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
" 김준기 회장"으로 검색하여,
9 건의 기사가 검색 되었습니다.
-
동부는 본격적인 그룹으로서의 역사가 짧아 동부만의 고유한 기업문화가 자리잡고 있지 않은 상황이며, 최근 수년간 사업다각화와 혁신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가시화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경기 침체의 여파로 일부 주력계열사들의 실적 개선도 시급한 상황이다.동부의 기업문화를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기업문화 측정과 혁신도구인 ‘SWEAT Model’에 적용해 5-DNA 10-Element의 성취도, 기업문화 위험관리, 혁신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평가해 보자.◇ 5-DNA 10-Element의 성취도 분석▲ [그림 16-1. 5-DNA 10-Element 분석]동부의 기업문화를 SWEAT Model의 5-DNA 10-Element를 점수로 평가해 보면 그림1과 같다. 동부의 기업문화 성취도는 일부 목표(goal), 경영도구(methodology)의 요소(Element)를 제외하면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동부가 2000년대 들어 외부인재 영입을 통해 대대적인 경영혁신운동을 추진하면서 나름 기업문화 혁신에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그 혁신의 결과가 실제 경영성과로 나타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동부의 비전은 사업목표의 설정이 다른 대기업과 유사하다. 김준기 회장은 사업보국을 기치로 청년창업에 도전했고, 창업 초창기에 과감하게 중동의 건설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동부의 규모나 역사에 비하면 혁명에 가까운 시도였다고 보인다.하지만 이후 사업복합화와 다각화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사업영역을 주로 국내에만 국한한 것은 아쉽다. 동부 김준기 회장의 초기 도전역사를 보면 일본 교세라그룹의 가즈오 이나모리 회장이 전도하고 있는 기업가 정신에 매우 가깝다.사업의 제품은 주력사업이 철강, 전자, 농업, 건설, 에너지, 금융 등 그룹 규모에 비해 매우 다양한 사업과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시장의 경우 최근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기 전까지는 국내사업의 비중이 너무 높아 높은 점수를 줄 수가 없었다.성과의 이익은 주요 계열사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이익이 나는 계열사도 규모가 작다. 위험은 사업포트폴리오가 다양하고 적자규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지만 아직은 위험을 최소화하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을 반영했다.조직의 일은 국내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세분화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사람은 삼성, GE 등 글로벌 기업들의 성공체험을 학습하려는 노력, 내부역량강화를 위한 노력 등을 감안했지만 크게 진일보한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시스템의 경영도구는 시스템경영을 도입하려고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운영도 경영현황 속보판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동부의 경우 비전의 목표설정, 시스템의 경영도구 요소 등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획득했다.◇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전략▲ [그림 16-2.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동부가 기업문화 5-DNA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수준을 평가해 정리한 것이 그림2다. 5-DNA 10-Element를 평가한 결과를 반영하면 비전과 시스템은 관리 가능한 위험영역에 속하고 있지만 사업과 성과의 대부분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또한 동부의 경우 기업문화 요소 중 어느 것 하나 무시할 수 있는 위험에 속하지 못했다. 대기업은 대부분 최소한 한두 가지 요소는 무시할 수 있는 위험군에 속하는데 그렇지 않았다.사업에서 제품과 시장 모두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사업다각화로 제품의 확장하고 있지만 농사일을 하거나 청과물 유통시장까지 뛰어드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시장도 최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하는데, 그룹 규모나 역량에 비해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성과의 경우 이익의 규모가 작고, 위험관리를 체계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김준기 회장이 부채를 줄이기 위해 사재를 출연하는 노력은 높게 평가되지만 아직까지 사업체질을 강화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부가 채용하고 있는 혁신 전략 ▲ [그림 16-3. SWEAT Model로 분석한 동부 기업문화]SWEAT Model로 동부의 기업혁신방법을 분석해 보면 그림3과 같다. 동부의 기업혁신방법은 유럽기업이 주로 채용하는 ‘E-Type Model’을 채용하고 있으며 국내 대기업 중 LG그룹과 유사한 혁신모델을 채택하고 있다.100년 기업이 가장 많은 나라가 일본이지만, 제대로 된 규모로 오랫동안 지속되는 기업이 많은 지역은 유럽이다. 유럽에서는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영속적인 생명을 갖고 있다. 기업문화혁신모델로 ‘S-Type Model’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E-Type Model’을 추천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따라서 동부의 기업문화 혁신전략은 나쁘다고 보기 어렵다. 문제는 비전에서 시작한 기업문화 혁신노력이 조직을 성공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했다는 점이다. 삼성출신을 포함해 외부인사 영입에 적극적이었지만, 이들이 조직의 변화를 이끌었거나 성과향상에 지대한 공을 세웠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조직의 외형은 바뀌었는지 모르지만, 경영의 성과는 그리 크지 않다. 성과가 바탕이 되지 않는 사업혁신은 성공하기 어렵다. 차입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시장을 확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전략이다. 시스템에 대한 노력은 나름 좋은 평가를 받기 무난한 수준이다.동부는 아직 창업자인 김준기 회장이 이끌고 있어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기 쉬운 편이다. 기업문화 혁신을 위해서는 리더의 카리스마와 지도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창업자가 사망한 이후 2세가 혁신을 시도할 경우 성공확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프랑크푸르트선언을 계기로 혁신에 성공했지만, 현대그룹은 정몽헌 회장이 혁신을 시도하다가 실패했다.김준기 회장의 경우 자신의 성공체험에 대한 지나친 과신에 빠져들지 않고 외부 선진기업 벤치마킹이나 내부역량 강화와 같은 새로운 기업문화 혁신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동부가 기업문화 혁신노력으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계속 -
-
동부의 기업문화를 분석하면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대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김준기 회장도 해외진출을 통해 축적한 자금을 바탕으로 동부를 굴지의 그룹으로 만들 수 있었다.이때 ‘동부가 해외사업을 꾸준하게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건설사들처럼 무리한 해외사업의 후유증으로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졌거나, 아니면 글로벌 수준의 기업으로 더 크게 성장했거나, 그 결과는 전혀 달랐을 것이라 본다.◇ 기업문화 혁신의 출발점은 기업과 임직원의 비전 공유국내 대기업들은 기업의 성과를 직원들에게 배분하는데 인색하다. 대기업의 오너가 몇 퍼센트에 불과한 지분으로 그룹을 좌지우지(左之右之)하고, 성과를 독점한다는 비난을 받는다. 동부도 이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김준기 회장이 외부인사의 수혈에 큰 관심을 기울여 온 만큼 기존 인력의 훈련과 육성을 위해서도 노력했는지가 주요 이슈다. 동부보다 더 큰 기업들에서 성공체험을 한 인재들을 영입하게 위해 기울인 노력만큼 내부인재에 대해서 정성을 다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남의 떡이 더 크게 보이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조직의 리더는 매일 부딪히는 직원보다 외부인재들이 유능해 보이고, 뭔가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김준기 회장 역시 내부인재보다 영입인재를 우선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영입한 인재들이 기대보다 낮은 성과를 보이면서 이는 경영전력을 외부인재 영입과 내부역량 강화를 병행하는 쪽으로 전환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기업이 창출한 성과는 주주나 경영진의 몫으로 인정되지만 직원의 기여도도 인정해 줘야 한다. 성과의 배분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판단하면 직원들은 열심히 노력하지 않는다.기업이 이익을 계열사를 확장하거나 연구개발에 투입하는 등 장기적 관점에서 운용하고자 한다면 먼저 비전을 공유하는 방법으로 직원들을 설득해야 한다. 오너와 경영진이 비전을 일방적으로 강요해서는 안 된다. 직원들이 이해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비전을 공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임원이나 부서 책임자들이다. 일반 직원들은 기업의 비전이나 오너의 의중을 파악하기 어렵다. 중간 관리자들이 기업의 비전을 먼저 이해하고 부하 직원들에게 전파해야 한다.기업이 외부인재영입에 열을 올리면 중간관리자들조차도 기업의 비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성과가 자신들에게 공정하게 배분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장의 과실이 직원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는다면 열심히 노력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이런 기업들일수록 직원의 비윤리적인 행위가 빈발하게 발생한다. 특히 뇌물수수, 배임행위와 같은 비리행위는 후진적인 범죄행위로 직원이 기업의 비전을 이해한다면 절대로 발생하지 않는다.중간관리자나 경영진이 아무리 비전에 대해 얘기하고, 조직에 헌신하도록 요구해도 직원들이 귀담아 듣지 않는다. 자신이 공정한 대우를 받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불법행위일지라도 자신의 몫을 챙기는 것이다.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 기업문화 혁신의 출발점이다.◇ 전략은 경영진이, 전술은 직원이 수립해야 한다김준기 회장은 동부를 글로벌 기업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사업다각화와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회사 안팎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종합가전사업을 완성하기 위해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했다. 