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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의 시스템은 오랜 기간 동안 국내 재계 서열 선두권을 유지했던 LG그룹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경영도구를 단순히 ICT시스템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경영도구는 장기간 축적된 기업의 경영전략이나 경영노하우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시스템은 단순히 체계적으로 표현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LS는 LG그룹으로부터 분리 독립한 이후 LS만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LS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다섯 번째 DNA인 시스템(System)을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핵심가치를 구현하는 도구로서 시스템구축을 접근2003년 LG그룹으로부터 분리된 이후 LS전선은 원칙과 기본준수, 호기심과 유연성, 합리적 도전, 지속적인 혁신, 성과에 따른 보상 등 5가지 핵심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ERP구축을 시작으로 다양한 경영도구를 도입했다. 2004년 4월부터 SAP의 ERP솔루션인 mySAP ERP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해 2005년 7월부터 가동했다.LS전선은 ERP를 도입하면서 SCM(Supply-Chain Management), BW(Business Information Warehouse), HR(Human Resource) 등의 시스템도 동시에 정비했다. 소위 말하는 빅뱅방식인데, 당시에는 유행하던 방식이다.별도로 운영되던 모든 ICT시스템을 일시에 정비해 시스템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도입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빅뱅방식은 업무의 표준화 작업을 통해 비지니스 프로세스를 혁신할 수 있도록 만든다. SAP ERP는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선도기업 대부분이 도입했을 정도로 잘 개발된 솔루션이다. 많은 선진기업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업무 프로세스가 잘 정비돼 있고, 데이터의 정합성도 확보하고 한 솔루션이라는 의미다.SAP는 ERP뿐만 아니라 ERP를 기반으로 SCM, BW 등의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다. BW는 기존의 DW(Data Warehouse)와 같은 개념인데, SAP의 ERP 등으로부터 추출해 EIS(Executive Information System), DSS(Decision Support System), OLAP(On-line Application Processing) 등과 같은 BI(Business Intelligence) 솔루션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 뱅크(Data Bank)다.2000년대 초반부터 SAP가 BW를 적극적으로 홍보했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BI솔루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BW라는 개념 자체는 매우 훌륭했지만 SAP가 자체 BI의 꽃을 피우는 데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SAP 솔루션을 기반으로 ERP, SCM 등을 구축한 LS전선은 2008년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시스템을 구축했다. 고객을 세분화하고, 고객정보를 통합 관리해 영업업무의 효율성을 높였다.B2B사업을 주로 하고 있는 LS전선은 고객 수가 많지 않지만 고객중심의 영업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영업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CRM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대부분의 산업에서 공급과잉현상이 초래되면서 시장은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로 변경됐지만 한국기업은 협소한 국내시장에 안주하면서 공급자 위주의 영업관행을 포기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시장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1997년 외환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LS전선도 2008년이 되어서야 시장이 소비자 위주로 재편됐다고 판단한 것이다.국내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몇몇 기업들은 아직도 공급자 위주의 영업을 지속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생존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전선시장도 LS전선과 대한전선의 독과점 상태가 지속되면서 가격담합과 같은 다양한 부작용이 초래되고 있어 과연 LS전선이 시장변화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심받고 있다. 만약 소비자 위주의 시장에 최적화된 CRM시스템을 활용하지 않고, 기존의 영업관행을 고집하고 있다면 시스템 도입효과는 거의 제로에 가까운 것이다. 국내 기업들 대부분은 경영선진화 명목의 ICT시스템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도 단순한 업무자동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경영시스템의 구축은 업무전산화, 데이터 통합뿐만 아니라 선진화된 경영철학을 직원들에게 이식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직원들이 기존의 영업관행을 바꾸지 않고 고집한다면 경영시스템은 단순 업무처리 도구에 불과한 것이다. 