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국회의원 공약평가] 8. 21대 우리공화당 공약평가...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다는 명분은 좋았지만 폭망
정치·사회·문화 공약 95.7% vs 경제·과학기술 공약 4.3%
민진규 대기자
2024-07-03

▲ 21대 우리공화당 주요 공약[출처=iNIS]

2017년 3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우리나라 정치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이다. 세월호 침몰 사건에 대한 대처가 부실한 가운데 최측근의 부정부패가 드러나며 탄핵열차에서 내리지 못했다. 분노한 국민은 촛불집회로 결의를 다졌고 소속 정당인 자유한국당의 반란표가 결정타를 날렸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은 보수 진영의 대혼란을 초래했고 이후 추종자들이 창당한 정당 중 가장 인지도가 높았던 것은 우리공화당이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신의 이름을 파는 정치세력의 후원자로 자리매김했다. 정치적으로 크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해 우리공화당이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 정치·사회·문화 공약 95.7% vs 경제·과학기술 공약 4.3%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마당에 등록되어 있는 우리공화당의 21대 국회의원선거 공약을 국정연 공약분석 모델로 분석한 결과 23개로 분석된다.

공약은 정치(행정)(14)·경제(산업)(1)·사회(복지)(4)·문화(교육)(4)·과학(기술)(0) 등으로 구성됐으며 정치(행정) 공약이 전체의 60.9%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사회(복지) 공약 17.4% △문화(교육) 공약 17.4% △경제(산업) 공약 4.3% △과학(기술) 공약 0.0%를 각각 기록했다. 요소별 주요 공약은 다음과 같다.

정치(행정) 공약은 △사회주의개헌 목적 달성을 위해 일상적으로 촛불선동정치를 통해 개헌 분위기를 조성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1단계 ‘헌법개정 국민발안권’ 개헌부터 저지 △무너진 대북억지력의 복원 △첨단 정보과학군 건설로 자주국방력 강화 △한미동맹 강화 및 전시작전권 반환 취소 △자유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 나라들과의 연합안보에 적극 참여 △특검을 도입해 문재인 정권의 비리 종합세트를 철저하게 수사 △경제 및 생활 비용을 증가시키는 탈원전 정책 폐기 등 14개다.

사회(복지) 공약은 △우한폐렴 사태는 ‘외교문제가 아닌 방역의 문제’임에도 중국에 굴종적 자세로 중국인 입국 금지를 미 실시해 전 세계 123개국으로부터 한국인 입국금지를 당하게 방치한 문재인정권의 우한폐렴(코로나바이러스) 대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책임자 문책 △평온한 노년 생활이 되도록 고령자 생활비 지원, 일자리 찾아주기 확대 △교통 기반 국토 건설 추진 △시장원리에 따른 주택정책 추진 등 4개다.

문화(교육) 공약은 △대한민국의 건국, 부국강병, 자유통일 노력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가르쳐야 함 △교육 목표를 자유시장경제 체제에 맞게 타인에 봉사할 수 있는 재능습득과정으로 명시하고, 상업 재무교육, 인문교육, 실업교육, 과학교육 균형 실시 △한민족의 높은 역사 정신 문화를 상업적 토대 위에서 다양하게 변형하여 전파 △소유권보장과 자유 위에서 시장 중심의 문화예술체육관광 발전 등 4개다.

경제(산업) 공약은 활발한 경제활동에 따른 중소상공인 부담 증가를 줄이기 위해서 유류세를 폐지 등 1개뿐이다. 박 대통령의 탄핵 사태에 저항하기 위해 창당된 정당이라는 한계로 경제와 산업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과학(기술) 공약은 미래통합당, 민생당, 미래한국당, 더불어시민당, 정의당과 마찬가지로 1개도 없다. 박 대통령이 공대 출신으로 과학기술 정책을 펼치기 위해 노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 박 대통령 탄핵 반대하며 정치적 공약 난무


▲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의 우리공화당 정책 공약 평가 결과[출처=iNIS]



