다. 그는 이 때 얻은 이익으로 고향인 오마하에 있는 토지를 매입했다.고향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뉴욕에 위치한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 입학한 버핏은 투자자 벤저민 그레이엄의 수업을 듣게 된다.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했던 그는 그레이엄의 투자회사 그레이먼-뉴먼에서 근무하고 싶었지만 바로 자신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아버지의 회사인 버핏-팔크 앤드 컴퍼니에서 일하며 오마하대에서 투자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1954년 그레이먼-뉴먼의 증권 분석가로 합류할 수 있었다. 이 때부터 본격적인 투자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된다.◇ 오랜 동업자이자 친구인 찰리 멍거와 전성기 보내... 보수적이며 장기 투자로 높은 수익률 창출1956년 버핏은 버핏 어소시에이츠(Buffett Associated Limited)이라는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동업자가 될 찰리 멍거를 만났다. 찰리 멍거는 2023년 11월 99세로 사망했지만 버핏의 동업자이자 가장 친한 친구로 평생을 보냈다.버크셔 해서웨이는 원래 1893년 설립된 섬유 제조회사였다. 18세기부터 19세기에 활동한 사업가 올리버 체이스는 뉴잉글랜드 섬유 제조회사의 큰손이었다.이 중 버크셔 해서웨이는 체이스가 인수했던 밸리 팔스 컴퍼니(Valley Falls Company)에서 몇 차례의 합병 절차를 거친 바 있다.1962년부터 당사의 주식을 매입한 워렌 버핏은 망해가던 버크셔 해서웨이를 1970년 인수해 세계 최대 투자사로 만들었다.2024년 8월30일 94번째 생일을 맞이한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를 60년간 운영하면서도 투자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버크셔 해서웨이는 원보험과 재보험을 기반으로 하는 보험사업 뿐 아니라 자동차 보험(가이코), 에너지, 배터리(듀라셀), 철도(BNSF), 제조업, 의류, 식품(데어리 퀸, 시즈캔디), 서비스 등 다양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애플의 지분을 상당히 보유한 것을 제하면 보수적인 투자·사업 행보를 보여 ‘구(舊)경제’를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른바 ‘주식계의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셈이다.미국의 CJ올리브영으로 불리는 뷰티 제품 플랫폼 울타뷰티가 2024년 2분기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에 새로이 추가됐을 때는 울타뷰티 뿐만 아니라 국내의 화장품주까지 급등했다.당시 울타뷰티 69만 여주를 약 2억6600만 달러(약 3620억 원)에 매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되며 미국 여성들이 화장품에 대한 관심을 다시 갖게 된 것이 투자를 결심한 계기로 작용했다고 보여진다.울타뷰티 외 항공우주·방산 제품 제조업체 헤이코(Heico)의 지분 1억8600만 달러 상당도 확보했다. 반면에 급성장한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 구독형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파라마운트(Paramount)의 지분은 매각했다.애플의 CEO인 팀 쿡과 나이 차이를 뛰어넘는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애플(Apple) 주식을 장기간 보유했었지만 최근 보유 주식 일부를 줄였다.애플의 성장 잠재력이 한계에 도달한 것은 아닌지 혹은 보수적인 투자원칙으로 다시 돌아간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버핏이 애플의 주식을 팔자 시장의 반응은 동조 현상을 보였다.◇ 2024년 8월 시가총액 1조 달러 돌파한 非빅테크 기업... 주식시장이 카지노처럼 변질됐다고 주장2024년 8월28일 기준 버크셔 해서웨이는 빅테크 기업이 아닌 미국 회사가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사례가 됐다.버크셔를 제외했을 때 미국 증시 상장 기업 중 시가 총액이 1조 달러 이상인 미국 기업은 엔비디아,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이다.매출액은 △2021년 2760억9400만 달러 △2022년 3020억8900만 달러 △2023년 3644억8200만 달러다. 영업이익은 △2021년 1207억6200만 달러 △2022년 -230억2700만 달러 △2023년 1272억1200만 달러이다.순이익은 △2021년 897억9500만 달러 △2022년 -228억1900만 달러 △2023년 962억2300만 달러이다. 2024년 9월13일 기준으로 버크셔 해서웨이 Class B의 주가는 447.61달러다.버크셔 해서웨이는 보험 부문에서 실적이 개선돼 2024년 2분기 매출액은 936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6억 달러로 15.5% 상승했다.2024년 6월 기준 현금 및 단기 국채 보유액 2770억 달러(약 369조6570억 원)를 축적함으로써 3월 1890억 달러와 비교해 47% 증가했다.2024년 9월3일부터 5일 사이 버크셔 해서웨이는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지분을 매도해 약 7억6000만 달러의 현금을 확보했다. 7월 중순 이후 총 매각 금액은 약 70억 달러에 달한다.버크셔 해서웨이는 2011년부터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으며 당시 50억 달러 상당을 사들인 바 있다. 이번 매각 이후에도 전체 지분의 11.1%를 보유해 최대 주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2024년 2월 버핏 회장은 주주 연례 서한에서 주식 시장이 자신의 어린 시절과 다르게 카지노와 유사한 형태을 보인다고 표현했다. 주식은 과거보다 더 많은 가정에 기반해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버핏은 그가 사업에 뛰어든 시점과 비교했을 때 현재 시장 참여자들이 감정적으로 안정적이지 않으며 금융이나 투자에 대한 고급 교육을 받은 것이 아니라고 평가했다.즉 누구나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할 기회를 모색할 수 있으며 시간에 따른 가치 상승을 경험할 수 있다. 이는 분명 투자를 도박으로 여기는 것보다 훌륭한 접근이다.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이었던 오랜 동업자 찰리 멍거에 대해 현재의 버크셔를 만든 건축가라고 표현했다. 1965년 멍거는 버핏에게 버크셔와 같은 회사를 다시 살 생각은 잊으라며 일침을 가했다고 전했다.'타당한 사업을 훌륭한 가격에 매수하는 게 아니라 훌륭한 사업을 타당한 가격에 얻으라'는 그의 조언은 버크셔가 양질의 회사로 전환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94세로 고령이며 뚜렷한 후계자 없어 미래 전망 어두워... 버핏의 투자 철학과 투자한 회사에 관심 가져야버핏은 버크셔를 성공시킨 비결은 △투자할 때는 명확한 목적을 가질 것 △훌륭한 사업에 대한 양질의 투자에 전념할 것 △좋은 관리자가 운영하는 기업을 선호할 것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것 △재정보수주의(fiscal conservatism)를 연습할 것 등이라고 밝혔다.