최근에도 LS의 각종 부정행위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것을 보면 LS가 핵심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경영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늘렸지만, 직원들의 업무태도를 바꾸는 데는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이 물론 LS에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그룹, LG그룹,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상위권 대기업들도 경영시스템 따로, 직원들 업무관행 따로는 일상화되어 있다.경영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도 잘못이지만, 시스템구축을 리딩하는 컨설팅회사의 잘못도 크다. 솔루션을 판매하는 것은 솔루션의 기조에 깔린 경영철학을 전수해 주는 것인데, 이런 노력은 하지 않는다. 국내 ICT산업에서 솔루션개발이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정부의 지원보다는 관련 업계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들의 잘못이 더 크다. ◇ 소통을 기반으로 협업활성화 해 기업경쟁력 향상 LS 경영진은 조직 내부의 소통을 강조해 업무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1년 기존의 전자문서관리시스템(Electronic Document Management System, EDMS)의 고도화를 위해 콘텐츠관리시스템(Enterprise Content Management, ECM)을 도입했다.EDMS가 쌓아둔 내부문서를 관리하는 것에 그쳤다면 ECM은 문서의 관리뿐만 아니라 각종 협업기록까지 관리하고, 재활용까지 가능케 한다. 최근에는 ECM에 모바일 기기로도 접근이 가능하고, 동료들과 협업까지 할 수 있다. 현장에서 생산한 문서를 빠르게 접근하고, 협업이 중요한 건설업체나 제조업체에서 ECM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과 같은 SNS솔루션이 인기를 끌자, 기업용 SNS솔루션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데, LS_Nikko동제련도 그 중 하나다.LS_Nikko동제련은 본사와 현장 근로자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다우기술의 ‘오피스톡’을 도입했다. 그룹웨어와 연동해 지식 및 문서를 공유하기 위한 목적이다. SNS가 그동안 기업 업무포털이나 그룹웨어에서 사장됐던 메신저, 게시판기능 등이 활성화되고 있다.기업들이 자체 그룹웨어나 SNS솔루션을 구축하고 있지만, 직원들은 기업솔루션보다는 편리한 개인용 SNS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같은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소통도 경영진이 아무리 말로 강조해도 활성화되지 않는다. 직원들이 스스로 소통을 하는 것이 업무효율에 도움이 되고, 기업의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그룹의 경우 계열사, 기업 내부의 경우 부서, 본부, 팀별, 팀 내부에서는 개인간 거대한 장벽이 버티고 있어 정보나 지식이 소통되지 않는 사일로(silo)현상이 일반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현재 박근혜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정부 3.0’도 정부부처간 소통이 되지 않는 칸막이 현상을 타파하기 위한 목적에서 추진되고 있다. 보수적인 관료주의가 팽배한 대기업 조직도 칸막이 현상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LS의 경영진들은 소위 말하는 ‘대기업병’을 치유하기 위해서 소통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소통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마련에 고심하고 있다.ECM이나 기업용 SNS솔루션을 도입한다고 곧바로 소통이 원활해지는 것은 아니다. 삼성그룹에서 도입해 효과를 본 성과급제도가 소통을 막는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소통이 단기간의 제도나 구호보다는 직원들의 태도변화로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직원들의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직원의 자아성취를 돕는 차원에서 소통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직원들이 스스로 만족하고 일터가 즐거워야 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경영진이 LS를 진정한 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 일터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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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오너 1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오너의 역량이나 능력과 관계없이 오너가 신(神)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다.1심에서 법정 구속된 김승연 회장의 유죄판단 근거도 계열사 임원이 작성한 노트에서 ‘김승연 = 신(神)의 경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화는 개인차원의 구상일 뿐 강연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한화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5번째 DNA인 시스템(System)을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옥중경영과 시스템경영 사이에서 고민 중김승연 회장이 구속집행 정지를 신청하면서 심신상실 등의 이유를 제기하자, 검찰은 임원들이 구치소 면회를 통해 세밀한 지시를 받고 있어 사유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구속집행 정지를 결정했고, 5월말까지 1차례 연장됐다.