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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5최근 국내 최고 기업인 삼성그룹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맏형인 삼성전자가 차세대 반도체 사업에서 저조한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대만의 파운드리업체인 TSMC에도 밀리더니 급기야 SK하이닉스와도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2014년 이건희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 물러난지 10년만에 큰 위기가 닥친셈이다.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물산 합병 과정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건으로 사법 리스크가 커진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이재용 회장이 어려운 대내외 상황에도 고군분투(孤軍奮鬪)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뽀족한 묘수를 찾기란 쉽지 않다. 삼성그룹의 기업문화 발전 역사와 미래 지향점을 살펴보자.◇ 집단가치 도입한 경직된 삼성문화가 걸림돌... 이건희 회장 노력에도 창의성 중시되는 사업에서 성과 부진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삼성은 2023년 기준 △계열사 63개 △매출액 418조7600억 원 △직원 수 28만4163명으로 집계됐다.2010년 말 기준 67개의 계열사에 임직원이 27만5000명, 연간 매출액이 220조 원과 비교하면 계열사와 직원의 숫자는 비슷하지만 매출액은 약 2배 증가했다.사업은 전자에서부터 금융, 유통, 운송, 교육 등 너무 광범위해 업종을 특징짓기는 불가능하고 업종 백화점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복잡한 사업영역과 다수의 국가에 사업장을 두고 있으며 구성원 또한 다양한 인종과 민족을 포함하므로 하나의 명확한 기업문화를 가졌다고 보기도 어렵다.다만 국내 모기업의 문화가 있어 외국 소재 사업장이나 외국 직원에까지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삼성은 다양한 업종의 사업을 영위하므로 이질적인 요소가 많아 동일한 문화를 가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삼성전자는 가전과 반도체를 생산하고 판매하므로 원가관리와 판매가 협상에 있어서도 ‘원’보다 낮은 ‘전’ 단위로 계산하는 데 익숙하다.반면 삼성중공업은 원가관리와 가격협상을 ‘억’ 단위로 한다. 생산에도 마찬가지 개념을 적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1초에 몇 개를 생산하는지가 중요하지만 삼성중공업은 1년에 몇 척의 배를 건조하는지가 관리요소다.이렇듯 동일 그룹 내의 계열사라고 해도 사업의 속성에 따라 시간 감각과 금전 감각이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관점에서 모든 계열사에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사고방식과 행동양식, 즉 기업문화를 정하기는 어렵다.이병철 회장이 일본 기업의 경영스타일을 도입해 삼성에 적용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삼성이 제대로 된 기업의 형태를 갖추려고 하던 1950년대는 한국전쟁의 특수로 일본 기업이 체제를 정비하던 시기였다.1970년대는 1차 오일쇼크로 인한 경제불황 등 외부환경을 슬기롭게 극복한 일본 기업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구가했던 시절이다.일본 기업의 성공은 인적자원에 대한 교육투자와 기업경영에 적합한 기업문화 창달에 기인한다. 일본 기업의 문화 요소인 집단가치의 중시, 상호협력, 공동체 의식은 삼성의 기업문화 형성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쳤다. 검증된 일본의 기업문화를 받아들인 삼성은 어쩌면 행운아라고 말할 수 있다.실제 이병철 회장은 사업구상뿐만 아니라 직원 교육시스템까지 일본 기업을 벤치마킹했다. 일본 교육시스템의 핵심은 개인의 가치보다 집단의 가치를 우선적으로 여길 수 있는 논리를 주입시키는 것이다.직원은 집단이 설정한 목표에 따라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한다. 정형화된 교육프로그램이 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을 말살한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20세기 산업화 시대에는 아주 훌륭하게 작동했다.일본 기업의 집단가치를 도입한 삼성의 경직된 문화가 개인의 창의성을 죽이기 때문에 삼성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 뛰어난 인재도 많은 편이다.1987년 이병철 회장의 타계로 경영권을 물려 받은 이건희 회장은 일본 기업문화를 답습한 삼성의 기업문화를 바꾸려고 무던히도 애썼다.1992년 정신문화연구팀을 발족해 경영이념을 재정립하는 작업을 시도했다. 새로운 경영이념을 만들어 제2의 창업정신으로 명명했다.이 회장은 경영이념을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것’으로 정하고 조직혁신을 단행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건희 회장의 기업문화 혁신노력은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하지만 삼성의 이런 기업문화 혁신노력이 지속성을 띠지 못한 채 2000년대 이후 새로운 기업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경쟁력이 상실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험난하다고 할 수 있다. ◇ 계열사별 하위문화와 삼성맨이 우수 성과 창출... 이병철 창업자 주도로 일본 기업문화 장점 체화삼성은 전체적으로 통일된 기업문화가 상위에 존재하고 개별 기업이나 사업장은 별개의 하위 기업문화가 형성돼 있다고 본다.다양한 사업을 하는 계열사로 구성돼 있으며 사업의 특성도 다양하다. 직원의 성별, 출신대학, 지역 등이 다르고 해외법인은 다양한 문화권 출신의 직원으로 운영되므로 삼성의 기업문화는 다양한 하위문화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상위 기업문화와 하위 기업문화가 효과적으로 융합될 때 기업문화는 유연성을 가지며 기업활동이 활성화된다. 따라서 상위와 하위 기업문화가 모두 중요하며 동일하게 관리돼야 한다.삼성을 포함한 LG그룹,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GS그룹, 롯데그룹, CJ그룹 등 다른 대기업도 모두 대규모의 공채로 직원을 뽑기 때문에 삼성이 다른 기업에 비해 아주 뛰어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특별한 인재가 아니고 비슷한 인재를 채용했음에도 다른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지난 20여 년간 괄목할 만한 실적을 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어떤 요인이 삼성의 성과를 뒷받침했을까?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이건희 회장의 뛰어난 리더십만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렇다면 삼성의 구성원인 삼성맨이 일정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삼성의 기업문화가 특별한 교육시스템에 의해 형성되었거나 전수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직원이 삼성에 들어와서 삼성 내의 상급자와 어울리고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한다고 볼 수 있다.즉 내부에서는 ‘삼성이라는 우물에 빠뜨려 놓으면 가만히 있어도 삼성맨이 된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이 표현처럼 기업문화의 습득과정을 적절하게 나타내기는 어렵다.삼성 기업문화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렵지만 우선 좋은 점으로 업무에 대한 열정, 업무규정의 준수, 엄격한 위계질서, 공평한 인사정책, 충분한 성과배분 등을 들 수 있다.기업문화는 구성원의 행동 기준과 자율적인 통제의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 평범한 직원이라도 삼성에 들어와 매일매일의 업무를 수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기업문화를 체득하게 된다.이병철 회장이 도입한 일본식 기업문화의 장점과 삼성이 커스트마이징(customozing)해 수립한 기업문화를 삼성맨은 재빠르게 습득했다고 본다. 다른 기업과 다른 끈끈한 유대관계도 기업문화를 습득하는 데 효과를 발휘했다. ◇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과감한 투자와 혁신이 필요한데 과업·여가 병존 문화 선택하며 위기 자초 미국의 딜(Deal, T.E)과 케네디(Kennedy, A.A)는 기업활동에 수반되는 위험도의 높고 낮음, 활동결과에 대한 피드백이 빠르고 늦음에 따라 아래와 같이 기업문화를 구분했다.▲ 딜과 케네디의 모델로 본 삼성의 기업문화 진단 결과 [출처= iNIS]딜과 케네디는 기업문화를 ‘위험도’와 ‘피드백 속도’에 따라 과업·여가 병존문화, 남성적 문화, 과정적 문화, 투기적 문화 등 4가지로 나눴다.과업·여가 병존문화는 근면성실을 중시하는 문화로 요식, 판매 등 유통업에 적합하다. 남성적 문화는 높은 위험부담은 있지만 결과가 빨리 나오는 것을 선호하는 문화로 영화, 광고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알맞다.과정적 문화는 개개인의 업무처리가 중요하고 관리가 중시되는 문화로 금융업, 서비스업에 강점을 보인다. 투기적 문화는 위험부담도 높고 성과실현도 오래 걸리는 제약, 자원탐사, 건설 등의 사업에 적합하다.이 모델을 적용해 삼성의 문화를 분석해보면 시장의 수요가 명확해 위험도가 낮고 피드백 속도가 빠른 제당, 섬유 등 1차 가공사업을 주업종으로 시작했므로 과업·여가 병존문화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이에 반해 현대그룹은 위험도가 높고 피드백이 늦은 건설에서 시작해 자동차, 중공업, 조선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현대그룹의 맏형격인 현대자동차그룹도 비슷한 사업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대기업은 대부분 피드백의 속도가 느리더라도 위험도가 낮은 사업을 선호한다. 사업에 배분할 자원이 충분하지 않고 내수 시장이 협소해 위험을 즐길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대기업은 오너 중심의 경영체제이고 오너가 직접 모든 업무를 챙기고 권한위임이 적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표면적으로 보기에 삼성은 관리를 중시하므로 과정적 문화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으나 앞서 지적한 대로 과업·여가 병존문화의 특성도 보인다.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가 국내에서 좋은 실적을 보이고 삼성전자도 내부효율화를 통한 원가절감이 가능한 반도체에서 선두업체다. 반면에 다른 기업과 협업이 중요한 가전, 통신 분야에서는 실적이 좋지 않다.삼성전자는 과감한 대규모 설비투자로 시장을 선점해 성과를 냈지만 규모에서 경제효과가 명확한 영역이므로 투기적 문화로 보기는 어렵다. 대규모 투자결정은 삼성의 기업문화로 보기보다는 이건희 회장의 개인적인 성향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옳다.삼성은 종합그룹이기 때문에 계열사별로 다른 문화가 필요하다. 건설이나 중공업을 주로 하는 계열사는 투기적 문화, 가전이나 유통을 주로 하는 계열사는 과업·여가 병존문화가 각각 유리하다.기업의 성장 초기에는 투기적, 남성적 문화가 유리했으나 성숙단계를 넘어서면 과정적 문화가 더 적합하다. 삼성도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남성적 문화와 대비되는 여성적 문화는 직원의 우호적, 공유적, 참여적 행동을 존중한다. 여성적 문화가 나쁘다거나 남성적 문화가 좋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기업의 성장단계나 제품의 종류에 따라 유리한 문화가 있다고 보는 게 적합하다. 이 모델이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개별 기업의 상황에 맞춰 기업문화를 정의하고 지향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일반적으로 삼성은 ‘관리의 삼성’으로 알려져 있고 성장단계를 지나 성숙단계에 접어든 기업문화의 특성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21세기 들어 20년 동안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산업화 시대에서 정보화 시대로 바뀐 패러다임에 잘 적응했다는 것 이외에는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다. 다만 과감한 도전과 기술혁신이 요구되는 4차 산업혁명(Industry 4.0)를 맞이하며 갈팡질팡하고 있다.현재 삼성의 기업문화 혁신 내용을 분석해보면 사업의 위험도를 높이기보다는 피드백(feedback)의 속도가 빠른 사업을 선택하려는 과업·여가 병존문화로 가고 있다.이는 선두기업을 벤치마킹해 성공체험을 했고 사업의 순환속도가 빨라진 것에 따라 피드백이 중요해졌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여겨진다.