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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는 본격적인 그룹으로서의 역사가 짧아 동부만의 고유한 기업문화가 자리잡고 있지 않은 상황이며, 최근 수년간 사업다각화와 혁신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가시화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경기 침체의 여파로 일부 주력계열사들의 실적 개선도 시급한 상황이다.동부의 기업문화를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기업문화 측정과 혁신도구인 ‘SWEAT Model’에 적용해 5-DNA 10-Element의 성취도, 기업문화 위험관리, 혁신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평가해 보자.◇ 5-DNA 10-Element의 성취도 분석▲ [그림 16-1. 5-DNA 10-Element 분석]동부의 기업문화를 SWEAT Model의 5-DNA 10-Element를 점수로 평가해 보면 그림1과 같다. 동부의 기업문화 성취도는 일부 목표(goal), 경영도구(methodology)의 요소(Element)를 제외하면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동부가 2000년대 들어 외부인재 영입을 통해 대대적인 경영혁신운동을 추진하면서 나름 기업문화 혁신에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그 혁신의 결과가 실제 경영성과로 나타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동부의 비전은 사업목표의 설정이 다른 대기업과 유사하다. 김준기 회장은 사업보국을 기치로 청년창업에 도전했고, 창업 초창기에 과감하게 중동의 건설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동부의 규모나 역사에 비하면 혁명에 가까운 시도였다고 보인다.하지만 이후 사업복합화와 다각화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사업영역을 주로 국내에만 국한한 것은 아쉽다. 동부 김준기 회장의 초기 도전역사를 보면 일본 교세라그룹의 가즈오 이나모리 회장이 전도하고 있는 기업가 정신에 매우 가깝다.사업의 제품은 주력사업이 철강, 전자, 농업, 건설, 에너지, 금융 등 그룹 규모에 비해 매우 다양한 사업과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시장의 경우 최근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기 전까지는 국내사업의 비중이 너무 높아 높은 점수를 줄 수가 없었다.성과의 이익은 주요 계열사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이익이 나는 계열사도 규모가 작다. 위험은 사업포트폴리오가 다양하고 적자규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지만 아직은 위험을 최소화하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을 반영했다.조직의 일은 국내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세분화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사람은 삼성, GE 등 글로벌 기업들의 성공체험을 학습하려는 노력, 내부역량강화를 위한 노력 등을 감안했지만 크게 진일보한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시스템의 경영도구는 시스템경영을 도입하려고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운영도 경영현황 속보판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동부의 경우 비전의 목표설정, 시스템의 경영도구 요소 등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획득했다.◇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전략▲ [그림 16-2.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동부가 기업문화 5-DNA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수준을 평가해 정리한 것이 그림2다. 5-DNA 10-Element를 평가한 결과를 반영하면 비전과 시스템은 관리 가능한 위험영역에 속하고 있지만 사업과 성과의 대부분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또한 동부의 경우 기업문화 요소 중 어느 것 하나 무시할 수 있는 위험에 속하지 못했다. 대기업은 대부분 최소한 한두 가지 요소는 무시할 수 있는 위험군에 속하는데 그렇지 않았다.사업에서 제품과 시장 모두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사업다각화로 제품의 확장하고 있지만 농사일을 하거나 청과물 유통시장까지 뛰어드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시장도 최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하는데, 그룹 규모나 역량에 비해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성과의 경우 이익의 규모가 작고, 위험관리를 체계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김준기 회장이 부채를 줄이기 위해 사재를 출연하는 노력은 높게 평가되지만 아직까지 사업체질을 강화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부가 채용하고 있는 혁신 전략 ▲ [그림 16-3. SWEAT Model로 분석한 동부 기업문화]SWEAT Model로 동부의 기업혁신방법을 분석해 보면 그림3과 같다. 동부의 기업혁신방법은 유럽기업이 주로 채용하는 ‘E-Type Model’을 채용하고 있으며 국내 대기업 중 LG그룹과 유사한 혁신모델을 채택하고 있다.100년 기업이 가장 많은 나라가 일본이지만, 제대로 된 규모로 오랫동안 지속되는 기업이 많은 지역은 유럽이다. 유럽에서는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영속적인 생명을 갖고 있다. 기업문화혁신모델로 ‘S-Type Model’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E-Type Model’을 추천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따라서 동부의 기업문화 혁신전략은 나쁘다고 보기 어렵다. 문제는 비전에서 시작한 기업문화 혁신노력이 조직을 성공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했다는 점이다. 삼성출신을 포함해 외부인사 영입에 적극적이었지만, 이들이 조직의 변화를 이끌었거나 성과향상에 지대한 공을 세웠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조직의 외형은 바뀌었는지 모르지만, 경영의 성과는 그리 크지 않다. 성과가 바탕이 되지 않는 사업혁신은 성공하기 어렵다. 차입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시장을 확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전략이다. 시스템에 대한 노력은 나름 좋은 평가를 받기 무난한 수준이다.