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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 로고[출처=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사장이 2025년 1월2일 신년사를 발표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이다.‘미래 성장을 위한 전환점’의 한 해로 만들어 갑시다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올해는 ‘푸른 뱀의 해, 을사년’입니다. 뱀의 해는 새로운 변화와 성장을 의미한다고 합니다.구성원 여러분의 한 해가 도전과 성장의 기회로 가득하길 기원합니다.지난해 회사는 품질과 원가 경쟁력, 미래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원통형 46시리즈, LFP, 각형 등 제품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고, ESS분야도 유의미한 수주 성과를 달성했습니다.재료비 및 가공비 개선을 통해 구조적 원가 경쟁력도 강화했습니다.하지만 실적 면에서는 전례없이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경기침체 등의 요인도 있었지만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근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던 탓이 큽니다.올해 사업 환경도 매우 어렵습니다.실시간으로 전해지는 지경학적 이슈에 사업 전망과 시장 반응이 수시로 변하고 전기차 시장의 캐즘은 2026년 이후에야 회복될 것으로 보입니다.중국 로컬 업체의 공격적인 글로벌 확장이 이뤄지고 있고 제품은 물론 메탈, 설비 등 밸류체인 전반에서 심화되는 원가 경쟁도 우리에게 큰 위협입니다.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도전적인 상황이 계속될 것입니다.구성원 여러분,예상치 못한 비바람이 몰아칠 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잠시 멈춰 전열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얼마 전 위기경영 체제에 돌입한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시장 변화에 맞춰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고 조직 체계와 비용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특히 올해는 의미 있는 수익창출이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단기적인 비용 절감 활동도 꼭 필요합니다.하지만 현재의 위기는 일시적이며 더 큰 도약과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전기차 시장은 2026-2027년을 기점으로 EV Price Parity 달성과 주행거리·충전·안전성 우려 해소로수요를 조금씩 회복해 중장기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ESS 시장은 우호적인 정책들과 빅테크·AI 기업들의 전력 수요 증가로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Non-EV, Baas·EaaS 등 신사업 영역에서의 사업 기회도 확대되고 있습니다.이렇듯 올해는 우리에게 ‘미래 성장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질적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일등’이라는 엔솔 2.0의 기반을 다지는 한 해로 만들어야 합니다.우리는 이미 그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기본으로 돌아가 진정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면밀히 살피고,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포트폴리오 Rebalancing’과 ‘Fundamental 강화’ 활동에 더욱 몰입하고 속도감 있게 실행해 나가는 것입니다.이에 회사는 올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핵심 과제를 추진해 나가려 합니다.첫째, 성과 창출로 이어질 R&D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차세대전지·LFP·각형 폼팩터 등 제품 역량은 지속 강화하고, ‘이길 수 있는 차별화 제품기술’을 위한 자원 투입을 확대하겠습니다. 특허 경쟁력도 꾸준히 높여 수익을 낼 수 있는 우리만의 무기로 활용해 나갈 것입니다.둘째,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제품/품질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습니다.고전압 Mid-Ni 및 LFP, 46시리즈 등 경쟁력 있는 제품 솔루션을 확보하고 각형의 경우 경쟁사 수준 이상의 제품력과 원가경쟁력을 갖추겠습니다.ESS 부문에서는 LFP 대용량 셀 개발, 고집적 시스템 및 SI 역량 강화로 수주경쟁력을 더 높이겠습니다. 품질 분야에서는 AI기반 기술과 BMS진단기술 고도화 등을 통해 완벽에 가까운 ‘차별화’를 이루겠습니다.셋째, 구조적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 추진하겠습니다.△경쟁력 있는 염가 소재 확대 △메탈/소재 지분 투자 등을 통해 재료비를 절감하고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한 제조 공정 혁신으로 가공비 구조도 개선할 예정입니다.넷째, 미래 기술/사업 모델 혁신의 속도를 높이겠습니다.우리가 말하는 ‘미래’는 결코 멀리 있는 게 아닙니다. 그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황화물계와 바이폴라 전지 등 차세대전지 상업화 경쟁력을 강화하고, BMS분야의 주요 OEM 수주 확대 및 배터리 리스 사업화 등을 통해 ‘Solution Provider’로서 신사업을 확대해 가겠습니다.구성원 여러분,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업계에서 ‘최초’, ‘최고’의 역사를 만들어 온 저력이 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도전과 변화의 DNA’와 ‘고객가치를 향한 끈기와 집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그렇기에 다시 이겨내고 반드시 해낼 수 있습니다.우리만의 차별화된 No.1 헤리티지를 이어 나갑시다.그리고 ‘Empower Every Possibility’라는 우리의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갑시다.저부터 낮고 겸손한 자세로 실행해 나가겠습니다.또 여러분이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올해 더 많이 소통하고 지원하겠습니다.한 걸음 더 나아가고 더 높이 오르는 2025년을 함께 만들어갑시다.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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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2▲ KB손해보험 구본욱 사장, 서울 KB아트홀에서 2025년 시무식 진행[출처=KB손해보험]KB손해보험(대표이사 사장 구본욱)에 따르면 2025년 1월2일 오전,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KB아트홀에서 2025년 시무식을 개최하며 을사년 새해 첫걸음을 내디뎠다.사내 방송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국의 모든 임직원이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생중계된 이날 시무식에서는 KB손해보험 경영진과 노동조합 및 직원들이 자리한 가운데 2024년 성과를 돌아보고 2025년의 목표와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시무식에 앞서 KB손해보험은 비행기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구본욱 사장은 2024년의 성과를 돌아보며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도 혁신적 상품과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통해 꾸준한 성장과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이어 구본욱 사장은 △차별화된 고객 중심 경영 완성 △매출과 이익 창출력 강화 △자부심 넘치는 조직문화 정착을 2025년 3대 핵심 전략 방향으로 제시했다.구본욱 사장은 첫째, “누구나 외치는 평범한 수준이 아닌 KB손해보험만의 차별화된 고객 중심 경영을 완성하고 보험 산업의 스탠다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고객 중심 경영에 대해 “단순한 변화가 아닌 근본적인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며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경영 전반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둘째, 매출과 이익 창출력 강화를 위해 기존의 성장 방식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구본욱 사장은 “우리 회사가 경영 목표를 꾸준히 달성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 목표를 넘어서는 더 큰 도전과 노력에 전력을 다했던 것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나와 동료의 잠재력을 믿고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셋째, 자부심 넘치는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리더의 솔선수범과 구성원 간의 적극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구본욱 사장은 “모든 임직원이 회사 성장과 미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함께 나아가야 한다”며 “조직문화의 변화가 회사의 지속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와 함께 구본욱 사장은 “고객을 가장 먼저 생각하고 변화와 혁신에 있어서 각고면려(刻苦勉勵) 한다면 시장의 판을 바꾸는 기회를 만들고 손해보험의 명작, 손해보험의 스탠다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며 “변화와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2025년이 되도록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자”고 말했다.한편 구본욱 사장은 시무식 이후 현장 영업 부서 등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2025년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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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로 항잉독립운동의 중심지로 유명한 대구, 쇠퇴한 섬유산업을 대체할 신성장 동력을 찾지 못해 무너지는 경제대구광역시(이하 대구시)의 명칭은 757년 신라 경덕왕 16년에 달구화현이 대구((大丘)현으로 개칭되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조선 세종 1년인 1419년 대구현이 대구군으로 승격됐고 세조 12년인 1466년 도호부가 설치됐다.