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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6지난 2년 동안 국가정보전략연구소와 그린경제신문은 공동으로 국내 100대 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대상으로 구직자에게 ‘위대한 직장’이 어느 곳인지를 평가하기 위해 ‘위대한 직장찾기’ 시리즈를 연재했다.‘취업빙하기’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청년층의 직장 찾기는 매우 어렵고, 청년실업률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창조경제를 통해 창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구직자들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2012년 겨울 이 시리즈의 연재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대통령 선거유세가 한창이었고, 후보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신만이 한국의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2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한번 취직하면 전직이 어려운 국내 고용시장의 특성 때문에 청년들은 안정된 공무원이나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재수, 삼수를 하며 취직공부만 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사람을 찾지 못해 정상적인 사업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무조건 안정되고 좋은 직장을 찾기 위해 청년을 허비하기 보다는 중소기업에라도 들어가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인생에 유리하다고 조언하지만 청년들은 귀담아 듣지 않는다. 어떤 기업이 대기업보다 좋으며, 어떤 점에서 좋은지는 설명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이런 고용시장의 괴리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위대한 직장찾기’연재다. 2년 간의 연재를 통해 국내 100대 그룹의 주요 기업은 대부분 평가했다. 일반 구직자가 알고 있는 10대, 혹은 20대 대기업뿐만 아니라 지주회사 체제로 다수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집단은 전부 다룬 것이나 다름없다. 알려진 20대 대기업보다 더 우량한 중견 대기업도 많았고, 10대 대기업도 계열사별로 편차가 심했다. ◇ 10대 그룹 계열사 중 삼성코닝이 1위, ㈜한진이 최하위 기록 한국에서 10대 그룹이라고 하면 삼성그룹, LG그룹, SK그룹, 범현대가그룹, 롯데그룹, CJ그룹, 두산그룹, 한화그룹, 한진그룹, GS그룹 등이다. 2012년을 기준으로 보면 STX그룹이 포함됐지만 STX그룹은 분식회계사건으로 사실상 그룹이 해체됐기 때문에 GS그룹을 포함시켰다.공식적으로 범현대가그룹은 없지만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현대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 과거 현대그룹에서 분가한 그룹들도 기업문화가 유사하기 때문에 이렇게 분류했다. 현대그룹의 사업규모가 급속도로 축소되고, 조선업에 한정된 현대중공업그룹의 사업도 조선업의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 표1. 10대 그룹의 최고기업과 최저기업삼성그룹에서는 삼성코닝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는데, 삼성그룹과 미국 코닝은 합작관계를 청산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삼성그룹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와 비교된다는 측면에서 포함시켰다.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제일모직도 패션사업의 부진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의 명칭을 사용하기로 하면서 부활했다. 삼성그룹이 자녀들의 상속문제로 사업구조조정을 하면서 제일모직이 사라졌지만 왜 제일모직의 점수가 가장 낮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방위산업체인 삼성테크윈도 제일모직과 동일한 점수를 획득해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LG그룹은 간판기업인 LG전자보다는 화장품, 음료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이 구직자에게는 가장 좋은 기업으로 평가됐다. 저가화장품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한류 붐으로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한국화장품의 선호도가 높은 것도 LG생활건강의 미래를 밝게 만든다.사업의 확장성이 높은 LG생활건강과 동일한 점수를 받은 계열사는 2차 전지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LG화학이다. 반면에 이동통신시장에서 만년 3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LG유플러스가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LG전자가 전자제품은 중국기업에 밀리고, 휴대폰 사업은 2G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에 실패하면서 사업이 축소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SK그룹은 사업규모 측면에서 보면 GS그룹, LS그룹 등을 떼어 준 LG보다 커지만 역사나 사업의 다양성 측면에서 LG그룹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1위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가장 좋은 직장으로 등극했고, SK건설이 LG유플러스와 동일하게 낮은 점수를 받았다.국내 건설시장이 포화돼 있고, 현대건설, GS건설 등과 비교해 경쟁력이 낮기 때문이다. SK그룹은 M&A성장하면서 통일된 기업문화를 창출하는데 성공하지 못했고, 계열사간의 사업유대가 낮은 점도 그룹 전체의 평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범현대가그룹에서는 국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가장 우량한 기업이었고, 금강산사업 등 대북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대상선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계열사였다.현대그룹은 해방 이후 한국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최고 기업으로 군림했지만 1997년 IMF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승계분쟁으로 그룹이 쇠퇴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2000년대 중반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호황을 발판으로 급성장했지만 품질논란, 연비과장, 국내소비자 홀대 등의 이슈가 제기되면서 흔들리고 있다.서울 잠실에 고층빌딩을 건설하면서 안전, 국방 등 다양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롯데그룹은 백화점, 할인점, 홈쇼핑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롯데쇼핑이 우수기업으로 평가 받았다. 롯데쇼핑은 범현대그룹에서 1위를 한 현대자동차, LG그룹의 LG생활건강보다도 우수한 기업이다.롯데그룹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롯데제과도 제과업계의 독과점업체로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어, 다른 그룹의 우량 계열사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례로 LG그룹의 1위 업체인 LG생활건강이 62점을 기록한 데 반해 롯데그룹의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롯데제과는 63점을 받았다. LG그룹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삼성그룹 창업자의 장남이면서도 그룹을 승계하지 못한 이맹희 회장의 장남 이재현 회장은 삼성의 일부 계열사를 물려 받아 그룹으로 성장시키는데 성공했다. CJ그룹은 그룹의 모체이며 주력기업인 제일제당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지만, 홈쇼핑업체인 오쇼핑이 58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CJ그룹이 홈쇼핑, 엔터테인먼트산업으로 사업의 초점을 이동하고 있지만 아직 크게 성공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CJ그룹은 삼성그룹과 상속권 분쟁을 겪는 와중에 터진 오너의 부정행위로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두산그룹은 국내 대기업으로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소비재사업에서 중공업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했지만 무리한 M&A로 성장통을 겪고 있다.일반인의 인식과는 달리 두산중공업 자체보다 두산중공업의 엔진사업부가 분사한 두산엔진이 가장 좋은 기업으로 등극했고, 그룹의 지주회사인 ㈜두산이 가장 부실한 기업으로 평가 받았다. 두산그룹도 형제간의 분쟁을 겪으면서 그룹 이미지가 훼손된 이후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한화그룹은 신재생에너지와 금융산업을 신수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구직자의 관점에서 보면 한화케미컬이 가장 좋은 기업으로 평가됐다. 반면에 생명보험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인수한 한화생명보험은 덩치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고, 성장성 차원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한진그룹은 물류전문그룹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이 가장 위대한 기업으로 평가 받았지만 다른 그룹의 최저 기업보다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가항공사의 등장으로 기존 대형항공사가 생존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진은 대기업의 계열사로 보기 어려울 정도인 48점을 기록해, 50점 이하를 기록한 10대 그룹 중 유일한 기업이다.LG그룹에서 유통과 정유사업을 갖고 분가한 GS그룹은 세간의 예측과는 달리 GS홈쇼핑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중국, 인도 등 주변국들의 정유설비 증설이 수요감소를 불러와 GS칼텍스의 사업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편의점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GS리테일은 골목상권 침해논란에도 불구하고 성장성과 경쟁력을 보유해 우량기업으로 평가됐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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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1CJ그룹(이하 CJ)은 이병철 전 삼성 창업주의 사망 후 1990년 삼성그룹에서 분가한 제일제당을 모체로 한 기업집단이다. 