삼성이 성과를 내는 사업과 그렇지 못한 사업을 비교해보면 삼성의 기업문화를 잘 파악할 수 있다. 삼성이 실패한 자동차는 투기적 문화가 필요하고 홈플러스 등 유통업에는 과업·여가 병존문화가 적합하다.삼성이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는 금융은 전형적인 과정적 문화에 해당되고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액정디스플레이(LCD)도 위험부담이 낮은 사업군이라 투기적 문화가 필요한 사업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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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62022년 11월29일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에 있는 롯데호텔에서 ‘제1회 한-사우디 주택협력포럼’이 개최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국가미래전략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네옴시티’ 등에서 양국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삼성그룹·SK그룹·현대차그룹·CJ그룹·한화그룹 등과 함께 두산그룹도 해당 프로젝트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국내에서 ‘제2의 중동 붐’이 올 것이라며 설레는 것과 달리 미국·서유럽·일본·중국 등은 네옴시티에 관심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하다.두산도 원자력과 해상풍력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를 통해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에 참여하길 희망한다. 윤석열정부가 탈원전정책을 폐기하며 원전 관련 기업은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이다.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두산은 2005년 박용오 전 회장의 내부고발로 신뢰에 큰 타격을 받았다. 골육상쟁의 상속분쟁을 겪는 다른 재벌과 달리 형제경영을 장점으로 내세웠던 두산이라 일반인조차 배경에 대해 궁금증을 가졌다. 박 회장이 촉발한 두산의 내부고발 사건을 분석해 보자.▲ 박용오 전 회장의 내부고발 진행 내역 [출처=국가정보전략연구소(iNIS)]◇ 오너의 밀실경영이 빚은 대참사로 각인박 회장은 창업주인 박두병의 둘째 아들로 형인 박용곤에 이어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두산 회장직을 맡았다. 두산은 식음료·경공업·생활문화 등 내수산업 위주로 사업을 펼치다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1995년부터 구조조정을 단행해 성공했다.다른 재벌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해체되거나 사업이 축소된 것과 달리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웠다. 박 회장은 두산을 중공업 중심의 수출기업으로 전환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하지만 2005년 차기 회장 자리를 동생인 박용성에게 물려주라는 형제들의 요구에 반발하다가 물러나면서 내부고발을 결행했다. 내부고발의 진행 과정은 다음과 같다.우선 2005년 7월17일 박용오를 제외한 박용곤·박용성·박용만 등은 가족회의를 개최해 그룹 회장을 박용오에서 박용성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박 회장은 반발하다가 회장직을 내놓는 조건으로 두산산업개발의 계열분리를 요구했지만 묵살을 당했다고 주장했다.형인 박용곤으로부터 두산을 물려받을 당시 엉망이었던 경영을 정상화시킨 공로를 인정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자 7월21일 동생인 박용성·박용만이 1700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800억 원대의 외화를 밀반출했다고 검찰에 고발했다.박 회장의 내부고발이 터지자 두산은 일단 내부고발자를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조치로 대응했다. 내부고발이 언론에 밝혀진 당일 박용곤이 가족회의를 주재해 박 회장을 ‘반역자’로 규정하고 가족에서 퇴출시키겠다고 발표했다.두산이 오너 가문의 왕국도 아닐 뿐만 아니라 왕조시대도 아닌데 가족을 반역자로 규정하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었다. 박 회장은 배신자라는 비판을 받자 자신이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두산산업개발이 2700억 원 대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폭로했다.흙탕물 싸움이 진행되며 여론이 악화되자 결국 회장직을 물려받았던 박용성은 그룹 회장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용만은 그룹 부회장에서 각각 퇴진했다.마지막으로 형제간의 갈등은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참여연대와 같은 시민단체까지 관여하면서 수사기관도 외면할 수 없었다. 검찰이 수사한 결과를 보면 오너 일가는 258억 원을 횡령하고 2838억 원 규모의 분식회계 및 비자금을 조성했다.박 회장과 박용성은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벌금 80억 원, 박용만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40억 원을 선고받았다.박용성과 박용만은 2007년 2월 노무현정부로부터 특별사면을 받았다. 오히려 대기업의 치부를 드러내 처벌을 받게 함으로서 사회정의를 실천한 박 회장은 특별사면에서 빠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 ◇ 사법 카르텔은 로비로 수사기관 무력화두산의 장자인 박용곤이 박 회장을 반역자로 규정한 것과 달리 시민단체는 내부고발자로 지칭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2004년 말 기준 두산 오너 일가가 가진 지분은 4.95%에 불과했다.2005년 7월 기준 계열사 직원만 2만1000명이 넘는 대기업이 몇몇 오너 가족이 밀실에서 회장을 결정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었다. 박 회장의 내부고발이 사회에 준 교훈도 여러 가지다.첫째, 창업자의 아들들이 돌아가며 경영을 맡는다는 이른바 ‘형제경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다.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자녀에게도 경영의 기회를 공평하게 준다는 측면에서 상속분쟁을 피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부실경영의 위험은 피할 수 없다.형제경영을 전통으로 세우고 싶었던 금호그룹도 2010년 ‘형제의난’을 겪으며 분열됐다. 형제간의 갈등으로 그룹이 우왕좌왕했던 것은 삼성그룹·현대그룹·효성그룹·한진그룹·롯데그룹·대성그룹 등도 예외가 아니었다.현대그룹도 창업자인 정주영이 다섯째 아들인 정몽헌에게 그룹을 넘겨주자 다른 아들들이 반발한 ‘왕자의난’이 일어나며 사분오열됐다. 삼성그룹은 창업자인 이병철이 장자인 이맹희 대신 3남인 이건희를 후계자로 지명했지만 조용히 넘어갔다.둘째, 수사기관은 정권의 눈치도 보지만 사법 카르텔의 로비에 매우 취약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못한다. 1945년 해방 이후 최초로 재벌 회장이 구체적 근거를 갖고 내부고발을 단행했지만 수사결과는 초라했다. 박 회장이 고발한 불법행위에 관련된 금액이 수사로 밝혀진 불법자금의 규모가 많았다.당시 노무현정부는 부정부패와 단절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일선 공무원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 협력하지 않았다. 불법행위를 자행한 재벌이 호화로운 경력을 자랑하는 변호사로 법률팀을 구성해 변론하면 수사·재판결과마저 조율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검증해준 사건이다.셋째, 우리 사회에서 내부고발자를 배신자 혹은 반역자로 규정해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면 피고발자에게 동정하는 세력이 생긴다.아무리 백성에게 포악한 왕이라고 해도 신하가 왕을 처단하면 반역행위라고 인식하는 것처럼 서열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박 회장도 정의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내부고발을 결행한 것은 아니지만 재벌의 불법행위와 불법비자금 조성을 막는데 크게 기여한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그럼에도 형제를 고발한 사람이라고 비난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정사회를 외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새로운 시대의 주인으로 자리매김해 국가발전을 이루도록 사회 전체가 바뀌어야 한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iNIS]*칼럼 내용 문의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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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6지난 2년 동안 국가정보전략연구소와 그린경제신문은 공동으로 국내 100대 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대상으로 구직자에게 ‘위대한 직장’이 어느 곳인지를 평가하기 위해 ‘위대한 직장찾기’ 시리즈를 연재했다.‘취업빙하기’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청년층의 직장 찾기는 매우 어렵고, 청년실업률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창조경제를 통해 창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구직자들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2012년 겨울 이 시리즈의 연재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대통령 선거유세가 한창이었고, 후보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신만이 한국의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2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한번 취직하면 전직이 어려운 국내 고용시장의 특성 때문에 청년들은 안정된 공무원이나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재수, 삼수를 하며 취직공부만 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사람을 찾지 못해 정상적인 사업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무조건 안정되고 좋은 직장을 찾기 위해 청년을 허비하기 보다는 중소기업에라도 들어가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인생에 유리하다고 조언하지만 청년들은 귀담아 듣지 않는다. 어떤 기업이 대기업보다 좋으며, 어떤 점에서 좋은지는 설명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이런 고용시장의 괴리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위대한 직장찾기’연재다. 2년 간의 연재를 통해 국내 100대 그룹의 주요 기업은 대부분 평가했다. 일반 구직자가 알고 있는 10대, 혹은 20대 대기업뿐만 아니라 지주회사 체제로 다수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집단은 전부 다룬 것이나 다름없다. 알려진 20대 대기업보다 더 우량한 중견 대기업도 많았고, 10대 대기업도 계열사별로 편차가 심했다. ◇ 10대 그룹 계열사 중 삼성코닝이 1위, ㈜한진이 최하위 기록 한국에서 10대 그룹이라고 하면 삼성그룹, LG그룹, SK그룹, 범현대가그룹, 롯데그룹, CJ그룹, 두산그룹, 한화그룹, 한진그룹, GS그룹 등이다. 2012년을 기준으로 보면 STX그룹이 포함됐지만 STX그룹은 분식회계사건으로 사실상 그룹이 해체됐기 때문에 GS그룹을 포함시켰다.공식적으로 범현대가그룹은 없지만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현대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 과거 현대그룹에서 분가한 그룹들도 기업문화가 유사하기 때문에 이렇게 분류했다. 현대그룹의 사업규모가 급속도로 축소되고, 조선업에 한정된 현대중공업그룹의 사업도 조선업의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 표1. 10대 그룹의 최고기업과 최저기업삼성그룹에서는 삼성코닝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는데, 삼성그룹과 미국 코닝은 합작관계를 청산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삼성그룹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와 비교된다는 측면에서 포함시켰다.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제일모직도 패션사업의 부진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의 명칭을 사용하기로 하면서 부활했다. 