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내부고발과 경영혁신] 32. 해외 내부고발 사례연구-미국 연방수사국(FBI)...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는 경구 되새겨
FBI는 대선 이후로 수사 미룬 후 면죄부 제공... 정무직 공무원도 정치적 중립을 엄격하게 준수해야
2024년 11월6일 미국 47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됐다. 트럼프 당선자는 45대에 이어 퇴임한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재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조하며 백인 중산층의 지지를 획득한 결과다.
2025년 1월20일 '트럼트 2.0' 시대가 열리면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 적대국 뿐 아니라 일본, 유럽연합(EU), 대한민국 등도 통상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중국의 시진핑 주석도 극우성향이라 신냉전이 도래할 수도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외교에서 좋은 성과를 냈지만 결국 경제문제 뿐 아니라 고령으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비판을 받자 사퇴했다.
2020년 대통령 경선 당시에도 차남인 헌터 바이든의 이슈로 곤혹을 치렀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내부고발이 나온 배경과 진행과정을 분석해보자.
▲ 연방수사국(FBI)의 내부고발 진행 내역 [출처=국가정보전략연구소(iNIS)]
◇ 노트북에서 이메일·사진 발견되며 의혹 증폭... FBI는 대선 이후로 수사 미룬 후 면죄부 제공
2019년 4월 델라웨어주의 한 컴퓨터 수리점은 고객이 맡긴 노트북에서 의문의 이메일을 발견했다. 노트북에서는 헌터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및 중국과 부적절한 거래를 했다는 증거가 나왔다.
2015년 우크라이나 검찰이 에너지 업체인 부리스마 홀딩스(Burisma Holding)에 대해 수사하는 것을 방해했다고 한다. 헌터 바이든은 아버지인 조 바이든이 부통령으로 재직했을 때인 2014년 이 회사의 이사로 임명됐다.
또한 중국 공산당(CPP)로부터 US$ 10억 달러를 받았다는 이메일도 발견됐다. 헌터 바이든은 2016년 4월6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만난 사진을 CPP에 전송했다.
CPP는 남중국해에 군사기지를 설치하고 싶었지만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의 무모한 행동을 방임했는데 이는 헌터 바이든이 로비한 결과라는 의혹이다.
어찌됐건 명백한 증거가 발견됨에 따라 미국 FBI는 수사에 착수할 수 있음에도 2020년 대선 이후로 미뤘다. FBI 내부고발자는 수사가 늦어진 것은 조 바이든에게 굴복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2022년 8월 미국 공화당 소속 론 존슨 의원은 FBI의 내부고발을 공개하며 법무부의 감찰을 촉구했다. FBI의 내부에 사건을 관리하는 시스템의 기록을 확인해 진상을 규명하라는 요구도 내걸었다.
하지만 법무부 감찰관은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FBI도 무대응으로 일관해 공화당은 분개했다.
공식적으로 내부고발자의 신원도 드러나지 않았으며 FBI 내부에서 누구도 부적절한 지시나 의사결정으로 처벌되지 않았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12월1일 불법 총기 소지와 탈세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아들 헌터 바이든을 사면했다. 가족을 위해 대통령의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저버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 정무직 공무원도 정치적 중립을 엄격하게 준수해야...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는 경구 되새겨
대통령의 사면권은 왕조시대의 왕이 행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인데 입법·사법·행정 3권이 분리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FBI의 내부고발이 주는 사회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2022년 8월 미국 공화당 소속 론 존슨 의원은 FBI의 내부고발을 공개하며 법무부의 감찰을 촉구했다. FBI의 내부에 사건을 관리하는 시스템의 기록을 확인해 진상을 규명하라는 요구도 내걸었다.
하지만 법무부 감찰관은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FBI도 무대응으로 일관해 공화당은 분개했다.
공식적으로 내부고발자의 신원도 드러나지 않았으며 FBI 내부에서 누구도 부적절한 지시나 의사결정으로 처벌되지 않았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12월1일 불법 총기 소지와 탈세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아들 헌터 바이든을 사면했다. 가족을 위해 대통령의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저버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 정무직 공무원도 정치적 중립을 엄격하게 준수해야...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는 경구 되새겨
대통령의 사면권은 왕조시대의 왕이 행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인데 입법·사법·행정 3권이 분리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FBI의 내부고발이 주는 사회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FBI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논란이다. 미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진보와 보수가 교차 집권하며 공무원조차 지지 정당이 명확한 편이다.
공무원에게는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지만 이른바 '엽관제(獵官制·spoils system)'가 광범위하게 인정되면서 고위직은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
헌터 바이든의 수사 개시 여부도 FBI 국장이나 고위직이 결정하는 사안이므로 정치적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나라 수사기관도 권력자의 눈치를 보며 수사를 중단하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2007년 보수당 대통령 후보였던 이명박은 BBK 사건과 다스 실소유주 의혹으로 궁지에 몰렸지만 검찰은 면죄부를 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검찰의 재조사로 처벌을 받았다.
둘째, 법무부는 FBI에 대해 감독권한이 있음에도 감찰에 소극적으로 일관해 비판을 받았다. 수리를 위해 맡긴 중고 노트북에서 나온 이메일, 사진 등이 언론에 공개됐으므로 감찰이 어렵지 않았다.
대통령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기 위해 수사를 중단했다고 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도 수사를 진행했어야 옳다.
우리나라 검찰이 이명박 대통령의 각종 의혹에 대해 잘못된 결론을 내리고 침묵한 것과 마찬가지다. 차이가 있다면 사면권 행사 여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검찰이 자신의 범죄행위를 밝힐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가 처벌을 받았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퇴임을 1개월 남기고 아들을 사면했다.
셋째, 의회가 국정조사, 국정감사, 특별검사 등으로 행정부를 압박하지 않으면 감시가 불가능하다. 미국 공화당은 의원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했을 뿐이지 당이 결집해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우리나라 국회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수사 부실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았다. 특히 BBK 사건은 관련 동영상이 공개돼 초등학생조차도 진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2024년 12월14일 탄핵 결정을 받은 윤석열 대통령도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각종 의혹이 난무했지만 수사기관은 침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로 재직할 당시나 검찰총장 혹은 대선 후보 때 강력하게 수사했다면 대통령 선거에 나서지 못했을 것이다. 당사자도 작은 처벌로 출마하지 않았다면 남은 인생이 편했을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FBI의 대통령 차남 관련 내부고발은 정무직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각성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 수 있다. 일반직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공무를 수행한다면 정치 편향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나라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이나 법원도 '모든 국민은 법앞에 모두 평등해야 한다'는 단순한 경구를 잊어서는 안 된다. 권력자가 법을 무력화하려는데 수사기관과 법원이 처벌을 두려워하면 사회질서는 붕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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