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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기업문화는 라이벌인 삼성이나 현대와는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실적에 따른 성과급만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삼성이나 현대보다 LG의 기업문화를 더 좋아할 것이라고 본다. 다양성과 인화를 존중하는 기업문화로 왜 현재의 실적수준밖에 내지 못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는 전문가도 있다.LG의 기업문화를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기업문화 측정과 혁신도구인‘SWEAT Model’에 적용해 5-DNA 10-Element의 성취도, 기업문화 위험관리, 혁신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평가해 보자.◇ 5-DNA 10-Element의 성취도 분석▲ 그림 8-1. 5-DNA 10-Element 분석LG의 기업문화를 SWEAT Model의 5-DNA 10-Element를 점수로 평가해 보면 [그림 8-1]과 같다.대기업의 기업문화가 기업의 양적 성장에 비해 뒤쳐져 있는데, LG도 동일했다. LG는 비전, 사업, 성과, 시스템 등 5-DNA 모두 평균 정도의 점수를 받았다.조직의 사람은 인화를 중시하고, 유연성을 갖고 있어 10-Element 중 유일하게 가장 높은 성취도를 나타냈다. 국내 대기업이 비슷한 수준의 직원을 채용한다고 보면 LG만의 기업문화가 유연한 사람과 조직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점수가 낮은 요소는 목표, 시장, 위험관리, 일, 경영도구이다. 최근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타도 삼성’을 기치로 2등 전략을 탈피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명확한 목표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시장은 국내시장에서 일부 선전은 하고 있지만 제품의 품질에 비해 마케팅능력이 미약하다는 점을 감안했다. 시장의 핵심인 마케팅능력은 제품의 경쟁우위를 쉽게 살려 높은 성과로 직접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노력이 시급하다. 위험관리는 국내 대기업 모두 취약한 요소이지만 새로운 제품과 시장에 도전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짚었다. 보수적인 분위기에 도전하지 않는 관리업무만으로 성장한 대기업 직원의 전형이 LG조직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업무의 분장이 되지 않고, 사람에 일을 맞추는 것도 대기업 조직의 특성인데, LG도 마찬가지다. 시스템의 경영도구도 단순히 솔루션 껍데기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솔루션의 사상을 내재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기업문화를 단순히 조직 분위기 차원을 넘어 종합적인 관점에서 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 목표 설정에 관해서도 경영진의 일방적인 목표설정이 아니라 설정과정에서 적극적인 내부토론과 의견개진을 유도해야 하고, 이런 일련의 과정이 시스템화되어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게 만들어야 한다.경영진이 일방적으로 하달하거나 일부 기업에서처럼 회식자리에서 관리자 몇 명이 충성맹세를 하면서 정하는 방식으로 조직차원의 합심을 이끌어 낼 수 없다. ◇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전략▲ 그림 8-2.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LG가 기업문화 5-DNA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수준을 평가해 정리한 것이 [그림 8-2]이다.LG는 비전, 사업, 성과부문에 높은 관심을 보여야 하고, 상대적으로 조직, 시스템은 기업문화 혁신의 필요성이 낮다. 비전은 사회적 책임은 다른 대기업에 비해 우수하나 목표설정이나 설정과정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사업은 제품의 품질은 우수하나 새로운 제품의 개발, 마케팅역량의 강화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최근 마케팅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지지만 제품 개발노력에 비해 마케팅역량강화도 쉽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성과는 LG가 매출규모에 비해 이익이 너무 적거나 일부 계열사는 적자 혹은 미미한 수준의 이익이 나고 있어 체감도가 높은 위험으로 지적했고, 획기적인 개선책이 없다면 사업전반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 기업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확보한 이익으로 새로운 제품개발이나 시설확장을 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조직이나 시스템은 비전, 사업, 성과에 비해서는 체감도가 낮아도 무방하다고 판단했다. 비전이나 사업의 일부분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군에 속하지만, 어느 요소 하나 잘 관리돼 무시할 수 있는 위험에 속하는 것이 없다는 점도 기업문화 관리전략 수립에 반영해야 한다.◇ LG가 채용하고 있는 혁신 전략▲ 그림 8-3. SWEAT Model로 분석한 LG 기업문화SWEAT Model로 LG의 기업혁신방법을 분석해 보면 [그림 8-3]과 같다.LG의 기업문화혁신전략으로 서비스기업이 주로 채용하는 ‘역(逆) E-Type Model’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사업구조를 가진 삼성이 ‘W-Type Model’을 도입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고 국내 서비스기업들도 이 전략은 선택하고 있지 않다. 인화를 모토로 내세워 조직화합이나 사람을 중시한 결과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LG가 채용한 역(逆) E-Type Model이 W-Type Model에 비해 열등하거나 LG의 전략이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삼성이 W-Type Model를 선택했기 때문에 LG에 비해 더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볼 수도 없다.