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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가장 선진화된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지난 300년 이상 공정한 경쟁을 통해 발전해왔다. 하지만 기업은 독과점이나 담합을 통해 경쟁을 제한해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우리나라는 좁은 국토, 적은 인구,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 등으로 건전한 경쟁체제를 구축하기란 쉽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을 철저하게 감시하지만 역부족이다.공정위가 2011년 5월 발표했던 국내 4대 정유사의 담합 사건도 비슷한 경우다. 4대 정유사의 원적관리담합 관련 내부고발을 살펴보자.▲ 정유 4사 10년간 원적지 담합 내부고발 진행 내역 [출처=국가정보전략연구소(iNIS)]◇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날림으로 정유사 담합 조사 진행... 소송에서 패배하며 국가권위 훼손2011년 5월 27일 공정위는 국내 대기업인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4개사가 원적관리 담함을 자행했다며 4348억8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기름값이 묘하다'고 말하면서 대대적인 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2010년 5월 현장조사를 진행하며 정유사 관계자로부터 내부고발을 받았다고 주장했다.정유사는 주유소가 정유사 상표(폴 사인)을 바꾸려고 할 때 종전 정유사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임의로 유치할 수 없다고 담합했다. 사실상 4개 정유사의 기름을 판매하던 주요소는 다른 정유사로 옮길 수 없었다.공정위는 2000년 3월 초 4대 정유사 관계자들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일식집에서 모여 원적관리를 통해 경쟁을 자제하기로 합의했다고 공개했다.정유사의 원적지 담합 관행을 알려져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내부고발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이어진 정유사의 원적관리 담합 관행이 밝혀진 순간이다.공정위는 과징금으로 △GS칼텍스 1772억4600만 원 △SK이노베이션 1379억7500만 원 △현대오일뱅크 744억1700만 원 △S-Oil 452억4900만 원 등을 부과했다.원적지 담합은 가격담합이 아니라 구체적인 이익의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워 과징금을 산정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당초 6000억 원 규모로 책정하려고 했지만 1650억 원 규모를 깎아줬다는 설명도 곁들였다.공정위는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담합 사실 자체를 부인하며 소송을 제기했다.결국 지리한 소송끝에 법원은 GS칼텍스 직원의 진술을 믿기 어렵고 객관적 증거가 부족할 뿐 아니라 서로 담합할 상황도 아니었다며 공정위의 결정을 뒤집었다.공정위는 정유 4사가 납부한 과징금을 돌려줘야했으며 국민의 세금으로 이자까지 물어냈다. 법원은 양심을 가진 직원의 내부고발 자체마저도 부정했다.◇ 목숨을 건 내부고발자 진술 신빙성 의심한 법원 판결 납득 어려워... 내부고발자 보호 미흡했는지 자성해야우리나라 주유소의 기름가격은 전국 어디를 가도 비슷하다. 주유소의 토지자격, 임대료, 정유회사와 주유소간의 이동거리, 직원의 임금 등이 다름에도 판매가격은 천편일률(千篇一律)적으로 동일하다.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원칙을 고려한다면 불가능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정유사 원적지 담합 내부고발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첫째, 법원이 내부고발자의 진술을 신뢰하지 않은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웠다. 법원은 자진신고자의 진술이 합의 대상인 주유소에 대한 원적 관리기간 등에 관해 일관적이지 않고 진술을 뒷받침할 객관적 근거가 없어서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10년 전에 담합한 구체적인 내용을 완벽하게 기억하기도 어렵고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구두로 하는 담합에서 계약서가 존재할리 만무함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령을 발동한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국방부 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문상호 정보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수방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 핵심 인물의 진술은 2개월도 되지 않아 오락가락했다.대한민국의 대통령과 장관, 군 정보기관장, 경찰청장 등이 헌법재판소에 출석해 진술한 내용은 서로 엇갈렸다. 이들 중 대부분은 법에 관한 지식이 풍부하며 실무에도 능한 사람들이다.둘째, 공정위가 이명박정부에서 성과를 자화자찬(自畵自讚)하기 위해 무리한 조사를 진행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공정위는 혐의를 잡고 조사를 진행했다며 정유사 관련 직원의 이메일, 품의서 등을 증거로 확보했다. 이러한 문서에는 타사 원적주유소의 거래를 거절한 사실을 포함하고 있었다.하지만 확보한 정유사 팀장·지사장 워크숍 회의 자료, 내부보고서인 복수상표표시 주유소 대응방안, 주간업무 보고자료, 영업전략 보고서 등도 유죄의 증거로 인정받지 못했다.공정한 조사와 명확한 증거를 확보해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공정위가 잘못된 결론을 내렸다니 황당할 따름이다. 조사를 진행한 책임자와 직원 모두 오류를 범한 점에 대해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셋째, 내부고발자에 대한 적절한 보호조치가 이뤄졌는지 의문이다. 미군 유류납품 담합사건에서 보듯이 내부고발자의 신원이 드러나면 다양한 유형의 협박과 회유가 자행된다.공정위가 자신들의 성과를 내세우기 위해 내부고발자의 역할을 폄하하고 보호에 소홀히 했을 가능성이 높다. 신고포상금을 최고 10억 원까지 상향한 것이 한 몫했다고 주장한 것이 근거다.10년 간의 담합, 내부고발 후 5년 간의 법정 다툼 등은 내부고발자를 회유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대기업인 정유사는 수천 억원의 과징금을 납부하지 않기 위해서도 유능한 법부법인 소속 변호사를 선임했을 것이다.변호사가 앞장서서 내부고발자의 진술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법정에서 '개의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Wag the Dog)'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상황이 연출됐을 것으로 보인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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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출범한 이명박정부는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을 강조하며 대기업 우선의 성장정책을 펼쳤다. 표과가 없어 사장됐던 용어를 다시 꺼집어 낸 것은 2022년 권력을 쥔 윤석열정부였다.2022년 7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규제·세금 완화, 기업 투자 제고, 경제 활성화, 세수 확충이라는 낙수효과로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춘다고 밝혔다.