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디아스포라] 31. 해외 입양 관련 다양한 이슈 ... 친부모 찾기 등 지원정책 도입 시급
해외 입양은 국가 폭력이자 입양아의 정체성 혼란 초래... 한인 디아스포라에 편입해 체계적인 정체성 제고 요망
민진규 대기자
2026-09-16 오후 3:32:32
1998년 10월 김대중정부는 해외 입양인 23명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조국이 가난해서 해외 입양을 보냈다는 것을 사과했다. 노무현정부의 보건복지부는 해외 입양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2022년 진보 정부에서 보수 정부로 정권이 바뀐 이후에도 해외 입양은 유지되고 있다. 오히려 보수 정부는 진보 정부에 비해 해외입양에 대해 관심이 적은 편이다.

가난한 국가에서 태어나고 부모에게서 버림받았다는 죄로 해외로 보내진 입양아는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만들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성은 많다.


▲ 중앙아시아 한글학교에 참여한 사람들 [출처=재외동포청]


◇ 해외 입양은 국가 폭력이자 입양아의 정체성 혼란 초래...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정책 대응 시급

일반적으로 해외 입양은 본인이 자발적으로 주거지를 옮기는 해외 이주와는 다르다. 해외 이주는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장소, 시기, 절차와 방법 등을 결정할 수 있지만 입양은 입양기관이 입양가정과 협의해 결정하므로 입양아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일부 전문가는 해외 입양도 이민의 한 사례에 속하며 비자발적인 이민이라고 본다, 일반 이민은 자신의 의사에 따라 결정할 수 있지만 해외 입양은 강제적으로 정해진 국가, 지역, 시기 등을 통보받는다.

해외 입양은 입양아의 강제 격리와 강제 접합, 입양아의 정체성 혼란. 입양아에 대한 가정·학교·사회폭력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입양아의 강제 격리와 강제 접합은 태어난 환경과 성장 환경이 완전하게 달라짐으로써 발생한다. 한국은 해외 입양아가 주로 보내지는 미국이나 유럽 국가와 언어, 사회시스템, 주류 인종·민족이 완전하게 다르다.

인종만 보더라도 황인종인 한국과 달리 입양국 모두 백인이 주류 인종이다. 입양아가 성장하면서 자신은 입양 부모와 다른 피부색을 가졌다는 것에 혼란을 느끼게 된다.

강제 접합은 해외 입양아뿐만 아니라 입양 부모에게서도 나타난다. 특히 입양아는 태어나며 귀속된 생태계로부터 강제로 격리돼 새로운 사회로 강제로 진입시키는 것은 국가 폭력으로 봐야 한다.

우리나라 정부가 해외 입양을 정부 차원에서 주도했다는 점에서 국가 폭력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한국은 단일민족주의, 순수혈통주의가 팽배해 혼혈아에 대해 배타적으로 대했다.

혼혈아 뿐 아니라 미혼모 지녀나 장애인도 사회적 편견으로 버림을 받았다. 결혼관이 보수적인 사회적 분위기로 혼외자를 냉대하기 때문이다. 장애인도 돌볼 비용이 많이 들고 치료 방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양육을 꺼리는 편이다.

한국 정부는 입양아동에 대한 사회복지비용이나 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입양 비용을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해외 입양을 적극 장려했다. 정부와 입양기관 모두 입양아동의 인권을 보호하기보다는 경제적 이익만 중요시한 셈이다.

다음으로 입양아의 정체성 혼란은 성장기 뿐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과소평가하기 어렵다. 해외 입양아 중 자살과 자살 시도, 알코올 중독, 약물 오남용, 마약 중독, 범죄 자행 등을 경험한 비율이 현지인에 비해 월등하게 높게 나타난다.

2000년대 들어 1970~80년대 해외로 입양된 사람들이 성인이 된 후에 친부모를 찾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한국인으로서 문화를 체험하고 정체성을 찾고자 노력하지만 정부나 입양기관 차원에서 별다른 지원이 없는 실정이다.

마지막으로 입양아에 대한 가정·학교·사회폭력 등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 한국의 가난한 부모 밑에서 어렵게 살거나 사회적 냉대를 견디기보다는 해외 중산층 가정에 입양돼 생활하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백인 중산층 가정도 이혼이나 갑작스러운 경제적 파탄으로 입양아에게 안정적이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양부모가 술이나 마약에 중독돼 자녀를 폭행하거나 버리기도 한다.

가정 뿐 아니라 학교, 사회에서 자행되는 폭력도 무자비하기는 마찬가지다. 대도시가 아닌 시골 지역에서 황인종이 소수라면 학교에서 왕따나 폭력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정규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영위함에 있어서도 인종차별 행위는 줄어들지 않는다. 언어 장벽을 극복해도 피부색이라는 편견을 넘어서는 매우 어렵다.