동부는 아직 창업자인 김준기 회장이 이끌고 있어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기 쉬운 편이다. 기업문화 혁신을 위해서는 리더의 카리스마와 지도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창업자가 사망한 이후 2세가 혁신을 시도할 경우 성공확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프랑크푸르트선언을 계기로 혁신에 성공했지만, 현대그룹은 정몽헌 회장이 혁신을 시도하다가 실패했다.김준기 회장의 경우 자신의 성공체험에 대한 지나친 과신에 빠져들지 않고 외부 선진기업 벤치마킹이나 내부역량 강화와 같은 새로운 기업문화 혁신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동부가 기업문화 혁신노력으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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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구열이 강한 김준기 회장이 동부의 체질을 변환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시스템경영이다. 하지만 시스템경영은 최근 박근혜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창조경제와 마찬가지로 명확한 정의조차 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시스템경영을 전혀 고민하지 않는 기업에 비하면 나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동부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다섯 번째 DNA인 시스템(System)을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의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시스템경영을 비상경영전략 차원에서 접근기업문화의 혁신 DNA 중 시스템의 경영도구가 경영선진화와 시스템경영을 지향하고 있는데,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동부가 시스템경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김준기 회장은 2001년부터 시스템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동부의 주장에 의하면 시스템경영은 ‘급변하는 경영여건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미래 예측체제를 구축하는 비상 경영전략’이다. 내수위주의 사업으로 외부환경 변화에 민감하지 않지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크다.동부의 시스템경영은 스탠더드(standard)에 의한 경영계획으로도 표현된다. 개별 계열사가 스스로 생존하고 도약하기 위한 목적에서 운영된다. 경영계획을 예산제도와 연계시켜 자율경영, 책임경영을 요구하고 있다.김준기 회장도 스탠더드 경영계획을 고도화시켜 새로운 동부의 경영시스템으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내 대기업들이 경영계획을 연간단위로 세우는 것과는 달리 글로벌 기업들은 경영계획과 실적을 실시간으로 연동해 관리한다. 분기 혹은 월 단위로 분석하고 환경변화에 맞춰 경영계획을 수정한다.글로벌 기업들은 경영계획(Planning), 예산수립(Budgeting) 등의 솔루션을 도입해 스탠더드 경영계획을 운영한다. 경영계획도 그룹의 특정 부서에서 몇 달 동안 수립해 조정하지 않고, 개별 부서가 자율적으로 수립할 수 있도록 한다.동부의 스탠더드 경영계획이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 확인하지 못했지만,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러 있지 않나 추측된다. 삼성그룹이나 LG그룹도 경영계획이 유연하게 작동하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시스템경영과 위기경영과는 다른데, 동부는 비상경영전략도 스탠더드 경영계획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비상경영은 예상하지 못한 돌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위기관리전략을 말한다. 글로벌기업들은 시나리오경영이라는 말도 사용한다. 내‧외부 환경의 변화를 예측해 상황에 따라 준비된 매뉴얼을 적용해 위기를 수습하도록 한다.비상경영은 시스템경영의 일부분이라고 봐야 한다. 시스템경영이 체계적으로 운영되면 당연하게 비상경영에 대한 대비가 잘 되어 있는 것이지만, 비상경영에 대한 대비가 체계적으로 되어 있다고 해서 시스템경영이 정착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다.시스템경영은 업무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되어 있고, 권한과 책임의 배분이 업무와 연관되어 있는 기초 위에서 작동될 수 있다. 국내 어떤 대기업도 업무에 대한 정의가 체계적으로 되어 있지 못해 시스템경영을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삼성그룹은 평상시의 업무배분은 다른 그룹에 비해 체계화되어 있지만 위기관리계획은 부실하다. 삼성그룹의 기업문화를 관리의 문화라고 부르고, 관리의 삼성이라고 칭하는 이유가 있다.동부 역시 삼성의 구조조정본부(현 미래전략실)에 권한과 역할이 너무 집중되는 것은 문제라고 보고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시스템 구축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6시그마와 프로세스혁신 등 시스템 도입으로 경쟁력 강화동부는 2002년부터 6시그마와 프로세스 혁신(Process Innovation)을 추진했다. 6시그마는 무결점 운동이고, 프로세스 혁신은 업무의 합리화를 목표로 추진된다. 외부에 공개된 자료를 검토하면 동부화재가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동부화재는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2002년 보험업계 최초로 6시그마경영을 도입했다. 제조업체 위주로 도입하던 6시그마를 보험업계에 도입하려고 시도한 것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다. 동부화재는 라이벌인 삼성화재나 LIG화재에 비해 고객만족도가 높다.프로세스 혁신을 위한 노력도 추진해 각종 업무처리 절차가 개선되고 있다. 2004년부터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 Business Process Management) 툴을 개발해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업무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업무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BPM을 실시간(RTE)으로 관리하기도 한다.BPM을 6시그마와 연계시켜 기존의 6시그마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진척은 없다. BPM자체가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의 변종에 불과하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비판하는 전문가도 많다.BPM에 대한 불신이 높은 것은 IT솔루션 개발업체들이 기능적인 차원에서만 접근하기 때문이다. BPR도 혁신적인 사고이지만 국내에서 외면 받았다. 