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 선거공약 평가] 35. 전통시장 현대화 지원, 임대료만 올려… 활성화에 ‘찬물’
‘新강북선’ 도시철도망 사업 포함 현실적 어려움… 가꿈주택·월패드 해킹 방지 등 황당 예산 수두룩
2004년 노무현정부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제정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를 해소하려고 시도했다. 2017년까지 153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했지만 지역 균형발전이 진전됐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거의 없다. 정부 목표와 정반대로 수도권 집중 현상은 오히려 심화됐기 때문이다.
1960년대 정부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서울특별시 인구를 분산시키기 위해 강남을 대대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명문학교를 이전시키고 우수 기업을 유치해 강남 개발은 대성공을 거뒀지만 강북은 낙후된 채 방치됐다.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춘 강남에 비해 강북은 교통·주거환경 모두 열악한 실정이다.
강북구는 도심 재개발과 신강북선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6·1 지방선거에서 강북구청장 후보자가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 진보 세력 강하지만 지역 발전은 정체
역대 민선 강북구청장은 장정식·김현풍·박겸수·이순희다. 민선1·2기 장정식은 건설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이후 서울시로 옮겨 관선 도봉구청장을 지냈다. 3·4기 김현풍은 치과의사 출신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한 후 자유민주연합을 거쳐 한나라당까지 여러 정당을 섭렵했다.
5·6·7기 박겸수는 4·5대 서울시의원을 지냈으며 진보 정당에서 정치경력을 쌓았다. 3기 강북구청장과 17대 국회의원 선거에도 출마했지만 당선되지 못했다. 8기 이순희는 2010년부터 4회에 걸쳐 강북구청장에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하다 이번에 꿈을 이뤘다.
6·1 지방선거에서 강북구청장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이순희는 국민의힘 이성희, 국민대통합당 선계선과 경쟁해 승리했다. 후보자가 제시한 대표 공약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당선된 이순희는 5대 공약으로 △사통팔달 강북구를 만들겠습니다 △구민의 뜻에 따라 강북구 주거의 질 향상 △공동주택·소규모공동주택(빌라) 환경 개선 및 관리 지원 △북한산 고도제한 합리적 완화 및 지원 방안 마련 △강북 시립 어린이 전문병원 건립 지원 등을 제시했다.
낙선한 이성희는 6대 강북구의원을 거쳐 9대 서울시의원을 지냈으며 △강북 보건소 365일 24시간 개방 △구청장실 개방 △재건축·재개발 적극 지원 △의료관광단지 조성 △체육시설관리공단 설립 및 구민운동장 리모델링 등 5대 공약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49.41%의 지지를 받아 득표율 49.74%인 이 구청장에게 밀려 아쉽게 당선되지 못했다.
0.84%의 지지를 받은 선계선의 5대 공약은 △강북구민 차량 과태료 전액 삭감 △강북청사 쌍둥이 빌딩으로 신축 이전(청년창업벤처단지+여성창업단지 조성) △저출산 위기 극복 무료 지원 △강북구 중고생 학생복(하복·동복) 무상 지원 △소상공인과 구민을 위한 도로 행정 조치 등이다.
▲ 서울시 강북구의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의 평가 결과[출처 = iNIS]
◇ 91개 공약 중 과학기술 0건·경제 4건
8기에 당선된 이 구청장은 취임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구청 홈페이지에 구체적인 공약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내 삶이 안락해지는 만족도시 강북(3) △내 삶이 따뜻해지는 안심도시 강북(3) △내 삶이 채워지는 경제도시 강북(3) 등 7대 핵심·21개 세부 구정방향만 제시돼 있다.
따라서 선거공보물에 있는 △사통팔달 강북구(7) △구민의 뜻에 따라 주거의 질을 높이겠습니다(10) △경제를 품안에 복지를 단단히(11) △교육을 가득히 강북구를 교육특별구로 만들겠습니다(9) 등 5대 전략·51개 세부과제와 살기 좋은 행복한 강북을 위한 지역공약 40개 등 총 91개의 공약을 살펴봤다.