기존 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도 단행했다. 또한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동남아시아에서 제2의 창업을 준비하라’고 임직원을 독려한다.새로운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덧붙여 의도한 만큼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려면 내‧외부 이해관계자가 회사의 목표에 대해 공감을 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동부가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고 지속가능성장을 하고 싶다면 모든 이해관계자와 상생하겠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이해관계자 중 현재 동부의 상황에서 보면 임직원을 우선적으로 배려해야 한다. 경영수준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추진하는 글로벌화, 전문화, 고부가가치화 등 3대 이니셔티브도 직원들이 열정을 갖고 노력할 때 이뤄진다.동부가 3대 이니셔티브를 주장하는 것은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려는 미션(mission)을 달성하기 위해서이다.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국내에 한정된 사업구조를 세계와 세계인을 대상으로 재편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 적합한 제품을 개발하고, 세계인이 만족하는 수준으로 품질을 끌어 올려야 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개발해야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임직원들이 전문가정신을 가지고 노력할 때 가능한 일이다.글로벌화는 오너와 경영진의 의지만으로 달성 가능하지만, 전문화와 고부가가치화는 직원들이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이룰 수가 없다. 오너와 경영진이 무조건 목표를 세우고 강요한다고 직원들이 동조하지는 않는다.직원들이 스스로 노력할 수 있도록 강한 동기부여가 있어야 하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풀어줘야 한다.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은 인센티브 제공만으로 나오지 않는다. 파격적인 성과급으로 동기부여를 했던 삼성그룹조차도 혁신이 정체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기업의 성과를 직원들에게도 공평하게 배분하겠다는 태도(attitude)를 보여줘 직원을 감동시켜야 한다. 직원이 감동하면 자발적으로 노력해 전문성이 커진다. 경영진은 전략을 수립해 방향을 제시하면 직원들이 자신의 임무에 따라 전술을 구상하고 실천해야 전략을 달성할 수 있다.경영진이 전략과 전술을 모두 수립해 실천을 강요하면 직원들이 형식적으로 열심히 하는 척 시늉만 한다. 직원들로부터 전략달성을 위한 열정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스스로 전술을 수립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아직도 경영진이 전략과 전술을 고민하고 있다.◇ 윤리경영에 대해 더 큰 고민을 해야 한다최근의 자료에 따르면 동부가 윤리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부는 2001년부터 계열사별로 윤리경영을 시작했다. 윤리강령을 제정하고 임직원 행동강령과 같은 실천지침을 수립해 배포했다.단순히 계획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년 진척도를 측정한다. 임직원의 의식변화, 실천수준, 윤리적 판단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정‧보완한다. 윤리경영이 구호로만 달성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동부화재는 총 1만개가 넘는 항목으로 구성된 ‘셀프윤리가이드’를 만들어 직원들에게 지키도록 요구한다. 또한 컴플라이언스 지수를 개발해 직무윤리테스트와 준법감시활동 등에 활용한다.동부증권은 2001년 상시 모니터링시스템을 구축해 주요거래를 실시간 감시한다. 동부제철은 윤리경영 안내서를 발간해 의사결정 과정 등 업무추진에 있어 윤리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른 계열사들도 자사의 실정에 맞는 윤리경영 실천계획을 수립해 운용하고 있다.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동부 내에 윤리경영이 완벽하게 실천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국내 재계를 강타하고 있는 심각한 불법, 탈법경영 이슈에서 한발 떨어져 있긴 하지만, 동부 역시 계열사와 임직원들에게서 윤리경영에 어긋나는 행위들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임직원들에게 윤리경영 교육을 하고, 준법서약서를 쓰게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윤리경영은 리더의 윤리의식 수준이 높고, 직원들의 자발적인 의지가 강할 때만 이뤄지기 때문이다.경영진이 실적달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경영을 하면 윤리를 위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적에 따라 경영진의 임기가 정해지면 이들은 자신의 자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최근 청년들의 구직난을 미끼로 금융회사들이 약탈적 인턴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정규직 전환이 보장이 되지 않는 인턴을 뽑고, 이들에게 실적을 강요한다. 인턴의 월급은 100만원도 채 되지 않는데, 정규직에게나 요구하는 수준의 실적을 달성하도록 요구한다.실적을 강요당한 인턴들이 사채를 끌어 쓰거나 실적부담을 이기지 못해 자살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동부금융도 비슷한 인턴제도를 3기째 운영하고 있다. 동부생명의 경우에도 30명의 인턴사원 중 6명만 정규직으로 채용했다.기업이 영속적으로 성장하고 존속하려면 윤리경영을 해야 하는데, 단기적인 실적에만 치우치면 오히려 빨리 망한다. 덩치를 키우기 위한 목표에 초점을 맞췄던 기업이 망한 사례는 너무나 많다.동부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 경영을 외치고 있는데, 윤리경영도 글로벌 기업의 수준에서 접근하고 있는지 평가해 봐야 한다. 글로벌기업이 되려면 윤리경영 또한 글로벌 수준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동부가 높은 수준의 윤리경영으로 김준기 회장의 글로벌기업 도약의 꿈을 하루 빨리 달성하기를 바란다.- 끝 -
-
동부의 김준기 회장은 IMF 외환위기 이후 삼성그룹의 급성장을 보고 동부의 경영시스템을 새로 만들기로 결심하게 된다. 삼성그룹이 다른 그룹과 달리 21세기 정보화시대에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는 배경에는 국내의 다른 기업들에게는 없는 특별한 경영시스템이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김준기 회장은 잭 웰치가 이끄는 미국의 GE에 대해서도 크게 관심을 기울였는데, GE의 경우에는 TOP이 주도하는 강력한 경영혁신이 세계 최고 기업 GE를 만든 원동력이라고 결론을 내렸다.새로운 경영시스템 구축 작업은 우선 삼성출신 임직원을 영입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삼성, GE 같은 기업들의 경영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초기의 이러한 노력은 큰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결국 외부의 장점과 내부의 장점을 결합해 동부만의 기업문화를 창출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결론을 도출하게 되었다.동부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네 번째 DNA인 조직(Organization)을 일(job)과 사람(people)의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기업경쟁력의 핵심이 인재의 경쟁력이라는 인재상김준기 회장은 ‘지식정보화 시대에서는 인재의 경쟁력이 기업경쟁력’이라는 인식을 갖고 인재를 중시하고 있다. 동부의 인재상은 창의와 도전정신, 전문성, 글로벌 역량, 신뢰화합이다. 창의와 도전정신은 과거의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변화를 주도하는 인재의 특성이다.전문성은 진취적 자세로 노력해 전문지식, 프로의식, 학습능력을 말한다. 글로벌 역량은 비즈니스 마인드, 외국어 능력, 정보화 능력으로 표현된다. 신뢰와 화합은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타인과 신뢰를 형성하고 화합할 수 있도록 한다.인재가 기업의 미래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인식하에 외부전문인력의 영입에 매우 적극적이다. 2001년부터 삼성출신의 임원들을 영입했고, 2006년에는 전체 임원 중 외부인사가 60%에 달했다.2012년 말 기준으로 동부의 임원 중 외부출신은 약 50% 수준이고, 그 중에서 삼성출신이 50%라고 한다. LG, 포스코, 현대, 대림 등 관련기업에서 경험을 축적한 인재들을 집중적으로 영입했다. 이들의 성공체험이 동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고, 일부 성과도 있었다.일부에서는 그룹역사가 짧아 인재의 육성이 사업의 확장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한다. 1969년에 출범한 동부가 지금과 같은 본격적인 그룹 체제를 갖춘 것은 90년대 초반이다. 동부라는 그룹 명칭을 확정한 것도, 그룹 연수원을 만든 것도 이 시기다.국내 최고기업으로 불리는 삼성그룹, LG그룹, 현대그룹 등이 일제시대에 창업을 해 해방을 거치며 1950~1960년대에 이미 대그룹으로 자리 잡은 것과는 30~40년 가량 차이가 난다. 이렇다보니 동부는 기업확장 과정에서 늘 외부로부터 인재를 수혈할 수밖에 없었다.동부 내부에서 인재를 충분하게 육성하지 못해 새로운 사업에 맞는 인재를 찾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외부인재를 초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김준기 회장의 용인술에 대해 옹호하는 전문가도 있고, 비판하는 전문가도 있다.전자는 동부 내부에 동부가 인수한 기업이 속한 산업에 대한 경험을 가진 직원이 없기 때문에 당연하게 외부의 인재를 수혈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후자는 내부의 직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지 않으면 사기가 저하돼 장기적으로 손해라는 것이다.옹호하는 전문가의 주장이나 비판하는 전문가의 주장을 보면 한 가지 가정을 하고 있다. 외부에서 영입하고 있는 인재가 모두 능력이 있다는 가정이다.다른 대기업에서 능력이 출중해 충분한 보상을 받는데 동부로 가는 인재가 과연 몇이나 될까? 실제 동부에서 영입한 외부인재들 중에서 기대한 성과를 내고 있는 인재는 얼마나 될까?이들이 동부의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켜 동부의 기업문화가 과연 일류 기업문화로 바뀌었을까? 지난 10여 년 동안 추진한 실험이 아직도 진행 중인데, 동부의 경쟁력에 얼마나 향상되었을까?위의 질문들에 대해 명확한 답을 제시하기 어렵다. 아직 인재영입전략이 진행 중이고, 인재에 대한 정책은 최소한 10년이 지나야 평가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면 반박을 하기 곤란하기 때문이다.어찌되었건 최근의 행보를 보면 동부의 인재 영입실험도 앞으로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동부의 역사와 업력이 어느 정도 축적되면서 이제는 내부인재 육성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이제는 동부의 기업문화에 익숙하고 잘 실천할 수 있는 내부인력 양성에 더욱 주력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판단된다.◇ 조직역량과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성장유도동부가 인재개발을 위해 추진하는 3대 과제는 교육품질의 혁신, 교육인프라의 혁신, 인적 역량의 혁신이다. 3대 과제는 다른 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인재육성제도와 차이점을 찾기 어렵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할 자료도 없다.