컨설팅업체들과 IT솔루션 개발업체들이 글로벌 기업의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개별 기업의 업무특성을 제대로 반영하는 데는 실패했다.또한 혁신모델로 제시한 미국기업 위주의 편향적 접근도 국내 소비자를 설득하는데 애로를 초래했다. 동부도 BPM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핵심 계열사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성과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동부가 경영시스템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지만, 이제는 동부의 기업문화에 적합한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업무프로세스를 혁신하고 관리하는 것도 외부의 시각만이 아니라 내부의 시각과 의견을 중점으로 반영해야 한다. IT계열사의 매출을 늘려주기 위한 시스템구축계획을 전면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계열사의 업무와 제품의 특성을 반영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운영매뉴얼을 정비해야 한다. 시스템구축보다 운영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영현황 속보판을 운영하지만 미래 예측정보가 부족비상경영을 시스템경영으로 인식하고 있는 동부는 경영현황 속보판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경영현황 속보판은 이미 도입한 시스템에서 관리하고 있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 주는 시스템이다. 과거 글로벌 컨설팅업체들이 제안하던 ‘War Room Board’나 ‘Cockpit System’과 유사한 개념이다.‘War Room Board’는 전장의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기 위해 상황실에 설치하는 현황판이다. ‘Cockpit System’도 비행기 조종석 계기판처럼 기업의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통제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을 말한다.동부의 경영현황 속보판은 전사적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고객관계관리(CRM), 프로세스개선관리(BPM), 기업정보포털(EIP), 전략경영관리(SEM) 등의 정보를 전부 관리한다. 경영진이 기업 현장의 상황뿐만 아니라 외부 공급망, 고객의 상황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문제는 경영현황 속보판에서 관리하는 정보가 기업의 과거와 현재만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기업의 경영자는 과거나 현재의 정보보다는 미래의 예측정보를 활용해야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현황정보가 필요한 것은 현장책임자나 실무자이지, 경영자가 아니다.현재 기업 경영정보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점이 경영자가 원하는 미래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동부에서 말하는 스탠더드 경영계획도 기존의 관리자형 예산계획이 가진 단기 실적 위주의 경영을 극복하기 위해 나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경영자는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예측하고 투자의 규모나 가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과거의 데이터는 참고는 되지만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경영자는 자신의 감이나 과거의 성공경험에 의존해 의사결정을 하는데, 적중확률이 계속 낮아진다.김준기 회장이 과거 산업화 시대에 국내시장을 예측하며 내린 의사결정은 대부분 적중했지만,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글로벌 시장을 전망하고 내린 의사결정이 과거처럼 그대로 적중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동부제철은 원료독립을 내세우며 열연강판분야로 업스트림을 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투자가 막 끝난 시점에서 글로벌 철강 불황에 맞닥뜨렸다.동부하이텍도 실적이 조금 호전되고는 있지만 장기 성장전만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반도체사업이 미래수종사업이기는 하지만 동부하이텍이 계속 성장해 나가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할지 의문이다.동부라이텍의 경우에는 LED사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예측하지 못해 해외수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실패한 M&A로 봐야 한다.동부대우전자도 종합가전사업을 하기 위해 인수했지만 국내에서 시장을 재탈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백색가전사업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하고 중국, 인도 등 신흥공업국과의 기술격차도 크지 않아 앞으로 동부 내의 비메모리 시스템반도체부문과의 시너지 발휘에 성패가 달려있다.시스템경영을 강조하지 않더라고 경영진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경영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아무리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해서 정보를 관리해도 모두 과거의 데이터에 불과해 경영진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현장의 단순한 데이터를 취합해 제공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경영진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미래의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정보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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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회사에서 시작한 동부는 금융, 철강, 에너지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성장했다. 최근에는 농업, 물류, 전자 등의 사업까지 진출하면서 종합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하지만 동부의 사업내역을 살펴보면 그룹 규모에 비해 사업군이 너무 많다는 평가를 내리는 전문가들이 많다. 