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지방자치평가] 색깔 없는 지역특성과 무사안일 행정의 대전, 근시안적 개발공약으로 신성장 동력 찾는 것은 불가능해(2)
세종시로 인구가 유출되면서 인구감소해 구도심의 붕괴 빨라져, 지역의 창업인프라가 부실해 우수 인재유치를 통한 신산업 발굴도 어려워
▲대전시청 전경(출처 : iNIS)
▶ 폐쇄된 공무원 네트워크로 사회 혁신의 가능성 낮아
사회 2019년 11월말 기준 대전시의 인구는 총 147만명으로 남자는 73.7만명, 여자는 73.9만명이며 여자가 많다. 10월에 비해서는 1,481명이 줄어들었는데 동구, 중국, 서구, 유성구, 대덕구 등 모든 지역의 인구가 동반 감소했다.
2015년 154.2만명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2020년 152만명으로 회복한 이후 2035년 156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입인구보다 전출인구가 많고, 고령화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예상대로 인구가 증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대전과 충남의 인구가 세종특별시로 유출되는 현상, 소위 말하는 ‘세종시의 빨대현상’이 지속되면서 인구감소는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중앙정부 이전지로 세종시가 결정된 것이 이중 삼중으로 대전시에 타격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9월 대전지법은 민원인으로부터 중고차를 뇌물로 받고 행정편의를 제공한 대전 중구 소속 공무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동년 11월에는 평소 친분이 있던 업자로부터 구청 옥상에서 뇌물을 받은 공무원이 유죄선고를 받았다. 직무와 연관성이 없고 평소 친분이 있어서 선물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2019년 6월 대전시 공무원이 근무시간에 시청 수유실에서 불법 미용시술을 받다가 발각됐다. 출장을 내고 수유실에서 속눈썹 연장 시술을 받다가 우연히 방문한 시민의 신고로 드러났다.
시술 행위자는 미용 자격증이 있었지만 영업신고가 되지 않은 장소에서 시술해 공중위생법을 위반했다. 공무원의 근무태만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지만 발각된 일탈행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죄는 직권남용죄, 직무 위배죄, 뇌물죄 등이 있는데 어느 것 하나 소홀하게 다룰 수 없다. 과거에는 공무원의 급여가 적어서 부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현재는 민간기업에 비해 낮은 것도 아니다. 공무원이 부패하는 것은 공무원 스스로 엘리트라고 인식해 민간인보다 머리가 좋아 더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자만하기 때문이다.
지역의 정치가 후진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공무원의 공직기강을 확립할 방안조차 사치스럽다. 대전시의 행정서비스 수준이 낮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중 하나가 운전자의 혼란만 초래하는 교통표지판이다.
필자는 교통표지판에 의존해 대전 판암인터체인지에서 대전역을 거쳐 한남대학교로 가는 길을 찾다가 분통이 터졌다. 표지판을 따라가다가 엉뚱한 장소로 갔다고 돌아오기를 반복했는데, 운전경력은 20년이 넘고 독도법에도 익숙해 다른 지역에서는 이런 황당한 경험을 하지 못했다.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기본이 되는 교통체계조차도 관리하지 못하는데 일반 행정이 제대로 될 리는 만무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대전도 외지에서 인구유입이 많지 않은 도시이고, 인근의 소도시에서 이주한 사람이 대부분이라 충청만의 특성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 공무원도 수십 년간 폐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혁신(innovation)을 시도할 가능성도 낮다. 사회적인 측면에서 획기적인 발전이나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 새로운 상징물을 개발하기 보다는 계룡산을 성지화하는 것이 효과적
문화 남한을 관통하는 철도와 고속도로 교차점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로 정부부처 일부가 유성으로 이전하면서 행정의 중심지로 떠오른 대전도 특색이 있는 문화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축제행사를 벌이고 있는데 대표적인 축제를 보면 대전 토토즐 페스티벌, 유성 국화전시회, 유성온천문화축제, 유성구 눈꽃축제, 생태관광페스티벌, 대전사랑 스마트앤이터일대회, 세계인 어울림 한마당, 칼국수 축제, 자운대 민군화합 페스티벌, 대청호 벚꽃축제, 견우직녀축제, 열기구축제, 태평고을 유등천 달빛음악축제, 목재문화페스티벌, 대청호 할로윈 호박축제, 아줌마대축제, 와우키즈 페스티벌, 과학기술축제, 달밤소풍축제 등이 있다.
