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정보기관 활동] 31. 미국 CIA와 같은 국정원이 되라고 하는데... 피자 배달로 전쟁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한 미션
정권 차원에서 조변석개(朝變夕改)하는 개혁은 100% 실패... 이란 수뇌부 몰살은 내부첩자 단속 실패에서 출발
2026년 3월03일 화요일 우리나라 증권시장에서 주가가 크게 하락하며 '검은 화요일'이라는 용어가 회자(膾炙)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28일 토요일에 이란을 공격하며 전쟁이 벌어졌고 국제정세가 혼란해진 상황이 반영된 것이 주가 하락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주말 동안 이란은 미군 기지가 있는 주변 국가를 대상으로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미군의 사상자가 나오면서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란과 주변 국가에서 민간이 피해가 커지고 있는 점도 고민거리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력이 압도적인 우세를 점유하고 있지만 이란의 반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란 사태에 진행 과정과 향후 전망에 대해 정리해보자.
◇ 이란 수뇌부 몰살은 내부첩자 단속 실패에서 출발... 피자 배달로 전쟁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한 미션
미국은 이란에게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2025년 6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기 관련 시설을 폭격했지만 너무 깊은 지하에 위치해 완벽하게 제거하지 못했다.
이란은 이스라엘 전투기의 공격을 받았지만 파괴되지 않은 우라늄을 안전한 장소로 이전해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핵무기 완성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며 이스라엘과 미국은 마음이 급해졌다.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경우에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미칠 영향 자체를 가늠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역내에서 유일하게 핵을 보유한 국가이지만 이란을 포함한 무슬림 국가 전체를 대상으로 전쟁을 벌이기는 어렵다.
어찌되었건 이스라엘 최고 정보기관인 모사드(Mossad)와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이란 지도부의 동향에 대해 철저하게 감시해 허점을 노렸다.
신정일치의 이란에서 최고 지도자로 군림하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의 이동 동선, 경호원의 움직임, 군 지도부의 통화 내역 등에 대한 상세 정보를 입수했다.
단순히 유선전화나 이동전화의 도감청을 넘어 하메네이가 거주하는 관사 주변에 설치된 교통 통제용 폐쇄회로 TV(CCTV) 영상까지 확보해 분석했다.
이동전화 기지국도 철저하게 교란해 미사일 공격에 즈음해 내부에 있는 지휘부가 외부와 통신할 가능성을 철저하게 차단했다. 통화를 시도하면 연결이 어렵도록 만들었다.
모든 공격 조건이 완벽하게 충족된 상황에서 2026년 2월28일 토요일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감행했다. 벙크버스터라고 불리는 폭탄인 GBU-57로 지휘부가 모인 지하 회의실을 파괴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하메네이를 포함한 군 지휘부 40여 명이 사망했다. 1979년 회교혁명 이후 가장 큰 피해를 입었을 뿐 아니라 변변한 방어조차 불가능한 상황에서 전국민적인 전쟁 수행의지를 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지도부는 지하 벙크에서 중동에 집결한 미군에 대응할 방안을 논의하다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회동 자체가 비밀로 유지되는 정보인데 대외적으로 노출됐다는 점과 폭격을 방어하기 위한 벙크가 안전하지 않았다는 점이 층격적이다.
이스라엘 모사드는 이란에 광범위한 첩보망을 구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암살공작을 수행할 정도로 충분한 자산(asset)을 보유하고 있다. 자산은 암살요원, 무기, 운반수단, 안전가옥(safety house) 등을 모두 포함한다.
특히 지난 20여 년 동안 레바논에서 활동하는 헤즈볼라(Hezbolla)를 지원하는 이란에 대한 첩보수집과 비밀공작은 정보활동의 가장 우선 순위에 두고 있었다.
모사드의 공작 역량은 미국 CIA도 중동에서 비밀공작을 수행하려면 지원을 요구할 정도로 막강하다. 이란 정보기관이나 군 지휘부에도 첩자를 심어놓았을 가능성이 높다.