혁신이라는 용어도 정의하기가 어려운데 동부는 혁신은 ‘기업가 정신을 구현하는 수단이자 기존 자원이 부를 창출하도록 새로운 능력을 부여하는 활동’으로 정의한다. 혁신은 목표지향적이어야 하고 목표는 높고 커야 한다고 주장한다.동부의 핵심가치는 3정신과 3자세다. 3정신은 질서, 신뢰, 사랑이다. 질서는 규범과 능률의 원리로 모든 구성원이 자기의 위치를 조직의 목표를 올바르게 이해하며, 자기의 역할을 알고 일의 절차와 순서에 따라 올바르게 행동하게 만든다.신뢰는 신의와 성실의 원리로 대내적으로 공정성과 인간존중을 바탕으로 한 회사와 구성원 상호간의 신의이며, 대외적으로는 좋은 상품과 서비스의 제공으로 고객과 사회로부터의 믿음을 받는 기반이 된다.사랑은 이해와 포용의 원리로서 신뢰를 바탕으로 동료와 상사, 부하 간의 상호 이해와 믿음, 조직에 대한 강한 애착으로 조직을 결속할 수 있는 힘이 된다.3자세는 고객가치 우선, 탐구하는 자세, 솔선수범 자기관리다. 고객가치 우선은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모든 판단과 의사결정 및 업무수행에서 고객가치를 우선해 회사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자세다.탐구하는 자세는 지식정보사회에 필요한 개인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추고 조직의 변화와 혁신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높은 성과를 창출하는 자세다.솔선수범하는 자기관리는 철저한 자기관리와 주도적인 업무추진으로 항상 주위 사람들로부터 신뢰받는 모범적인 자세로,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잘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의 근본이다.다른 그룹들이 특별히 임직원의 자세에 대해 규정하지 않는 것과는 달리 동부의 3정신과 3자세는 매우 간결하고 강렬한 메시지를 전해 준다. 3정신에서 질서보다 신뢰나 사랑이 먼저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질서는 보수적인 사고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창의성과는 거리가 멀다. 3자세에서 고객가치를 가장 먼저 챙긴 것은 바람직하다. 탐구하는 자세는 기업의 인재육성 전략으로서도 개개인의 창의성을 활성화시키는 전략으로서도 적절하다.◇ 경영악화로 임직원 급여 삭감…우수인재 이탈 우려동부가 급성장하면서 부채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일부 주력계열사의 실적도 부진해 지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동부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이 다 같이 경험하고 있어 우려할 바는 아니라고 하지만 주 채권은행 조차 부채관리를 요구할 정도로 부채는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다.기업의 실적이 부진해지면 가장 먼저 선택하는 것이 비용의 절감이다. 동부도 일부 계열사들이 경영사정이 나빠지면서 임직원들의 급여를 깎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임직원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지난해 10월 핵심 계열사인 동부제철은 경영난을 이유로 전 임직원의 급여를 30%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동부제철은 2009년에도 경영난을 이유로 직원들의 급여를 삭감했다. 동부제철은 대규모 시설투자를 하면서 부채가 많이 늘었고, 영업환경도 악화되고 있어 급여삭감이라는 극약처방을 한 것으로 보인다.동부제철은 인위적으로 대규모 인원을 감축하는 대신 전 임직원들의 급여를 삭감하는 쪽을 택했다. 문제는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일률적으로 삭감했다는 것이다.철강경기의 회복이 지연되고, 경쟁력이 약화되었다면 단기적인 급여삭감보다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 위한 방편으로 급여삭감을 선택하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다.모든 직원의 급여를 일률적으로 삭감할 경우 유능한 직원들은 기업을 떠난다. 어차피 유능한 직원들은 자신의 능력으로 다른 기업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아 있는 직원들의 만족도도 급격하게 떨어진다. 경영부실의 책임이 직원들에게 그 피해가 전가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동부가 외부에서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있는 직원들부터 능력에 따라 제대로 대우해 줄 필요가 있다.2000년대 초부터 동부는 성과주의를 도입했다. 바람직한 결정이다. 개인별로 성과를 관리하고 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것은 직원들의 자기계발에 동기부여가 된다.삼성그룹도 일부 뛰어난 인재를 대상으로 파격적인 보상을 함으로써 내부의 성과경쟁을 촉발시켰다. 성과주의를 도입한 기업들이 성과측정을 위한 핵심지표(KPI)를 잘 선정하지 못해 성과주의의 폐해가 나타나고 있는 점만 보완하면 된다.- 계속 -
-
학구열이 강한 김준기 회장이 동부의 체질을 변환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시스템경영이다. 하지만 시스템경영은 최근 박근혜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창조경제와 마찬가지로 명확한 정의조차 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시스템경영을 전혀 고민하지 않는 기업에 비하면 나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동부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다섯 번째 DNA인 시스템(System)을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의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시스템경영을 비상경영전략 차원에서 접근기업문화의 혁신 DNA 중 시스템의 경영도구가 경영선진화와 시스템경영을 지향하고 있는데,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동부가 시스템경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김준기 회장은 2001년부터 시스템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동부의 주장에 의하면 시스템경영은 ‘급변하는 경영여건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미래 예측체제를 구축하는 비상 경영전략’이다. 내수위주의 사업으로 외부환경 변화에 민감하지 않지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크다.동부의 시스템경영은 스탠더드(standard)에 의한 경영계획으로도 표현된다. 개별 계열사가 스스로 생존하고 도약하기 위한 목적에서 운영된다. 경영계획을 예산제도와 연계시켜 자율경영, 책임경영을 요구하고 있다.김준기 회장도 스탠더드 경영계획을 고도화시켜 새로운 동부의 경영시스템으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내 대기업들이 경영계획을 연간단위로 세우는 것과는 달리 글로벌 기업들은 경영계획과 실적을 실시간으로 연동해 관리한다. 분기 혹은 월 단위로 분석하고 환경변화에 맞춰 경영계획을 수정한다.글로벌 기업들은 경영계획(Planning), 예산수립(Budgeting) 등의 솔루션을 도입해 스탠더드 경영계획을 운영한다. 경영계획도 그룹의 특정 부서에서 몇 달 동안 수립해 조정하지 않고, 개별 부서가 자율적으로 수립할 수 있도록 한다.동부의 스탠더드 경영계획이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 확인하지 못했지만,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러 있지 않나 추측된다. 삼성그룹이나 LG그룹도 경영계획이 유연하게 작동하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시스템경영과 위기경영과는 다른데, 동부는 비상경영전략도 스탠더드 경영계획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비상경영은 예상하지 못한 돌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위기관리전략을 말한다. 글로벌기업들은 시나리오경영이라는 말도 사용한다. 내‧외부 환경의 변화를 예측해 상황에 따라 준비된 매뉴얼을 적용해 위기를 수습하도록 한다.비상경영은 시스템경영의 일부분이라고 봐야 한다. 시스템경영이 체계적으로 운영되면 당연하게 비상경영에 대한 대비가 잘 되어 있는 것이지만, 비상경영에 대한 대비가 체계적으로 되어 있다고 해서 시스템경영이 정착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다.시스템경영은 업무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되어 있고, 권한과 책임의 배분이 업무와 연관되어 있는 기초 위에서 작동될 수 있다. 국내 어떤 대기업도 업무에 대한 정의가 체계적으로 되어 있지 못해 시스템경영을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삼성그룹은 평상시의 업무배분은 다른 그룹에 비해 체계화되어 있지만 위기관리계획은 부실하다. 삼성그룹의 기업문화를 관리의 문화라고 부르고, 관리의 삼성이라고 칭하는 이유가 있다.동부 역시 삼성의 구조조정본부(현 미래전략실)에 권한과 역할이 너무 집중되는 것은 문제라고 보고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시스템 구축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6시그마와 프로세스혁신 등 시스템 도입으로 경쟁력 강화동부는 2002년부터 6시그마와 프로세스 혁신(Process Innovation)을 추진했다. 6시그마는 무결점 운동이고, 프로세스 혁신은 업무의 합리화를 목표로 추진된다. 외부에 공개된 자료를 검토하면 동부화재가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동부화재는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2002년 보험업계 최초로 6시그마경영을 도입했다. 제조업체 위주로 도입하던 6시그마를 보험업계에 도입하려고 시도한 것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다. 동부화재는 라이벌인 삼성화재나 LIG화재에 비해 고객만족도가 높다.프로세스 혁신을 위한 노력도 추진해 각종 업무처리 절차가 개선되고 있다. 2004년부터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 Business Process Management) 툴을 개발해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업무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업무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BPM을 실시간(RTE)으로 관리하기도 한다.BPM을 6시그마와 연계시켜 기존의 6시그마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진척은 없다. BPM자체가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의 변종에 불과하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비판하는 전문가도 많다.BPM에 대한 불신이 높은 것은 IT솔루션 개발업체들이 기능적인 차원에서만 접근하기 때문이다. BPR도 혁신적인 사고이지만 국내에서 외면 받았다. 컨설팅업체들과 IT솔루션 개발업체들이 글로벌 기업의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개별 기업의 업무특성을 제대로 반영하는 데는 실패했다.또한 혁신모델로 제시한 미국기업 위주의 편향적 접근도 국내 소비자를 설득하는데 애로를 초래했다. 