삼성그룹이 자녀들의 상속문제로 사업구조조정을 하면서 제일모직이 사라졌지만 왜 제일모직의 점수가 가장 낮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방위산업체인 삼성테크윈도 제일모직과 동일한 점수를 획득해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LG그룹은 간판기업인 LG전자보다는 화장품, 음료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이 구직자에게는 가장 좋은 기업으로 평가됐다. 저가화장품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한류 붐으로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한국화장품의 선호도가 높은 것도 LG생활건강의 미래를 밝게 만든다.사업의 확장성이 높은 LG생활건강과 동일한 점수를 받은 계열사는 2차 전지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LG화학이다. 반면에 이동통신시장에서 만년 3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LG유플러스가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LG전자가 전자제품은 중국기업에 밀리고, 휴대폰 사업은 2G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에 실패하면서 사업이 축소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SK그룹은 사업규모 측면에서 보면 GS그룹, LS그룹 등을 떼어 준 LG보다 커지만 역사나 사업의 다양성 측면에서 LG그룹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1위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가장 좋은 직장으로 등극했고, SK건설이 LG유플러스와 동일하게 낮은 점수를 받았다.국내 건설시장이 포화돼 있고, 현대건설, GS건설 등과 비교해 경쟁력이 낮기 때문이다. SK그룹은 M&A성장하면서 통일된 기업문화를 창출하는데 성공하지 못했고, 계열사간의 사업유대가 낮은 점도 그룹 전체의 평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범현대가그룹에서는 국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가장 우량한 기업이었고, 금강산사업 등 대북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대상선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계열사였다.현대그룹은 해방 이후 한국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최고 기업으로 군림했지만 1997년 IMF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승계분쟁으로 그룹이 쇠퇴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2000년대 중반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호황을 발판으로 급성장했지만 품질논란, 연비과장, 국내소비자 홀대 등의 이슈가 제기되면서 흔들리고 있다.서울 잠실에 고층빌딩을 건설하면서 안전, 국방 등 다양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롯데그룹은 백화점, 할인점, 홈쇼핑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롯데쇼핑이 우수기업으로 평가 받았다. 롯데쇼핑은 범현대그룹에서 1위를 한 현대자동차, LG그룹의 LG생활건강보다도 우수한 기업이다.롯데그룹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롯데제과도 제과업계의 독과점업체로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어, 다른 그룹의 우량 계열사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례로 LG그룹의 1위 업체인 LG생활건강이 62점을 기록한 데 반해 롯데그룹의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롯데제과는 63점을 받았다. LG그룹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삼성그룹 창업자의 장남이면서도 그룹을 승계하지 못한 이맹희 회장의 장남 이재현 회장은 삼성의 일부 계열사를 물려 받아 그룹으로 성장시키는데 성공했다. CJ그룹은 그룹의 모체이며 주력기업인 제일제당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지만, 홈쇼핑업체인 오쇼핑이 58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CJ그룹이 홈쇼핑, 엔터테인먼트산업으로 사업의 초점을 이동하고 있지만 아직 크게 성공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CJ그룹은 삼성그룹과 상속권 분쟁을 겪는 와중에 터진 오너의 부정행위로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두산그룹은 국내 대기업으로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소비재사업에서 중공업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했지만 무리한 M&A로 성장통을 겪고 있다.일반인의 인식과는 달리 두산중공업 자체보다 두산중공업의 엔진사업부가 분사한 두산엔진이 가장 좋은 기업으로 등극했고, 그룹의 지주회사인 ㈜두산이 가장 부실한 기업으로 평가 받았다. 두산그룹도 형제간의 분쟁을 겪으면서 그룹 이미지가 훼손된 이후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한화그룹은 신재생에너지와 금융산업을 신수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구직자의 관점에서 보면 한화케미컬이 가장 좋은 기업으로 평가됐다. 반면에 생명보험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인수한 한화생명보험은 덩치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고, 성장성 차원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한진그룹은 물류전문그룹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이 가장 위대한 기업으로 평가 받았지만 다른 그룹의 최저 기업보다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가항공사의 등장으로 기존 대형항공사가 생존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진은 대기업의 계열사로 보기 어려울 정도인 48점을 기록해, 50점 이하를 기록한 10대 그룹 중 유일한 기업이다.LG그룹에서 유통과 정유사업을 갖고 분가한 GS그룹은 세간의 예측과는 달리 GS홈쇼핑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중국, 인도 등 주변국들의 정유설비 증설이 수요감소를 불러와 GS칼텍스의 사업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편의점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GS리테일은 골목상권 침해논란에도 불구하고 성장성과 경쟁력을 보유해 우량기업으로 평가됐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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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1972년 설립 후 1983년 건조량 기준 세계 1위 조선소로 등극한 이후 세계 1위 자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2002년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현대중공업㈜를 기반으로 금융, 정유,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그룹체제를 유지하고 있다.2015년까지 그룹의 매출을 100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달성가능성은 높지 않다. 현대중공업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1번째 DNA인 비전(Vision)을 목표(goal)와 책임(responsibility)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2015년 매출 100조원 목표로 사업추진 중현대중공업은 2002년 그룹에서 독립한 이후 지속적인 M&A로 덩치를 키웠다. 2002년 부도처리된 현대삼호중공업을 인수했고, 2008년 CJ그룹으로부터 증권관련 기업을 매입했다. 2009년에는 현대종합상사, 2010년에는 현대오일뱅크를 합병했다.과감한 M&A 결과 현대중공업은 조선, 해양, 플랜트 사업에 금융, 정유, 무역, 자원개발, 신재생에너지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종합그룹이 됐다. 2012년 현대중공은 창사 40주년 기념식에서 2015년까지 그룹 매출을 100조원으로 잡았다. 100조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점전략으로 사업다각화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 글로벌 경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경영체계 구축,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 등을 수립했다.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태양광, 풍력 등 그린에너지사업부를 현대중공업㈜에 신설했다. 현대중공업의 자료에 따르면 지속적인 사업다각화 노력의 결과 그룹 전체매출에서 조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50%수준에서 35%정도로 낮아졌다. 글로벌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머리글자로 경제성장률이 높은 신흥공업국의 통칭) 국가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브라질에 건설장비, 러시아에 고압차단기, 중국에 휠로더 공장을 준공했다. 브라질은 과감한 개혁과 정부주도의 경제정책으로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국가로 향후 성장전망도 밝다. 현대중공업이 창사 40주년을 맞아 과감한 목표를 세웠지만 주력사업인 조선에서의 불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2년부터 매출 성장세가 꺾였으며, 무리하게 인수한 계열사의 실적도 정체되어 있다.주력 계열사인 현대중공업㈜도 2012년 수주실적이 목표치의 60%대에 그쳐 실적우려가 현실화된 것은 아닌지 불안감을 던져 주었다. 2012년에는 현대중공업㈜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조선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징후다. 기업의 목표는 달성 가능한 수준에서 의지치가 반영돼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에서 목표를 설정할 때 오너의 과다한 의욕에 따라 이상적인 목표가 설정되기도 한다.강력한 의지를 반영해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과감성은 좋지만 무리하게 목표를 설정하면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달성 불가능한 기업의 목표에 대해 임직원이 냉소를 보인다. 목표가 임직원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해 달성되려면 현실적인 목표에 의지에 의한 가중치가 10%를 넘어서는 안된다. 현재의 주변환경으로 판단했을 때 현대중공업의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주력사업에서의 목표도 달성이 어려운데, 비주력 사업에서 목표를 달성하기란 더욱 어렵다.소비시장을 이끌던 선진국 경제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금융위기로 초래된 세계경제가 회복되기 보다는 2015년 대공항으로 갈 것으로 전망하는 경제전문가도 있다. 경제회복의 지연은 현대중공업의 주력인 조선업의 불황을 지속시킬 것이다. 목표달성이 어렵다면 무조건 밀어 부칠 것이 아니라 새롭게 달성 가능한 목표를 다시 설정해 임직원의 결속력을 다질 필요가 있다. ◇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을 목표로 상생 노력 중2012년부터 재계의 화두는 동반성장이다. 대통령선거기간 중에 경제민주화가 대두되면서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에 대한 정책적 전환이 불가피하고 국민여론도 대기업에 대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중소협력업체의 협력이 없다면 대기업도 성장이 불가능하다. 정부도 저성장의 늪에 빠진 국가경제를 살리고 고용창출효과가 높은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2012년 6월 현대미포조선은 지식경제부와 ‘대기업성과공유 자율추진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미포조선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도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을 위한 ‘현대중공업그룹 동반성장확산 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다.