기업에 대한 규제완화·감세로 투자를 이끌어내고 고용을 창출하며 소비가 증가하는 경제 선순환을 기대하는 것이 낙수효과의 목표다.대기업은 윤석열정부의 정책에 쌍수를 들고 환영했지만 지난 3년 동안 우리나라 경제가 낙수효과로 좋아졌다는 징후는 찾아보기 어렵다.오히려 대기업의 편중이 심화되며 지속가능 성장의 기반이 붕괴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건전하게 발전하려면 대기업이 협력업체와 상생하는 기업문화를 정립해야 한다. ▲ 삼성문화 4.0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표지 [출처=글로세움]◇ 창업주의 동업 실패가 협력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제공한 요인... 2~3세 경영철학도 바뀌지 않아최근 삼성그룹의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가전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 많은 협력업체와 공조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배려는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삼성의 불공정한 거래에 대한 불만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삼성이 협력업체와 삐그덕거림은 이병철 회장의 초기 동업의 실패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동업에 대한 생각과 철학, 행동방식이 상생하지 못하는 기업문화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이병철 회장은 경상남도 의령군에서 대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새로운 학문을 공부하기 위해 일본으로 유학을 갔다. 건강상의 문제로 학업을 중단한 채 귀국해 1938년 대구에서 삼성상회를 시작했다.물산의 중심지인 대구에서 쌀과 건어물 등을 사들여 만주나 일본으로 파는 무역업을 시작한 것이다. 당시 일본은 중일전쟁을 일으켜 전쟁물자가 부족했고, 만주도 일본군이 군수물자를 조달하면서 수요가 많았다.식민지 조선에서는 일본의 곡물수탈 정책에 따라 쌀의 매입이 상대적으로 쉬웠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과거의 전력 때문에 삼성은 일본의 조선식민지 정책의 수혜자라는 주장을 펴는 사람도 있지만 약간 억지로 보인다.일본이 중일전쟁에서 태평양전쟁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삼성상회의 사업은 번창했다. 해방 이후인 1948년에는 서울로 활동무대를 옮겨 삼성물산공사를 설립했다.해방 이후 열악한 국내 산업시설과 만성적인 부족에 시달리던 소비재 수입을 위해 무역업에 주력했다.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6·25전쟁으로 많은 것을 잃었지만 전란으로 초래된 물자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수입대체 정책을 잘 활용했다.1950년대 초 설립한 삼성물산, 제일제당, 제일모직은 밀가루, 설탕 등 수입에 의존하던 생활필수품을 국산화함으로써 막대한 이익을 남겼다.1960년대 들어 삼성은 정부의 경제계획에 재빠르게 편승했다. 당시 정부는 후진적이고 소규모인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몇몇 업체에 독점적인 지위를 부여하고 신규 업체의 진입을 규제하는 방식을 취했다.정부 정책에 따라 재벌기업은 어떤 산업이라도 무조건 진출해보자는 식의 전략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재벌의 문어발 기업경영의 출발점이 됐다.재벌은 1970년대 중화학공업, 1980년대 조선과 전자산업 등의 영역에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하게 됨으로써 관련 계열사를 계속해서 늘릴 수 있었다.1979년의 2차 오일 쇼크, 1980년대 초 3저 현상도 국내 기업이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1986년 아시아게임, 1988년 올림픽을 계기로 국가이미지가 상승되면서 대기업도 해외시장에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이병철 회장의 초기 경영 특징 중 하나는 위험부담 회피를 위해 적극적으로 동업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1962년 LG그룹 구인회 회장과 동양를 같이 인수하면서 동업을 시작했다.하지만 양측에서 파견한 직원 간 의견충돌이 잦아지자 구인회 회장은 '돈'보다는 '인간관계'가 우선이라면서 지분을 정리하고 떠났다. LG는 인화경영을 중시한다.효성그룹의 조홍제 회장과의 동업은 더욱 복잡하고 길다. 공개적으로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병철 회장과 조홍제 회장 두 사람은 1949년 삼성물산공사, 1954년 ㈜제일모직공업을 같이 설립했다.1960년 3월 동업관계가 정리되었지만 지분에 대한 다툼은 오래 지속되었고 1965년이 되어서야 종결됐다. 조홍제 회장은 이병철 회장이 갖고 있던 한국타이어와 한일나일론의 지분을 받는 대가로 제일제당 등의 지분을 포기했다.2000년 발간된 조홍제 회장의 회고록 『나의 회고』에 이병철 회장과 동업에 관한 내용이 있었다. 이병철의 집필한 『호암자전』과는 다른 내용이 있어 진위 여부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는 판단하지 않는다.이병철 회장은 1950년대 중반 제일제당의 설탕을 독점판매하던 동양그룹의 이양구 회장과도 동업을 진행했다. 이들의 관계는 1956년 이양구 회장이 삼척시멘트 인수를 주장하면서 무너졌다.이양구 회장은 정부의 경제재건 계획에 따라 시멘트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예견하여 인수를 주장했지만 이병철 회장은 반대했다.결국 이양구 회장이 제일제당의 주식을 팔고 삼척시멘트를 독자적으로 인수해 동양세면트로 상호를 변경했다. 그러나 이후 동양세면트는 사업환경 악화에 따른 경영부실로 동양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다. 결국 경영 측면에서 보면 이병철 회장의 인수결정 반대가 옳았다고 본다.기업문화에는 창업주의 경영철학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병철 회장이 어떤 이유에서든 동업자와 오래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거나 불만족하게 동업을 청산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삼성에 상생의 기업문화가 형성되지 못한 것은 사업 초창기 창업주의 경력과 고집이 반영됐다고 본다. 삼성 내부에 ‘내가 최고’, ‘나만이 옳다’는 제일주의가 팽배하면서 파트너와 협력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있다.상생 마인드가 부족한 기업문화는 삼성의 사업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병철 회장 이후 2대인 이건희 회장, 3대인 이재용 회장도 창업주의 경영철학을 답습해 개선되지 않았다.◇ '초과이익공유제'는 사회주의 용어라고 비판받아... '동물원 우리 안에 갇힌 동물' 신세가 된 중소기업한국 대기업은 사업 전망이 불확실하거나 사업 규모가 작을 때는 협력업체에 맡기다가 사업성이 확실하게 보이면 바로 합병하거나 회사를 설립한다.기술이 괜찮은 벤처기업이 있으면 어떻게든 독점 납품계약을 체결한다. 처음에는 매출을 보장해주다가 납품업체를 다변화하는 방법으로 매출을 줄여 나간다. 혹은 매출을 보장해주는 댓가로 터무니없는 원가절감을 요구한다.핵심 기술자를 스카우트해 위장 협력업체를 차려 기존 협력업체를 고사시키기도 한다. 이런 방식으로 사업을 하다 보니 국내 대기업은 대부분 협력업체와 분쟁이 빈발한다.