이병철 회장의 장남이자, 동생인 삼성 이건희 회장과 경영권분쟁에서 밀린 이맹희의 아들 이재현이 회장으로 있다.분사한 후 사업다각화를 하면서 2002년 CJ그룹으로 개명했고, 2007년 지주회사체제를 갖췄다. 제일제당을 기반으로 식품, 유통, 엔터테인먼트, 물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최근 삼성과 경합을 벌여 대한통운까지 인수하면서 외형을 키웠고, 나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 CJ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 기업CJ의 계열사는 표1과 같이 지주회사, 식품 & 식품서비스, 신유통, 엔터테인먼트 & 미디어, 생명공학, 인프라 등 6가지 계열로 구분할 수 있다.▲ 표1. CJ그룹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먼저 지주회사인 CJ(주)는 CJ제일제당㈜, ㈜CJ오쇼핑 등 총 (국내)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식품 & 식품서비스 계열은 CJ제일제당(이하 제일제당), CJ푸드빌, CJ프레시웨이, CJ엠디원, CJ엔시티 등이 있다. 제일제당은 CJ의 모기업으로 설탕을 제조/판매한다.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삼성상회를 하다가 제조업에 뛰어들어 만든 기업이 제일제당과 제일모직이다. 초창기 일본에서 제조장비를 들여다 설탕의 국산화에 성공해 삼성그룹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기업으로 대표성을 띄고 있다. CJ푸드빌은 식자재유통을 한다. 이 중 평가대상 기업은 대표성을 감안해 제일제당을 선택했다.신유통 계열은 CJ오쇼핑(이하 오쇼핑), CJ GLS, CJ대한통운(이하 대한통운), CJ텔레닉스, CJ올리브영 등이다. 오쇼핑은 국내 최초의 39쇼핑을 인수해 사명을 변경했다. GS홈쇼핑에 비해 열세였지만 최근 시장점유율에서 우위를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신흥시장으로 진출을 하고 있으나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다.CJ GLS와 대한통운은 물류회사이다. 대한통운은 동아그룹의 부도 이후 법정관리, 금호그룹 등으로 주인이 바뀌었다가 CJ가 인수한 국내 대표적인 물류회사다. CJ올리브영은 잡화유통 체인전문기업이다. 이중 평가대상 기업은 오쇼핑과 대한통운으로 정했다.엔터테인먼트 & 미디어 계열은 CJ E&M, CJ CGV, CJ헬로비젼, CJ파워캐스트, CJ에듀케이션즈 등이다. CJ E&M은 방송, 영화, 공연, 음악, 게임개발/서비스 등 엔터테엔먼트 관련 사업을 하는 복합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해외영화를 수입/배급하고, 국내에서 영화를 제작/배급한다. 공연이나 음악사업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CJ CGV는 롯데시네마와 영화관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기업이다. 엔터테인먼트 & 미디어계열에서는 CJ E&M을 평가대상으로 삼았다.생명공학 계열은 CJ제일제당 바이오, CJ제일제당 제약이 있다. 이들 기업은 제일제당의 사업부에서 효소나 제약관련 사업이 분사된 기업으로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사업을 특화 시키기 위해 별도의 회사로 만들었지만 평가할 만한 가치는 없다고 판단했다.인프라 계열은 CJ시스템즈, CJ건설이 있다. CJ시스템즈는 그룹의 SI를 담당하는 기업이고, CJ건설은 건설회사다. SI업계는 삼성SDS와 LG CNS, SK C&C, 현대정보, 대우정보기술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CJ 시스템즈가 시장경쟁력을 가지거나 성장할 가능성은 낮다.건설도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건설사업부, LG건설 등이 막강하게 버티고 있어 CJ건설이 도약할 여지가 미약하다. 이런 이유로 CJ 시스템즈와 CJ건설도 평가하지 않았다. ◇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인재육성과 기업문화 창달에 높은 관심CJ는 글로벌 경쟁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 성과주의 문화를 도입했다. ‘제일 좋은 회사 – Winning Company’가 되기 위한 발판으로 성과주의는 채택했다고 한다. 성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직무등급체계, 기본연봉체계, 인센티브제도, 성과관리시스템 등의 제도를 정비했다.직무등급은 조직 내 직무의 상대적 가치를 평가하고 내부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의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제도를 바꾼 것이다. 인센티브는 회사의 성과, 개인의 성과에 따라 전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보상제도다.성과관리시스템은 회사의 비전달성, 전략실행을 위해 직원의 목표를 회사의 사업목표와 연계시키는 경영프로세스다. 전 임직원에게 보상을 확대하고 경력개발의 기회를 제공해 개인의 발전을 도모한다. 인재육성제도는 신입사원과 경력사원으로 구분된다. CJ Identity를 정립하는 그룹 입문교육, 프로젝트를 통한 업무프로세스를 체험하는 Only One Fair, 현업 OJT를 실시하는 각 사 입문교육, 입사 1년 후 CJ Royalty, CJ Pride 제고를 하는 Only One Camp 등으로 구성돼 있다.경력사원의 교육은 CJ History 및 핵심가치 실천 워크샵이 포함된 CJ Way, CJ사업 및 조직문화를 이해하는 CJ그룹 이해, 비즈니스 매너 및 CJ인으로서 기본과 원칙을 준수하는 일반과정이 있다.이 외에도 Leadership Development, Business Knowledge, SDL(Self Directed Learning), Global MBA & GEST, Sales & Marketing, 6 Sigma & Manufactory, Cyber Learning(WBT), Workplace Change(Action Learning) 등이 있다.Leadership Development는 그룹 리더계층의 리더십 역량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이고, SDL(Self Directed Learning)은 임직원의 역량개발을 위해 제공되는 다양한 학습자원을 이용한 자기학습프로그램이다. Workplace Change(Action Learning)는 조직 Business Issue 해결 및 Change를 위한 Action Learning Process를 말한다.CJ의 인재가 가져야 할 모습을 ‘강유(强柔)인재’로 표현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겸허하며, 핵심가치의 실천을 통해 궁극적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인재’를 의미한다고 한다. 강유인재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으며,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강유문화도 제시하고 있다. 강유문화는 유연함과 팀웍을 기반으로 궁극적으로 경쟁에서 이기는 문화이고, 동시에 강유인재를 육성하는 문화라고 밝히고 있다.경쟁에서 이기는 강유문화는 다음과 같은 3가지 기능을 한다고 주장한다. 첫째, 오픈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창의와 유연함을 북돋운다. 오픈 커뮤니케이션은 서로에 대한 존중과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를 기반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고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둘째, 끈끈한 팀웍을 기반으로 조화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어 낸다. 셋째, 강유인재를 키운다. CJ는 다른 대기업과는 달리 기업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에서 구직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 마케팅은 SK텔레콤, 연구개발 직무는 SK화학, SK케미컬이 구직자에게 유리▲ 표 2. 평가대상 기업의 성취도 비교 CJ는 삼성에서 분가한 이후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고, 실제 단기간에 크게 성장했다. 삼성에서 분가한 신세계, 한솔, 새한과 같은 방계그룹이 사세가 위축된 것과는 대비된다. CJ의 계열사 중 제일제당, 오쇼핑, 대한통운, CJ E&M 등 4개 기업을 평가했다.이 중에서 제일제당이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았고, 다음으로 대한통운이 우량기업으로 평가됐다. 오쇼핑과 CJ E&M은 시장지배력이나 혁신성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CEO 마인드/이미지, 기업문화, 윤리경영, 자기계발, 성장성, 수익성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구직자의 입장에서 보면 제일제당은 연구개발직무, 오쇼핑은 마케팅 직무분야가 다른 직무에 비해 유리하다. 대한통운은 국내 최고의 물류기업으로서 물류산업에서 물류기획이나 관리직무로 커리어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구직자가 관심을 둬야 한다.CJ E&M은 방송/게임/영화/공연/음악 등의 영역에서 기획이나 마케팅을 경험하고자 하는 구직자에게 훌륭한 직장이 될 것이다. 게임개발이나 영화/공연제작은 CJ E&M과 차별화되는 전문기업이 존재하기 때문에 개발자에게는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CJ도 외형적인 이미지보다는 기업의 혁신성이나 성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개별 계열사의 업무와 직무특성을 고려해 선택할 필요가 높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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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설립된 일동산업은 제일유지화학, 삼강유지화학, 삼정산업을 거쳐 1967년 삼강산업으로 상호가 바뀌었다. 롯데는 1977년 삼강산업을 인수해 1978년 롯데삼강으로 개칭했다.삼강산업은 아이스크림뿐만 아니라 1960년 국내 최초로 마아가린을 생산해 판매했다. 비록 롯데가 기존업체를 인수한 이후에 별다른 혁신을 하지 않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롯데삼강이 국내 아이스크림시장을 선도해왔다고 볼 수 있다. 2008년 롯데가 '2018 아시아 톱10'의 비전을 발표했을 때, 롯데삼강은 2018년까지 매출 2조 5,000억 원의 ‘국내 톱10 식품 회사’를 만들겠다는 장기 계획을 밝혔다. 종합식품회사로서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2003년부터 커피, 면, 신선야채사업을 시작했고 이어 롯데의 식품관련 계열사를 인수∙합병하면서 덩치를 키우고 있다.