협의회에는 1, 2차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3차 협력업체까지 그 범위를 확대해 참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협력업체의 결제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동반성장 펀드를 조성해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통해 생산성향상과 원가점감도 하고 있다.현대중공업이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것은 그룹 CI의 의미와도 연관이 있다. 현대중공업의 CI는 초록과 금색의 삼각형 2개가 겹쳐 있는데 삼각형은 인류건축을 상징하는 피라미드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피라미드는 안정과 번영의 의미를 나타낸다.초록은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표현했고, 금색은 영원한 번영을 상징한다. 현대중공업이라는 글씨는 파란색으로 신뢰와 안정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부터 그동안 고수하던 높은 가격을 포기하고 수주확대 위주의 정책을 펼치면서 군소 조선회사들이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조선산업이 거대한 장치산업으로 수 천개의 협력업체와 연계하지 않으면 성정하기 어려운 생태계를 갖고 있다는 점도 중장기전략의 수립이 필요한 이유다. 현대중공업이 그룹의 CI까지 설명하며 동반성장을 강조하지만 아직까지는 파급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현대중공업이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가격경쟁을 벌이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중소 조선회사들의 경영난이 가중될 수 있다. 조선산업이 과다하게 팽창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잃어버렸지만 경착륙(hard landing)보다는 연착륙(soft landing)을 유도해야 생태계가 붕괴되지 않는다. 위기의 조선산업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정책자금의 투입보다는 구조조정이 우선돼야 한다. ◇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수립해야대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활동 자체를 폄하할 필요는 없다. 현대중공업을 포함해 현대그룹에서 분가한 그룹들이 5,000억 원을 출연해 2011년 아산나눔재단을 공동 설립했다. 재단은 사회양극화 해소와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이다.현대중공업은 이와 별도로 1,000억 원 규모의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을 출범시켰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의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창업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일자리창출을 위한 창조경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창조경제의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조경제를 과학기술과 ICT융∙복합으로 신산업과 신직업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일환으로 창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기존의 대기업 위주 경제정책으로 일자리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정부 스스로도 인정한 셈이다. 정부의 고민은 청년 창업을 활성화시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구상은 좋지만 청년창업을 활성화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청년들이 실패의 위험을 무릅쓰고 창업을 해야 하는데, 정작 젊은이들은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거나 안정적인 직업으로 불리는 공기업이나 공무원이 되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있다.사회경험이 일천한 대졸 실업자들이 사업화가 가능한 기발한 아이디어나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안정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기업가정신을 가지라고 다그치지만 효과도 없다.과거 DJ정부는 IT기술을 기반으로 창업을 독려해 부분적으로는 성공했다. 이제 아무리 한국의 과학기술과 ICT이 뛰어나다고 해도 청년들이 창업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ICT도 고용창출효과가 뛰어난 소프트웨어영역은 기술력이 없고, 하드웨어만 대기업 위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ICT도 모바일 인터넷이나 인터넷망 등 인프라는 훌륭하지만 이 인프라를 활용해 창업을 하고 사업화에 성공하는 것은 별개다.청년창업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아산나눔재단의 임무는 아니지만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재단을 출범시켰다면 구체적인 실천방안도 고민하라는 의미에서 현재의 상황을 설명한 것이다. 재단을 설립한지 오래되었지만 구체적인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재단이 진정으로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흉내 내기 식으로 자금을 출연해 재단을 만든 것은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 줄 필요가 높다. 대기업이 출연한 재단이 벤처기업활성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란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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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3한솔그룹(이하 한솔)은 이병철 회장의 장녀이자 이건희 회장의 누나인 이인희 한솔고문이 1991년 독립경영 선포 이후 삼성에서 계열 분리한 한솔제지에서 출발했다. 문어발식 경영으로 그룹을 확장했으나,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때 계열사 일부를 매각∙축소하면서 이인희 고문의 3남인 조동길 회장 체제로 전환됐다.최근 삼성그룹이 CJ그룹과 상속재산권 분쟁을 하면서 삼성그룹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한솔의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쟁 소송에서 이인희 고문이 이건희 회장의 손을 들어 줌으로써 얻은 반짝 효과로 보고 있으며, 향후 그룹성장은 삼성그룹과의 우호적인 관계가 지속되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예측한다. ◇ 한솔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 기업중견그룹인 한솔은 국내23개, 해외 16개 총 39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으며, 주요계열사는 표1와 같이 소재사업군, 솔루션사업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표1. 한솔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소재사업군 계열사는 한솔제지, 아트원제지, 대한페이퍼텍, 한솔홈데코, 한솔테크닉스, 한솔케미칼 등이 있다. 그룹의 핵심기업인 한솔제지는 1965년 설립된 새한제지공업을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이 인수한 것이다. 1968년 전주제지로 상호를 변경했다가 1992년 한솔제지가 됐다.한솔제지는 인쇄용지, 산업용지, 특수지를 제조∙판매하는 지류 제조/판매 전문회사다. 아트원제지는 1971년 설립한 삼성특수제지가 모태로 2009년 한솔에 편입되면서 상호가 변경됐다. 주요사업은 아트지류, MFC류, 백상지류, 특수지류 등의 생산∙ 판매다. 대한페이퍼텍은 2000년 동양제지를 설립해2006년 상호를 변경한 것이다. 주요사업은 골판지 원지 및 종이용지의 제조∙판매다.한솔홈데코는 1991년 설립된 전주임산이 모태로 2003년 한솔홈데코로 사명을 변경했다. 주요사업은 MDF, 마루바닥재 등의 생산∙판매고, 유통 및 해외조림,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한솔테크닉스는 1966년 한국마벨에서 출발해 2010년 한솔테크닉스로 상호를 변경했다. 주요사업은 파워모듈 부품, BLU제품, LED 잉곳/웨이퍼, 태양광 모듈 등을 생산∙판매한다. 한솔케미칼은 1980년에 설립해 제지약품인 라텍스, 정밀화학인 차아항산소다 및 BPO, 환경약품인 PAM등을 생산∙판매한다. 이들 기업 중 매출규모, 이익, 종업원 수 등을 고려해 한솔제지, 한솔테크닉을 평가대상으로 정했다.솔루션사업군 계열사는 한솔이엠이, 한솔신텍, 한솔CSN, 한솔개발, 한솔PNS, 한솔인티큐브 등이다. 한솔이엠이는 제지, 소각, 발전, 상수 등 플랜트전문기업으로 최근 4대강 사업 건설회사 중 처음으로 담합 사실을 인정했으며, 검찰조사를 받기도 했다.한솔CSN은 1994년 한솔유통에서 출발해 1996년 한솔CSN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주요사업은 제 3자 물류(TPL)사업, 국제물류사업, 물류컨설팅사업, 물류정보 시스템 구축 사업 등이다. 이 부문에서는 한솔제지와 함께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한솔CSN을 평가대상으로 삼았다.한솔은 2013년 9월부터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주회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한솔제지와 한솔CSN의 사업부분을 분할하여 투자부분을 한솔홀딩스로, 기존사업부분은 한솔제지와 한솔CSN로 신설하겠다는 구상이다. 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아 기업이 저평가됐는데,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지배구조가 튼튼해져 주식가치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도 있다. ◇ 삼성그룹과 유사한 인사제도를 운영 중한솔이 삼성그룹에서 분가한 기업이기 때문에 인사제도나 기업문화 등이 삼성과 유사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제조, 유통중심의 기업으로서 적합한 인재상, 인재양성전략을 수립해 제시하고 있다. 한솔의 인재상은 고객과 호흡하는 ‘고객지향성’인재, 창조성이 풍부한 ‘창조지향성’인재, 세계에 도전하는 ‘국제화지향성’인재, 팀웍을 발휘하는 ‘조직지향성’인재 등이다.자연, 문화, 인류의 만남을 통해 보다 나은 삶을 창조하자는 기업이념과 사람, 기술 미래라는 경영이념, 최고 품질, 새로운 도전, 개성 존중을 한솔인 정신이 인재상 정립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한솔은 일과 삶의 균형, 공정한 평가와 보상, 일을 통한 성장, 학습을 통한 가치향상이라는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경영성과 창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변화관리, 개인역량강화, 핵심인력육성을 인재육성원칙으로 하고 있다.또한 핵심가치, 리더십 역량, 전문역량, 일반 역량 등 4대 역량을 중심으로 21세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핵심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핵심가치는 창의력, 스피드, 고객지향, 세계화라는 공통된 DNA와 핵심가치에 관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과정이다.리더십 역량은 성과지향, 팀워크, 부하육성, 혁신추구 등 간부에게 필요한 역량 배울 수 있는 과정이다. 전문역량은 창의력, 실무스킬, 이론지식 등 성공적인 업무수행 및 목표달성에 필요한 역량을 배우는 과정이다. 일반역량은 책임감, 대인관계, 정직∙성실, 의사소통 등 사원이 갖춰야 할 기본역량을 배우는 과정이다.그룹차원의 역량개발프로그램을 찾을 수 없어 한솔제지의 사례를 참고했다. 한솔제지는 실질적인 역량개발을 위해 역량평가제도와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역량개발을 위해 본인과 부서장 공동책임원칙을 도입하고 역량평가에 반영한다.개인의 역량개발을 위해 연가 4회 기준의 최소 교육이수제도 도입하고 있다. 인재육성은 육성목적을 명확히 하고, 육성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제공하며 육성목적을 달성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프로세스로 진행된다. ◇ 그룹 계열사 대부분 성장이 정체되어 있어 미래 밝지 않아▲ [표2. 평가대상기업의 점수비교]한솔의 계열사 중 구직자의 입장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기업으로서 한솔제지, 한솔테크닉스, 한솔CSN 등 3개사를 정했고, 이를 국가정보전략연구소와 그린경제가 공동으로 개발한 10-Dimension Model로 평가한 결과가 표 2이다.한솔이 삼성그룹에서 분가한 후 의욕적으로 문어발 확장을 했지만 내실을 확보하지 못해 IMF외환위기로 부침을 경험했다. 