선조 34년에는 대구에 경상감영이 설치되면서 경상도의 중심도시로 부상했다. 1981년 대구시에서 대구직할시로 승격됐고, 1995년 대구광역시로 개칭됐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민진규(출처 : iNIS)대구시는 1907년 일제의 경제침탈에 대항한 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로 민족정기의 위상을 높였고, 이후에도 항일독립운동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6∙25전쟁 당시 피난민을 따듯하게 수용했을 뿐만 아니라 낙동강방어전선의 중심역할도 수행했다.한국 현대정치사에서 파벌정치의 대표주자인 TK, 대구경북 출신 정치인들의 고향이다. 대구시의 자치행정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오곡밸리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세부 지표별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과거의 화려한 영화에 젖어 변화를 저항하면 멸종돼정치한국 진보정치의 흐름을 주도하는 광주광역시와 마찬가지로 대구시는 한국정치사에서 보수의 대명사인 TK의 난공불락(難攻不落) 요새이다. 1995년 지방자치가 시작된 이후 24년 동안 진보출신 시장이 1명도 진입하지 못할 정도로 견고한 방어막을 구축했다. TK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부산경남 즉 PK가 역량 있는 진보 정치인에게 문호를 개방한 것과 대비된다.민선시장은 문희갑, 조해녕, 김범일, 권영진 등이 있으며 조해녕을 제외하면 3명 모두 연임했다. 시정 구호를 살펴보면 문희갑은 1기에서 ‘화합하는 시민 거듭나는 대구’로 정했다가 2기에서는 ‘아름다운 도시 품위 있는 대구’로 변경했다. 조해녕은 ‘마음을 하나로 대구를 세계로’, 김범일은 1기와 2기 모두 ‘희망의 도시, 일류 대구’라는 구호를 열창했다.현직 시장인 권영진은 1기에서는 ‘오로지 시민행복 반드시 창조대구’, 2기에서는 ‘행복한 시민 자랑스러운 대구’를 시정 구호로 선택했다. 역대 시정 구호 대부분은 단어의 명확한 정의가 어렵고 성과를 측정할 수 없는 모호한 용어로 구성돼 있다.세계적 경영학자인 피트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역이 지방자치시대 수십 년 간 발전하지 못하고 퇴보 혹은 정체된 것도 당연한 결과로 판단된다.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서 민주당의 김부겸이 당선되면서 보수의 방어막이 뚫렸지만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김부겸이 재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김부겸의 입장에서는 보수의 아성에서 재선할 경우에 유력한 대권주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기회이지만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역여론이 좋지 않아 당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진보의 바람이 ‘미풍’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이유다.보수당은 문재인 정부가 대구시 예산을 깎는 등 지역을 홀대한다며 21대 총선에서 표로 심판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구는 경북, 부산, 울산, 경남 등과 영남권 신공항에 지역발전의 사활을 걸고 있다.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반드시 새로운 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부산 가덕도보다는 경남 밀양에 위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보수정당이 집권했던 박근혜 정부도 신공항을 건설하기 보다는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결론을 내렸지만 정부안의 번복을 요구하고 있다.보수의 근거지인 대구는 진보의 아성인 광주광역시와 ‘달빛동맹’을 맺어 교류하며 상생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시민단체 위주로 시작된 교류로 TK 정치인인 전두환, 노태우 등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벌인 광주민주화 무력진압에 대한 사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2019년 9월 산업은행은 양 지역의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250억원 규모의 ‘달빛펀드’를 조성했다.정치권의 치열한 공방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스스로 정치색을 지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셈이다. 자존심이 강하기로 소문난 대구 사람들이 먼저 화해의 손을 내민 것이 광주시민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판단된다.정치전문가들은 한국 정치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구와 경북에서 먼저 보수독점 현상이 깨져야 한다고 진단한다. 보수의 깃발만 들면 당선된다는 인식이 무너져야 역량 있는 신진 정치인이 등용할 수 있는 문이 열여야 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지리산 산골에서 자란 필자가 어린 시절 서울로 상경해 놀란 점 중 하나가 서울 사람들은 부산과 대구도 시골로 치부한다는 것이다. 서울 친구들이 지방출신들을 보고 ‘주말에 시골 다녀왔냐’고 묻곤 하는데 다른 지역보다 대구출신들이 발끈하는 편이다.대구보다 더 큰 대도시인 부산출신도 시골로 치부되는 것을 체념하는데 대구의 인구가 얼마인데 시골로 부르냐며 항변한다. 해방 이후 한국의 정치를 좌지우지(左之右之)한 인물을 다수 배출했다는 긍지를 잃지 않았다는데 감명을 받았지만 과거의 화려한 영화에 젖어 변화에 저항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 경제성장과 관계없는 주택가격 폭등은 서민 피해로 이어져경제2019년 대구시의 예산은 8조3,316억원으로 2018년 7조7,274억원에 비해 6,042억원이 증가했다. 보건복지 예산이 3조99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일반행정이 1조1,799억원, 도시환경이 1조608억원, 도로교통이 9,789억원의 순으로 나타났다. 공공안전, 문화환경, 미래경제 등 주민의 미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예산보다는 소모성 예산이 다수를 차지했다.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신산업 육성 및 스마트시티 조성, 제조업 스마트혁신 및 소상공인 지원, 지역혁신인재 양성 및 대구형 청년보장제 본격 시행 등에 대한 일명 ‘기회의 도시’ 예산은 5,719억원에 불과했다. 대구시가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로봇산업에 40억원, 물산업에 25.7억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이 편성됐다.대중교통 서비스 혁신에 1,806억원, 철도 인프라에 556억원, 도로건설에 464.5억원이라는 막대한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과 비교된다. 미세먼지에 대비하기 위해 129.9억원 투입하면서 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는 인색해 경제발전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지방자치 단체장과 의원들이 단기적 성과와 표로 연결되는 선심성 예산에 집중해 미래성장 기반을 훼손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대구시는 국내 최대 재벌기업인 삼성그룹이 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삼성그룹의 창업자 이병철은 1930년대 대구에서 지역의 건어물을 만주 지역으로 수출하고 만주의 곡물을 수입해 창업의 기반을 구축했다.삼성의 제일모직이 잘 나갈 때는 대구시가 ‘동양의 밀라노’라는 별명으로 불렸었다. 섬유산업의 메카로 자리잡았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삼성그룹 이외에도 청구건설, 우방건설, 보성건설과 같은 대구 기반의 건설회사가 전국적인 규모로 성장한 사례도 있었다.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이라는 향토 기업이 대기업 중심의 백화점 시장에서 자존심을 굳건하게 지킨 적도 있지만 2010년 이후 시장 위축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졌다.대구시에서 출발한 전국 규모의 음식체인점인 교촌치킨, 호식이 두마리 치킨도 국민의 사랑을 열렬히 받고 있다. 한국의 대표음식으로 해외에도 수출되는 양념치킨과 통닭집에서 내놓는 치킨무도 대구에서 출발했다. 대구시민의 입맛을 사로잡으면 전국민에게 통용된다는 신화를 만들어낸 사례에 속한다.대구시는 ‘사람, 기업, 자연이 어우러진 미래형 첨단 도시’라는 슬로건으로 물산업, 의료산업, 자동차산업, 로봇산업 등을 지향하고 있다. 글로벌 물산업 중심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롯데케미컬 등 물 기업 30여개를 유치했다. 글로벌 의료산업 허브도시가 되기 위해 15개 국책연구기관, 120여개 의료기업을 중심으로 임상, 연구, 제조의 융∙복합화를 추진 중이다.미래형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미래형 자동차 테스트 베드 기반 마련과 전기차 인프라의 탄탄한 구축으로 미래형 자동차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방침이다. 첨단 로봇산업 도시를 위해 현대로보틱스, 로봇산업진흥원 중심의 로봇클러스터 집적화를 통해 지역 메카트로닉스 산업의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에너지 자족도시를 위해 국가산단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청정에너지 선도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또한 물산업의 중심도시에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물산업은 생활 및 공업 용수의 생산과 공급, 상하수도 처리 등 물과 관련된 제조∙건설∙엔지니어링산업을 말한다. 이명박 정부가 상하수도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관심을 받았던 산업이지만 이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대구시의 사업체와 종사자수를 보면 2017년말 기준 사업체는 20만9,376개, 종사자는 84만3,170명으로 조사됐다. 지역내총생산(GDRP)은 50.8조원으로 2007년 34.4조원에서 10년만에 약 50%가 증가했다.지역경제는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데 주택가격의 상승, 인근 지역의 소득을 기반으로 한 소비성장 등이 지역경제의 버팀목이지만 점차 허약해지고 있다.대구 경제에서 우려되는 점은 폭발적인 주택가격 상승이다. 