롯데삼강의 사업(business)의 시장(market)과 제품(product) 관점에서 기업문화를 진단해 보자.◇ 아이스크림에서 종합식품유통회사로 변신 시도롯데삼강의 철학(philosophy)은 ‘보다 깨끗이(靑), 보다 맛있게(美), 보다 의좋게(義), 보다 앞서서(前)’이다.아이스크림, 유지에서 출발했지만 식품산업의 선두주자로, 개척자로서 역할을 자임하고 있으며, ‘고객만족 경영을 추구하며 목적한 길을 걸어가는 것이 고객지향의 기업으로 가는 길’을 비전(vision)으로 삼고 있다. 롯데의 다른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고객을 중시해 서비스기업으로서의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삼강은 롯데의 식∙음료시장의 삼총사로 불린다. 롯데제과는 제과업계 1위 기업이고, 롯데칠성은 음료업계 1위이지만, 롯데삼강은 계열사인 롯데제과에 아이스크림 1위 자리를 빼앗기고 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최근 그룹 유통계열사의 지원에 힘입어 롯데제과와 격차를 줄이고 있다. 본업인 아이스크림과 유지보다는 우유, 식자재 유통, 단체 급식 쪽으로 사업방향을 틀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롯데삼강이 사업구조를 혁신하기 위해 식품 및 유가공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한 기업들의 명단을 보면 화려하다. 2006년 국수 및 라면, 유사제품을 제조하는 대하를 합병했고, 2009년 식품향료, 첨가물, 안정제 및 원두커피를 제조하는 롯데쇼핑의 식품 사업본부를 인수했다.2011년에는 국내 유가공 시장에서 독특한 브랜드를 유지하였지만 기존 사업자의 치열한 견제로 어려움을 겪던 파스퇴르유업을 인수했다.롯데가 롯데삼강을 CJ제일제당과 같은 식∙음료부문의 대표기업으로 성장시키기로 결정한 2012년 이후에는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1월에는 유지제품 생산 및 판매업체인 웰가를 합병하고, 4월에는 롯데칠성으로부터 커피생산시설을 인수했다.오는 10월에는 세븐일레븐, 롯데호텔 등에 도시락, 김밥, 샌드위치 등을 생산해 공급하는 롯데후레쉬델리카를 합병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제빵사업을 하고 있는 롯데브랑제리와 햄사업을 하고 있는 롯데햄도 인수대상기업에 올라 있다.◇ 원자재의 해외의존도가 높고 신규업체의 진출로 경쟁심화 롯데삼강은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 다른 롯데 식∙음료계열사와 마찬가지로 탈지분유, 원당, 전분당 등의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식품가공산업은 원재료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국내 경기보다는 해외경기, 환율, 농작물의 작황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기상이변으로 인해 작황이 나빠 롯데삼강이 수입하는 농축산물의 원재료 가격은 급등하는 추세다.가공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면서 시장성장성도 둔화되고 있다. 롯데리아의 성장정체 요인 중의 하나가 가공식품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패스트푸드(fast food)가 아니라 슬로우푸드(slow food) 열풍이라고 지적했다. 롯데삼강도 비슷한 처지다. 기호를 충족시키는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고 기능성, 특화된 식품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관련 제품의 개발이 절실히 요구된다. 빙과사업의 또 다른 장벽은 수요가 특정계절에 집중되고,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 빙과류의 수요는 여름철에 몰린다. 따라서 여름철의 기온은 빙과류 매출에 결정적인 요인이다.작년의 경우 잦은 비와 낮은 기온으로 매출이 낮았지만 금년의 경우 때이른 더위 지속으로 예년보다 매출이 대폭적으로 신장되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장기 기상예보에 맞춰 재고관리와 생산량 조절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후정보의 관리도 절실하게 요구된다. 롯데삼강의 주력사업인 빙과시장은 견실한 유통망, 식용유지시장은 초기 투자가 큰 장치산업으로 신규업체의 진입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빙과시장은 롯데제과, 빙그레, 해태제과와 같이 롯데삼강이 4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롯데제과와 롯데삼강의 시장점유율은 약 57%로 독점적 지배사업자에 해당된다.저가형 아이스크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최근 기능성과 고급제품 위주로 틈새전략을 추구하는 업체가 생기고 있다.경기침체의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스크림 전문점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 때문에 롯데삼강이 주력하고 있는 저가형 아이스크림 시장의 성장성은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급형 아이스크림사업을 하던 파스퇴르를 인수해 제품의 라인업을 늘리기는 했지만 매출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고급시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브랜드인지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파스퇴르를 인수한 것인데 결과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 종합식품 사업도 그룹 내부거래에 초점 맞춰롯데삼강이 모델로 삼는 기업은 국내 최대 종합식품 제조/유통사업자인 CJ제일제당이다. 경기변동에 민감하지 않고 시장 잠재성도 크지만 지배적 사업자가 없는 식품사업은 대기업에게 매력적인 사업이다.특히 롯데삼강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은 현금흐름이 좋아 기업의 캐시카우(cash cow)역할을 할 수 있어 대기업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먼저 식자재 유통시장을 보면 CJ프레시웨이가 단연 앞서고 있으며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대상, 사조 등이 진출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식자재 유통은 대형마트, 슈퍼마켓, 도매업체 등을 대상으로 하는 B2C와 단체급식을 하는 B2B로 나눠진다. 현재로선 B2C 시장의 규모가 크지만,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B2B 시장도 유망시장으로 분류된다. 식자재 유통시장은 전통적으로 소규모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의 영역이나 위생관리, 원산지표시의무, 냉동창고 보유 등의 제약요건으로 인해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사업으로 변질됐다. 하지만 여전히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이 10%미만으로 알려져 있어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소규모 슈퍼마켓이나 식당 등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영세상인이 인맥(personal connections)과 속도(velocity)를 무기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다음 단체급식 시장은 식자재 유통시장과 마찬가지로 CJ프레시웨이, 삼성의 에버랜드, LG의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등의 대기업 계열사들이 진출해 있다.대부분의 기업들이 그룹 계열사 사업장의 단체급식을 바탕으로 자체 급식사업을 하지 않는 기업의 사업장, 대학교, 예식장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단체급식은 농수산물의 도매 공급선, 1차 가공식품의 공급선을 확보하면 경쟁력 확보가 용이하고 진입장벽이 없는 사업이다.식자재 유통과 단체급식 시장의 특징을 파악한 롯데삼강은 유통계열사 및 기타 계열사의 지원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시장진출을 하고 있다. 롯데계열사들은 외부업체에 위탁했던 단체급식을 롯데삼강에게 맡기고 있다.그동안 아워홈은 롯데햄, 롯데제과를, CJ프레시웨이는 롯데제과의 일부 사업장 단체급식을 운영했었다. 관련 계열사의 단체급식으로만 연간 1,000억 원의 매출이 가능하다. 종합식품유통회사를 목표로 한 롯데삼강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사업이다.롯데삼강의 계열사 단체급식 사업확장은 내부거래에 해당된다. 내부거래는 소위 말하는 ‘땅 짚고 헤엄치기’사업이지만 공정위나 정치권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이 고민거리이다. 공정위는 내부거래가 편법적인 대물림이나 계열사 부당 지원행위에 해당된다고 판단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경제민주화가 화두로 등장하면서 대기업의 내부 거래행위에 대해 정치권도 여야를 막론하고 한 목소리로 성토하고 있다. 식자재 유통이나 단체급식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의 사업영역이라는 점도 사업확장의 애로점이다.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롯데삼강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기 위해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 시장진출을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 계열사의 지원이나 내부거래로 막강한 경쟁자가 버티고 있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지는 미지수다.아무리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시장이 별다른 노하우가 필요 없는 ‘돈 놓고 돈 먹기’식이라고 하지만 공정위나 정치권의 감시 눈초리를 피해 덩치를 키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부거래를 하는 계열사가 경쟁력이 갖추지 못하면 우량 계열사의 이익을 훼손해 위험에 빠뜨린다. ◇ 유통계열사 전폭적 지원으로 만년 꼴찌 파스퇴르도 대폭 성장세제조기업보다 유통업체가 시장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유통업체의 영향력은 무시하기 어렵다. 2011년 11월 롯데삼강이 인수한 파스퇴르의 사례를 보면 이 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칸타르(Kantar)에 따르면 2011년도 분유시장에서 파스퇴르는 점유율 7%로 남양유업, 매일유업, 일동후디스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인수된 후 2012년도 5월을 기준으로 점유율이 14%로 38.6%의 남양유업, 35.7%의 매일유업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점유율 상승은 제품의 질 향상에 따른 경쟁력 확보라기보다는 롯데의 유통망 장악력에 기반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롯데쇼핑의 유통망이 큰 역할을 했다.