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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족과 달리 농경민족은 정착생활을 하며 농번기에 상호협력을 통해 힘든 농사일을 해결한다. 삼국시대부터 구성된 두레는 농촌 사회의 핵심적인 공동체 조직이다.두레와 같은 조직이 현대적으로 발전한 것이 협동조합이라고 볼 수 있다. 농업협동조합은 농촌 지역의 고리채를 해소하기 위해 상호금융을 역할을 담당했다. NH농협은행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 데이터베이스(DB), 국정감사·감사원·사법기관 자료, 각종 제보 등을 참조했다.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며 개발된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을 적용해 NH농협은행의 ESG 경영 현황을 진단해 봤다. ◇ 2년 동안 사외이사 및 여성임원 비율 개선 성과... 기부금액 등 사회공헌 활동 양호국정연은 2022년 3월 농협중앙회의 ESG 경영 현황을 평가했으며 전반적으로 설립목적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NH농협은행의 ESG 경영을 2022년과 2024년을 비교 평가하면 다음과 같다. ▲ NH농협은행의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 평가 결과 비교 [출처=iNIS]ESG 헌장은 2022년 및 2024년 모두 제정하지 않았지만 ESG위원회는 구성했다. 사외이사의 비율은 2022년 0명이었지만 2024년 1명으로 개선됐다.여성임원의 비율도 2022년 0%에서 2024년 15%으로 대폭 높아졌다. 부채액은 2년만에 34조 원이나 증가했지만 부채비율은 오히려 하락했다.국민권익위원회가 평가하는 종합청렴도에 대한 결과는 없다. 정부기관과 공기업을 위주로 평가하므로 NH농협은행은 해당되지 않았다.현재 내부 금융사고나 각종 비리행위가 끊이지 않아 종합청렴도는 3등급 이하일 가능성이 높다. 일반 공기업 대다수가 3~5등급을 유지하는 것과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사회는 무이계약직의 연봉에 대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육아휴직 사용자는 2년만에 대폭 증가했다. 기부금액은 일반 공기업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편이다.2022년 기부금액은 1911억 원으로 많았지만 2024년 1863억 원을 줄어들었다. 사회는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얼마나 잘 배려하고 지켜주는지를 평가하므로 개선의 여지는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 2024년 10월 기준 100억 원대 대형 금융사고 5건 발생... 2023년 부채상환에 212년 필요NH농협은행은 ESG 비전 슬로건을 ‘미래를 만드는 시작, 농협금융을 만나는 순간’로 제정했다. ESG 전략 키워드는 △Make the ‘Green’ Moment △Make the ‘Hope’ Moment △Make the ‘Right’ Moment로 확정했다.ESG 전략 방향은 △2050 탄소중립 달성, 기후변화 대응 경영체계 구축 △‘협동과 혁신’의 가치 확산, 농업·농촌·지역사회 상생 협력 △2050 탄소중립 달성, 기후변화 대응 경영체계 구축으로 설정했다.ESG 경영 추진체계는 사회가치 및 녹색금융위원회와 NH농협은행 ESG 추진위원회를 통해 운영된다. 이사회 구성 인원은 총 8명으로 은행장과 상근감사위원 1명, 사외이사 4명, 비상임이사 2명으로 구성된다.여성 임원은 1명에 불과하다. 은행의 속성상 여직원의 비율이 높음에도 관리자급 이상에 여성이 많지 않다면 인사정책에 성차별이 존재한다고 봐야 한다.2024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0월 농협은행의 자체 감사 중 140억 원대의 부동산 담보대출 사기 의혹이 의심되는 거래를 발견해 수사를 의뢰했다.사고 발생 기간은 2021년 4월부터 현재까지며 손실 예상 금액은 미정이다. 이번 사고는 2024년 발생한 100억 원을 초과한 5번째 금융사고다. 연이은 대형 금융사고로 NH농협은행의 내부통제시스템 부실과 지배구조의 불투명성이 지적을 받고 있다.형식적 내용에 그치지 않고 금융사고의 구체적 사례 조사 및 향후 개선 방안 마련 등 실질적인 ESG 경영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2023년 자본총계는 23조358억 원으로 2021년 19조2344억 원과 비교해 19.76% 증가했다. 2023년 부채총계는 378조2896억 원으로 2021년 344조7705억 원과 대비해 9.72% 증가했다. 2023년 부채비율은 1642.18%로 2021년 1792.46%와 비교해 감소했다.2023년 영업이익은 2조7623억 원으로 2021년 2조4906억 원과 대비해 10.91% 증가했다. 2023년 당기순이익은 1조7805억 원으로 2021년 1조5556억 원과 비교해 14.46% 상승했다.2023년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부채 상환에 약 212년이 소요되어 심각한 수준이다. 조합원에 대한 대출 중 부실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해결해야 한다. ◇ 2023년 사회공헌 금액 1863억 원 집행하며 개선 노력... 금융 소외계층 지원 사업 운영NH농협은행은 금융과 연관된 모든 분야에서 농업인과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밝혔다. 농업·농촌의 복지 증대와 교육, 문화,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통해 농업인과 지역사회를 지원할 방침이다.2022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초록사다리캠프 △농촌 일손 돕기 △스포츠 재능기부 활동을 진행했다. 상생금융 활동은 △농업인 금융 부담 완화 △농식품 투자를 포함한다.최근 3년간 육아휴직 사용 인원 수는 △2021년 343명 △2022년 406명 △2023년 415명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중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직원 수는 △2021년 21명 △2022년 46명 △2023년 54명으로 증가세를 보였음에도 육아휴직 대상 인원과 비교해 매우 적은 비중이다.최근 3년간 사회공헌 금액은 △2021년 1911억 원 △2022년 1086억 원 △2023년 1863억 원으로 감소 후 증가했다. 2021년 기준 전체 은행 중 사회공헌 지출액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2023년 11월 농협은행은 인공지능(AI) 대화형 ATM 도입을 위한 ‘4무(無) 금융서비스개념검증(PoC)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층의 대다수인 노인이 소멸위험 지역에 사는 것을 고려해 지역 노인을 위한 ATM 도입을 목적으로 한다.통장, 카드, 인감, 비밀번호가 없는 4무 금융서비스는 다양한 생체인증을 도입해 손쉽게 금융 거래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금융거래에 취약한 노인 계층을 배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금융 소외계층 지원으로 △수어상담 서비스 △어르신 전용 상담서비스 △경제·금융 교육 등을 운영했다. 최근 3년간 경제·금융 교육 수혜자 수는 △2021년 3만8968명 △2022년 5만2417명 △2023년 5만8402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교육 부문에서 ESG 교육과 관련 교재는 부재했다.ESG 경영을 위한 교육교개를 개발하지 않았으며 임직원을 대상으로 ESG 교육도 진행하지 않았다. 지속가능경영은 기업의 연속성에 대한 욕망일 뿐 ESG 경영과는 연관성이 낮다.◇ 2025년까지 ESG 금융 15조 원 지원 목표 수립... 2022년 이후 폐기물 배출 급감농협금융지주는 ‘ESG 트렌스포메이션 2025’의 비전으로 2025년까지 녹색금융 등 ESG 금융에 15조 원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NH농협은행이 추진하는 녹색금융은 그린 임팩트와 농업 임팩트로 나뉜다. 그린 임팩트는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에 자금을 지원한다면 농업 임팩트는 친환경 농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2040년까지 내부 온실가스 배출량(Scope 1, 2) 제로(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3년 탄소배출량은 9만4231tCO2eq로 2022년 9만5033tCO2eq에서 0.84%로 근소하게 감소했다.2024년 8월 NH농협은행 의정부시지부에서 태양광 발전시설 준공행사를 진행했다. 무탄소 재생에너지 사용 전환과 친환경 캠페인인 한국형 재생에너지 100%(K-RE100) 동참을 목적으로 한다.2024년 동안 녹색프리미엄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입, 태양광발전 자가 소비 등을 통해 사용 전력의 2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목표로 매년 재생에너지 비율을 확대할 방침이다. 2016년 NH통합IT센터의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시작으로 전국 영업점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재생에너지 시설을 늘리고 있다.최근 3년간 에너지 사용량은 △2021년 144만3000GJ △2022년 144만2000GJ △2023년 142만1000GJ로 감소세를 보였다. 임직원 수 기준 에너지 집약도는 △2021년 88.98% △2022년 89.09% △2023년 88.03%로 집계됐다.2022년 11월 NH농협은행은 플라스틱을 저축해 쌀을 이자를 받는 ESG 캠페인인 NH지구은행을 진행했다. NH지구은행은 전국 27곳의 제로웨이스트숍을 지점으로 선정했다.