인구는 246만명인데 2017년말 기준 주택은 98만8357호로 전혀 부족한 수준은 아니다. 지역경제가 개선되거나 주택수요가 높은 것도 아니며 인구마저 감소하고 있는데 집값만 폭등했다.주택가격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상승하다가, 2017년 이후 다시 오르면서 대구 수성구의 경우에는 서울 강남과 유사할 정도로 많이 올랐다.정상적인 시장경제에서는 주택가격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결정되지만 투기시장은 경제원칙과는 무관하게 움직인다. 광주광역시도 2018년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가 2019년 연초부터 폭락하고 있는 중이다.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물량이 확대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고 분석하지만 실수요자보다는 투기꾼의 농간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주택거품이 폭락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도 시장흐름을 놓치고 막차를 탄 서민이라는 점에서 지방정부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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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는 줄어들고 주택보급율도 높은데 집값은 급등해 사회불안 요소로 작용, 벌이고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는 예산만 낭비하는 동네잔치에 불과해▲대구시 지도(출처 : 홈페이지)▶ 권한을 무기로 저지를 수 있는 모든 유형의 공무원 비리 발생사회2019년 8월 기준 대구시의 인구는 총 246만명으로 2012년 252만7,000명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반면에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마찬가지로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노인의 비율은 점점 상승하고 있어 사회복지비 지출 등 노인복지를 위한 비용부담은 커지고 있다.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중이다.예를 들어 총인구는 2016년에서 2017년 사이 7,961명이 감소했는데 동기간 노인인구는 오히려 1만7,836명이 증가했다. 2017년 12월말 기준 전체 인구는 245.3만명인인데 65세 이상 노인은 34만2100명으로 13.9%를 점유했다.전국 평균인 13.9%와 동일한 수준이지만 울산광역시의 9.9%, 인천광역시의 11.6%, 대전광역시의 12.2%, 서울특별시의 13.4%에 비해서 높았다. 노인부양비는 19.0으로 생산연령인구(15~64세) 100명당 고령인구의 비율이 19명이라는 의미로 벌써 부담스럽다.대구는 변변한 대기업 공장이나 우수 중소기업의 본사도 없는 소비형 도시로 주민들은 인근의 김천, 구미, 포항 등 경북권 공단이 위치한 지역으로 취업하기 위해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경우가 많다.인구통계상 허수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는 이유다. 경제여건이 취약하고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고, 교육여건이 좋아 주변 경북의 도시들에서 교육 등을 이유로 이주한 사람들도 다수다.동구와 수성구의 주민들이 높은 집값 부담을 줄이고 생활여건이 좋은 경산시로 이주하는 것도 인구감소에 기여하고 있다. 대구시의 입장에서는 경산시를 통합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경상북도가 세수감소를 우려해 반대하는 중이다.현재 미래 신성장동력을 육성하고 있는 로봇산업, 물산업 등이 활성화된다고 해도 인구유입 효과는 제한적이라 인구감소로 인한 소비침체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감사원은 2019년 7월 대구시가 대구도시공사 사장이 연임을 위한 자격요건을 갖추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임명했다고 지적했다. 2019년 5월 대구시장인 권영진은 시청 직원들에게 부서원이 비리에 연루되면 부서 전체에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특정 건설업체에 행정편의를 제공하고 골프접대를 받은 직원이 구속되고, 시청에서 발주한 공사의 시공사에게 특정업체에 하청을 주도록 강요한 공무원이 적발됐기 때문이다.시장의 강력한 조치에 대해 공무원노조는 상관의 불법적인 지시에 대한 내부고발을 용인하고 내부고발자를 보호하는 조치를 우선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연대책임은 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연좌제의 형태로 민주화 운동을 통제하기 위해 군사독재정권이 도입했던 제도이다.2019년 5월에는 대구시 보조금을 횡령한 복지재단의 비리를 제보 받은 공무원이 관련 내용을 재단 직원에게 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무기명으로 작성된 제보를 보호해야 하지만 오히려 제보자를 색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다. 공무원조차도 비리근절은 위해 도입한 내부고발제도를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었던 셈이다.2019년 6월 대구 시민단체들은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무고한 공무원에 대한 징계가 부실하다며 반발했다. 남성 공무원이 여성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건이었는데, 해당 공무원은 감봉 1개월 경징계만 받았기 때문이다.공무원 노조는 제 식구를 감싸기 위해 이례적으로 시민단체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적 수준이 높은 공무원 노동조합도 사회가치와 정의에 대해 무감각하다는 평가를 받았다.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대구시 공무원은 130명에 달한다. 전체 4,211명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다른 광역지방자치단체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음주운전에 관대한 조직문화를 타파해야 근절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대구시 중구청 공무원은 기간제 근로자를 ‘벌초’와 같은 개인 업무에 동원해 처벌을 받았다.권영진 시장이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지만 낙후된 지역경제와 무사안일(無事安逸)의 공무원 근무태도로 인해 전혀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최근 몇 년 동안 발생한 대구시 공무원의 비리행위도 뇌물수수, 공사비 부풀리기, 떡값 수수, 근로기준법 위반, 성추행 등으로 다양했다. 공무원이 권한을 악용해 저지를 수 있는 모든 유형의 비리가 발생했다.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들이 시장의 지시에 대해 무감각한 것은 자신들이 지방선거에 대한 영향력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정치인 출신의 시장이나 의원들도 공무원의 협조 없이는 공약사업을 제대로 펼치기 어렵기 때문에 비리공무원이라고 해도 함부로 처벌하지 못한다.비리공무원을 징계하기 위한 인사위원회가 동료 공무원 위주로 구성되는 것도 ‘솜 방망이 처벌’을 양산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현상은 보수지역이나 진보지역이나 모두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쥐꼬리 예산으로 천만 관광인프라 구축하겠다는 구상에 헛웃음 나와문화대구는 경상도의 중심도시로 주변의 인구가 모이면서 제법 맛있는 음식도 자랑한다. 대구의 막창, 볶음짬뽕, 양념치킨이 유명한데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음식으로 등극했다.대구 사람들은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데 지역 음식도 사랑하는 편이다. 사실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경상도 음식 맛은 전라도 음식의 발끝에도 따라가기 어렵지만 나름 자존심을 유지하는 곳이 대구다.대구에 사는 친구들이 초청해 가보면 동네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을 대접한다고 소란을 피우지만 ‘정말 맛 있다’고 생각한 적은 거의 없었다. 지방에 가서 음식을 먹어봐야 별 볼일 없고 한국에서 가장 맛 있는 음식을 파는 곳은 서울이라는 우스개 소리로 있다.지역을 돌아다니며 맛 기행을 하다 보면 부인하기 어렵다. 필자의 입맛이 까다로운 것도 아니고 주변 지인들도 대부분 이러한 의견에 동의한다.대구시는 자랑할만한 문화재는 없지만 동화사와 팔공산 갓바위가 유명하다. 지인와 전국일주를 하면서 동화사 계곡에서 며칠간 야영했던 기억이 떠올랐다.대구시는 ‘대프리카(대구 + 아프리카)'로 불릴 정도로 덥기 때문에 시민들은 멀리 피서를 가기보다는 동화사 계곡에 텐트를 치고 여름을 보낸다고 한다. 낮에는 가족들이 텐트를 지키고, 퇴근 후에 가장이 합류해 밤을 샌다는 설명을 듣고서야 계곡에 설치된 엄청난 규모의 텐트촌을 이해할 수 있었다.팔공산 갓바위는 노태우 대통령의 어머니가 치성을 드려 아들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문민정부가 12∙12 쿠데타 세력에 대한 처벌을 한 이후에도 ‘성지(聖地)’ 순례를 통해 자식들의 성공을 기원하는 부모들의 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다.필자도 대부분이 할머니로 구성된 긴 행렬의 끝을 따라 구름 낀 팔공산 정상에 몇 번 올랐다. 여름과 가을에 주로 등정했지만 소박한 불상을 제외하면 다른 관광지에 비해 차별화된 느낌은 받지 못했다.대구시도 별빛축제, 약령시축제, 동성로축제, 날뫼축제, 문화예술제, 옻골문화축제, 봉산미술제, 수성 들안길 맛축제, 비슬산 참꽃제, 대덕제, 생명사랑 환경축제, 대구치맥페스티벌, 풍등날리기, 반려동물축제, 금호강바람소리길축제, 정신건강축제, 불교문화축제 등 다양한 축제행사를 개최한다.대구치맥페스티벌만 전국적 인지도를 얻었고 나머지는 예산만 낭비하는 동네 잔치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구조조정이 시급한 실정이다.지방정부가 열심히 돈을 투자한다고 관광객이 저절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의 눈 높이가 높아져서 웬만한 수준을 갖고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기 어렵다.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킬러 콘텐트(killer contents)로 성공한 ‘김광석거리’와 같은 성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예산만 낭비하는 축제는 1~2개만 남기고 다 없애는 것도 대구시의 상징적 이벤트를 살리는 지름길이라고 판단된다.대구시는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1천만 관광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2019년 기준 256.5억원 투입한다. 