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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4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는 박인천 회장이 1946년에 시작한 택시사업에서 출발한다. 금호고속, 금호타이어, 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 등 운송관련 분야로 특화시켜 성장했지만, 무리한 M&A로 그룹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두산그룹과 마찬가지로 형제가 순번제로 회장을 맡는 등 돈독한 형제애를 강조했지만 형제간의 분쟁으로 분리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뒤늦게 시작한 항공업을 책임지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좋은 이미지 덕분에 경영부실과 관계없이 구직자의 높은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 ◇ 금호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 기업금호의 계열사를 표1와 같이 화학/타이어, 운송/물류/서비스, 건설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표1. 금호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화학/타이어 부문계열사는 금호타이어, 금호석유화학, 금호피앤비화학,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폴리켐 등이다. 금호타이어는 그룹의 간판기업이고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와 더불어 타이어업계 대표기업이다. 타이어 업계는 미쉐린, 브릿지스톤, 굿이어 Big3업체가 전세계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산업이다.금호석유화학은 타이어제조에 사용되는 합성고무와 산업재로 활용되는 합성수지를 제조/판매하는 회사다. 화학/타이어 부문에서 산업의 중요도와 성장성을 감안해 금호타이어와 금호석유화학을 평가대상으로 선정했다. 금호석화는 금호에서 계열분리를 추진 중이지만 아직 완료되지 않아 포함시켰다.운송/물류/서비스 부문계열사는 아시아나항공, 금호고속, 금호리조트,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애바카스, 금호개발상사, 금호터미널, 아스공항, 에어부산 등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에 이어 운송허가를 받은 항공사로 서비스를 무기로 단기간에 급성장했다.금호고속은 고속버스 운송업을 하고, 금호터미널은 고속버스터미널을 운영한다. 아시아나항공의 종속회사인 아이아나 IDT는 IT개발 업무, 아스공항은 지상운항보조 업무, 에어부산은 저가항공사이다. 운송/물류/서비스 부문에서는 주요 지배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이 평가됐다.건설 부문계열사는 금호산업이 있다. 금호산업은 건설업을 하고 있으며 어울림이라는 아파트브랜드로 분양사업도 하고 있다. 건설업 자체가 부동산 경기침체로 불황에 직면해 있으며, 금호산업이 도급 순위 16위 정도에 불과해 주요 건설사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주요 계열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평가대상으로 삼았다. ◇ 집념을 가지고 낙관을 극복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 피력금호의 미션(mission)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이해관계자의 삶의 질 향상’이고, 이해관계자란 직원, 고객, 주주, 협력사, 사회를 말한다. 금호의 정신은 집념(執念)으로 그룹의 역사 속에 면면히 내려오는 창업정신이라고 한다.집념은 어떤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여러 개의 대안 중 최적의 방안을 찾아내어 어려운 난관과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번 세운 목표는 기필코 달성하고자 하는 열정과 끈기를 요구한다.금호의 인재경영관은 기업의 주체는 바로 사람이고‘기업은 곧 인격체’다. 가장 합리적이고 공정한 인사관리체제를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인재상은 ‘Right People,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 연구하고 공부하는 사람, 진지하고 적극적인 사람’이다.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은 정직하고 근면하며, 조직과 자신의 발전을 위해 매사에 꾸준히 노력하고 행동이 빠르다. 연구하고 공부하는 사람은 조직과 자신의 발전을 위해 매사 깊이 생각하고 연구하며 공부함으로써 개선과 변화를 추진한다. 진지하고 적극적인 사람은 책임감과 진지한 자세로 조직과 자신의 발전을 위해 매사에 솔선수범하며 열정적으로 목적한 바를 끝까지 추진한다.인사제도는 성과주의 인사, 발탁승격제도로 구성돼 있다. 성과주의 인사는 기존의 평등성 개념을 탈피해 업적과 능력, 직무의 난이도에 따른 차별보상 제도를 말한다. 모든 제도를 역량과 업적을 중심으로 체계화하고 있다.발탁승격 제도는 연공(seniority)에서 탈피해 역할(role) 중심의 신 직급체계를 도입해 우수인재를 조기에 발탁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에 사원에서 부장까지 승진하려면 15년이 소요되었지만 발탁승격 제도로 인해 최단 10년으로 단축되었다.