특허권을 침해했다는 불평에서부터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 물량 줄이기, 거래단절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의 소위 말하는 ‘기업 프렌들리’ 정책이 대기업 우선주의 정책으로 변질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가 더 열악해졌다.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상승해 오히려 납품단가를 더 올려 받아야 하지만 대기업은 수출채산성을 들먹이며 납품단가를 강제로 깎기 일쑤다.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대기업의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해 고환율정책을 유지했지만 그 혜택은 대기업에만 집중됐다.당시 이명박정부는 대기업이 수출을 많이 하고 이익을 내면 중소기업도 덩달아 돈을 벌고 국민소득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낙수효과’는 일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간극은 더 벌어졌다.대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협력업체와 동반성장해야 한다. 대기업은 제품 기획력과 마케팅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 초과이윤을 창출한다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약하다.대기업의 불합리한 중소기업 처우가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는 사실은 많은 사례로 입증할 수 있다. 대기업은 덩치가 크고 위험을 회피하기 때문에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다.2011년 이명박정부의 국무총리를 지낸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초과이익공유제’라는 기상천외한 발상을 들고 나온 것도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한 것이다.사회주의 용어라는 비판에서부터 협력업체가 너무 많고 비중을 측정하기 어려워 이익을 나누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논란이 가라앉지 않았다.당시 여당의 주요 정치인, 보수 언론, 보수 경제학자 등이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반대했다. 대기업들은 정부의 정책이라 겉으로 드러내지 못했지만 무조건 반대했다. 그러나 용어의 적절성 논란을 뒤로 한다면 시도 자체가 나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일부 경제전문가는 국내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관계를 동물원의 ‘사육사’와 우리 안에 갇힌 ‘동물’에 비유한다.사육사는 갇힌 동물이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의 먹이는 주지만 관리하기 힘들 정도로 충분히 주지는 않는다. 야성을 잃은 동물의 능력이 서서히 퇴화하듯이 제품개발과 경영혁신의 열정을 잃은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핵심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없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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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말기 평양부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대동강물을 팔았다는 '봉이 김선달'은 희대의 사기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물이 없는 가난한 백성들이 강물을 퍼다가 식수로 삼는 상황을 활용해 일확천금(一攫千金)을 꿈꾸는 상인들을 농락했다. 몰락한 양반과 탐욕스러운 상인을 웃음거리로 전락시킨 소설의 줄거리다.한국수자원공사는 강에 댐과 저수지를 건설해 하늘이 공짜로 내려준 빗물을 팔아 돈을 번다는 측면에서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국가가 수자원공사에 막강한 권한을 위임했다.수자원을 잘 관리해 국민에게 깨끗한 수돗물을 저렴하게 공급해야 하는 임무는 소홀하면서 부가적인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해 경영이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수자원공사는 1967년 수자원을 종합적으로 개발·관리해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설립한 환경부 산하 공기업이다.국토교통부에서 관리하다가 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2018년부터 환경부가 관리·감독하지만 방만·부실 경영은 피하지 못했다. 수자원공사의 경영 문제점과 혁신 방안을 살펴보자.▲ 한국수자원공사의 경영혁신 관련 핵심 이슈 [출처=iNIS] ◇ 경영진·직원 전문성 축적·발휘에 무관심... 낙하산 인사 및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부실 주범1997년 세계 각국은 지구 온난화를 예방해 기상이변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를 합의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어들지 않았다.우리나라도 여름철에 강우량이 집중되지만 수자원이 풍부한 국가로 분류됐었다. 하지만 이제는 전국적으로 물 부족 현상이 심화돼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다.우리 속담에 ‘물 쓰듯 하다’는 말이 있는데 ‘돈이나 물건을 마구 헤프게 사용한다’는 의미다. 과거에 물은 공짜나 다름없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귀하지 않았다.저렴하고 깨끗한 수돗물의 이미지를 훼손한다고 생수나 정수기의 판매를 허용하지 않았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수자원공사의 경영이 실패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우선 경영이 파탄이 난 한국전력공사·한국석유공사·한국석탄공사·한국가스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 등과 마찬가지로 역대 경영진의 대부분은 전문성이 부족한 낙하산 인사가 임명됐다.1대부터 16대까지 사장은 장창국·안경모·이희근·이상희·이태교·이윤식·이태형·임정규·최중근·고석구·곽결호·김건호·최계운·이학수·박재현·윤석대다.1대 사장인 장창국은 군 출신으로 사장직을 마친 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대 사장인 안경모는 공무원 출신으로 교통부장관을 지낸 후 산하 기관의 사장으로 취임했다.4대 사장인 이상희는 도지사·내무부장관으로 승진한 공무원으로 수자원공사·한국토지공사 사장과 건설부 장관까지 두루 섭렵했다.역대 수자원공사 사장 16명 중 13명이 외부인사이며 3명만 내부에서 승진했다. 외부인사 중 관료 출신은 5명이고 나머지는 정치인, 학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됐다.2023년 임명된 16대 윤석대 사장도 정치인 출신이다. 내부인, 퇴직 공무원, 정치인, 교수 등과 5명이 경합했지만 정치인이 임명됐다. 윤석열정부도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공기업 경영진은 권력투쟁의 결과물이라 여긴 것이다. 다음으로 상수도 사업과 같은 주력사업 이외에 내륙주운(內陸舟運) 및 운하시설, 신재생에너지, 공유수면의 매립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부실을 심화시켰다.내륙주운 및 운하시설은 이명박정부에서 4대강과 경인아라뱃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추가했다. 