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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건설 로고대우건설(대표이사 백정완)은 2024년 상반기 경영실적(연결기준, 잠정집계)이 매출 5조 3088억 원으로 전년 동기 5조 8795억 원 대비 9.7% 감소했다고 밝혔다.상반기 영업이익 2196억 원, 당기순이익 1880억 원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액은 2조 8215억 원, 영업이익은 1048억 원, 당기순이익은 965억 원을 기록했다.매출액을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주택건축사업 부문 3조 4754억 원 △토목사업 부문 1조 883억 원 △플랜트사업 부문 5684억 원 △기타연결종속 부문 176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3944억 원 대비 44.3% 감소한 2196억 원을 기록했다. 지속되는 고금리 및 원가율 상승과 현장 수의 감소 영향으로 매출액 감소 및 수익성이 악화되어 상반기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상반기 신규 수주는 4조 4008억 원을 기록했다. 1분기에 성남 수진1구역 재개발(7793억원), 인천 초저온 물류센터(4482억 원)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비롯해 2분기에 여의도 공작아파트재건축(5704억 원), 대장~홍대 광역철도(2896억 원), 동탄2 A76-2BL(2226억 원)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등을 수주했다.2024년 상반기 말 기준 44조 9888억 원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연간 매출액과 비교하면 3.9년 치 일감에 해당된다.대우건설 관계자는 “최근 대우건설이 팀코리아로 참여한 체코 원전 사업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대규모 해외 수주의 신호탄을 쐈다. 하반기에는 투르크메니스탄 비료 플랜트를 비롯해 베트남 타이빈성(Thai Binh) 끼엔장(Kien Giang) 신도시 개발사업, 리비아 재건사업, 이라크 Al Faw 항만 해군기지 등 준비된 대형 프로젝트들의 수주가 가시화 될 것으로 보여 연말까지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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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모기업으로 창업자 이병철 회장이 1938년 대구에서 설립한 삼성상회가 그 효시다. 설립 당시에는 국내 청과류와 건어물을 중국과 일본 등지에 수출하는 단순 중개상에 불과했지만 그 뒤 삼성물산공사로 개칭해 국제무역의 범위를 미국과 유럽에까지 넓혔다.1952년 1월 현재의 삼성물산주식회사로 개칭해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주요 사업은 자원개발·철강·화학·전자재료·섬유 등을 중심으로 한 상사 부문과 건축·토목·플랜트 등을 중심으로 한 건설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건설 부문의 경우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등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2014년 글로벌 포춘 500대 기업 중 460위, 한국기업 중 15위를 차지했다. 삼성물산의 기업개요는 표 1과 같다.▲ 삼성물산의 개요 [출처=iNIS]◇ 작년과 비교해 상사 부문과 건설 부문 모두 크게 실적 호전2013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삼성물산은 올해는 작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5.4%, 63.8% 증가했다.상사 부문에서도 철강과 화학품목에서 수익성이 개선됐으며 오스트레일리아 등 해외 건설프로젝트에서 본격적으로 공사가 진행돼 건설 부문 실적도 호전된 것으로 드러났다.올 하반기에도 수주 가능한 해외 프로젝트가 집중돼 있어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는 삼성물산의 경영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부문별 특징, 경쟁력,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을 살펴봤다.첫째, 삼성물산의 주요사업 내용을 살펴보면 삼성물산의 사업부문은 크게 건설 부문과 상사 부문으로 나눌 수 있다. 건설 부문은 국내외의 건축, 플랜트, 주택 분야의 사업을 하고 있고, 마이닝, 헬스케어, Aviation 등 신사업을 육성하고 있다.상사 부문은 그동안 자원개발, 철강, 화학, 산업소재 등 다양한 방면에서 국제무역을 추진하면서 트레이딩과 오거나이징 모델에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삼성물산은 복합화력발전소, 문화시설, 광산개발, 각종 플랜트구축 등으로 사업영역이 확장되면서 매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현재 계열회사는 74개로 그 중 상장사는 17개이고 비상장사는 57개에 이른다.둘째, 삼성물산의 2013년 실적은 2012년에 비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이 특징이다. 매출은 표2에서와 같이 2013년 약 18조844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약 9.3% 증가했다.영업이익은 2013년 약 2657억원으로, 전년 대비 35.8% 크게 감소했다. 순이익도 2012년에 비해 2013년에 크게 감소해 약 140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66.3% 감소했다. 이러한 실적은 경기침체의 영향뿐만 아니라 특히 해외시장 수주에 있어 저가수주 여파로 인한 결과다.