국정연은 이 구청장이 세부 공약 91개를 요소별로 다시 분류했다. 세부과제는 정치(14)·경제(4)·사회(58)·문화(15)·과학기술(0)로 구성됐으며 사회 공약이 전체의 63.7%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문화 공약 16.5% △정치 공약 15.4% △경제 공약 4.4% 순이며 미래 먹거리인 △과학기술 공약은 1개도 없다. 요소별 주요 공약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치 공약은 △맞춤형 재개발·재건축 지원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의 성공적인 마무리 적극 지원 △북한산 고도제한 합리적 완화 추진 △시립 어린이전문병원 조속한 건립 추진 △주민자치회 활성화 지원 등으로 재개발 지원이 대부분이다.
둘째, 경제 공약은 △전통시장 현대화사업 지원과 지역상권 활성화 △장미원시장 중심 생활상권 활성화 사업 추진 △강북종합시장 지원 △북부시장 활성화 및 현대화사업 추진 등으로 전통시장을 살리겠다는 공약으로 채워져 있다.
셋째, 사회 공약은 △1·4·6·7호선과 경춘선 등 8개 노선 교차 △서울시 가꿈주택(집수리) 지원사업 확대 지원 △투명한 관리비 징수 및 운영 △빌라 500채(내외) 단위 집중 관리 및 아파트 수준의 관리방안 마련 △아파트 월패드 해킹 방지 대책 마련 △청소년 거점 도서관 건립 추진 등으로 다양하다.
넷째, 문화 공약은 △인재개발원 강북구 이전과 부지 내 체육시설·평생학습공간 조성 추진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기능 강화 △방과후학교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지원 확대 △수영장과 풋살장을 포함한 구립체육센터 건립 지원 △화계초를 첨단 교육시설과 체육문화시설을 갖춘 미래학교로 추진 등이다.
다섯째, 과학기술 공약은 1개도 없다. 일자리를 늘리려면 청년 일자리센터·50+센터·시니어클럽·커리어플러스센터 등 단순 세대별·수요별 맞춤형 일자리를 지원하는 것보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일자리에 적극 투자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로 활성화 불가능
이 구청장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달성 가능성은 50점 만점에 22점으로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구청이 직접 지원하는 빌라관리사무소가 관리비를 투명하게 징수하고 청소·환경 관리·간단 수리를 지원하기란 쉽지 않다. 빌라 거주자 대부분이 나이가 많아 행정력만으로 대규모 아파트 수준의 체계적인 관리는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적절성은 공약이 강북구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지표이며 24점을 획득했다. 청소년 거점 도서관 건립 추진은 청소년이 고리타분한 도서관보다 커피숍·사설 독서실·스터디 카페와 같은 공간을 많이 활용하는 추세가 형성됐기 때문에 전시행정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강북지역에 △강북문화정보도서관 △강북청소년문화정보도서관 △솔샘문화정보도서관 △송중문화정보도서관 △수유문화정보도서관 △미아문화정보도서관 △삼각산어린이도서관 등 구립도서관이 7개나 있어 더 만들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셋째,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며 22점을 받았다. 맞춤형 재개발·재건축 지원은 주민이 원하는 방식대로 지원한다는 것인데 만족도를 측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재개발은 최대한 적은 돈을 내고 넓고 비싼 집을 원하는데 이를 충족시키려면 세금을 많이 투입해야 한다.
넷째, 운영성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과 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18점을 획득했다. 서울시 가꿈주택(집수리) 지원사업 확대 지원은 개별주택의 집수리를 지원하는 것으로 2022~2026년까지 중앙 정부 및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 지원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형평성 논란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
다섯째, 합리성은 공약이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주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며 24점을 받았다. 아파트 월패드 해킹 방지 대책 마련은 월패드 제조사나 아파트 건설사 측에서 마련해야 할 영역으로 구청의 예산으로 추진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 지원과 지역상권 활성화는 단순 현대화만으로 전통시장이 살아난 사례는 현재까지 없다. 구청 예산으로 전통시장의 시설을 개선하면 임대료가 상승해 기존 영세 임차인이 밀려 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해 시장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다.