한솔은 한솔제지를 바탕으로 제지관련 유관산업으로 확장을 시도했지만 제지산업 자체가 사양산업이고, 특별한 기술보다는 장치산업에 속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한솔제지는 제지업계의 1위 사업자로서 자리매김을 하고 있으며, 다른 계열사에 비해 급여도 높은 편이다. 한솔의 다른 계열사들이 무슨 사업을 하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것과는 달리 브랜드 인지도도 높다.다만 제지업 자체가 사양산업이고 기술개발이 정체돼 있어 자기계발 가능성이 낮고, 산업과 기업의 성장성도 높은 점수를 받기는 어렵다. 한솔제지의 사업이 국내에 한정된 로컬 기업에 불가하다는 점도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하기 어렵다.한솔테크닉스는 전자소재, 태양광, LED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와의 특수한 관계를 제외하면 설명하기 어려운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매출이 감소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도 적자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무엇보다 한솔테크닉스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투자한 태양광사업도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무선충전기 사업도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하기 이르다. 브랜드 인지도 등도 매우 낮아 이런 기업이 존재하고 있는지조차 알기 어렵다.한솔CSN도 한솔의 자체 물류사업을 하던 기업에 불과했으나 삼성그룹과 CJ그룹이 재산상속소송을 벌이면서 삼성그룹이 CJ그룹에 위탁하던 물류를 한솔CSN으로 돌리고 있어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매출규모로 국내 6위의 기업이기는 하지만 기업의 규모, 임직원의 수, 인프라 구축유무 등을 평가하면 메이저 업체로 성장하기는 쉽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어 결과에 따라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한솔은 중견그룹으로서 급여수준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중간수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한솔제지는 평균근속연수는 15.2년 1인 평균급여액은 5,300만원이다. 한솔테크닉스는 1인 평균근속연수는 7.4년, 1인 평균급여액은 4,800만원으로 한솔제지보다는 낮지만 근속연수를 고려하면 높다고 볼 수 있다. 한솔CSN은 1인 평균근속연수는 6.8년이고, 평균급여액은 4,100만원으로 외형적으로 가장 낮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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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1CJ그룹(이하 CJ)은 이병철 전 삼성 창업주의 사망 후 1990년 삼성그룹에서 분가한 제일제당을 모체로 한 기업집단이다. 이병철 회장의 장남이자, 동생인 삼성 이건희 회장과 경영권분쟁에서 밀린 이맹희의 아들 이재현이 회장으로 있다.분사한 후 사업다각화를 하면서 2002년 CJ그룹으로 개명했고, 2007년 지주회사체제를 갖췄다. 제일제당을 기반으로 식품, 유통, 엔터테인먼트, 물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최근 삼성과 경합을 벌여 대한통운까지 인수하면서 외형을 키웠고, 나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 CJ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 기업CJ의 계열사는 표1과 같이 지주회사, 식품 & 식품서비스, 신유통, 엔터테인먼트 & 미디어, 생명공학, 인프라 등 6가지 계열로 구분할 수 있다.▲ 표1. CJ그룹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먼저 지주회사인 CJ(주)는 CJ제일제당㈜, ㈜CJ오쇼핑 등 총 (국내)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식품 & 식품서비스 계열은 CJ제일제당(이하 제일제당), CJ푸드빌, CJ프레시웨이, CJ엠디원, CJ엔시티 등이 있다. 제일제당은 CJ의 모기업으로 설탕을 제조/판매한다.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삼성상회를 하다가 제조업에 뛰어들어 만든 기업이 제일제당과 제일모직이다. 초창기 일본에서 제조장비를 들여다 설탕의 국산화에 성공해 삼성그룹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기업으로 대표성을 띄고 있다. CJ푸드빌은 식자재유통을 한다. 이 중 평가대상 기업은 대표성을 감안해 제일제당을 선택했다.신유통 계열은 CJ오쇼핑(이하 오쇼핑), CJ GLS, CJ대한통운(이하 대한통운), CJ텔레닉스, CJ올리브영 등이다. 오쇼핑은 국내 최초의 39쇼핑을 인수해 사명을 변경했다. GS홈쇼핑에 비해 열세였지만 최근 시장점유율에서 우위를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신흥시장으로 진출을 하고 있으나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다.CJ GLS와 대한통운은 물류회사이다. 대한통운은 동아그룹의 부도 이후 법정관리, 금호그룹 등으로 주인이 바뀌었다가 CJ가 인수한 국내 대표적인 물류회사다. CJ올리브영은 잡화유통 체인전문기업이다. 이중 평가대상 기업은 오쇼핑과 대한통운으로 정했다.엔터테인먼트 & 미디어 계열은 CJ E&M, CJ CGV, CJ헬로비젼, CJ파워캐스트, CJ에듀케이션즈 등이다. CJ E&M은 방송, 영화, 공연, 음악, 게임개발/서비스 등 엔터테엔먼트 관련 사업을 하는 복합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해외영화를 수입/배급하고, 국내에서 영화를 제작/배급한다. 공연이나 음악사업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CJ CGV는 롯데시네마와 영화관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기업이다. 엔터테인먼트 & 미디어계열에서는 CJ E&M을 평가대상으로 삼았다.생명공학 계열은 CJ제일제당 바이오, CJ제일제당 제약이 있다. 이들 기업은 제일제당의 사업부에서 효소나 제약관련 사업이 분사된 기업으로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사업을 특화 시키기 위해 별도의 회사로 만들었지만 평가할 만한 가치는 없다고 판단했다.인프라 계열은 CJ시스템즈, CJ건설이 있다. CJ시스템즈는 그룹의 SI를 담당하는 기업이고, CJ건설은 건설회사다. SI업계는 삼성SDS와 LG CNS, SK C&C, 현대정보, 대우정보기술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CJ 시스템즈가 시장경쟁력을 가지거나 성장할 가능성은 낮다.건설도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건설사업부, LG건설 등이 막강하게 버티고 있어 CJ건설이 도약할 여지가 미약하다. 이런 이유로 CJ 시스템즈와 CJ건설도 평가하지 않았다. ◇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인재육성과 기업문화 창달에 높은 관심CJ는 글로벌 경쟁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 성과주의 문화를 도입했다. ‘제일 좋은 회사 – Winning Company’가 되기 위한 발판으로 성과주의는 채택했다고 한다. 성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직무등급체계, 기본연봉체계, 인센티브제도, 성과관리시스템 등의 제도를 정비했다.직무등급은 조직 내 직무의 상대적 가치를 평가하고 내부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의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제도를 바꾼 것이다. 인센티브는 회사의 성과, 개인의 성과에 따라 전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보상제도다.성과관리시스템은 회사의 비전달성, 전략실행을 위해 직원의 목표를 회사의 사업목표와 연계시키는 경영프로세스다. 전 임직원에게 보상을 확대하고 경력개발의 기회를 제공해 개인의 발전을 도모한다. 인재육성제도는 신입사원과 경력사원으로 구분된다. CJ Identity를 정립하는 그룹 입문교육, 프로젝트를 통한 업무프로세스를 체험하는 Only One Fair, 현업 OJT를 실시하는 각 사 입문교육, 입사 1년 후 CJ Royalty, CJ Pride 제고를 하는 Only One Camp 등으로 구성돼 있다.경력사원의 교육은 CJ History 및 핵심가치 실천 워크샵이 포함된 CJ Way, CJ사업 및 조직문화를 이해하는 CJ그룹 이해, 비즈니스 매너 및 CJ인으로서 기본과 원칙을 준수하는 일반과정이 있다.이 외에도 Leadership Development, Business Knowledge, SDL(Self Directed Learning), Global MBA & GEST, Sales & Marketing, 6 Sigma & Manufactory, Cyber Learning(WBT), Workplace Change(Action Learning) 등이 있다.Leadership Development는 그룹 리더계층의 리더십 역량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이고, SDL(Self Directed Learning)은 임직원의 역량개발을 위해 제공되는 다양한 학습자원을 이용한 자기학습프로그램이다. Workplace Change(Action Learning)는 조직 Business Issue 해결 및 Change를 위한 Action Learning Process를 말한다.CJ의 인재가 가져야 할 모습을 ‘강유(强柔)인재’로 표현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겸허하며, 핵심가치의 실천을 통해 궁극적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인재’를 의미한다고 한다. 강유인재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으며,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강유문화도 제시하고 있다. 강유문화는 유연함과 팀웍을 기반으로 궁극적으로 경쟁에서 이기는 문화이고, 동시에 강유인재를 육성하는 문화라고 밝히고 있다.경쟁에서 이기는 강유문화는 다음과 같은 3가지 기능을 한다고 주장한다. 첫째, 오픈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창의와 유연함을 북돋운다. 오픈 커뮤니케이션은 서로에 대한 존중과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를 기반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고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둘째, 끈끈한 팀웍을 기반으로 조화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어 낸다. 셋째, 강유인재를 키운다. CJ는 다른 대기업과는 달리 기업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에서 구직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 마케팅은 SK텔레콤, 연구개발 직무는 SK화학, SK케미컬이 구직자에게 유리▲ 표 2. 평가대상 기업의 성취도 비교 CJ는 삼성에서 분가한 이후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고, 실제 단기간에 크게 성장했다. 삼성에서 분가한 신세계, 한솔, 새한과 같은 방계그룹이 사세가 위축된 것과는 대비된다. CJ의 계열사 중 제일제당, 오쇼핑, 대한통운, CJ E&M 등 4개 기업을 평가했다.이 중에서 제일제당이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았고, 다음으로 대한통운이 우량기업으로 평가됐다. 오쇼핑과 CJ E&M은 시장지배력이나 혁신성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CEO 마인드/이미지, 기업문화, 윤리경영, 자기계발, 성장성, 수익성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구직자의 입장에서 보면 제일제당은 연구개발직무, 오쇼핑은 마케팅 직무분야가 다른 직무에 비해 유리하다. 대한통운은 국내 최고의 물류기업으로서 물류산업에서 물류기획이나 관리직무로 커리어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구직자가 관심을 둬야 한다.CJ E&M은 방송/게임/영화/공연/음악 등의 영역에서 기획이나 마케팅을 경험하고자 하는 구직자에게 훌륭한 직장이 될 것이다. 게임개발이나 영화/공연제작은 CJ E&M과 차별화되는 전문기업이 존재하기 때문에 개발자에게는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CJ도 외형적인 이미지보다는 기업의 혁신성이나 성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개별 계열사의 업무와 직무특성을 고려해 선택할 필요가 높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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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는 삼성에서 분가하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독특한 기업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실제 상당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금까지 진단한 CJ의 기업문화를 5-DNA 10-Element 성취도, 위험의 관리전략, 혁신전략의 관점에서 정리해 보도록 하자. ◇ 5-DNA 10-Element 성취도 분석▲ 그림 2-1. 