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자기계발을 독려하고 있다. 업무 개시 전 1시간 동안 자율학습을 하도록 권장하고, 다양한 내부강의 프로그램도 개설해 운용한다. 다른 그룹과 마찬가지로 전문가 양성, 사내공모제도, 지역전문가 제도도 있다.직원의 역량개발이 기업의 성패와 직결된다는 인식하고 있다. 이렇게 양성된 직원은 직업에 대한 윤리의식이 투철하고, 맡은 바 임무에 책임의식을 갖춘 프로가 된다. 팀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해병대 캠프도 진행하고 있다.금호는 기업이 임직원에게 또 하나의 가정이라는 인식될 수 있도록 사람을 중시하고 편안한 조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미국에서 ‘위대한 직장(GWP)’의 개념이 도입될 때 즐거운 직장생활을 전제조건으로 삼았는데 금호가 일부 이해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운송업도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중요하고, 서비스는 임직원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태도(attitude)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파악한 것으로 판단된다. ◇ 캐빈서비스, 운항, 정비 등의 직무희망자에게 아시아나항공은 매력적▲ [표 2. 평가대상 기업의 점수 비교] 금호는 운송업으로 착실하게 성장하다가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 덩치가 큰 기업을 무리하게 M&A하다가 위기를 경험했다.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형제간의 분란을 초래했다.뒤늦게 시작한 항공운송업이 효자 노릇을 하면서 그룹명칭도 금호그룹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바꾸게 만들었다. 최근 대주주가 경영권을 회복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대내외적 여건이 좋지 않아 전망은 불투명하다.평가대상으로 선정된 금호타이어, 금호석화,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4개 계열사 중 구직자의 관점에서 가장 우량한 기업은 금호석유화학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사업이 금호타이어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제약사항이 있지만 개별적으로 평가하면 급여/복지/승진, 수익성, 자기계발/교육, 성장성 등의 차원에서 금호타이어보다 더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브랜드 이미지 차원만 금호타이어보다 낮았다. 금호석유화학이 계열분리를 완료하면 금호타이어와 우호적인 관계가 유지되는지 여부에 따라 수익성, 성장성 등의 차원이 영향을 받고, 결국 급여부문도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2번째 높은 점수를 획득한 아시아나항공은 급여, 수익성, 브랜드 이미지 차원에서 좋은 점수를 획득했다. 후발사업자로 출발했지만 과감한 혁신과 서비스마인드로 선발업체인 대한항공을 추격했고, 참신한 이미지를 확보했다.금호타이어는 한국타이어에 이어 국내 시장점유율 2위 기업이지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금호타이어는 자기계발/교육, 성장성 차원의 점수가 낮았다. 타이어산업 자체가 전문기술보다는 대규모 설비투자로 인한 장치산업이라는 점이 감안됐다. 금호산업은 도급순위 16위의 건설업체로 성장성, 수익성, 경쟁력, 브랜드 이미지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금호는 호남의 대표기업으로 DJ정부, 노무현 정부 들어 급격한 확장을 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타격을 받았다. 금호타이어가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실적이 호전되고 있지만 경영정상화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항공업계에서 캐빈서비스, 운항, 정비 등의 직무를 선택하고자 하는 구직자라면 아시아나항공이 매력적이다. 금호타이어와 금호석유화학은 일반관리보다는 연구개발직무를 선호하는 구직자에게 자기계발 가능성이 열려 있다. 결론적으로 금호는 좋은 그룹 이미지에 비해 구직자의 입장에서 초우량기업은 없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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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는 2009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2010년, 2011년 자동차 경기호황과 고군분투 덕분에 어둠의 터널을 절반 정도 통과했지만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다.계열사 중 금호석화가 나름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계열분리를 추진 중이고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은 경쟁의 심화, 경기의 부진, 혁신의 부재 등으로 성과(performance)가 미진하다.