필자도 대전에서 개최된 유성 국화전시회, 유성온천문화축제, 유성구 눈꽃축제, 대청호 벚꽃축제 등에 참석한 경험이 있다. 유성은 온천으로 유명한 지역이지만 온양온천, 수안보온천, 장호원 앙성온천 등과 비교해 차별성은 없는 편이다.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제외하면 시설이나 온천수의 품질 등은 비슷하다.
국화전시회도 다른 지역의 국화축제와 유사했지만 눈꽃축제는 특이했다. 5월에 무슨 눈꽃축제를 한다고 하는지 의아했지만 이팝나무의 흰 꽃을 눈꽃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이팝나무의 꽃을 제외하고는 다른 볼거리는 전혀 없었다. 대전에 거주하는 지인이 자주 초청하는 편인데 딱 한번 가본 이후에는 다시 가보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대전시는 엑스포공원, 월드컵경기장, 대전현충원 등이 도시를 대표하는 주요 상징물이지만 한국환경공단과 공동으로 둔산에 빗물의 자연순환과정을 엿볼 수 있는 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대전시는 삼국시대부터 백제가 축조한 다수의 산성이 있으며 고려시대의 역사적 유물도 많은 편이다. 하지만 대전하면 떠오르는 역사적 유물이나 문화재는 없다.
필자는 대전이 자랑하는 산성 중 하나인 계족산성도 여러 번 올랐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 잘 정비했다는 느낌은 들었다. 하지만 일부 구간에서 맨발로 산책해본 경험만 제외하면 단순히 야트막한 야산의 오솔길을 걸었을 뿐이다. 계룡산이나 동학사가 유명하지만 그러 그런 한국 산골짜기 어디서나 마주칠 수 있는 뒷산이나 사찰과 차이도 크지 않은 편이다.
도시의 상징물을 개발하기 위해 아직도 노력하는 대전시의 입장과는 달리 개인적으로 대전의 대표적인 상징물은 계룡산이라고 생각한다. 기(氣)가 세기로 유명한 계룡산은 전국의 도사(道士)들이 모이는 성지와 같은 곳인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 지인들과 함께 도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계룡산 아래 마을을 직접 방문했다가 크게 실망했다. 마을을 잘 정비한다고 우물을 깔끔하게 보수했는데 정작 우물물은 말라 있었다. 전형적인 전시행정의 표본으로 문화재 보수의 기본 매뉴얼조차 없이 예산만 낭비한 사례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우물은 목마른 나그네에게 음용수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깨끗한 목재로 친절하게 덮어 본연의 기능을 무력화한 보수방법에 혀를 내둘렀다.
개인적으로 유성에 위치한 구즉묵마을도 자주 방문했는데 개발된 이후에는 옛정취가 사라져 다시는 가지 않는다. 좁은 골목길을 구비구비 돌아 낡고 오래된 기와집에서 먹었던 아름다운 기억이 남아 있는데 대로변에 지어진 현대식 건물에서 마지막으로 먹었던 도토리 묵밥은 좋은 추억을 송두리째 뭉개버렸다. 지역주민은 단기적으로 개발이익을 얻었겠지만 대전시는 지역의 좋은 문화유산을 잃은 것이다.
문화재는 아마추어적인 계획으로 예산을 투입한다고 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개최하고 있는 각종 축제, 문화재적 가치도 없는 유물의 복제와 수선, 대중적 관심을 유인할 수 없는 문화유산의 관리 등도 척결해야 할 과제다. 문화재를 볼 수 있는 안목이 부족하지만 목소리가 큰 짝퉁 전문가들도 배제해야 정상적인 문화재 진흥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 청년층에게 매력적인 생활인프라와 소프트 인프라로 인재유치 해야
기술 대전시는 대덕테크노밸리를 제외하면 변변한 산업단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대전공장과 제3, 제4일반산업단지가 개발돼 있지만 주력 업종은 명확하지 않다.
일반산업단지를 돌아보면 단순 기계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대부분으로 특정 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불가능한 수준이다.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지만 로봇을 도입해 자동화, 무인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최근 대전시는 융∙복합 특수영상 콘텐츠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2010년 정부가 첨단문화산업단지를 지정한 이후 영화촬영스튜디오, 액션영상센타, 스튜디오큐브 등을 유치해 산업 기반을 확보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수영상과 관련된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특수영상 관련 장비는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해 국산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스튜디오큐브의 부지를 30년 무상 지원하지만 영상콘텐츠산업의 인프라가 수도권에 몰려있고 지역에 제작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관련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대학이나 교육시스템이 부재한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역의 문화예술계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아 정작 외지인의 잔치에 들러리나 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전시에 위치한 대학은 한국과학기술원(이하 KAIST), 충남대, 한밭대, 대전대, 우송대 등이 있다. 1972년 설립된 KAIST는 국내 과학자 육성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유능한 인재를 다수 배출했다.