이만한 예산으로 우수한 관광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인식도 놀랍다.예산의 세부 내역을 살펴보지 않았지만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 정도는 무능한 공무원만 모르고 삼척동자(三尺童子)도 다 알 것이라고 생각된다. ▶ 제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전환 추진하지만 인재는 부족해기술대구시는 섬유산업으로 명성을 날렸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주력 산업의 급격한 쇠퇴로 도시경제가 추락했다. 첨단 로봇산업, 미래형 자동차산업, 의료산업, 물산업 등으로 경제재생을 꿈꾸고 있지만 정작 산업에 필요한 지역인재를 양성하지 못하고 있다. 우수 인재가 없다면 초기 단계 수준에 불과한 이들 산업의 육성도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대구시에는 경북대, 계명대학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등이 위치해 있다. 대구대학교, 영남대학교 등은 경북 경산시에 있어 같은 교육권이기는 하지만 엄연히 다른 광역자치단체에 속해 있다.2019년 기준 지역혁신인재 양성 프로젝트에 56억원, 대구형 청년일자리 창출에 143.2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기계부품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뿌리 기업을 육성하는 예산도 21억원밖에 되지 않는다.단순 노동력에 의존하던 섬유제조업을 첨단 로봇과 자동차 산업의 육성이 시급한 과제이지만 뛰어난 인재를 유치하는데 한계가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최고 명문대학인 경북대도 관련 학과가 부족한 실정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도 인재육성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신규로 본사를 옮긴 일부 기업들이 부족한 인재를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열악한 상황이다. 대구시도 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우수한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업무를 오래 경험한 필자는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첨단 로봇산업, 의료산업, 미래형 자동차산업, 에너지 자족도시 프로젝트 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국내 제조업체에서 운용하고 있는 로봇의 대부분이 일본이나 독일에서 수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의 산업용 로봇만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래형 자동차산업도 제조기반이 없는 테스트 베드와 충전인프라만으로 육성할 수 없다.2019년 여름부터 일본과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 정부는 소재산업과 핵심부품에 대한 투자를 늘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단기간에 모든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장기간 지속적인 투자와 수요창출이 있어야 성공가능성이 높다.대구시도 단기 효과가 나기 어려운 첨단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려면 인내심을 갖고 인재양성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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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유입을 위한 일자리 창출해야 도시 쇠퇴 막을 수 있어, 기술집약적 최첨단 로봇 및 자동차산업에 대한 투자는 성공 여부 평가하기에는 시간 더 필요해▶ 부동산 거품보다 신산업 육성에 집중해야 성장 가능해종합적으로 대구시의 자치행정을 평가해 보면 다음과 같다. 대구시의 자치행정은 10점 만점에 평균 2.2점으로 최하 수준의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기술만 4점을 획득했고 나머지 정치, 경제, 사회, 문화는 모두 2점을 받았다.TK지역을 형성하고 있는 경북이 안동, 경주 등의 뛰어난 문화유산에 힘입어 문화에서 4점을 받은 것과 달리 대구는 변변한 문화유산이 없어 2점밖에 받지 못했다.유일하게 4점을 획득한 기술은 전통적인 섬유산업의 침체를 대체하기 위해 로봇산업, 의료산업, 자동차산업, 물산업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지방자치단체의 노력만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주변 도시와 유기적 연대를 추진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시도이다. 대구의 지방행정 평가 내역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첫째, 정치는 광주광역시와 마찬가지로 보수의 성지로 꼽히면서 변화가 없어 답답하지만 시민단체 위주로 새로운 맹아(萌芽)가 싹 트고 있어 다행스럽다. 정치권은 건전한 보수보다는 과격한 보수가 다수를 점유하고 있지만 호남과 상생 및 협력관계가 필요하다는 혁신 목소리가 정책으로 구현되고 있다.20대 총선에서 진보인사가 1명 당선되면서 정파보다는 인물 위주의 투표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재현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광주광역시에서도 보수인사의 정치권 입성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장기간 정치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대구시가 먼저 변하는 것도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둘째, 경제는 전형적인 소비중심의 도시로 자영업자의 비중이 높아 경기침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예산도 미래성장동력의 싹을 틔우기 위한 목적보다는 현안 이슈를 해결하기 급급한 항목 위주로 편성돼 있어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소모성 예산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고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하기 때문이다.인구증가와 소득향상과 같은 구체적인 주택수요 상승요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 폭등은 장기적으로 경제기반을 더 허약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투기세력과 건설업체의 합작품으로 생긴 부동산 거품은 평범한 서민 위주로 피해자를 양성해 사회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성장 뒷받침 없는 자산 거품은 반드시 붕괴된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지 않아야 한다. ▲ 오곡밸리모델로 평가한 대구 자치행정셋째, 사회는 대구경북 지역의 대표도시로 허브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인구 감소와 고령화의 거대한 물결은 피하지 못하고 있다. 경북과 달리 인구의 밀집도가 높아 급격한 감소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제활성화 없이는 인구성장은 불가능하다는 점도 상기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과 같은 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대개 공무원들은 자신의 권한을 개인 능력으로 착각해 이권을 챙기는 도구로 활용한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활력이 떨어진 지역의 공무원은 지역 업체들과 결탁해 이권과 예산을 나눠먹는데 열정을 바친다.급기야 대구시장이 연좌제 도입을 고려하라고 지시하는 등 부패척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공무원들에게는 ‘소 귀에 경 읽기’에 불과하다.넷째, 문화는 경상도의 중심도시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내세울 문화재는 거의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동네마다 관 주도로 수십 개의 축제를 벌이고 있지만 동네잔치에 불과하고 관광객 유치와는 거리가 먼 것도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유사하다. 역사라는 콘텐트를 내포하지 못한 축제와 문화제는 ‘앙꼬없는 찐빵’으로 성공할 수 없다.팔공산 갓바위와 동화사는 쿠데타로 집권했던 전직 대통령의 일화와는 관계없이 집중적으로 육성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동화사가 주도하는 불교문화축제도 종교차원을 넘어 지원해 대구시의 대표 축제로 한 단계 승화시킬 이유는 충분하다. 한정된 예산이라면 ‘될 성 싶은 떡잎’에 올인하는 것이 좋다.다섯째, 기술은 노동집약적인 섬유산업에서 기술집약적인 최첨단 로봇 및 자동차산업으로 전이하려는 노력은 높이 살만하다. 아직까지 투자단계에 불과해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울산광역시, 구미시 등과 같은 주변 지역의 특장점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소한 10년 이상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 점도 잊지 않아야 한다.첨단산업이 유치된다고 우수한 인재가 몰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인재 육성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동네 꼬마들이 과자를 사는 수준의 예산을 투입하면 산업단지가 동네 놀이터로 전락한다.인재육성은 대학이나 교육당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치부하고 뒷짐을 지기보다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유치하고 육성하는데 대구시가 앞장서야만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결과적으로 오랜 역사와 전통,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대구시민의 의욕에도 불구하고 대구시의 지방행정은 낙후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지역내총생산(GDRP)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것도 부동산 거품과 소득 대비 과소비가 주요인으로 환호할만한 일은 아니다.