5-DNA 10-Element 분석[그림 2-1]과 같이 CJ의 기업문화를 SWEAT Model의 5-DNA 10-Element의 관점에서 보면 사업(business), 성과(performance), 조직(organization) 부문에서는 중간 점수를, 비전(vision)과 시스템(system) 부문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사업은 제품(product)구성은 훌륭하나 시장(market)에 대한 마케팅전략이나 시장다변화 등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조직도 일(job)에 대한 정의가 없지만 사람(people)에 대한 투자의지, 인재중시 철학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비전과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기업의 목표(goal)가 불분명하고, 사회적 책임(responsibility)에 대한 외부적 활동도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비전은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그리고 선진화된 경영기법(methodology)의 도입이나 자사의 실정에 적합한 기업도구의 최적화에 대한 노력은 하고 있지만 구축이나 운영(operation)수준은 낮다고 볼 수 있다. CJ의 해명을 그대로 믿는다고 해도 최근 터진 관세포탈사건은 후진적인 시스템에서만 가능한 일이다.전체적으로 CJ도 SK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기업 수준에는 미달하지만 국내 대기업의 평균 수준 정도로 기업문화 혁신점수를 줄 수 있다. 어떤 영역도 글로벌 기업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구체적인 문제점과 개선점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지표(indicator)로 구성된 도구로 개별 영역을 측정해야 한다. 하지만 이 칼럼이 전반적인 수준과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상세한 논의를 생략한다.◇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전략▲ 그림 2-2.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기업문화 위험의 관리는 개별 DNA의 유기적인 조화도, 기업경영전략상의 중요도에 따라 표시할 수 있다. [그림 2-2]에서 원의 크기는 기업이 개선의 필요성을 느껴야 하는 체감도를 의미한다.기업문화관리 차원에서 보면 무시할 수 있는 위험은 성과뿐이고, 조직과 사업은 관리 가능한 위험에 포함된다. 비전과 시스템은 받아들이기 어려움 위험, 즉 개선이 시급한 DNA에 해당된다. 또한 조직, 사업, 성과보다는 비전과 시스템을 우선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CJ는 미래산업이라 불리는 유통과 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사업으로 방향을 잡은 점, 다른 기업에 비해 기혼을 포함한 여성인력 활용정책, 외부 환경변화에 순응하면서 적정한 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높게 평가할 수 있다.CJ 기업문화의 과제는 비전에서 기업의 정체성에 맞는 목표의 수립과 사회적 책임의 이행, 시스템에서 경영도구의 최적화 등이다. 일반적인 개념의 시혜적 차원의 사회적 책임보다는 협력업체, 소비자에 대한 합리적인 대우를 고민해야 한다. ◇ CJ가 채용하고 있는 혁신전략▲ 그림 2-3. SWEAT Model로 분석한 CJ 기업문화독창적인 기업문화 혁신모델인 SWEAT Model로 분석하면 CJ의 기업혁신방법은 서비스기업이 채용하는 ‘역(逆) E-Type Model’을 채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진행 중이다.SK가 비전에서 사업, 성과로 이어지는‘S-Type Model’을 채택하는 것과 반대로 비전에서 조직, 성과로 향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식품가공의 기존사업과 유통, 엔터테인먼트 등 새로운 주력사업이 어떤 자원보다 사람을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선택이라고 본다. CJ의 ‘역(逆) E-Type Model’은 경영진이 기업문화의 형성과 변화를 의도했다고 보기보다는 업(business)의 특성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이되는 과정을 거쳤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왜냐하면 현재까지 CJ의 기업문화를 보면 경영진이나 오너가 주도하고 있다는 징후를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력한 리더십의 부재, 조직 내부의 권위체계나 일관된 경영전략의 미확립 때문이라고 본다. 여러 경로를 통해 CJ직원과 면담하고 사업적 체험을 한 결과 직원들은 아직도 도전과 창의의 내면적인 변화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단지 관리에 매몰되어 있는 삼성직원과는 달리 좀더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가지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여전히 관리문화에 기반하고 있다. CJ의 직원을 다른 유통, 엔터테인먼트 경쟁기업과 비교해 보면 지식적인 측면이나 일에 대한 태도가 탁월하기보다는 비슷한 수준이다. CJ의 성과는 다분히 내부혁신과 역량강화보다는 외부적 환경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한 사업 때문 이라고 봐야 한다. 기업문화 혁신이 완성된 형태가 아니고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봐야 한다. CJ가 글로벌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SWEAT Model에서 제시하고 있는 완전한 형태의‘역 E-Type Model’의 기업문화로의 혁신이 필요하다. 사업혁신도 현재와 같은 정체성 없는 업종의 확장이 아니라 가치사슬(value chain)상의 새로운 프로세스(process)를 추가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이를 강화시킬 수 있는 시장다각화를 해야 한다. 그리고 위에서 제시한 과제이행과 보완에 역점을 둬야 한다.현재 미완인 기업문화혁신의 결과에 따라 CJ의 미래가 달렸다고 본다. 앞으로 이재현 회장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 CJ를 이끌어 나가는지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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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의 기업문화를 평가하면 비전(vision)과 마찬가지로 취약한 DNA가 시스템(system)이다. 시스템은 단순히 ‘업무를 정보화한 IT(information technology)체제’로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모든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을 말한다.CJ는 삼성의 관리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어 삼성이 하고 있는 경영도구를 도입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다. CJ는 삼성의 시스템을 무조건 복사(copy)하는 것이 아니라 선진화되고 검증된 시스템을 CJ업무에 최적화하여 구축하기 위해 CJ시스템즈라는 IT계열사를 만들었다. CJ시스템즈가 이런 역할을 수행하기는 했지만 평가는 엇갈린다. CJ의 시스템을 경영도구와 운영 관점에서 진단해 보자.◇ 사이버토론방과 같은 열린 시스템으로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어떤 기업이나 도입하는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자원관리),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계관리),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관리), KMS(Knowledge Management System, 지식관리시스템) 등의 IT 시스템은 일관화된 패키지로 되어 있고, 독창성을 찾을 수 없어 비교하기 어렵다. 따라서 CJ가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시스템인 사이버 토론방에 대해 평가해 보자.한국은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불문하고 억압적이고 군대식 위계질서가 존재해 커뮤니케이션도 상의하달(top-down)이 일상적이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은 구호에 불과하다.직급제도를 폐지한다고 연공서열에 길들여진 직원들이 하루아침에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것은 더욱 아니다. 아마도 이런 고민 때문에 오프라인이 아니라 온라인 상의 사이버 토론방을 활성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소위 말하는 24시간 365일 직원 누구에게나 ‘열린 시스템’으로 사이버 토론방을 개설한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해 무기명으로 의견을 개진하도록 하고 다양한 주제, 익명성까지 보장했다.결과적으로 격의 없는 토론문화를 창출했고, 자체적인 평가는 성공적이다. 다양한 의견이 올라오고 조직 내부활력이 생겼다고 한다.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해 ‘싱글’이라는 자체 토론방을 갖추고 있는 삼성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다. 토론의 주제가 제한되어 있고, 민감한 의견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기 때문이다. 오너에 대한 의견, 노조문제,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 공정위 조사방해 등과 같은 주제는 자유로운 토론의 대상이 아니다.삼성이 익명성을 보장하지 않고, 부정적인 의견을 올린 직원을 인사조치 해 창의적 사고를 유도할 내부갈등을 원천봉쇄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CJ의 사이버토론방도 분명 제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기업과는 달리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점만은 차별성으로 볼 수 있다. 인터넷 세상이 통제와 감시가 없기 때문에 활성화되고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CJ의 사이버토론방이 아직 미흡만 부문이 있겠지만 수정∙보완하면 기업 내부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정보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기업의 신뢰다20여 년 전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 은행에 다니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친구의 얘기는 매일 일과를 마감하고 정산을 하는데, 10원만 틀려도 퇴근을 하지 못하고 밤새도록 정산을 다시 한다는 것이다. 그냥 누가 10원을 내고 빨리 퇴근하면 되지 않느냐는 핀잔에 금융업이라는 것이 1원의 100분의 1인 1전(錢) 단위까지 틀려서는 안되고, 신뢰를 먹고 사는 업(業)이라는 말을 듣고 존경심이 우러났다.정보시스템은 20여 년 전의 금융업이 전 단위까지 계산하는 차원을 넘어 100만분의 1단위까지 정확하게 맞아야 한다. 그런데 최근 CJ의 시스템에 대한 신뢰성에 타격을 가한 사건이 터졌다. CJ 제일제당이 2011년 삼겹살 가격이 급등할 때 무관세로 수입해 판매하고 남은 분량이 25%임에도 불구하고 10%이하로 신고해 2012년 수입분에 대해 할당관세 50억 원을 탈세한 혐의로 서울세관에 의해 고발당했다. CJ측은 불량품이라 반품하려고 저장해 둔 것이라고 하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현재 중소기업을 포함해 대부분의 기업은 ERP라고 하는 기본 업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CJ도 마찬가지이다. 원자재 구입, 창고보관, 가공, 판매, 재고관리 등 모든 업무가 ERP로 통제되고 관리된다.창고의 재고관리도 과거 수작업으로 할 때는 선입선출(first-in first-out)의 변명이 통용되었지만 현재는 바코드(barcode)나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Tag로 최저 포장단위까지 관리하기 때문에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특히 CJ는 유통∙물류기업으로서 지식경제부의 지원을 받아 최고 선진화된 관련 시스템을 개발∙운용하고 있다. 2000년대 초 기업들이 ERP를 도입할 때 가장 큰 고민은 이중장부의 관리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기업들이 분식회계뿐만 아니라 이중장부를 사용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나는 내부용, 다른 하나는 세무서 신고나 외부 발표용이다. 