수자원공사는 4대강 사업에 8조 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대부분 회수하지 못했다.에너지 회사도 아닌 수자원공사가 추가한 신재생에너지는 수상태양광·수력·조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인데 특히 수상태양광 발전소는 본업과는 거리가 멀다.문재인정부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수상태양광 발전소에 대한 투자를 늘렸지만 오히려 환경 파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수자원공사는 관리 중인 모든 댐에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는 댐의 부영양화, 수생생태계 파괴, 중금속 오염 등의 이유를 제시하며 반대한다.2020년 영주댐 환경영향 평가를 앞두고 수질 악화를 감추기 위해 녹조 제거제인 루미라이트를 투입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루미라이트는 녹조를 침전시키는 용도인데 침전물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가 미진한 상황이다.우리 속담에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것고 동일한 상황이다. 침전된 슬러지에 대한 처리대책도 없으며 일부 전문가는 폭우 등으로 침전물이 떠오를 것이라고 주장한다.마지막으로 경영진뿐만 아니라 직원의 전문성 부족도 정상적인 경영을 위협하고 있다. 2020년 8월 수자원공사는 합천댐·용담댐·섬진강댐 등 댐의 홍수 조절·예비 방류·방류 시기 조절 등 총체적 실패로 댐 하류 지역 주민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전임 정부에서 무리하게 시작한 태국판 4대강 사업과 필리핀 상수도 사업 등 해외사업의 부실이 심각함에도 현재 다양한 해외사업을 무리하게 추진 중이다.수자원공사는 2020년 태국판 4대강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설립한 현지 법인을 청산했다. 태국 정부의 귀책사유로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지만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 혈세를 낭비했다.2023년 4월 조지아 정부와 합작해 설립한 현지 법인 ‘JSC넨스크라하이드로’에서 대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내부통제시스템이 적발하기 어려운 소액을 결제하는 방식으로 1개월 동안 8억5000만 원을 빼돌렸다.내부통제시스템은 금융기관조차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24년 국정감사에서도 금융기관 뿐 아니라 공기업의 내부통제시스템을 정비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진정한 전문경영인 확보해 물관리 일원화정책 성공시켜야... 환골탈태하지 못하면 조직 괴멸 피하기 어려워외견상 수자원공사의 사업은 공짜로 얻은 빗물을 판매하는 이른바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사업이므로 부실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권력을 잡은 정권 수뇌부가 퇴직 관료나 폴레페서(polifessor·정치 지향 교수) 등을 경영진으로 과감하게 임명할 수 있었던 이유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의 행태를 벗어난 과감한 경영혁신이 필요하다.첫째,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를 중단하고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물관리 전문가로 경영진을 구성해야 한다.과거 댐을 건설하던 시기에는 토목이나 단순 물관리 업무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전문가는 거의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는 사정이 달라졌다.수자원공사가 처한 내·외부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막대한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상수도 요금을 올려야 하지만 국민은 잘못된 경영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는 국민경제에 치명상을 가해 대폭적인 공공요금 인상도 쉽지 않다.국내 사업에 익숙한 공기업이 기대 성과는 적고 위험부담이 큰 해외사업을 추진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성공한 사업 사례를 찾기 어려운 수자원공사도 해외사업을 중단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전문가들은 사업성보다는 조직을 키우거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해외사업이 대부분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현 경영진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둘째, 낙하산 사장이라고 해도 경영진은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내부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 2020년부터 시행된 수자원공사의 물관리 일원화정책이 성공해야만 국민으로부터 기업의 존재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아직도 성과를 내지 못한 물관리 일원화정책을 실패하면 수자원공사의 경영진으로 근무했다는 이력이 훈장보다는 부끄러운 낙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현재 수자원공사의 누적된 부실은 경영진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정치적 외압에 굴복했기 때문이다.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과 문재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대표적이다.정치 바람을 차단한 후에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내부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 월급쟁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하더라고 부실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던 직원을 징계해야 한다.노동조합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직원의 역량을 재평가해 배치해야 한다. 파벌 중심의 ‘나눠먹기식’ 인사는 공멸만 부르기 때문이다. 높은 급여를 무기로 우수한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셋째, 업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직원의 역량을 측정해 비용 효율적인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수자원공사에서 퇴직했거나 재직 중인 직원들의 의견과 전문가의 분석에 따르면 대부분의 업무는 단순 관리에 속하기 때문에 고스펙의 직원이 필요하지 않다.그럼에도 2023년 기준 정규직의 평균 급여는 8550만 원으로 높은 편이다.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무기계약직의 평균 급여가 4960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조정할 여지가 크다.단순 관리직은 스펙과 급여를 무기계약직과 같은 수준으로 낮추는 반면 기후변화를 예측하고 종합적인 물관리 정책을 수립할 전문직은 더 많은 연봉을 지급해야 한다.우리나라에 자칭 전문가로 불리는 사람이 넘쳐나는 것은 전문가에 대한 개념 정의가 잘못돼 있기 때문이다. 몇 년 동안 공무원으로 관련 업무를 수행했거나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면 전문가라고 인식한다.