동부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두 번째 DNA인 사업(Business)을 제품(product)과 시장(market)의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건설에서 시작해 금융업 강화 후 가전으로 영역확장동부는 건설업에서 시작해 금융, 철강, 화학, 전기, 전자, 농업, 물류 등으로 확장하면서 성장했다. 동부건설은 김준기 회장이 관광산업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기대하에 종합관광 레저단지를 건설하기 위해 설립한 기업이다.1970년대 여객운송, 관광, 신용금고 등의 사업을 하다가 사우디아라비아 건설시장에 뛰어들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총 20억 달러에 달하는 수주실적은 한국의 경제규모를 감안해도 큰 편이다.1980년대 철강, 금속, 화학, 물류, 금융 등의 영역으로 다각화했다.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에 따른 것이다. 동부가 대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80년대 들어 한국자동차보험, 일신제강 등을 인수하면서였다.1990년대 들어서도 사업을 더 키웠고, 금융부문을 강화했다. 1995년 한국자동차보험의 사명을 동부화재해상보험(이하 동부화재)으로 바꿨다. 현재 동부화재는 동부금융그룹의 핵심기업이다.M&A로 성장하던 동부가 농업부문을 강화할 수 있었던 것은 1995년에 인수한 ㈜한농과 계열사덕분이다. 1953년 설립된 한국농약은 농약에서부터 종자까지 제품군을 갖고 있었다.동부가 농업부문 사업을 강화하면서 최근 몬산토의 종자사업부문까지 인수했다. ‘씨앗에서 식탁’까지라는 슬로건을 내 걸고 농산물재배, 유통, 판매에까지 뛰어들고 있다. 동부는 농업뿐만 아니라 바이오, 임업 등으로 진출해 한국의 대표농업기업이 되려는 야심을 갖고 있다.동부가 한 단계 도약을 위해 추진하는 미래사업이 전기와 전자다. 동부는 1997년 동부전자를 설립해 반도체사업에 뛰어 들었다.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동부전자는 직접생산보다는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로 전환했지만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2001년 아남반도체 부천공장을 인수하고 영업을 강화하면서 실적이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2011년 화우테크놀로지를 인수해 동부라이텍, 알티반도체를 인수해 동부LED로 사명을 바꾸었다. 동부LED는 LCD의 백라이트유닛(BLU)과 조명용 LED를 생산하고, 동부라이텍은 LED조명 완제품을 생산한다.2013년 대우전자를 인수하면서 메이저 가전기업을 가진 그룹으로서 꿈을 꾸고 있다. 로봇, LED, 전자재료, IT 등의 계열사와 대우전자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일각에서는 공룡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버티고 있는 국내 가전시장에서 동부대우전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우려에 대해 동부는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에 주력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향하는 고급·고사양 제품보다는 저가의 보급형 제품위주로 국내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한다.동부는 지속가능성장을 통해 100년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사업을 7가지 영역으로 구분하고 있다. 7대 사업분야는 철강/금속/화학, 농업/건강/유통, 전자/IT/반도체, 건설/에너지/부동산, 물류/여객/콘텐츠, 보험/증권/은행 등이다.사업분야를 보면 종합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췄지만 분야간 시너지가 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그룹의 규모와 실적에 비해 너무 많은 사업군을 갖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토마토농사 등 유리온실사업까지 벌여 비난 자초동부는 80년대 영남화학을 인수하면서 농업분야에 발을 디뎠다. 90년대 들어 한농을 인수하였으며, 이후 동화청과, 세실, 동호제약, 가야농장, 몬산토코리아 등 적극적인 M&A를 진행하고 있다.동화청과는 농산물 유통회사이고, 가야농장은 음료제조회사다. 농업부문의 대표회사인 동부팜한농은 국내 1위의 농약제조업체이고, 제2위의 비료제조업체다.2012년 몬산토코리아의 종자부문을 인수하면서 종자시장에서도 주요 사업자로 떠올랐다. 동부팜한농의 국내 종자시장 점유율은 20%대 중·후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김준기 회장은 국내 농업이 후진적인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해 농업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몬산토의 종자사업 인수도 종자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이다.그는 종자는 농업의 반도체로서 농업경쟁력을 좌우하는 근간이라고 생각한다. 농업이 단순한 1차 산업에 머물러 있는데, 미래형 6차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농촌이 살아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미래형 6차 산업은 1차인 농업에 농산물 가공인 2차 산업, 체험형 농촌활동 서비스인 3차 산업까지 포함한다.하지만 동부의 농업에 대한 애정이 지나쳐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농민들에게 농약, 종자, 농자재까지 팔고 있는 동부가 대규모 유리온실을 지어 파프리카, 토마토 농사를 하면서 농민과 농민단체의 반발이 거세다.충남 논산에서 파프리카 농사를 짓던 시설에 폐기물을 무단 방치해 과태료를 부과 받기도 했다.동부는 경기도 화성지역에 동양 최대 규모의 유리온실을 지어 토마토를 재배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가 포기했다. 유리온실은 이미 완공된 이후다. 국내와 다른 품종의 토마토를 재배해 전량 해외에 수출하겠다고 말했지만 농민단체를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동부는 청과물유통도 직접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농민단체나 농협이 하던 농산물 유통이나 청과물 유통사업에 대기업이 뛰어드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대기업이 후진적인 농산물유통시장을 선진화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국민정서를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동부가 중견그룹일 때는 농산물유통사업을 해도 무방하지만, 대기업이 된 이상 그룹의 위상에 적합한 사업을 해야 한다. 