실용적인 학문을 연구하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로 일반 대학과는 차별화되어 있으며 정부가 학생들의 학비와 생활비 등을 모두 지원한다. 유능한 과학자를 양성해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이다.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국가연구소, 민간연구소 등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도 우수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다. 청년층이 인재와 돈이 많이 몰리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선호하는 것이 지역인재 확보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대학 졸업생들이 대전보다는 서울 등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KAIST를 제외하면 우수한 인재를 배출할만한 수준을 갖춘 대학은 보이지 않는다. 지역의 거점 국립대 역할을 했던 충남대도 지방대학의 추락과 같이 명성을 잃은 지 오래됐다.
지역의 산업이 제대로 발전하려면 우수한 인재가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대전시는 준비가 아직 덜 됐다.
예를 들어 영상콘텐츠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지만 지역에서 인재를 육성할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이 관련 기업과 기술인력이 몰려 있는데 1,500억원들 들여 스튜디오 건물 하나 짓는다고 이들이 대전시로 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지역의 산업 클러스터개발계획 대부분이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했지만 줄줄이 좌초된 것도 생활인프라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대전시가 대덕구에 벤처기업을 대대적으로 유치 및 육성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창업을 주도하고 있는 청년층이 매력을 느껴야 하는데 지역 창업인프라는 열악한 실정이다.
지방에 위치한 창업센터를 방문해 보면 단순 임대사업자와 같고, 창업아이디어에 필요한 정보제공, 투자자금 유치, 소비시장과 연계 등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
공무원의 입장에서는 건물과 같은 하드웨어에 투자해야 성과로 인정되겠지만 창업기업은 정보, 교육, 상담, 투자금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 지원체계에 목말라 있다. 지식산업센터, 첨단기술센터, 복합 클러스터 등이라는 명칭으로 포장하고 있는 창업지원시설 대부분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패러다임과 거리가 멀다.
대전시도 진정으로 스타트업을 유치하고 육성하고자 한다면 기업지원 시스템 전반을 뜯어 고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계속 -
▲대전시청 전경(출처 : iNIS)
▶ 폐쇄된 공무원 네트워크로 사회 혁신의 가능성 낮아
사회 2019년 11월말 기준 대전시의 인구는 총 147만명으로 남자는 73.7만명, 여자는 73.9만명이며 여자가 많다. 10월에 비해서는 1,481명이 줄어들었는데 동구, 중국, 서구, 유성구, 대덕구 등 모든 지역의 인구가 동반 감소했다.
2015년 154.2만명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2020년 152만명으로 회복한 이후 2035년 156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입인구보다 전출인구가 많고, 고령화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예상대로 인구가 증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대전과 충남의 인구가 세종특별시로 유출되는 현상, 소위 말하는 ‘세종시의 빨대현상’이 지속되면서 인구감소는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중앙정부 이전지로 세종시가 결정된 것이 이중 삼중으로 대전시에 타격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9월 대전지법은 민원인으로부터 중고차를 뇌물로 받고 행정편의를 제공한 대전 중구 소속 공무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동년 11월에는 평소 친분이 있던 업자로부터 구청 옥상에서 뇌물을 받은 공무원이 유죄선고를 받았다. 직무와 연관성이 없고 평소 친분이 있어서 선물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2019년 6월 대전시 공무원이 근무시간에 시청 수유실에서 불법 미용시술을 받다가 발각됐다. 출장을 내고 수유실에서 속눈썹 연장 시술을 받다가 우연히 방문한 시민의 신고로 드러났다.
시술 행위자는 미용 자격증이 있었지만 영업신고가 되지 않은 장소에서 시술해 공중위생법을 위반했다. 공무원의 근무태만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지만 발각된 일탈행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죄는 직권남용죄, 직무 위배죄, 뇌물죄 등이 있는데 어느 것 하나 소홀하게 다룰 수 없다. 과거에는 공무원의 급여가 적어서 부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현재는 민간기업에 비해 낮은 것도 아니다. 공무원이 부패하는 것은 공무원 스스로 엘리트라고 인식해 민간인보다 머리가 좋아 더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자만하기 때문이다.
