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기업과 화이트기업] (47)아르바이트생에게 매출을 할당해 임금을 착취하는 행위도 광범위한 현상
민진규 대기자
2016-08-08 오전 11:02:15
아르바이트생에게 매출을 할당하는 것을 불법이지만 근절되지 않아

최근 생활비나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 대학생 등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이들에게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신에 매출을 할당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하게 불법행위임에도 불구하고 고용주인 ‘갑’이 강요하기 때문에 ‘을’의 위치인 아르바이트생(이하 알바생)이 거부하기 어렵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인 SPA브랜드업체 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학생들에게 자사의 의류를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한 사례가 있었다.

아무리 알바생이라고 해도 자사의 매장에 근무하려면 당연하게 자사의 제품을 입고 입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여론은 비판적이었다.

알바생에게 매출을 강요하는 곳은 의류매장뿐이 아니고 기타 판매점, 음식점, 술집 등으로 다양하다.

한국의 경우 일부 편의점이 알바생에게 판매하다가 남은 김밥이나 음식을 먹도록 해 욕을 먹었지만 근무환경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발렌타인 데이나 크리스마스 등에 선물용 상품을 많이 주문해 알바생에게 판매를 강요하고 할당량을 달성하지 못하면 급여에서 부족한 금액만큼 공제하고 주거나 아예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알바생의 입장에서 불합리하지만 불황기에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어려워 항의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일부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의 경우 소위 말하는 불량 알바생에 대한 명단을 공유하기도 한다. 한 점포와 분쟁을 일으킨 알바생이 다른 점포에 취직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점포와의 분쟁이 알바생의 잘못이 아니라 점주의 최저임금 미지급, 초과 근무시간 강제, 계약조건에 없는 업무지시, 성희롱, 폭력 등에서 초래된 경우도 많아. 오히려 나쁜 점주는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 더 악의적인 소문을 내기도 한다. 

◈ 정부의 관리감독이 허술하고 정규직 채용을 미끼로 노동착취를 강요

학생들은 단순히 계산만 하는 편의점이나 육체노동이 전부인 창고보다는 의류판매점이 향후 직장을 선택할 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선택한다.

실제로 일부 서비스업체들은 자사의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우대하기도 하고 실적이 좋은 아르바이트생을 정규 직원으로 채용하기도 한다.

경험을 가진 사람이 무경험자보다 업무 적응능력이 뛰어나고 이미 아르바이트 근무를 통해서 실력을 검증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정규직으로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정규직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 이는 행운에 가깝다.

알바생들이 고용주나 정규직 직원의 노동착취와 성희롱 등을 적극적으로 문제삼지 못하는 이유다.

학생은 아니지만 가정주부나 구직 청년들 중에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도 많은데 이들이 상황도 미성년자인 청소년과 마찬가지로 나쁜 고용주에게 착취를 당한다.

청소년은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성인들조차도 불합리한 고용조건이나 근로환경을 문제삼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용돈을 벌고 사회경험을 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보다 생계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성년의 처지가 더 열악하다.

알바생을 고용하는 점포나 기업들은 알바생의 처지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는 것이다.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업체들도 시끄러운 시기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옛날로 돌아간다. 오히려 은밀하게 착취하는 구조로 진화한다.

정부기관, 언론, 시민단체도 잠시 관심을 가질뿐 나쁜 관행을 없애기 위해 오랫동안 관리감독과 감시를 하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 나쁜 아르바이트 고용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기승을 부리는 이유다. 

  – 계속 - 

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팀장> 
저작권자 © 엠아이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기획·특집 분류 내의 이전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