재활용 가능 플라스틱을 가져오면 제로웨이스트숍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고 이자를 쌀로 준다. 친환경 활동에 대한 고객 참여와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최근 3년간 폐기물 배출량은 △2021년 668.6톤(t) △2022년 199t △2023년 241.8t으로 2022년 급감했다. 일반 폐기물 배출량은 △2021년 505t △2022년 62t △2023년 84.6t으로 집계됐다. ▲ NH농협은행의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 평가 결과 [출처=iNIS]◇ 내부통제시스템 부재로 원시적 수준의 금융사고 발생... 사회공헌 노력은 양호한 수준△거버넌스(Governance·지배구조)=거버넌스는 ESG 경영 의지를 표명했음에도 ESG 헌장과 구체적인 ESG 경영 계획의 부재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높은 부채 수준과 100억 원대를 초과하는 금융 사고가 연이은 발생한 것은 경영진의 내부통제 부실과 경영 투명성이 의심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무시할 수 없는 위혐이 거버넌스에 다수 있다고 봐야 한다.△사회(Social)=사회는 사회공헌 금액과 기부금이 높은 수준이며 금융 소외계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해관계자에 대한 고민은 노력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므로 관리 가능한 위험에 속한다.다만 조합원인 농축산인에 대한 높은 대출 이자율은 개선해야 할 과제에 속한다. 단기 급전에 필요한 조합원에 대한 신용지원을 적극 고려해 사금융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환경(Environment)=환경은 전반적으로 관리가능한 위험에 속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은행업 자체가 서비스업종에 해당되므로 이산화탄소 및 폐기물 배출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K-RE100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한다느 목표를 수립했다. 다만 은행이므로 2040년이 아니라 2030년까지 단축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폐기물도 2022년 이후 급감했다.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정부·기업·기관·단체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팔기는 주역의 기본 8괘를 상징하는 깃발, 생태계는 기업이 살아 숨 쉬는 환경을 의미한다. 주역은 자연의 이치로 화합된 우주의 삼라만상을 해석하므로 기업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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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트라(KOTRA) 빌딩[출처=홈페이지]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코트라, 사장 유정열)에 따르면 2024년 8월12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염곡동 KOTRA 본사 국제회의장에서 해외사무소를 운영하는 12개 공공기관과 ‘해외사무소 내부통제 선진화를 위한 감사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공동 협약식에는 한국가스공사, 한국관광공사, 한국국제협력단, 한국남부발전,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석유공사, 한국전력기술,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 한전KPS,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 12개 공공기관의 감사, 감사실장 등 주요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공동 협약식에서는 △해외사무소에 대한 감사기법 공동 개발 △우수사례 벤치마킹 △부패취약 분야 내부통제 강화방안 △교차·합동감사 등 감사협력제도 모색 △주재국 주요 법규 공유 등을 통한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해외사무소는 주재국별로 제도와 법규가 다양해 본사 차원의 통제와 관리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이번 협약식은 공공부문 감사 강화가 요구되는 글로벌 추세를 반영했다.12개 공공기관 상임감사 및 주요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해외사무소에 대한 내부통제 체계를 고도화하고 감사역량 강화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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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2024년 8월2일 환경부 산하 4대 공공기관 간 감사 역량 및 교류 강화를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장면 [출처=홈페이지]물이 여는 미래, 물로 나누는 행복을 지향하는 한국수자원공사(K-water) 감사실은 2024년 8월2일 환경부 산하 4대 공공기관 간 감사 역량 및 교류 강화를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협약식은 인천시 서구 경인항통합운영센터에서 열렸으며 4대 공공기관은 국립공원공단,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한국환경공단 등이다.협약의 주요 내용은 △감사 전문성 및 품질 향상을 위한 교류 협력 △역량 강화를 위한 실무회의·워크숍 운영 협력 △반부패·청렴 우수사례 공유 등으로 포괄적이다.이번 협약을 통해 각 기관은 기관 간 감사기법 교류와 더불어 내부통제·감사 활동 역량 강화를 위한 감사 인력 상호 지원 등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이번 협약식에는 한국수자원공사 이삼규 상임감사위원을 비롯해 국립공원공단 김경순 상임감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김응박 상임감사, 한국환경공단 홍성환 상임감사 및 각 기관 감사업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이삼규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는 “환경분야 대표 공공기관 간 협력을 강화해 자체 감사기구의 감사 역량을 제고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감사로 투명경영 강화에 한층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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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5000년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 인지도를 보면 고구려의 고선지, 통일교의 문선명, 롯데그룹의 신격호가 대표적이다. 고선지는 당나라 장수로 서역을 정벌했고 문선명은 통일교로 해외선교를 활발하게 펼쳤다.2020년 98세 일기로 사망한 신격호는 일본에서 대성공을 거둔 후 박정희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한국에 돌아와 유통업을 주력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신격호는 마지막까지 경영권을 놓지 않고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하며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았다.2015년부터 신격호의 장남 신동주는 동생인 신동빈과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치열하게 다퉜다. 2017년까지 진행된 극한의 충돌 끝에 신동빈이 승리하면서 이른바 롯데판 ‘왕자의 난’은 수습됐다. 결국 2020년 신격호 회장이 신동빈을 후계자로 지정한다는 내용의 유언장까지 발견됐다.신동빈 회장의 지휘한 롯데그룹은 123층 규모의 잠실 롯데타워까지 완공하고 적극적 인수합병(M&A)으로 거침없이 성장하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온라인 쇼핑몰의 확장으로 경영상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동주가 촉발한 내부고발의 진행과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신동주의 내부고발 진행 내역 [출처=국가정보전략연구소(iNIS)] ◇ 내부 자료 제출에도 혐의 없음으로 결론2016년 6월 검찰은 롯데가 해외사업을 벌이면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갖고 대규모 수사단을 꾸렸다. 세월호 사건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박근혜 정부가 재벌 길들이기를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해당 수사는 호화 군단으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성과는 미진했다.검찰이 증거를 찾지 못하고 허둥대고 있을 때 동생인 신 회장과 후계자 자리를 두고 다투던 신동주는 2016년 9월30일 신 회장과 롯데 주요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했다.