그의 투자 기준은 ‘가치 중심 투자’로 사업 모델은 탄탄하나 저평가되는 기업에 투자해 장기간 보유하는 것이다. 보험이나 식품 기업에 투자하는 이유도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상품이기 때문에 절대 망하지 않기 때문이다.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지만 버핏은 상당히 검소한 삶을 추구한다. 1958년 오마하에 사들인 집에 지금도 거주하고 있다. 다른 부자처럼 대규모 호화 주택을 건축하지 않았다.버핏이 즐겨먹는 식사가 3~4달러짜리 맥도날드 햄버거와 콜라 한 잔이라는 것은 매우 유명하다. 햄버거는 대표적인 정크푸드로 건강에 해로운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버핏은 94세임에도 매일 업무를 챙긴다.자가용은 2014년 중고로 구매한 캐딜락 XTS이다. 비싼 자가용이나 호화 주택에 투자하는 것은 사치일 뿐 아니라 투자처로 적당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미국 대중잡지 포춘지는 버핏의 장수의 비결을 코카콜라, 캔디, 삶의 기쁨이라고 꼽았다. 실제로는 버핏은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즐긴다.2006년 버핏은 생전 또는 사망 후 전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 29억 달러 상당을 자선단체에 기부했다.1993년 포보스 선정 세계 최고 부호였던 그가 2024년 6월 기준 세계 10번째 부자로 하락한 것은 꾸준한 기부 활동이 주요인이다.2024년 9월 현재 94세를 넘은 버핏이 현역에서 활동할 시간은 많이 남아 있지 않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버핏의 선견지명이나 투자철학을 그대로 이어받을 후계자가 마땅히 없다는 점도 버크셔 해서웨이의 약점이다.국내 서학개미라면 버크셔 해서웨이에 투자하기 보다는 버핏의 투자 철학이나 투자한 회사에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 주식 전문가가 얘기하는 철학이나 원칙보다 더 신뢰성이 높기 때문이다.아직까지 우리나라에 버핏처럼 투자 원칙을 꾸준하게 지키는 투자자를 찾기 어렵다는 점도 감안하는 것이 좋다. 국내 주식시장이 투명하거나 공정하지 않아 서학개미로 변신했다면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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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9대만 대기업 구인사이트 104인력은행에 따르면 기업의 약 86%가 후계자 부족으로 경영중단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됐다. 기업 경영자 및 인사책임자 1138명을 조사한 결과다.응답자 87%는 인력의 질과 양 모두 부족하다고 답했다. 70%는 기업이 아직 승계계획을 실시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현재 기업 경영자의 연령이 60세를 넘은 곳은 약 30%, 관리직 종사자의 나이가 50세를 넘긴 곳이 36%에 해당한다. 기업의 창업자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곳도 약 42%에 달하고 있다.대만 역시 저출산 및 고령화, 사회진출의 고령화, 조기 퇴직, 인재의 국제화 등으로 인해 인재를 고용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특히 저임금 문제로 인해 능력있는 인재를 채용하기 어려우며 기업에 대한 충성도 역시 약해지고 있다. 인재를 채용해 후계자로 키우는데 대략 10년이 소요된다.따라서 현재 대만 기업의 약 70%가 관리자 및 경영자의 나이가 50~60대라 기업을 이끌어 갈 인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내·외부적인 환경 요소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104▲ 104인력은행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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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의 오늘이 있기까지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 2명 있다. 한 명은 이명희 회장으로 삼성그룹의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막내딸이다. 아버지 이병철 회장의 총애를 받았고, 그의 경영스타일을 가장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자녀다. 삼성그룹에서 소외 받고 있는 유통업을 기반으로 사업을 키웠다.다른 한 명은 신세계의 구학서 회장인데, 그는 전문경영인으로서 신세계의 급성장에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신세계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네 번째 DNA인 조직(Organization)을 일(job)과 사람(people)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계열사별로 인재상을 확립해 유통업 발전을 주도신세계는 유통산업의 미래를 개척할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신세계 고객전문가’를 인재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고객전문가란 ‘소비 트렌드 분야의 최고의 명장으로 고객이 스스로 만족하고 직접 찾아오게끔 만드는 스페셜리스트’를 의미한다. 고객의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전문가의 역량에 달려있기 때문에 이를 양성하는 것이 우선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인재개발원도 고객전문가 양성을 위해 교육프로그램을 개편했다. 세부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인재상은 도덕인, 실천인, 전문인으로 가장 중시하는 대목은 성실성이다. 도덕인은 정직함과 성실함을 기본으로 예의범절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실천인은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신속하고 꾸준한 행동력을 갖추고 있다. 전문인은 변화를 인지하고 대응하며 꾸준한 자기계발을 통해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유통산업의 경쟁환경이 급변하고, 소비자의 니즈도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실천하고 도전하는 직원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갖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며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추진력, 다양한 변화를 수용하면서 바른 길을 지향하는 도덕성도 인재가 갖춰야 할 덕목이다.신세계는 개별 계열사별로 사업특성에 맞는 인재상을 제시하고 있다. 그룹의 출발점이고 브랜드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은 핵심가치로 고객, 패션, 프라이드를 정했다.이 핵심가치에 따라 인재상도 고객을 존중하고 고객의 행복을 위해 헌신하는 인재, 앞선 감각으로 창의적인 변화를 주도하는 인재, 자신의 일에 긍지를 느끼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인재 등이다. 