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기업과 화이트기업] (22)자유로운 기업문화와 단기간 독립가능 등도 블랙기업의 홍보문구… 출산휴가도 알아서 퇴사하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관행
민진규 대기자
2016-05-23 오후 3:27:40
블랙기업은 사람을 중시하는 기업문화, 자유로운 기업문화, 단기간 독립가능, 직원 친목회 활성화, 연 1회 이상 건강진단, 신입사원 연수가능, 자동차 통근가능, 육아/출산휴가 가능 등을 고용조건으로 내 건다.

광고 내용만 보면 블랙기업이 아니라 화이트기업에 해당된다. 하지만 광고내용만 신뢰하면 블랙기업을 선택하게 된다. 

한국에서 자유로운 기업문화를 갖춘 기업은 찾기 어려워

최근 기업문화라는 말이 경영학에서 화두로 대두되면서 기업문화를 사용하는 기업이 많아졌다. 국내에서 기업문화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정의하는 사람도 없지만 기업문화를 중시하면 화이트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기업문화가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블랙기업은 사람을 돈을 버는 도구로 사용하고 버리기 때문에 사람을 중시하는 기업문화를 갖췄다고 강조한다.

직원은 어차피 일회용이기 때문에 중시할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자유로운 기업문화라고 강조하는 것도 자유가 없는 기업문화기 때문에 자유롭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한국기업에서 자유로운 기업문화가 있는 기업을 찾기는 어렵다. 화이트기업이라고 인정받는 기업들조차도 조직에서 개인의 행동은 자유롭지 못하다.

회사에서 노하우와 경험을 축적해 단기간에 독립이 가능하다고 강조하는 기업도 있는데, 이는 적당한 나이가 되면 알아서 나가달라는 의미다.

어떤 기업도 직원들이 내부의 노하우와 경험을 축적해 독립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독립해 나갈 경우 동종업계에 경쟁자가 하나 더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연하게 독립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가르쳐 주지 않겠지만 준비가 되지 않았더라도 성과보다는 급여를 더 많이 받는다고 생각할 때 그만두는 것이 피차 얼굴 붉힐 일이 없다는 것이다.

대기업에서도 고참 차장이나 부장급에 해당되는 말이다. 한국 대기업도 월급만 축내는 부장이 되면 다양한 핑계를 만들어 퇴사하도록 강요한다. 

직원 친목회도 자아비판을 위한 토론의 장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많아

어떤 기업은 기업 내부의 분위기가 좋다는 것을 직원 친목회가 활성화됐다는 것으로 입증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화이트기업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다.

일본 기업들은 직원 친목회를 직원간의 화합을 위한 목적으로도 활용하지만 근무 중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토론을 주로 한다.

따라서 친목회가 자아비판을 위한 장이 되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최대 자동차제조업체인 도요타자동차의 경우도 친목회와 유사한 분임조 활동이 활발한데 수당을 주지 않고 직원들을 근무시키는 제도라는 비판이 거세다.

한국 기업에서도 친목회가 본연의 목적보다는 회사의 업무 연장선으로 열리는 경우가 많다.

1997년 IMF외환위기 이후 대기업들도 직원들을 육성하기 보다는 경력직원을 채용하는 정책을 선호하고 있다. 직원을 교육시키는데 비용을 투입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신입사원의 연수를 제대로 하는 기업도 없지만 대기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신입사원에게 연수를 시켜준다고 말하는 기업은 블랙기업일 가능성이 높다.

경력직이나 필요한 기능을 갖춘 직원을 채용해 현장에 배치하기도 급급한데, 연수를 시키는 것은 직원들을 단기간에 세뇌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다단계 회사는 신규로 채용한 직원들을 산 속이나 외진 연수원에 며칠간 합숙시키면서 단기간에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영업을 가르친다.

 세뇌된 직원들은 부모의 간섭과 통제를 벗어나기 위해 집을 나와 동료들끼리 합숙하면서 고가의 건강식품이나 상품을 팔기 위해 노력하지만 빚만 지게 된다.

카드를 만들어 자신이 구매하고 탈퇴자를 서로 감시하는 비정상적인 영업을 한다. 연수기간 중 탈퇴를 할 경우 어떤 불이익이 생기는지도 보여주기 때문에 겁에 질려 퇴사를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자동차 통근 가능이나 차량소지자 우대도 블랙기업의 대표적 광고문구

대규모 공장의 경우 생산직원들의 통근버스로 출퇴근 시키는 경우가 아직도 남아 있다. 수십 대의 통근버스를 운행하는 것 자체가 우량 기업이라고 인식되기도 한다.

하지만 중소기업일 경우에는 통근버스가 없기 때문에 자동차로 통근이 가능하다고 광고한다. 실제 직원이 알아서 자동차로 출퇴근을 해야 하며 차가 없을 경우 지원하지 말아달라는 의미이다.

영업직원을 뽑는 경우도 ‘차량 소지자 우대’나 ‘운전면허증 소지자 우대’라는 광고를 많이 하는데 자동차 통근 가능과 동일한 뜻이다.

영업을 하는데 차량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데 차량이 필요하다는 것은 물건을 파는 영업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건을 싣지 않아도 될 경우에는 차량 소지자를 우대할 필요가 없다. 직원에게 차량을 갖고 와서 영업을 하라는 것은 기업이 차량을 구입할 여력조차 없다는 것이다.

영세한 기업이거나 악덕기업이 아니라면 기업이 영업을 하는데 필요한 차량을 구입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출산휴가도 알아서 퇴사하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관행

육아/출산휴가가 가능하다는 내용에 대해 여성 구직자들이 좋게 평가하는데 여성을 우대한다는 광고문구와 같이 사용된다. 여성이라도 젊은 여성을 선호하며 여성이 결혼을 할 경우 퇴사해야 하는 것이 관행인 경우가 많다.

육아/출산휴가를 갈 수 있다는 것도 결혼을 하고도 퇴사하지 않고 남아 있는 간 큰 여직원을 강제로 퇴사시킬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도 마찬가지이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경제적 여유가 많지 않기 때문에 유휴인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중소기업이 아니라고 해도 대형병원조차도 인력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간호사들이 순번제로 임신을 해야 것이 현실이다.

여직원이 출산휴가를 3개월 가는 것도 사치인 기업이 의외로 많다. 출산과 퇴사를 동일시하는 기업이 당연시되는 것이 한국 기업의 실정이다.

기숙사 완비와 같은 내용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개인의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숙사를 구비하고 있는 기업은 교통이 불편한 한적한 지방에 공장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고 야근이나 특근이 많아 출퇴근이 어렵기 때문에 기숙사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런 기업의 경영자들은 기숙사에서 쉬는 것이나 공장에서 일을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으니 수당을 받고 일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당연하게 기숙사는 공장 내부에 있거나 최소한 걸어서 출퇴근할 수 있는 거리에 있어 직장과 구분되지 않는다. 

  – 계속 - 

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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