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정보기관 활동] 33. 이란의 미사일 전력은 괴멸 수준이지만 치명적 보복능력은 남아...북한 미사일 발사로 본 한국 정보력 증강 이슈
반전 여론에 민감한 미국 정부는 곤혹스러워... 명분이 없는 전쟁, 이익이 명확하지 않은 전쟁, 희생이 늘어가는 전쟁을 과감하게 수행할 국가 지도자 없어
민진규 대기자
2026-03-18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외교노선이 오락가락하며 국제사회에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5개국에 군함을 파견하라고 요구했다가 번복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독일과 오스트레일리아가 선제적으로 해군을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배신감을 토로했다. 독일은 나토(NATO)의 핵심 전력이고 오스트레일리아는 오커서(AUKUS) 동맹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영국은 원칙적으로 미국과 공동 작전에 동의한 반면에 한국과 일본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전쟁을 초래했으므료 결자해지(結者解之)하라고 요구하는 중이다.

이란이 탄도 미사일과 드론을 활용해 주변 아랍국가에 무차별 공격을 가하면서 전쟁의 양상이 바뀔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란의 미사일 전력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과 의미에 대해 정리해보자.

◇ 이란의 미사일 전력은 괴멸 수준이지만 치명적 보복능력은 남아... 반전 여론에 민감한 미국 정부는 곤혹스러워

이란은 1979년 회교혁명 성공 이후 중동의 패자를 꿈꾸며 무력을 증강시켰다. 막대한 원유 매장량에도 복잡한 소수 민족으로 구성된 국민과 시아파라는 소수 이슬람 종파를 신봉하며 신정일치 정치를 펼쳤다.

1980년 이라크가 이란을 공격하며 이른바 이란-이라크 전쟁이 8년 동안 이어졌다. 양국의 국경 인근에 거주하는 쿠르드족 문제가 얽히며 전쟁이 발발됐다.미국은 이라크를 지원해 이란 혁명정부를 붕괴시키고 싶어했다.

사실상 이란의 승리로 전쟁이 종결됐지만 이란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됐다. 회교혁명 이전에 미국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유지하던 군사력은 핵심 부품 조달 중단, 신무기 구입 애로 등으로 약화됐다.

첨단 전투기나 탱크, 함정 등과 같은 재래식 무기를 확보하기 어려워지자 비대칭 전력(Asymmetric power)인 생화학무기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핵무기는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한편 이를 운반할 탄도미사일은 북한으로부터 도입했다.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중거리 및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일정 부문 성과를 냈다. 특히 러시아와 군사적 협력을 통해 현존하는 기술로 요격 자체가 불가능한 초음속 미사일(Hypersonic missile)을 완성했다고 주장한다.

첨단 전투기와 항공모함으로 무장한 미군도 이란의 비대칭 전력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일반인 관심을 가질 미사일에 관련된 이슈 몇 가지를 살펴보자.

우선 미사일의 연료는 액체 연료와 고체 연료를 구분된다. 액체 연료는 발사를 위해 연료 주입 시간이 필요하므로 적군의 탐지에 걸려들기 쉽다. 반면에 고체 연료는 이미 연료가 탑재돼 있으므로 탐지를 회피해 발사가 가능해 공격 측면에서 유리하다.

다만 고체 연료는 높은 기술력을 확보해야 제조가 가능해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등 일부 국가만 보유하고 있다. 북한이나 한국은 단거리 소형 미사일에 사용하는 고체 연료 관련 기술만 확보한 상태다.

우리나라가 인공위성을 발사하기 위해 활용하는 누리호는 액체 연료를 사용한다. 액체 연료도 장점이 많으나 은밀성과 시급성을 다투는 군사용 탄도 미사일의 특성에 부합하지 않는다.

둘째, 미사일은 발사대를 확보해야 한다. 육상에 발사대를 건설하면 평소 정찰 위성이나 항공기에 의해 탐지되므로 지하에 구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지하 격납고에 발사대와 미사일을 숨겨 탐지를 회피하고 필요시 격납고 문을 열어 발사한다. 이동 발사대와 달리 발사대를 지하에 건설하면 비용이 많이 들고 무력화되면 재건 자체가 어렵다.

발사대가 없으면 미사일을 확보해도 발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미국가 이스라엘이 이란이 보유한 미사일 발사대를 먼저 파괴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 이란이 보유한 고정식 및 이동식 발사대의 80% 이상이 파괴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이란 전역에 대한 감시망을 가동해 미사일 발사대를 추적하고 있다. 아직 기존 군사 기지가 아닌 사막이나 산악 지역의 지하에 건설한 발사대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셋째, 미사일은 드론과 달리 사이즈(size)가 크기 때문에 탐지가 용이하다. 미국은 1980년대부터 소비에트연방공화국(소련)이 개발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방공망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실전에 배치된 대표적 방공체계는 패트리어트 미사일(PAC-3)로 한국에도 여러 대가 위치해 있다. 이동식 발사대로 방공망이 필요한 지역, 예를 들면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 지역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2026년 3월 중순 한국에서 중동으로 차출 논란이 불거진 사드(THAAD)는 '고고도 지역방어체계(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의 약자로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 Corp)이 개발했다.