어떤 기업이든 고객이 가장 중요한데, 기업의 가치 못지 않게 고객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른 핵심계열사인 이마트는 핵심가치로 고객, 브랜드, 디자인을 정하고, 인재상으로 이마트 피플을 제시한다.이마트 피플은 ‘ 내 회사이며 내 매장이다라는 주인의식으로 고객을 대하고, 회사에 대한 자부심으로 고객의 마음 속에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심기 위해 열정적으로 일하며,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새롭게 디자인하기 위해 열린 마음과 창의적인 사고로 일하는 인재’를 의미한다. 직원 모두 고객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데, 이것이 이마트 피플의 출발점이라고 한다.다른 계열사들은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의 사업을 보조하기 위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특별한 인재상을 제정하고 있지는 않다. 신세계백화점에 비해 이마트의 인재상이 젊고 발랄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가볍다는 느낌이 든다. 고급스러운 백화점이 프라이드를 강조하는데 반해, 이마트는 브랜드나 디자인을 핵심가치로 내 세우고 있다.디자인과 할인점인 이마트가 무슨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 알 수가 없고, 할인점의 핵심경쟁력이 디자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다른 핵심가치인 브랜드도 이마트보다는 신세계백화점과 더 어울린다.제시하는 인재상은 기존의 직원들을 통합하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새롭고 유능한 직원들을 유인할 수도 있기 때문에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이마트의 인재상은 적절하지는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글로벌 인재양성 노력하지만 형식적인 수준에 그쳐신세계는 경쟁이 치열하고 협소한 국내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와 비즈니스매너 체득, 글로벌 고객특성 이해, 글로벌 시장 이해 등의 교육프로그램에 포함시키고 있다.글로벌 선진기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매년 수백 명의 직원들을 홍콩, 일본, 미국, 유럽 등지로 파견하고 있다. 단순히 방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매장에서 판매실습을 하기도 한다. 외국 고객들을 상대할 수 있도록 사내 맞춤형 회화교육도 시행하고 있다. 제조기업과 달리 유통기업이 해외에 진출하기는 어렵다. 진출국 소비자들의 선호를 파악해 마케팅을 수행하고, 판매대에서 고객을 대응하는 매뉴얼을 만들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신세계의 이마트가 중국사업에 부분적으로 실패한 이유도 중국소비자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런 실패를 교훈 삼아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을 이해하고 있는 글로벌 인재의 양성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아쉬운 점은 단순히 해외 선진기업을 방문하고, 간단한 현장체험과 어학교육만으로 글로벌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그룹에 비해 보수적이라 여성들의 관리직 진출비율이 매우 낮았지만, 최근에 여성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2011년부터 대졸 신입사원 중 여성의 비율이 처음으로 남성을 추월했다. 과장급 이상 여성관리자도 1999년 1.5%에 불과했지만 2012년 8%대로 높아졌다.신세계백화점은 여성간부의 비중을 14%대까지 높이고 있으며, 외부 여성인사의 영입도 늘리고 있지만 아직 다른 대기업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과거에는 유통업이 남성들의 영역으로 인식되었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남성보다는 오히려 섬세한 여성들을 우대하고 있어 신세계도 여성인력 비중을 높이고 있다. 현대적 의미의 자본주의와 기업 도입역사가 겨우 70여 년에 지나지 않아 유통기업 대부분은 한국이라는 울타리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도 글로벌화를 주장하면서 글로벌 스탠다드가 아니라 국내의 노동기준이나 상도덕조차 지키지 않는다.기업이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사회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은 자명하다. 국내 제조업체들도 국내에서 하던 버릇대로 해외에서 근로자를 착취하고 담합을 일삼으면서 강한 저항에 부딪히는 사례가 많다.신세계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면 글로벌 스탠다드에 적합한 진정한 글로벌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글로벌 인재양성과 교육이 형식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림자 경영과 후계자 양성은 적절한 균형이 필요신세계는 이명희 회장의 남편인 정재은 명예회장이 그룹의 방향을 제시하는 조타수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삼성그룹에서 근무하면서 축적한 다양한 경험을 신세계에 이식시키기 위해 명예회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강연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직함은 명예회장에 불과하지만, 그룹의 주요한 사업방향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신세계가 사업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주요 갈림길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초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거세지자 ‘기업은 착하기보다는 스마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통기업이 본질적으로 착하지 않는데 착한 모습으로 포장하려고 애써 노력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한 것이다.다른 대기업들이 빵집 논란으로 사업을 철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기업과 사정이 다르다는 이유를 제시하면서 버텼고, 여론은 금새 잠잠해져 사업을 포기할 필요가 없었다. 한국인들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잊거나 용서한다는 사회정서변화에 대해 너무 잘 파악하고 내린 전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이 유통산업의 대세다’라는 요지의 강연을 했다. 신세계는 그룹차원에서 곧바로 백화점, 할인점, 복합쇼핑몰, 가두점 등을 모두 통합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오픈 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효과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오프라인 사업은 별도로 쪼개고, 온라인 사업은 하나의 게이트웨이로 통합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그는 채용방식, 인력정책 등에 대해서는 강연형식의 경영방침을 제시하고 있으며 신세계의 경영진들의 그의 주장을 사업방향에 곧바로 반영하고 있어 그는 그림자 경영을 하고 있다는 평를 받는다. 