기존에 하던 사업이더라도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민주화가 화두가 되고 있는데 대기업의 골목상권침범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주로 유통대기업인 롯데그룹, CJ그룹 등이 비난의 대상이 되었지만 동부도 포함된 것이다.롯데그룹과 CJ, 일부 프랜차이즈 대기업이 여론의 질타를 받는 사이 동부의 사업은 조용하게 수습되었다. 대규모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대기업이 농업부문까지 진출한 것은 문제가 있다. 유리온실 사업에서는 철수했지만 동부가 벌이고 있는 농업부문 사업도 독과점, 중소기업업종 침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 유럽,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으로 활발하게 진출동부는 그룹의 규모나 위상에 비해 해외사업이 부진하다. 창업기인 1970년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설사업을 한 것을 제외하면 국내사업에만 매진했다.사업 복합화에 주력하다보니 해외사업을 벌일 여력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도 이유에 해당된다. 2000년대 들어 동부그룹도 개별 계열사별로 해외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계열사들의 해외사업 추진전략과 대상 지역은 매우 다양하다.가장 활발하게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계열사는 동부화재다. 미국시장에 이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신흥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 미국은 괌, 하와이, 캘리포니아, 뉴욕 등지에서 활발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중국에 진출하려고 시도했지만 중국정부의 규제가 까다로워 고심 중이다.라오스에는 현지기업과 공동으로 진출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동부라이텍은 LED조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어 국내사업이 어렵자 해외진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동부제철도 태국에 칼라강판공장을 설립하고, 멕시코 등으로 수출을 늘리고 있다.2013년 1월 인수한 동부대우전자도 중남미, 남미 등의 시장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80%를 해외수출로 달성하고 있다. 멕시코, 파나마, 칠레,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베네수엘라 등에 현지법인과 지사를 두고 있다.중남미 시장은 6억이 넘는 인구와 경제발전으로 급성장하고 있어 세계 가전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성과가 나타나 전자레인지, 세탁기, 양문형냉장고등이 일부 남미 국가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하지만 여전히 동부의 글로벌화는 갈 길이 멀다. 동부제철은 해외 생산·판매 네트워크가 아직 취약한 실정이고 동부건설 역시 해외 플랜트 공사 실적이 전무하다. 동부라이텍의 LED조명사업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동부라이텍이 2009년 이후 이어오던 적자에서 2012년 흑자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미래는 불투명하다. LED조명산업 자체가 오스람, GE 등 글로벌기업들이 특허권을 독점하고 기술진입장벽도 낮아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동부하이텍도 미국, 유럽 등지로 아날로그반도체사업을 확장하고자 하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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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으로 대규모 그룹을 일군 김준기 회장의 글로벌경영전략이 순항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과감한 M&A를 바탕으로 그룹을 키워왔지만 일부 계열사의 실적이 부진하고, 과도한 차입금으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이 매우 높다. 동부익스프레스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것처럼 보다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시급한 상황이다.동부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세 번째 DNA인 성과(Performance)를 이익(profit)과 위험+(risk)의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일부 계열사 매출과 이익 늘어나면서 적자 탈출 안간힘동부의 가장 큰 부실은 동부하이텍과 동부제철에서 발생하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김준기 회장이 반도체 사업을 위해 야심차게 시작한 사업이지만 1997년 IMF외환위기로 충격을 받았고, 아남반도체를 인수해 규모를 키웠지만 실적은 개선되지 않았다.시스템반도체의 수탁생산업체로서 경쟁력을 확보기도 전에 다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되었다. 김준기 회장이 2008년 동부하이텍을 살리기 위해 사재 3500억 원을 출연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한 결과 한때 1조5000억원대에 달했던 부채를 6000억원대로 줄였다.특화제품인 아날로그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개발과 판로 확대가 이루어지면서 매출액이 늘고 영업손실이 크게 줄어드는데 성공했다. 올해 2분기에 123억원의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동부제철은 2009년 1조5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에 전기로 제철공장을 세웠다. 2010년 이후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이자부담 탓에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순손실을 내왔다.하지만 올 들어 국제 고철 가격이 안정되고 조업기술 개선이 이뤄지면서 점차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43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3배 가량 늘었다.2011년 인수한 동부라이텍과 동부LED도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 동부라이텍은 미국, 독일 등지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영국에 대규모 수출이 성사되면서 2012년 44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09년 이후 3년 만에 흑자로 전환된 것이다.