타국의 핵심 수뇌부에서 간첩을 포섭하기란 거의 성공하기 어려운 미션(mission)이다. 하지만 정확한 정보를 파악했다는 것은 미션을 충분하게 달성했다는 반증이다.
이란 사태를 보는 우리나라 언론은 흥미꺼리를 찾거나 주변 국가의 언론 보도를 번역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기사가 피자 관련 보도다.
미국 국방부 본부인 펜타곤에서 피자를 주문한 것이 공격의 징후와 연관돼 있다고 한다. 이른바 '펜타곤 피자 지수'라고 부르는데 피자 주문이 늘어나면 전쟁이나 기타 비상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1990년 8월 걸프전쟁 당시나 2025년 6월 12일 전쟁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거래가 있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특히 걸프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피자 21판을 주문했다는 기록도 제시했다.
피자의 주문량을 보고 미국 정부의 대외정책을 예측하는 것은 과거 소련의 정보기간인 국가안보위원회(KGB)가 찾은 PIZZINT(Pizza Intelligence)에서 유래했다. 1970~80년대까지 매우 유용한 정보 소스로 작용했다.
실제 KGB 요원은 펜타곤이나 CIA 본부 인근에서 피자 배달 차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배달 동향을 파악했다. 평소보다 더 많은 피자 주문이 있으면 세계 어느 곳에서 중요한 사건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모스크바 KGB 본부에 긴급 전문을 보내 전 세계에 위치한 미국의 군사기지나 외교관서를 감시하라고 요청한다. 평상시와 다른 움직움이 포착되면 상세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작전팀을 증편한다.
미국에서는 일반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CIA 요원도 야근하며 피자를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야근을 시키는 상사가 미안한 마음에서 피자를 주문해 부하 직원들에게 먹도록 배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인이나 언론인이 파악하고 있는 수준의 첩보를 외부에 노출시키는 정보기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청사 내부에 야근자를 위한 식당도 있을 뿐 아니라 각종 스낵이나 피자를 판매하는 점포도 있다.
CIA 본부에 근무하는 직원이 야근하며 외부 피자가게에 주문할 필요가 전혀 없다. 또한 피자 몇 판으로 전쟁 징후를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황당한 주장이다. 아무리 흥미꺼리를 찾는 언론이라지만 전쟁을 너무 가볍게 보지 않나 싶다.
필자는 2007년부터 '국가정보학' 관련 도서를 집필하며 피자와 관련된 KBG의 첩보활동을 소개했다. 아마 국내에서 최초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20여 년이 흘러 신문기사에서 이러한 내용을 접하니 감회가 새롭다. 국가정보학은 2006년 국가정보원 공개채용 필수과목으로 포함된 이후 쳬계화됐지만 아직 이론 정립이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필자가 국가정보학의 발전을 위해 출간하려는 책은 다음과 같다. 세부적으로 △첩보수집론-현장 가이드북 △정보분석론-직관력과 통찰력 △국가방첩론-방첩과 보안 △비밀공작론-교훈과 반성 △산업정보론-산업스파이와 보안전문가 △범죄정보론-유형과 전개양상 △테러정보론-위협 요인과 대비 △정보전쟁론-탐지와 공격 △국가위기론-내란과 외환 예방 △정보시장론-협력과 갈등 △정보통제론-역사와 교훈 △정보개혁론-강소국의 꿈 △정보조직론-미국 정보기관 △정보조직론-러시아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중국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일본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영국 정보기관 △정보조직론-프랑스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이스라엘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캐나다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오스트레일리아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스페인 정보기관 △정보조직론-포르투갈 정보기관 △정보조직론-대만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인도 정보기관 △정보조직론-멕시코 정보기관 △정보조직론-브라질 정보기관 △정보조직론-파키스탄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사우디아라비아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아랍에미리트(UAE)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이란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이라크 정보기관 등이다.