2000년 미국에서 ‘입양아 시민권법’이 제정되기 이전에 입양된 아이들은 양부모가 부주의로 시민권을 신청하지 않았으면 영주권만 소지하고 있다.

2024년 6월 미국 의회에 미국에 입양됐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도 시민권 없이 살아가는 입양인을 구제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2024년 기준 미국 내 무국적 한인 입양아는 1만7647명으로 조사됐다.

2025년 1월 20일 출범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입양아 중 시민권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을 전부 추방할 계획이다. 영주권자까지 포함되며 이민자 사회에 큰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 

◇ 국가 차원에서 외교·경제·사회적 지원해 입양아 삶의 질 개선 필요... 친부모 찾기 등 지원정책 도입 시급

해외 입양아는 입양된 국가의 주류 사회에 동화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자아가 확립되기 이전의 청소년기에는 모르지만 성인이 되어서 표면적인 인종차별을 경험하거나 묵시적인 사회 냉대를 겪으면 조국에 대한 원망과 함께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에서 해외 입양을 장려했기 때문에 이제 이들의 문제를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외교적, 경제적, 사회적 지원이 이뤄진다면 입양아의 삶이 개선될 가능성이 커진다.

먼저 외교적으로는 입양아가 거주하고 있는 국가에서 사회적으로 차별받지 않도록 해당 국가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2000년 이전에 입양된 한인 중 시민권이 없는 사람을 추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가 입양아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명하고 지원 방안을 찾는다면 양부모의 국가나 시민단체도 정치적 차별을 가하기 어렵다.

정치적으로 박해받는 입양인이 있다면 고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외교적 협상을 벌여야 한다. 특히 최소한 언론에 자주 보도되는 사례만이라도 해결하고자 시도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경제적으로 미성년자인 입양자를 기르고 있는 양부모나 성인이 된 입양아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이를 지원할 방안도 수립해야 한다.

입양인이 경제적으로 어려워 자녀의 학업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장학금을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6·25 전쟁 이후 국내에서 태어난 혼혈아를 적극 지원했다.

입양인이 부모를 찾기 위해 고국을 방문하고자 한다면 항공료, 체재비, 이동 경비 등을 지원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입양기관이 고의로 서류를 조작하거나 기록을 파기해 부모를 찾는 것은 매우 힘든 과정일 뿐 아니라 많은 비용이 든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입양인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설혹 입양아가 자금이 충분하다고 해도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쉽지 않다. 경찰이나 행정부가 나서면 사람 찾기가 쉬워진다.

마지막으로 사회적으로 해외 입양아가 고국에서 정체성을 찾을 수 있도록 시민단체나 일반 시민의 지원이 필요하다. 해외 입양인이 한국을 찾아 친부모 찾기, 친부모와 입양인 사이의 편지 교환을 돕기 위한 통·번역 등이 입양인이 원하는 대표적인 서비스다.

일부 시민단체가 편지를 번역해주거나 통역을 담당하는 경우가 있지만 아직 니즈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다. 한글을 잃어버린 입양아에게 글을 가르치는 봉사도 필요하다고 본다.


▲ 한인 디아스포라-역사와 미래 표지 by 민진규 교수 [출처=엠아이앤뉴스]


◇ 한인 디아스포라에 편입해 체계적인 정체성 제고 요망... 재외동포청 차원의 노력 필요

해외 입양인 단체는 우리나라 정부에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국가가 되었으므로 반인륜적인 해외 입양을 중단하라고 요구한다. 정부 차원에서 해외 입양을 폐지하자는 논의가 여러 차례 진행됐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특히 해외로 입양되는 아동의 대다수가 결혼하지 않은 미혼모에서 태어났거나 장애를 갖고 있다. 이른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한국 사회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해외 입양정책이다.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에도 복지에 대한 인식은 냉랭한 편이다. 미혼모가 입양 보내는 이유 중 하나는 양육비 부담이다. 프랑스와 같이 미혼모에 대한 양육비 제공도 제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정부가 2023년 6월 재외동포청을 설립했지만 해외 이주민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해외 입양인은 제외돼 있다. 해외 입양인도 엄연히 한인이므로 공식적으로 한인 디아스포라에 편입해야 한다. 해외 입양인도 모국과 공식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

외교부나 재외공관의 노력만으로 해외 입양인의 정체성 회복이나 불편함을 100% 해소해주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다. 해외 입양인이 국가별로 별개로 운영되고 있는 한인회나 세계한인비지니스대회를 연결할 오프라인 및 온라인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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