글로벌 경제가 보호무역주의 득세와 성장둔화로 ‘R(경기침체) 공포’에 사로잡혀 국내소비도 급격히 위축되면서 ‘일본식 디플레이션’에 접어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소비도시로 부동산 거품에 의존한 대구시의 성장이 다른 지역에 비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지역 정치인의 냉엄한 현실 진단과 대처가 없다는 점이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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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구호를 제대로 구현한 도지사는 아무도 없어, 대표산업 대부분이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침체되면서 지역경제를 활력을 잃어경상도는 천 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경주와 상주의 첫머리 글자를 딴 행정구역이다. 1314년 고려 충숙왕 원년에 경상도라는 명칭이 처음 사용됐고, 조선 중기인 1520년 낙동강을 경계로 경상우도와 경상좌도가 분리됐다.1896년 전국이 13도로 재편되면서 경상북도(이하 경북)라는 명칭이 정식으로 사용됐으며 대구에 관찰사가 근무하기 시작했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민진규(출처 : iNIS)2016년 경북 도청이 이전한 안동은 조선말 안동 김씨와 권씨라는 권문세족을 배출한 유서 깊은 도시이다. 서울에서 먼 시골지역과 교통이 열악한 산골지역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에 다수의 독립운동가도 탄생했다.경북은 4∙19 학생의거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틈타 5∙16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박정희부터 전두환, 노태우까지 30년 이상 한국 정치사를 주도한 정치인들의 고향이다. 전두환과 노태우도 박정희 사망으로 촉발된 권력 공백기를 12∙12 군사 쿠데타로 타파한 신군부 세력의 대표주자였다.경북의 자치행정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오곡밸리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세부 지표별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골수 보수층의 아성으로 수십 년 동안 지역정치는 발전하지 못해정치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경북은 권력의 중심지이자 대구경북, 일명 TK라는 정치집단을 양성한 요람이었다. TK는 부산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둔 PK와 달리 군 출신들이 주도했으며 경제계 인사들과 거대한 카르텔을 형성했다. TK와 PK는 호남과 충청 출신 정치세력과 충돌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권력을 쟁취하거나 연장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경북의 민선도지사는 이의근, 김관용, 이철우로 현직 도지사인 이철우를 제외하면 이의근과 김관용은 법적으로 허용된 3선을 모두 역임했다. 특히 이의근은 1993년 약 10개월 동안 23대 관선 도지사를 역임한 이후 1995년 29대 민선 1기 도지사에 당선됐다. 김관용과 이철우는 중앙 정치무대에서 활동하다가 낙향해 도지사에 당선된 사례에 속한다.민선지사들의 도정구호와 도정방침을 살펴보자. 이의근은 ‘위대한 경북, 함께 뛰는 300만’이라는 구호로 깨끗한 봉사도정, 활기찬 균형개발, 튼튼한 지역경제, 건강한 문화복지를 도정방침으로 행정을 펼쳤다. 이의근의 3기 동안 경북의 정치는 후진적인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김관용의 도정구호는 1~2기와 3기가 달랐다. 1~2기는 ‘새벽을 여는 경북, 일자리가 있는 경북’이며 도정방침은 경제가 튼튼한 부자경북, 생활이 풍요로운 행복경북, 세계로 향하는 일류 경북, 미래를 준비하는 희망경북으로 정했다.3기는 ‘사람 중심! 경북세상!’이라는 도정구호로 경북 도청소재지를 이전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김관용도 전임자인 이의근과 마찬가지로 도정구호 중 어느 것도 달성하지 못했다.현재 도지사로 2018년 7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된 이철우는 ‘새바람 행복 경북!’이라는 도정 슬로건으로 민심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4대 도정 목표는 일터 넘치는 부자경북, 아이 행복한 젊은경북, 세계로 열린 관광경북, 이웃과 함께 복지경북이다. 도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5대 혁신과제는 열린 도정 구현, 도민 소통시스템, 출자출연기관 혁신, 재정 구조조정 및 효율화, 공직문화 개선 등으로 결정했다.경북의 정치는 강한 보수적인 색채를 띠고 있어 진보세력의 아성인 전라남도(이하 전남)와 극적으로 대비된다. 전남이 보수세력의 집권을 허용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경북도 진보세력의 침투를 철저하게 차단했다.PK지역인 부산과 경남은 보수적이지만 진보 출신에게 바늘구멍 같은 문호를 개방했다. 경북에서 보수의 깃발만 들면 당선되는 풍토가 정착되면서 수십 년간 정치는 후진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었다. ▶ 전자와 철강이 경쟁력 약화로 무너져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경제2019년 경북 세입예산은 9조8,828억원으로 2015년 7조8,600억원, 2016년 8조5,297억원, 2017년 8조5,630억원, 2018년 8조9,886억원에서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2019년 세입예산은 2018년 대비 8,942억원, 약 9.9% 늘어났다. 지역총생산이나 주민소득도 성장세는 유지하고 있다.2019년 기준 세입예산 중 지방세가 1조8,300억원으로 24.14%에 불과하고 보조금은 4조2,177억원으로 전체의 55.6%를 차지했다. 지방세는 2015년 1조3,800억원이었지만 2016년 1조6,400억원, 2017년 1조7,510억원 2018년 1조8,100억원으로 꾸준하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재산세가 늘어난 것이 주요인을 분석된다.2019년 예산 지출 내역을 살펴보면 사회복지가 2조6,761억원으로 전체의 35.31%, 농림해양수산이 1조619억원으로 14.01%, 일반공공행정이 9,120억원으로 12.03%를 각각 점유했다.특히 사회복지 예산은 2015년 29.34%에서 2016년 28.91%로 소폭 하락했다가 2017년 30.24%, 2018년 33.30%로 각각 상승했다. 선심성 복지정책의 남발과 고령화로 소모성 비용에 불과한 사회복지 예산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반면에 지역경제를 발전시킬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학기술 예산은 2019년 기준 441억원으로 전체의 0.58%에 불과했다. 그나마 2015년 289억원으로 0.46%, 2016년 300억원으로 0.44%, 2017년 344억원으로 0.49%를 각각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소폭 개선된 결과다.문화 및 관광예산도 뒷걸음치고 있다. 2015년 4,710억원으로 전체의 7.50%로 높았지만 2019년 기준 4,840억원, 점유율은 6.39%로 오히려 1% 이상 축소됐다.2018년 기준 취업자는 142만명, 실업자는 6.1만명으로 고용률은 61.6%, 실업률은 4.1%로 각각 조사됐다. 광업제조업 취업자는 28.5만명, 농림어업 취업자는 23.5만명, 기타 서비스업 취업자는 90.6만명으로 서비스업의 취업자가 가장 많았다. 경북의 농가인구는 37만명으로 농업소득은 연간 1,743만원인 반면에 농가의 부채는 2,555만원으로 소득에 비해 부채가 많았다.경북 청도군은 새마을운동의 발상지로 유명하다. 봄철만 되면 먹을 것이 부족해 굶주려야 했던 보릿고개를 없애고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로 1970년 시작된 새마을운동은 농촌의 가난을 몰아내고 생활환경을 개선한 일등공신이었다.대통령 박정희가 대대적인 국민운동으로 추진했지만 그의 사후인 1980년대부터 민간주도 운동으로 전환됐다. 정권이 정치적으로 악용하며 의미가 퇴색되기 시작한 이후 국민들의 마음속에서 사라졌다.최근 포항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구미 하이테크밸리 국가산업단지, 김천1 일반산업단지, 경산4 일반산업단지, 경산 지식산업지구, 경주 검단일반산업단지 등을 분양하고 있다.포항은 철강과 기계, 구미는 전자부품과 탄소섬유, 김천은 전자부품과 음식료품, 경산은 신소재와 정밀기기, 경주는 금속가공과 자동차 부품 업종을 유치하고 있다.경북을 대표하는 산업도시인 구미, 포항은 전자와 철강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지역의 대표 산업도시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지역 전체가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산, 김천, 상주에 산업단지를 건설하고 기업을 유치하고 있지만 구미와 포항의 경제규모를 대처하는 데는 역부족이다.교통이 낙후돼 기업 유치가 어렵고 경제발전이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는 중앙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등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쑥 들어갔다. 교통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지만 경제활성화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기업을 유치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입증됐다.지역 정치인들이 해외출장을 뻔질나게 다닌다고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구호만 외치서 해결될 과제가 아니다. 외자를 유치한다며 다니는 해외출장이 세금으로 다니는 관광이라는 것 정도는 초등학생도 아는 비밀에 속한다. 낙후된 지역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냉정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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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 의회 사건은 지역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상징,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다양한 문화지원사업은 영혼없는 학자들이 만든 허상에 불과해▲경북도청 전경(출처 : iNIS)▶ 인구감소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도청 건물을 짓는 적폐행위로 비난 받아사회2019년 8월 기준 경북의 인구는 총 266만명으로 2015년 270.3만명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09년 267만명이었는데 10년 만에 인구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포항시가 50만명, 구미시가 41만명, 경산시가 26만명, 경주시가 25만명 등으로 주요 4개 시의 인구가 전체의 절반을 넘을 정도로 인구가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다른 시∙군의 현황을 살펴보면 군위군은 2.3만명, 청송군은 2.5만명, 영양군은 1.7만명, 영덕군은 3.7만명, 청도군은 4.2만명, 고령군은 3.2만명, 성주군은 4.3만명, 봉화군 3.2만명, 울진군은 4.9만명, 울릉군은 9,700명 등으로 조사됐다. 10개 이상의 자치단체가 인구 5만명에 미달할 정도로 인구 감소현상은 심각하다.