지역의 정치가 후진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공무원의 공직기강을 확립할 방안조차 사치스럽다. 대전시의 행정서비스 수준이 낮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중 하나가 운전자의 혼란만 초래하는 교통표지판이다.
필자는 교통표지판에 의존해 대전 판암인터체인지에서 대전역을 거쳐 한남대학교로 가는 길을 찾다가 분통이 터졌다. 표지판을 따라가다가 엉뚱한 장소로 갔다고 돌아오기를 반복했는데, 운전경력은 20년이 넘고 독도법에도 익숙해 다른 지역에서는 이런 황당한 경험을 하지 못했다.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기본이 되는 교통체계조차도 관리하지 못하는데 일반 행정이 제대로 될 리는 만무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대전도 외지에서 인구유입이 많지 않은 도시이고, 인근의 소도시에서 이주한 사람이 대부분이라 충청만의 특성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 공무원도 수십 년간 폐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혁신(innovation)을 시도할 가능성도 낮다. 사회적인 측면에서 획기적인 발전이나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 새로운 상징물을 개발하기 보다는 계룡산을 성지화하는 것이 효과적
문화 남한을 관통하는 철도와 고속도로 교차점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로 정부부처 일부가 유성으로 이전하면서 행정의 중심지로 떠오른 대전도 특색이 있는 문화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축제행사를 벌이고 있는데 대표적인 축제를 보면 대전 토토즐 페스티벌, 유성 국화전시회, 유성온천문화축제, 유성구 눈꽃축제, 생태관광페스티벌, 대전사랑 스마트앤이터일대회, 세계인 어울림 한마당, 칼국수 축제, 자운대 민군화합 페스티벌, 대청호 벚꽃축제, 견우직녀축제, 열기구축제, 태평고을 유등천 달빛음악축제, 목재문화페스티벌, 대청호 할로윈 호박축제, 아줌마대축제, 와우키즈 페스티벌, 과학기술축제, 달밤소풍축제 등이 있다.
필자도 대전에서 개최된 유성 국화전시회, 유성온천문화축제, 유성구 눈꽃축제, 대청호 벚꽃축제 등에 참석한 경험이 있다. 유성은 온천으로 유명한 지역이지만 온양온천, 수안보온천, 장호원 앙성온천 등과 비교해 차별성은 없는 편이다.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제외하면 시설이나 온천수의 품질 등은 비슷하다.
국화전시회도 다른 지역의 국화축제와 유사했지만 눈꽃축제는 특이했다. 5월에 무슨 눈꽃축제를 한다고 하는지 의아했지만 이팝나무의 흰 꽃을 눈꽃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이팝나무의 꽃을 제외하고는 다른 볼거리는 전혀 없었다. 대전에 거주하는 지인이 자주 초청하는 편인데 딱 한번 가본 이후에는 다시 가보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대전시는 엑스포공원, 월드컵경기장, 대전현충원 등이 도시를 대표하는 주요 상징물이지만 한국환경공단과 공동으로 둔산에 빗물의 자연순환과정을 엿볼 수 있는 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대전시는 삼국시대부터 백제가 축조한 다수의 산성이 있으며 고려시대의 역사적 유물도 많은 편이다. 하지만 대전하면 떠오르는 역사적 유물이나 문화재는 없다.
필자는 대전이 자랑하는 산성 중 하나인 계족산성도 여러 번 올랐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 잘 정비했다는 느낌은 들었다. 하지만 일부 구간에서 맨발로 산책해본 경험만 제외하면 단순히 야트막한 야산의 오솔길을 걸었을 뿐이다. 계룡산이나 동학사가 유명하지만 그러 그런 한국 산골짜기 어디서나 마주칠 수 있는 뒷산이나 사찰과 차이도 크지 않은 편이다.
도시의 상징물을 개발하기 위해 아직도 노력하는 대전시의 입장과는 달리 개인적으로 대전의 대표적인 상징물은 계룡산이라고 생각한다. 기(氣)가 세기로 유명한 계룡산은 전국의 도사(道士)들이 모이는 성지와 같은 곳인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 지인들과 함께 도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계룡산 아래 마을을 직접 방문했다가 크게 실망했다. 마을을 잘 정비한다고 우물을 깔끔하게 보수했는데 정작 우물물은 말라 있었다. 전형적인 전시행정의 표본으로 문화재 보수의 기본 매뉴얼조차 없이 예산만 낭비한 사례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우물은 목마른 나그네에게 음용수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깨끗한 목재로 친절하게 덮어 본연의 기능을 무력화한 보수방법에 혀를 내둘렀다.