현재 표면적으로 신세계를 경영하고 있는 사람은 정용진 부회장이다. 그런데 정용진 부회장이 경영전략을 수립하거나 조직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오히려 지난해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아 벌금형을 선고 받고, 올해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내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질책을 받는 등 허둥대고 있다. 아버지 정재은 명예회장이 그룹의 방향을 제시하고, 어머니 이명희 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하면서 존재감도 없어진 것이다.정용진 부회장을 후계자로 양성하고자 한다면 현재와 같은 구조로는 어렵다.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정용진 부회장에게 권한과 책임을 더 이양할 필요가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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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의 기업문화를 정리하면서 새삼 한국식 경영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됐다. ‘창업자가 아들, 특히 장자에게 핵심 기업을 물려주고, 창업자의 자녀들이 기여도에 따라 기업을 나눠가지는 것이 과연 승계자나 주주에게 유리할까’하는 의문점이 들었다.‘경영권을 무조건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이 자식 혹은 주주에게 도움이 될까’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한진의 후계자가 경영능력이 떨어져서 이 고민을 하게 된 것은 아니다. 다른 대기업도 한진과 비슷한 처지다.수천 년 동안 검증된 ‘부자 3대 없다’는 격언이 21세기에도 통용된다는 사실이 신기하지만,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세상이 풍요롭게 된다고 해도 인간의 욕망과 세상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 2세들의 법정다툼, 3세의 튀는 행동도 부정적그룹을 일군 창업자의 자식들이 모두 타고나 경영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어떤 자식은 아버지의 능력을 물려 받았고, 어떤 자식은 기업경영과는 거리가 먼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장남이 가업을 이어 받는 동양식 전통도 한번쯤 고민이 필요하다. 삼성그룹의 창업자 이병철 회장은 장남인 이맹희 대신에 3남인 이건희에게 기업을 물려줘 장자세습의 전통을 깼지만 형제간의 불화를 막지는 못했다.현대그룹의 창업자인 정주영 회장도 장남인 정몽구 대신에 5남인 정몽헌을 후계자로 지목했지만 후계자가 된 이후 행복한 삶을 누리지 못하고 생을 달리했다. 한진은 창업자의 자식들이 회사를 분할해 승계 받았다. 장남이 그룹의 간판기업들을 물려 받았고, 다른 형제들은 한진중공업, 한진해운 등을 나눠 가졌다. 한진해운은 며느리가 물려 받아 독립경영을 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계열분리는 이뤄지지 않았다.조양호 회장이 그룹 분리에 부정적이라고 하지만 최은영 회장 측은 의지가 확고하다고 한다. 한진중공업은 주력 사업을 필리핀 수빅만으로 옮긴 후 노사분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치권의 중재로 한진중공업의 노사대립이 타결됐지만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다. 현재 상황이라면 한진중공업이 정상화돼 과거의 명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한진의 형제들은 창업자의 재산, 유언장 등을 두고 형제간에 10여 년 동안 법정다툼을 벌였다. 형제간의 기나긴 법정다툼으로 체면을 구겼고, 소송은 끝났지만 형제간의 불편한 관계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그룹을 분할해 물려받았지만 모두 성공적으로 경영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차라리 경영능력이 출중하다고 판단한 자식에게 그룹을 물려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른 자식들은 지주회사의 지분만 갖고 배당을 받는 것이 자신들에게도 유리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무조건 기업의 회장이나 사장을 해야 인생의 폼이 나는 것은 아니다고 본다. 창업자의 장남으로 그룹을 경영하고 있는 조양호 회장의 자녀들도 튀는 행동으로 이슈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3세가 경영전면에 나서고 있지만 다른 그룹과 마찬가지로 이들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어렵다.경영능력은 평가하기 어려운데, 경영자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돌출행동은 부정적인 평가를 유도한다. 차세대 오너로 꼽히는 3세가 불필요한 논쟁에 휘말리면서 실력부족을 드러내거나 기업가치를 훼손한다면 기업의 미래는 어둡다. 한진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대기업의 후계자에 해당되는 말이다. 일부 국내 대기업의 역사가 50여 년을 넘어 서면서 아직 국내 대기업 중 어디도 후계자로 지목된 2세, 3세가 확실한 경영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룹을 물려 받은 2세나, 3세가 정상적인 경영에 실패해 그룹을 망하게 한 사례가 많다.2세의 경우는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창업자의 가신들이 조력을 잘 하기 때문에 결정적인 위기를 초래하지 않지만, 3세의 경우에는 경험이 풍부하고 능력 있는 가신들이 자발적, 비자발적으로 조직을 떠났기 때문에 위기진단이나 대처능력을 갖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제 오너의 자식이라는 신분뿐만 아니라 경영능력도 보여 줘야 주주, 임직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지지와 존경을 받을 수 있다. 그룹차원에서 인위적인 성공체험은 후계자 본인뿐만 아니라 기업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후계자 자신도 주위의 아부성 발언을 경계해야 한다. 후계자가 치열하고 어려운 과정을 거친 창업자보다 학교공부를 많이 하고, 지식도 풍부하겠지만 기업경영의 성공이 학교성적이나 지식의 양에 절대적으로 의존되지는 않는다. 자신의 능력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자녀들은 조용하게 자신의 그릇에 맞는 인생을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사실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물류기업이지만 정작 후계자 중 현장 전문가는 없다나이가 들어 가면서 인생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기업문화를 연구하고, 주요 대기업의 기업문화를 분석하면서도 기업의 본원적 경쟁력이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한다.