하지만 출산율의 저하로 유가공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으며 시장 성장성에 한계가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이유로 시장 1위 기업인 남양유업은 2010년 12월 프렌치카페를 출시하면서 동서식품이 장악하고 있는 커피믹스시장에 도전하고 있다.2위인 매일유업은 유아용품업체인 제로투세븐과 인도식 레스트로랑 등 외식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유가공 본업보다 부업의 매출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성장성이 의심되지만 새로운 경쟁자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나쁜 소식이다. 2012년 LG생활건강은 액상분유 베비언스 퍼스트밀을 출시하면서 분유시장에 뛰어들었다.LG생활건강은 치약, 화장품 등이 본업이지만 분유시장까지 사업다각화를 하고 있다. 또 제약회사인 녹십자도 프랑스 유나이티드 파마슈티컬(United Pharmaceuticals)과 제휴해 프리미엄 맞춤형 분유인 ‘노발락’을 국내 독점공급하기 시작했다. 비록 시장 1위, 2위 기업이 본업보다 다른 사업에 관심을 집중하고 새로운 경쟁자가 뛰어들기는 하지만 롯데삼강이 인수한 파스퇴르의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다.파스퇴르는 롯데삼강이 가지지 못한 품질에 대한 높은 인지도,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어 롯데의 유통장점을 잘 활용할 경우 시너지(synergy)가 클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장점 때문에 롯데삼강이 파스퇴르를 인수했고,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 실제 대부분의 사람들은 파스퇴르가 롯데에 인수된 지도 모르고 있다. ◇ 서민형 업종확장은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만 부정적 여론 상승롯데삼강은 편의점과 호텔에 도시락, 김밥, 샌드위치 등을 공급하는 롯데후레쉬델리카(이하 후레쉬델리카)를 합병할 예정이다. 1999년 설립된 이 회사는 재벌의 서민업종 진출이 상도를 넘었다는 비난을 받게 한 장본인이다. 간단한 음료수나 사던 편의점에서 누가 김밥, 샌드위치를 살 것인지 의심하던 사람이 많았지만 이 제품들은 현재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아이템이다. 편의점 김밥으로 통칭되는 ‘삼각김밥’은 1980년대 일본에서 개발되어 급속하게 보급되었다. 한국에는 1990년대 초반 백화점에서 판매를 시작하다가 1991년 롯데의 세븐일레븐을 시작으로 패미리마트(현재 CU로 개칭됨), GS25 등의 편의점으로 확장되었다.처음에는 비싼 가격과 한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아 판매가 저조했지만 가격을 내리고, 김치, 참치, 불고기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재료로 만들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편의점에서 담배 다음으로 매출비중이 높은 제품이다. 도입초기에는 돈이 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IMF 외환위기로 경제가 어렵게 되자 인기가 높아졌다. 경기의 침체로 인한 소득저하, 농수산물 등 식자재의 가격상승으로 인한 음식점의 가격인상으로 청소년, 직장인들이 편의점 간편식을 선호하기 시작했다.인기를 끌고 확실한 매출이 보장되자 롯데는 후레쉬델리카를 설립해 자사의 편의점에 관련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당시 세븐일레븐에 납품을 하던 중소기업들은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매출과 시장잠재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좋은 사업이기는 하지만 원가를 절감하고 맛을 내기 위해 각종 인공색소나 저가 재료를 사용하고, 위생관리가 부실하다는 논란도 있다. 편의점의 음식들이 유통기간이 지난 재료를 사용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판매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자주 받는다. 대부분의 업체가 제품을 최대한 오랜 시간 동안 진열해 판매하기 위해 과다하게 방부제나 첨가물을 넣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소비자들은 누가 만들었는지 관심이 없고 좋은 제품을 싼 가격에 사 먹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건전한 경제발전과 사회정의차원에서 삼각김밥뿐만 아니라 샌드위치, 도시락을 재벌이 직접 해야 하는지, 중소기업보다 어떤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지, 사회가치창출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롯데삼강이 종합식품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벌이는 사업이 주주에게는 희소식일지 모르지만, 관련업계의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협한다.◇ 식품위생기준 준수 및 가격표시 논란도 해결해야한국의 정부기관은 사전예방보다는 뒷북행정으로 유명하다. 뒷북행정이 사전예방보다 노력이 적게 들고, 책임을 질 일이 없기 때문에 복지부동형의 공무원에게 가장 적합하기 때문에 선호한다. 롯데삼강의 주력제품인 빙과류도 세균이 과다 검출돼 리콜(recall) 조치를 받는 것이 연례행사처럼 되었다. 2012년 7월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롯데삼강을 포함해 롯데제과, 빙그레, 해태제과 등의 빙과업체의 제품에서 일반세균이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발표했다. 관련 제품을 리콜하라는 명령이 내려졌지만 이미 일부 제품은 소비자에게 판매되었고, 재고만 회수하면 되기 때문에 업체들의 금전적 손실은 크지 않다.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고 엄살을 부리기는 하지만 이들 ‘빅(Big) 4’ 모두 공평하게 1개 이상의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했기 피장파장(서로 매일반으로 똑 같다는 의미)이 됐다.정부는 1999년 오픈프라이스(open price)제도를 도입했다. 오픈프라이스 제도란 ‘제조업체가 제품의 권장소비자 가격 혹은 희망소비자 가격 등을 표시하지 않고 최종 판매자가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제도를 통해 시장의 경쟁이 촉진되면서 가격이 하락해 소비자가 이익을 볼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소비자는 정당한 가격이 어느 수준인지 파악하지 못해 혼란스러워했고 업체들은 정보의 비대칭성(asymmetric information)을 활용해 이익을 극대화했다. 아이스크림의 가격만큼 혼란스러운 것도 없다. 동네 슈퍼에 가면 50%, 심지어 80%를 할인된 금액에 판다고 하고, 편의점은 정가를 다 받는다. 아이스크림 가격에 불합리한 점이 많다는 점을 들어 정부가 과자, 라면, 아이스크림 등의 제품에 권장소비자가격을 다시 표시하라고 관련 기업에 요청했다. 하지만 라면만 모든 상품에 권장소비자가격이 표시되었고 다른 제품은 아직도 정부의 권고를 제대로 따르지 않고 있다. 롯데삼강이 슈퍼마켓에서 아이스크림의 가격을 왜곡한다고 주장하며 일부 제품의 정가를 팔리던 가격보다 낮춰 공급하면서 슈퍼마켓들이 불매운동을 하기도 했다. 롯데의 핵심 유통업체인 세븐일레븐의 경쟁력을 위해 슈퍼마켓을 견제하는 정책이다.하지만 슈퍼마켓의 불매운동 때문에 어정쩡한 해결책을 찾았다. 편의점에는 가격을 표시하지 않은 제품을, 슈퍼마켓에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높은 권장가격을 표시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결국 피해는 롯데가 그토록 중시하는 소비자가 입는다.◇ 급격한 성장세를 지속하며 롯데의 주력기업으로 부상최근 롯데삼강의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2007년 4,100억 원 수준이었지만 2011년 7,800억 원으로 불과 4년 만에 1.9배 늘었다. 10월 경 롯데후레쉬델리카 인수가 마무리 되고, 롯데햄이나 롯데브랑제리와 같은 식품관련 계열사까지 흡수∙합병한다면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롯데제과, 롯데칠성과 함께 식∙음료 부문의 롯데 핵심계열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삼강의 매출이 늘어나는 것보다 더 긍정적인 요소는 성장이 정체된 빙과와 가공유지의 매출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현상이다. 이들 사업의 매출 비중은 2007년 87%수준이었지만 2011년 68%로 떨어졌다. 식품사업이 활성화되었고, 2011년도 합병한 유가공까지 사업이 다각화된 결과다. 특히 유가공은 2011년 280억 원에 불과했으나 2012년 1/4분기에 벌써 447억 원의 매출을 올려 실적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영업이익측면을 보더라도 그동안 적자를 지속하던 식품부문이 2011년부터는 이익을 내고 있으며 유가공은 인수한 첫 해부터 이익을 시현해 성공적 M&A라고 평가할 수 있다.전체 영업이익률은 7%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빙과와 식품부문의 영업이익률이 현저하게 낮고 유지와 유가공은 높은 편이다. 특히 유가공은 2012년 1/4분기 447억 원 매출에 45억 원의 이익을 내 이익률이 무려 10%에 달했다. 같은 기간 빙과가 316억 원 매출에 5억 원의 이익을 내 1.5%의 이익률을 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롯데삼강이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롯데햄과 롯데브랑제리를 합병할지는 미지수이지만 현재의 계획대로라면 종합식품유통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높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500~800억 원을 투자해 아이템의 확장과 유통망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한다.롯데삼강도 다른 롯데계열사와 마찬가지로 존경 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사업의 통합과 운영에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매출 1조원도, 종합식품유통회사의 목표(goal)도 좋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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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재 가격의 상승 때문에 가격인상은 불가피해(?)롯데제과는 제과의 원료인 설탕, 유지, 코코아, 밀가루 등을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구매하고 있다.세계적인 경제불황으로 수요(demand)가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기상이변, 전쟁, 유가상승 등으로 인해 원료가격은 상승세이다. 