▲ 국가정보기관의 이해 - 활동영역과 개혁과제 표지 by 민진규 [출처=엠아이앤뉴스]
◇ 2008년 1월 10일 작성한 칼럼 소개... 정권 차원에서 조변석개(朝變夕改)하는 개혁은 100% 실패
세상이 온통 개혁의 구호밖에 들리지 않는다.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정권인수위원회라는 것이 생겨나서 현재 정부가 시행한 정책을 보고 받고 자신들이 선거에서 제창한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 내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충분하게 논의되지 않은 개인적인 생각이 여과 없이 흘러나와 직업 공무원이 죄인처럼 다뤄지고 있어 걱정된다. 공무원은 정치권이 만든 법과 논리에 따라 국가를 운영했을 뿐이다.
직업 공무원을 비난하려면 탈법·초법·불법적 행위가 있었는지를 따져야지, 현 정부를 위해서 열심히 일한 사실이 문제라는 식의 지적을 해서는 안 된다.
현재의 정권인수위원회라는 조직도 정치조직에 불과하므로 자신들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의 민의를 반영하는 활동을 벌여야 한다.
소속 위원이 세상의 선과 악을 심판하는 재판관의 자세를 가져서는 안 된다. 정권인수위원회가 국가정보원에 대해 몇 가지 쓴소리를 내놓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국가정보 취합 기능을 국정원으로 통합한다는 것이다. 현재 청와대 국정상황실, 국방부, 검찰청, 경찰청, 외교통상부 등 각 국가정보기관에 개별적으로 부여된 정보취합 기능을 국정원으로 일관화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발상이다.
당연히 정보란 통합돼야 효용(utility)이 극대화되고 통합된 정보가 종합적인 판단력을 높여준다. 하지만 국가의 모든 정보가 국정원으로 통합됐을 때 정보의 독점으로 인한 폐해 등 충분하게 예측 가능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준비는 완료했는지 모르겠다.
둘째, 정권에 악용되는 측면이 있던 대북정책 부문을 외교통상부나 통일부로 이관한다고 한다. 지난 정권이 추진한 ‘햇볕정책’에 대한 반발과 국정원이 지나치게 대북정책에 관여한 과거를 꼬집은 것이다.
대북정책을 어디에서 전담해야 하는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외교통상부나 통일부 등 업무를 이관받을 부서가 해당 업무를 수행할 역량이 충분한가?’다.
국정원이 대북정책을 주관하면서 문제가 있었다면 개선할 수도 있는데 굳이 다른 정부 부처로 업무를 강제로 이관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 외교통상부나 통일부에 고난이도 업무를 수행할 직원과 자산(asset)이 충분한지도 평가해야 한다.
셋째, 국정원의 국내 정치사찰을 막기 위해 국정원법을 개정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주장한다. 무조건 국정원 조직이 국내 정치사찰에 동원돼 문제가 있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받을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국내 정치사찰이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현재 어떤 폐해가 있는지 등에 관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과거 군사정부 시절에 하던 야당 탄압이나 특정 반대파를 숙청하기 위한 탈법적, 불법적 정보 수집 업무를 국내 정치사찰이라고 규정하면 근절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정치세력 중 누가 봐도 국가이익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은 정치인의 동향을 체크(check)하는 임무라면 당연하게 국가정보기관이 수행해야 하는 업무다.
아직도 냉전 논리에 휩싸여 북한에 협조하는 친북인사만이 국가이익을 해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문제다. 친북(親北)이든, 친미(親美)이든, 친일(親日)이든, 친중(親中)이든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와 국가이익을 좀 먹거나 해칠 개연성이 있는 모든 정치인과 경제인을 사찰하는 것은 국가정보기관의 주요 임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위의 3가지 개혁 방향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심사숙고(深思熟考)’해 정말 국가안보와 국가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정보원을 설계하고 힘을 실어 주었으면 바란다.
과거 군사정권이나 그 이후 문민정부 하에서도 각 정파가 국가정보기관을 사(私)적인 목적으로 악용했기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런 논란이 재연되어 온 것이다.