일본에는 많은 100년 기업이 왜 한국에는 나오지 않는 것일까? 왜 부자 3대를 이어가지 못하는 것일까? 일부 연구소나 전문가들이 100년 기업의 조건으로 제시하는 것이 타당한가? 삼성이 그토록 닮고 싶다는 스웨덴의 발렌베리가문의 진정한 노하우는 무엇일까?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에 선대가 쌓은 재산과 명예를 후대에 넘겨주고 싶어 한다. 당연한 욕심이라고 생각한다.한국과 일본의 장사(사업)에 대한 관념을 간단하게 비교해 보자. 한국은 사농공상(士農工商)으로 상인을 천시했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았다. 일본은 사회적 윤리를 지키면서 장사를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하지만, 한국은 어떻게든 돈만 벌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차이가 있다.장사의 핵심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도 다르다. 한국은 장사를 하면 주인이 카운터를 보면서 돈을 관리한다. 일본의 주인은 카운터가 아니라 현장 일을 한다. 음식점을 경영할 경우 일본의 주인은 주방에서 음식을 직접 한다. 조리법은 대대로 전수돼 몇 백 년 동안 이어진다. 한국의 음식점 주인들은 주방업무는 사람을 고용하고, 자신은 카운터에서 편하게 계산만 한다. 종업원이 혹시 돈을 훔칠까 봐 가장 중요한 돈을 챙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음식점의 핵심경쟁력은 카운터에서 돈을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주방에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데서 나온다.망하지 않고 수십 년을 이어오고 있는 음식점의 경우 자손들은 모두 음식 조리법부터 배우고, 주인이 직접 양념준비나 대표 음식의 조리를 책임진다. 주인이 주방이 아니라 카운터에 앉아 있는 음식점은 3년을 넘기기도 어렵다. 직장 퇴직자들이 요식업 창업을 쉽게 생각하고 달려 들지만 대부분이 3년도 넘기지 못하고 망한다. 음식조리를 할 줄 아는 주인의 음식점만 살아 남는다. 음식점의 경영에 대해 설명한 것은 기업경영도 규모만 다르지 본질은 동일하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음식점의 핵심이 주방이라면, 기업의 핵심은 관리가 아니라 제조나 서비스 현장이다.창업자는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기업을 키웠지만, 후계자들은 창업자가 번 돈으로 편하게 공부하고, 현장이 아니라 관리업무부터 배운다. 경영학을 잘 모르는 창업자가 회계, 재무와 같은 관리도 중요하다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자식에게 어려운 현장 일을 시키고 싶지 않는 것이다. 현장을 모르는 후계자가 관리만으로 기업을 유지/발전시키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한진이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면 조중훈 회장의 자식이나 손자 중에서 물류업의 일선에 서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 즉 다시 말하면 한진이 해운, 항공물류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면 선박을 운행하는 항해사, 항공기를 조종하는 조종사 혹은 정비사를 해야 한다.옆에서 본 이론만 가지고 전문가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조중훈 회장도 장남인 조양호 회장에게 대한항공을 맡기려고 했다면 아들을 항공기 조종사나 정비사로 만들었어야 했다. 다른 아들들도 마찬가지다. 마케팅이나 기획부문 경험만으로 대한항공을 경영하는 것은 어렵다.경영자가 호통이나 치고, 무조건 밀어 부쳐 성과를 내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한진의 조양호 회장도 현장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지 못해 한진의 핵심경쟁력을 잘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그렇다면 자신의 자식들이 아무리 귀엽고, 사랑스럽더라도 힘들고 어려운 현장업무부터 시켰어야 했었다. IT서비스, 마케팅, 기획과 같은 업무를 경험하고 인위적인 성공체험을 쌓아 주는 것만으로 경영권을 승계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조양호 회장의 자식들이 아직 어리니 본질의 교육을 하는데 늦지는 않았다고 본다. 3세의 트위터 논란, IT서비스업체 일감몰아주기, 대한항공 기내폭행 사건일지 유출, 사건일지 유출에 대한 평가 등 다양한 논란의 중심에 후계자로 지목된 3세들이 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대처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앞에서 지적했듯이 본질을 잘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사업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 항공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물류업의 미래방향이 어떤 것인지, 기업문화의 혁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등 고민거리가 산재해 있다. 한진의 사업이 전반적으로 정체돼 있고, 본원적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이유가 본질을 놓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돼 아쉬움이 남는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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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한화는 창립 60주년을 맞이 하면서 금융, 에너지, 바이오 등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화약 제조/판매회사였던 한화는 적극적인 M&A를 통해 성장했다.김승연 회장은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을 주도하면서 사업을 확장했지만 모든 M&A가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 웅진그룹 등의 사례를 보면 한번의 M&A 실수가 수십 년간 일구어온 그룹을 공중 분해시킬 수 있다는 위험성도 인지해야 한다.한화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2번째 DNA인 사업(Business)을 제품(product)와 시장(market)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M&A로 덩치는 키웠지만 내실은 의문한화는 1952년 창업 후 1960년대 석유화학, 기계, 에너지로 사업영역을 확장했고, 1980년대 리조트와 호텔사업까지 진출했다. 1990년대 호황기를 틈타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문어발 확장을 지속했지만 위기에 직면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일부 계열사를 매각하고 부채를 줄이면서 32개 계열사를 15개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핵심 계열사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해 내실성장을 하겠다는 것이 명분이었다. 