그동안 이러한 유형의 전문가가 수자원공사의 경영을 망친 주범들이다. 진정한 전문가는 자기 분야에서 학위와 단순 경험을 넘어선 전문지식을 보유해야 한다. 외국에서는 스스로 전문가라고 칭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종합적으로 수자원공사의 경영은 설립 목적인 국민생활의 향상과 공공복리 증진에 기여하지 못해 환골탈태(換骨奪胎)의 혁신이 불가피하다.내부적으로 뼈를 갂는 고통을 감내하지 않으면 조직이 괴멸될 정도의 더 큰 외부 충격을 견뎌야 한다. 현재의 부실 규모나 국민 감정을 고려하면 낭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판단된다.윤석열정부도 낙하산 경영진에 대한 유혹을 버리고 진정한 전문가를 영입해 성공적인 물관리정책을 펼쳐야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얻을 수 있다.현재 윤석열 대통령이나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 전반에 걸쳐 지지도가 낮은 이유도 비슷한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정권를 쟁취했다는 승리감에 도취돼 국정은 농단하면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피하기 어렵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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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7일 개최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석유공사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에 관련된 이슈를 곤혹스러워했다. 의원들이 각종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척박한 땅에서 세계 10위 무역 대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는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경제성장을 달성했다.태양광·풍력·조력·수력·지력 등 신재생 에너지원을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이지만 에너지 자립 국가로 부상하려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185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석유 채굴을 위해 유정을 굴착한 이후 인류는 에너지원을 석탄에서 석유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1908년 이란 마스제드 솔레이만에서 석유가 발견되며 중동은 강대국의 자원쟁탈 전장으로 전락했다.세계 2차 대전 이후 아랍에서 민족주의 바람이 불고 세계 각국이 석유자원 확보에 국운을 걸면서 석유는 전쟁의 불쏘시개로 부상했다.우리나라는 1·2차 오일 쇼크를 경험한 후 1979년 한국석유개발공사를 설립했다. 1999년 한국석유공사(KNOC)로 개칭한 이후 자원외교 실패로 영욕의 세월을 견디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경영혁신 관련 핵심 이슈 [출처=iNIS]◇ 무차별 해외 자원개발 투자로 자본 잠식... 에너지 안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생존 가능해1978년 12월 시작된 2차 오일 쇼크는 중화학 중심의 산업화에 전력을 기울이던 우리나라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 정부는 자체적으로 해외에서 석유탐사·개발·생산·비축·유통에 관련된 사업을 영위할 필요성을 체감했다.‘에너지 안보와 탄소전환을 선도하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라는 비전을 정립한 석유공사의 경영이 실패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우선 한국전력공사·한국수력원자력·한국가스공사 등의 에너지 관련 공기업과 마찬가지로 내부에서 승진된 인사가 1명에 불과할 정도로 낙하산 경영이 일상화돼 있다.초대 사장인 김동조는 외교관 출신으로 외교부 장관까지 승진한 인물이다. 산유국과 우호적인 협력 관계가 우선이었던 사정을 감안하면 나름 합리적인 인사라고 보여진다.하지만 2대 이원조는 정치인 출신으로 석유사업과 무관했고 3대 최성택 이후 단기적으로 군 퇴역자의 전성시대가 열렸다.나병선은 육군, 이수용은 해군, 이억수는 공군 등에서 장군으로 퇴역했다. 황두열·김정재·양수영·김동섭 등은 외부 전문가이지만 명확한 경영철학이나 비전을 정립하지 못해 정부의 정책에 휘둘렸다.다음으로 설립의 목적이 석유자원의 개발과 비축에서 주유소·정보사이트·기금 운용 등으로 확장하며 정체성을 잃었다. 글로벌 석유회사와 협력해 해외에서 유전·가스전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석유공사는 2011년부터 기존 정유사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알뜰 주유소’ 사업을 시작했다. 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등 대기업 정유사가 담합해 주유소 기름값을 내리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10년이 지난 현재 원래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다. 유가 정보사이트인 오피넷(OPINET)은 전국 주유소의 판매 가격과 공급가격 등 유가 정보를 제공 중이다.국내 3대 거대 기업이 주유소에 석유를 공급하는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 가격 정보는 소비자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마지막으로 해외자원개발 실패로 누적된 막대한 규모의 부채를 해결할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부채액은 19조5781억 원으로 18조2294억 원인 자산을 초과했다.2022년 12년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한 이후 2023년 당기순이익은 1787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3130억 원과 비교하면 축소됐지만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2023년 말 기준 자회사·출자회사·재출자회사 등을 포함하면 25개로 2020년 36개와 비교하면 대폭 감소했다. 정상적인 자산으로 평가를 받은 곳이 드물다.미국 멕시코만·텍사스주, 북해, 아프리카,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예멘, 아제르바이잔, 나이지리아, 우즈베키스탄, 베네수엘라, 캐나다 등 사업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 너무 광범위하다.대부분 2000년부터 2014년 사이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했지만 사업성이 검증된 곳은 소수에 불과하다. 해외사업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청산이 시급하다. ◇ 암모니아·수소 사업으로 확장도 중단해야... 비전문가 낙하산보다 민간 전문가 영입 필요석유공사는 이명박정부부터 시작된 해외자원개발 부실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부채가 발생했다. 당기순이익은 2016년은 1조1188억 원, 2018년 1조1595억 원, 2020년 2조4391억 원 등 적자를 기록하다가 2022년 3129억 원 흑자로 전환된 이후 2023년에도 1787억 원의 이익을 냈다. 막대한 부실로 2016년과 2020년 2차례에 걸쳐 한국가스공사와 통합 논의가 진행됐지만 무산됐다. 한국가스공사는 2022년 기준 자산이 부채보다 10조 원 이상 많아 석유공사와 통합을 추진하면 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석유공사의 경영혁신 방안을 살펴보자.