동부도 BPM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핵심 계열사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성과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동부가 경영시스템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지만, 이제는 동부의 기업문화에 적합한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업무프로세스를 혁신하고 관리하는 것도 외부의 시각만이 아니라 내부의 시각과 의견을 중점으로 반영해야 한다. IT계열사의 매출을 늘려주기 위한 시스템구축계획을 전면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계열사의 업무와 제품의 특성을 반영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운영매뉴얼을 정비해야 한다. 시스템구축보다 운영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영현황 속보판을 운영하지만 미래 예측정보가 부족비상경영을 시스템경영으로 인식하고 있는 동부는 경영현황 속보판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경영현황 속보판은 이미 도입한 시스템에서 관리하고 있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 주는 시스템이다. 과거 글로벌 컨설팅업체들이 제안하던 ‘War Room Board’나 ‘Cockpit System’과 유사한 개념이다.‘War Room Board’는 전장의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기 위해 상황실에 설치하는 현황판이다. ‘Cockpit System’도 비행기 조종석 계기판처럼 기업의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통제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을 말한다.동부의 경영현황 속보판은 전사적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고객관계관리(CRM), 프로세스개선관리(BPM), 기업정보포털(EIP), 전략경영관리(SEM) 등의 정보를 전부 관리한다. 경영진이 기업 현장의 상황뿐만 아니라 외부 공급망, 고객의 상황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문제는 경영현황 속보판에서 관리하는 정보가 기업의 과거와 현재만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기업의 경영자는 과거나 현재의 정보보다는 미래의 예측정보를 활용해야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현황정보가 필요한 것은 현장책임자나 실무자이지, 경영자가 아니다.현재 기업 경영정보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점이 경영자가 원하는 미래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동부에서 말하는 스탠더드 경영계획도 기존의 관리자형 예산계획이 가진 단기 실적 위주의 경영을 극복하기 위해 나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경영자는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예측하고 투자의 규모나 가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과거의 데이터는 참고는 되지만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경영자는 자신의 감이나 과거의 성공경험에 의존해 의사결정을 하는데, 적중확률이 계속 낮아진다.김준기 회장이 과거 산업화 시대에 국내시장을 예측하며 내린 의사결정은 대부분 적중했지만,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글로벌 시장을 전망하고 내린 의사결정이 과거처럼 그대로 적중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동부제철은 원료독립을 내세우며 열연강판분야로 업스트림을 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투자가 막 끝난 시점에서 글로벌 철강 불황에 맞닥뜨렸다.동부하이텍도 실적이 조금 호전되고는 있지만 장기 성장전만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반도체사업이 미래수종사업이기는 하지만 동부하이텍이 계속 성장해 나가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할지 의문이다.동부라이텍의 경우에는 LED사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예측하지 못해 해외수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실패한 M&A로 봐야 한다.동부대우전자도 종합가전사업을 하기 위해 인수했지만 국내에서 시장을 재탈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백색가전사업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하고 중국, 인도 등 신흥공업국과의 기술격차도 크지 않아 앞으로 동부 내의 비메모리 시스템반도체부문과의 시너지 발휘에 성패가 달려있다.시스템경영을 강조하지 않더라고 경영진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경영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아무리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해서 정보를 관리해도 모두 과거의 데이터에 불과해 경영진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현장의 단순한 데이터를 취합해 제공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경영진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미래의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정보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계속 -
-
건설회사에서 시작한 동부는 금융, 철강, 에너지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성장했다. 최근에는 농업, 물류, 전자 등의 사업까지 진출하면서 종합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하지만 동부의 사업내역을 살펴보면 그룹 규모에 비해 사업군이 너무 많다는 평가를 내리는 전문가들이 많다. 동부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두 번째 DNA인 사업(Business)을 제품(product)과 시장(market)의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건설에서 시작해 금융업 강화 후 가전으로 영역확장동부는 건설업에서 시작해 금융, 철강, 화학, 전기, 전자, 농업, 물류 등으로 확장하면서 성장했다. 동부건설은 김준기 회장이 관광산업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기대하에 종합관광 레저단지를 건설하기 위해 설립한 기업이다.1970년대 여객운송, 관광, 신용금고 등의 사업을 하다가 사우디아라비아 건설시장에 뛰어들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총 20억 달러에 달하는 수주실적은 한국의 경제규모를 감안해도 큰 편이다.1980년대 철강, 금속, 화학, 물류, 금융 등의 영역으로 다각화했다.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에 따른 것이다. 동부가 대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80년대 들어 한국자동차보험, 일신제강 등을 인수하면서였다.1990년대 들어서도 사업을 더 키웠고, 금융부문을 강화했다. 1995년 한국자동차보험의 사명을 동부화재해상보험(이하 동부화재)으로 바꿨다. 현재 동부화재는 동부금융그룹의 핵심기업이다.M&A로 성장하던 동부가 농업부문을 강화할 수 있었던 것은 1995년에 인수한 ㈜한농과 계열사덕분이다. 1953년 설립된 한국농약은 농약에서부터 종자까지 제품군을 갖고 있었다.동부가 농업부문 사업을 강화하면서 최근 몬산토의 종자사업부문까지 인수했다. ‘씨앗에서 식탁’까지라는 슬로건을 내 걸고 농산물재배, 유통, 판매에까지 뛰어들고 있다. 동부는 농업뿐만 아니라 바이오, 임업 등으로 진출해 한국의 대표농업기업이 되려는 야심을 갖고 있다.동부가 한 단계 도약을 위해 추진하는 미래사업이 전기와 전자다. 동부는 1997년 동부전자를 설립해 반도체사업에 뛰어 들었다.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동부전자는 직접생산보다는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로 전환했지만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2001년 아남반도체 부천공장을 인수하고 영업을 강화하면서 실적이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2011년 화우테크놀로지를 인수해 동부라이텍, 알티반도체를 인수해 동부LED로 사명을 바꾸었다. 동부LED는 LCD의 백라이트유닛(BLU)과 조명용 LED를 생산하고, 동부라이텍은 LED조명 완제품을 생산한다.2013년 대우전자를 인수하면서 메이저 가전기업을 가진 그룹으로서 꿈을 꾸고 있다. 로봇, LED, 전자재료, IT 등의 계열사와 대우전자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일각에서는 공룡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버티고 있는 국내 가전시장에서 동부대우전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우려에 대해 동부는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에 주력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향하는 고급·고사양 제품보다는 저가의 보급형 제품위주로 국내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한다.동부는 지속가능성장을 통해 100년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사업을 7가지 영역으로 구분하고 있다. 7대 사업분야는 철강/금속/화학, 농업/건강/유통, 전자/IT/반도체, 건설/에너지/부동산, 물류/여객/콘텐츠, 보험/증권/은행 등이다.사업분야를 보면 종합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췄지만 분야간 시너지가 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그룹의 규모와 실적에 비해 너무 많은 사업군을 갖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토마토농사 등 유리온실사업까지 벌여 비난 자초동부는 80년대 영남화학을 인수하면서 농업분야에 발을 디뎠다. 90년대 들어 한농을 인수하였으며, 이후 동화청과, 세실, 동호제약, 가야농장, 몬산토코리아 등 적극적인 M&A를 진행하고 있다.동화청과는 농산물 유통회사이고, 가야농장은 음료제조회사다. 농업부문의 대표회사인 동부팜한농은 국내 1위의 농약제조업체이고, 제2위의 비료제조업체다.2012년 몬산토코리아의 종자부문을 인수하면서 종자시장에서도 주요 사업자로 떠올랐다. 동부팜한농의 국내 종자시장 점유율은 20%대 중·후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김준기 회장은 국내 농업이 후진적인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해 농업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몬산토의 종자사업 인수도 종자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이다.그는 종자는 농업의 반도체로서 농업경쟁력을 좌우하는 근간이라고 생각한다. 농업이 단순한 1차 산업에 머물러 있는데, 미래형 6차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농촌이 살아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미래형 6차 산업은 1차인 농업에 농산물 가공인 2차 산업, 체험형 농촌활동 서비스인 3차 산업까지 포함한다.하지만 동부의 농업에 대한 애정이 지나쳐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농민들에게 농약, 종자, 농자재까지 팔고 있는 동부가 대규모 유리온실을 지어 파프리카, 토마토 농사를 하면서 농민과 농민단체의 반발이 거세다.충남 논산에서 파프리카 농사를 짓던 시설에 폐기물을 무단 방치해 과태료를 부과 받기도 했다.동부는 경기도 화성지역에 동양 최대 규모의 유리온실을 지어 토마토를 재배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가 포기했다. 유리온실은 이미 완공된 이후다. 