강원도의 기초자치단체의 인구 감소로 소멸위기에 진입한 것과 마찬가지로 경북의 기초자치단체 대부분도 머지 않아 정상적인 자치행정을 펼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인구를 늘리기 위해 귀농과 귀촌정책을 꾸준하게 펼치고 있지만 인구감소세를 전환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수도권과 너무 떨어져 있고 교통이 불편하다는 것도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경북은 보수적인 지역이지만 진정한 보수의 가치가 무엇인지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폐쇄적이고 변화가 없는 지역 정치는 지역 정치인과 공무원을 ‘운명 공동체’로 묶었다.개인의 능력과 열정보다는 소속 정치세력이나 출신지에 따라 이합집산(離合集散)하는 것도 호남의 정치와 닮았다. 지역주민보다 계파의 보스에 먼저 충성을 맹세하고 공무원도 정치논리에 따라 줄 서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지역정치의 후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 2019년 벽두에 터졌다. 예천군 의회의원들도 미국 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해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변명과 거짓말로 일관하다가 진실이 밝혀졌지만 관련 의원들 대부분은 경징계 처분만 받았다. 지방의회 의원의 외유성 해외연수와 일탈행위에 대한 지역민의 공분은 허공에 쏜 신기루에 불과했다.예천군 의원들에 비난의 불똥은 공무원사회로 튀었다. 경북은 2019년 1월 공무원의 해외연수에 대해 일정, 방문기관의 타당성, 여행시기의 적정성 등에 대한 심사를 철저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행 일정이 변경됐는데도 보고를 하지 않을 경우에 직장이탈금지 위반으로 징계할 계획이다.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경북 지역 공무원이 비리로 부과 받은 징계부과금 8억2300만원을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징계부과금은 공무원이 공금을 횡령하거나 금품 및 향응을 수수해 비리를 저질러 징계를 받을 경우 이익금의 5배 이내로 부과한다.2019년 4월 경북도청은 경북요양보호사협회를 통해 진행하던 요양보호사권익지원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2015년 이후 3년 동안 지급된 보조금 4억9,000만원 중 3억4,000만원이 부당하게 지출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관련 공무원 2명에 대해서도 징계처분을 내렸다.경북 도청은 도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비위행위가 근절되지 않아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수립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또한 30개 출자회사, 출연기관의 징계규정도 일원화할 방침이다.동일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기관별로 제각각 적용해 형평성 문제가 지적됐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장은 업무태만이나 비위가 적발되면 즉시 해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현직 공무원과 퇴직 공무원의 연계고리를 끊는 것도 부패를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고려되고 있다. 폐쇄적이고 혈연과 지연 및 학연으로 똘똘 뭉친 지역 공무원 공동체의 패거리 문화가 부패의 공생구조를 유지하는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부패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퇴직공무원과 만난 경우에 신고를 의무화해 신고하지 않거나 허위로 신고하면 중징계 처분을 내려야 한다.퇴직한 선배 공무원들이 전관예우를 요구하면 거절하기 어려운 상명하복의 공무원 사회의 특성도 감안해 현직 공무원들에게 중압감으로 작용한다. 특히 인구의 이동이나 신분의 변화가 많지 않은 보수적인 지역은 ‘우리가 남이가’라는 연대고리를 거부하면 일상적인 생활조차 불가능하다.지난 수십 년 간 한국 사회를 말아 먹은 소위 말하는 적폐세력도 이러한 유형의 자양분을 토대로 성장하고 세력을 유지했다.경북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안동의 허허벌판에 휘황찬란한 도청 건물을 짓고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비난 받아 마땅하다. 공간이 남아 돌아 역사적 가치도 없는 허술한 전시물로 채운 도 청사를 보면서 견제세력이 없는 지역의 적나라한 지방자치 현실에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 오늘도 한국 곳곳에서 유사한 작태가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음식관광과 의료휴양관광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구상도 코미디에 불과문화경북은 4대 도정목표 중 하나인 ‘세계로 열린 관광경북’을 달성하기 위해 관광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2017년까지 6차에 걸쳐 경북권 관광개발계획을 수립해 실천 중이다.경북의 유교∙가야∙신라 등 역사문화자원과 낙동강∙백두대간 친환경 녹색자원의 관광자원화를 통해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광역관광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2010년부터 2021년까지 2조8481억원을 투자해 3대 문화권 문화∙생태 관광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3대 문화권과 사업내역을 살펴보면 경주의 서라벌 연희테마단지, 문경의 백두대간 불교문화역사길, 고령의 수변역사누림길 등이다. 43개 지구에서 30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23개 시∙군에 걸쳐 최소한 1개 이상의 사업이 골고루 분산돼 있다. 포항만 보면 신라문화탐방 바닷길과 동해안 연안녹색길을 조성한다며 477억원을 투자했다.신라문화탐방 바닷길은 설화의 주인공인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을 짓겠다는 사업이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울릉군과 울진군에 수토문화전시관과 수토문화랜드를 조성하는데 300억원이 투입됐다.그 이외에도 낙동강 문화관광권 개발, 중부내륙권 광역관광개발, 동해안권 광역관광개발, 대구-광주연계협력권 관광사업, 백두대간권 관광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백두대간에 탐방길을 조성하고 캠핌장, 밀리터리 레포츠센터, 산악 익스트림 스포츠 클러스터 조성 등이 대표적인 프로젝트이다.구미시, 포항시, 경주시, 안동시에 지역별 특화 MICE 도시를 육성하겠다며 연계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 구미시, 포항시의 의료시설과 영천군, 경주시, 안동시의 한방자원을 연계해 한방힐니스 의료휴양관광산업도 진흥할 계획이다.경주시 보문단지에는 블루테리파 관광의 거점을 조성할 방침이다. 지역의 대표 먹거리인 안동찜닭, 청송 달기백숙, 포항 과메기, 울릉도 오징어, 청도 추어탕, 경주 최부자손님상 등 대표 먹거리로 음식관광도 진흥하려고 추진 중이다. 경북은 경북한옥지원센터를 두고 한옥건립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기존의 건축자산을 보존, 활용하고 미래의 건축자산 건립비를 지원해 경북의 건축문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지원하는 한옥의 규모, 한옥의 정의, 한옥 건축기준 등을 세부적 정리해 지원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도청 홈페이지와 도에서 발간한 관련 책자를 보면서 영혼이 없는 공무원과 양심이 없는 학자들이 야합하면 ‘허황된 이상한 나라’도 쉽게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여행을 좋아하는 필자도 경북지역을 골고루 다녀봤지만 경주와 안동을 제외하고 제대로 된 관광자원은 보유한 지방은 파악하지 못했다.차라리 경주와 안동만이라도 특화해 개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 경주도 지진 이후 관광객이 줄어들어 지역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졌고, 안동도 한옥 몇 채와 탈춤만 갖고 대표 관광지로 부상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음식 맛이 없기로 유명한 경북의 먹거리로 음식관광을 진흥시키겠다는 구상을 보고 헛웃음이 나왔다. 한방자원으로 의료휴양관광산업을 육성하고 한옥건축을 지원해 건축문화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코미디에 불과하다. ▶ 우수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기업이 부족해 인재유출을 막을 수 없어기술경북은 1960~90년대 구미의 전자공업, 포항의 제철산업으로 한국경제의 버팀목으로 군림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외국계 기업이 구미공단을 떠났고, 국내 기업들도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구미는 쇠퇴하기 시작했다. 포항도 광양 제2제철소가 건설되고 개발도상국이 철강을 자급자족하기 시작하면서 위축되고 있다.대구광역시에 위치했던 섬유와 기계 관련 기업들이 이주한 경산도 도약을 꿈꾸고 있지만 산업도시로 위상을 확보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포도농장과 논밭이 펼쳐져 있던 김천과 상주도 상전벽해(桑田碧海)말이 어울릴 정도로 공장이 많이 들어섰지만 도∙농 복합도시 수준에 머물러 있다.정치가 경제를 지배하던 산업화 시대에 위정자들이 자신들의 고향인 대구와 경북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건설했지만 21세기 정보화시대의 변화와 보조를 맞추는데 실패했다. 1990년대 이후 TK가 한국 정치판에서 영향력이 축소된 것과 마찬가지로 경북 주요 산업도 침체기에 접어들었다.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기술인력의 부족이라는 난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과거 도청이 소재했던 대구광역시에 주요 거점대학이 위치해 있고 행정구역상 경북은 고등교육에서도 소외됐다. 경북은 경산에 위치한 대구대, 포항의 한동대와 포항공대(POSTECH), 구미의 금오공대 등이 대표적인 대학이다. 영남대 경산캠퍼스와 안동대도 있고 일부 기술 관련 대학도 있지만 존재감은 약하다.구미의 금오공대는 전통적으로 전자공학과가 유명했고, 포항의 포항공대는 서울대 공대와 카이스트와 필적할 정도로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한동대도 컴퓨터와 외국어 교육을 기본을 하며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으로 유명하다.