불안하고 평가절하(devaluation)되고 있는 환율도 기업의 원가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세계시장에서 국내기업의 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을 예측하거나 통제하지 못하는 것도 위험(risk)요소다.가장 많이 사용하는 설탕은 호주, 과테말라 등지에서 수입한 원당을 CJ제일제당 등이 가공해 공급하고 있다. 국내 설탕가격은 원당가격 상승, 환율 등의 영향으로 2009년 1회, 2010년 1회, 2011년 2회나 인상됐다.반면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원두의 국제가격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감소로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다가 최근 상승추세로 바뀌었다. 유럽지역은 소비가 감소하고 있지만 아시아와 북미지역에서는 초콜릿 소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밀가루 가격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2010년 12월 튀니지에서 시작된 쟈스민 혁명(Jasmine Revolution)은 장기집권을 한 정권에 대한 불만에서 촉발되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곡물가격의 상승이다.중동 지역의 주민들의 주식은 밀가루 만든 납작한 빵인 피타빵(Pitta bread)인데 밀가루가격의 폭등으로 밀가루를 구입하기 어렵게 되자 폭동을 일으킨 것이다. 당시 아랍국가들은 주로 러시아로부터 밀가루를 수입했지만 러시아는 가뭄으로 인해 밀 수확량감소로 수출을 금지했다.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롯데제과의 주가를 예측하면서 가뭄과 기상이변으로 인한 곡물가격의 상승은 원가부담으로 이어지지만 가격인상은 쉽지 않다는 점이 실적악화 요인이 된다고 했다. 이런 보고서에 근거해 업체들은 가격인상을 하는 논리를 세운다.지난 몇 년 동안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계절적 수요변동, 외부요인 등으로 인해 등락폭이 크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시카고 선물거래소 정보에 따르면 국제 밀 가격은 2010년 톤당 $200~250 수준이었다. 2011년에는 최고 $300를 상회하기도 했지만 2010년과 마찬가지로 평균적으로 $250를 유지했다.그러나 2012년 8월 현재 톤당 $310 정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12월경부터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밀 가격은 통상적으로 1~7월까지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지만 8월부터 12월까지 점차적으로 높아진다. 문제는 수입업체나 제과업체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때는 재빠르게 인상분을 반영하지만, 하락할 때는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점이다.예를 들어 2012년 1월 밀가루 가격은 2.4%로 하락했지만 밀가루로 만든 비스킷 가격은 51.2%나 상승했다. 다양한 원자재가 들어간다는 점을 들어 주원료의 가격상승폭보다 더 크게 가격을 인상하기도 한다.소비자가 판단하기 어려운 계량단위를 사용하기도 하고, 기업에 유리한 수치만 공개하기도 한다. 기업의 이익을 소비자와 나누고 고객중심이라는 첫 번째 핵심 가치는 구호에 불과한 셈이다. ◇ 윤리기준을 지키지 않는 마케팅도 논란거리롯데제과의 마케팅전략은 소비자중심의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신제품 및 브랜드개발’과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한 고객만족에 중점을 두고 있다.롯데제과가 다양한 혁신을 통해 국내 제과업계의 발전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롯데의 특장점 중 하나가 사업(business)이고 이를 구성하는 것이 제품(product)과 시장(market)인데 롯데제과의 마케팅전략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먼저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신제품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롯데는 과거 제과업계 1위였던 오리온의 제품을 많이 모방했다. 초코파이, 후라보노, 후레쉬베리 등 대표제품을 베꼈다.오리온은 1974년 초코파이를 생산하면서 상표등록을 했고, 이어 롯데제과도 1979년 상표를 취득했다. 오리온은 롯데제과에 대해 상표등록 취소소송을 했지만, 법원은 초코파이가 ‘빵과자에 머쉬멜로우를 넣고 초콜릿을 바른 과자류를 뜻하는 보통명칭’이라는 이유로 기각했다. 이에 오리온은 1989년 ‘초코파이 情’이라는 상표로 바꿨다. 롯데제과와 마찬가지로 해태제과와 크라운제과도 초코파이를 생산했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롯데제과가 독립국가 연합, 파키스탄, 중국, 인도, 베트남 등지에 초코파이 공장을 설립하면서 신흥개발국에 ‘초코파이 벨트’를 완성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제과업계 1위 롯데제과의 실패작 중 하나가 초코파이라고 지적한다.일부 전문가는 롯데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보다는 경쟁사나 중소기업의 검증된 제품을 베끼기는 데 골몰한다고 진단한다.롯데는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고 모방제품을 만들어 막강한 유통채널을 통해 저가로 뿌려 시장지배력을 키운다. 고난이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특허로 보호받기 어려운 식∙음료 분야에서 대기업의 횡포는 인내수준을 넘는다. 롯데제과도 그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다음 제과업계의 마케팅이 상도덕을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는 것은 과도한 캐릭터 활용 때문이다.제과업은 합리적인 소비를 판단할 능력이 되지 않는 유아, 어린이가 주요 고객인데 이들을 유혹하기 위해 포장지에 유명한 캐릭터를 인쇄하거나 인형, 장난감 등을 경품을 제공한다.과자구매의 합리적인 선택을 위해서 내용물의 질(quality)과 맛(taste), 인체에 무해여부 등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경쟁력과 관계없는 요소가 소비를 위한 의사결정요소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과자를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과자포장 안에 들어 있는 그림카드나 미니어처를 모으기 위해 과자를 산다. 여러 종류의 카드가 들어 있을 경우 새로운 아이템을 얻기 위해 먹지도 않을 과자를 사는 셈이다. 정상적인 판단력이 부족한 어린아이들의 무분별한 소비와 경쟁을 부추기는 마케팅은 공정위가 단속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손을 놓고 있다.기업이 건전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는 마케팅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제품의 품질 향상이나 서비스 질의 개선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첨가물 유해성 논란 등 위험도 끊이지 않아롯데제과는 과자를 홍보하기 위한 박물관인 ‘스위트팩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과자의 원료에서 생산까지 전 과정을 체험하도록 하고 있으며 과자선물세트를 준다. 핵심고객을 확보하고 관리하는 아주 좋은 전략이다.하지만 롯데제과를 비롯해 제과업체가 생산/판매하는 과자는 각종 색소, 첨가물 등의 유해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과자에 들어가는 식용색소는 인공색소와 천연색소가 있다. 인공색소는 색깔을 내기 위해 인위적으로 합성해 만든 색소인데, 많이 먹으면 아토피피부염, 학습장애, 암, 뇌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합성물인 인공색소는 천연색소에 비해 색깔이 선명하고 오래 유지되기 때문에 선호되는 것이다. 자연물질에서 추출한 천연색소가 인공색소보다 안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미진해 100% 안심할 수는 없다. 다른 첨가물을 보면 정체불명의 표백제, 방부제, 향료, 조미료 등 다양하다. 선진국에서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는 첨가물이 한국에서는 사용되고 있는 것도 많다.정부는 식품업체가 사용하고 있는 첨가물에 대한 현황파악도 못하고 있으며 안전성에 대한 테스트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업체들은 이런 허점을 파악해 원가를 절감하고 내용물의 선명성, 보존성, 독특하고 중독성 있는 맛을 낸다는 이유로 각종 첨가물을 사용하고 있다.2012년 8월 9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청(KFDA, 이하 식약청)에 따르면 롯데제과가 생산해 수출한 초코파이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초코파이에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아몬드 성분이 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표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일부 언론이 캐나다정부가 리콜(recall)을, 홍콩정부가 판매금지 처분을 한 사실을 보도했지만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식약청에 따르면 이들 국가에서는 문제가 되지만 국내는 법령위반을 하지 않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한다. 캐나다와 홍콩 사람들은 알레르기에 약하고 한국 사람들은 알레르기에 강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국내법이 부실하고 허점이 많다면 보완을 해야 하고, 롯데제과에 대해서도 현행 법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개선을 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종합적으로 보면 제과업의 고민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데 국민의 식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가격을 함부로 올리지 못하도록 강제하고, 윤리적인 마케팅을 하라고 하고,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고민 없이 사용하던 색소나 첨가물을 안전한 것으로 바꾸라고 하는 등 다양하다.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소비자나 정부가 강제하기 이전에 스스로 알아서 지킨다. 롯데제과도 공장설비만 늘리려고 하지 말고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를 먼저 보호하려는 인식을 갖지 않는다면 비전 2018처럼 아시아 1위의 글로벌 기업이 되기 어렵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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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제당이라는 식료품 가공업체로 출발했지만 CJ는 이미 한국 대기업의 문어발 사업확장의 길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 현재 주력사업보다 신규로 시작한 사업영역이 더 커졌다. 