롯데가 2013년 5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중국에서 인수한 타임즈, 럭키파이 등의 영업권 손상차손 3700억 원을 누락해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했다는 혐의다.롯데쇼핑은 2014년 약 1500억 원, 2015년 4574억 원 등 6169억 원을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회계장부에 반영했다고 반박했다. 2016년 2월 중국 영업권 가치를 재산정해 3461억 원을 당기순손실로 처리했다는 주장이다.신동주는 신 회장이 소매업뿐만 아니라 부동산 개발에서 발생한 손실도 숨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동주는 2015년 10월 롯데쇼핑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후 회계장부를 열람했다. 2016년 1월 호텔롯데과 관련된 회계자료도 확보했다. 나름 내부고발을 위한 자료를 충분하게 획득한 셈이다.검찰은 신동주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획득한 내부정보를 고발했을 것으로 판단해 사실 확인에 착수했다. 신동주는 외형적으로 고발장만 접수했지만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수집한 자료를 비공식적으로 검찰에 넘겼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이 몇 개월간 회계장부를 뒤적인 결과는 초라했다. 해당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신동주의 내부고발과는 별개로 신격호 일가와 경영진 일부는 다른 불법행위로 기소돼 처벌을 받았다. 신 회장 뿐만 아니라 신동주도 검찰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신동주는 2005~2015년 그룹 계열사 여러 곳에 등기이사로 등재만 해놓고 일을 하지 않은 채 급여 391억 원을 받았다. 이러한 행위도 불법이다.형제 간의 분쟁은 다양한 기관에 소속된 법률가 뿐 아니라 컨설팅업체에게도 좋은 먹이감이었다. 신동주는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면서 민유성 나무코프 회장으로부터 다양한 자문을 받았다. 민 회장은 신동주로부터 컨설팅비의 일부를 받지 못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민사소송 과정에서 민 회장이 법률자문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변호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은 법률자문을 하지 못하게 돼 있다. 결과적으로 12월 현재 민 회장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 정의감·조직 설득·증거가 내부고발 성공 요건신동주가 전문가의 조언을 받고 내부고발을 단행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내부고발의 내용을 입증할 증거자료가 충분하게 없었기 때문이다. 신동주가 촉발한 내부고발 사건의 교훈은 다음과 같다.우선 내부고발은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조직의 발전을 위한다는 정의감을 기반으로 진행돼야 한다. 신동주는 롯데의 장기적 발전이 아니라 후계자 경쟁에서 신 회장을 꺾기 위해 내부고발을 결정했다. 민 회장과 체결한 이른바 ‘프로젝트L’의 내용이 이를 증명한다.프로젝트L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취득 방해, 호텔롯데 상장 무산, 국적 논란 프레임 만들기, 검찰 자료 제공을 통한 신동빈 회장 구속” 등을 목표로 추진됐다.4가지 목표 중 국적 논란 프레임 만들기와 검찰 자료 제공을 통한 신 회장 구속을 제외한 2가지는 롯데의 존립 기반 자체를 붕괴시키는 것이다.다음으로 내부고발을 진행하기 전에 조직계통상의 설득 과정을 거쳐야 내부고발자가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신동주는 롯데쇼핑 관련 자료를 공식적으로 받고 이사회·감사 등 내부통제시스템을 거치면서 불법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최대한 기울였어야 했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는 공·사조직을 대상으로 내부고발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조언한다. 내부통제시스템은 4단계로 구성돼 있으며 1~2단계가 내부에서 해결하는 절차다.신동주가 부회장이라는 직위를 가졌기 때문에 회장은 1단계, 감사실은 2단계의 필터(filter)에 해당된다. 외형적으로 드러난 결과로만 보면 신동주는 1~2단계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마지막으로 내부고발은 의심 정황보다는 명확한 증거를 기반으로 추진해야 한다. 신동주가 롯데쇼핑에게 각종 회계자료를 요청했을 때 회계책임자가 불법행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라면 쉽게 제공했을 가능성이 낮다.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당사자에게 불법자료를 내어줄 어리석은 경영진은 없다.검찰이 회계자료만으로 불법행위를 확인해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수사기관의 수사의지에 따라 수사결과가 정반대로 달라지는 사례도 종종 있다.수사결과가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과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법원의 판결도 마찬가지다. 내부고발자가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각종 이해관계자에 의해 역공을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므로 주의가 요망된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iNIS]*칼럼 내용 문의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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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3금융감독원은 은행에서 내부고발을 할 때 실명으로 해야 하는 원칙을 폐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금융권에서 횡령사고가 빈발하면서 내부고발의 장애물을 제거해 금융기관이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실제 내부고발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신분 노출이다.대부분의 내부고발자는 조직을 파괴하려는 목적보다 보호하려는 의도를 강하게 표명한다. 내부고발이 조직 내부에서 전개되는 내부통제시스템의 1~2단계에서 해소되지 못하고 외부로 나오면 내부고발자가 예상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타난다.미국의 엔론, 일본의 유키지루시·미토호프와 같은 기업은 파산하거나 자발적으로 폐업했다. 한국의 삼성그룹·SK그룹·두산그룹·현대차그룹은 벌금납부와 같은 경제적 피해뿐 아니라 대외 신용도 추락 등 비경제적 손실도 막대하게 입었다. 내부고발이 조직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살펴보자. ◇ 눈에 드러나지 않는 비경제적 손실이 더 커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는 국내외에서 발생한 내부고발을 분석해 영향을 경제적 측면과 비경제적 측면으로 분류했다. 내부에서 해소된 내부고발의 영향은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워 외부로 공개된 내부고발을 중점적으로 파악했다. 경제적 측면과 비경제적 측면의 영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우선 경제적 영향은 벌금, 매출 감소, 사회출연금 등으로 조사됐다. 조직 내부의 불법행위가 내부고발의 대상인 경우에는 정부로부터 벌금을 부과 받게 된다. 현대자동차·SK·두산은 막대한 금액의 벌금을 냈다.또한 내부고발로 기업경영이 비정상적으로 흐르게 되면 자연스럽게 매출이 떨어져 경제적 피해가 확산된다.사회출연금을 내는 것은 외국에서 없는 우리나라 사회에서만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에 속한다. 재벌의 재산 형성이 정경유착과 부정 축재의 결과물에 해당하므로 나빠진 국민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으로 기부하는 것이다. SK는 1000억 원, 삼성은 1조 원을 사회출연금으로 각각 냈다.다음으로 대표적인 비경제적 영향은 대외 신용도 추락, 소비자 비호감 상승, 임직원 사기 저하 등이다. 상장기업이든 비상장기업이든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기업으로 인식되면 신용이 하락해 금융기관을 포함한 이해관계자와 정상적인 거래가 어려워진다.소비자도 해당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서비스의 구매를 중단하거나 불매운동을 벌인다. 소비자가 단체행동을 단행하기 쉽지 않을 경우에는 시민단체가 기업 비판을 주도한다. 우리나라 시민단체는 1970~90년대 부패한 정권·재벌과 투쟁하면서 성장해 여론을 어떻게 흔들어야 하는지 잘 안다.내부고발로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임직원의 사기가 떨어진다. 합법적이며 도덕적인 방법을 통해 돈을 버는 기업은 천국에서나 존재한다며 스스로 위로하지만 사회적 낙인을 두려워한다.