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공기업 ESG 2차 평가] 07.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청렴도 1등급 목표했지만 정작 4등급으로 추락
2023년 대위변제액 3조5540억 원으로 역대 최다... 2023년 부채액 2조4540억 원 및 당기순손실 3조8598억 원으로 정상 경영 요원
민서연 기자
2024-09-06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주택 가격이 급상승하며 거품 논란이 초래됐다.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로 선진국의 부동산 가격은 폭락했다.

하지만 당시 우리나라 이명박정부는 대출 확대로 부동산 시장의 건전화를 방해했다. 이명박정부를 이어받은 박근혜정부는 정권의 운명을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걸었을 정도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주택구입자 양도세 한시 면제,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 택담보인정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 상향 등 '빚 내서 집사라'로 부추겼다.

문재인정부는 10년간 이어진 보수정권의 무능을 타파하겠다면 다양한 부동산 정책을 추진했지만 시장은 안정시키는데 실패했다. 보수 정치세력과 기득권은 정부의 정책을 비웃으며 시장의 거품을 키웠다.

2022년 5월 출범한 윤석열정부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침체된 소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주택시장의 문제를 외면했다. 부동산 시장은 거래 절벽 속에 호가만 뛰는 상황이 연출됐다.

2024년 9월 초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2024년 2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이 1,896.2조 원을 넘어서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하향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2000조 원을 넘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대책이 늦었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계대출은 주택가격 상승이 주요인으로 분석되기 때문에 부동산 정책의 성패에 따라 목표 달성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 데이터베이스(DB), 국정감사·감사원·사법기관 자료, 각종 제보 등을 참조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며 개발된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을 적용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ESG 경영 현황을 진단해 봤다. 

◇ 2022년 1차 ESG 평가 요약... 공정위조차 HUG의 주택분양 보증시장 독점을 개선하라고 권고

HUG의 업무는 주택분양·하자보수 보증으로 한국주택금융공사(HF),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업무와 겹친다. 막대한 적자와 부실로 골머리를 앓기 보다는 유사·중복 업무를 수행하는 공기업을 통·폐합할 필요성이 높다. 특히 정부가 새로 출범하는 시기에 공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저항이 적다.

ESG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밝혀 홈페이지를 자세히 살펴봤지만 ESG 경영헌장·경영목표·경영계획 등은 없었다. 윤리경영은 행동기준·경영시스템·추진 전략·교육 등을 수립해 운영 중이다. 2021년까지 실적은 확인이 가능했다.

2020년 기준 정규직 평균 연봉은 7778만 원인데 무기계약직의 평균 연봉은 4074만 원이다. 무기계약직의 연봉은 정규직 연봉의 52.38%에 불과했다. 금융권 공기업에 비해서는 높지만 여전히 낮은 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1년 국토교통부에 주택분양 보증 시장의 독점체제를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독점의 폐해는 독점 이윤 획득을 위한 보증료 인상, 주택 분양가 상승, 분양보증 사업의 지연 등으로 귀결됐다.

현행법상 주택사업자는 HUG의 분양보증서를 받아야 주택 30가구 이상을 선분양할 때 금융권 대출이 가능하다. 분양가를 규제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지만 부작용이 심해 개선이 불가피하다.

2021년 국감에서 2020년 HUG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을 거절한 사례가 2187건으로 드러났다. 2020년 전체 18만1561건의 1.2%에 해당된다.

거절 사유는 보증한도 초과, 선순위 채권이 집값의 60% 초과 등이다. 보험 가입을 거절당한 임차인은 전세금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보루를 잃게 된다.

2017년부터 도시재생 뉴딜지원단을 구성해 정부정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가로주택정비, 방치된 건축물 정비, 상가 리모델링 등을 추진 중이다. 노후주택 개보수, 아파트 재건축 시 폐기물 배출을 최소로 줄일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환경은 한번 파괴되면 100% 완벽한 복구가 불가능하다. 정부의 주택정책은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5000년 동안 한민족이 계승·발전시켜온 한옥문화를 파괴하는 주범이다.

도시의 주거환경이 획일화·황폐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주택정책 관련 공기업은 돈벌이에만 급급하지 말고 사회적 책임의식과 함께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춰야 한다. 


▲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 평가 결과 비교 [출처=iNIS]


◇ ESG 경영 실천 선언했지만 성과 미진... 2023년 부채액 2조4540억 원 및 당기순손실 3조8598억 원

HUG의 ESG 비전은 ‘환경(E)과 사람(S), 내일을 함께 여는 주택도시금융(G) 파트너’로 밝혔다. ESG 경영 목표와 그에 따른 전략방향 및 전략과제 15개와 실행과제 59개를 수립했다. ESG 경영헌장은 부재했으며 홈페이지에 인권경영헌장은 공개했다.