우리공화당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달성 가능성은 21대 국회의원 임기 내에 공약을 완료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며 하(下)로 낙제점을 받았다. 활발한 경제활동에 따른 중소상공인 부담 증가를 줄이기 위해서 유류세를 폐지하는 것은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에 이어 비중이 높은 세금이라 폐지 자체가 불가능하며 2023년 기준 재정적자가 87조 원으로 세수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종북주사파를 척결하여 토지공개념 등 자유시장 봉사경제를 사회주의 약탈경제로 대체하려는 시도와 헌법 제4조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에서 ‘자유’를 빼려는 음모를 저지는 자유시장경제가 기본이며 사회주의 경제를 도입하려는 의도나 가능성도 매우 낮은 실정이다.

적절성은 공약이 우리공화당이 국정운영과 전국, 지역구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지표이며 달성 가능성과 동일하게 하(下)로 분석됐다. ‘자유’를 뺀 통일, 토지공개념 등을 포함하는 사회주의 개헌을 저지하고 개헌 후의 연방제 통일 추진도 저지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향하지 않는 국민이나 정치인은 소수이며 연방제 통일방안을 지지하는 세력도 없다.

경제 활력을 떨어트리는 각종 규제 철폐, 사업가 처벌 만능주의 법안 폐기는 정부의 규제를 최대한 없애는 것이 필요하지만 구체적으로 지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업가 처벌 만능주의라는 것도 부정부패에 연루된 사업가가 대상인데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은 특권계급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며 하(下)의 점수를 획득했다. 평온한 노년 생활이 되도록 고령자 생활비 지원, 일자리 찾아주기 확대는 고령자의 생활비를 어느 수준까지 지원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달성 여부 판단 가능하다.

교통 기반 국토 건설 추진은 우리나라는 이미 과잉 인프라로 낭비가 심각한 실정이며 추진한다는 것도 모호한 용어다.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의 주요 도로, 항만, 공항 등은 활용도가 매우 낮다. 시장원리에 따른 주택정책 추진은 주택은 공개념이 강해 국가의 개입이 불가피하며 도입할 시장원리가 무엇인지 명확해야 한다. 

운영성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과 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하(하)로 인식됐다. 소유권보장과 자유 위에서 시장 중심의 문화예술체육관광 발전은 현재도 시장 중심으로 문화예술이 발전하고 있으나 정부의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신성한 군복무를 장학금 등으로 보상하여 애국과 동시에 실력양성 기회 부여는 군에서 자유시간 부여로 자기계발이 가능하도록 조치하며 MZ세대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렇다고 군인은 철통같은 경비와 전투력 향상을 우선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한민족의 높은 역사 정신 문화를 상업적 토대 위에서 다양하게 변형하여 전파는 현재 민간 중심으로 K-POP 등이 활성화되고 있으므로 정부의 간섭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합리성은 공약이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주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며 다른 영역과 비슷하게 하(下) 낙제점을 면치못했다. 무너진 대북억지력의 복원은 남한이 북한에 비해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일부 우익 인사의 주정처럼 무너지지 않았다.

첨단 정보과학군 건설로 자주국방력 강화는 문재인정부부터 드론. 전투로봇 등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자주국방은 꼭 필요한 정책이다. 하지만 주한미군의 도움이 없다면 북한 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 강대국의 침략 야욕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할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

한미동맹 강화 및 전시작전권 반환 취소는 북한, 중국, 러시아 등에 대항하기 위해 재고해야 한다. 미국은 유럽보다 태평양에 주력하고 있으며 한미동맹을 통해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동시에 견제하길 원한다. 특히 미국은 일본, 인도, 오스트레일리아와 쿼드(Quad) 동맹을 결성해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우리공화당의 정책공약은 정상적인 정당의 정책이라기 보다 한풀이성 질서 파괴의 성격이 매우 짙다. 일부 정당은 최소한 1개 영역에서 낙제점을 벗어났지만 우리공화당은 5개 영역 모두 낙제점을 유지했다. 우리공화당이 생명력을 유지하려면 국민으로부터 왜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했는지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한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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