정권인수위에 소속된 인수위원도 국민 여론에 민감한 정치인이고 이번 정권도 국민으로부터 5년간 국가를 잘 이끌어 달라는 권한을 위임받은 것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권은 5년에 불과하지만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가이익을 수호해야 하는 국가정보기관은 대한민국과 영원히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자치 아마추어가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28일 토요일에 이란을 공격하며 전쟁이 벌어졌고 국제정세가 혼란해진 상황이 반영된 것이 주가 하락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주말 동안 이란은 미군 기지가 있는 주변 국가를 대상으로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미군의 사상자가 나오면서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란과 주변 국가에서 민간이 피해가 커지고 있는 점도 고민거리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력이 압도적인 우세를 점유하고 있지만 이란의 반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란 사태에 진행 과정과 향후 전망에 대해 정리해보자.
◇ 이란 수뇌부 몰살은 내부첩자 단속 실패에서 출발... 피자 배달로 전쟁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한 미션
미국은 이란에게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2025년 6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기 관련 시설을 폭격했지만 너무 깊은 지하에 위치해 완벽하게 제거하지 못했다.
이란은 이스라엘 전투기의 공격을 받았지만 파괴되지 않은 우라늄을 안전한 장소로 이전해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핵무기 완성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며 이스라엘과 미국은 마음이 급해졌다.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경우에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미칠 영향 자체를 가늠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역내에서 유일하게 핵을 보유한 국가이지만 이란을 포함한 무슬림 국가 전체를 대상으로 전쟁을 벌이기는 어렵다.
어찌되었건 이스라엘 최고 정보기관인 모사드(Mossad)와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이란 지도부의 동향에 대해 철저하게 감시해 허점을 노렸다.
신정일치의 이란에서 최고 지도자로 군림하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의 이동 동선, 경호원의 움직임, 군 지도부의 통화 내역 등에 대한 상세 정보를 입수했다.
단순히 유선전화나 이동전화의 도감청을 넘어 하메네이가 거주하는 관사 주변에 설치된 교통 통제용 폐쇄회로 TV(CCTV) 영상까지 확보해 분석했다.
이동전화 기지국도 철저하게 교란해 미사일 공격에 즈음해 내부에 있는 지휘부가 외부와 통신할 가능성을 철저하게 차단했다. 통화를 시도하면 연결이 어렵도록 만들었다.
모든 공격 조건이 완벽하게 충족된 상황에서 2026년 2월28일 토요일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감행했다. 벙크버스터라고 불리는 폭탄인 GBU-57로 지휘부가 모인 지하 회의실을 파괴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하메네이를 포함한 군 지휘부 40여 명이 사망했다. 1979년 회교혁명 이후 가장 큰 피해를 입었을 뿐 아니라 변변한 방어조차 불가능한 상황에서 전국민적인 전쟁 수행의지를 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지도부는 지하 벙크에서 중동에 집결한 미군에 대응할 방안을 논의하다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회동 자체가 비밀로 유지되는 정보인데 대외적으로 노출됐다는 점과 폭격을 방어하기 위한 벙크가 안전하지 않았다는 점이 층격적이다.
이스라엘 모사드는 이란에 광범위한 첩보망을 구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암살공작을 수행할 정도로 충분한 자산(asset)을 보유하고 있다. 자산은 암살요원, 무기, 운반수단, 안전가옥(safety house) 등을 모두 포함한다.
특히 지난 20여 년 동안 레바논에서 활동하는 헤즈볼라(Hezbolla)를 지원하는 이란에 대한 첩보수집과 비밀공작은 정보활동의 가장 우선 순위에 두고 있었다.
모사드의 공작 역량은 미국 CIA도 중동에서 비밀공작을 수행하려면 지원을 요구할 정도로 막강하다. 이란 정보기관이나 군 지휘부에도 첩자를 심어놓았을 가능성이 높다.
타국의 핵심 수뇌부에서 간첩을 포섭하기란 거의 성공하기 어려운 미션(mission)이다. 하지만 정확한 정보를 파악했다는 것은 미션을 충분하게 달성했다는 반증이다.
