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2026년 9회 지방선거] 5. 강원 양구군 국민의힘 서흥원 군수··· 비공무원 출신으로 구태의연한 공약 타파 시도했지만 긍정 평가 제한적
지역 경제를 살리려 다양한 시도 추진하지만 의도한 성과 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 공무원 역량만으로 기업 유치 및 수요 맞춤형 지원은 쉽지 않아 대책 필요
박재희 기자
2024-07-12

▲ 8회 지방선거 - 강원 양구군수 서흥원 주요 공약[출처=iNIS]

양구군은 조선시대 139개 자기제작소 중에 2곳이 존재했을 정도로 백토가 유명한 지역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자연환경 보존을 위해 1년에 백토 300kg을 채취해 지역 도자 공예가들에게 배분할 정도로 지역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융성했던 도자기 문화가 자취를 감추며 양구는 세인들의 관심속에서 사라졌다. 

2011년 양구에서 발생한 군인폭행사건과 2023년 공무원 폭행사건은 양구에 대한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만들었다. 지역 내 음식점, PC방, 이발소 등에서 군인에게 일반인보다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도록 요구해 국민의 공분을 샀다. 지역 상권이 재빠르게 쇠퇴한 이유다.

2019년 12월 육군 2사단이 해체되며 춘천시, 화천군, 철원군과 마찬가지로 인구소멸 대응 뿐 아니라 지역 활성화라는 어려운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2022년 제8회 양구군 지방선거 당선자가 제시한 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ARMOR)’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 약 30년 만에 비공무원 출신 군수로 당선됐으나 공약은 부실

역대 민선 양구군수는 임경순·전창범·조인묵이다. 민선 1·2·3기 임경순은 양구군청, 강원도청 지방공무원 출신으로 관선 양구군수, 홍천군수를 지냈으며 민주자유당 소속으로 1번, 무소속으로 2번 등 3선을 역임했다.

4·5·6기 전창범은 양구면, 양구군, 강원도청 등에서 공무원으로 재직했으며 양구군 부군수를 지내 지역을 잘 아는 공무원 출신 정치인이다. 5기때 단독 출마해 당선된 전 의원은 4·5기는 한나라당, 6기는 새누리당 소속으로 당선돼 3선을 역임했다. 군수 재직 기간 제6대 한국실업역도연맹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7기 조인묵은 양구군청, 강원도 농촌진흥원, 국립경찰병원, 강원도청, 행정안전부 등을 거친 배테랑 공무원으로 정선군 부군수를 지냈다. 동해안권경제자우구역청, 강원테크노파크 등에서 근무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군수직에 출마해 당선됐다. 민선 8기때 재선에 출마했으나 서흥원에 2100여 표 차로 뒤지면서 고배를 마셨다.

공무원 출신으로 당선된 민선 1~7기 군수와 달리 비공무원 출신으로 당선된 8기 서흥원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양구군체육회 회장, 양구신협 이사장, 양구군테니스협회 회장, 양구군통합방위위원회 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양구군협의회 간사 등을 지냈다.

8기 제8회 지방선거에서 양구군수직에 초선으로 당선된 국민의힘 서흥원은 더불어민주당 조인묵, 무소속 최지붕, 무소속 김철 등과 경쟁해 승리했다. 후보자들이 제시한 대표 공약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당선된 서흥원은 △일자리 창출 및 인구증가! △희망찬 농업! 행복한 농촌! △명품교육 △관광 도시 △ 행복하고 건강한 품격 있는 노후! △장애를 뛰어넘어 살기 좋은 양구! △내실 있는 스포츠 마케팅 및 양구체육활성화 △제대군인 정착 지원 및 성공 귀농! 행복 귀촌! 등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해 낙선한 조인묵은 △희망과 비전, 미래가 있는 더 잘 사는 양구 △지역과 상생하는 쉼과 문화의 매력도시 양구 △소확행, 배움, 나눔, 배려의 행복도시 양구 △민·군·관 상생협력 모델 구축  △세대공감, 문화공감, 복지강화 등을 핵심 공약으로 발표했다. 

◇ 사회·문화 공약 65.8% vs 경제·과학기술 공약 27.1%

서흥원 군수는 10대 군정목표 38개 공약사항 85개 공약사업을 발표했다. 서 군수의 공약을 오곡밸리혁신 요소인 정치·경제·사회·문화·과학기술 등으로 구분해 보면 정치(행정)(6)·경제(산업)(23)·사회(복지)(35)·문화(교육)(21)·과학(기술)(0) 등으로 구성됐다.

사회(복지) 공약이 전체의 41.1%를 차지했으며 △경제(산업) 공약 27.1% △문화(교육) 공약 24.7% △정치(행정) 공약 7.1% △과학(기술) 공약 0.0%로 각각 집계됐다. 서 군수가 제시한 주요 공약들을 요소별로 살펴보자.

