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국회의원 공약평가] 4. 21대 민생당 공약평가...기존 정당에 반발해 창당했지만 지역·지지층 기반 구축에 실패
사회·문화 공약 57.1% vs 경제·과학기술 공약 14.3%
▲ 21대 민생당 주요 공약[출처=iNIS]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준비하기 위해 창당했던 중도좌파와 중도 세력이 이합집산했지만 국민의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했다.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무소속 의원 등이 결집해 20대 국회 후반에는 원재 제3당으로 위세를 떨쳤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표적인 인물은 손학규, 박지원 등으로 21대 국회의원 선거 패배 이후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들었다. 박주선, 김동철, 김한길, 윤영일, 조배숙 등은 윤석열을 지지했고 천정배, 유성엽, 주승용 등은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했다.
명확한 정치 철학이 없으면서 단기 이익을 쫓아 세력을 구축하면 생존하기 어려운 현실을 또 한번 체험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해 민생당이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 사회·문화 공약 57.1% vs 경제·과학기술 공약 14.3%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마당에 등록되어 있는 민생당의 21대 국회의원선거 정당정책을 국정연 공약분석 모델로 분석한 결과 28개로 나타났다.
공약은 정치(행정)(8)·경제(산업)(4)·사회(복지)(11)·문화(교육)(5)·과학(기술)(0) 등으로 구성됐으며 사회(복지) 공약이 전체의 39.3%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정치(행정) 공약 28.6% △문화(교육) 공은 17.8% △경제(산업) 공은 14.3% △과학(기술) 공약 0.0%를 각각 기록했다. 요소별 주요 공약은 다음과 같다.
정치(행정) 공약은 △공공부문 축소를 통한 국고 낭비 방지 △지속적인 기술력 향상에도 불구하고 과대한 행정 인력 소요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안 마련 필요 △방만한 공공기관 개혁, 낙하산인사 방지 및 성과 검증없는 높은 처우 개선 △부당한 국가권력에 저항했던 5.18 민주화운동의 헌법적 가치 인정 △5.18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한 책임 소재 명확화 △불법적인 고용세습 근절 등 8개다.
사회(복지) 공약은 △코로나 19 장기화로 생계위협을 받는 취약계층 생계 보호 △청년층·신혼부부·고령자 등 주거취약계층의 주거복지 서비스 확대 △‘금수저’에게 유리한 주택청약제도 개편 △채용절차에서 구직자의 인권침해 금지 △구직자 인권침해 예방조치 의무화로 인권침해의 사전예방 △한국판 그린뉴딜 ‘녹색경제 10년 민생뉴딜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미세먼지·온실가스는 50% 줄이고, 새로운 환경일자리 100만 개를 창출하여 지속가능한 발전 도모 등 11개다.
문화(교육) 공약은 △교육행정 혁신 △차별 없는 교육 구현 △대학의 자율성 강화 △미래를 대비한 교육 △방송이 정치 및 자본권력에 장악되면서 상실된 공공성·공정성 회복 등 5개다.
경제(산업) 공약은 △코로나 19 방역 상황으로 인한 중소상공인·자영업자 내수 침체 민생회복 지원 △재정사업 효율성 증대, 보조금 부정수급 방지 등 재정사업 지출구조조정 실시 △과도한 대출 규제로 피해 받는 실수요자 자금난 해소 및 중산층 맞벌이가정에 대한 정책금융 촉진 △공익형 직불금 예산 3조원 확대 편성을 통한 농가소득 지원 (현행 2.4조원 증액) 등 4개다.