대구대는 종합대학으로 지역의 거점대학인 경북대, 영남대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지는 못했다.경북의 대표산업인 전자산업, 제철산업, 섬유산업, 자동차 부품산업 등이 경쟁력을 잃은 것도 지역의 우수한 인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포항공대나 한동대가 뛰어난 인재를 양성해도 지역 기업에 취직하기보다는 서울 등 수도권으로 전출되는 것도 인재유치의 한계점으로 지적된다.지역의 주력산업이 글로벌 감각을 지닌 ICT, 바이오 전문가를 수용할 수 없는 것도 아쉬움을 남는다. 인재와 산업을 유기적으로 융합하려는 정책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필자는 개인적인 인연으로 구미를 자주 방문했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젊은이들로 넘쳐났지만 2000년대 이후 젊은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어졌다.공단에는 공장 이전으로 빈 공터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 자리에는 할인점과 아파트가 들어섰다. 지역정치들은 인구가 줄어드는데 아파트가 무슨 필요가 있으며 할인점으로 지역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원리조차 파악하지 못했다.구미시도 뒤늦게 광주형 일자리를 모방해 구미형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야단법석(野壇法席)이지만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기업들도 ‘국민정서법’이라는 기상천외한 불문법이 지배하는 한국사회에서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호응하는 시늉만 내고 있는 것이다.철저한 계산논리로 돈벌이에 약삭빠른 재벌기업들이 시장경제를 무시한 정치논리로 사업이 성공할 수 없다는 정도는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지역 정치와 정치인들이 기업과 산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은 무슨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한다. 기술의 발전과 인재육성도 기업이 주도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경북의 주요 도시는 성장잠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정책방향만 올바르게 설정하면 재도약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북도 기술경쟁력을 확보해야 경제가 살아나고 사회와 정치가 활성화된다는 진리를 깨우치길 바란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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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심장으로 불리던 공단들이 쇠퇴하면서 인구감소도 불가피, 우수인재를 양성할 대학의 혁신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해야 미래 밝아져▶ 배타적인 연고주의 타파해야 4차 산업혁명 흐름에 편승 가능종합적으로 경북의 자치행정을 평가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강원의 자치행정은 10점 만점에 평균 3.2점으로 최하 수준의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정치와 사회는 10점 만점에 2점, 경제, 문화, 기술은 10점 만점에 4점을 각각 받았다.경북은 강원도와 마찬가지로 넓은 면적에 적은 인구로 인해 행정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대변화에 무감각하고 외부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골수 보수층이 두터운 편이고, 정치가 낙후돼 지역은 발전보다는 퇴보를 거듭하고 있다.경북은 전남과 유사한 정치적 특성을 보이고 있는 지역이다. 지역의 대부분이 서울에서 대전을 지나 대구를 거쳐 부산으로 이어지는 경부선 축에서 벗어나 교통망이 부실해 발전될 여지가 적었다. 경북의 지방행정 평가 내역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오곡밸리모델로 평가한 경북 자치행정첫째, 정치는 1961년 이후 30년 이상 한국 정치사를 주도하면서 보수적이며 폐쇄적인 구조를 형성했고 강한 연고주의라는 문화를 발전시켰다. 산업화 시대에 경제가 급격하게 확장되면서 정치인들이 부패할 수 있는 정치자금과 이권은 넘쳐났고 TK 세력들은 잘 활용했다.정치와 경제 영역에서 활동하던 TK출신 인사들이 연대해 국가의 자원을 독점하고, 시너지를 창출하며 파벌을 형성한 것도 특징이다.중앙정치에서 은퇴한 정치인들이 지역으로 내려와 지역정치를 좌지우지하고, 변화에 무덤덤한 지역 공무원을 규합해 파벌을 형성해 영향력을 유지하는 형태의 정치가 이어지고 있다.지역 공무원들도 배타적이고 학연, 지연, 혈연과 같은 연고에 얽매여 혁신을 두려워한다. 고지식한 주민들도 정치발전보다는 지역 가치와 자존심을 우선하는 특징을 드러낸다.둘째, 경제는 한때 한국경제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구미와 포항 산업단지를 보유해 전성기를 구가했지만 산업화 시대가 저물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대규모 설비와 저렴한 인건비로 무장한 제철산업과 전자산업은 경북의 자랑이었고 한국경제를 먹여 살리는 효자였다.지역 주민들은 새마을운동과 같은 잘살기 운동을 스스로 창안할 정도로 자립심이 강하지만 농촌 경제는 소득보다 부채가 더 많은 기형적인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낙후된 교통망만 개선하면 경제가 저절로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중후장대한 중화학공업에서 경박단소형 ICT산업으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환상으로 끝났다.기존의 공업도시를 대체할 중소형 도시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지만 큰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지역경제의 어려움은 인구의 감소로 이어지고 지속가능 성장의 기반은 점점 약화되는 중이다.셋째, 사회는 서울시와 경기도 같은 몇몇 지방자치단체를 빼면 모두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데 경북도 예외가 아니면서 사회활력이 떨어지고 있다.광범위한 지역에 비해 인구밀도는 낮고 고령화로 사회복지예산은 늘어나 재정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선거로 당선되는 단체장과 의회위원들이 선심성 복지공약을 줄일 가능성이 낮은 것도 걱정된다.‘물은 고이면 썩는다’는 단순한 진리가 지역 공무원사회에서도 통용된다. 외부인에 배타적인 끼리끼리 문화가 지역정치와 공무원 조직에 깊게 이식돼 치유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된다.지역 주민들도 보수적 가치를 존중하지만 정착 진정한 보수의 길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과거에 매몰돼 있다. 한반도 서쪽의 호남지방과 동쪽의 영남지방이 거울의 반대편처럼 놀랄 만큼 어떠면 똑같은 수준인지 모르겠다.넷째, 문화는 경주와 안동의 문화유산을 제외하면 특별한 상징물이나 문화재도 많지 않고,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문화정책도 정체성(identity)이 보이지 않는다. 어린 시절 학교 수학여행의 목적지는 당연히 경주였다.석굴암과 다보탑, 첨성대, 안압지 등의 문화유산을 답사한다는 명분이었지만 초라한 문화재에 실망감만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안동도 기와집 몇 채만 빼면 관광자원이라고 할만한 상징물도 없다.전국 각지에서 비슷한 축제를 열고, 조상 대대로 명성을 이어오던 특산물을 홍보한다고 요란스럽게 굴지만 요즘 젊은이들의 눈길과 입맛을 사로잡지는 못하고 있다.외국관광객들도 교통이 편리한 서울이나 경기도 일원만 방문하지 시골 벽지인 경북의 도시로 관광을 오지 않는다. 천년 왕조인 신라의 수도인 경주조차 살리지 못하면서 무슨 관광정책을 논하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다섯째, 기술은 한국의 전자산업과 제철산업이 저렴한 노동력과 장시간 노동시간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원초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는데 성공하지 못한 것처럼 경북의 기술도 유행에 민감했다.지역의 전통 깊은 대학이 우수한 인재를 육성했지만 기업들이 채용할 여력이 부족해 인재유출을 막지 못한 것도 지역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져드는 결과로 이어졌다.21세기 4차 산업혁명시대에 ICT와 바이오가 글로벌 경쟁력을 주도하기 때문에 지역 대학에서도 관련 인재를 육성할 필요성은 높다. 포항공대와 한동대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할 잠재력을 충분하게 보유했기 때문에 지방정부의 노력 여하에 따라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산업화 시대에서 정보화시대로 준비를 다시 시작해야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결론적으로 경북은 과거의 화려한 이력과 영광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쇠퇴하는 대표적인 지방자치단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보수적이고 정치편향적인 행태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지역소멸의 위기가 점점 빨라질 것으로 판단된다.지역 정치인과 공무원이 먼저 연고주의를 타파하고 혁신을 주도해야 주민이 바뀌고 지역발전이 가능해진다. 국내 대표도시인 서울시도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경기도에 주도권을 뺏겨 2류 지방자치단체로 몰락한 사례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을 필요가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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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 과거의 화려한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달성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현대의 역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지난 10여 년 동안 현대가 보여준 모습에 실망을 한다.현대가 고용창출효과가 크고, 국가경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인프라관련 사업에 주력했기 때문에 고용 없는 성장으로 실업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현대의 부진을 아쉬워하는지 모른다. 