이란 사태를 보는 우리나라 언론은 흥미꺼리를 찾거나 주변 국가의 언론 보도를 번역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기사가 피자 관련 보도다.
미국 국방부 본부인 펜타곤에서 피자를 주문한 것이 공격의 징후와 연관돼 있다고 한다. 이른바 '펜타곤 피자 지수'라고 부르는데 피자 주문이 늘어나면 전쟁이나 기타 비상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1990년 8월 걸프전쟁 당시나 2025년 6월 12일 전쟁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거래가 있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특히 걸프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피자 21판을 주문했다는 기록도 제시했다.
피자의 주문량을 보고 미국 정부의 대외정책을 예측하는 것은 과거 소련의 정보기간인 국가안보위원회(KGB)가 찾은 PIZZINT(Pizza Intelligence)에서 유래했다. 1970~80년대까지 매우 유용한 정보 소스로 작용했다.
실제 KGB 요원은 펜타곤이나 CIA 본부 인근에서 피자 배달 차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배달 동향을 파악했다. 평소보다 더 많은 피자 주문이 있으면 세계 어느 곳에서 중요한 사건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모스크바 KGB 본부에 긴급 전문을 보내 전 세계에 위치한 미국의 군사기지나 외교관서를 감시하라고 요청한다. 평상시와 다른 움직움이 포착되면 상세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작전팀을 증편한다.
미국에서는 일반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CIA 요원도 야근하며 피자를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야근을 시키는 상사가 미안한 마음에서 피자를 주문해 부하 직원들에게 먹도록 배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인이나 언론인이 파악하고 있는 수준의 첩보를 외부에 노출시키는 정보기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청사 내부에 야근자를 위한 식당도 있을 뿐 아니라 각종 스낵이나 피자를 판매하는 점포도 있다.
CIA 본부에 근무하는 직원이 야근하며 외부 피자가게에 주문할 필요가 전혀 없다. 또한 피자 몇 판으로 전쟁 징후를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황당한 주장이다. 아무리 흥미꺼리를 찾는 언론이라지만 전쟁을 너무 가볍게 보지 않나 싶다.
필자는 2007년부터 '국가정보학' 관련 도서를 집필하며 피자와 관련된 KBG의 첩보활동을 소개했다. 아마 국내에서 최초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20여 년이 흘러 신문기사에서 이러한 내용을 접하니 감회가 새롭다. 국가정보학은 2006년 국가정보원 공개채용 필수과목으로 포함된 이후 쳬계화됐지만 아직 이론 정립이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필자가 국가정보학의 발전을 위해 출간하려는 책은 다음과 같다. 세부적으로 △첩보수집론-현장 가이드북 △정보분석론-직관력과 통찰력 △국가방첩론-방첩과 보안 △비밀공작론-교훈과 반성 △산업정보론-산업스파이와 보안전문가 △범죄정보론-유형과 전개양상 △테러정보론-위협 요인과 대비 △정보전쟁론-탐지와 공격 △국가위기론-내란과 외환 예방 △정보시장론-협력과 갈등 △정보통제론-역사와 교훈 △정보개혁론-강소국의 꿈 △정보조직론-미국 정보기관 △정보조직론-러시아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중국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일본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영국 정보기관 △정보조직론-프랑스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이스라엘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캐나다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오스트레일리아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스페인 정보기관 △정보조직론-포르투갈 정보기관 △정보조직론-대만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인도 정보기관 △정보조직론-멕시코 정보기관 △정보조직론-브라질 정보기관 △정보조직론-파키스탄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사우디아라비아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아랍에미리트(UAE)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이란 정보기관 △정보조직론-이라크 정보기관 등이다.
▲ 국가정보기관의 이해 - 활동영역과 개혁과제 표지 by 민진규 [출처=엠아이앤뉴스]
◇ 2008년 1월 10일 작성한 칼럼 소개... 정권 차원에서 조변석개(朝變夕改)하는 개혁은 100% 실패
세상이 온통 개혁의 구호밖에 들리지 않는다.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정권인수위원회라는 것이 생겨나서 현재 정부가 시행한 정책을 보고 받고 자신들이 선거에서 제창한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 내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충분하게 논의되지 않은 개인적인 생각이 여과 없이 흘러나와 직업 공무원이 죄인처럼 다뤄지고 있어 걱정된다. 공무원은 정치권이 만든 법과 논리에 따라 국가를 운영했을 뿐이다.