정치행정과 관련된 공약은 △친절행정 생활화, 민원응대 자체교육 △민원원스톱 운영 △깨끗한 공직문화 조성 △공무원명찰 패용 △주니어보드 대상 확대 △공감하는 소통 민원서비스 전환 등 6개다.

경제산업은 △전략적 기업유치 활동전개 △수요자 맞춤형 기업지원 △청년일자리 지원 확대 △중소기업 육성지원 확대 △소상공인 역량 강화 △자연중심 산지유통복합타운 조성사업 △농산물 홍보마케팅·유통 활성화 △귀농·창업 및 정착지원 확대 △장병들이 즐겨찾는 음식점 서비스 개선사업 등 23개다.

사회복지는 △마을소득사업확대를 통한 마을자치연금 도입 △대학생 등록금 전액 지원 △다양한 진로진학 프로그램 확대 운영 △만65세이상 어르신 무상교통 지원사업 △고령자 맞춤형 일자리 제공 △보건지소 온·오프라인 건강 케어 서비스 추진 △치매안심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확대 운영 △자립에 필요한 지속적인 교육 실시 △분만취약지 분만산부인과 지원사업 등 35개다.

문화교육은 △사계절 축제 활성화 및 대표축제 개발 △교육방식 다각화를 통한 조직역량 강화 △어린이 놀이 테마공원 조성 △로컬크리에이터 발굴 및 양성 △원도심 관광 투어 추진 △면 단위 소규모 축제 및 공연행사 △반려동물 테마공원 조성사업 △면단위 문화공간 확대 및 현대화 추진 등 21개다.

과학기술 분야 공약은 1개도 없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미래 세대 먹거리를 창조할 공약을 개발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양구군이 농촌 지역이고 청년층이 부족해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도 미래 세대에 대한 고민은 요구된다.

◇ 소상공인 역량강화 및 기업유치 등으로 경제 활성화 추진


▲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선거공약 - 8기 양구군수 공약평가 결과[출처=iNIS]



서흥원 군수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의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달성가능성은 초선으로 당선된 서흥원 군수가 4년의 임기 동안 완료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것으로 소상공인 역량강화, 사계절 축제 활성화, 전략적인 스포츠마케팅 등을 평가대상으로 선정했다. 소상공인 역량 강화는 고령화, 출생률 및 인구감소 영향으로 지역 상권이 쇠퇴하고 있기 때문에 8.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특화자원 발굴·육성한다고 지역 상권이 되살아나고 소상공인이 운영·관리할 역량을 갖추는 것도 쉽지 않다.

적절성은 공약이 강원도 양구군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지표로서 등록금 전액 지원, 음식점 서비스 개선사업, 깨끗한 공직문화를 선정했다. 등록금 전액 지원은 지역 출신 대학생에게 교육의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한다는 취지이므로 좋으나 수도권 집중화 현상으로 지역을 벗어난 사람이 지역 발전에 도움될지는 의문이다.

음식점 서비스 개선사업은 2011년 양구군 고등학생의 현역군인 폭행사건, 민간인과 군인에 대한 음식값 차별 등으로 군으로부터 신뢰를 잃으면서 나온 대책이다. 인구감소가 맞물리면서 서비스를 개선한다고 지역 상권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측정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요소로 전략적 기업유치, 농산물 홍보마케팅 등을 선정해 평가했다. 전략적 기업유치는 부족한 산업용지와 3000만 원의 적은 예산으로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가길 꺼리는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청년일자리 지원 확대는 고용을 창출할 지역 기업이 부족한 상황에서 2년간 월 200만원, 총 7.26억 원을 지원한다고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나지 않는다. 농산물 홍보마케팅은 홍보를 위해 오프라인 시설을 건축하기보다 온라인 홍보를 통해 지역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타지역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운영성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과 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수요자 맞춤형 기업 지원, 다양한 진로학원, 교육방식 다각화 등이 고려됐다. 수요자 맞춤형 기업지원은 성장단계별 수요에 맞춰 기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제품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은 지자체 역량으로 운영이 불가능한 요소다.

다양한 진로진학은 학생들의 미래설계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컨텐츠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며 교육방식 다각화 역시 기업체 교육 프로그램이 업무 전문성과 능력을 개발할 수 있으나 전문 교육 프로그램과 다양한 컨텐츠 발굴되어야 운영 가능해 성공 가능성이 낮다.

합리성은 공약이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주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며 고령자 맞춤형 일자리, 자립에 필요한 지속적인 교육 실시 등을 선정했다. 고령자 맞춤형 일자리는 고강도 일자리에 취약한 고령자에 맞는 일자리를 찾아 주는 것은 좋은 일이나 공익형보다는 시장형 일자리 제공이 바람직하다.

종합적으로 초선으로 당선된 서흥원 군수의 선거공약을 살펴본 결과 국정연이 평가하는 5가지 영역 모두 하(下) 평가를 받았다. 춘천시, 화천군, 철원군과 마찬가지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비공무원 출신으로 혁신적인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공약의 달성 목표나 추진 방안 등이 구체적이지 않았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ARMOR)=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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