국내와 다른 품종의 토마토를 재배해 전량 해외에 수출하겠다고 말했지만 농민단체를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동부는 청과물유통도 직접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농민단체나 농협이 하던 농산물 유통이나 청과물 유통사업에 대기업이 뛰어드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대기업이 후진적인 농산물유통시장을 선진화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국민정서를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동부가 중견그룹일 때는 농산물유통사업을 해도 무방하지만, 대기업이 된 이상 그룹의 위상에 적합한 사업을 해야 한다. 기존에 하던 사업이더라도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민주화가 화두가 되고 있는데 대기업의 골목상권침범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주로 유통대기업인 롯데그룹, CJ그룹 등이 비난의 대상이 되었지만 동부도 포함된 것이다.롯데그룹과 CJ, 일부 프랜차이즈 대기업이 여론의 질타를 받는 사이 동부의 사업은 조용하게 수습되었다. 대규모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대기업이 농업부문까지 진출한 것은 문제가 있다. 유리온실 사업에서는 철수했지만 동부가 벌이고 있는 농업부문 사업도 독과점, 중소기업업종 침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 유럽,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으로 활발하게 진출동부는 그룹의 규모나 위상에 비해 해외사업이 부진하다. 창업기인 1970년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설사업을 한 것을 제외하면 국내사업에만 매진했다.사업 복합화에 주력하다보니 해외사업을 벌일 여력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도 이유에 해당된다. 2000년대 들어 동부그룹도 개별 계열사별로 해외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계열사들의 해외사업 추진전략과 대상 지역은 매우 다양하다.가장 활발하게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계열사는 동부화재다. 미국시장에 이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신흥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 미국은 괌, 하와이, 캘리포니아, 뉴욕 등지에서 활발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중국에 진출하려고 시도했지만 중국정부의 규제가 까다로워 고심 중이다.라오스에는 현지기업과 공동으로 진출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동부라이텍은 LED조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어 국내사업이 어렵자 해외진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동부제철도 태국에 칼라강판공장을 설립하고, 멕시코 등으로 수출을 늘리고 있다.2013년 1월 인수한 동부대우전자도 중남미, 남미 등의 시장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80%를 해외수출로 달성하고 있다. 멕시코, 파나마, 칠레,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베네수엘라 등에 현지법인과 지사를 두고 있다.중남미 시장은 6억이 넘는 인구와 경제발전으로 급성장하고 있어 세계 가전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성과가 나타나 전자레인지, 세탁기, 양문형냉장고등이 일부 남미 국가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하지만 여전히 동부의 글로벌화는 갈 길이 멀다. 동부제철은 해외 생산·판매 네트워크가 아직 취약한 실정이고 동부건설 역시 해외 플랜트 공사 실적이 전무하다. 동부라이텍의 LED조명사업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동부라이텍이 2009년 이후 이어오던 적자에서 2012년 흑자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미래는 불투명하다. LED조명산업 자체가 오스람, GE 등 글로벌기업들이 특허권을 독점하고 기술진입장벽도 낮아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동부하이텍도 미국, 유럽 등지로 아날로그반도체사업을 확장하고자 하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계속 -
-
청년창업으로 대규모 그룹을 일군 김준기 회장의 글로벌경영전략이 순항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과감한 M&A를 바탕으로 그룹을 키워왔지만 일부 계열사의 실적이 부진하고, 과도한 차입금으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이 매우 높다. 동부익스프레스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것처럼 보다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시급한 상황이다.동부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세 번째 DNA인 성과(Performance)를 이익(profit)과 위험+(risk)의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일부 계열사 매출과 이익 늘어나면서 적자 탈출 안간힘동부의 가장 큰 부실은 동부하이텍과 동부제철에서 발생하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김준기 회장이 반도체 사업을 위해 야심차게 시작한 사업이지만 1997년 IMF외환위기로 충격을 받았고, 아남반도체를 인수해 규모를 키웠지만 실적은 개선되지 않았다.시스템반도체의 수탁생산업체로서 경쟁력을 확보기도 전에 다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되었다. 김준기 회장이 2008년 동부하이텍을 살리기 위해 사재 3500억 원을 출연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한 결과 한때 1조5000억원대에 달했던 부채를 6000억원대로 줄였다.특화제품인 아날로그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개발과 판로 확대가 이루어지면서 매출액이 늘고 영업손실이 크게 줄어드는데 성공했다. 올해 2분기에 123억원의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동부제철은 2009년 1조5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에 전기로 제철공장을 세웠다. 2010년 이후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이자부담 탓에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순손실을 내왔다.하지만 올 들어 국제 고철 가격이 안정되고 조업기술 개선이 이뤄지면서 점차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43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3배 가량 늘었다.2011년 인수한 동부라이텍과 동부LED도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 동부라이텍은 미국, 독일 등지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영국에 대규모 수출이 성사되면서 2012년 44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09년 이후 3년 만에 흑자로 전환된 것이다.동부LED는 여전히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실적이 저조했지만, 동부대우전자 인수로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동부의 LED조명 사업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하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기술력과 품질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건설업 부진으로 경영이 어려운 동부건설도 석탄화력발전, 물처리, 폐기물, 도로운영 등 신규사업에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사업의 경우 당진, 강릉 등지에 총 3300메가와트 규모의 민자발전소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발전소 건설을 통한 시공 수익에 덧붙여 향후 발전소 운영수익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동부대우전자도 2017년까지 매출목표를 5조원으로 잡았다.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에서 에어컨, TV, 청소기 등의 제품 생산을 재개해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동부하이텍, 동부LED, 동부라이텍 등 관련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동부대우전자의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하지만 낙관적인 전망과는 달리 동부대우전자가 매출과 영업이익을 확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과거 가전 빅3의 옛 영화를 되살리려면 기술 개발, 신제품 출시 등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 재무구조 악화로 우량계열사 지분 매각 나서동부의 부채비율은 250%대로 매우 높은 편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부채규모를 축소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김준기 회장은 재무구조개선보다는 계열사를 늘리는 데 치중해 왔다. 이 과정에서 동부와 같은 대기업이 추진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소규모 기업이나 사업을 늘리기도 했다.가령, 농업분야의 경우 동부는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단행했다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토마토 농사를 짓고, 청과물 공판장을 인수해 경영하는 것이 동부와 같은 대기업이 해야 하는 사업은 아니기 때문이다.어찌되었건 동부의 주요 계열사 모두 막대한 부채와 영업손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많은 부채를 지고 있는 기업은 동부제철로 2013년 6월 말 기준으로 3조6000억원에 달한다. 동부제철의 2013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182억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2012년 상반기 42억원에서 140억원이 개선된 것은 위안이다.다음으로 부채가 많은 기업은 동부건설로 2012년 6월 말 기준으로 2조3000억 원이다. 상반기 동부건설의 영업이익은 630억 원이다. 동부건설의 부채비율은 500% 수준으로 매우 높고, 아파트분양사업도 부진하다.동부건설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자회사인 동부익스프레스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본입찰 과정에 큐캐피탈 파트너스 등 4곳의 인수후보가 참여하는 등 지분매각작업이 한창이다.동부익스프레스는 물류 전문 업체로 화물운송과 여객운송 사업을 하고 있다. 물류 사업은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에 속해 있지만 성장잠재력이 여전히 높다.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매각작업과 동자동 오피스 빌딩 매각이 성공하면 대주주인 동부건설에 재무구조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된다.동부하이텍도 2013년 상반기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51억원으로 적자를 모면했지만 당기 순이익은 73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동부하이텍의 빚도 9200억원으로 작지 않은 규모다.적자를 내지는 않고 있지만 동부팜한농과 동부씨엔아이도 부채가 8000억원과 4000억원 규모로 적지 않다. 