하지만 최근 발표된 올해 상반기 실적발표에선 삼성물산뿐만 아니라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등 상장 5대 건설회사 모두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특히 삼성물산은 상반기 매출 7조2342억원, 영업이익 2403억원의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5.4%, 63.8% 증가한 실적이다. 오스트레일리아 로이힐프로젝트, 캐나다 온타리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등 해외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전문가들은 현재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는 것은 해외시장 수주 덕분인데 작년과는 달리 올해에는 수익성 높은 수주에 집중한 결과로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러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주요지표 [출처=iNIS]셋째, 삼성물산의 경쟁력으로 적극적인 시장개척과 프로젝트 오거나이징 능력을 들 수 있다. 우선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프런티어 시장을 개척해 지속 가능한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초고층 건물 및 발전플랜트 등 삼성물산이 강점을 갖추고 있는 사업에서 더 강도 높게 진행 중이다. 시장 다각화 역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삼성물산의 핵심 전략인데 최근 서북아프리카와 북아시아 등 고성장 중인 프런티어 시장 진출에 성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지난 2월 북아프리카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했는데 이번에 수주한 알제리 복합화력발전 플랜트 건설은 공사금액이 1조 원을 넘어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삼성물산의 상사 부문은 산업소재 트레이딩 사업과 함께 발전 및 플랜트 분야의 프로젝트 오거나이징(Project Organizing) 사업을 추진 중이다.프로젝트 오거나이징 사업이란 상사의 핵심 경쟁력인 글로벌 네트워크와 마케팅, 금융 등을 총동원해 사업을 발굴하고, 발굴한 사업에 대해 고객에게 종합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다.그 대표적인 예로는 캐나다 온타리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들 수 있다. 이 사업은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 1369MW 급의 풍력과 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총 사업 규모가 US$ 50억달러(약 5조1800억원)에 달한다.이 사업은 지난 2008년 삼성물산이 온타리오 주 정부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원 확보와 일자리 창출 등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면서 시작됐다.삼성물산은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안을 제안해 온타리오 주 정부로부터 예정에도 없던 사업을 수주 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삼성물산은 끊임없는 해외 활동으로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경쟁력 극대화에 노력하고 있다. ◇ 발전·광산·헬스케어 등으로 미래성장 동력 확보 위해 노력삼성물산이 최근 몇 년간 달라진 점 가운데 하나가 수주분야가 다양해진 것을 들 수 있다. 삼성물산은 민자발전사업(IPP)을 중심으로 광산 개발 연계 인프라 사업, 헬스케어 사업 등으로 수주영역을 확대하고 있다.삼성물산은 2010년 국내 건설사 최초로 US$ 28억달러(약 2조9400억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민자발전소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작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총 US$ 12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라빅2 민자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IPP는 민간업체가 투자자를 모집해 발전소를 짓고 일정 기간 발전소를 소유와 운영을 하면서 전력을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 삼성물산은 시공능력뿐만 아니라 금융조달 등 디벨로퍼 역량까지 확보하고 있다.작년 광산개발 연계 인프라 수주물량이 늘어났는데 삼성물산은 지난 5월 US$ 58억달러(약 6조4113억원) 규모의 오스트레일리아 로이힐 철광석 처리플랜트와 340km의 철도 및 항만 인프라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또 작년 5월에는 세계 최대 석탄 광산이 있는 몽골 타반톨고이에서도 철도 공사를 US$ 4억8000만달러(약 5000억원)에 수주했다.헬스케어 분야도 계속 추진 중인데 삼성물산은 터키 정부가 발주한 병원 건립 민간 투자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추진 중에 있는데 이는 터키 수도 앙카라 동남부 가지안테프 지역에 연면적 54만㎡ 규모의 초대형 병원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다.최근 삼성물산은 동종업계 라이벌인 현대건설과 국내 1등 건설회사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나란히 전년 실적을 훌쩍 뛰어넘는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하 삼성물산)은 7조2342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25.4% 오른 매출을 기록했다.