이중장부는 매출과 이익의 조작을 가능케 해 탈세나 주가관리에 도움이 된다. CJ가 ERP가 구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고관리, 무관세 제품과 일반제품을 구분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ERP, 창고관리, 유통물류시스템이 정교하게 구축되지 않았거나, 제대로 구축되었지만 관리수준이 낮기 때문일 수 있다. 또한 근본적으로 업무처리 시스템에 실적 집계와 계산이 오류가 있다고 볼 수 있다.어떤 경우가 문제라고 해도 CJ가 발표하는 매출, 이익 등에 관련된 수치에 신뢰성을 부여하기 어렵다. 비상장사라면 세무당국과의 문제이고, 상장회사라면 세무당국뿐만 아니라 채권자, 주주까지 이해관계가 얽힌다.잠재적 오류가 존재하는 수치에 따라 주식가격과 채권할인율이 정해진다면 이해관계자에게 심각한 위협이 된다. CJ의 경영진이 자본주의 시장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문제라고 인식해 대처하지 않으면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검증된 경영기법은 경영도구 도입과 운영효율부터CJ가 삼겹살 재고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시스템의 구축수준이 낮아서였다면 검증된 경영도구를 도입하지 못한 것이다. CJ가 나름대로 검증된 삼성의 경영도구를 도입하려고 시도하였던 것은 훌륭한 선택이다.삼성에서 도입한 시스템이라면 묻지도 않고 무조건 OK라고 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의 직원 수준과 CJ 직원의 수준이 다르고, 업무의 속성도 차이가 존재하면서 실제 경영도구의 도입효과가 다르게 된 것이라고 본다.과거 10여 년 전 CJ가 사업다각화를 하고 조직을 정비하면서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던 시절이 생각난다. 삼성이 도입했다고 하는 시스템의 판매하거나 구축하는 회사를 불러 프리젠테이션을 요구했다.시스템이 마음에 들기는 하는데, 예산이 적고, 업무가 다른데 기대효과가 나겠느냐 질문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의 결과로 본다면 문제는 예산이 아니라 기업문화의 차이와 직원의 업무수준이었던 셈이다.CJ가 가진 강점 중 하나는 삼성과 마찬가지로 주어진 여건 하에서 운영의 최적화를 달성했다는 점이다. 같은 기계라도 고장 없이 잘 돌리고, 동일한 수준의 직원이라도 더 열심히 일하게 하는 것이 운영효율이다.CJ의 사업구성이나 마케팅전략이 경쟁기업과 차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내고 성장을 하고 있다는 점은 운영혁신을 빼고 설명하기 어렵다. 관리에서 기반한 원가절감이나 프로세스관리가 낭비의 요인을 없애고 실수를 최소화하여 경쟁력을 확보하게 만들었다. 이런 점에서 CJ의 기존 사업은 도전과 창의보다는 관리문화가 더 어울린다. 운영혁신을 내부 업무절차의 체계적인 감시와 감독의 결정판이라는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CJ 성장의 디딤돌이 되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인력운영 효율성은 인사제도에 대한 신뢰에서 출발한다. 취업포탈 인쿠르트가 2012년 7월 3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생각하는 자사 인사제도의 문제점은 ‘진급대상 선정이나 기준이 모호하다’가 60%로 가장 높았고, ‘진급 자체를 잘 시켜 주지 않는다’가 10% 순이었다.CJ의 인사시스템도 현재의 사업구조와 외부환경의 변화에 따라 유사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기업의 성장이 정체되고, 경제가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아무리 합리적인 인사제도를 개발한다고 해도 제도에 대한 불만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외부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전략은 ‘Deep change or Slow death’이다. 이 용어는 미국의 경제학자인 E.Quinn이 주장한 것으로 ‘근원적 변화가 아니면 점진적 죽음만이 존재한다’는 의미다.기업이 변화의 역량이 남아 있을 때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효과가 있다. 적절한 타이밍(timing)을 놓쳐 반응적 대응을 할 경우 효과가 미지수이며, 시기를 놓쳐 위기상황에서 대응을 할 경우 성공확률이 낮아진다. CJ도 외부환경의 변화에 따라 사업의 본질과 직원의 본원적 경쟁력에 대해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할 때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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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CJ의 조직(organization)도 삼성의 기업문화에 젖은 직원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나 CJ는 이미 변화기 어려운 거대 공룡인 삼성과 달리 새로운 기업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CJ도 삼성이나 국내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일(job)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배분은 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일에 대해서 자세하게 논의하기 보다는 성과를 내고 있는 사람(people)의 변화노력을 평가해 보자.◇ 수평적 조직, 높은 여성인력 활용도는 모범적CJ가 조직을 바꾸기 위해 처음 한 것이 직급호칭의 폐지였다. 수직적 조직을 수평적 조직으로 만든 것이다.직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으로 이어지는 직급은 조직 내부의 권위주의를 정착시키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방해한다. 군대식 문화가 광범위한 한국의 기업은 직급에 따라 책상 배치와 회식자리의 위치도 정해진다.직급이 높거나 나이가 든 직원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감도 없잖아 있지만 직급 호칭의 폐지 이후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조직문화가 많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되었다. 근무복장도 천편일률적인 정장에서 자유로운 복장을 장려해 창의적인 사고가 조직전반에 퍼지도록 했다고 하지만 아직 정착되지는 않았다. 복장만 봐도 어느 기업에 다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한국 직장인의 복장은 천편일률적이다. 아무리 자유로운 복장을 입으라고 해도 윗사람의 눈치를 본다. 최근 여름철 전력난을 이유로 반바지 차림을 권장한 서울시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삼성을 뼈 속부터 바꾸겠다’고 하면서 소위 말하는 7∙4제를 도입했지만 정작 유연한 근무시간을 전사로 확대 시행한 기업은 CJ였다.전시행정의 표본인 삼성의 7∙4제는 사라졌지만 출근시간을 선택할 수 있게 한 탄력근무시간제는 오히려 더 활성화되고 있다. 업무특성을 고려해 부서별로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게 함으로써 직원의 근무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CJ조직의 특성은 식품, 유통, 엔터테인먼트 등 여성인력의 활용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우수한 기혼여성을 활용하려는 의도에서 유연근무제도 도입됐다.다른 그룹에 비해 여성간부의 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이들의 창의성과 섬세함이 기업의 성과에 대한 기여도도 높다. CJ직원을 평가할 때 남성보다는 여성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창의적 사고의 산물로 인식되는 포장밥인 ‘햇반’과 멀티플렉스인 ‘CGV’등도 우수한 직원을 꾸준하게 관리하고 배려해온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홈쇼핑 인수, 게임개발사 운영, 영화제작 투자 등에서 성공도 사업의 창의적 선택이라기 보다는 CJ사람의 역량이 잘 발휘된 것이라 볼 수 있다.21세기가 여성의 시대이고, 창의의 시대라는 점을 잘 간파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열린 인사철학과 최고의 인재상CJ의 인사철학은 3가지로 ‘최고를 추구합니다’, ‘즐겁게 일합니다’, ‘인재가 성장합니다’ 등이고 인재상은 ‘CJ Value를 공유하면서 유연하고 오픈 마인드를 갖고 있으며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다. 모든 기업이 ‘최고를 추구한다’고 하니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고, ‘즐겁게 일하고’, ‘인재가 성장한다’는 철학은 마음에 와 닿는다. 성과를 강조하면서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는지는 의문이다. 균형된 성과주의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국내 기업들은 성과를 강조하면 할수록 직원간의 유대감은 떨어지고 조직의 활력도 사라진다.성과배분이 공정하게 집행되더라도 직원 간의 위화감이 조성돼 분위기는 삭막해진다. 성과를 중시하면서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어렵지만 묘안을 찾아내야 한다. 인재를 성장(growth)시키겠다는 의지는 좋지만 ‘어떻게, 무엇을, 어떤 방향’으로 성장시킬 것인지는 다른 이슈다. 쉽게 말하면 기업은 직원에게 ‘조직지향적 지식’을 습득하라고 하지만, 직원은 ‘시장지향적 지식’을 배우기 원한다.조직지향적이라는 말은 ‘특정 조직에 한정되었다’는 의미고, 시장지향적이라는 말은 ‘특정 조직이 아니라 다양한 조직에 통용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좋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기업이 내부직원의 역량개발을 등한시하고, 필요한 인력은 경력직 채용으로 충당하고 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기업도, 직원도 성장에 대해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언제 떠날지도 모르는 직원에게 투자를 하기도 어렵고, 직원의 입장에서는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데 당장 성과에는 영향을 미치지만 너무 조직 특화된 지식축적에 열정을 쏟기 쉽지 않다. CJ의 인재개발팀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라고 본다. 경영진의 인사철학을 무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실천하기도 어려운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처지일 것이다.개인적인 판단으로도 CJ경영진이 풀기 어려운 ‘화두(話頭)’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이 화두를 해석하고 직원들을 이해시키느냐에 따라 CJ의 인사철학이 구호로 끝나느냐, 아니면 기업철학으로 자리매김하느냐가 결정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각종 자료를 보면 ‘only one’이라는 말이 많이 등장하는데 ‘대체될 수 없는 인재’라는 의미라고 한다. ‘최고’라는 말이 막연하고 모호하다는 비판에 대해 만든 용어로 보인다.직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 줄 수는 있지만 과연 CJ의 직원들 중 몇 퍼센트나 ‘only one’이라고 평가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앞으로 ‘only one’이 되기 위해 모두가 합심하자는 미래지향적 의지의 표현이라고 이해하겠다.◇ 직원이 건전한 사고로 행동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라CJ의 사업이 특별한 기술적 노하우나 뛰어난 직원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 제조와 유통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업(business)의 특성이 직원들에 배여 있다. 유통업은 대규모 자본을 밑천으로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사이에서 ‘정보의 격차(the gap of intelligence)’를 통해 이익(profit)을 창출한다. 따라서 정보의 은닉, 조작이 불가피하고 오히려 교묘한 조작은 장려된다. 유통기업들 대부분이 약탈적 관행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통업이 주력인 CJ도 예외는 아니다.사업을 하면서 항상 합리적이고 상대를 배려해야 한다는 엄격한 도덕적 규율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유통기업들의 행태가 정도를 넘고 있다. 기업의 사업이 건전한 사고와 행동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 않은데, 직원들만 닦달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지만 ‘착한 이익’을 내지 않으면 오히려 망하게 된다. 아무리 성과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존경 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사업을 건전하게 운영하는 방법을 직원들에게 이해시켜야 한다.