기업문화 혁신전략은 자사의 역사, 사업특성, 조직구조, 인력구조, 제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전략이 좋다, 나쁘다 일방적으로 주장해서도 안된다. 어떤 혁신전략을 선택하더라도 순환사이클이 유연하게 돌아가면 자사에 맞지 않는 전략을 선택하는 것보다 효율성이 높다. 문제는 LG가 이 전략을 완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역 E-Type Model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는 Southwest Airline이나 SAS와 같은 기업과는 달리 성과를 사업, 시스템부문까지 전이시키지 못했다.조직의 장점인 사람도 시스템화하지 못해 체계성과 연속성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스템이 비정형적이거나 미비함에 따라 LG는 부서장의 리더십에 따라 성과의 편차가 심한 현상이 나타난다. 시스템경영에 대한 이해도나 준비가 부족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로 지적할 수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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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의 시스템(system)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을 평가해야 한다.시스템이라고 하면 단순히 IT 시스템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업의 경영노하우가 체화된 경영도구와 그 경영도구를 효율적으로 유지하는 운영까지 포함된 개념이라는 점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금호의 시스템은 주력사업이 서비스업인 특성에 따라 암묵지 형태의 노하우관리 필요성, 오너의 독단적 경영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위험관리시스템 구축, 운영혁신의 상시화 체제 구축 등이 주요 현안으로 지적할 수 있다. ◇ 암묵지 형태로 관리되는 노하우를 시스템화해야국내 대기업 중 글로벌 기업 수준의 시스템을 흉내라도 낸 기업은 삼성 정도에 불과하다. 삼성조차도 글로벌 기업의 시스템을 커스트마이징(customizing) 했지만 적용은 매끄럽지 못하다는 평가가 있다.금호도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두드러진 경영도구(methodology)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대기업의 경영이 혈통에 따라 대물림 되면서 전문성을 확보할 필요성이 낮았던 것도 경영도구에 대한 고민을 방해했다.금호도 업무의 단순성, 인력에 의존하는 사업구조 덕분에 복잡한 시스템을 구비하지 않고 있다. 주력사업인 운송은 서비스업이라 업무 노하우가 형식지(explicit knowledge)가 아니라 암묵지(tacit knowledge) 형태로 존재한다.문제는 롯데와 같이 도/소매업 중심의 유통업이라면 단순히 업무지시나 대화의 형태로 업무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배차, 정비, 접객 등 복잡한 업무라 개인의 업무노하우를 기업문화의 차원으로 끌어 올려 관리하지 못하면 사장될 위험성이 높다. 글로벌기업 조차도 직원의 유∙무형 지식과 경험을 형식지로 전환하는 방법을 오랫동안 찾았다. 가장 기초적인 방법은 지식관리시스템(KMS, Knowledge Management System)을 구축하는 것이다.서구에서는 1990년대부터 기업혁신(innovation)의 수단으로 인식돼 구성원의 학습과 성장(learning and growth)의 도구로 활용됐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가리지 않고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의 일환으로 광범위하게 도입됐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지식경영 혹은 지식관리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조직은 거의 없다.지식경영이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시스템적으로만 접근하기 때문이다. 일단 IT시스템을 도입해 각종 자료(data)나 문서(document)를 서버(server)에 저장해 두면 끝나는 줄 안다. 구성원들은 자신의 노하우를 공유하려 하지 않아 시스템에는 활용가치가 낮은‘쓰레기(garbage)’만 쌓인다.중국의 예기(禮記)라는 책은 지식교환의 방법으로 교학상장(敎學相長)을 제시한다.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한다는 의미이다. 개인이 아무리 뛰어나도 조직생활을 하면서 축적할 수 있는 지식의 양은 제한적이다. 합심의 지혜가 지식경영의 핵심이라고 봐야 한다. ◇ 위기를 예방할 수 있는 위험관리시스템 구축은 시급한 과제작금의 금호 위기(crisis)는 위험관리(RM, Risk Management) 시스템의 부재에서 왔다고 볼 수 있다. 독단적인 황제경영이 판치는 국내기업 모두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일순간의 잘못된 판단과 전횡은 기업을 위기로 몰아 넣는다.금호도 경영진은 들러리에 불과하고 모든 정책결정은 오너에 의존했다. 기업의 정체성(identity)이나 역량과는 무관하게 추진한 대우건설, 대한통운 인수는 그룹을 위기로 몰아 넣었지만 정작 의사결정을 한 오너의 일가는 수습책을 고민하기 보다는 책임공방을 하면서 조직 내∙외부의 신뢰를 잃었다.조직생활과 컨설팅 업무를 한 경험을 반추(反芻)해보면 공∙사조직을 불문하고 최고책임자의 독단을 막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공조직은 임기제한이라도 있지만 기업의 오너는 죽을 때까지 하고, 자식에게 권력이 이양되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이사회라는 것이 존재하고, 감사라는 제도가 있지만 오너의 잘못된 경영판단을 번복하거나 제제할 수단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인치(人治)의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시스템밖에 없다. 위험을 사전에 인지(recognition)하고 대응(response)할 수 있는 위험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단순히 업무 프로세스(process)를 정리하고 이를 시스템화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보이지 않는 위험을 적절하게 탐지(detection)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이를 운용하는 인력의 자질향상도 시스템 구축 못지 않게 중요하다. 