현대건설도 상반기 7조9천934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6.2% 상승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현대건설이 조금 앞선 상황인데 현대건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4천672억원으로 전년대비 23.2% 증가했으며 삼성물산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2천403억원이었지만 전년 동기보다 63.8%나 증가했다.삼성물산이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면서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사업 분야뿐만 아니라 사업 국가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2012년 카타르·홍콩·몽골에 진출한 데 이어 작년엔 아프리카 모로코·호주·캐나다·영국 등으로 진출 지역을 늘리고 있다. 올해에는 미국 등 선진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선진 건설시장의 엄격한 공사관리와 글로벌 건설사 등과의 협업 등을 통해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하지만 국내 건설시장은 이미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에 진입했고, 상사 사업도 글로벌 기업들과의 충분하게 경쟁할 정도의 역량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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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는 2009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2010년, 2011년 자동차 경기호황과 고군분투 덕분에 어둠의 터널을 절반 정도 통과했지만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다.계열사 중 금호석화가 나름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계열분리를 추진 중이고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은 경쟁의 심화, 경기의 부진, 혁신의 부재 등으로 성과(performance)가 미진하다.위험(risk)을 최소화하고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구성원의 합심이 필요하지만 경영진이 신뢰를 잃어 해결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금호의 성과를 이익(profit)과 위험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현재의 경영성과로 재기는 요원한 꿈일 수도금호의 최근 성과는 초라하다 못해 처참하다는 표현이 맞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금호산업은 2010년 2.2조 매출에 당기 순이익이 1,000억 원 규모였지만, 2011년에는 1.7조 매출에 5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2011년의 경우 영업이익이 1,100억에 불과한데 금융비용이 2,200억 원이나 된다. 정상적인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보기 어렵다.부채를 보면 2010년 5.6조, 2011년 3.5조로 줄어들면서 금융비용도 줄어 들겠지만 현재의 이익구조로 정상적 구조로 회복하려면 아직 멀었다. 분리된 금호석화도 부채비율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2010년 4.9조원의 매출에 3,100억 원의 순이익이 났지만, 2011년은 6.4조원의 매출에 5,00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같은 기간 동안 부채는 3.2조원에서 3.1조원으로 줄었다.2011년 말 약 1조원 규모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으나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금 성격이 짙다. 2012년은 전세계의 경기부진으로 인해 매출액과 이익은 줄어들 전망이다. 신규 자동차 판매의 감소와 경기불황으로 타이어 교체수요가 줄어 들어 타이어용 합성고무를 주력으로 하는 금호석화의 매출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아시아나항공은 2010년 5.2조원 매출에 영업이익이 5,500억 원, 2011년 5.6조원 매출에 영업이익이 3,500억 원이었지만 순이익은 861억 이익에서 299억 원의 손실로 전환되었다.부채는 2009년 5.4조원, 2010년 5.3조원에서 2011년 4.8조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여객운송과 화물운송 모두 경쟁이 치열하고 유럽발 경제위기로 인한 물동량의 감소로 2012년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금호타이어도 별도 기준으로 보면 2010년 2.7조원 매출에 영업이익이 1,700억 원, 2011년 3.2조 매출에 영업이익 2,500억 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과도한 금융비용으로 인해 2010년 1억 원, 2011년 1,000억 원의 손이익을 냈다.유동부채와 비유동부채를 합한 총부채는 2010년 2.5조원, 2011년 2.6조원으로 큰 변동이 없었지만 이익규모에 비해서 과다한 수준이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연결기준으로 보면 2010년, 2011년 모두 5,000억 원, 2,600억 원의 순손실을 내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금호그룹의 성과는 현실적으로 대폭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주력인 건설이 침체되었고 여객운송도 마진이 높지 않다. 금호석화가 실적이 양호하기는 하지만 타이어와 자동차 업황과 관련성이 높아 장담하기 어렵다.아시아나항공과 금호타이어의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채권단과 약정기간인 2014년까지 워크아웃을 졸업하지 못할 여지가 높다. 