과학(기술) 공약은 미래통합당과 마찬가지로 1개도 없다. 급조된 정당으로 명확한 국정운영 방행을 정해지 못한 것도 국가 성정동력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이유로 해석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과학기술에 투자하지 않으면 후진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 포퓰리즘 정치공약을 앞세우며 정작 과학기술에 대한 고려는 전무
▲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의 민생당 정책 공약 평가 결과[출처=iNIS]
민생당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달성 가능성은 공약이 국회의원 임기 내에서 완료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며 하(下)로 분석됐다. 5.18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한 책임 소재 명확화는 관련 기록이 부족하고 관련자의 비협조로 더 이상의 진실 규명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방만한 공공기관 개혁, 낙하산인사 방지 및 성과 검증없는 높은 처우 개선은 공기업은 정권의 전리품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낙하산 인사 방지는 불가능하다. 특히 정치권이 공기업의 인사는 전리품이라고 판단하고 있어 선거에 도움을 제공한 사람을 위해 배려하므로 근절 자체가 어렵다.
구직자 인권침해 예방조치 의무화로 인권침해의 사전예방은 공무원이나 공기업은 가능하겠지만 사기업은 강제로 적용하기 어렵다. 이른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고용빙하기'가 도래해 일자리가 부족한 것도 구인자인 기업이 '갑'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다.
적절성은 공약이 민생당이 국정운영과 전국, 지역구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지표이며 달성 가능성과 마찬가지로 하(下) 점수를 획득했다. 공공부문 축소를 통한 국고 낭비 방지는 세금 낭비를 줄이는 것은 좋지만 복지재정의 강화로 공공부문 축소가 어렵다.
정부 효율성 증대 방안 마련으로 최소 비용, 국민 행복 증진 최대화 추진은 국민행복 최대화는 좋은 목표이지만 효율성 증대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 재정사업 효율성 증대, 보조금 부정수급 방지 등 재정사업 지출구조조정 실시는 적자 규모를 축소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며 모호한 공약이 남발되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다. 코로나 19 방역 상황으로 인한 중소상공인·자영업자 내수 침체 민생회복 지원은 회복을 할 목표가 명확해야 하며 지원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완료되었는지 판단할 수 있다.
교육행정 혁신은 교원단체의 반발과 학부모의 무관심, 공무원의 무능으로 혁신은 불가능하며 혁신의 기준도 없다. 대학의 자율성 강화는 대학에 어떤 자율성을 부여할 것인지, 강화되었다고 판단할 기준은 무엇인지 등이 모호해 측정 가능성이 낮다.
운영성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과 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하(下)의 점수를 받았다. 미래를 대비한 교육은 현재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에도 대비하지 못해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가는 군 입대자에게 입영 ~ 전역까지 모든 것을 관리하고 군생활 전반에 대해 지원하며, 국가보훈자가 될 경우 현재보다 확대된 예우 및 국가책임을 대폭 강화는 국방부는 군 인력 관리에 대한 능력도 부족하고 명확한 관리 지침도 구비하지 않았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급등한 부동산(수도권 공동주택) 가격 정상화는 정부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각종 정책의 부작용으로 가격이 급등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하기 어려우며 문재인 정부도 무리하게 시장에 개입했다가 부작용으로 고통을 겪었다.
합리성은 공약이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주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며 다른 4가지 영역과 동일하게 하(下)로 평가를 받았다. 노동시장 유연성과 고용안정성 함양은 해고를 자유롭게 하자는 것인데 근로자의 안정적인 생활을 침해할 가능성 높다.
지속적인 기술력 향상에도 불구하고 과대한 행정 인력 소요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안 마련 필요는 공무원은 정년 보장 등으로 해고가 어렵다. 차별 없는 교육 구현은 양극화로 가난한 학생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구현은 쉽지 않다. 역대 정부가 교육 개혁에서만큼은 실패한 이유다.
종합적으로 민생당의 정책공약은 5가지 영역 모두에서 하(下)를 받을 정도로 처첨한 수준이다. 정통 진보정당인 민주당에 반발해 창당했지만 지역과 지지층 기반을 갖추지 못해 지리멸멸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정당은 정책에 대한 기본 방향을 정립하지 못하면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교훈을 일깨워준 사례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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