첫째, 석유공사의 사업을 충분히 검증 및 감사할 수 있도록 거버넌스(governance)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 그동안 전문성이 부족한 퇴직 관료나 군 출신이 낙하산 경영진에 임명된 것도 모자라 사외이사, 감사 등도 전문가와는 거리가 멀었다.기존 사장 중 김정재·양수영·김동섭 등이 민간 전문가라고 불릴 수 있지만 김동섭을 제외하곤 두드러진 경영실적을 보여주지 못했다.사내 이사와 감사의 전횡을 감독해야 할 비상임이사 중 자원개발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인물이 전무한 실정이다. 현재 6명의 비상임이사는 퇴직 공무원 2명, 정치인 2명, 내부 및 언론인 1명으로 구성돼 있다.윤석열정부가 임명한 정치인 2명은 구의원과 시의원 출신으로 전형적인 보은 인사에 속한다. 막대한 부채와 부실 경영으로 몰락한 석유공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전문가의 영입이 시급하다.둘째,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민간기업과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수십조 원이 투자된 해외 자산을 헐값에 매각하기보다 석유공사보다 양호한 실적을 내는 민간기업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일부 전문가는 부실자산을 매각하고 우량자산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라고 조언한다. 수십 개의 투자회사·자회사의 자산가치가 없는 것으로 판명된 현실을 받아들이자는 충고다.문제는 자산의 처분과 더불어 석유공사 소속 직원의 역량평가를 통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막대한 부실을 양산한 직원을 그대로 둔 채로 부실자산을 매각하는 것만으로 경영을 정상화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려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해야 하는데 부실을 누적시킨 직원들에게 맡길 수 없다. 이러한 역할을 담당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야 한다.셋째, 경제성이 없지만 정치적 이유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모두 중단해야 한다. 예를 들면 2004년부터 시작해 2021년까지 운영한 동해 가스전 사업이 대표적이다.산유국에 가입했다는 정치적 치적을 쌓기 위해 벌이는 연근해 탐사사업도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에 불과하다. 폐기된 가스전을 재활용하려는 구상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정부는 2023년 3월 국가 탄소 중립 녹색성장을 위해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CCUS) 기술을 개발해 기존 동해 가스전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향후 30년간 매년 30만 톤(t)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방침이지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석유공사가 산유국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동해·서해·남해 등에서 가스전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경제성을 확보할 광구를 찾기란 쉽지 않다. 암모니아와 수소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석유자원 개발과 저장 등을 통한 국내 에너지 시장을 안정 시키는데 집중하는 것이 좋다. 기본적인 임무에 집중하는 것이 석유공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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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출범한 윤석열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을 헤쳐나가는 방법이 서툴렀고 다양한 인사 논란을 거치면서 국정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다.국정의 난맥상은 중앙정부의 혼란 뿐 아니라 공기업의 기강해이로 이어졌다.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된 공기업 경영진이 임기를 빌미로 버티기를 하면서 감사원 감사. 수사기관을 동원한 먼지털이식 수사 등으로 겁박했다.2023년 3월부터 KT의 경영진 구성에 대한 혼란이 지속되면서 윤석열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이른바 자유시장 경제를 수호하겠다는 기치를 내건 것과 다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특히 KT는 정부의 지분율이 낮을 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글로벌 통신 시장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변곡점에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윤 정부가 추천한 최고경영자(CEO) 후보의 면면이 거대 통신사를 경영할 능력과는 거리가 멀다는 세간의 비평도 고민거리다. 이사회가 선임한 CEO를 낙마시키고 새로운 CEO를 내세웠지만 경영성과는 시원치 않다.공기업은 막대한 투자 규모, 낮은 경제성, 사회·경제적 중요성 등의 이유로 민간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됐다.태생적으로 정부정책과 연계성, 이윤 추구의 어려움 등 다양한 한계점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사기업의 경영원칙을 곧이곧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 국내 공기업 경영에서 드러난 문제점 [출처=iNIS] ◇ 정부 개입이 불가피한 사업 수행하는 공기업... 시대 변화에 따라 사업영역 수정·보완 필요근대 자본주의가 성립된 이후부터 시장을 조절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1920년대 대공항이 촉발되기 전까지는 수요와 공급이 시장을 효율적으로 작동시키기 때문에 최소한의 개입에 머물러야 한다는 자유시장 경제론자의 주장이 지지를 얻었다.하지만 자유 방임에 가까운 시장경제가 소수 기업의 독과점으로 이어져 대공항이 촉발되면서 정부의 개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논리가 정립됐다.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거나 경제성이 낮으며 사회·경제적으로 너무 중요해 사기업에게 맡기기 어려운 사업은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는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우선 공기업은 초기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사기업이 도전하기 어려운 철도·고속도로·항만·통신·자원개발 등의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설립된다.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된 우리나라는 국민의 서구식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을 뿐만 아니라 시장을 이끌어갈 사기업도 전무해 정부가 주도할 수밖에 없었다.철도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코레일,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한국도로공사, 항만을 통제하는 항만공사, 통신을 지원하던 한국통신(KT), 석탄광산을 개발하는 대한석탄공사 등이 대표적이다.