동부LED는 여전히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실적이 저조했지만, 동부대우전자 인수로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동부의 LED조명 사업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하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기술력과 품질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건설업 부진으로 경영이 어려운 동부건설도 석탄화력발전, 물처리, 폐기물, 도로운영 등 신규사업에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사업의 경우 당진, 강릉 등지에 총 3300메가와트 규모의 민자발전소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발전소 건설을 통한 시공 수익에 덧붙여 향후 발전소 운영수익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동부대우전자도 2017년까지 매출목표를 5조원으로 잡았다.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에서 에어컨, TV, 청소기 등의 제품 생산을 재개해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동부하이텍, 동부LED, 동부라이텍 등 관련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동부대우전자의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하지만 낙관적인 전망과는 달리 동부대우전자가 매출과 영업이익을 확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과거 가전 빅3의 옛 영화를 되살리려면 기술 개발, 신제품 출시 등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 재무구조 악화로 우량계열사 지분 매각 나서동부의 부채비율은 250%대로 매우 높은 편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부채규모를 축소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김준기 회장은 재무구조개선보다는 계열사를 늘리는 데 치중해 왔다. 이 과정에서 동부와 같은 대기업이 추진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소규모 기업이나 사업을 늘리기도 했다.가령, 농업분야의 경우 동부는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단행했다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토마토 농사를 짓고, 청과물 공판장을 인수해 경영하는 것이 동부와 같은 대기업이 해야 하는 사업은 아니기 때문이다.어찌되었건 동부의 주요 계열사 모두 막대한 부채와 영업손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많은 부채를 지고 있는 기업은 동부제철로 2013년 6월 말 기준으로 3조6000억원에 달한다. 동부제철의 2013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182억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2012년 상반기 42억원에서 140억원이 개선된 것은 위안이다.다음으로 부채가 많은 기업은 동부건설로 2012년 6월 말 기준으로 2조3000억 원이다. 상반기 동부건설의 영업이익은 630억 원이다. 동부건설의 부채비율은 500% 수준으로 매우 높고, 아파트분양사업도 부진하다.동부건설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자회사인 동부익스프레스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본입찰 과정에 큐캐피탈 파트너스 등 4곳의 인수후보가 참여하는 등 지분매각작업이 한창이다.동부익스프레스는 물류 전문 업체로 화물운송과 여객운송 사업을 하고 있다. 물류 사업은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에 속해 있지만 성장잠재력이 여전히 높다.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매각작업과 동자동 오피스 빌딩 매각이 성공하면 대주주인 동부건설에 재무구조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된다.동부하이텍도 2013년 상반기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51억원으로 적자를 모면했지만 당기 순이익은 73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동부하이텍의 빚도 9200억원으로 작지 않은 규모다.적자를 내지는 않고 있지만 동부팜한농과 동부씨엔아이도 부채가 8000억원과 4000억원 규모로 적지 않다. 동부팜한농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594억 원에 달해 부채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동부씨앤아이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불과 46억 원으로 영업이익으로는 이자도 갚기 어려운 지경이다. 동부팜한농의 이익도 농약과 종자사업의 독과점으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무한정 늘리기는 어렵다.◇ 불황기 대규모 투자 강행, 경제성 의문동부의 경영내용을 보면 경제 위기 상황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다소 위험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동부하이텍도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업체로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M&A와 시설투자를 늘리고 있다.대만과 중국업체들이 일본기업과 협력하면서 시스템반도체 산업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어 삼성전자조차 시스템반도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동부제철도 세계적으로 철강 공급과잉 현상이 예측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설비투자를 했다. 무리한 투자는 부채로 남았고, 영업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동부의 농업관련 사업전략도 이해하기 어렵다. 농부팜한농이 몬산토 코리아의 종자사업을 인수한 것은 종자주권을 지키고, 미래산업인 바이오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김준기 회장이 한국농업의 후진성을 극복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경제성이 보장되지 않는 소규모 기업을 인수하고, 농민들의 주요 소득작물인 파프리카나 토마토의 재배까지 나서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일부 유통대기업의 중소기업 업종침해나 골목상권보다 더 나쁜 영업행위다.동부팜한농이 농약과 종자사업에서 독과점 지위를 누리고 막대한 영업이익까지 내고 있는데, 농작물 재배사업까지 진출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동부팜한농은 지난해 2002년부터 2009년까지 8년 동안 농협에 납품하는 농약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적발되었다.