우리나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해 방산업체인 LIG넥스원이 제조하는 천궁(KM-SAM )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이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중동 국가에 수출돼 진가를 발휘하는 중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이란의 미사일 전력은 전쟁의 양상을 전환시킬 정도로 충분하지는 않지만 치명적인 보복능력은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은 국가의 명운을 걸고 전쟁을 수행하고 있어 민간인 희생이 발생해도 여론이 크게 나빠지지 않는다. 반면에 미국은 치솟는 전쟁 비용과 더불어 이란에서의 민간인 사망 소식에도 반전 여론이 거세지는 중이다.

미군이 베트남전쟁에서 패배한 것도 반전 시위 때문이었다. 명분이 없는 전쟁, 이익이 명확하지 않은 전쟁, 희생이 늘어가는 전쟁을 과감하게 수행할 수 있는 국가 지도자는 없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라는 점은 명확하다.


▲ 국가정보기관의 이해 - 활동영역과 개혁과제 표지 by 민진규 [출처=엠아이앤뉴스]

◇ 2006년 7월 13일 작성한 칼럼 소개... 북한 미사일 발사로 본 한국 정보력 증강 이슈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한국, 미국, 일본 국제정치는 물론 국내 정치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공화당 강경파들은 북한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군비증강의 기회를 삼고 있다.

보수주의자들은 벌써 내년도 MD(미사일 방어) 예산을 대폭 증액했다고 한다. 미국 정부는 사실상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이라크전에 대한 국민의 비판이나 부정적인 여론을 돌리려고 북한을 연일 비난하고 있다.

전 세계 언론도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조금 과장해 보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일본이 북한을 선제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해 한국 정부가 일본의 과민반응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양국 간 외교 마찰이 발생하는 형국이다.

미국 유력 일간지는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외상이 선제공격해야 한다고 강공을 한 것은 차기 총리직을 의식한 국내 여론 환기용 멘트라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 언론 플레이 용도로 치기에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협박 카드가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일본 정계 내부에서조차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그냥 엄포용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

어제 저녁 뉴스에서도 일본의 자위대가 첨단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고 해도 대북 선제공력 능력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보도가 주류를 이뤘다. 이번 미사일 발사 사태로 중국이 가장 득을 보았다는 주장이 미국에서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일본의 정보 전력 수준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통제되지 않는 북한을 설득하고 달랠 국가는 오로지 중국밖에 없다는 인식을 국제 사회에 알렸다.

중국은 미국과 일본이 연합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과정을 감시하고 결과를 정리한 정보 수준을 적나라하게 관찰했다. 미국이 북한의 군사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의존한 군사 자원은 무엇이고 어떤 전략무기가 동북아에 배치돼 있으며 실제 위기 시에 사용할 첨단 통신 및 정보 장비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관련해 많은 정보를 얻었다.

현재 대북 억지력에 대해 호언장담(豪言壯談)하고 있는 일본의 정보력도 미군에 순수하게 의존하고 있는 수준이라는 점도 밝혀졌다. 일부 전문가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미사일 발사를 통한 벼랑 끝 외교 전술을 펴는데 중국이 유도 혹은 방조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동북아에서 군사 대국을 지향하는 중국이 이 지역 방위권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세력 대결이 임박했음을 감지하고 대비하고 있다는 징조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과 미국은 직접 전쟁은 아니더라도 대리전 혹은 간접 전쟁의 형태로 충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다만 아직도 중국의 군사력은 대부분 재래식 무기로 무장돼 있을 뿐 아니라 최근 수십 년간 전쟁다운 전쟁을 해보지 않아 정확한 군사력 측정이 어렵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중국은 공군과 해군을 중심으로 첨단 무기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군은 최근 코소보 전쟁에서 추락한 미국 스텔스 전투기 잔해를 갖고 들어와서 레이더에 잡히지 않은 첨단 전투기를 개발해 일부는 실전에 배치했다고 한다.

해군은 핵잠수함을 취항하고 있으며 대양해군의 기치를 걸고 핵항공모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우주개발도 미국의 수준까지 근접했으며 위성 요격실험까지 성공했다.

무엇보다 미국은 경기침체로 예산 확보가 어려운 반면 중국은 최근 활황을 타고 있는 경제 덕분에 엄청난 자금을 군 현대화 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독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공산당의 강력한 집권도 중국의 큰 장점이다.

북한의 의도와 관계없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도가 동북아 군사 및 정치 균형에 상당한 균열을 유도하고 있다. 국내 일부 정치인과 시민이 북한의 무모한 행태를 자위권 행사이니 용기가 있느니 하는 등 잘못 해석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일본의 군사 대국화도 경계해야 하고 중국의 군사력 강화를 주시하고 한반도에 대한 과도한 간섭도 거부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군사정보 획득 능력이 낙제점이라는 사실도 극명하게 밝혀졌다. 이에 대한 철저한 보완전략을 수립하고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철없는 어린아이와 같은 객기나 왜곡된 애국심으로 미군 철수나 일본 비난 같은 행동을 하기 이전에 자주국방, 자체 정보력 확보를 위해 정부와 국민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먼저 고민하고 힘을 합쳐야 할 때다.

주변 국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지 않으면 국제 군사력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한국이 휴전선 이북의 상황을 파악하는데 미국이나 일본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위정자나 국민 모두 정보력이 국력이라는 단순한 명제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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