항소심에서 1심보다 1년 낮은 징역 3년 형이 선고되었기 때문에 구속집행 정지기간이 종료되면 김승연 회장은 다시 수감돼야 한다. 대통령 특별사면이라는 가능성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상고심이 끝나야만 가능하므로 당분간 경영공백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화가 비상시국을 대처하기 위해 꺼낸 카드가 ‘옥중경영’과 ‘시스템 경영’이다. 옥중경영은 김승연 회장이 구치소나 교도소에서 주요 경영현안에 대해 보고를 받고 의사결정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김 회장은 1993년 외화밀반출로 2개월간 구속되었을 때도 주요 현안을 직접 처리했다. 이번에도 1심에서 법정 구속되었을 때 구속기간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는지 모든 현안을 직접 보고받았다. 하지만 이것이 자충수였다. 한화 창립 60주년 기념행사나 야구단 운영 등 세세한 부문까지 직접 지시를 내렸던 옥중경영이 유죄를 입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검찰이 구치소 면회기록을 무기로 김승연 회장이 신처럼 떠받들어지고 있으며 그룹의 모든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치소나 교도소의 면회내용이 기록되기 때문에 구속집행정지나 특별사면, 감형 등의 선처를 받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옥중경영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시스템경영으로 가야 하는데 과연 한화의 조직이 시스템경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비되어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전문경영인 체제가 이미 구축되어 있고, 김승연 회장의 아들인 김동관 실장이 주요 현안회의에 배석하면서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시스템경영을 정착시키기 위해 시나리오경영도 이미 도입했다는 주장도 한다. 시나리오경영은 삼성그룹이 처음 도입하면서 국내에 알려졌다. 외부환경이 급변하면서 대부분의 국내 대기업이 2000년대 초부터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 완전하게 정착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시나리오경영은 환율변동, 원자재가격변동, 국제정치역할관계 변화 등 외부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기업이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데 장점이 있지만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있다.시나리오경영의 요체는 발생 가능한 상황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느냐이다. 즉 시나리오를 잘 구성하지 못하면 시나리오경영은 형식적으로 운영될 수 밖에 없다. 외부환경에 대한 정보수집을 바탕으로 미래시장 예측능력을 보유하는 것이 핵심이다. 선진국 글로벌 기업들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보급하고 있는 글로벌정보경영전략(GIMS, Global Intelligence Management Strategy)를 도입하고 있는 것도 정보수집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환율을 예로 든다면 2013년 국내대기업은 원 달러환율이 최소 1$ : 1,200원대에서 사업계획을 수립했지만 이미 1,100원대 초반으로 내려가면서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달러와의 환율도 고민이지만 한국과 수출품목이 많이 겹치고 있는 일본이 엔화의 평가절하는 더 충격적이다.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엔화 약세를 용인하면서 대기업의 수출환경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 국제원자재가격도 계속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원유, 철강석, 석탄, 곡물 등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고 있어 선물투기를 한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시나리오경영이나 시스템경영이 말처럼 쉽지 않다. 한화도 김승연 회장의 부재를 시스템경영으로 커버한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이라크 등의 해외사업에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해 사업진척이 더디다. 재판결과를 낙관해 미리 준비하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구속된 점도 시나리오경영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을 나타낸다.국민의 법 감정이 사법부에 우호적이지 않아 대기업 총수의 범죄행위에 관대하게 판단하던 재판부의 정책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결과다. 