우리 사회에 이른바 ‘왕의 행실이 나쁘더라도 신하는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논리로 조직에 충성을 강요하는 악습도 남아 있지만 21세기에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종합해 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영자는 기업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벌고자 하기 때문에 큰 손실을 입히는 내부고발을 두려워하게 된다. 경제적 피해는 쉽게 파악이 가능하지만 비경제적 손실은 외형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 고민이 커진다. ◇ 현명한 갈등관리를 통해 기업 성장 유도해야내부고발은 필연적으로 조직과 조직구성원의 변화를 유도한다. 조직이 내부고발을 통해 성숙해질 것인지 아니면 파멸의 길로 접어들 것인지는 경영자가 내부고발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결정된다. 국정연이 내부고발에 대처하는 경영자의 의지가 어떤 형태로 드러나는지 분석한 결과를 보자. ▲ 경영자의 의지에 따른 내부고발 영향 분석 [출처=국가정보전략연구소(iNIS)]내부고발이 발생하면 경영자는 대체적으로 조직 내부에서 배신자가 나타났다며 분노한다. 조직 내부의 문제를 파악해 해결하기 보다는 배신자 색출에 전력을 다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어찌되었건 경영자의 의지에 따라 내부고발을 전혀 다른 2가지 양상으로 전개된다.먼저 경영자가 내부고발의 내용을 분석해 경영개선 조치를 내리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단기간 실적달성에 급급해 뇌물을 제공하는 관행이 있었거나 비용을 줄이기 위해 품질관리를 부실하게 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2003년 독일 자동차제조업체인 폭스바겐은 공금 유용과 횡령을 내부고발로 적발할 기회를 놓쳤다. 경영자가 불법·부당한 경영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면 기업 내부에 건전한 비판문화가 형성되면서 조직의 경쟁력이 제고된다.미국 정부는 중앙정보국(CIA)·국가안보국(NSA)·연방수사국(FBI와 같은 정보기관의 내부고발자를 조직 수호자로 추켜세운다.따라서 한국 정보기관이나 권력기관에서 빈발하는 공금유용·횡령 사건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미국 CIA가 부패해 망한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보다 우월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다른 사례는 경영자가 내부고발자를 색출해 처벌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조직 내부는 불신이 팽배해져 정상화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게 되는 경우다. 내부고발자는 조직에 애정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능한 직원일 가능성이 높다.따라서 자신의 신분을 철저하게 숨기고 내부고발을 단행하기 때문에 찾기란 쉽지 않다. 2003년 SK와 2006년 현대차에서 발생한 내부고발은 회장까지 구속시켰지만 내부고발자의 신원은 곧바로 밝혀지지 않았다.내부고발자를 찾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동원하면서 조직 내부에 불신풍조가 만연해졌다는 소식이 외부로 알려졌다.일부 대기업은 내부고발자를 찾아 응징했으므로 조직 경쟁력을 오히려 높였다고 착각했을 수도 있다. 표면적으로 내부고발을 경험한 삼성·SK·현대차 등의 실적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100년 기업으로 살아남는다고 판단하기 아직 이르다.결론적으로 국정연은 경영자가 내부고발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100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기업의 업무가 100% 합법적이거나 도덕적일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에 다양한 갈등관리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iNIS]*칼럼 내용 문의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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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공조직에서 내부고발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경찰청이 2022년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를 수습하기 위해 작성한 ‘정책 참고자료’라는 보고서가 일부 언론에 유출됐다. 대통령실에 올리는 정보보고서의 일종이며 소수 관계자만 열람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해당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대규모 참사로 희생된 국민의 마음을 돌보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기보다 정권을 보호하기 방안에 골몰한 정항이 드러났다.보고서 내용을 못마땅하게 여긴 내부자가 언론에 제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내부 구성원조차 설득하지 못한 보고서가 국민의 마음에 들리는 만무하다.오랜 기간 동안 내부고발을 연구한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는 내부고발자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내부통제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통제’라는 개념이 ‘억압’과 같은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대응전략이라는 개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 ◇ 내부통제시스템 구축하면 내부고발 위기 해결 가능국정연은 내부통제시스템을 ‘조직 내부의 문제점이나 각종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구축된 조직 체계(system)’로 정의한다. 조직은 내·외부 이해관계자를 모두 포함하며 체계는 ‘필요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관련 요소를 어떤 법칙에 따라 조합한 집합체’라고 볼 수 있다. 내부통제시스템은 4단계로 구성된다. ▲ 4단계 내부통제시스템의 구성[출처=국가정보전략연구소(iNIS)]먼저 1단계는 조직 구성원이 문제를 인식하고 동료·상급자 등 조직계통상에 이의를 제기해 해결을 시도하는 과정이다. 업무 수행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한 직원은 자신의 차(次)상급자에게 보고해 해결책을 찾는다. 차상급자란 사원에게는 대리, 대리에게는 과장, 과장에게는 부장, 부장에게는 임원 등이 해당된다.2단계는 문제를 보고받은 상급자가 해결해주지 못해 참모조직인 내·외부 감사실에 소원수리를 제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감사는 경영진을 포함한 직원 전체의 일탈행위를 감시해야 하지만 경영진과 담합해 내부고발을 단행한 직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일부 기업은 감사 기능을 외부 전문가(기업)에 위임해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노력한다.3단계에서는 독립기관인 감사조차도 조직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돼 내부고발자는 언론·시민단체·수사기관 등에 개입을 요청한다.외부로 문제가 확산되면 조직은 ‘위기관리팀’을 구성해 대응하게 된다. 내부고발 내용이 실정법을 위반했다면 수사기관의 조사가 진행되겠지만 단순 비윤리적인 행위라면 비난 여론이 비등해진다.4단계로 내부고발의 문제점이 어떤 식으로든지 해결되고 전체 조직을 수습하는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영국 바클레이은행과 같은 일부 기관은 내부고발자를 무리하게 색출하려다 더 큰 사회적 비난을 초래한다.일본 유키지루시·미토호프와 같이 내부고발로 기업이 파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내부고발을 해결하는 과정을 전문가에게 위임해 극단적인 파멸을 예방하는 것이 좋은 이유다. ◇ 오너·최고경영자의 윤리경영 의지 확립이 가장 중요내부통제시스템은 조직 내부의 건전한 발전과 활성을 위해 구축한 것이기 때문에 잘 활용해야 한다. 조직 입장에서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입해 구축한 내부통제시스템을 잘 운용하기 위한 전략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자.첫째, 내부통제시스템은 조직의 문제점을 사전에 해결하는 조기경보시스템(Early Warning System)이라고 인식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내부고발자를 ‘배신자’로 치부하는데 오히려 내부고발자 중 조직에 애정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는데 기업도 문제가 확산되기 전에 미리 내부고발로 해결하는 것이 유리하다.둘째, 내부통제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려면 제도 자체보다는 운용하는 인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조직 구성원이 지킬 의지가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국내 삼성그룹·SK그룹·현대자동차그룹 등과 같이 내부통제시스템을 잘 구축한 대기업이 내부고발이 외부로 이어지는 3단계를 경험하는 것도 운영하는 인력의 무능이 주요인이다.