대한석탄공사는 1980년대부터 석탄 대신 석유를 연료로 대체하면서 사양길에 접어들어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상태다. 2025년 6월 강원도 삼척 도계광업소가 문을 닫으면 한국광해광업공업공단으로 흡수통합될 예정이다.다음으로 국가의 무역진흥, 국제협력, 근로 복지, 쓰레기 매립지 등 기본 인프라에 속하지만 투자 대비 경제성이 낮은 사업도 사기업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업무는 필수 공공 서비스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정부가 적자를 감수하며 유지해야 한다.정부는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국가발전을 유도하기 위해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근로복지공단, 수도권매립지공사 등을 운영한다.코트라는 1962년 무역을 진흥해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그 소임을 충실히 이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트라는 한국무역협회와 더불어 글로벌 무역전쟁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 중이다.마지막으로 수자원, 전기, 석유, 가스, 주택, 신용보증 등은 이윤만 탐하는 사기업에 맡기기에는 너무 위험해 국가가 직접 관리해야 하는 사업에 속한다.근대 자본주의의 모국인 영국에서조차도 민영화와 국유화를 반복할 정도로 정부의 관심이 높은 영역이며 공기업의 부실경영으로 민영화에 대한 여론이 높다.수자원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이 해당된다.한국전력공사는 1961년 설립된 이후 전력의 생산·공급·판매 등을 독점했지만 2000년 발전 자회사와 전력거래소로 분할됐다. 민간 발전사업자가 늘어나며 경쟁 구도가 점점 형성되는 중이다. ◇ 혁신 통해 적폐 청산해야 경영 정상화 가능... 감시가 어려운 해외사업에 대한 감독 강화 필요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이 상시화된 사기업에 비해 정년이 보장되고 급여가 공무원보다 높은 공기업은 ‘신이 내린 직장’에서 ‘신도 가고 싶어하는 직장’이라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하지만 임직원의 주인의식 부족, 집단이기주의로 단기적 혜택에 관심, 공무원의 하급자라는 인식, 공무원과 정치인의 압력에 굴복 등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나며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공기업의 문제점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첫째, 비전문가의 낙하산 인사 임명, CEO의 경영능력 부족, 대국민 서비스의 질 저하로 낮은 만족도 등은 경영 효율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지난 20여 년 동안 보수와 진보가 교차로 집권하면서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로 인한 갈등이 증폭됐다.정권의 교체 시기와 공기업 경영진의 임기가 다른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무능한 인사의 임명이 주요인이다. 공기업은 경영을 전혀 모르는 정치인에게 맡겨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사라지지 않으면서 퇴물 정치인이나 철새 정치인들이 낙하산을 타고 경영자에 임명되는 경우가 허다하다.임직원은 자기들만의 이익을 우선하는 집단이기주의에 빠져 국민은 서비스의 수혜자가 아니라 착취의 대상이라고 믿는다.통신, 전력, 가스, 교통 등의 사업자가 1개뿐인 영역에서 두드러진 현상이다. 자연스럽게 서비스의 질이 낮아져 국민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지만 해결할 의지는 빈약하다.둘째, 무능한 경영진과 선민의식에 사로잡힌 임직원이 야합해 부정부패가 만연해지며 치유 불능의 상황에 놓인 공기업이 다수다.독점적 지위로 확보한 권한과 사업권을 미끼로 사기업과 부패 고리를 양산하고 있어 부패를 척결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임직원의 능력보다는 학연·지연·혈연 등 연고 위주의 인사가 관행으로 정착되며 권력의 사유화와 공정성 논란까지 초래되고 있다.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원자력발전 정책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원피아(원전+마피아)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 대표적이다.공기업 직원도 공무원화되면서 무사안일, 복지부동, 형식주의 등이 고착되었다. 정년이 보장되기 때문에 시간만 때우면 된다는 인식이 강해 정부의 정책조차 수행할 의지가 없다.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이 잠깐 유행한 전염병이 아니라 풍토병(엔데믹)으로 정착된 것과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는 셈이다.셋째, 막대한 규모의 부채는 부실사업의 추진으로 부채 증가,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의지 부족, 성공 가능성이 낮은 신사업·해외 사업의 추진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누적됐다. 연간 순이익으로 부채를 갚으려면 수십 혹은 수백년이 필요한 기업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수자원공사는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정상적인 경영으로는 영원히 갚을 수 없는 규모의 빚을 떠안았다. 공기업의 임직원, 정치인과 국민 모두 공기업의 부채는 어쩔 수 없으며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며 재정 건전성에 대한 고민조차 하지 않는다.이명박정부가 해외 에너지자원에 대한 투자로 파산 직전에 몰린 공기업도 많은 편이다. 해외 사업에 대한 정보나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추진한 신사업이 성공할 리 만무했지만 불나방처럼 뛰어들었다.지금도 사기업이라면 절대로 추진하지 않을 해외 사업에 올인하는 공기업이 적지 않아 우려스럽다. 해외사업은 감사원이나 기획재정부, 국회 등 감독기관의 눈을 피하기 좋아 선호한다.결론적으로 공기업은 비전과 장기 발전전력의 수립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고 있어 망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좀비가 난립해 있다.진보 세력은 성장보다는 분배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지만 보수 세력은 국가안보와 성장을 우선한다는 명제가 무너진 지 오래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는 지난 20여 년 동안 빈사 상태에 빠진 공기업의 경영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윤리경영,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 등에 관한 연구에 매진해왔다.수십 년간 축적된 노하우를 기반으로 공기업 경영의 문제점을 분석해 경영혁신 방안을 찾는 긴 여정을 떠나려는 이유다. 독자 여러분의 높은 관심과 상세한 제보가 공기업의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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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6일 미국 47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됐다. 