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국회의원 공약평가] 11. 21대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 공약평가... 6선 고지에 오르기 위해 당적 바꿔 출마했지만 낙선
사회·문화 공약 75.5% vs 경제·과학기술 공약 12.3%
민진규 대기자
2024-07-08

▲ 21대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 주요 공약[출처=iNIS]

4월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이상민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출마했다. 지역구는 대전광역시 유성구로 대덕연구단지를 포함한다. 민주당으로 5선 국회의원까지 지낸 중진이라 지역 정가에 가한 충격은 컸다.

이상민은 22대 선거에서 친윤석열계로 활동하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계열로 분류되었지만 선거 패배 이후 언론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이상민 전 의원이 21대 대표발의 법률안 32건이며 △가결 3건(9.4%) △대안반영폐기 5건(15.6%) △임기만료폐기 24건(75.0%) 등으로 조사됐다.

6선에 성공한 이후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되면 국회의장에 도전할 게획이었지만 일장춘몽으로 끝났다.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대전시 유성구을 이상민 의원이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 사회·문화 공약 75.5% vs 경제·과학기술 공약 12.3%


정치인의 공약을 평가하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21대에 당선된 이 의원은 109개 공약을 제시했으나 선거공보물에 나와 있는 공약은 106개로 3개가 적다. 선거 운동을 시작하며 언론 인터뷰나 SNS에 공개한 공약이 있었다는 의미다.

공약은 정치(13)·경제(4)·사회(62)·문화(18)·과학기술(9)로 구성됐으며 사회 공약이 전체의 58.5%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문화 공약 17.0% △정치 공약 12.2% △경제 공약 3.8% △과학기술 공약은 8.5%를 각각 기록했다.요소별 주요 공약은 다음과 같다. 

정치 공약은 △분권형 개헌에 앞장서고 국무총리 도전 △국회, 정당 등 정치개혁 △대덕연구단지 규제 철폐 △과기정통부 장관 과기부총리제 승격 △정년환원 대폭 확대 △경찰공무원 처우개선 △소방공무원 처우개선 등 13개다.

사회 공약은 △대덕연구단지 자율주행교통체계망 구축 △임금피크제 폐지 △안전환경 조성관련 산학연클러스터로 미세먼지, 감염병, 원자력 문제 해결 △최신식 공기정화 시스템 도입(초중고 학교, 사회복지시설, 경로당 등) △동별 복합커뮤니티 공간 마련 △원자력연구시설 토지와 건물(전수조사 및 안전점검 강화 등) △친환경 교통시스템 확대(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 도입 등) △공동육아나눔터 확충 기존 육아나눔처 시설 리모델링 등 62개다. 

문화 공약은 △유성e스포츠 복합경기장 추진 △산책로, 레저·스포츠, 문화·예술, 카페·맛집 등 갑천 주변 획기적 개선 △질높은 교육을 위한 보육교직원 처우개선 △장애인복지관.수영장.체육관 등 활용으로 장애인건강증진 △학교연계형 청소년문화의집 등 활동공간 확대 △복합커뮤니티센터(스포츠,레저,도서관 등) 설립 등 18개다. 

경제 공약은 △스마트팜 도입으로 농업육성 △안산첨단국방산업단지 조속 추진 △국가적 차원의 첨단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 △노은 농수산물도매시장 활성화 지원 등 4개다. 

과학기술 공약은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 구축 △세계적 바이러스 연구소 신설 추진 △대덕연구단지 4차산업테스트베드 조성 △보안 산학연 클러스터 허브화 추진 △연구장비산업 생태계 구축 △과학기술.인문사회.문화예술이 하나되는 융복합센터 신설 △글로벌 네트워크를 위한 오픈플랫폼 구축 등 9개다. 

◇ 과기부총리제 도입은 노무현정부 이후 처음이지만 달성 실패


▲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의 대전시 유성구을 평가 결과[출처=iNIS]



이상민 의원의 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 · 적절성(Relevant) · 측정 가능성(Measurable) · 운영성(Operational) · 합리성(Rational) 등 5가지의 지표를 적용해 평가 결과 5개 항목 중 4가지 측면에서 하(下), 1가지 측면에서는 중(中)으로 평가되었다

달성 가능성은 국회의원의 임기 내에 완료가 가능한지를 평가하며 하(下) 점수를 획득했다. 분권형 개헌은 대통령에게 과도한 권력 집중 해소를 위해서 필요하고 국회 차원에서도 추진되었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 개헌에 성공하지 못했으며 이상민 의원이 이에 대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는 불분명하다.