기업의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업의 포트폴리오(business portfolio)를 만드는 것은 당연하지만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는 다른 이슈다. 소위 말하는 사업다각화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시장다각화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만 제대로 된 방향을 가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1990년 삼성에서 분가한 CJ도 자체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사업다각화와 시장다각화를 하고 있지만 이를 기업문화 관점에서 측정하거나 평가해 볼 필요성이 있다. ◇ 단순제조에서 미래형 서비스업으로 전환 추진제일제당은 원당, 농수산물 등을 수입하거나 국내에서 매입, 가공해 판매하는 사업이 주력이다.CJ가 삼성으로부터 분가한 1990년은 국민소득 증가에 따라 건강에 관심이 높아 설탕, 화학조미료 등 식품첨가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겨 천연조미료에 대한 수요가 태동하던 시기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식품가공, 식자재 유통 등의 단순제조 & 유통에서 탈피해 제약, 생활화학, 외식, 건설, IT,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 미래형 서비스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종합생활문화그룹’을 지향하면서 명확한 비전이나 정체성을 확보하지 않고 문어발식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생활과 문화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은 확실하나 사업적으로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는 다른 문제다.식자재 가공이나 유통은 생활과 관련되어 있고,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는 문화에 연관되어 있다고 인식하는 것처럼 해석된다. 그런 이유로 CJ의 사업다각화가 큰 2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본다.생활(life)은 ‘생명의 존속 및 유지를 위해 물건의 생산과 소비를 순환하는 활동’이다. 그리고 문화(culture)는 ‘어떤 집단의 구성원이 지닌 사유, 정보교환, 행동, 생활 등 그 집단에서 습득하여 계승해 온 양식’으로서 인간의 의식주,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등을 모두 포함한다. 이런 개념에서 보면 CJ의 사업 축이 생활과 문화에 대한 편향된 개념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일제당의 사업내용변화가 생활의 축으로 진행하고 있다. 원당이나 기타 원자재를 수입, 구입해 1차 가공업의 한계를 뛰어 넘어 고부가가치의 제약, 바이오 영역으로 확장하였다. 국민의 건강에 대한 인식도 제고와 전환과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하려는 것이다.장기간의 지속적인 R&D가 요구돼 전문 제약회사조차 하기 어려운 바이오 영역에서 1.5차 가공사업을 하던 CJ가 단기간에 두드러진 실적을 낸다는 것은 욕심이고 무리다.그러나 생활사업과는 달리 새롭게 시작한 소위 말하는 문화사업에서는 치밀한 기획(planning)과 전략(strategy), 대규모 자본동원 능력, 상대적으로 낙후된 시장환경 등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홈쇼핑, 극장사업 등은 시장의 전통적 강자인 라이벌 롯데와 쌍벽을 이루고 있다. 음악, 영화제작, 게임개발과 서비스 등은 자본투입과 노력만큼 실적은 나지 않는다.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CJ가 문화사업을 잘못 이해한 부문도 있고, 기존의 기업문화에 맞지 않는 사업을 무분별하게 벌린 것도 이유다.◇ 신사업, 사업다각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어떤 대기업 총수는 하루에 한 개의 기업을 만들었고,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가 넘쳐났다고 자랑스럽게 언론에 인터뷰하기도 했다. 남들이 하는 사업, 돈이 될만한 사업, 기업과 연관된 사업 등 무조건 판을 벌리고 대규모 자본동원, 계열사 부당지원을 통해 수익성도 낮고, 전망도 불투명한 사업을 벌리는 것이 신사업, 사업다각화라고 인식했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 오너와 경영자가 생각하는 개념과 일치할 것이라고 본다.이런 논리라면 신사업을 하기 너무 쉽다. 대규모 제조공장이 있으면 공장 직원의 밥을 먹이기 위해 식당을 하는 자회사를 만들고, 식당에 야채와 생선을 공급하는 식자재 유통회사를 만들면 된다. 식당을 청소하는 청소회사를 만들고, 식당의 냅킨을 납품하는 회사도 만든다.직원들의 식권을 인쇄하는 인쇄소도 만들고, 인쇄소에 종이와 잉크를 공급하는 회사도 만든다. 직원의 유니폼, 운동화, 장갑, 휴가 시 항공권, 직원용 주유소 등 기본 업무뿐만 아니라 의식주에 관련된 일은 너무나 많다. 직원 사택을 짓기 위한 건설회사도 필요하다. 신사업이라는 것은 업종과 관련이 없는 사업을 시작한다는 의미라고 봐서는 안된다. 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 상에서 그동안 하지 않은 프로세스를 시작하는 것이 신사업이다. 즉 제조만 하던 기업이 유통을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공산품은 R&D부터 생산/제조, 물류, 판매로 연결되지만, 원료의 제조/개발까지 고려한다면 가치사슬은 더 길어진다.제일제당이 식료품 가공/유통사업을 한다면 원료가 되는 농수산물 품종의 개발, 재배, 수확, 포장, 유통이라는 단계도 존재한다. 단순히 발효사업에서 얻은 노하우로 제약이나 바이오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세계 5대 곡물 메이저 중의 하나인 카길(Cargil)도 농산물 유통에서 출발했지만 제일제당과 가는 길은 다르다. 카길은 단순히 수확된 농산물의 유통을 뛰어 넘어 종자개량, 농산물 재배, 농민교육, 비료생산, 1.5차 가공, 물류까지 담당한다. 과거 수확된 농산물의 유통만 담당하다가 소위 말하는 농산물 수직계열화를 이룬 기업이다.농산물의 작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후를 예측하기 위해 자체 기후관측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고, 새로운 농사법을 개발해 후진국 농민들을 교육시킨다. 기존의 농지를 개량할 뿐만 아니라 황무지, 미개척지를 개간해 농지를 확보하는데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CJ를 포함한 한국 대기업들이 업종 다각화와 신사업 진출로 경쟁력이 저하되고, 비난여론이 들끓지만 카길과 같은 기업은 오히려 존경을 받는다. 미국의 GE가 다양한 사업을 하지만 자신들의 사업본질과 관련되지 않은 사업은 벌이지 않는다. 글로벌 기업은 신사업이라는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셈이다.CJ도 지금 벌이는 신사업을 사업의 본질적 가치의 활용과 가치사슬의 개념을 적용해 정돈해야 한다. ◇ 글로벌시장 진출은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부터CJ의 시장(market)은 국내 시장에 한정적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통해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다.최근 한류라고 한국문화가 해외에서 조금 인기를 끌고는 있지만 시장성이나 미래전망은 불투명하다. 한류가 기업화가 가능한지, CJ가 시장은 선도하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는 더 불투명하다.CJ의 사업은 식자재 가공과 유통이 본질이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다각화와 시장다각화를 해야 한다. CJ가 낙후된 기술력이나 제한된 자본력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시도 자체가 무모한 도전일 수 있다.실제적으로 국내 시장의 지역적 한계와 한국문화의 세계진출 가능성에 대한 제약으로 인해 CJ가 네슬레(Nestle)와 같은 세계적 식품기업처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현재처럼 식품제조, 유통에서 강점을 가진 회사가 국내 극장에서 팝콘이나 음료수를 팔아 돈을 번다는 생각을 가지면 오래 살아 남을 수 없다. 제한된 경쟁과 핵심 경쟁력이 없는 사업은 진입장벽이 낮고, 높은 마진을 오래 유지할 수 없다.경쟁자도 바보가 아니고, 더욱이 소비자는 현명하기 때문에 작위적인 시장 매커니즘(mechanism)이 오래 갈 수 없다. 해외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타겟(target)을 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CJ의 사업 중 마케팅 전략을 봐도 뭔가 조화가 맞지 않는다. 중∙장년층에게는 조미료 회사로, 청소년들에게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자리매김해 정체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마케팅전략의 수정이 필요하다. 투 트랙(two-track)이며 미래지향적인 전략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양쪽 시장에서 애매한 정체성(identity)을 보인다는 것은 문제다. 과연 CJ가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아니면 식료품 제조, 유통회사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빠를까?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국내 시장지배력과 유통경험을 잘 활용한다면 식자재 제조, 유통회사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쪽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기업의 사업의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배가 산으로 간다. 삼성의 관리문화에서 도전과 창의문화를 독려하면서 신사업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현재의 경영전략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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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CJ그룹(이하 CJ)이 모기업인 삼성그룹 못지 않게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이나 신세계와는 달리 시끄럽지 않게 사업을 하면서 착실하게 내실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CJ그룹은 이병철 전 삼성 창업주의 사망 후 1990년 삼성그룹에서 분가한 제일제당을 모체로 한 기업집단이다. 이병철 회장의 장남이자, 동생 이건희 회장과 경영권분쟁에서 밀린 이맹희의 아들 이재현이 회장으로 있다. 