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전국 4개 항만공사의 통합에는 분명히 반대
획일적 통합이 아닌 상생과 협력으로 대한민국 항만 경쟁력을 완성하라!
최인수 기자
2026-07-29 오전 12:04:57

▲ 인천항만공사 본사 전경 [출처=인천항만공사]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은 2026년 7월27일 전국 4개 항만공사(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의 통합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항운노련이 발표한 성명서다.

◇ 성 명 서

획일적 통합이 아닌 상생과 협력으로 대한민국 항만 경쟁력을 완성하라!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이하 항운노련)은 정부가 추진하는 ‘해양수도 부산’ 비전에 공감한다.

그러나 최근 논의되는 전국 4개 항만공사(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의 통합에는 분명히 반대한다. 각 항만이 지역 산업과 국가 공급망 안에서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고유한 기능과 자율성을 충분한 검토 없이 하나로 흡수하는 방식은, 해양수도 부산의 완성이 아니라 대한민국 항만 전체의 경쟁력 약화로 귀결될 수 있다.

하나. 항만공사는 단순한 지방 공기업이 아니다

항만공사는 2003년 항만공사법 제정으로 도입된 제도로, 정부가 직접 운영하던 중앙집중형 항만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각 항만마다 다른 산업구조와 시장환경에 맞는 전문경영·책임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된 국가 핵심 물류 기관이다.

부산의 글로벌 허브 기능과 인천의 대중국·대북 교두보 기능, 울산의 에너지 안보 기능, 광양의 산업 공급망 기능처럼 각 항만의 역할이 다르다.

이를 하나의 잣대로 묶으면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지고 현장 대응력이 떨어져, 결과적으로 항만 경쟁력 저하와 노동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다.

단순히 공공기관 효율화를 이유로 지역 경제와 항만 경쟁력에 대한 영향 평가도 없이 조직 통합부터 추진하는 것은 항만 백년대계를 다루는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둘. 거점항만은 경쟁자가 아니라 서로 대체할 수 없는 국가 공급망의 축이다

부산항은 대한민국 수출입 물류와 글로벌 허브를 연결하는 국제 해운물류의 핵심 거점이다. 부산항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환적 경쟁력은 대한민국이 동북아 해운물류 중심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자산 가운데 하나이다.

인천항은 수도권 물류 관문이자 대중국 교역 거점항만인 동시에 향후 한반도 평화 시대를 이끌 남북경제협력의 핵심 거점항으로 대북 물류의 관문 역할을 할 유일한 항만으로 발전해 왔다.

울산항은 국내 원유·석유제품·자동차 물동량의 핵심 처리항이자 국가 에너지 수급과 석유화학 산업을 뒷받침 하는 에너지 액체벌크 특화 항만이다.

여수·광양항은 제철·석유화학·액체 화물을 비롯한 산업 원자재와 제품물류 공급망의 관문이자 국가 기간산업의 물류 심장부다.

이처럼 각 항만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경쟁자가 아니라, 저마다의 지정학적·산업적 역할을 바탕으로 상호 보완하며 서로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이 각자의 강점으로 연결될 때 대한민국 항만은 진짜 경쟁력을 갖춘다.

셋. 필요한 것은 통합이 아니라 협력이다

항운노련은 항만공사 간 협력에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해외 공동마케팅, 탄소중립 항만정책, 디지털·AI 기반 스마트항만 구축, 북극항로 대응, 항만안전 공동대응 같은 협력사업은 함께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협력은 각자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살릴 때 가장 큰 시너지를 발휘하며, 조직을 하나로 합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현장의 신속한 판단과 지역의 책임 있는 의사결정 구조가 곧 국가 물류의 안정성과 직결된다.

항운노련의 요구

이에 항운노련은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항만공사법의 입법 취지와 법적 근거, 현장의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추진 중인 4개 항만공사 강제 통합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

2. 부산 · 인천 · 울산 · 광양항의 각 항만의 특화 전략에 맞는 독립적인 운영권과 투자를 보장하라.

3. 조직 통합이 아닌 공동마케팅·항만정책·스마트항만·항만안전 등 협력사업으로 효율화를 추진하라.

4. 항만공사·노동계·지역사회·산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노사정협의체를 구성하여 항만정책을 함께 설계하라.

항운노련은 전국 항만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으로서, 항만이 특정 지역의 소유물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해양강국 전략 자산이라는인식 아래 이번 통합 논의를 지켜볼 것이다.

강한 부산항과 강한 인천항, 강한 울산항과 강한 여수·광양항이 함께 만드는 해양물류 네트워크야말로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략이다.

'하나의 거대한 항만공사'보다 '강한 네 개의 항만공사와 하나의 대한민국 공급망'이 대한민국의 미래다. 정부는 획일적 통합이 아닌 항만 간 상생과 협력의 길을 선택하기 바란다.

2026. 7. 27.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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