두산그룹과 마찬가지로 구조조정으로 그룹의 규모가 쪼그라들었지만 살아남은 자들은 항상 기회를 얻기 마련이라는 격언을 믿었다.2000년대 들어 확장을 거듭했다. 2001년 망한 대우전자의 방산부문을 인수했고, 2002년에는 특혜시비 논란이 일었지만 대한생명, 신동아화재, 63빌딩을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2008년 대우해양조선의 인수전에 뛰어 들었지만 실패했다. 2008년 이후 글로벌 경영을 외치면서 태양광사업을 중심으로 해외기업의 M&A에 열중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인 태양광산업에서 수직계열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건설과 금융업을 중심으로 중국, 동남아시아, 중동 등 해외법인도 꾸준하게 늘리고 있다. 대한생명과 한화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을 중심으로 한 금융사업, 한화석유화학, 한화케미칼, 한화솔라원을 축으로 한 에너지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신성장동력으로 태양광 에너지, 바이오, 금융∙서비스로 잡고 있지만 독점사업인 화약을 제외하고 뚜렷한 경쟁력을 가진 영역이 없다. 한화가 미래성장동력이라고 하는 사업들은 미래가 불투명하거나 한화의 역량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업이라는 측면에서 부정적이다.태양광사업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2013년 초 세계 최대의 태양광업체가 부도났다. 금융업도 국내외에서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화생명을 제외하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금융기업이 보이지 않는다.글로벌 전략으로 세계화, 현지화, 시너지라는 키워드를 제시하고 있다. 현지화를 위해 해외법인을 늘리고 있다. 중국, 동남아시아 등 시장에서 보험업 전망이 좋기는 하지만 사회적 인식이나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나라에서 보험업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이들 국가가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주의 국가로 정치적 리스크가 높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사업은 성장도 중요하지만 리스크를 얼마나 잘 대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한화보다 덩치가 큰 SK그룹도 2000년대 초부터 활발하게 해외사업을 펼쳤지만 미완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생명 인수 후 금융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아한화는 대한생명, 신동아화재를 인수하면서 생명보험, 손해보험, 투신운용, 증권 등 종합금융업을 영위할 수 있는 사업군을 갖췄다. 대한생명은 1946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생명보험회사로서 규모뿐만 아니라 상징성이 큰 기업이다.2002년 인수 후 10여 년 동안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경영혁신운동을 했고, 그룹의 숙원이던 사명까지 변경할 수 있었다. 한화생명은 국내사업을 정상화한 후 2009년 베트남에 이어 중국 등 신흥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베트남 현지법인은 100% 출자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로 진출하기 위해 사업타당성 검토를 강화하고 있다.한화가 M&A를 통해 종합금융기업의 진용(陣容)을 갖췄지만 계열사 간의 시너지는 아직 나지 않고 있다. 고객이 가장 많고 덩치가 큰 한화생명을 필두로 공동마케팅을 벌여 시너지를 높인다는 구상이지만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통합 금융세미나 개최, 콘텐츠 교류, 고객 DB활용 등을 통해 통합상품/서비스도 고려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이 통과되면서 기업이 고객정보를 공동으로 활용하는데 제약이 있다. 무차별적인 DB마케팅이 어려워지면서 그룹의 계열사간 시너지를 내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한화가 금융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아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금융은 전통과 신뢰를 먹고 사는 사업이다. 한화가 보험, 증권, 자산운용까지 하면서 종합금융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하지만 보험인 한화생명만 시장에서 인정을 받는 정도에 불과하다.그것도 국내시장에 한정된 것이고, 해외에서 제대로 된 사업은 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금융시장이 협소하고 금융기업의 시스템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도 금융업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적합한지 판단하기 어렵게 만든다.정치권이나 정부가 금융자산의 배분을 임의적으로 하면서 후진국의 경영자들은 제조업에서 돈을 벌면 금융을 하고 싶어 한다. 문제는 제조업과 금융은 성공요소가 달라 제조기업의 핵심경쟁력이 금융기업으로 성공하는 밑천이 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국내 최고 기업이면서 제조머신이라고 불리는 삼성그룹조차도 해외 금융사업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삼성그룹은 홍콩에서 금융업을 하기 위해 지난 몇 년 동안 수천억 원을 투자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최근 조용하게 철수했다. 한화가 금융업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시장에서 신뢰를 얻어야 한다. 김승연 회장이 강조하는 의리와 신뢰가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야 하지만 부정적인 인식이 오히려 강하다.김승연 회장이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도 고민거리다. 삼성그룹도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금융업을 하고 있지만 이건희 회장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면서 신뢰도가 하락했고 경쟁력이 약화됐다. 한화가 금융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면 환골탈태(換骨奪胎)하지 않으면 안된다.◇ 후계자가 밀어 부치는 태양광, 바이오 사업도 전망 어두워한화도 창립 60년이 넘어서면서 3세 경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작년 김승연 회장이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 받아 법정 구속되었고, 2심 재판결과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게 되면서 경영공백의 장기화가 예상된다.