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시작되자 자진신고로 과징금을 면제받았지만 독과점업체의 비윤리적인 행위 자체가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다. 농촌이 어렵게 된 것은 정부의 정책실패도 원인이지만, 농약이나 농자재 등의 관련업체들의 비윤리적인 경영도 한몫 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일부 전문가들은 동부의 경영전략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준기 회장의 오랜 경영이력과 성공체험을 과소평가 하지는 않지만 최근 일련의 공격적인 신사업 진출은 우려가 된다는 것이다.동부대우전자의 인수도 종합전자사업을 하고 싶다는 김준기 회장의 오랜 꿈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가전 사업은 전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업종이기 때문에 성공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그룹의 사업역량이나 미래전망을 무시한 채 시작한 삼성자동차와 유사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제기된다.김준기 회장이 너무 오랫동안 국내 사업에 주력하느라 글로벌 시장 진출에 너무 늦게 시동을 건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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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한화는 창립 60주년을 맞이 하면서 금융, 에너지, 바이오 등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화약 제조/판매회사였던 한화는 적극적인 M&A를 통해 성장했다.김승연 회장은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을 주도하면서 사업을 확장했지만 모든 M&A가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 웅진그룹 등의 사례를 보면 한번의 M&A 실수가 수십 년간 일구어온 그룹을 공중 분해시킬 수 있다는 위험성도 인지해야 한다.한화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2번째 DNA인 사업(Business)을 제품(product)와 시장(market)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M&A로 덩치는 키웠지만 내실은 의문한화는 1952년 창업 후 1960년대 석유화학, 기계, 에너지로 사업영역을 확장했고, 1980년대 리조트와 호텔사업까지 진출했다. 1990년대 호황기를 틈타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문어발 확장을 지속했지만 위기에 직면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일부 계열사를 매각하고 부채를 줄이면서 32개 계열사를 15개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핵심 계열사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해 내실성장을 하겠다는 것이 명분이었다. 두산그룹과 마찬가지로 구조조정으로 그룹의 규모가 쪼그라들었지만 살아남은 자들은 항상 기회를 얻기 마련이라는 격언을 믿었다.2000년대 들어 확장을 거듭했다. 2001년 망한 대우전자의 방산부문을 인수했고, 2002년에는 특혜시비 논란이 일었지만 대한생명, 신동아화재, 63빌딩을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2008년 대우해양조선의 인수전에 뛰어 들었지만 실패했다. 2008년 이후 글로벌 경영을 외치면서 태양광사업을 중심으로 해외기업의 M&A에 열중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인 태양광산업에서 수직계열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건설과 금융업을 중심으로 중국, 동남아시아, 중동 등 해외법인도 꾸준하게 늘리고 있다. 대한생명과 한화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을 중심으로 한 금융사업, 한화석유화학, 한화케미칼, 한화솔라원을 축으로 한 에너지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신성장동력으로 태양광 에너지, 바이오, 금융∙서비스로 잡고 있지만 독점사업인 화약을 제외하고 뚜렷한 경쟁력을 가진 영역이 없다. 한화가 미래성장동력이라고 하는 사업들은 미래가 불투명하거나 한화의 역량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업이라는 측면에서 부정적이다.태양광사업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2013년 초 세계 최대의 태양광업체가 부도났다. 금융업도 국내외에서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화생명을 제외하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금융기업이 보이지 않는다.글로벌 전략으로 세계화, 현지화, 시너지라는 키워드를 제시하고 있다. 현지화를 위해 해외법인을 늘리고 있다. 중국, 동남아시아 등 시장에서 보험업 전망이 좋기는 하지만 사회적 인식이나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나라에서 보험업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이들 국가가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주의 국가로 정치적 리스크가 높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사업은 성장도 중요하지만 리스크를 얼마나 잘 대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한화보다 덩치가 큰 SK그룹도 2000년대 초부터 활발하게 해외사업을 펼쳤지만 미완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생명 인수 후 금융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아한화는 대한생명, 신동아화재를 인수하면서 생명보험, 손해보험, 투신운용, 증권 등 종합금융업을 영위할 수 있는 사업군을 갖췄다. 대한생명은 1946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생명보험회사로서 규모뿐만 아니라 상징성이 큰 기업이다.2002년 인수 후 10여 년 동안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경영혁신운동을 했고, 그룹의 숙원이던 사명까지 변경할 수 있었다. 한화생명은 국내사업을 정상화한 후 2009년 베트남에 이어 중국 등 신흥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베트남 현지법인은 100% 출자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로 진출하기 위해 사업타당성 검토를 강화하고 있다.한화가 M&A를 통해 종합금융기업의 진용(陣容)을 갖췄지만 계열사 간의 시너지는 아직 나지 않고 있다. 