대우건설, 금호고속 등의 지분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했지만 획기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실패했다. ◇ 주력사업의 침체 등 다양한 위험요인을 통제하기 어려워최근 기업경영의 화두는 ‘수직 계열화 구축’이다. 원료생산부터 완제품, 이후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사업체계 구축은 내부거래의 효율화, 다양한 마케팅전략의 선택가능성, 위험의 분산 등으로 선호된다.하지만 핵심 기업의 어려울 경우 동반 침체되는 경향이 있다. 금호의 위험은 주력 사업의 침체와 경쟁의 심화, 노동집약적인 사업구조, 경영진에 대한 구성원의 신뢰저하 등이 있다. 먼저 여객 및 화물 운송, 건설, 타이어제조 등 주력사업의 침체와 경쟁의 심화이다. 금호아시아나의 경우 국내∙외 저가항공사가 국내선뿐만 아니라 국제선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금호산업은 건설업의 부진으로 이미 헤어나오기 어려운 지경에 처했고, 금호타이어도 자동차 업종의 호황의 덕을 봤지만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의 경제가 침체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금호석화도 금호타이어에 종속된 사업구조를 타파하려고 열병합발전소, 신소재개발 등으로 활로를 찾고 있지만 합성고무의 비중이 너무 크다.다음으로 노동집약적인 사업구조로 인해 노동쟁의, 기술혁신의 제약에 직면해 있다. 금호타이어가 수십 년째 노동쟁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열악한 노동환경, 수익성의 악화 등으로 근로조건을 개선해 주기 어렵다. 금호산업, 금호고속, 아시아나항공도 자본보다는 근로자의 생산성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금호석화가 자본집약적인 사업이지만 글로벌 선도기업과 비교해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 보기 어렵다. 서비스산업이라고 해서 기술혁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자본보다 더 장기간이 소요되고 효과측정,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고민이다.마지막으로 경영진의 위기대응능력 부족이다. 1998년 IMF경제위기도 기업의 부채와 경영실패로 인한 위기에서 출발했지만 기업 오너와 경영진 누구도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해 국가위기로 발전됐다.금호도 대우건설, 대한통운의 인수실패로 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아직 정상화되지 않았지만 슬그머니 경영진은 유상증자라는 편법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박삼구 회장이나 동생 박찬구 회장이 새로운 경영기업을 배워 현재의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보기 어렵다. 채권단마저도 이들 오너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려고 한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라는 말처럼 누구도 껄끄러운 일을 하지 않고 ‘좋은 것이 좋다는 식’의 대응을 하고 있다. 채권단의 모럴 해저드(morale hazard)가 도를 넘은 셈이다.오너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임기응변(臨機應變)식의 대응은 또 다른 위기를 초래할 뿐이다. 100년 기업이 되는 길은 오너의 혈통에서가 아니라 검증된 경영진의 능력으로부터 시작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지 않기 바란다.◇ 경영진에 대한 신뢰저하로 시너지 기대 어려워기업을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수의 사람이 모인 조직’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이 사람들이 모여서 시너지(synergy)를 내지 못한다면 모여서 일을 할 필요성이 낮다. 즉 다시 말해서 ‘1+1=2’가 아니라 ‘1+1=3’이 돼야 한다는 의미이다.물리적 합이 아니라 화학적 합의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경영진의 능력이다. 리더십이라고 부르는 이 영역은 구성원의 신뢰(reliability)가 없다면 불가능하다. 이 관점에서 보면 금호는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난관을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2007년 12월 금호산업이 유상증자를 했다. 직원들은 애사심에서 주식을 매입했지만 오너일가들은 오히려 팔았다. 결과적으로 직원들은 막대한 손해를 봤고 금호석화의 박찬구 회장은 내부정보를 활용해 주식매각으로 1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면했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결과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유죄로 종결될 경우 오너 일가가 입을 상처는 깊을 것이다.직원에게 주식매입을 호소하면서 자신들은 주식을 팔아 이익을 챙긴 기업 오너가 금호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워크아웃을 졸업하기 위한 직원의 단결을 해치고 있다.다른 사례는 소위 말하는 ‘형제의 난’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다. 2009년 무리한 M&A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자 박삼구, 박찬구 형제는 합심하기보다는 잘못된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소재를 공방을 벌였다.형인 박삼구는 동생인 박찬구를 해임하고 자신도 경영일선에서 물러서는 결단을 했지만 이미 볼썽 사나운 일을 벌인 후였다. 직원들은 속으로 ‘자신의 가족도 이해하고 포용하지 못하는 오너가 과연 남이나 다름없는 직원들을 가족처럼 대할까?’