종합적으로 이 구청장의 선거공약은 4년 동안 91개를 충실하게 이행해도 250점 만점에 110점으로 달성률은 44.0%에 불과하다. 강북구가 신강북선과 같은 교통망 확충을 통해 유동인구를 늘려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구상은 좋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 인근 노원구·도봉구 등과 마찬가지로 재개발만으로 지역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사실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1960년대 정부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서울특별시 인구를 분산시키기 위해 강남을 대대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명문학교를 이전시키고 우수 기업을 유치해 강남 개발은 대성공을 거뒀지만 강북은 낙후된 채 방치됐다.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춘 강남에 비해 강북은 교통·주거환경 모두 열악한 실정이다.
강북구는 도심 재개발과 신강북선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6·1 지방선거에서 강북구청장 후보자가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 진보 세력 강하지만 지역 발전은 정체
역대 민선 강북구청장은 장정식·김현풍·박겸수·이순희다. 민선1·2기 장정식은 건설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이후 서울시로 옮겨 관선 도봉구청장을 지냈다. 3·4기 김현풍은 치과의사 출신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한 후 자유민주연합을 거쳐 한나라당까지 여러 정당을 섭렵했다.
5·6·7기 박겸수는 4·5대 서울시의원을 지냈으며 진보 정당에서 정치경력을 쌓았다. 3기 강북구청장과 17대 국회의원 선거에도 출마했지만 당선되지 못했다. 8기 이순희는 2010년부터 4회에 걸쳐 강북구청장에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하다 이번에 꿈을 이뤘다.
6·1 지방선거에서 강북구청장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이순희는 국민의힘 이성희, 국민대통합당 선계선과 경쟁해 승리했다. 후보자가 제시한 대표 공약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당선된 이순희는 5대 공약으로 △사통팔달 강북구를 만들겠습니다 △구민의 뜻에 따라 강북구 주거의 질 향상 △공동주택·소규모공동주택(빌라) 환경 개선 및 관리 지원 △북한산 고도제한 합리적 완화 및 지원 방안 마련 △강북 시립 어린이 전문병원 건립 지원 등을 제시했다.
낙선한 이성희는 6대 강북구의원을 거쳐 9대 서울시의원을 지냈으며 △강북 보건소 365일 24시간 개방 △구청장실 개방 △재건축·재개발 적극 지원 △의료관광단지 조성 △체육시설관리공단 설립 및 구민운동장 리모델링 등 5대 공약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49.41%의 지지를 받아 득표율 49.74%인 이 구청장에게 밀려 아쉽게 당선되지 못했다.
0.84%의 지지를 받은 선계선의 5대 공약은 △강북구민 차량 과태료 전액 삭감 △강북청사 쌍둥이 빌딩으로 신축 이전(청년창업벤처단지+여성창업단지 조성) △저출산 위기 극복 무료 지원 △강북구 중고생 학생복(하복·동복) 무상 지원 △소상공인과 구민을 위한 도로 행정 조치 등이다.
▲ 서울시 강북구의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의 평가 결과[출처 = iNIS]
◇ 91개 공약 중 과학기술 0건·경제 4건
8기에 당선된 이 구청장은 취임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구청 홈페이지에 구체적인 공약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내 삶이 안락해지는 만족도시 강북(3) △내 삶이 따뜻해지는 안심도시 강북(3) △내 삶이 채워지는 경제도시 강북(3) 등 7대 핵심·21개 세부 구정방향만 제시돼 있다.
따라서 선거공보물에 있는 △사통팔달 강북구(7) △구민의 뜻에 따라 주거의 질을 높이겠습니다(10) △경제를 품안에 복지를 단단히(11) △교육을 가득히 강북구를 교육특별구로 만들겠습니다(9) 등 5대 전략·51개 세부과제와 살기 좋은 행복한 강북을 위한 지역공약 40개 등 총 91개의 공약을 살펴봤다.