고객이 가장 많고 덩치가 큰 한화생명을 필두로 공동마케팅을 벌여 시너지를 높인다는 구상이지만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통합 금융세미나 개최, 콘텐츠 교류, 고객 DB활용 등을 통해 통합상품/서비스도 고려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이 통과되면서 기업이 고객정보를 공동으로 활용하는데 제약이 있다. 무차별적인 DB마케팅이 어려워지면서 그룹의 계열사간 시너지를 내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한화가 금융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아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금융은 전통과 신뢰를 먹고 사는 사업이다. 한화가 보험, 증권, 자산운용까지 하면서 종합금융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하지만 보험인 한화생명만 시장에서 인정을 받는 정도에 불과하다.그것도 국내시장에 한정된 것이고, 해외에서 제대로 된 사업은 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금융시장이 협소하고 금융기업의 시스템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도 금융업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적합한지 판단하기 어렵게 만든다.정치권이나 정부가 금융자산의 배분을 임의적으로 하면서 후진국의 경영자들은 제조업에서 돈을 벌면 금융을 하고 싶어 한다. 문제는 제조업과 금융은 성공요소가 달라 제조기업의 핵심경쟁력이 금융기업으로 성공하는 밑천이 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국내 최고 기업이면서 제조머신이라고 불리는 삼성그룹조차도 해외 금융사업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삼성그룹은 홍콩에서 금융업을 하기 위해 지난 몇 년 동안 수천억 원을 투자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최근 조용하게 철수했다. 한화가 금융업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시장에서 신뢰를 얻어야 한다. 김승연 회장이 강조하는 의리와 신뢰가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야 하지만 부정적인 인식이 오히려 강하다.김승연 회장이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도 고민거리다. 삼성그룹도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금융업을 하고 있지만 이건희 회장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면서 신뢰도가 하락했고 경쟁력이 약화됐다. 한화가 금융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면 환골탈태(換骨奪胎)하지 않으면 안된다.◇ 후계자가 밀어 부치는 태양광, 바이오 사업도 전망 어두워한화도 창립 60년이 넘어서면서 3세 경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작년 김승연 회장이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 받아 법정 구속되었고, 2심 재판결과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게 되면서 경영공백의 장기화가 예상된다.김승연 회장의 나이가 다른 그룹의 회장들과 비교해 젊고, 3세의 나이도 어리다는 점이 걸리기는 하지만 경영권 승계논의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후계자가 그룹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경영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은 공군에서 장교로 복무한 후 2010년 한화에 입사해 태양광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다른 그룹의 후계자들이 군대를 기피하는 것과는 달리 장교로 입대해 충실하게 복무한 점은 높이 평가 받을 수 있지만 경영능력은 별개의 이슈다.김동관 실장은 한화가 독일의 큐셀, 미국의 1366테크놀로지 & 크리스털솔라, 중국의 솔라펀파워 등 태양광업체를 인수하는 업무를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한화솔라에너지, 한화솔라아케리카 등을 신규로 설립해 태양광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뤘다.문제는 태양광사업의 전망이 어둡다는 데 있다. 웅진그룹이 태양광사업에 쏟아 부은 자금 때문에 자금난으로 웅진코웨이를 매각했고, 삼성그룹조차도 그린에너지 사업의 불투명성 때문에 고전을 하고 있다. 미국의 태양광관련 기업을 인수해 경쟁력을 확보한다고 하지만, 정작 미국의 주요 기업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독일, 일본, 중국기업의 파상공세에 도산하고 있다.김승연 회장이 김동관 실장의 성공신화를 만들어주기 위해 그룹차원에서 태양광사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그룹의 주력인 한화케미칼조차 중국의 공세로 이익이 급감하면서 폴리실리콘사업에 대한 투자가 부담이 되고 있다. 중국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덤핑공세를 펴고 있다는 점도 국내 태양광 관련 기업들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바이오 산업도 기술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선진국 일본조차도 실패한 영역인데, 한화와 같은 국내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의심이 드는 영역이다.바이오 산업도 신뢰를 구축하지 않으면 시장진입이 어려운 영역이다. 삼성조차도 바이오산업에 진출을 몇 번이나 시도하고, 지금도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성과가 없는 영역이다.바이오의 미래를 얘기할 때면 등장하는 것이 실버산업이다. 일부 전문가가 2030년이면 OECD국가의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20%에 육박할 것이고, 지속적으로 실버산업이 번창할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 문제는 노년층 확대보다는 이들의 구매력이다. 현재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심지어 프랑스마저 과다한 복지지출로 국가부도 사태가 일어나고 있는데, 아무리 선진국이라고 해도 복지를 지속적으로 늘리기는 어렵다.오히려 세금이 늘어나고, 연금은 줄어들면서 노인층의 구매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부 기업들이 주장하는 실버산업의 호황은 부유한 노인층이 늘어날 때 가능한 일이다. 세계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어 정부가 향후 수십 년 동안 복지재원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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