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최근 발생한 금호타이어 상경투쟁도 경영에 복귀한 박삼구 회장이 직접 광주 공장을 방문해 해결을 시도했지만 불발된 후에 발생했다. 회장이 워크아웃 졸업 때까지 합심해 경영정상화부터 하자고 설득했지만 노조는 급여인상, 상여금 지급, 비정규직 철폐, 해고자 복직 등을 주장하며 사측의 요구를 거부했다. 경영실패와 위기에 대한 책임을 노조가 함께 져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consensus)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대화를 위한 여건 조성에 실패한 셈이다.금호가 재도약을 원한다면 기업문화에 대한 측정을 하고 금호의 사업에 적합한 기업문화를 형성하는 노력을 먼저 기울여야 한다.기업문화는 비전의 정립에서 출발해 사업의 방향설정을 하고 성과를 내는 과정을 거쳐 형성된다. 금호의 경우 비전의 정립, 사업의 방향설정에서 문제가 생기면서 성과도 의도한 결과를 내기 어렵게 되었다.국내 대기업의 오너들은 아직도 돈을 빌려서라도 기업을 인수하고 덩치만 키우면 문제가 없다는 대마불사(大馬不死)의 환상에 젖어 있다. 기업이 이익을 실현하고, 위험을 대비하는 것은 사업의 방향 설정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금호의 사례가 실증하고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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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의 사업(business)은 운송/물류에서 시작했고, 연관사업으로 건실하게 성장했지만 다각화 과정에서 핵심경쟁력에 대한 정의를 잘못했다. 인건비 상승 등으로 국내사업이 한계에 직면하자 소비시장에 근접한 중국, 동남아 등지로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금호의 글로벌화는 지역적 한계, 해당 정부의 국제분쟁해결 태도, 지역의 정치적 혼란가능성 등 고민해야 할 요소(element)가 많아 경영진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 운수업으로는 성공했지만 M&A에 대한 준비소홀로 실패설립자 박인천 회장은 1946년 광주택시, 1948년 광주여객자동차를 창업해 기업의 기반을 구축했다. 여객운송을 시작으로 타이어, 합성고무, 건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성장했다.자동차를 많이 운영하다 보니 대표적인 소모품인 타이어에 대한 수요가 보였고, 타이어를 제조하다 보니 원자재인 합성고무의 확보가 필요해 사업을 확장한 셈이다. 육상 여객운송에 한정된 사업은 1988년 제 2 민간항공사인 아시아나를 설립하면서 공중 여객 및 화물운송까지 영역이 넓어 졌다.창업자의 사망 이후 가족애를 중시하면서 장자부터 순차적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기로 했다. 4대 회장으로 취임한 박삼구 회장은 형들과 달리 여객운송업이 고속철도 보급, 고유가, 자동차보급률 상승 등의 이유로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2005년 코오롱 TNS를 인수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2007년 베트남 고속버스 사업진출, 2008년 대한통운과 충청기반의 속리산고속 인수, 캄보디아 고속버스사업 진출 등을 하였다. 1995년부터 시작한 중국 고속버스 사업도 성장성이 둔화되기는 했지만 전망이 어둡지는 않다.운송업에 특화된 그룹으로 견실하게 성장하는가 싶더니 재계서열 상승에 대한 열망이 앞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했다. 대우건설은 금호의 건설계열사인 금호건설과는 사업구조가 다르고 대한통운도 금호의 역량의 한계를 넘는 기업이다.사업의 내용을 파악해 통제를 하기도 전에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금호의 사업이 국내 운수/물류에 특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성을 가지지 못한 건설, 해외사업에 눈을 돌린 것이 패착(敗着)이다. 금호의 입장에서는 다시 2006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대우그룹도(이 하 대우)도 오퍼상으로 돈을 번 김우중 회장이 과감한 M&A를 바탕으로 급속하게 성장시켰던 그룹이다. 영업에 강점을 가졌던 기업이 자동차, 조선, 건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대우의 본연의 강점을 살리지도 못했고, 기업문화 통합(integration)에 실패했다.금호도 오너나 경영진이 대규모 국책사업을 주로 하는 건설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에 애초부터 관리가 불가능했다.◇ 해외공장 건설로 글로벌 사업확장은 진행 중금호의 타이어, 합성고무 등 제조업은 환경에 민감하고 노동집약적 사업이다. 한국이 후진적인 환경규제, 노동조건으로 인해 노동집약적인 제조업에 강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경쟁력이 급격하게 약화됐다. 금호도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노사분규와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해외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2006년 베트남 진출에 이어 같은 해 중국에 공장을 건설했다. 금호는 중국의 난징(南京), 텐진(天津), 창춘(長春) 등에 승용차 및 트럭∙버스용 타이어 제조공장을 4곳을 가동하고 있다.난징과 창춘에는 대규모 승용차 제조공장이 있고, 텐진은 대규모 소비시장인 베이징과 인접해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이 생산기지 및 소비기지화 되고 있다. 베트남 공장도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금호는 금호타이어와 지금은 계열 분리된 금호석화 등과 동반진출하고 있다. 