분사한 후 사업다각화를 하면서 2002년 CJ그룹으로 개명했고, 2007년 지주회사체제를 갖췄다. CJ를 롯데, 한진, 금호, 한화, GS 등의 대기업에 비해 먼저 다루는 것은 삼성의 주력기업을 모체로 출발했지만, 삼성과는 전혀 다른 기업문화를 형성해 가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CJ의 기업문화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CJ의 기업문화를 역사, 비전, 사업, 성과, 조직, 시스템 등의 요소로 평가하고자 한다. ◇ 사카린 밀수사건은 불행의 시작CJ의 역사를 보면서 현재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한비사건’을 짚지 않을 수 없다. 1966년 대한민국은 재벌기업인 삼성의 사카린 밀수사건, 일명 ‘한비사건’으로 발칵 뒤집혔다.5∙16 군사정권에 의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던 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군사정부의 숙원사업인 화학비료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한다. 돈이 없었던 삼성은 일본으로부터 차관을 받아 공장을 지었고 국제 상거래 관례상 리베이트라는 ‘공짜돈’이 생겼다.삼성은 이 리베이트를 활용할 방법을 찾았고, 막대한 이윤이 보장되는 밀수를 택했다. 삼성은 백만 불의 리베이트로 사카린, 표백제, 수세식 변기, 욕조 등을 건설자재로 위장 수입하다 발각되었다. 재벌기업의 천문학적 규모의 밀수행위에 국민적 여론이 나빠지자 박정희 대통령은 엄벌을 지시했고, 삼성 이병철 회장의 차남 이창희는 구속되었다.당시 삼성은 박정희 정권이 1967년 대통령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밀수에 관여했다고 폭로했지만 정권은 중앙정보부를 동원해 삼성에 압력을 행사했다.서슬 퍼런 정권과의 대결이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라는 것을 간파한 이병철 회장은 혼자 사건을 짊어진다.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인정된 차남 이창희가 아버지 이병철 회장 대신 구속되었다. 이병철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사건은 수습되었다. 당시 이 사건이 발생하자 장남 이맹희가 의심을 받았다. 일반인이 모르고 있던 이 사건은 2012년 5월 이맹희와 이숙희가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재산분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다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소송이 언론에 보도되자 이건희 회장은 형인 이맹희를 원색적인 단어를 동원해 비난했다. 구속된 이창희도 불행해졌고, 구속을 피한 장남 이맹희도 아버지 이병철의 미움을 받아 후계자의 길에서 멀어진다. 장남 이맹희는 철저하게 야인생활을 하였고, 가끔씩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으로 언론에 노출되기도 하였다.그러나 1987년 이병철 회장의 죽음과 동생 이건희가 삼성의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 후 세간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현재 CJ의 회장인 이재현은 이맹희의 아들이다. 아버지가 삼성의 후계구도에서 사라지지 않았다면, 이병철이 가장 사랑했다는 손자 이재현이 현재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의 자리에 있었을 것이다.◇ 내실은 없었지만 끊임없는 혁신으로 고속 성장CJ는 이병철 회장의 사망으로 삼성그룹의 핵심모체인 제일제당을 물려 받음으로써 전통은 계승했지만 제당사업 자체가 사양화되고 있어 내실은 없었다.당시 가장 사업전망이 밝은 전자, 가전, 유통, 제지 등은 삼성, 신세계, 한솔 등으로 넘어갔다. 한비사건에서 촉발된 부자간의 불화가 재산분할을 위한 유언에 영향을 미쳤고 이맹희가 장자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상응하는 상속은 받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어찌되었건 CJ는 제일제당을 기반으로 1996년부터는 제약, 생활화학, 외식, 건설, IT, 미디어, 엔터테인먼트로 사업 다각화를 했다. 한물간 식료품 제조사업을 물려 받았지만 이후 홈쇼핑, 물류, 엔터테인먼트까지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다.특히 엔터테인먼트에서는 기존의 주먹구구식의 영세한 업체들과는 달리 대규모 자본 투입, 체계적인 투자와 관리 등을 기반으로 단기간에 시장을 장악했다.CJ의 기업문화는 관리로 대변되는 삼성의 기업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CJ 계열사들도 분리되기 전에 삼성의 브랜드 하에서 운영되는 기업이니 당연한 귀결이다.그러나 식품제조에서 유통, 엔터테인먼트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이전 관리문화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사양사업으로 분류된 업종이 주력이고 그룹차원에서 우수한 인력의 배치가 되지 않는 계열사이다 보니 직원들의 패배의식도 높았다.삼성에서 분리되고 난 후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벌이는 운동이 소위 말하는 ‘신문화운동’이다. 유레카, 사내 기업가제도, 호칭제도, 내부 토론방 등을 도입해 다양성과 창의, 도전을 관리보다 더 중시하고 있다.실질적으로 이 문화운동은 성공적으로 정착해 2000년대 이후 CJ가 국내 주요 그룹으로 발돋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제 CJ는 삼성이 가지고 있는 관리문화는 많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이재현 회장이 이 혁신의 주역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기존의 직원을 잘 아우르면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새로운 직원을 채용해 적재적소에 배치해 훌륭한 성과를 냈다.2000년 인수한 오쇼핑도 아직 CJ만의 기업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했고 2011년 인수한 대한통운도 기업문화 통합작업을 하지만 의도한 성과가 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 이재현 회장의 리더십과 CJ 기업문화의 경쟁력이 시험대에 올라 있다고 볼 수 있다.◇ 무분별한 업종확장으로 반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한국사회의 가장 큰 화두는 ‘경제민주화’이다. 재벌이 MB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편승해 중소기업 업종까지 무분별하게 진출하고, 골목상권까지 위협하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재벌은 독과점을 하고 있는 업종에서는 가격을 무분별하게 올리고 폭리를 취한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CJ도 이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21세기 산업의 총아로 불리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CJ가 진출하면서 거대자본의 힘이 유감 없이 발휘되었다. 먼저 극장 체인사업, 극장 내 매점사업의 횡포로 비난을 받고 있다.롯데와 CJ가 극장사업에 진출하면서 영세 독립영화관은 전멸했고, 이들은 시장장악력을 발판으로 돈이 되는 영화만 골라 상영한다. 자연스럽게 예술성이나 작품성과는 관계없이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외국영화, 폭력영화, 성인영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극장 내에 음식물을 가지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매점에서 팝콘과 음료를 비싸게 판매한다. 매점사업은 영화표 판매보다 더 수지가 맞는 장사라고 한다. CJ가 한국의 영화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칭찬도 듣지만, 오히려 영화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시키고 있다는 비난도 듣는다.최근에는 CJ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영화가 흥행에 참패를 하면서 투자를 꺼려하면서 한류를 이끌던 영화제작산업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감성과 예술성이 필요한 영화도 돈만 가지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세븐일레븐, 롯데마트 등 골목상권과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롯데와 달리 CJ는 직접 두드러지지 않지만 수익성이 높은 식자재 유통을 독과점하고 있다.일반인은 파악하지 못하지만 영세사업자가 난립되어 있던 식자재 유통시장을 CJ, 대상 등의 대기업이 완전히 장악했다. 특히 학교급식이 시작되면서 급성장했다. 식자재 유통 대기업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를 몰고 온 2011년 초등학교 무료급식 논란의 배후에 있다는 주장도 있다.식자재 유통시장에서는 아직 영세업자의 집단행동은 발발하지 않고 있지만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초등학교가 무료급식을 하지만 이들 대기업이 식자재 유통을 장악하고 가격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한정된 예산으로 양질의 급식은 불가능한 실정이다.부당경쟁, 들러리 입찰, 자금과 구매력을 무기로 한 생산자 통제 등 다양한 수단으로 공정경쟁을 무너뜨리고 있다. 다음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내 세우면 식자재 유통시장도 주요 타겟 중 하나라 될 것이라고 본다.CJ가 국내 최고 기업인 삼성에 뿌리를 두고 있고, 삼성의 적자인 제일제당을 모체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지 차원에서 무분별한 업종확장을 중단해야 한다.자본력과 인재, 브랜드를 갖춘 대기업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시장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선도해야 할 책임을 져야 한다. CJ가 시장의 반감을 초래하지 않도록 지능적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결국 정체가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본다. 특히 CJ는 식료품 등 소비재생산과 유통을 하기 때문에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다. 소비자 불매운동이나 정부의 정책적 규제가 강화된다면 기업의 실적은 악화될 것이다.기업의 혁신은 외부의 충격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스스로 위협을 인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효과가 크다. 기업문화의 요소 중 사업부문에서 고민은 ‘어떻게 문어발 사업확장을 하지 않고 기업을 성장시킬 것인가’에 맞춰져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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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의 비전은 ‘건강, 즐거움, 편리를 창조하는 제일 좋은 생활문화기업’이다. 