시나리오경영을 하려면 GIMS로 외부환경변화에 대한 정보를 수집, 분석해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글로벌 ERP 등 다양한 시스템 정비로 경영혁신 활동한화는 경영도구(methodology) 도입의 일환으로 전사자원관리(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 공생전략시스템 등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계열사별 중장기 정보화전략계획(ISP, Information Strategy Planning)에 따라 ERP를 도입하고 있다.ERP는 국산 솔루션보다는 글로벌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는 SAP 솔루션을 선택했다. 경영의 투명성과 계열사별 통합 등을 염두에 둔 결과다. ERP는 도입하면서 선진경영기법을 체험할 수 있고,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도 가능해 대기업이 경영혁신을 위한 시스템 도입 시 가장 먼저 선택한다.한화가 정비하고 있다는 공생전략시스템은 매우 생소한 용어인데, 대/중소기업 공생발전을 위한 시스템이라고 한다. 솔루션으로 구축된 시스템이라고 보다는 의사결정체제라고 보여진다. 협력업체를 지원하고 상생을 위한 실천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신사업도 중소기업의 업종을 침해하는지 그룹차원에서 검토한다. 정기적으로 계열사들의 사업포트폴리오를 리뷰(review)해 문제가 없는지 점검한다.MB정부가 대기업 프렌들리 정책을 가속화하면서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영역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문제가 발생하자 내 놓은 대책이라고 보인다. 실효성만 있다면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에도 부합하는 시스템이다. 몇 가지 눈에 띄는 시스템을 제외하면 한화가 다른 기업과 비교해 특화된 경영도구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한화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보장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비해야 한다.기업은 잘 나가고 이익이 많을 때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영자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잘 되는데’라는 사고를 가지고 투자를 하지 않는다. 시스템은 직원 개개인의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자동적으로 점검하고 위험(risk)을 감지해 알려 준다. 시스템으로 위험을 관리하고 조직을 통제해야 한다.시스템을 도입한다고 시스템경영이 자연스럽게 정착되는 것은 아니다. 시스템의 운영(operation)능력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경영도구를 도입한다고 해도 이를 운영하는 직원들의 능력, 규정과 프로세스를 지키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도입한 시스템이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된다.한화도 M&A로 성장하기는 했지만 체계적인 운영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지는 못하다. M&A로 체질을 바꾼 두산과 마찬가지로 오히려 인수한 대우나 신동아의 계열사들이 기존의 계열사보다 더 훌륭한 운영능력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경영혁신활동이 내부의 역량에 의존하기보다는 외부의 충격에 의한 경우가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한국 속담에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밀어낸다’는 말이 있는데, 부정적으로만 해석할 필요가 없다. 기업문화 혁신활동을 할 때 이 말을 많이 사용한다.굴러온 돌인, 인수한 기업들의 운영능력을 연구해 그룹에 확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부적으로 아무리 노력해도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의 충격을 활용하는 것이다. 운영혁신도 기업문화 혁신에서 가장 바꾸기 어려운 요소(element)들 중 하나다. 기업문화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지속성(sustainability)이 필요한데, 하루 아침에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를 가져야 한다.전(前) IBM 회장인 루 거스너는 “기업문화는 고무줄과 같아서 변화하는 방향으로 계속 당겨야 한다. 어느 순간 손을 놓아 버리면 원래 자리로 되돌아가거나 오히려 악화되기 때문이다.”이라고 말했다. 기존 기업문화에 익숙한 직원들이 저항하는 것은 기존을 것을 버려야 하는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다. 저항이 강렬하고 기업문화혁신이 실패하면 관성(inertia)에 의해 조직은 과거로 돌아간다. 한화가 비전 202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다른 대기업이 도입한 시스템을 일방적으로 선택하기 보다는 한화의 기업문화를 잘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찾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국내 대기업의 기업문화를 진단하면서 놀라는 점은 대부분 동일한 시스템을 아무런 고민 없이 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이렇게 도입한 시스템이 도입비용에 비해 제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만 놀랄만한 일이 아닌 것이다. 한화는 SK그룹이나 두산그룹과 마찬가지로 성장전략을 M&A로 삼고 있기 때문에 시스템에 대한 고민을 더욱 깊게 할 필요가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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