김승연 회장의 나이가 다른 그룹의 회장들과 비교해 젊고, 3세의 나이도 어리다는 점이 걸리기는 하지만 경영권 승계논의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후계자가 그룹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경영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은 공군에서 장교로 복무한 후 2010년 한화에 입사해 태양광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다른 그룹의 후계자들이 군대를 기피하는 것과는 달리 장교로 입대해 충실하게 복무한 점은 높이 평가 받을 수 있지만 경영능력은 별개의 이슈다.김동관 실장은 한화가 독일의 큐셀, 미국의 1366테크놀로지 & 크리스털솔라, 중국의 솔라펀파워 등 태양광업체를 인수하는 업무를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한화솔라에너지, 한화솔라아케리카 등을 신규로 설립해 태양광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뤘다.문제는 태양광사업의 전망이 어둡다는 데 있다. 웅진그룹이 태양광사업에 쏟아 부은 자금 때문에 자금난으로 웅진코웨이를 매각했고, 삼성그룹조차도 그린에너지 사업의 불투명성 때문에 고전을 하고 있다. 미국의 태양광관련 기업을 인수해 경쟁력을 확보한다고 하지만, 정작 미국의 주요 기업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독일, 일본, 중국기업의 파상공세에 도산하고 있다.김승연 회장이 김동관 실장의 성공신화를 만들어주기 위해 그룹차원에서 태양광사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그룹의 주력인 한화케미칼조차 중국의 공세로 이익이 급감하면서 폴리실리콘사업에 대한 투자가 부담이 되고 있다. 중국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덤핑공세를 펴고 있다는 점도 국내 태양광 관련 기업들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바이오 산업도 기술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선진국 일본조차도 실패한 영역인데, 한화와 같은 국내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의심이 드는 영역이다.바이오 산업도 신뢰를 구축하지 않으면 시장진입이 어려운 영역이다. 삼성조차도 바이오산업에 진출을 몇 번이나 시도하고, 지금도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성과가 없는 영역이다.바이오의 미래를 얘기할 때면 등장하는 것이 실버산업이다. 일부 전문가가 2030년이면 OECD국가의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20%에 육박할 것이고, 지속적으로 실버산업이 번창할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 문제는 노년층 확대보다는 이들의 구매력이다. 현재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심지어 프랑스마저 과다한 복지지출로 국가부도 사태가 일어나고 있는데, 아무리 선진국이라고 해도 복지를 지속적으로 늘리기는 어렵다.오히려 세금이 늘어나고, 연금은 줄어들면서 노인층의 구매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부 기업들이 주장하는 실버산업의 호황은 부유한 노인층이 늘어날 때 가능한 일이다. 세계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어 정부가 향후 수십 년 동안 복지재원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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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이하 효성)의 창업자인 조홍제 회장은 삼성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과 결별한 후 1962년 효성물산을 설립해 그룹의 기초를 마련했다.효성은 중공업, 산업자재, 섬유, 화학, 건설, 무역, 정보통신, 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2012년 6월 말 기준으로 계열사는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는 ㈜효성을 포함해 111개이다. 유가증권 시장에 4개, 코스닥 시장에 1개 등 총 5개사가 상장되어 있으며, 비상장사는 국내 41개, 해외65개 이다.매출액은 크지 않지만 계열사수로는 삼성, LG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성장은 정체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자금난 겪는 삼성물산공사에 돈 빌려주고 동업삼성그룹(이하 삼성), LG그룹(이하 LG), 효성의 창업자들이 서부 경남 대지주 출신이고 경남 진주의 지수초등학교 동문이라는 사실은 너무 잘 알려져 있다. 동향 출신인 이들은 자연스럽게 사업적으로 관계를 형성했고, 국내 재벌기업의 역사를 같이 쓰게 되었다.조홍제 회장은 1948년 삼성 이병철 회장이 만든 삼성물산공사가 자금난을 겪게 되자 돈을 빌려주면서 동업을 시작했다. 그는 인생의 황금기인 40~50대를 삼성그룹에서 보냈다. 삼성 이병철 회장의 요구로 동업을 청산했으며, 청산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맞지 않아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2006년 효성에서 ‘효성 40년사’를 내면서 삼성 이병철회장에 관련된 부문이 이병철 회장의 자서전과 달라 호사가의 입방에 오르기도 했다. 조홍제 회장은 삼성의 제일제당, 제일모직의 설립을 주도하면서 산업의 흐름에 대해 경험을 하였다. 1962년 이병철 회장과 동업을 청산하면서 법정관리 중이던 조선제분을 인수했다. 그리고 같은 해 한국타이어, 1963년 조선피혁을 인수하면서 그룹의 기반을 구축했다.1966년 동양나이론을 설립하면서 꿈에 그리던 섬유사업도 시작했다.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경제계획에 편승해 1970년대는 중공업, 목재, 기계로 사업을 확장했다. 1980년대는 석유화학, 전자산업에 뛰어들면서 사업다각화를 꾀했지만 효율성을 높이지는 못했다. 1997년 외환위기가 도래하자 다른 대기업이 인력감축을 고민할 때 효성은 주력기업을 통폐합하고 비주력사업은 매각하거나 청산했다. 계열사간 지급보증을 해소하고, 자연스럽게 관리인력을 축소할 수 있었다.모든 조직을 퍼포먼스 유니트(PU: Performance Unit)로 바꾸고 PU별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주력계열사 합병, 비핵심 사업부문 매각 등의 혁신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현재는 주요 사업별 퍼포먼스 그룹(PG)으로 체제가 개편되어 있다.◇ 후계자는 추진하던 사업부실화로 리더십에 큰 타격효성은 한때 재계서열 5위까지 올라 갔지만 조홍제 회장이 자식들에게 기업분할을 해 주면서 중견그룹으로 사세가 위축되었다. 둘째 아들에게는 한국타이어, 셋째 아들에게는 동성개발, 큰아들인 조석래 회장은 그룹의 사명과 나머지 기업을 물려줬다.한국타이어도 계열사를 늘리면서 성장세를 지속했지만 미미한 수준이고, 동서개발은 사업부진으로 쪼그라들고 있다. 효성도 IMF위기를 잘 극복하기는 했지만 사업적으로 정체되어 있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는데 실패했다.2세인 조석래 회장은 보수적으로 사업을 유지했지만, 3세가 경영의 전면에 나서면서 효성이 적극적으로 변하고 보수적 색채가 옅어지고 있다.