타이어제조와 타이어 제조용 합성고무는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어 지분정리를 가능할 지 몰라도 사업적 분리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금호석화는 합성고무생산 세계 1위로 수출을 주로 하고 있으며 금호타이어와 마찬가지로 중국에도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금호의 글로벌화는 제조공장 위주로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실적은 나쁘지 않다. 문제는 생산비를 절감하기 위한 제조공장 설립으로 글로벌화를 완성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언젠가는 중국이나 베트남도 환경과 근로자 인권에 대해 눈을 뜰 것이고 그때는 또 다른 낙후된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지게 된다. 서구의 제조기업들은 1980년대 한국과 대만, 1990년대 중국, 2000년대 들어 동남아시아로 노동집약적 공장을 이전했다. 10~20년 주기로 최적의 입지를 찾아 대규모 이동을 하는 셈이다.한국기업은 2000년대 초부터 중국에 대규모 진출을 시작했다. 하지만 2012년 현재 중국 정부의 환경 및 각종 규제, 임금상승 등의 이유로 중국 공장을 동남아시아로 이전하려는 기업이 점차로 늘고 있다. 중국에 대규모 공장을 보유한 기업들의 또 다른 고민은 무역분쟁이다. 중국의 무역흑자가 급증하는 반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국가재정 적자심화, 경제불황, 실업률 증가 등은 보호무역을 촉발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인상과 같은 무역장벽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더불어 무역분쟁에 대한 중국정부의 도발적인 해결노력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미국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공언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봐야 한다. 종합적인 관점에서 보면 금호의 글로벌화 수준은 글로벌 선도기업이 1990년대 초반에 추진하던 생산기지 이전과 소비시장개척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국적 직원들이 R&D, 생산, 마케팅에 공동을 참여하는 글로벌화로 진전하기 위해서는 가야 할 길이 멀어 보인다.금호가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혁신을 거듭하고는 있지만 관련업계 글로벌 선도기업과는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점도 해결해야 한다. 글로벌화는 인건비 절감이 최우선 목표가 되면 성공하기 어렵다.◇ 주요 투자처가 시장적 편향성, 정치적 혼란 가능성 높아금호는 글로벌 기업들이 위험부담을 이유로 진출을 기피한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이하 동남아)시장으로 진출을 가속화했다. 이들 국가는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다고 하지만 불안요소는 여전하다.공산당의 지배가 확고하나 경제개방으로 국민소득이 증가되고, 국민의식의 고양으로 공산당의 부패나 독재에 대한 민주화 열의가 높아지면 정치적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은 대규모 인프라/직접 투자보다는 사업의 철수가 용이한 서비스/간접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금호타이어가 미국의 굿이어(Goodyear), 프랑스의 미쉐린(Michelin), 일본의 브릿지스톤(Bridgestone)과 같은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어떤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지 평가해야 한다. 물류비용이 많이 드는 타이어산업은 속성상 대규모 소비시장과 인접해 공장을 설립한다.최근 일본의 브릿지스톤이 베트남에 현지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동남아 시장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적절한 타이밍을 찾고 있다고 봐야 한다. 중국시장만 봐도 1980년대 중국 동남부 해안에 일본 기업이 선제적으로 투자를 했지만 1990년대 초 자국 내의 거품이 붕괴되면서 철수를 하자 1992년 한중 수교를 기점으로 한국 중소기업들이 물밀 듯 몰려갔다.중소기업들이 수 많은 시행착오(施行錯誤)를 거듭하면서 안정화가 되자 2000년대 초부터 대기업이 투자를 단행했지만 성공사례는 많지 않다. 많은 중소기업은 빈손으로 돌아오고 있고, 대기업들도 현지화에 실패해 사업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경우가 더 많다. 금호가 주력하고 있는 시장인 중국, 동남아도 황금지대이기는 하지만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미국, 일본, 유럽 국가들은 국제외교력이 강해 자국 기업이 이들 지역에서 불이익을 받을 경우 외교적 수습이라도 가능하지만 한국 정부의 위상은 높지 않다는 점에서 기업이 고려해야 한다.대규모 투자를 한다고 하니까 공산당 정부가 환영을 하고 VIP로 대우를 하지만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할 경우 태도가 돌변할 것이라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경제가 정치와 밀접하게 관련되면 비극적 결말이 날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특히 후진국의 경우 국가제도나 계약보다 사람에 의한 인치(人治)가 광범위해 취약성이 높다. 