셋째, 내부통제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운용되려면 오너·최고경영진이 솔선수범해 윤리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동양에서 옛날부터 상후하박(上厚下薄)이라고 윗사람의 잘못은 덮어주고 아랫사람의 허물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처벌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서양의 왕족·귀족·지도자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것과 정반대다.마지막으로 조직의 업무를 충분하게 이해하면서 조직관리·심리상담·법률해석·첩보수집·정보분석 등에 관한 지식·경험이 풍부한 외부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좋다.단순한 법률적 조언이나 내부고발자 색출은 조직의 위기를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대기업이나 공기업 대부분은 유·무형의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해 운용하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개선 노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iNIS]*칼럼 내용 문의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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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3▲ 일본 지방은행인 조요은행(常陽銀行) 빌딩 [출처=홈페이지]일본 지방은행인 조요은행(常陽銀行)에 따르면 40대 여행원이 현금 5398만 엔을 횡령한 사고를 적발했다. 500만 엔은 변제를 받았지만 약 4900만 엔은 회수가 불가능한 상태다.조요은행은 10월31일 이바라키현 경찰서에 피해 신고를 제출했다. 11월1일자로 해당 행원은 해고한 상태이며 경찰이 관련 사건을 조사 중이다.여직원은 2022년 4월부터 이바라키현 사카이마치지점에 근무했다. 매장영업계에 소속돼 지점의 예금, 보관자산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횡령한 기간은 2022년 7월부터 2023년 10월경까지 약 1년 3개월간 이어졌다. 고객 5명의 예금기록을 부정하게 변조했으며 고객이 예금을 환불한 것처럼 회계를 조작했다.조요은행은 피해를 당한 고객에게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기록을 복원했다. 결과적으로 고객은 금전적 피해를 전혀 입지 않았다. 구체적인 변조 수법 등은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조요은행은 사무처리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내부관리 태세를 충실하게 강화하고 있으며 컴플라이언스 의식을 향상시켜 유사 사건의 재발을 방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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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판 4대강 사업 참여 혈세만 날려… 총 부채 14조 육박공금횡령 7년동안 깜깜이… 도덕적 해이도 심각한 상황합천·용담·섬진강댐 치수 실패… 주민과 나라에 큰 상처2차 대전 중 영국의 난공불락 요새로 불리던 싱가포르가 일본군의 공격을 받은 지 70일 만에 함락됐다. 말레이반도 밀림을 뚫고 진격한 일본군은 싱가포르에 식수를 공급하던 댐을 점령했다. 수원지를 잃은 영국군은 식수 부족으로 고통을 받는 100만명의 민간인을 외면할 수 없었다. 수원지는 국가보안시설에 속한다.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데 필수재다. 며칠을 음식을 먹지 않고 굶어도 생명을 유지할 수 있지만 물과 공기가 없으면 몇 시간도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한국수자원공사는 5000만 국민에게 생명수를 공급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수자원공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스카이데일리·국가정보전략연구소 데이터베이스(DB), 국정감사·감사원 자료, 각종 제보 등을 참조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며 개발된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을 적용해 수자원공사의 ESG 경영 현황을 진단해봤다.◇윤리경영 체계 구축은 양호… 정상경영으로 채무 해결 불가능수자원공사는 2021년 12월 ‘케이워터(K-water) ESG 자문단’을 구성했다. ‘물 특화 ESG 경영’ 역량 강화 및 ESG 3.0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목적이다. 자문단은 학계·시민사회·환경단체 등 전문가 10인으로 구성됐으며 ESG 경영 정착을 위해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지속가능·ESG 경영 체계를 구축했지만 ESG헌장은 제정하지 않았다. 윤리경영을 위해 윤리강령·임직원 행동강령·임직원 직무청렴계약제 운영규정 등 관련 규정을 마련했다. 윤리강령은 직원의 윤리, 환경보호, 고객에 대한 책임과 의무, 사회책임, 투명성, 직원에 대한 책임, 노사 화합 등이 포함하고 있다.안전·보건경영헌장은 안전 우선 경영 실천, 안전문화 활동, 유해·위험 요인 지속 발굴·개선, 중대재해 제로화, 각종 재난 대비 예방활동, 신속 대응, 복구체계 구축 등을 명시했다. 안전보건경영을 중시하는 것은 현장에서 산업재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2020년 태국판 4대강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설립한 현지 법인을 청산했다. 태국 정부의 귀책사유로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지만 손실을 떠안아 혈세를 낭비했다. 2020년 기준 수자원공사의 매출은 3조7517억원, 당기순이익은 3186억원이다. 부채는 13조8349억원으로 자본금 9조2051억원에 비해서 많지 않지만 이익으로 부채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2018년 환경운동연합은 수자원공사가 4대강 사업과 관련된 원본문서와 보존기간이 남은 문서를 파기했다고 고발했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직무유기 혐의다. 2021년 국정감사에서 수자원공사 회계직원이 7년 동안 공금 85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드러났다. 내부통제시스템의 미비로 정상적인 업무체계가 구비되지 않아 발생한 후진적인 행태의 비리다.◇수위조절 실패로 하류지역 피해 심각… 산업재해 사망자 줄일 묘책 필요무기 계약직의 평균 연봉은 4091만원으로 정규직 8165만원 대비 50.1%로 정규직과 계약직 간 임금 격차가 심화됐다. 계약직의 급여는 환경부 산하 기관 중 최저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설립한 케이워터운영관리 임원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2020년 8월 수자원공사는 합천댐·용담댐·섬진강댐 등 댐의 홍수 조절·예비 방류·방류 시기 조절 등 총체적 실패로 인해 댐 하류 지역 주민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합천군, 하동군 화개장터, 전북 임실군·남원시·순창군과 전남 곡성군·광양시, 충북 영동군·옥천군, 충남 금산군, 전북 무주군 등이 크게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2020년 국정감사에서 수자원공사와 환경공단이 자체 감독한 현장에 사고가 집중돼 셀프감리 부실을 질타 당했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발생한 건설사고 재해자는 327명으로 2015년 41명에서 2019년 96명으로 급증했다. 산업재해 사망자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총 18명에 달한다.수자원공사는 ESG 경영을 추진하고 있으나 전사적 확산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교재는 구비하지 않았다. 홈페이지에 윤리경영과 관련된 교육 내역은 2007년 1건, 2008년 1건, 2010년 3건, 2011년 2건, 2012년 2건, 2014년 2건, 2015년 4건이 전부다. 2016년 이후 윤리경영 교육을 실시한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공기업이라는 특성상 윤리경영을 진행하고도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낮다.◇공동체 파괴하는 도박산업 부작용 예방 노력 필요… 전문 경영인 체제로 불신 극복 중요수자원공사는 2010년 11월 글로벌 재생에너지 100%(RE100) 참여를 선언했다. 2050년까지 사용전력의 100%를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기 위한 목적이다. 2030년까지 43곳의 광역정수장 유휴부지 및 옥상에 태양광에너지 생산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정수장 21곳에는 수열시스템을 도입한다.2030년까지 2.6GW의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을 구축하고 2040년까지 태양광·풍력 등을 핵심 에너지원으로 육성해 재생에너지 비율을 30~35%로 확대할 방침이다.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은 주암댐·합천댐·보령댐·충주댐 등에 설치·운영 중이다, 지역 주민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수익금을 배당하겠다며 지역 주민을 설득했다.