동부팜한농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594억 원에 달해 부채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동부씨앤아이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불과 46억 원으로 영업이익으로는 이자도 갚기 어려운 지경이다. 동부팜한농의 이익도 농약과 종자사업의 독과점으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무한정 늘리기는 어렵다.◇ 불황기 대규모 투자 강행, 경제성 의문동부의 경영내용을 보면 경제 위기 상황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다소 위험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동부하이텍도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업체로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M&A와 시설투자를 늘리고 있다.대만과 중국업체들이 일본기업과 협력하면서 시스템반도체 산업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어 삼성전자조차 시스템반도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동부제철도 세계적으로 철강 공급과잉 현상이 예측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설비투자를 했다. 무리한 투자는 부채로 남았고, 영업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동부의 농업관련 사업전략도 이해하기 어렵다. 농부팜한농이 몬산토 코리아의 종자사업을 인수한 것은 종자주권을 지키고, 미래산업인 바이오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김준기 회장이 한국농업의 후진성을 극복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경제성이 보장되지 않는 소규모 기업을 인수하고, 농민들의 주요 소득작물인 파프리카나 토마토의 재배까지 나서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일부 유통대기업의 중소기업 업종침해나 골목상권보다 더 나쁜 영업행위다.동부팜한농이 농약과 종자사업에서 독과점 지위를 누리고 막대한 영업이익까지 내고 있는데, 농작물 재배사업까지 진출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동부팜한농은 지난해 2002년부터 2009년까지 8년 동안 농협에 납품하는 농약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적발되었다.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시작되자 자진신고로 과징금을 면제받았지만 독과점업체의 비윤리적인 행위 자체가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다. 농촌이 어렵게 된 것은 정부의 정책실패도 원인이지만, 농약이나 농자재 등의 관련업체들의 비윤리적인 경영도 한몫 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일부 전문가들은 동부의 경영전략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준기 회장의 오랜 경영이력과 성공체험을 과소평가 하지는 않지만 최근 일련의 공격적인 신사업 진출은 우려가 된다는 것이다.동부대우전자의 인수도 종합전자사업을 하고 싶다는 김준기 회장의 오랜 꿈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가전 사업은 전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업종이기 때문에 성공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그룹의 사업역량이나 미래전망을 무시한 채 시작한 삼성자동차와 유사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제기된다.김준기 회장이 너무 오랫동안 국내 사업에 주력하느라 글로벌 시장 진출에 너무 늦게 시동을 건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 계속 -
-
동부그룹(이하 동부)는 김준기 회장이 1969년에 설립한 미륭건설이 모태다. 김준기 회장은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취직보다는 창업을 선택한 특이한 인물이다.미국을 방문한 이후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가전과 관광 등의 산업이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 사업보국(事業報國)의 일념으로 첫 출발을 했다고 한다. 동부는 국내 대기업 중 창업자가 경영을 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기업이며, 적극적인 M&A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 청년창업과 해외건설업 도전은 매우 성공적전문가들이 하는 김준기 회장의 이력에 대한 평가는 매우 대조적이다. 대학 4학년 학생의 신분으로 2400만원을 들고 사업을 시작한 도전의지를 높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모든 학생들이 취직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시절에 학생의 신분으로 창업을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요즘 정부가 창조경제를 말하면서 창업을 독려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청년 김준기를 박근혜정부의 청년창업의 성공모델로 내세우면 좋다는 생각을 한다. 김준기 회장이 취업보다는 창업을 선택해 그룹을 일궜는데, 한국 현대사에 찾아보기 힘든 사례에 해당된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교세라그룹의 가즈오 이나모리 회장과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이나모리 회장도 취업을 선택하는 대신 자신을 고용할 수 있는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그는 “기업(企業)에 관심을 갖지 말고, 기업(起業)을 하라”는 말을 한다. 이나모리 회장은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세라믹에 관심을 가졌고, 교세라를 창업해 현재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나모리 회장과 김준기 회장의 차이점은 창업자금의 조달과 후원자의 유무다. 김준기 회장은 창업하는데, 2400만원 자금을 외가로부터 지원을 받는다.김준기 회장이 창업하는데 사용한 자본금 2400만원은 매우 큰 돈이다. 요즘으로 봐도 대학생이 창업자금으로 한다고 해도 큰 돈인데, 1969년도 금전적 가치를 기준으로 보면 엄청난 거금이다.이나모리회장은 가족으로부터 창업자금을 지원받지 못했다. 첫 사업이 무모한 도전에 가까웠는데 소위 말하는 친족으로부터 벤처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다. 요즘 말로 하면 엔젤펀딩을 받은 셈이다. 다른 차이점은 후원자의 유무다. 김준기 회장이 어린 나이에 무모한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정치인 아버지의 든든한 지원도 한 몫을 했다. 그의 아버지는 7선을 한 국회의원이었고, 국회부의장까지 역임한 김진만 씨이다.주로 여당의 국회의원을 역임했기 때문에 정부와 관련된 사업에 도움을 줄 수 있었다. 현재 동부의 핵심계열사인 동부화재보험을 인수할 때나 여러 사건을 해결하는데도 유∙무형의 지원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나모리 회장은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동부보다 더 큰 그룹을 일구었다.그렇다고 김준기 회장이 이룬 업적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당시뿐만 아니라 지금도 부모의 든든한 후광에도 불구하고 창업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매우 특이한 이력을 가진 경영인이라고 볼 수 있다.그의 도전정신은 사업 초창기 중동건설시장의 진출로 이어진다. 사업진척이 신통치 않았지만, 곧바로 중동에 진출하면서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만든다.1973년에 진출해 1980년 철수할 때까지 약 20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낸다. 이 매출과 이익을 기반으로 동부는 국내사업의 체질을 강화할 수 있었다.◇ 사업보국을 주창하지만 말과 행동은 따로대기업의 창업자들이 한결같이 주창하는 단어가 ‘사업보국’이다. 김준기 회장도 “기업의 목표는 이익 극대화가 아니라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 국부를 증대시키고 일자리를 늘리는 데 있다”는 말을 자주 한다.기업이 어떤 목표를 갖고 사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적 책임이 국부증대와 일자리의 창출이라는 점을 명시한 것이다.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고, 사회가치를 존중하는 사업을 해야 하며, 사회적으로 손해가 나는 사업을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사업보국이라는 말은 일본에서 유래한 말이다. 산업보국(産業報國)이라는 말도 많이 사용하지만 모두 비슷한 의미다. 기업을 하는 것이 애국하는 지름길이고, 기업활동을 통해 나라를 부강하게 한다는 말이다. 유교적 가치관이 강한 일본에서 시작된 말이다.일본이 메이지유신 이후 국가와 천황을 우선시 하는 가치관이 사회적으로 팽배해지면서 사업보국이라는 단어도 자주 활용되기 시작했다.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패한 이후에도 일본의 화려한 영광을 되찾자는 사회적 목표에 따라 사업가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은 일치단결해 국가에 이익이 되는 활동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사회를 지배했다. 일본 식민지지배를 받던 당시의 조선 경영인이나, 일본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온 경영인 모두 일본의 사업보국 사상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도 사업보국을 강조했다. 다른 그룹의 경영자들도 사업보국이라는 용어가 주는 힘을 알고 있어 자주 활용한다.사회적으로 경영자와 기업이 사익보다는 공익을 중요시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종업원에게는 기업에 대한 충성심, 소비자에게는 제품에 대한 로열티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사회적 가치나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만큼 확실한 마케팅 전략은 없다. 사업보국이라는 말을 애용하지만 실제 행동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극단적인 사익을 추구한 금융자본이 주범이고, 한국의 부동산 거품과 부채문제도 금융기관과 대기업의 탐욕에서 비롯되었다. 무능한 정부의 책임도 작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기업부문에서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 대기업 총수들이 사업보국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다면 작금의 한국경제에서 나타나는 대기업 병폐는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납품가 후려치기, 불공적 계약, 조삼모사 마케팅, 환경문제, 근로자 인권보호, 노조탄압 등의 문제는 없어야 한다.김준기 회장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대기업 총수들이 사업보국이라는 말을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치인들이 항상 국민을 위한다는 말을 하는 것과 동일하다. 과거에는 말과 행동이 달라도 변명과 사과로 일관하면 일시적인 부정여론을 무마할 수 있었지만 국민들이 똑똑해지고,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임기응변이 불가능해지고 있다. 이제 기업가들도 사업보국을 하려면 말과 행동이 일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정작 사회와 국가를 위한다고 하면서 탈세를 하고, 배임과 횡령을 한다. 