조석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사장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2006년 이후 건설과 IT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적극적 M&A를 했지만 대부분 실적이 좋지 않다. 진흥건설은 인수 후 연속 적자를 거듭하다가 워크아웃되었다. 진흥건설은 알짜로 평가돼 정치적 특혜의혹까지 받았던 기업이라 부실에 대해 아쉬움이 클 것이라고 본다.IT관련 기업들도 적자로 자본잠식상태에 빠져 그룹의 지원으로 겨우 버티고 있지만 앞날이 캄캄하다. 기존의 사업영역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미래산업으로 불리는 IT로의 진출의도는 좋았지만, 체계적인 전략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하는 전문가가 많다.하이닉스반도체 인수시도도 좋았고, LED관련 사업을 하는 갤럭시아그룹도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 휴대폰의 부품인 키패드를 생산하던 기업을 인수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휴대폰이 터치폰으로 바뀐다는 것은 예측하지 못해 실패한 M&A가 됐다. 조현준 사장이 갤럭시아그룹을 펼칠 때만 해도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재벌그룹의 장남이 하는 사업이고,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실적을 낼 것이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유상증자로 자금을 지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적자탈출은 요원한 실정이다. 오히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자본잠식상태일 뿐만 아니라 사업전망도 어두워 지속가능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주요 투자자나 외부 전문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지원을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은 셈이다.장자가 가업을 잇는 것이 전통인 효성의 입장에서 조현준 사장이 추진한 사업이 부실화되면서 그의 리더십이 타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손대는 것마다 황금으로 변하는‘마이더스(midas)의 손’이 아니라 손대는 것마다 적자가 나는‘마이너스(minus)의 손’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한다.그렇다고 조석래 회장의 차남과 삼남의 경영능력도 검증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차남은 그룹 내 위상이 줄어들고 있고, 삼남도 마찬가지다. 조석래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고, 고령이라는 점도 부정적인 요소다.효성의 기업문화 특징은 실속 우선주의, 심사숙고, 철저한 계산이라는 말로 표현된다. 효성의 창업자는 생전에 3명의 자식에서 계열사를 분리해줘 유산분쟁이 없었다. 조석래 회장도 3형제에게 그룹을 분리해 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된다면 효성의 사세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본다.㈜효성이 지주회사의 역할을 수행하며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아 경영권은 안정되었지만 무분별하게 펼친 계열사의 부실은 고민이 된다. 아무리 오너의 적자라고 해도 반복해 실패하면 조직 내∙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란 쉽지 않다.◇ 창업자와 달리 정치와 가깝게 지내며 부정적 여론 초래창업자는 정치와는 거리를 두었지만 후계자들은 오히려 정치적으로 밀접하게 연대 한다는 인상을 준다. 2007년 3월 참여정부 말기 조석래 회장이 전경련 회장으로 추대되었다. 참여정부가 재벌개혁을 외쳤기 때문에 정부와 전경련 사이는 좋지 않았다.하지만 사돈지간이자 친기업적 정책을 표방한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됐다. 효성의 이름이 언론에 전면적으로 등장하게 된 것은 MB정부의 출범부터이다. 특별히 눈에 보이는 사업적 특혜를 준 것은 아니지만 면죄부는 받는 경우가 많았다. 2007년 대검찰청이 효성의 비리를 수사했지만 이를 덮었다가 2009년 공소시효가 소멸되었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이 정작 사건을 미적거리면서 시간을 끌다 불기소 처분을 한 것은 대통령 사돈기업에 대한 배려차원이라는 세간의 평가였다.2009년도에는 효성이 미국에서 위장 부동산 거래를 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주장이 민주당 국회의원에서 의해 제기되었지만 무시됐다. 하지만 끊임 없는 의혹과 사실이 밝혀지면서 2010년 7월 검찰은 조현준 사장이 2002~2005년 회삿돈으로 해외부동산을 취득해 횡령을 하였다는 명목으로 기소했다. 이 사건은 1심부터 유죄를 선고 받았고, 2012년 9월 대법원에서 확정판결 받았다. 효성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게 만든 사업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06년부터 추진한 일명‘세빛둥둥섬’이다. 한강에 전시와 공연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차원인데, 이 인공섬 조성 및 운영사업권을 가진 기업이 플로섬으로 효성의 계열사이다.서울시 공무원들이 시장의 승인도 받지 않고 계약변경을 통해 특혜를 주는 등 부실백화점이라는 사실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부임하면서 밝혀졌다. 각종 특혜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운영이 되지 않아 현재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서울 서초구 반포 도요타매장의 공원용지의 형질변경 허가와 완공전 사용허가도 특혜의혹이 있었지만 정식적으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건물은 일본 도요타 자동차를 수입해 판매하기 위해 만든 전시장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효성 오너 일가기업인 로우테크놀로지도 2009년 국방부의 훈련장비 납품하면서 단가를 높이고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았었다. 옛말에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는 말도 있고 ‘참외밭에서 신발끈을 매지 말라’는 말도 있다. 모두 의심받을 수 있는 행동은 하지 말라는 뜻이다.노태우 정부때 사돈기업이었던 SK그룹이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해 이동통신시장의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듯이 정권마다 특혜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더구나 친기업정책을 표방한 MB정부에서 대통령의 사돈기업이 특혜를 볼 것이라는 의심은 누구나 할 수 있었다.효성이 기업에 필요한 산업재가 주력사업이기 때문에 국민의 부정적 인식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 기업가는 정치와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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