수자원공사는 관리하고 있는 모든 댐에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를 계획했지만 2021년 수어댐·군위댐 인근 주민은 식수의 안전성, 수상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 새들의 배설물 배출로 인한 오염 등을 제시하며 반대했다.한국의 댐은 지역민이 마시는 식수, 전력생산을 위한 발전용수, 농작물 재배를 위한 농수 공급의 원천이다. 현재 총기를 휴대하고 있는 청원경찰이 댐을 지키고 있지만 비용 절감을 이유로 외주 인력으로 대체하는 중이다. 외주 인력이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제대로 된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비용절감이 아니라 국민의 수자원보호 및 환경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품질·환경·녹색경영 방침에서 첫 번째로 ‘미래세대를 위한 깨끗한 물과 공기, 그리고 살기 좋은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하여 앞장선다’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2019년 국정감사에서 최근 5년간 전국 정수장·하수처리장 29곳에서 51차례의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경영은 홍보용으로 떠드는 구호에 불과하다는 것이 판명됐다.2020년 수자원공사는 영주댐 환경영향 평가를 앞두고 댐의 수질 악화를 감추기 위해 녹조 제거제인 루미라이트를 투입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환경단체는 수자원공사를 직무유기·업무방해·환경관련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여름철 댐의 녹조현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이 우선이다.▲ 국수자원공사의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 평가 결과◇수돗물 불신 해결 위한 노력이 중요… 수문관리 실패로 인한 환경파괴 예방수자원공사의 댐 방류·투자 실패로 인한 무능, 임직원의 부패, 늘어나고 있는 부채는 공기업이 안고 있는 총체적 부실이다. 전문가를 임명해 경영을 정상화하기 않으면 부채 해결이 불가능하다. 국가 차원의 획기적인 구조조정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거버넌스(Governance·지배구조)의 제도운영·리더십·투명성 전체 영역의 혁신이 필요하다.사회(Social)도 문제가 많다. 국민은 깨끗한 물을 먹기 위해 물 부담금을 납부하나 수돗물을 불신해 생수를 사먹거나 정수기를 구매해야 하는 실정이다. 국민으로부터 믿음을 받고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수질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환경(Environment)은 댐 수문관리 실패로 인한 환경파괴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농경지 파괴 뿐 아니라 수생식물·생물의 서식환경이 사라진다. 또한 급류로 하천변 쓰레기가 강과 바다로 유입돼 2차 오염원으로 작용하고 있다.1963년 완공된 미국 캘리포니아의 오로빌댐은 저수용량이 소양감댐의 2배, 캘리포니아 주민 수백만명의 식수원이지만 관리 부실로 2017년 붕괴됐다. 1965년 준공된 국내 최조 다목적댐인 섬진강댐을 포함해 모든 댐의 수문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출처=iNIS]-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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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은 물류산업이 인프라사업이고, 인프라를 관리하는 것이 시스템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에 국내 경쟁기업과는 달리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 비교적 선진화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본적인 업무수행에 필요한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정보(intelligence), 지식(knowledge)을 관리(management)하고, 윤리경영의 기반인 내부통제를 위한 시스템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한진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5번째 DNA인 시스템(System)을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독자개발과 패키지도입으로 시스템 강화한진은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초창기에는 자체개발을 많이 했지만, 대규모 시스템의 경우에는 검증된 패키지(package)를 도입하고 있다. 자체개발은 현장에서 오랜 기간 축적된 자체 운영 노하우를 녹여 내는 방식이다. 자체 개발은 자사의 업무에 최적화를 할 수 있지만 범용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업그레이드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국내 SI개발업체 대부분은 개발 문서나 운영매뉴얼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는다. 쉽게 말하면 주먹구구식으로 개발해 개발업체나 개발자조차도 구축한 시스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다. 개발문서에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돈을 아끼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진이 운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시스템은 SCM(Supply Chain Management), WMS(Warehousing Management System), SMART(Systematic Modules Along with Realistic Tools), DLS(Digital Logistics System),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등이다.이 중 ERP를 제외하고는 한진의 사업에 특화되어 개발된 시스템이다. SCM은 물류공급체인망을 관리하는 것으로 G(Global)-SCM으로 확장됐다. G-SCM은 기업물류진단, 컨설팅, 글로벌 물류를 지원하며 신속성(velocity)과 가시성(visibility)을 확보하게 한다. 물류사업에서 화물의 이동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창고관리다. 복합물류창고 시설을 관리하는 WMS의 용도는 화물의 입∙출고, 유통가공, 적정 재고관리 등이다.WMS의 최적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 중 하나가 RFID이다.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각종 화물에 RFID-Tag를 붙여 위치를 파악하고, 가장 효율성이 높은 자리에 적재할 수 있도록 한다.산업별 물류운영 노하우로 개발한 물류진단 솔루션인 SMART는 산업별 물류최적화를 가능케 한다. DLS는 디지털 물류시스템으로 실시간 화물추적 서비스도 제공한다. 화물에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칩을 부착할 경우 지구상 어느 곳에 있어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2012년 조양호 회장은 신년사에서 ERP, 즉 전사적자원관리와 같은 최신 경영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경영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다짐했다. 같은 해 3월 대한항공은 ‘통합자원관리(ERP) 시스템 원년 선포행사’를 개최했다.대한항공이 도입한 ERP시스템은 세계적 ERP패키지개발사인 오라클(Oracle)의 제품이다. 오라클 ERP패키지를 도입함으로써 대한항공은 재무, 자재, 정비 등 전 부문을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됐다. 패키지도입은 자체개발보다 유지보수, 업그레이드 측면에서 유리하다. 한진은 국내 최초의 종합물류기업으로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구축한 시스템과 운영(operation)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배송수단의 선택, 창고의 위치, 배송스케줄의 관리, 배송루트의 관리 등은 비용절감을 가능케 하고, 경쟁력의 핵심이 된다.글로벌 물류기업과 비교해 자산과 인력의 질(quality)의 제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운영의 효율성이다. 운영노하우는 조직의 형식지(Explicit Knowledge)로 표현되지 않고, 암묵지(Implicit Knowledge) 형태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 한진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암묵지를 잘 관리해야 한다.◇ 정보관리, 내부통제시스템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기존의 관행이 급속도로 타파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갑’과 ‘을’의 관계다. 비즈니스거래뿐만 모든 사회활동에서 권한을 가져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을 ‘갑’이라고 하고, 그 거래의 상대방으로 부당한 처우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 ‘을’이다.