그리고 건전한 사고로 무장한 직원이 업무를 매일 수행해야 한다. CJ가 성과를 중시하면서 직원들이 건전하지 않은 사고와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일반 제조기업보다 유통기업의 수명이 짧은 것은 기업의 건전하지 못한 철학 때문이다. 오너와 경영자가 말로만 ‘상생’과 ‘책임’을 얘기하면 영리한 직원들은 알아서 해석해 처신한다. 탐욕스러운 주인보다 하인이 더 악랄해지는 것은 인간세상 진리이다. 악랄한 하인을 통제하는 책임은 주인이 져야 한다.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는 말과 마찬가지로 하인은 도구로 쓰이고 버려지는 운명을 가진다. 기업의 오너와 직원의 입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이러한 기업문화로는 글로벌 기업이 아니라 국내 최고 기업도 될 수 없다. 경영자는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가 구호가 아니라는 점을 직원들에게 명확하게 인식시켜야 한다. 직원도 자신의 가치를 CJ의 가치와 연계시켜야 할 책임과 의무를 져야 한다.CJ가 새로운 기업문화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유연하고 오픈 마인드를 가진 인재상을 제시하는 것도 타당해 보인다. 기업문화를 직원에게 강요할 수 없다. 다만 직원들이 새로운 기업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줄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직원도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사유하는 인간이라는 점을 인식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성과주의 시스템도 직원들은 자신이 직접 지표개발에 참여하거나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었다고 느낄 때 자연스럽게 받아 들인다.경영자나 리더가 직관에 의해 결론을 내리지 말고 직원들 스스로 토론을 통해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직원은 일을 하고 싶어하는 동기를 부여 받고, 열정을 쏟아 내게 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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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의 성과(performance)는 기존의 사업보다는 새롭게 시작한 유통, 엔터테인먼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홈쇼핑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으며, 유선방송채널, 게임, 영화, 극장사업 등도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대부분의 내수업종이 경기불황으로 인한 소비감소, 소득 양극화, 원자재 가격의 상승 등 대내∙외적 악재 때문에 침체된 것과 대조적이다. 기업이 이익을 내지 않고 생존할 수 없고 위험을 관리하지 않고 안전(security)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에 성과는 매운 중요한 요소에 해당된다. CJ가 성과를 지속하기 위해 건전한 이익(profit)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현재 대두되고 있는 다양한 위험(risk)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 수익성 있는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가치경영, 성과주의 도입과거 고도 성장기에는 매출 위주의 양적 성장을 중시했지만 현재 저성장기에는 이익 위주의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CJ는 저부가가치 식료품의 가공, 소비재 유통 위주 사업에 집중했던 것에서 고수익 위주의 엔터테인먼트, 복합유통, 산업물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구조의 변화관리를 위해 가치경영(value management)과 선진 성과관리(performance management)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가치경영이란 용어는 명확한 개념정의가 어렵고, 가치를 측정∙평가하는 기준이 무엇인지에 따라 경영전략이 달라진다. 가치의 종류는 장∙단기 가치, 유∙무형의 가치, 경제∙비경제적 가치 등이 있다. 가치경영에서 기업이 제시하는 가치가 단순해야 이해관계자를 쉽게 설득할 수 있으며,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CJ의 가치경영은 ‘수익성(profitability)’을 내세우며 일반적인 의미의 이익(profit)개념을 가치로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관점도 아니고 단기적 관점을 중시하고, 무형보다는 유형의 가치를, 비경제보다는 경제적으로 측정 가능한 가치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단순하다. 이해는 쉽지만 지속가능성장(sustainable growth) 측면에서 본다면 부정적이다.국내 기업이 선택하는 ‘성과주의’도 단순하다. ‘신상필벌(信賞必罰)’을 외치지만 잘한 것에 대한 상은 없고 실수에 대한 벌칙은 있는 성과주의라는 비난을 받는다.성과주의가 부정적인 인식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상후하박(上厚下薄)’때문이다. 오너나 최고경영자의 경영실패에 대해서는 너그럽고, 임직원의 성과부진은 가혹한 문책인사로 귀결된다. 성과주의라는 좋은 단어가 한국 기업에서 진정한 의미로 정착되지 못하고 구성원으로부터 불신을 받는 이유다.CJ도 이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게임, 영화, 스포츠 등의 엔터테인먼트분야에서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지만 영화와 극장사업이 포화상태로 정체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시장환경의 제약성으로 인해 성과주의라는 카드로 임직원을 독려하지만 의도한 실적을 내기 어렵다. 성과주의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균형성과지표를 개발해야 한다. 최근 많은 논의가 되고 있는 BSC(Balanced Scorecard)도 한국실정에 적합한 지표만 개발한다면 기업 내부 성과주의 정착에 큰 도움이 된다. 현재 CJ 내부에서 이해하고 추진하는 성과주의 시스템으로는 구성원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구호로만 성과주의를 외치지 말고 내부 구성원의 합의(consensus)를 반영한 제도여야 한다. ◇ 단순 가공, 유통만으로 고수익을 내는데 한계현재의 단순한 가공/유통으로 이익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 CJ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보면 2010년 11조 매출에 영업이익 8천억, 2011년은 13조 매출에 영업이익 9천억을 시현했다.매출액의 증가에 비해 이익률은 낮아지고 있으며, 당기 순이익도 7,900억에서 7,300억으로 매출증가와는 반대로 감소했다. M&A를 위한 차입금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점증하고 있어 재무구조에 대해 우려를 낳고 있다.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사업의 핵심 기업인 CJ E&M의 경우만 봐도 실속은 빈약하다. CJ E&M은 ‘방송, 음악, 영화, 공연, 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와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문화 트렌드를 리드하는 아시아 No.1 콘텐츠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매출의 50%는 수익성은 낮은 유선사업자에서 나온다. 매출비중이 낮은 유선방송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독과점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10년 오리온그룹의 온미디어를 인수하면서 매출액이 전체시장의 33%의 수준에 근접하자 한도를 36%로 높이고, 단계적으로 49%까지 허용하도록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시행령을 개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케이블 TV가입자 한도도 전체의 1/3수준인 340만에서 700만 명까지 늘리라고 한다. 중소 채널사업자 대부분은 이 요구를 반대하고 정부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또한 2012년 7월 현재 오뚜기, 풀무원 등 대기업을 포함해 CJ도 서민 식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계란 가격 폭리로 비난을 받고 있다. 2010년 말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닭 살처분이 많아졌다는 이유로 2011년 4월경 가격을 인상했다.그러나 2012년 들어 닭 사육 두수가 늘어나면서 초과 공급이 되었고 계란의 도매가격이 폭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CJ 등 대기업들은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가격을 올릴 때는 시장에 변화에 재빠르게 대응하고, 내릴 때는 다른 비용요인이 있다고 핑계를 댄다. 현재 CJ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식자재 가공 & 유통 등의 영역에서 독과점강화, 원자재 수입가격 담합 등 시장을 왜곡하지 않고 높은 이익을 보장받기 어렵다. 유통을 신유통이라고 하고, 단순 발효사업을 바이오산업이라고 지칭한다고 자연스럽게 높은 마진이 나는 것은 아니다. 본질적인 처방을 해야 한다.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해 소규모 유통기업, 유선방송사업자, 대규모 물류기업을 M&A를 하는 것도 오히려 수익성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 ◇ 일관된 기업문화 확립실패가 가장 위험하다CJ의 위험은 전방위적 무차별 영역확장과 이로 인한 일관된 기업문화 확립의 실패에 있다. 삼성의 관리문화에서 도전과 창의의 기업문화로 전이되고 있지만 완성 단계는 아니다.외형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영역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캐더링과 식당체인을 운영하는 푸드빌, 푸드시템즈, 물류를 하는 GLS, IT를 하는 시스템즈 등은 현재 CJ의 기업문화의 장점인 도전과 창의가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CJ가 모그룹이자 물류의 주요 고객인 삼성과 직접대결을 하는 모험을 하면서 대한통운을 인수하였지만 기업문화를 통합해 시너지(synergy)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한통운이라는 기업이 보수적인 사업성향과 강한 노조를 갖고 있어 도전과 창의의 CJ기업문화와 상충된다.대한통운이 갖고 있는 대규모 자산은 매력적이지만 기업문화 통합에 실패한다면 대한통운을 삼켰다가 혼이 난 금호그룹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기업문화 전문가들은 금호의 M&A전략도 미숙했지만, 8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대한통운의 강한 기업문화를 포용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본다. CJ라고 이런 문제점을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대한통운 외에도 오쇼핑 등 새로 인수한 기업들도 CJ의 기업문화가 성공적으로 이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CJ와 같은 신생기업들이 일관성이 없는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면서 무리하게 M&A를 하기 전에 기업문화 통합가능성을 먼저 측정해야 한다. 기업문화 통합의 어려움은 일관성이 없는 문어발 사업확장을 하는 국내 대기업에서 모두 나타나는 현상으로 CJ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과거의 문화를 버리고 새로운 문화를 도입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든다. 새로운 문화 컨셉에 맞는 사업을 추진한다면 훌륭한 실적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기업문화 창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CJ가 최근 새로운 기업문화로 내실성장을 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현재처럼 새로운 기업문화와 조화되지 않는 기업을 M&A하고, 말로는 도전과 창조를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관행의 답습과 담합을 한다면 ‘속 빈 강정’이 될 것이다.CJ의 계열사별로 이런 현상이 너무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목격하면서 안타까움이 절로 든다. 광고나 구호와 현장은 천양지차(天壤之差)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면서 최고 경영진의 기업문화 창달과 실천의지가 중요함을 다시 한번 더 실감하게 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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