국정연은 이 구청장이 세부 공약 91개를 요소별로 다시 분류했다. 세부과제는 정치(14)·경제(4)·사회(58)·문화(15)·과학기술(0)로 구성됐으며 사회 공약이 전체의 63.7%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문화 공약 16.5% △정치 공약 15.4% △경제 공약 4.4% 순이며 미래 먹거리인 △과학기술 공약은 1개도 없다. 요소별 주요 공약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치 공약은 △맞춤형 재개발·재건축 지원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의 성공적인 마무리 적극 지원 △북한산 고도제한 합리적 완화 추진 △시립 어린이전문병원 조속한 건립 추진 △주민자치회 활성화 지원 등으로 재개발 지원이 대부분이다.
둘째, 경제 공약은 △전통시장 현대화사업 지원과 지역상권 활성화 △장미원시장 중심 생활상권 활성화 사업 추진 △강북종합시장 지원 △북부시장 활성화 및 현대화사업 추진 등으로 전통시장을 살리겠다는 공약으로 채워져 있다.
셋째, 사회 공약은 △1·4·6·7호선과 경춘선 등 8개 노선 교차 △서울시 가꿈주택(집수리) 지원사업 확대 지원 △투명한 관리비 징수 및 운영 △빌라 500채(내외) 단위 집중 관리 및 아파트 수준의 관리방안 마련 △아파트 월패드 해킹 방지 대책 마련 △청소년 거점 도서관 건립 추진 등으로 다양하다.
넷째, 문화 공약은 △인재개발원 강북구 이전과 부지 내 체육시설·평생학습공간 조성 추진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기능 강화 △방과후학교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지원 확대 △수영장과 풋살장을 포함한 구립체육센터 건립 지원 △화계초를 첨단 교육시설과 체육문화시설을 갖춘 미래학교로 추진 등이다.
다섯째, 과학기술 공약은 1개도 없다. 일자리를 늘리려면 청년 일자리센터·50+센터·시니어클럽·커리어플러스센터 등 단순 세대별·수요별 맞춤형 일자리를 지원하는 것보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일자리에 적극 투자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로 활성화 불가능
이 구청장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달성 가능성은 50점 만점에 22점으로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구청이 직접 지원하는 빌라관리사무소가 관리비를 투명하게 징수하고 청소·환경 관리·간단 수리를 지원하기란 쉽지 않다. 빌라 거주자 대부분이 나이가 많아 행정력만으로 대규모 아파트 수준의 체계적인 관리는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적절성은 공약이 강북구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지표이며 24점을 획득했다. 청소년 거점 도서관 건립 추진은 청소년이 고리타분한 도서관보다 커피숍·사설 독서실·스터디 카페와 같은 공간을 많이 활용하는 추세가 형성됐기 때문에 전시행정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강북지역에 △강북문화정보도서관 △강북청소년문화정보도서관 △솔샘문화정보도서관 △송중문화정보도서관 △수유문화정보도서관 △미아문화정보도서관 △삼각산어린이도서관 등 구립도서관이 7개나 있어 더 만들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셋째,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며 22점을 받았다. 맞춤형 재개발·재건축 지원은 주민이 원하는 방식대로 지원한다는 것인데 만족도를 측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재개발은 최대한 적은 돈을 내고 넓고 비싼 집을 원하는데 이를 충족시키려면 세금을 많이 투입해야 한다.
넷째, 운영성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과 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18점을 획득했다. 서울시 가꿈주택(집수리) 지원사업 확대 지원은 개별주택의 집수리를 지원하는 것으로 2022~2026년까지 중앙 정부 및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 지원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형평성 논란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
다섯째, 합리성은 공약이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주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며 24점을 받았다. 아파트 월패드 해킹 방지 대책 마련은 월패드 제조사나 아파트 건설사 측에서 마련해야 할 영역으로 구청의 예산으로 추진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 지원과 지역상권 활성화는 단순 현대화만으로 전통시장이 살아난 사례는 현재까지 없다. 구청 예산으로 전통시장의 시설을 개선하면 임대료가 상승해 기존 영세 임차인이 밀려 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해 시장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다.
종합적으로 이 구청장의 선거공약은 4년 동안 91개를 충실하게 이행해도 250점 만점에 110점으로 달성률은 44.0%에 불과하다. 강북구가 신강북선과 같은 교통망 확충을 통해 유동인구를 늘려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구상은 좋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 인근 노원구·도봉구 등과 마찬가지로 재개발만으로 지역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사실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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