직업 공무원을 비난하려면 탈법·초법·불법적 행위가 있었는지를 따져야지, 현 정부를 위해서 열심히 일한 사실이 문제라는 식의 지적을 해서는 안 된다.
현재의 정권인수위원회라는 조직도 정치조직에 불과하므로 자신들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의 민의를 반영하는 활동을 벌여야 한다.
소속 위원이 세상의 선과 악을 심판하는 재판관의 자세를 가져서는 안 된다. 정권인수위원회가 국가정보원에 대해 몇 가지 쓴소리를 내놓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국가정보 취합 기능을 국정원으로 통합한다는 것이다. 현재 청와대 국정상황실, 국방부, 검찰청, 경찰청, 외교통상부 등 각 국가정보기관에 개별적으로 부여된 정보취합 기능을 국정원으로 일관화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발상이다.
당연히 정보란 통합돼야 효용(utility)이 극대화되고 통합된 정보가 종합적인 판단력을 높여준다. 하지만 국가의 모든 정보가 국정원으로 통합됐을 때 정보의 독점으로 인한 폐해 등 충분하게 예측 가능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준비는 완료했는지 모르겠다.
둘째, 정권에 악용되는 측면이 있던 대북정책 부문을 외교통상부나 통일부로 이관한다고 한다. 지난 정권이 추진한 ‘햇볕정책’에 대한 반발과 국정원이 지나치게 대북정책에 관여한 과거를 꼬집은 것이다.
대북정책을 어디에서 전담해야 하는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외교통상부나 통일부 등 업무를 이관받을 부서가 해당 업무를 수행할 역량이 충분한가?’다.
국정원이 대북정책을 주관하면서 문제가 있었다면 개선할 수도 있는데 굳이 다른 정부 부처로 업무를 강제로 이관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 외교통상부나 통일부에 고난이도 업무를 수행할 직원과 자산(asset)이 충분한지도 평가해야 한다.
셋째, 국정원의 국내 정치사찰을 막기 위해 국정원법을 개정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주장한다. 무조건 국정원 조직이 국내 정치사찰에 동원돼 문제가 있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받을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국내 정치사찰이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현재 어떤 폐해가 있는지 등에 관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과거 군사정부 시절에 하던 야당 탄압이나 특정 반대파를 숙청하기 위한 탈법적, 불법적 정보 수집 업무를 국내 정치사찰이라고 규정하면 근절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정치세력 중 누가 봐도 국가이익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은 정치인의 동향을 체크(check)하는 임무라면 당연하게 국가정보기관이 수행해야 하는 업무다.
아직도 냉전 논리에 휩싸여 북한에 협조하는 친북인사만이 국가이익을 해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문제다. 친북(親北)이든, 친미(親美)이든, 친일(親日)이든, 친중(親中)이든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와 국가이익을 좀 먹거나 해칠 개연성이 있는 모든 정치인과 경제인을 사찰하는 것은 국가정보기관의 주요 임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위의 3가지 개혁 방향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심사숙고(深思熟考)’해 정말 국가안보와 국가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정보원을 설계하고 힘을 실어 주었으면 바란다.
과거 군사정권이나 그 이후 문민정부 하에서도 각 정파가 국가정보기관을 사(私)적인 목적으로 악용했기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런 논란이 재연되어 온 것이다.
정권인수위에 소속된 인수위원도 국민 여론에 민감한 정치인이고 이번 정권도 국민으로부터 5년간 국가를 잘 이끌어 달라는 권한을 위임받은 것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권은 5년에 불과하지만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가이익을 수호해야 하는 국가정보기관은 대한민국과 영원히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자치 아마추어가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 계속 -
저작권자 © 엠아이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