우리 사회에서 갑의 지위에 있는 대표적인 사람은 정부관료, 대기업, 권력기관 사람들이다. ‘갑’의 지위에 있는 사람과 거래하는 사람은 거래를 유지하기 위해서 어떤 차별이나 횡포도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한다. ‘갑은 어떤 행동을 하고, 무리한 요구를 해도 권리이고, 당연한 것이다’라는 생각이 뿌리깊게 배여 있다. 소위 말하는 ‘을’을 반란이라고 하는 사건을 촉발시킨 기업이 대한항공이다. 대한민국에서 초우월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포스코 계열사의 임원이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미국 출장 중 기내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승무원 폭행으로 해소했다.과거 같으면 폭행당한 승무원은 억울해도 참아야 하고, 대한항공도 주요 고객의 비위를 거슬리지 않기 위해 관련 사실을 감췄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언론에 보도됐고, 네티즌의 집요한 추적으로 관련자의 신상, 소속회사, 사건개요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당사자는 수십 년간 근무한 회사를 떠났고 회사는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사건의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후 남양유업사태, 배상면주가사태 등 억울함을 호소하는 ‘을’의 반란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으며,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기관은 어느 때보나 신속하게 조사를 개시하고 있다. 거창하게 관련 사실을 늘어 놓은 것은 대한항공의 정보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밝히기 위한 것이다. 이 사건이 대한항공 임원의 말처럼 ‘을’의 실상을 파헤쳐 사회적 해결을 하려고 시도하려는 명분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오히려 대한항공이 고객의 정보를 보호하려는 노력도 게을리하고, 관련 정보를 통제하지 못해 사태가 일파만파(一波萬波)로 번졌다고 봐야 한다. 사건을 상세하게 정리한 보고서가 인터넷으로 유포됐는데, 대한항공의 직원이 유출한 것으로 추측된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단순 사건을 정리한 보고서를 영업비밀로 보기는 어렵지만 고객의 개인정보가 포함됐다면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민감한 고객정보가 포함된 보고서가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고 외부에 유출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동료가 겪은 부당한 처우에 공분을 느꼈을 수도 있지만 공(公)과 사(私)는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직원들의 직무윤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대한항공도 막강한 대기업으로서 중소 협력업체에 대해 ‘슈퍼 갑’으로 군림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신들이 억울한 희생자라고 아무리 호소해도 큰 호응을 받지 못하는 이유다.한진은 윤리경영을 정착시켜 ‘강한 회사(Strong Company)보다는 좋은 회사(Good Company)를 지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00년부터 TFT를 구성해 기업윤리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거듭해 기업윤리시스템을 구축했다.내부비리신고제도는 직무윤리를 준수하도록 강제하고, 내부비리가 외부보다는 내부에서 해소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비리를 신고한 직원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상급자로부터 부당하고 비윤리적인 의사결정이나 행동을 강요 받을 경우 윤리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도록 한다. 지난 10여 년 동안 윤리경영에 대한 노력을 많이 했고, 사회적 책임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기내폭행 사건에 대처하는 것을 보면 정보관리에도 미흡하지만 윤리경영을 위한 내부통제시스템도 적절하게 작동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법무법인의 도움을 받아 구축했다는 내부통제시스템의 세부내용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운용(operation)은 미흡하다고 봐야 한다. 내부통제시스템의 단계별 정책에 따라야 하는데, 1, 2단계를 충분하게 거치지 않고 바로 3단계인 외부로 이행된 것은 내부적으로 내부통제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크지 않다는 방증이다. 먼저 내부통제시스템의 1단계로 폭행당한 여승무원은 공항경찰에 신고하기에 앞서 내부 절차에 따라 상급자에게 보고하고 회사의 정책에 따라야 한다. 회사가 자신의 억울함을 해소해 주지 않으면 내부통제시스템의 2단계인 내부고발로 윤리위원회에 진정을 하면 된다.윤리위원회조차도 합당한 수준의 대응조치를 하지 않았을 경우에 내부통제시스템의 3단계인 외부에 억울함을 호소하면 된다. 사건진행의 상세내용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외형적으로 드러난 문서와 내용을 분석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내부적으로 수습할 수 있는 사건이 외부로 드러나면서 대한항공이 예상하지 못한 다양한 충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고객의 행동도 문제가 되고, 관련 기업의 임원이 ‘우리가 슈퍼 갑으로 행세해와 언젠가는 터질 일인데, 잘 터졌다고 생각한다’고 공개적으로 표명했지만 ‘과연 본심도 그럴까’하는 생각이 든다.관련 기업이 반성의 차원, 혹은 후 폭풍이 무서워 곧바로 대한항공과 거래를 끊지는 않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기존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단기적으로 큰 타격을 입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이익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된다.효율적인 내부통제시스템의 구축과 운영이 윤리경영의 핵심이 되고, 기업의 위험(risk)과 위기(crisis)를 최소화하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가 된다는 것을 대한항공 기내폭행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더 절감할 수 있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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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MS가 시스템경영의 출발SK는 고유의 경영시스템이 SKMS라고 주장한다. SKMS가 경영에 대한 공통된 이해, 철학을 바탕으로 이질적인 구성원을 하나로 통합해 준다는 것이다.SKMS는 기업경영의 지향점과 목적에 대한 통일된 개념을 제공하고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는 원칙을 제시한다. SKMS가 이론적 성격이 강해 직원이 이해하고 업무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지만 SK의 경영지침이 된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SKMS를 보완하기 위해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목표인 ‘SUPER EXCELLENCE’의 합성어인 ‘SUPEX’개념을 도입했다.2000년에는 기업단위, 조직단위 별로 목표를 정하고 2002년에는 실천 방법론까지 개발했다. 2~3년 단위로 목표를 수정하고 실천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도록 요구한다.상당히 진보된 개념이지만 현장에서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 30년 이상이나 수정∙보완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SKMS 따로 일 따로’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SKMS는 업무의 연속성, 동질성 등을 확보해 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표준화된 업무방법론으로 경영진의 변화, 직원의 이동과 관계없이 업무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경영용어, 방법론의 통일로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이 높고, 임직원 간의 동질성을 보장한다.그러나 SKMS가 직원들의 창의적 사고를 제한할 수 있고, 실천요강이 현실과 동떨어질 경우 상당한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 성과위주의 근시안적 사고를 강제함으로써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책자가 아니라 정보시스템으로 내재화해야 한다SK가 SKMS라는 뛰어난 표준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과 비교해 보면 아직 시스템이 정립되지 않았다. 