이런 측면에서 소수 집권자나 당 간부에 의존하는 사업결정은 매우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글로벌 기업이 정치적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은 국가에 유동성이 낮은 투자를 지양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경영진이 정치에 너무 무관심해도 너무 밀접해도 기업은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 중용(中庸)의 지혜를 얻어 금호의 글로벌 사업을 현명하게 정립해 나가기를 바란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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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 프라임과 같은 대표적인 호남기반 기업이 사라진 와중에 그나마 남은 기업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이다.금호는 박인천 전 회장이 1946년 광주에서 택시 2대로 시작한 금호고속이 시초고 운송관련 분야로 특화돼 성장한 기업이다. 하지만 그룹이 성장하면서 건설, 레저, 금융, 렌터카 사업 등 문어발식 확장을 거듭했다.마침내 500년이 기업이 되겠다며 대우건설, 대한통운을 집어 삼켰지만 ‘승자의 독배’가 되어 앞날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 직면했다.창업자는 크게 모나지 않는 경영을 하며 착실한 성장을 거듭했지만 2세 경영이 본격화 되면서 사업다각화 욕심이 화를 불렀다. 마진이 박한 사업을 주로 하고 있는 금호의 재무상태로 보면 대우건설 등의 인수합병이 얼마나 무모했는지 알 수 있다.또한 위기를 직면하자 ‘형제의 난’이라고 불리는 내분까지 겹치면서 내∙외부의 신뢰를 잃었다. 재기를 위한 몸부림을 치지만 다시 옛 영화를 누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 운수업을 기반으로 착실하게 성장했지만 정치적 특혜논란박인천 회장은 1946년 광주에서 택시 2대로 사업을 시작했고, 1948년 광주여객자동차를 설립했다. 해방 이후 물자와 자본의 부족을 오로지 성실과 정직을 기반으로 사업을 세운 측면에서 보면 다른 재벌기업의 창업자와 비슷하다.운수업을 하면서 연관사업인 타이어를 제조하기 위해 1960년 삼양타이어공업을 세웠고 후일 금호타이어가 된다. 1970년에는 현재의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가 된 타이어의 원료를 제조하는 한국합성고무회사를 설립했다. 박정희 정부 시절 호남기업에 대한 배려로 고속버스 운영권을 따 내면서 급속하게 성장하게 되었다. 1973년 그룹으로 체제를 갖췄지만 호남지역에 한정된 사업기반으로 전국적 인지도는 낮았다.별다른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가 1988년 전두환 정부에서 제 2민항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돌파구가 열렸다. 항공사업이 막대한 초기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삼성이나 삼성과 같은 기업이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물류운송업에 강점을 가졌다는 논리로 반박한다.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부채문제로 휘청거렸지만 호남정권인 김대중 정부 들어 재도약을 하였다. 아시아나의 코스닥 상장, 대통령 전용기 선정, 편파적 노선배분 등 특혜 의혹이 다시 점화되었다. 아시아나의 재무구조가 코스닥 상장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규정을 개정해 요건을 완화해 줬다.그리고 대한항공이 독점하고 있던 대통령 전용기 사업에도 기회를 제공했다. 아시아나가 국적기와 동일한 위상을 가지게 되었다.정치적 특혜 논란은 김대중 정부뿐만 아니라 노무현 정부에서도 이어졌다.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 등의 인수가 그것이다.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인수능력이 부족한 금호에게 기회를 제공한 것 자체가 특혜라는 시비다.막대한 자산과 해외 공사실적을 가진 대우건설은 당시 많은 기업이 군침을 흘리던 대상이다. 대한통운도 정부사업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전국 네트워크를 가져 물류사업을 강화하고자 했던 CJ그룹, 삼성그룹 등도 인수에 관심을 가졌었다.◇ 무모한 M&A로 그룹은 반토막 났지만 돌파구는 보이지 않아금호가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의 기업을 무리하게 인수한 배경에는 당시 우호적인 정부의 지원을 과신한 것이 있다.한국적 상황에서 경제가 정치논리에 과다하게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기업은 정치논리가 아니라 경제논리에 의해 생존이 결정된다. 이윤을 충분히 창출하지 못하면 망하는 것이다.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것도 합리적인 금액 이상을 지불하면 실패하는 단순한 논리를 망각한 셈이다.정치적 특혜를 기대한 것 외에는 오너의 경기예측 실패에 따른 경영능력 부족이다. 금호는 박삼구 회장이 2006년 대우건설을 무리하게 인수한 뒤부터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어 왔다. 금호가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건설로 삼으면서 인수한 대운건설은 대재앙의 씨앗이 됐다.2008년 터진 미국발 금융위기는 국내경기를 나락으로 떨어뜨렸고 아파트와 주상복합분양으로 떼돈을 벌던 건설사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부동산 경기를 지나치게 신뢰한 오너의 판단착오가 60년 동안 착실하게 성장해 온 기업을 부실화시킨 셈이다.그는 대우건설을 인수 당시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100년 기업이 아니라 500년이 가는 기업의 초석을 다졌다고 공언을 했다. 하지만 이 공언은 3년도 되지 않아 허언(虛言)이 된 셈이다.많은 기업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예측하지 못해 위기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삼성, 현대, LG 등 다른 대기업은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위기관리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한다. 