과기부총리제도는 2004년 노무현정부에서만 도입되었고 그 이후로는 추진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지난 20년간 한 번도 이슈화되지 않았다. 경제부총리가 현재 국민의 먹거리, 사회부총리가 국민의 생활, 과학기술부총리가 미래의 먹거리를 각각 담당한다는 측면에서 상징성이 있다.

국가 연구비의 배정과 연구개발에 대한 각종 지원업무 뿐 아니라 연구개발된 내용을 실천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목적으로 시도되었다.하지만 실질적으로 그러한 역량을 갖춘 부총리감을 찾기도 쉽지 않고 과학기술부총리가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 및 관련 법령 개정 등의 기반 준비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과학기술부총리 공약은 그저 연구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공약일 뿐이지 실질적인 효과가 있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윤석열정부는 2024년 예산에서 연구개발비 5조2000억 원을 삭감해 비판을 받았다. 

안산첨단국방산업단지를 조속히 추진은 해당 지역 부지가 그린벨트에서 해제되지 않아 지연되었고 여당이 아니라 야당의 국회의원이기에 추진에 한계가 있었다. 국방산업단지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한 연구, 국방산업단지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토론회 개최와 공론화 작업 등 모든 활동이 지지부진했다.

적절성은 공약이 대전시와 유성구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지표이며 하(下)로 분석됐다. 경찰공무원 처우를 개선해서 범죄 걱정 제로로 만들겠다는 것은 사실 좀 황당한 공약이다. 경찰공무원과 소방공무원의 급여와 복지 개선은 필요하고 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겠지만 급여와 복지를 개선한다고 범죄가 예방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e-스포츠 복합경기장 건설은 실현되어 2021년 9월 개관했다. 전국 지자체 수십 곳에서 운영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실패하고 있는 것이 e-스포츠 복합경기장이다. 건설이 문제가 아니라 이들 e-스포츠들이 실질적으로 국민의 삶에 유의미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며 공약의 내용과 실현 의지를 실질적으로 유권자들에게 구체적인 지표를 통해 검증받겠다는 의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매우 중요한 지표입니다. 국회와 정당의 정치개혁은 구체적인 개혁 목표나 세부적인 개혁의 내용이 없이 단순히 구호로만 제시되어 측정 가능성이 낮다. 

대덕연구단지에 대한 규제 철폐도 건폐율과 용적률, 층수(7층) 제한 해제 등 일반인들도 알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하나도 제안하고 있지 않아 완료를 판단하기 어렵다. 공공기관이나 연구소들의 경우에 연구단지 지원법 등 다양한 정책과 법령들을 통해 상당히 많은 규제를 풀어주고 있다. 

운영성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과 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전민동, 구즉동, 관평동 3곳에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 구축은 일단 공약 자체에서 4차 산업혁명의 전진기지가 무엇인지 모호하며 추진 방향을 잡을 수가 없다. 

특히 보안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산-학-연 클러스터 허브화 추진은 현실적으로 보안 관련 업체가 대부분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는 상황에 유성이 성공하기 어렵다. 수도권에 있는 기업을 어떻게 유인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을 개발하는 것이 우선이다.

 

합리성은 실제로 공약이 가진 합리성과 더불어, 공약 추진이 가져올수 있는 타 정책이나 제도와 정합성 등을 보는 것인데 하(下)로 평가를 받았다. 연구단지에 있는 연구원들의 정년을 다시 예전과 같은 65세로 환원시켜주는 공약보다는 십수년을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연구원들이 정규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시급하다는 것은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도시 지역인 대전시 유성구에서 스마트팜 도입으로 농업을 육성하겠다는 것도 합리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 대전은 주변에 농촌이 많아 그쪽에서 안전하고 질 좋은 농산물을 저렴하게 공급받으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도시지역인 유성구에서 직접 스마트팜을 도입하여 농산물을 생산하겠다는 정책이 바람직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종합적으로 이상민 의원 선거공약은 5가지 평가영역 모두에서 낙제점인 하(下)로 평가됐다. 국회의원은 선수가 올라갈수록 지역발전보다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지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이상민 의원의 공약을 평하하면서 새람 깨닫게 됐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ARMOR)=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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