현대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1번째 DNA인 비전(Vision)을 목표(goal)와 책임(responsibility)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대한민국 대표기업으로서 자부심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현대는 ‘대한민국 대표기업 현대, 현대가 움직이면 세계가 움직인다’라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경영비전은 ‘세상을 움직이는 현대’이다. 비전에 세상을 향한 도전으로 자신감이 넘친다.슬로건은 ‘Dream it, Make it’으로 꿈꾸고 이룬다는 의미다. 현대의 비전을 보면 맨손으로 거대 그룹을 일군 현대의 창업주 정주영 회장이 아직도 살아있는 듯하다. 경영이념은 ‘꿈과 희망을 향한 도전과 창조적 예지로 풍요로운 내일을 창조한다’다. 꿈과 희망은 기업이윤 창출로 국가경제발전과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의지고, 도전과 창조적 예지는 목적달성을 위한 현대의 정신이다.풍요로운 내일창조는 인류와 사회에 대한 현대의 약속이라고 한다. 현대는 세계 속에 으뜸이 되어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자랑과 기쁨이 되겠다는 의지가 경영이념에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경영방침은 고객행복경영, 가치창조경영, 사회친화경영이다. 고객행복경영은 고객∙주주∙임직원의 행복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로 설정되었다. 현정은 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고객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가치창조경영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것으로 기업활동이 사회의 발전과 번영에 일조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사회친화경영은 신뢰받는 기업시민이 되기 위한 목표다.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란이 초래되면서 경영방침에 포함된 것이다. 5대 추진전략은 경영전략, 경영관리시스템, 조직문화, 신성장사업, 사업확장전략 등이다.경영전략은 영업 최우선주의, SSI(Super Sales Initiative), TCR(Total Cost Reduction)을 통한 영업 및 수익성 극대화를 포함한다. 경영부진을 털기 위해서 매출을 늘려야 하는 절박한 여건을 감안한 것이다.경영관리시스템은 PMS(Performance Management System), RMS(Risk Management System) 등 경영관리시스템을 선진화해 완성한다.조직문화는 4T활동 체질화를 통한 HPO(High Performance Organization), HIO(High Integrity Organization)구현이다. 조직을 고성과 조직, 정직한 조직으로 관리한다.신성장사업은 북방 비지니스의 적극전개로 대북사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사업확장전략은 기존 사업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것 외에 새로운 기업을 전략적으로 M&A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현대가 과거의 화려한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경영비전, 경영이념, 슬로건을 재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영방침과 5대 추진전략도 구체적으로 정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특히 5대 추진전략은 전략과 구체적인 실행방향까지 설정해 세부추진과제만 정돈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자료를 검토해도 현대의 5대 추진전략 별 세부추진과제를 찾지 못해 구체적으로 평가하지는 못했다.◇ 비현실적인 비전은 구성원의 도전의지를 꺾어2003년 그룹차원에서 리더십의 변화가 왔고, 2004년 전환점을 찾기 위해 발표한 것이 ‘비전 2010’이다. 비전 2010은 ‘21세기형 첨단 제조 및 서비스 사업체제 확립, 세계 일류 산업군 육성, 남북경협 사업지속 추진 및 민족공영에의 기여, 일등 기업문화와 존경 받는 기업상 정립을 목표로 2010년 매출 20조원의 재계 10위 진입’을 목표로 정했다. 2004년 이후 글로벌 경기호황을 바탕으로 급성장했지만 2008년 MB정부가 들어서고 남북관계가 급속하게 냉각되면서 경협사업이 암초에 부딪혔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는 그룹의 주력회사인 현대상선의 실적을 악화시켰다. 2011년 그룹의 매출이 11조원에 불과했으므로 비전 2010은 달성하지 못했다. 불확실한 외부환경을 극복하고자 2010년 그룹 비전 2020을 발표했다. 외부 자료마다 비전2020의 구체적인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매출 70조, 영업이익 5조 8,000억 원, 자산 86조원이라는 목표를 설정했다.다른 자료의 비전 2020의 재무목표는 매출 33.45조원, 영업이익 2.4조원, 자산규모 50.5조원이다. 2011년 매출이 11조원 규모였지만 기존사업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 2020년에는 3배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잡은 셈이다.현대건설을 인수했다는 가정 하에 비전 2020을 설정했지만 무모한 사업계획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정은 회장은 2013년 신년사에서 내실경영을 통해 경영목표달성을 독려했다. 현대상선은 수익력 극대화, 현대증권은 역량강화와 수익다변화, 현대아산은 남북경협 정상화 대비, 현대유엔아이는 가장 스마트한 ICT서비스리더 등을 목표로 정했다.현대상선은 영업수익을 개선하고 비용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한다. 현대증권은 범 아시아(Pan-Asia) 마켓리더이자 괄목할 만한(Remarkable) 증권사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아산은 건설, 관광, 유통 등의 사업다변화도 추진한다. 비전 2020을 설정한지 3년이 지난 현재 현대의 경영은 2010년보다 더 어렵다. 2013년 목표도 달성할지 의문이다.주력기업인 현대상선의 실적은 끝없는 수렁으로 빠져들고 조만간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몇 번이나 틀리면서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했다.현대상선의 적자규모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매출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다. 비전 2010도 야심 차게 정했지만 달성률이 50%도 되지 않았는데, 비전 2020마저 달성률이 떨어질 경우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기업의 비전을 분석하면서 목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기업의 목표를 보면 황당한 경우가 너무 많아 도대체 누가 목표를 설정했는지 궁금하다.과거의 경험을 보면 월급쟁이 경영진이나 임원들이 연말에 술집에 모여 익년도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관례다. 이들은 내년에도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혹은 오너나 대표자에게 충성심을 나타내기 위해 과도한 의욕을 부린다. 이렇게 술자리에서 정해진 목표가 부서장에게 전달되고 팀 별로 목표가 세분화된다. 기업의 목표는 외부환경과 내부역량을 가장 잘 아는 부서 책임자가 세우고, 이를 집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반대로 정해진다. 당연하게 말도 되지 않는 목표가 정해지고, 일선 책임자나 직원들은 기업의 목표는 자신들의 의지와는 관계없으므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달성의지가 없으니 실적이 좋게 나올 수 없다. 비전 2020도 현재의 추세라면 달성가능성이 매우 낮다. 현대의 목표도 누가 만들었는지 의심이 든다. 불과 10여 년 동안 2회에 걸쳐 목표설정에 실패했는데, 최소한 목표설정에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는 파악해야 한다. 아직 7년이나 남았으니 더 열심히 해서 비전 2020이라도 달성하자고 우기는 책임자도 있겠지만 의사결정자는 이제 냉정해져야 한다.달성이 불가능한 목표는 구성원의 사기를 저하시켜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가능하다면 빨리 조직의 목표를 달성 가능한 수준으로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목표설정도 기존의 하향식(top-down)이 아니라 상향식(bottom-up)을 선택해야 한다. ◇ 미래지향적 사회공헌 활동을 독려하지만 성과는 미약현대는 사회공헌활동의 슬로건으로 ‘나눔으로 크는 기업’을 정해 추진방향을 정하고 있다. 3가지 추진 방향은 전 임직원 사회공헌활동 자발적 참여, 현대그룹 문화와 회사의 특성 반영, 사회공헌활동의 일관성 및 연속성 유지다. 계열사별로 사업의 특성에 맞는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의 사회공헌활동을 보면 다음과 같다.현대상선은 소년소녀가장 방선 체험, 서울의 숲 등 환경정화, 해양대 장학금 지원 등의 활동을 한다. 현대증권의 사회공헌활동은 노인종합 사회복지관 난방유 지원, 아동복지시설 봉사, 결식우 돕기 콘서트 후원 등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승강기 무료점검 및 안전사고 예방 캠페인, 지역사회 복지시설 자원봉사 등을 한다.현대로지스틱스는 실버택배사업을 통해 노년층 일자리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집단거주지인 아파트 지역의 택배를 위해 노인들을 고용하고 있다. 현대유엔아이는 사랑의 IT나눔 봉사를 통해 IT소외 계층에 IT체험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다른 계열사보다 현대로지스틱스와 현대유엔아이가 미래지향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사회공헌활동도 기존의 사회적 강자인 기업이 사회적 약자에게 은혜를 베푼다는 시혜적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되고, 사회구성원들과 공생의 목표를 갖고 있어야 한다.현대는 회장을 필두로 사회공헌활동을 공생을 목표를 삼고 있다. 현대가 나름 열심히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지만 외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다. 현대의 사업이 일반 소비자와 접점이 많은 소비재 사업과는 연관성이 낮은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된다.현대가 나름 미래지향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지만 기업경영에 도움이 되는 영역으로 더 확장할 필요가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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