위험(risk)을 최소화하고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구성원의 합심이 필요하지만 경영진이 신뢰를 잃어 해결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금호의 성과를 이익(profit)과 위험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현재의 경영성과로 재기는 요원한 꿈일 수도금호의 최근 성과는 초라하다 못해 처참하다는 표현이 맞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금호산업은 2010년 2.2조 매출에 당기 순이익이 1,000억 원 규모였지만, 2011년에는 1.7조 매출에 5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2011년의 경우 영업이익이 1,100억에 불과한데 금융비용이 2,200억 원이나 된다. 정상적인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보기 어렵다.부채를 보면 2010년 5.6조, 2011년 3.5조로 줄어들면서 금융비용도 줄어 들겠지만 현재의 이익구조로 정상적 구조로 회복하려면 아직 멀었다. 분리된 금호석화도 부채비율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2010년 4.9조원의 매출에 3,100억 원의 순이익이 났지만, 2011년은 6.4조원의 매출에 5,00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같은 기간 동안 부채는 3.2조원에서 3.1조원으로 줄었다.2011년 말 약 1조원 규모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으나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금 성격이 짙다. 2012년은 전세계의 경기부진으로 인해 매출액과 이익은 줄어들 전망이다. 신규 자동차 판매의 감소와 경기불황으로 타이어 교체수요가 줄어 들어 타이어용 합성고무를 주력으로 하는 금호석화의 매출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아시아나항공은 2010년 5.2조원 매출에 영업이익이 5,500억 원, 2011년 5.6조원 매출에 영업이익이 3,500억 원이었지만 순이익은 861억 이익에서 299억 원의 손실로 전환되었다.부채는 2009년 5.4조원, 2010년 5.3조원에서 2011년 4.8조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여객운송과 화물운송 모두 경쟁이 치열하고 유럽발 경제위기로 인한 물동량의 감소로 2012년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금호타이어도 별도 기준으로 보면 2010년 2.7조원 매출에 영업이익이 1,700억 원, 2011년 3.2조 매출에 영업이익 2,500억 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과도한 금융비용으로 인해 2010년 1억 원, 2011년 1,000억 원의 손이익을 냈다.유동부채와 비유동부채를 합한 총부채는 2010년 2.5조원, 2011년 2.6조원으로 큰 변동이 없었지만 이익규모에 비해서 과다한 수준이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연결기준으로 보면 2010년, 2011년 모두 5,000억 원, 2,600억 원의 순손실을 내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금호그룹의 성과는 현실적으로 대폭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주력인 건설이 침체되었고 여객운송도 마진이 높지 않다. 금호석화가 실적이 양호하기는 하지만 타이어와 자동차 업황과 관련성이 높아 장담하기 어렵다.아시아나항공과 금호타이어의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채권단과 약정기간인 2014년까지 워크아웃을 졸업하지 못할 여지가 높다. 대우건설, 금호고속 등의 지분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했지만 획기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실패했다. ◇ 주력사업의 침체 등 다양한 위험요인을 통제하기 어려워최근 기업경영의 화두는 ‘수직 계열화 구축’이다. 원료생산부터 완제품, 이후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사업체계 구축은 내부거래의 효율화, 다양한 마케팅전략의 선택가능성, 위험의 분산 등으로 선호된다.하지만 핵심 기업의 어려울 경우 동반 침체되는 경향이 있다. 금호의 위험은 주력 사업의 침체와 경쟁의 심화, 노동집약적인 사업구조, 경영진에 대한 구성원의 신뢰저하 등이 있다. 먼저 여객 및 화물 운송, 건설, 타이어제조 등 주력사업의 침체와 경쟁의 심화이다. 금호아시아나의 경우 국내∙외 저가항공사가 국내선뿐만 아니라 국제선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금호산업은 건설업의 부진으로 이미 헤어나오기 어려운 지경에 처했고, 금호타이어도 자동차 업종의 호황의 덕을 봤지만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의 경제가 침체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금호석화도 금호타이어에 종속된 사업구조를 타파하려고 열병합발전소, 신소재개발 등으로 활로를 찾고 있지만 합성고무의 비중이 너무 크다.다음으로 노동집약적인 사업구조로 인해 노동쟁의, 기술혁신의 제약에 직면해 있다. 금호타이어가 수십 년째 노동쟁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열악한 노동환경, 수익성의 악화 등으로 근로조건을 개선해 주기 어렵다. 금호산업, 금호고속, 아시아나항공도 자본보다는 근로자의 생산성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금호석화가 자본집약적인 사업이지만 글로벌 선도기업과 비교해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 보기 어렵다. 