기업 구성원과 소비자에게 진심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가 없다. 2004년 김준기 회장도 동부건설 주식을 헐 값으로 매각한 배임혐의로 유죄선고를 받았다가 2010년 특별 사면되었다. ◇ 사업에만 몰두하며 현장을 지키는 경영인이라는 평가한국경영자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골프와 술 접대다. 중소기업을 하든, 대기업을 경영하든 골프와 접대를 하지 않으면서 기업을 경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벤처기업의 경영자도 기술개발보다는 정책자금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골프장에 살다시피 한다.연구실에서 기술개발을 하는 벤처기업은 아무리 기술력이 좋아도 투자를 받기 어렵다. 대부분 기술개발을 뒷전이고 골프접대로 사업을 하는 벤처기업들이 많았는데, 전부 망했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영자가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 김준기 회장은 재벌총수들의 모임인 전경련이나 기타 경영자 모임보다는 기업경영에 더 충실 하려고 노력한다. 골프도 거의 치지 않는다고 한다.대부분의 경영자들이 각종 모임에 나가는 것은 시장정보수집보다는 자기과시가 목적이다. 골프나 모임을 통해 인맥을 구축한다고 하지만 실제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부정한 청탁이나 탈법행위의 온상이 되는 것이 이러한 유형의 모임이다.다른 유형의 과시성 행사는 대규모 수행이다. 대기업 총수가 해외로 출국하거나 출국할 때 계열사 임원들이 대규모로 공항에 나가는 것이 관례화되어 있다.다른 대기업보다 얼마나 더 많은 임원을 동원할 수 있느냐가 권위를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높은 연봉을 받으며 업무에 바쁜 임원들이 단지 인사를 하기 위해 공항에 줄지어 서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정치인들의 나쁜 행동을 보고 배운 것이다. 해외출장도 마찬가지다. 대규모 수행원을 거느리고 해외에 나가는 것도 허례허식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대기업보다 몇 배나 큰 글로벌 기업의 회장도 수행원 없이 해외출장을 다닌다. 세계 1위의 IT기업인 구글의 회장도 서류가방을 직접 들고 출장을 다닌다.김준기 회장은 다른 대기업의 회장들과는 달리 해외출장을 갈 때 가급적이면 수행비서도 데리고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 다른 대기업 회장들과 또 다른 점은 공부도 열심히 한다고 한다. 다양한 분야에 관한 책을 읽고, 임직원들과도 직접 토론을 한다. 대기업 계열사 임원만 되어도 과거의 경험만 얘기하고 권위적인 태도로 보고만 받는 것과 대조적이라는 것이다.동부가 영위하는 사업영역에 대해서도 실무직원 못지 않은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것도 김준기 회장의 장점이라고 한다. 아직 나이가 상대적으로 젊은 편이고, 본인이 직접 사업을 구상하고 펼쳤던 경험이 있는 창업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계속 -
-
동부는 1969년 창립한 이해 단기간에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건설에서 시작했지만 다른 대기업처럼 문어발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막대한 부채에도 불구하고 거침없는 M&A를 하면서 김준기 회장의 사업판단능력이 약해진 것은 아닌지 의심을 받고 있다.동부의 미래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동부가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지, 실제 이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동부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첫 번째 DNA인 비전(Vision)을 목표(goal)와 책임(responsibility)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동부의 비전과 미션은 사업보국과 연결동부의 비전(Vision)은 ‘An Excellent Global Company’이다. 의미는 우수 글로벌기업인데, 동부가 하는 사업이 세계적이 되어 인류에 기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미션(Mission)은 ‘동부가 기업가정신과 혁신으로 동부가 참여하는 모든 사업에서 글로벌 전문기업이 되어 가장 높은 이익률과 성장률을 만들어내고, 경영의 모든 면에서 지속적으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된다’이다. 미션에 관련된 3대 이니셔티브는 ‘글로벌화, 전문화, 고부가가치화’로서 비전과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방향, 선제, 정책을 포함하는 개념이다.글로벌화는 글로벌 역량을 확보해 세계인,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치열한 글로벌경쟁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경영이 필수라고 판단한 것이다. 전문화는 어떤 산업영역이던 1위 업체가 시장을 독식하기 때문에 사업을 영위하는 업종에서 세계 최고, 전문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를 해야 한다.하나의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전문영역을 확보하게 되면 파생 제품이나 서비스로 확대해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다. 전문화의 주체는 사람이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의 유치와 육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 고부가가치화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고기술개발, 혁신적인 경영으로 최초(the first), 최고(the best)의 제품을 만들어야 이익을 창출할 수 있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별화된 기술은 원가를 최소로 낮춰 최대의 이익을 낼 수 있도록 한다. 고성과 창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할 기반역량을 최고인재, 앞선 제도, 고객중심, 기술중시 등으로 삼고 있다. 최고 인재는 경영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우수인재 및 후계자의 확보∙양성, 적재적소 인사, 구성원들의 창의적∙자율적 성과몰입을 위한 제도 및 조직운영, 철저한 윤리경영 등의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앞선 제도는 업무처리 절차나 방법을 개선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선진기업의 새롭고 혁신적이며 선진화된 제도를 도입해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고객중심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할 때 회사의 이익이 창출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최고의 질과 최저 가격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모든 업무가 고객중심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혁신과 마케팅을 수행한다. 기술중시는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건이다. 기술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건설, 물류, 금융, 디자인, 소프트웨어 등의 영역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기술을 중시하는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고, 전문화된 기술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삼성 따라잡기에서 자생적 혁신목표 설정김준기 회장은 2000년대 초부터 현대그룹을 제치고 국내 최고기업으로 부상한 삼성그룹(이하 삼성)을 배우기 위해 삼성맨들을 대거 영입했다. 소위 말하는‘삼성 따라잡기’의 일환이다. 삼성이 삼성전자를 필두로 IT경제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삼성만의 기업문화가 혁신의 핵심이라고 판단한 것이다.시스템경영의 전도사로 불리던 삼성 SDS사장이었던 이명환 씨를 영입해 시스템경영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삼성조차도 시스템경영이 확립되어 있지 않았고, 시스템경영에 대한 용어 정의조차 하지 못하면서 시스템경영은 표류하였다. 삼성으로부터 배우자는 운동은 목표설정은 명확했지만 방법은 적합하지 않았다고 본다. 삼성과 동부의 기업문화가 확연하게 차이가 나고, 사업구조도 다르기 때문이다.삼성이 장기간의 정치권 및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사업적인 특혜를 받았던 것인데, 동부는 그런 관계가 전혀 없다. 삼성 출신들이 동부와 와서 삼성에서만큼 성과가 나지 않았다.삼성의 명함을 들고, 과천 정부청사를 방문할 때와 동부의 명함을 들고 갈 때는 확연하게 차이가 있었다. 본인들조차도 자신의 능력 때문에 지원이 잘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오판이었던 것이다.또한 기업문화의 차이도 삼성식의 경영기법을 도입하는데 장애물이 되었다. 삼성에서 영입한 직원들이 엘리트의식에 배여 동부의 기존 직원과 괴리된 것도 불협화음을 키웠다. 김준기 회장이 외부의 용병들을 우대하자 기존 직원들의 불평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기존 직원들은 삼성출신들이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방관자의 자세로 비협조적이 되면서 성과도 나지 않았다. 용병들이 점령군 행세를 하는 것도 외부영입의 폐해 중 하나다. 선진기업의 기업문화를 벤치마킹해 배우는 것은 기존의 기업문화와의 융화 등의 문제로 쉽지 않다. 삼성을 배워서 제 2의 혁신을 하고자 했지만, 의도한 성과가 나지 않자 2007년부터 현장 실무형 인재를 위주로 조직개편을 했다. 동부가 도약하기 위한 5대 혁신과제를 선정했는데, 초고인재, 앞선 제도, 고객 중심, 기술중시, 글로벌화 등이다.2010년 이 혁신과제를 다시 정돈하면서 기반역량으로 정의했고, 글로벌화만 별도의 아젠다로 분리했다. 글로벌화를 전문화, 고부가가치화와 함께 3대 이니셔티브로 정했다. 기업경영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성장기반을 강화한다.동부가 자생적 혁신목표를 선정한 것은 매우 적절하다고 보인다. 흩어져 있던 사업을 7대 사업분야로 정돈하고 동부경영시스템을 체계화하기 위한 노력을 한 것이다.선진기업을 모방하는 자사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해 단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외부에서 유능한 인사 몇 명 영입한다고 곧바로 선진경영이 되는 것은 아니다. ◇ 도전적 목표설정으로 책임경영 주문동부의 각종 자료를 보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명확한 그룹의 목표가 없다는 것이다. 하루하루 열심히 노력하면 자연스럽게 좋은 실적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강한 것인지, 아니면 체계적인 목표를 세울 정신적 여유가 없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기업의 목표가 명확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김준기 회장은 2007년을 동부가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한 해라고 말하지만 명확한 근거가 없다. 기존의 동부와 2007년 이후의 동부의 차이점을 찾을 수 없다. 당시 김준기 회장은 도전적인 경영목표를 세우라고 독려했다. 삼성의 따라잡기 위해서 원대한 목표를 세울 필요성이 컸기 때문이다.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달성의지를 높이고, 기업성장을 촉진시킨다고 봤다.이어 2010년 김준기 회장은 그룹 워크숍에서 “계수 위주의 관리자형 경영에서 벗어나 달성 가능한 목표를 높게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업가형 경영계획을 실천해 달라”고 말했다. 