어찌되었건 채권단의 요구로 인수한 대우건설, 대한통운의 경영권을 포기해야 했고, 더불어 금호생명, 금호렌터카, 금호고속 등 그룹의 알짜 기업을 매각했다. 2012년 8월에는 IBK투자증권 컨소시엄에 금호산업, 금호고속,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대우건설 지분의 일부를 매각해야 했다.특히 금호고속은 그룹의 모태로 운영권을 보유하고 정상화 시 되살 수 있는 우선권을 가졌다고 하나 굴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여객운송이 사양산업이기는 하나 매년 400억 원 정도의 순이익을 가져다 주는 캐시 카우(cash cow)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해 축배를 들던 2008년 금호는 52개 계열사, 약 26조원의 자산으로 재계서열 8위까지 올라갔지만 2012년 현재 계열사와 자산이 반토막이 나면서 재계서열 20위도 겨우 지키고 있다.최근 계열분리를 추진 중인 금호석화를 제외할 경우 외형은 더욱 축소된다. 박삼구 회장 등이 사재를 털어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되찾기는 했지만 그룹의 앞날은 밝지 않다.결국 현재의 상황을 촉발한 것은 경영진의 잘못된 의사결정이라고 봐야 한다. 자동차사업의 호황으로 인해 금호타이어와 금호석화의 재무구조가 탄탄해지기는 했지만 외부환경에 절대적으로 의존했다고 봐야 한다.따라서 박삼구 회장 등 오너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지 미지수다. 박삼구 회장이 아들을 내세우기는 하지만, 경험이 일천한 아들이 노련한(?) 아버지보다 경영능력이 탁월하다고 보기 어렵다. 오너경영이 보편화된 한국의 재벌은 경영실패에 대해 오너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 기업이 부실화 되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다가 비난이 잠잠하면 다시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이 복귀한다. 결국 그 피해는 대다수의 소액 주주와 경영감독을 게을리한 은행이 떠 안는다.은행의 부실은 국민세금으로 충당하니 재벌의 감시감독은 국민이나 정부가 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경제민주화도 비슷한 맥락에서 봐야 한다.◇ 형제간의 불화로 역동성 사라져 위기극복은 어려워‘돈 앞에서는 부모형제도 없다’는 말이 너무나도 가슴에 와 닿는 세상이 아닌가 싶다. 기업의 주도권이 2세, 3세로 넘어 가면서 재산싸움이 일어나지 않는 국내 대기업이 없을 정도다.대표적인 사례가 삼성그룹(이하 삼성)과 두산그룹(이하 두산)이다. 국내 최고 재벌인 삼성은 막대한 차명재산이 드러나면서 이건희 회장과 형인 이맹희, 누나인 이숙희씨가 유산을 분할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이다.유난히 형제애를 강조하던 두산도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내부고발사건이 발생했고 형제들이 줄줄이 사법처벌을 받았다. 금호도 형제가 순차적으로 그룹을 경영하기로 합의한 후 3째인 박삼구와 4째인 박찬구에 이르러 대립이 표면화 되었다.문제의 발단은 자화자찬하던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의 인수실패다. 동생인 박찬구 회장은 배임과 횡령 등에 대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형제는 서로를 사건의 배후로 의심하며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박찬구 회장의 대주주인 금호석화의 지분을 정리해 결별을 선택했다. 하지만 동생 박찬구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금호석화의 독립경영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지분을 정리해야 하고, ‘금호’라는 브랜드를 떼기에는 아직 불안하기 때문이다.금호석화는 아시아나의 주식을 12.6%를 보유하고 있어 공정거래법상 3%가 넘으면 계열사로 인정된다. 아시아나의 주식가치가 떨어져 손해를 보고 팔 수 없다는 논리지만 독립경영에 대한 부담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본다.금호는 금호석화에 브랜드를 사용하려면 사용료를 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금호석화의 입장에서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상황이다.금호는 주력기업인 금호산업의 부진이 갈수록 깊어지고, 금호타이어도 노사분규가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어 앞날이 불안하다. 국내 부동산이 다시 호황을 맞기는 어려울 듯 하고, 자동차의 후방산업인 타이어도 글로벌 금융위기심화로 인한 업황 부진을 벗어나기 어렵다.금호석화가 지난해와 금년에 호황을 누리기는 했지만 전방산업인 자동차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실적이 유지될 지 미지수다. 금호석화가 열병합발전소 건설, 탄소나노소재 투자 등 신사업을 벌이고 중국에 편중된 매출처를 유럽, 미국과 중동쪽으로 다변화하려고 하지만 경쟁우위를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금호가 운수/물류업을 기반으로 하는 복합사업군으로 확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역동성이 있었지만 그룹이 사분오열(四分五裂)되면서 추진력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창업자는 성실과 신뢰를 소중히 여겨 임직원을 통합했지만 현재의 오너는 인간의 기본적인 가치인 가족관도 무너뜨리고 있어 리더십(leadership)을 잃어버려 조직을 통솔하기 어렵다. 금호의 오너들이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을 다시 새겨보고 위기극복의 혜안을 찾아내기 바란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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