ESG 경영목표는 △E 온실가스 감축 목표 100% 달성 △S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우수 △G 종합 청렴도평가 1등급 △H 포용적금융 실현이다.

경영목표의 전략방향은 △환경경영 기반 마련 △함께 성장하는 사회 구현 △건강하고 투명한 경영체계 확립 △포용금융 및 ESG경영 확산으로 각각 정했다.

2023년 6월 HUG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주택도시보증공사지부와 함께 ESG 경영 실천 선언문을 공개했다. ESG 경영 역량의 강화와 친환경 활동, 지속가능한 주택금융 생태계 조성, 윤리·인권경영 실천을 목적으로 한다.

2021년 이사회 운영 기준에 따라 ESG 운영위원회를 설치했다. 이사회 내에 설치된 ESG경영위원회와 사장 직속 기관인 ESG 경영협의회로 각각 ESG 관련 문제를 협의한다.

ESG경영실무협의회는 ESG 경영 현안을 공유해 의견을 수렴하고 세부 실행과제의 발굴·이행 및 점검을 추진한다. 하지만 세부 실천 사례를 공개하지 않았다.

HUG 이사회는 기관장을 포함한 상임이사 5명과 비상임이사 7명으로 구성된다. 2023년 여성 임원 수는 1명으로 2021년 3명과 비교해 감소했다. 이사회 구성원의 전문성은 산업경험 보유 이사, 재무전문가, ESG 전문가로 나뉘었다.

최근 5년간 HUG의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는 △2019년 2등급 △2020년 2등급 △2021년 3등급 △2022년 3등급 △2023년 4등급으로 하향세를 보였다.

2023년 매출액은 1조2951억 원으로 2021년 8797억 원과 비교해 47.22% 상승했다. 2023년 당기순이익은 –3조8598억 원으로 2021년 3619억 원과 대비해 1166.54% 금감하며 적자를 기록했다. HUG는 2022년부터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보였다.

2023년 자산총계는 4조5536억 원으로 2021년 8조3713억 원과 대비해 45.6% 급감했다. 2023년 부채총계는 2조4540억 원으로 2021년 1조7599억 원과 비교해 39.44% 증가했다.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부채를 갚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5년간 HUG의 부채 비율은 △2019년 32.62% △2020년 31.55% △2021년 26.62% △2022년 35.35% △2023년 116.89%로 2021년까지 감소한 이후 2023년 급증했다. 

◇ 2023년 대위변제액 3조5540억 원으로 역대 최다... 비정규직 연봉은 정규직의 61.87%로 상승

전세 사기와 역전세난 여파로 전세 보증보험 가입의 폭증과 전세금 지출이 늘어나며 재정이 부실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보증업무를 수행할 전문성도 부족하고 사기행위를 검증할 능력도 부족했다고 판단된다.

2020년 8월 도입된 임대차 3법의 영향으로 전세값 상승과 보증금 우려가 커지며 HUG는 2020년 9월부터 보증 수수료를 70%~80% 인하했다. 보증보험 가입액은 2021년 51조5508억 원으로 2020년 37조2595억 원에서 38.36% 증가했다.

2023년 집주인 대신 HUG가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금인 대위변제액은 3조5540억 원으로 2021년 5041억 원과 비교해 605.02% 폭증했다. 2022년 9241억 원과 비교해도 284.59% 급증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2023년 정규직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7651만 원으로 2021년 7990만 원과 비교해 4.25% 감소했다. 2023년 여성 정규직의 평균 보수액은 6905만 원으로 남성 정규직의 평균 보수액인 8301만 원의 83.18%였다.

2023년 무기계약직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4734만 원으로 2021년 3953만 원과 비교해 19.76% 인상됐다. 2023년 여성 무기계약직의 평균 보수액은 4195만 원으로 남성 무기계약직의 평균 보수액인 5722만 원의 73.31%였다.

2023년 무기계약직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정규직의 61.87% 수준이었다. 2021년 무기계약직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정규직의 49.47%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해 개선됐다.

최근 5년간 HUG의 육아휴직 사용자 수는 △2019년 26명 △2020년 44명 △2021년 51명 △2022년 49명 △2023년 50명으로 2020년부터 40명 이상을 유지하며 증가와 감소를 반복했다.