경영도구(methodology) 도입을 통해 업무표준화와 선진경영기법 도입을 강조한 삼성과는 달리 사람(people)위주의 조직혁신을 우선시 한 결과다.SKMS의 정신과 업무프로세스가 정보시스템으로 구현돼야 시스템경영(system management)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몇 년 전 한국 경영계를 강타했다가 개념정의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슬그머니 사라진 용어 중 하나가 시스템경영이다. 시스템경영은 ‘개인이나 특정 조직에 의존하지 않고 경영 전반에서 효율적인 활동이 가능하도록 조직관리와 절차 등을 체계화하여 경영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업무의 세세한 부문까지 규범과 표준이 정해져 있어 특정 조직이나 개인에 의해 독단적으로 경영되다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한다. SK는 1979년 처음으로 SKMS라는 개념을 정립해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하고 있다. SK에서 시스템경영이란 ‘SKMS에 따라 경영을 하는 것’을 말한다.문제는 오랜 기간 동안 시스템경영에 대해 고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스템경영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삼성이 SKMS와 같은 업무표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선진화된 경영도구를 잘 도입하기 때문에 국내 최고 기업이 된 것과 차이가 있다. SK가 삼성보다 뒤떨어진 기업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SK는 삼성이 가지지 못한 SKMS라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삼성보다 더 쉽게 시스템경영을 정착시킬 수 있는 여건을 가졌다. ‘SKMS 따로, 경영도구(methodology) 따로’가 되었기 때문에 국내 최고기업이 되지 못한 것이다.SK가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SKMS 정신과 업무절차를 정보시스템에 녹여 내야 한다. 소위 말하는 ‘Best Practice’의 모방에만 관심을 가지지 말고 자체 노하우를 어떻게 경영도구에 접목시킬 것인지 고민하라는 것이다. ◇ 권한의 이양에 따른 운영효율이 달라진다일(job)적인 측면에서 보면 국내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업무정의가 명확하게 된 것은 아니지만, 사업조직의 독립경영, 대폭적인 권한위임, 경영성과에 대한 책임, 독립된 ‘이익센타(Profit Center)’로서 특성이 명확화하게 정립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자율경영, 책임경영, 성과경영 강화를 통한 가치 극대화를 위해 SK에너지, SK텔레콤, SK네트웍스를 중심으로 ‘CIC(Company In Company)’를 추진하고 있다. CIC는 사업 관련 권한의 위임을 통해 독립적 경영, 성과에 따른 보상∙책임을 연계한 ‘사내의 독립된 기업’개념이다. 이 제도가 오너의 독단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 다른 대기업에 비해 뛰어난 경영실적을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0년대 초 사내 벤처바람이 불던 시절 대기업이 유행처럼 받아들였던 제도와 유사하기는 하지만 조직에 역동적인 활력을 주입시킨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이다. SK의 장점으로 꼽히는 것 중의 하나가 실질적인 이사회제도다. 오너의 독단적인 의사결정, 황제경영, 불통경영이 국내 대기업 경영의 대명사이지만, SK는 원래의 취지대로 이사회를 독립적으로 운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관계사의 자율, 책임 경영 정착을 위해 이사회(BOD: Board of Directors) 중심 경영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사외이사의 비율이 평균 60%에 달할 정도로 독립적인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주요 경영현안은 100% 사외이사로 구성된 소위원회에서 심의하게 하고 있으며 이 소위원회가 계열사별로 평균 2개가 넘는다. 경영위원회, 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사외이사 후보추천 위원회 등의 소위원회가 있다. 오너가 이사회가 경영감시, 주요 의사결정 참여 등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외부로부터 투명경영 의지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는다.◇ 내부통제시스템이 없는 권한위임은 비효율과 부패로 이어진다권한을 위임하기 위해서 선결돼야 하는 조건은 역할과 책임(R&R, role and responsibility) 체계의 확립이다. SK의 직원들을 보면 자유분방하고 권위의식이 없다는 것을 발견한다.내부 의사소통이 자유롭고 하위직에 권한이 많이 위임되어 있다. 상사도 부하직원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가급적 인정한다. 최근에는 다른 대기업도 직급체계가 단순화되고 권한분산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SK와 비교하면 아직 미약하다.조직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위임된 권한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지, 권한에 따른 책임을 준수하는지 관리(manage), 평가(assess), 통제(control)할 수 있는 내부통제시스템(internal control system)을 구축해야 한다. 원래 내부통제시스템은 회계감사에서 도출된 용어이지만 내부고발(whistle blowing)이나 조직효율성을 관리하는 시스템과 동일한 개념이기 때문에 차용했다.R&R이 제대로 배분되었는지, 운영(operation)결과는 어떤지, 잘못 운영될 경우 누가,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등의 질문에 대한 해답이 내부통제시스템에 반영되어 있어야 한다.그동안 내부고발, 윤리경영 등에 관한 연구도 오랫동안 병행했기 때문에 내부통제시스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내부통제시스템을 개념적으로 접근한 것이 아니라 정보시스템화할 수 있는 지표(indicator)를 개발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국내 기업들이 기업문화를 혁신하기 위해서 첫 번째로 고민해야 할 것도 내부통제시스템이라는 점 때문에 앞으로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본다.SK가 다른 기업에 비해 권한분산과 위임이 잘 되었다는 점을 위에서 설명했지만, 관리와 책임에 대해서는 고민이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젊은 직원들이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을 잘못 행사하거나 권한을 부패할 수 있는 특권으로 인식하고 있다.권한행사의 이권은 잘 챙기는데, 이에 따른 책임은 고민하지 않는다. 권한이 잘못 위임되면 직원이 부패한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권한은 ‘권력(power)’으로 인식되고 권력은 ‘돈(money)’으로 바꿀 수 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국내기업의 직원들이 더욱 부패해졌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데 SK도 예외는 아니다. 과거에 비해 부패가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공공연하게 만연되어 있다.그리고 발생 건 수는 줄었지만 ‘위험수당’이 포함돼 오히려 규모는 커졌다고 한다. 과거에는 권한이 위에만 집중돼 윗사람만 부패했는데, 최근에는 권한이 아래로 위임되면서 아랫사람까지 부패해져 부패에 상하구분이 없다. SK 조직에 해당되는 말이다. 독과점 사업을 하거나, 인프라관련 사업을 하거나, 수 많은 협력업체를 가진 계열사가 주로 부패해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SK 내부에서도 부패가 만연할 수 있는 여건이 성숙되어 있고 실제 부패가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있어 근절이 어렵다. 부패문제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어떤 기업, 어떤 조직도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자세하게 언급하지 않겠다. 하지만 부패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기업의 지속발전하기 어렵다. 지난 5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청렴도가 OECD평균 정도로 개선된다면 2010년 기준으로 국민 1인당 명목 GDP가 138.5달러, 경제성장률은 0.65%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SK도 지속성장을 위한 경영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가장 먼저 윤리경영부터 챙겨야 한다. 요즘 세상에 누가 뇌물을 받느냐고 하지만 요즘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권한이 있는데 뇌물을 받지 않을 바보가 어디 있느냐는 말이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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