개인적으로 유성에 위치한 구즉묵마을도 자주 방문했는데 개발된 이후에는 옛정취가 사라져 다시는 가지 않는다. 좁은 골목길을 구비구비 돌아 낡고 오래된 기와집에서 먹었던 아름다운 기억이 남아 있는데 대로변에 지어진 현대식 건물에서 마지막으로 먹었던 도토리 묵밥은 좋은 추억을 송두리째 뭉개버렸다. 지역주민은 단기적으로 개발이익을 얻었겠지만 대전시는 지역의 좋은 문화유산을 잃은 것이다.
문화재는 아마추어적인 계획으로 예산을 투입한다고 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개최하고 있는 각종 축제, 문화재적 가치도 없는 유물의 복제와 수선, 대중적 관심을 유인할 수 없는 문화유산의 관리 등도 척결해야 할 과제다. 문화재를 볼 수 있는 안목이 부족하지만 목소리가 큰 짝퉁 전문가들도 배제해야 정상적인 문화재 진흥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 청년층에게 매력적인 생활인프라와 소프트 인프라로 인재유치 해야
기술 대전시는 대덕테크노밸리를 제외하면 변변한 산업단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대전공장과 제3, 제4일반산업단지가 개발돼 있지만 주력 업종은 명확하지 않다.
일반산업단지를 돌아보면 단순 기계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대부분으로 특정 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불가능한 수준이다.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지만 로봇을 도입해 자동화, 무인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최근 대전시는 융∙복합 특수영상 콘텐츠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2010년 정부가 첨단문화산업단지를 지정한 이후 영화촬영스튜디오, 액션영상센타, 스튜디오큐브 등을 유치해 산업 기반을 확보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수영상과 관련된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특수영상 관련 장비는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해 국산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스튜디오큐브의 부지를 30년 무상 지원하지만 영상콘텐츠산업의 인프라가 수도권에 몰려있고 지역에 제작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관련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대학이나 교육시스템이 부재한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역의 문화예술계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아 정작 외지인의 잔치에 들러리나 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전시에 위치한 대학은 한국과학기술원(이하 KAIST), 충남대, 한밭대, 대전대, 우송대 등이 있다. 1972년 설립된 KAIST는 국내 과학자 육성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유능한 인재를 다수 배출했다.
실용적인 학문을 연구하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로 일반 대학과는 차별화되어 있으며 정부가 학생들의 학비와 생활비 등을 모두 지원한다. 유능한 과학자를 양성해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이다.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국가연구소, 민간연구소 등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도 우수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다. 청년층이 인재와 돈이 많이 몰리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선호하는 것이 지역인재 확보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대학 졸업생들이 대전보다는 서울 등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KAIST를 제외하면 우수한 인재를 배출할만한 수준을 갖춘 대학은 보이지 않는다. 지역의 거점 국립대 역할을 했던 충남대도 지방대학의 추락과 같이 명성을 잃은 지 오래됐다.
지역의 산업이 제대로 발전하려면 우수한 인재가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대전시는 준비가 아직 덜 됐다.
예를 들어 영상콘텐츠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지만 지역에서 인재를 육성할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이 관련 기업과 기술인력이 몰려 있는데 1,500억원들 들여 스튜디오 건물 하나 짓는다고 이들이 대전시로 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지역의 산업 클러스터개발계획 대부분이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했지만 줄줄이 좌초된 것도 생활인프라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대전시가 대덕구에 벤처기업을 대대적으로 유치 및 육성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창업을 주도하고 있는 청년층이 매력을 느껴야 하는데 지역 창업인프라는 열악한 실정이다.
지방에 위치한 창업센터를 방문해 보면 단순 임대사업자와 같고, 창업아이디어에 필요한 정보제공, 투자자금 유치, 소비시장과 연계 등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
공무원의 입장에서는 건물과 같은 하드웨어에 투자해야 성과로 인정되겠지만 창업기업은 정보, 교육, 상담, 투자금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 지원체계에 목말라 있다. 지식산업센터, 첨단기술센터, 복합 클러스터 등이라는 명칭으로 포장하고 있는 창업지원시설 대부분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패러다임과 거리가 멀다.
대전시도 진정으로 스타트업을 유치하고 육성하고자 한다면 기업지원 시스템 전반을 뜯어 고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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