경영목표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라는 의미다. 매년 기계적으로 몇 퍼센트 성장목표를 설정하는 것으로 의미가 없고, 혁신적인 목표를 설정하라는 요구다.달성 가능한 목표라는 것도 매우 추상적인 표현이다. 개개인의 능력과 의지에 따라 달성 가능한 목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회장이나 오너는 월급쟁이 경영자에게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라고 요구하고, 경영자는 자신의 성과급이 결정되는 목표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낮추기 위해 투쟁한다. 달성 가능한 목표를 잡으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이유다.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스탠더드(standard)경영계획이다. 스탠다드경영계획은 사업가형 경영계획을 지향하는 새로운 예산제도로 각 계열사가 자기책임 하에 스스로 성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한다. 시스템에 의한 자율경영, 책임경영을 가능케 한다. 동부는 2013년 들어서도 계열사별 경영목표를 발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찾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동부익스프레스는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영업경쟁력 강화, 원가경쟁력 강화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프로세스 혁신은 업무 프로세스을 혁신하겠다는 뜻이지만 어떻게 해야 영업경쟁력과 원가경쟁력이 강화되는지는 알 수가 없다. 내부적으로는 세부추진계획을 세웠다고 하지만 특별한 내용이 있을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결국 경기불황으로 인해 매출을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비용이라도 줄여보자는 구상에 불과하다.고객가치창출을 하겠다는 것도 서비스보다는 고객비용을 줄여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전사적 프로세스 이노베이션’이라고 부르기 보다는 원가절감운동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계속 -
-
2013-03-25동부그룹(이하 동부)의 김준기 회장은 1969년 창업한 이래 1970년대 중동건설붐을 타고 건설업에서 금속, 화학, 금융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김준기 회장은 정치인 집안에서 자랐지만 정치보다는 경제에 대한 관심을 가졌고, 다른 대기업의 창업주보다 젊은 나이 때문에 대외적인 활동을 자제해 일반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그는 2000년대 들어 삼성출신 임직원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면서 인재확보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지만 인재유치성과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동부는 주요 대기업 중 창업자가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드문 기업이지만 2013년 2월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한 것을 제외하면 사업적으로 큰 변화가 없이 정체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동부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 기업동부의 계열사를 표1과 같이 철강/금속/화학, 반도체/IT/전자, 건설/에너지, 보험/증권/은행, 물류/농업, 사회공헌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표1. 동부의 주요 계열사와 평가대상]철강/금속/화학부문 계열사는 동부제철, 동부메탈, 동부특수강, 동부케미칼이 있다. 동부제철은 국내 최대의 전기로회사이고, 동부메탈은 합금철을 분야 세계 2위 기업이다. 동부특수강은 국내 최초로 냉간압조용 강선을 생산한 선재전문 철강회사다. 업계의 위상이나 영업실적 등을 고려해 어느 기업도 평가대상에는 포함되지 못했다.반도체/IT/전자부문 계열사는 대우일렉트로닉스, 동부하이텍, 동부로롯, 동부라이텍, 동부 LED, 동부CNI, 동부전자재료 등이 있다. 최근에 인수한 대우일렉트로닉스는 한때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전자와 쌍벽을 이루던 가전기업이다.동부하이텍은 아날로그반도체에 특화된 파운드리기업이다. 동부로봇은 제조기업용 로봇생산, 동부라에틱은 LED조명회사다. 동부 LED는 LED패키지 제조회사, 동부CNI는 삼성SDS와 마찬가지로 IT서비스기업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2013년 2월에 동부에 편입된 기업이지만 상징성 때문에, 동부하이텍도 동부의 주력 사업이라 평가대상에 포함시켰다.동부건설은 건설 토목, 플랜트, 주택 등 종합건설업체이고, 동부엔지니어링은 환경분야에 특화된 엔지니어링 회사다. 동부발전은 충남 당진에 국내 최초의 민간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건설/에너지부문 계열사는 동부건설, 동부엔지니어링, 동부발전 등이다. 보험/증권/은행부문 계열사는 동부화재, 동부생명, 동부증권, 동부자산운용, 동부저축은행, 동부캐피탈 등이다. 동부화재는 국내 최초의 자동차보험회사로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과 경쟁하고 있다.동부생명은 13연 연속흑자경영을 기록하고 있고, 동부증권은 종합금융투자회사다. 동부자산운용은 종합자산운용사이고, 동부저축은행은 1972년 설립된 저축은행이다. 동부캐피탈은 여신전문금융회사다. 이중 동부화재를 평가대상 기업으로 선정했다.물류/농업부문 계열사는 동부익스프레스, 동부고속, 동부택배, 동부팜한농, 동부팜흥농, 동부팜바이오텍, 동부팜세레스, 동부팜, 동부팜청과, 동부팜가야 등이다. 동부익스프레스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육/해/공 종합물류기업이다. 동부택배는 택배회사다.동부고속은 여객운송, 렌터카, 콜택시 등의 사업을 한다. 동부팜한농은 국내 최대의 종자회사고, 동부팜바이오텍은 동물약품 및 위생방역 전문회사다. 동부팜세레스는 천적곤충으로 친환경농업에 도움을 주는 회사며, 동부팜은 농산물 유통회사다. 동부팜청과는 농산물 도매법인이고, 동부팜가야는 음료기업이다.사회공헌부문 계열사는 동부문화재단, 동곡사회복지재단, 동부프로미프로농구단이 있다. 동부문화재단은 학술/교육/문화발전을 지원하는 국내 5대 장학학술재단이다. 동곡사회복지재단은 강원도 지역의 발전과 사회복지 증진에 기여한다. 동부프로미프로농구단은 프로농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물류/농업부문과 마찬가지로 평가대상에는 어느 기업도 포함시키기 않았다. ◇ 미래의 진정한 CEO를 양성하는 동부라는 슬로건 제시동부는 ‘미래의 진정한 CEO를 양성하는 동부’라는 슬로건으로 창의와 도전정신으로 미션을 달성하고 미래를 개척하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찾고 있다. 동부의 인재는 창의/도전, 전문성, 글로벌 역량, 신뢰/화합의 코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 창의/도전은 과거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변화와 미래를 선도해 갈 수 있는 창의성, 도전정신, 변화주도와 관련이 있다.전문성은 세계 최고를 향해 진취적인 자세로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데 필요한 전문지식, 프로의식, 학습능력을 말한다. 글로벌 역량은 글로벌 경쟁 속에서 기업을 이끌 수 있는 비즈니스 마인드, 외국어 능력, 정보화 능력을 말한다. 신뢰/화합은 공통의 목적달성을 위해 인간미/도덕성, 자율과 책임, 솔선수범할 수 있도록 만든다.동부의 기반역량은 고성과 창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할 조직역량을 말하며, 최고인재, 앞선 제도, 고객중심, 기술중시이다. 최고인재는 사람이 경영의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우수인재 확보/양성, 적재적소 인사 등과 관련이 있다.앞선 제도는 낡은 관행이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새롭고 혁신적이며 선진화된 제조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객중심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해 고객성공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지다. 가술중시는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기술의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설정했다.동부인의 바람직한 행동규범을 의미하는 핵심가치는 3정신과 3자세로 구성돼 있다. 3정신은 질서, 신뢰, 사랑이고, 3자세는 고객가치 우선, 탐구하는 자세, 솔선수범 자기관리다. 인사원칙은 능력주의, 적재적소, 신상필벌이다. 신상필벌의 원칙은 뚜렷한 공로나 성과를 낸 직원에게 상을 주고,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잘못을 저지른 직원은 일벌백계한다.인사제도는 합리적인 평가와 보상에 기반하고 있다. 평가는 역량평가, 성과평가, 역량가급평가로 구분해 합리적인 평가가 이뤄지도록 한다. 인사의 주체가 현장 관리자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현장중심의 인사를 실천하고 있다. 인사양성체계는 기본체계(Normal Track), 우수인재 양성을 위한 속성 양성체계(First Track)로 나눠져 있으며 차별화된 경력개발을 위해 4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Step 1은 기초능력개발단계로 사원, 대리가 해당된다.Step 2는 전문능력 개발단계로 과장, 차장이 대상으로 진행한다. Step 3는 전문능력 심화단계로 차장, 부장급이 대상이다. Step 4는 역할단계로 임원이 대상이다. 전문능력 개발/심화단계는 관리자 양성을 위한 T자형 코스와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V자형 코스로 나눠져 있다. ◇ 동부화재는 상품기획, 동부하이텍은 연구개발/생산 직무에 유리▲ [표2. 평가대상기업의 점수비교] 동부의 평가대상기업은 대우일렉트로닉스, 동부하이텍, 동부화재 등 3개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가전제품에 특화돼 있지만 삼성전자나 LG전자에 비해 매출액이나 인지도 측면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 백색가전이 사양산업이고, 중국, 동남아시사 등 후진국의 값싼 인건비에 의해 경쟁력을 급속하게 잃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동부하이텍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업체이지만 급여, 성장성의 측면에서는 대우일렉트로닉스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수익성이나 경쟁력은 약하다. 동부화재는 삼성화재, 현대해상에 이어 3위이지만, 자동차보험에서는 삼성화재에 이어 2위를 하고 있다. 급여, 수익성, 경쟁력, 브랜드 이미지 등의 차원에서 3개 회사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동부에 취직을 원하는 구직자라면 동부화재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직무는 영업관리나 보상관리보다 상품개발 부문이 전망이 좋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가전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연구개발 부문은 자기계발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동부하이텍은 연구개발과 생산 직무를 희망하는 구직자라면 관심을 가져도 좋다. 객관적으로 보면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동부는 특화된 직무나 자기계발 가능성이 높은 직무를 찾기가 어렵다. - 계속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