국내 몇몇 대기업에서 위험관리시스템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지만 형식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운영인력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기 때문이다.위험관리를 해야 하는 책임자에게 필요한 자질은 다양하다. 정직하고 합리적인 성품을 가져야 하고 의지가 강해야 한다. 시스템이 탐지하고 수집하는 데이터(data)와 첩보(information)를 정책적 판단을 가지고 분석해 정보(intelligence)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자신이 옳다고 판단한 의견은 어떠한 반대와 위협에도 불구하고 관철시키려는 의지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보안(security)에 대한 이해도 업무능력의 주요 부문에 해당된다. 금호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도 이 정도 수준의 위험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지는 못하다. 특히 사람에 대한 투자는 소홀히 해 위험관리 책임자에게 요구하는 자질과는 무관한 직원이 담당하고 있다.위험관리가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경영자조차도 자신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고 지시를 따르는 ‘예스맨’을 선호해 배치한다. 아무리 시스템이 잘 만들어져 있다고 해도 이런 성향을 가진 책임자가 본연의 역할을 해 낼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 운영효율화는 인권과 안전을 볼모로 할 위험성 높다시스템에서 경영도구는 특이점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금호는 운영은 상당수준에 올라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금호의 간판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은 동종업계 지배적 사업자였던 대한항공을 추격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서비스 만족도면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개인적인 경험을 봐도 아시아나항공의 직원이 대한항공의 직원보다 더 친절했다.금호고속도 다른 고속버스 사업자들이 사업을 포기하는 여건에서도 서비스 만족도나 수익성 측면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2011년 9월에 출간한 ‘삼성문화 4.0-어떻게 진화할 것인가’라는 책에서 국내 대기업 중 삼성이 운용 효율성 측면에서 평가하면 가장 앞서 있다고 주장했다. 운영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투입인력의 교육과 관리가 중요하다.비용과 효율을 지나치게 중시하면 직원의 인권과 안전이 위협받는다. 삼성의 주력기업인 삼성전자에서 백혈병 논란이 제기되면서 직원의 안전을 무시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금호의 계열사들도 운영효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펼치면서 유사한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노사분규가 끊이지 않고 직원들의 업무만족도가 낮다. 금호타이어도 생산효율성을 앞세워 작업환경이 열악하고 유해성분이 포함된 물질을 사용하면서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금호고속의 기사들도 무리한 운행스케줄로 인해 안전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비슷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직원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인식부터 가져야 한다. 직원의 성과를 독려하기 위해 채찍질만 하면 일정수준 효율성이 높아지지만, 임계치(critical mass)를 초과하게 되면 오히려 비효율성이 커진다. 급여가 일정부문 직원에게 동기부여(motivation) 요소가 되지만 모든 직원에게 동일한 가중치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최근 경영학에서 주목하고 있는 일과 생활의 균형(work & life balance)도 운영효율성 측면에서 접근한 것인데 이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 국내기업의 경영진은 많지 않다.최근 한국은행의 총재가 ‘야근은 축복이다’라는 말을 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직원을 착취하려는 전근대적 발상이라는 논란에서부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주장까지 다양하다. 야근은 ‘업무의 집중’이라는 측면에서는 효과적이지만, 장시간 근로에 의한 피로누적은 ‘집중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비효율적이다.공공기관이나 공기업에서는 업무적 필요보다 ‘수당’을 챙기기 위해 야근을 한다는 비난을 받는다. 어떤 기업은 특정 요일에는 야근을 금지해 가족을 챙기도록 하기도 한다. 직장생활을 해보면 야근은 필요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제 업무효율성은 낮지만 다른 직원과의 유대형성, 직원간의 단합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가 있다. 삼성이 7∙4제를 도입해 자기계발과 가정생활에 충실하도록 독려했지만 정작 직원들은 상사의 눈치를 보면 직장주변을 맴돌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기업의 경영진이 진정으로 직원의 배려한 운영효율성을 고민할 때 업무만족도도 높아지고 운영혁신도 가능하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한국기업의 장점은 역동성인데, 이 역동성이 운영효율에서 나온다.혁신을 추진한 기업들의 직원들은 한결같이 피로도를 호소한다. 금호의 운영효율이 높기는 하지만 장기간 지속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기업문화를 창조해야 한다.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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