그리고 미션(mission)은 ‘Only One 정신으로 제일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과 주주, 임직원을 위한 최고의 가치를 창출한다’이다. CJ의 비전을 사업의 목표, 사회적 책임의 측면에서 분석해 보자.◇ ‘제일좋은 생활 문화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 1996년부터 ‘내일을 여는 우리의 다짐’이라는 슬로건을 내 걸고 ‘꿈과 미래를 여는 새로운 생활문화를 창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00년부터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가치경영’을 내 세우고 있다. 이러한 발전과정을 통해 현재의 비전인 ‘생활문화기업’은 잘 설정된 것으로 보인다.건강, 즐거움, 편리가 사람이 세상을 사는 궁극적인 목표인데, 생활을 문화의 수준으로 승화시키겠다는 의지도 좋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미션도 기업의 이해관계자 전부를 열거하고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단도 제시했다. 막연하거나 기업의 업종과 연관성이 없는 비전과 미션을 설정하는 기업에 비하면 매우 훌륭한 수준이다. CJ가 추구하는 가치는 창의, 도전, 정직, 팀웍, 존중, 고객 등 6가지이다. 창의는 최고의 것, 남다른 것을 위해 늘 새로운 방법을 추구한다. 도전은 각자의 직책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리스크(risk)를 기꺼이 수용하여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진다. 정직은 장기적 사회의 자산이므로 비록 눈 앞의 손실이 있더라도 약속과 원칙을 지키는 의연함이 필요하다.팀웍은 자신과 부서의 이익을 넘어 기업 전체 공동의 이익을 위해 모두가 합심한다. 존중은 자신과 다른 다양성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자세를 말한다. 항상 고객의 니즈를 이해하고 대응하는데 최선을 다한다.6가지 가치를 기반가치, 과정가치, 목적가치로 구분하고 있다. 창의, 도전, 정직을 CJ 구성원이 반드시 갖춰야 할 역량인 기반가치로, 존중과 팀웍을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필요한 자세나 태도로서 과정가치로 본다. 그리고 고객을 궁극적인 지향점으로서 모든 가치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목적가치로 본다. 가치를 달성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비전도 이뤄진다고 본다. ◇ 일관성 있는 목표와 경영전략의 수립이 필요기업의 비전과 경영전략, 각 구성원의 미션이 일관성 있게 정렬(alignment)이 돼야 한다. 비전과 목표는 원대한데, 이를 달성하기 위한 미션과 경영전략이 구체적이지 못하거나 반사회적이라면 문제가 있다.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 사회의 가치를 높이는지,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마케팅 정책이 반사회적인지, 기업이 창출하는 가치가 이해관계자에게 공정하게 배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지, 경영위기를 사전에 잘 예측하고 대비하는지, 직원의 역량개발과 창의성을 존중해 주는지 등을 평가해야 한다.현재 CJ의 제품구성전략이나 마케팅 전략만 보더라도 CJ가 추구하는 가치와 일치한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 수 천년 동안 식생활의 근간을 이뤄온 식품가공, 식품첨가물생산, 식자재 유통에서 창의와 도전을 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단순한 쌀을 가공해 완전식품의 레벨까지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햇반’과 같은 히트상품을 만들기는 하지만 더 이상의 놀라움을 주지는 못했다. 설탕, 조미료 등 식품 첨가물 사업도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국가가치로 본다면 창의적인 도전이 필요하다. 그동안 CJ가 국가, 사회, 고객의 가치창출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지가 경영전략에 포함돼야 한다. 그리고 경영전략이 모든 구성원의 개별 미션에 포함돼 실천되도록 업무를 정의하고, 이를 관리 및 평가할 수 있도록 성과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개별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지만 전체적으로 화합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사회적 책임활동의 강화노력을 하고 있지만 요식적이다CJ가 하고 있는 사회적 책임활동은 노인무료급식소 배식, 결식노인 도시락 배달, 김치 & 연탄배달 등이다. CJ 제일제당이 지난 10여 년 동안 ‘푸드뱅크’를 통한 먹거리 나눔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고, CJ 오쇼핑이 도시와 농촌을 연계하는 ‘1촌 1명품 만들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기업 구성원의 사회적 만족감과 주인의식을 높일 수 있는 것이 사회적 책임영역이다. 그러나 기업들 대부분은 불우이웃돕기를 사회적 책임의 전부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이해관계자 모두, 즉 임직원, 협력업체, 고객, 사회, 국가 등가 해당된다. 현재 CJ가 하고 있는 사회적 책임활동은 사회의 취약계층에 대한 것이다.돈 벌기에 바쁜 기업들에게 이런 영역구분까지 연구하라고 하는 것은 가혹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많은 공부를 해서 사회적 책임활동의 범위와 방향을 고민을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고 책임도 무겁다.CJ의 사회적 책임활동도 삼성 등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 수준이고 SK보다는 미약하다. 그나마 다른 기업에 비해 협력업체나 직원에 대한 책임의식이 미약해 나쁜 평가를 받는 것과는 달리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상태라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다.특별히 두드러져 보이지는 않지만 정부의 감시 소홀과 대기업 우대정책에 편승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가 영위하던 식품, 요식업의 프랜차이즈사업까지 진출하면서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대기업 대부분이‘고객은 왕’이라는 구호와는 달리 ‘고객은 봉이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다.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구호나 요식행위가 아니라 사업적 방향과 일치해야 하고, 이를 경영자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CJ의 경우 오너는 커튼 뒤에 숨고, 직원들이 임기응변으로 대응한다는 이미지를 시장에 주고 있다. ◇ 무엇이 사회적 책임인지 다시 생각하라2012년 4월 CJ E&M가 서울시립 청소년 미디어 센터와 ‘게임문화교실 프로젝트’ 협약식을 맺었다. 올바른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사회공헌사업의 일종이라고 한다. 학부모가 게임을 이해하도록 하고 아이들 스스로 올바른 게임문화를 만들어 가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게임을 통해 가족이 소통을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고 한다. 게임을 개발 및 서비스하는 회사로서 사업에 적합한 사회공헌활동을 찾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2000년대 초반부터 불기 시작한 온라인 게임열풍은 학생들의 왕따, 폭력, 자살, 학습부진 등의 결과에 대해 중대한 책임이 있다. 게임은 게임일 뿐이고, 모든 게임은 문광부 산하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사전심의를 받기 때문에 기업의 책임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교육전문가, 양식 있는 어른들은 한국의 비이상적인 게임열풍이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들을 양산하고 있다고 진단한다.이런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사업이 비단 게임만의 문제일까? 물론 CJ E&M보다 더 크고, 더 폭력적인 게임을 개발 및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회사들도 많기 때문에 CJ만 비난하기 어렵다.엔씨소프트, 넥슨, 네이버, 네오위즈 같은 기업들은 정부의 IT산업 진흥정책의 일환으로 설립된 벤처기업이지만 CJ는 삼성에서 분가한 대기업이다. 게임이 돈이 된다고 게임산업에 직접 진출한 대기업은 CJ가 유일하다. 국가의 경쟁력은 단순히 유명한 기업 몇 개, 높은 GNP(혹은 GDP), 국방력 등만으로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중∙장년의 능력보다 젊은이들의 건건한 사고능력, 바른 생활태도가 국가의 미래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에 해당된다.우리 학생들이 백해무익한 게임에 중독되어 학습을 등한시 하고,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분하지 못해 폭력적 사고와 일탈행동을 지속한다면 사회는 병들고 국가는 망해가게 될 것이다.현재 게임산업이 외화벌이와 국내 고용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하고 ‘one-source multi-use’의 활용도가 높은 미래산업이라고 치켜세우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CJ가 거대자본을 무기로 시장을 장악하고 시장의 순기능을 왜곡한다면 영화산업처럼 역기능이 양산될 것이다. 정부의 적절한 대책도 요구되지만, 기업도 사회적 책임관점에서 어떤 사업을 해야 하는지,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만들지 말아야 하는지 자문해야 한다.글로벌 기업들이 왜 ‘주주가치의 극대화’라는 경영전략을 포기하고 ‘상생의 기업문화’를 채택하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왜 유독 한국에는 존경 받는 기업이 없고, 100년 가는 기업이 드문지 이유를 알면 기업의 어떤 기업문화를 창안하고 유지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돈이 된다고, 한때 유행한다고, 남들도 다 하는 사업이라고 기업의 수준과 사회적 책임에 맞지 않는 사업을 해서는 안된다. 현재의 사업다각화와 사회적 책임활동만으로 장기적으로 생존,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CJ도 이재현 회장을 필두로 해 사회적 책임을 다시 한번 더 고민해 삼성도 이루지 못한 존경 받는 기업의 기반을 구축하기를 기대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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