트럼프 당선자는 45대에 이어 퇴임한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재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조하며 백인 중산층의 지지를 획득한 결과다.2025년 1월20일 '트럼트 2.0' 시대가 열리면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 적대국 뿐 아니라 일본, 유럽연합(EU), 대한민국 등도 통상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중국의 시진핑 주석도 극우성향이라 신냉전이 도래할 수도 있다.조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외교에서 좋은 성과를 냈지만 결국 경제문제 뿐 아니라 고령으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비판을 받자 사퇴했다.2020년 대통령 경선 당시에도 차남인 헌터 바이든의 이슈로 곤혹을 치렀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내부고발이 나온 배경과 진행과정을 분석해보자.▲ 연방수사국(FBI)의 내부고발 진행 내역 [출처=국가정보전략연구소(iNIS)]◇ 노트북에서 이메일·사진 발견되며 의혹 증폭... FBI는 대선 이후로 수사 미룬 후 면죄부 제공2019년 4월 델라웨어주의 한 컴퓨터 수리점은 고객이 맡긴 노트북에서 의문의 이메일을 발견했다. 노트북에서는 헌터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및 중국과 부적절한 거래를 했다는 증거가 나왔다.2015년 우크라이나 검찰이 에너지 업체인 부리스마 홀딩스(Burisma Holding)에 대해 수사하는 것을 방해했다고 한다. 헌터 바이든은 아버지인 조 바이든이 부통령으로 재직했을 때인 2014년 이 회사의 이사로 임명됐다.또한 중국 공산당(CPP)로부터 US$ 10억 달러를 받았다는 이메일도 발견됐다. 헌터 바이든은 2016년 4월6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만난 사진을 CPP에 전송했다.CPP는 남중국해에 군사기지를 설치하고 싶었지만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의 무모한 행동을 방임했는데 이는 헌터 바이든이 로비한 결과라는 의혹이다. 어찌됐건 명백한 증거가 발견됨에 따라 미국 FBI는 수사에 착수할 수 있음에도 2020년 대선 이후로 미뤘다. FBI 내부고발자는 수사가 늦어진 것은 조 바이든에게 굴복한 결과라는 입장이다.2022년 8월 미국 공화당 소속 론 존슨 의원은 FBI의 내부고발을 공개하며 법무부의 감찰을 촉구했다. FBI의 내부에 사건을 관리하는 시스템의 기록을 확인해 진상을 규명하라는 요구도 내걸었다.하지만 법무부 감찰관은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FBI도 무대응으로 일관해 공화당은 분개했다.공식적으로 내부고발자의 신원도 드러나지 않았으며 FBI 내부에서 누구도 부적절한 지시나 의사결정으로 처벌되지 않았다.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12월1일 불법 총기 소지와 탈세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아들 헌터 바이든을 사면했다. 가족을 위해 대통령의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저버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무직 공무원도 정치적 중립을 엄격하게 준수해야...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는 경구 되새겨대통령의 사면권은 왕조시대의 왕이 행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인데 입법·사법·행정 3권이 분리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FBI의 내부고발이 주는 사회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첫째, FBI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논란이다. 미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진보와 보수가 교차 집권하며 공무원조차 지지 정당이 명확한 편이다.공무원에게는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지만 이른바 '엽관제(獵官制·spoils system)'가 광범위하게 인정되면서 고위직은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헌터 바이든의 수사 개시 여부도 FBI 국장이나 고위직이 결정하는 사안이므로 정치적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나라 수사기관도 권력자의 눈치를 보며 수사를 중단하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2007년 보수당 대통령 후보였던 이명박은 BBK 사건과 다스 실소유주 의혹으로 궁지에 몰렸지만 검찰은 면죄부를 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검찰의 재조사로 처벌을 받았다.둘째, 법무부는 FBI에 대해 감독권한이 있음에도 감찰에 소극적으로 일관해 비판을 받았다. 수리를 위해 맡긴 중고 노트북에서 나온 이메일, 사진 등이 언론에 공개됐으므로 감찰이 어렵지 않았다.대통령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기 위해 수사를 중단했다고 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도 수사를 진행했어야 옳다.우리나라 검찰이 이명박 대통령의 각종 의혹에 대해 잘못된 결론을 내리고 침묵한 것과 마찬가지다. 차이가 있다면 사면권 행사 여부다.이명박 전 대통령은 검찰이 자신의 범죄행위를 밝힐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가 처벌을 받았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퇴임을 1개월 남기고 아들을 사면했다.셋째, 의회가 국정조사, 국정감사, 특별검사 등으로 행정부를 압박하지 않으면 감시가 불가능하다. 미국 공화당은 의원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했을 뿐이지 당이 결집해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2007년부터 2012년까지 우리나라 국회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수사 부실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았다. 특히 BBK 사건은 관련 동영상이 공개돼 초등학생조차도 진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2024년 12월14일 탄핵 결정을 받은 윤석열 대통령도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각종 의혹이 난무했지만 수사기관은 침묵했다.윤석열 대통령이 검사로 재직할 당시나 검찰총장 혹은 대선 후보 때 강력하게 수사했다면 대통령 선거에 나서지 못했을 것이다. 당사자도 작은 처벌로 출마하지 않았다면 남은 인생이 편했을 수도 있다.결론적으로 FBI의 대통령 차남 관련 내부고발은 정무직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각성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 수 있다. 일반직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공무를 수행한다면 정치 편향성에서 벗어나야 한다.우리나라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이나 법원도 '모든 국민은 법앞에 모두 평등해야 한다'는 단순한 경구를 잊어서는 안 된다. 권력자가 법을 무력화하려는데 수사기관과 법원이 처벌을 두려워하면 사회질서는 붕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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