서비스산업이라고 해서 기술혁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자본보다 더 장기간이 소요되고 효과측정,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고민이다.마지막으로 경영진의 위기대응능력 부족이다. 1998년 IMF경제위기도 기업의 부채와 경영실패로 인한 위기에서 출발했지만 기업 오너와 경영진 누구도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해 국가위기로 발전됐다.금호도 대우건설, 대한통운의 인수실패로 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아직 정상화되지 않았지만 슬그머니 경영진은 유상증자라는 편법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박삼구 회장이나 동생 박찬구 회장이 새로운 경영기업을 배워 현재의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보기 어렵다. 채권단마저도 이들 오너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려고 한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라는 말처럼 누구도 껄끄러운 일을 하지 않고 ‘좋은 것이 좋다는 식’의 대응을 하고 있다. 채권단의 모럴 해저드(morale hazard)가 도를 넘은 셈이다.오너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임기응변(臨機應變)식의 대응은 또 다른 위기를 초래할 뿐이다. 100년 기업이 되는 길은 오너의 혈통에서가 아니라 검증된 경영진의 능력으로부터 시작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지 않기 바란다.◇ 경영진에 대한 신뢰저하로 시너지 기대 어려워기업을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수의 사람이 모인 조직’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이 사람들이 모여서 시너지(synergy)를 내지 못한다면 모여서 일을 할 필요성이 낮다. 즉 다시 말해서 ‘1+1=2’가 아니라 ‘1+1=3’이 돼야 한다는 의미이다.물리적 합이 아니라 화학적 합의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경영진의 능력이다. 리더십이라고 부르는 이 영역은 구성원의 신뢰(reliability)가 없다면 불가능하다. 이 관점에서 보면 금호는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난관을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2007년 12월 금호산업이 유상증자를 했다. 직원들은 애사심에서 주식을 매입했지만 오너일가들은 오히려 팔았다. 결과적으로 직원들은 막대한 손해를 봤고 금호석화의 박찬구 회장은 내부정보를 활용해 주식매각으로 1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면했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결과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유죄로 종결될 경우 오너 일가가 입을 상처는 깊을 것이다.직원에게 주식매입을 호소하면서 자신들은 주식을 팔아 이익을 챙긴 기업 오너가 금호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워크아웃을 졸업하기 위한 직원의 단결을 해치고 있다.다른 사례는 소위 말하는 ‘형제의 난’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다. 2009년 무리한 M&A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자 박삼구, 박찬구 형제는 합심하기보다는 잘못된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소재를 공방을 벌였다.형인 박삼구는 동생인 박찬구를 해임하고 자신도 경영일선에서 물러서는 결단을 했지만 이미 볼썽 사나운 일을 벌인 후였다. 직원들은 속으로 ‘자신의 가족도 이해하고 포용하지 못하는 오너가 과연 남이나 다름없는 직원들을 가족처럼 대할까?’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최근 발생한 금호타이어 상경투쟁도 경영에 복귀한 박삼구 회장이 직접 광주 공장을 방문해 해결을 시도했지만 불발된 후에 발생했다. 회장이 워크아웃 졸업 때까지 합심해 경영정상화부터 하자고 설득했지만 노조는 급여인상, 상여금 지급, 비정규직 철폐, 해고자 복직 등을 주장하며 사측의 요구를 거부했다. 경영실패와 위기에 대한 책임을 노조가 함께 져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consensus)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대화를 위한 여건 조성에 실패한 셈이다.금호가 재도약을 원한다면 기업문화에 대한 측정을 하고 금호의 사업에 적합한 기업문화를 형성하는 노력을 먼저 기울여야 한다.기업문화는 비전의 정립에서 출발해 사업의 방향설정을 하고 성과를 내는 과정을 거쳐 형성된다. 금호의 경우 비전의 정립, 사업의 방향설정에서 문제가 생기면서 성과도 의도한 결과를 내기 어렵게 되었다.국내 대기업의 오너들은 아직도 돈을 빌려서라도 기업을 인수하고 덩치만 키우면 문제가 없다는 대마불사(大馬不死)의 환상에 젖어 있다. 기업이 이익을 실현하고, 위험을 대비하는 것은 사업의 방향 설정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금호의 사례가 실증하고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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