남성 육아휴직 이용률은 △2019년 7.7% △2020년 9.1% △2021년 13.7% △2022년 18.4% △2023년 16.0%로 2021년 이후 10%대를 유지했다. 최근 5년간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 수는 10명 미만이었다.

최근 5년간 봉사활동 횟수는 △2019년 38회 △2020년 20회 △2021년 12회 △2022년 18회 △2023년 15회로 감소와 증가를 반복했다.

최근 5년간 기부 금액은 △2019년 96억 원 △2020년 95억 원 △2021년 92억 원 △2022년 80억 원 △2023년 76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지속가능경영 전반을 이해관계자와 공유하기 위해 ESG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2023 ESG 경영 보고서를 공개했다.

HUG의 임직원 교육 프로그램은 직무 중심의 교육훈련 강화에 집중되어 있다. 주요 교육은 △사내 강사 양성 프로그램 △직무 아카데미 △직무 학습동아리 △학위과정 △리더십 교육 △퇴직 후 생애 설계 등이다. ESG 교육은 부재했다.  

◇ 환경경영 비전 및 전략과제 수립... 2022년부터 우리동네 ESG센터 사업 추진

HUG의 환경비전은 ‘환경가치 창출에 앞장서는 주택도시금융 전문기관’으로 정했다. 전략과제는 △친환경 경영시스템 내실화 △페이퍼리스 업무환경 전환 촉진 △업(業) 기반 지원 및 지역 협력을 통한 탄소중립 문화 확산으로 밝혔다.

2022년 12월부터 지자체 및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함께 우리동네 ESG센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업사이클 커뮤니티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연간 이산화탄소 감축 외에도 연간 노인 인력 30명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수거된 폐플라스틱은 재생원료화를 거쳐 노인 인력이 안전 손잡이로 제작한다. 제작된 안전 손잡이는 주거취약계층에게 제공 및 설치한다.

그동안 재활용한 폐플라스틱 양은 20톤(t)으로 이산화탄소 감축량은 25.2t에 달한다. HUG는 본사가 위치한 부산 지역의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해양폐기물 24t을 수거했다.

최근 6년간 HUG 사업장별 폐기물 발생 총량은 △2018년 27.9t △2019년 40.9t △2020년 58.46t △2021년 144.82t △2022년 218.81t △2023년 215.91t으로 2021년 이후 폐기물량이 급증했다. 환경정보 공개제도에 따라 2019년 이후 소속사업장은 비공개 대상으로 전환해 자료가 없었다.

최근 3년간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2021년 1924.5tCO2eq △2022년 1988.26tCO2eq △2023년 1908.26tCO2eq으로 증가 후 감소했다.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총 에너지 소비량은 △2021년 39.43TJ △2022년 41.69TJ △2023년 42.6TJ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3년간 친환경 구매액은 △2021년 8억 원 △2022년 10억 원 △2023년 9억 원으로 증가 후 감소했다. 2030년까지 녹색제품 구매 목표 100%를 달성할 방침이다. 


▲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 평가 결과 [출처=iNIS]


◇ 청렴도 1등급 목표했지만 정작 4등급으로 추락... 전세사기 등으로 보증가입자 보호조차 못해 낙제점 

△거버넌스(Governance·지배구조)=거버넌스는 ESG 위원회를 세부적으로 조직해 운영하는 것은 긍정적이나 가장 중요한 ESG 헌장은 부재했다.

ESG 경영 목표로 종합청렴도 평가 1등급을 정했으나 최근 5년간 평가 등급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어 진정성이 의심된다. 청렴도를 높이려면 직원의 윤리의식 고양과 ESG 교육이 요구되는데 이마저도 실천하지 않고 있다.

△사회(Social)=사회는 현재 만연한 전세 사기 문제로 HUG의 본연의 업무인 주택 분양과 하자 보수를 보증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폭등한 대위변제액으로 정상적인 경영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다.

다만 무기계약직의 급여를 정규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긍정적이다. 봉사활동이 2019년 이후 감소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너무 적다. ESG 교육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환경(Environment)=환경은 보증업무를 수행하는 공기업이 환경에 대해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지역사회를 위해 우리동네 ESG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사회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에너지 소비량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친환경 제품의 구매액은 감소세로 전환돼 아쉽다. 전반적으로 환경은 무시할 수 있는 위험이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정부·기업·기관·단체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팔기는 주역의 기본 8괘를 상징하는 깃발, 생태계는 기업이 살아 숨 쉬는 환경을 의미한다. 주역은 자연의 이치로 화합된 우주의 삼라만상을 해석하므로 기업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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