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정보기관 활동] 01. 북한 미사일 발사 징후로 본 미국의 MD...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MD의 유용성과 한계 검증
2006년 기준 MD로 미사일 요격 성공율 매우 낮아 무용지물... 2025년 기준 MD는 모든 유형의 공중 공격 방어 가능
민진규 대기자
2025-11-07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이미 북한은 수십 년 동안 미사일 발사 실험을 유지하고 있다는 발언을 추가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앞둔 10월28일 서해에서 함대지(해상 대 지상) 순항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

북한은 1997년 대포동 1호 미사일에 광명성이라는 위성을 탑재해 발사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대포동 미사일은 2000년 이후 본격적으로 생산돼 실전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수 국가가 장거리 타격능력을 보유한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 방어망(MD)도 진화하고 있다. 미국이나 한국의 MD 관련 기술은 과거와 비교할 수없을 정도로 발전했다.

2020년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투기, 탱크, 미사일 등과 같은 재래식 무기의 유용성은 크게 하락했다. 저렴한 드론(Drone)의 활약이 두드러진 가운데 무차별적인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아낸 것은 MD였다.

아직 MD가 초음속 미사일을 방어할 역량을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거의 모든 유형의 공중 공격은 효과적으로 대처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는 평가다.

다만 MD 체계를 작동하기 위해 개발된 레이더의 탐지 및 방어 능력을 초과하는 공격 범위와 비용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과제에 속한다. 2006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에 대응한 미국의 MD에 대해 파악해보자.  


▲ 국가정보기관의 이해 - 활동영역과 개혁과제 표지 by 민진규 [출처=엠아이앤뉴스]

◇ 2006년 6월 28일 작성한 칼럼 소개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징후와 관련해 한미일 3국의 정보력을 비교해 본 결과 한국의 자체 정보력은 많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의 도발 행동으로 미국의 대북 강경론자들이 득세하고 있다.

특히 네오콘(Neocon)이라고 불리는 강경론자들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사일 요격 시스템으로 격추시킬 것이라고 공언한다.

소위 말하는 미사일방어시스템(MD)은 미사일이 발사되면 인공위성의 위치 추적 기능을 활용해 요격 미사일로 적의 미사일을 공중에서 파괴한다.

그런 꿈같은 일이 가능할까? 미국 국방부는 MD를 갖추기 위해 1980년대 이후 US$ 910억 달러(약 100조 원)라는 엄청난 예산을 투입했다.

현재 알래스카 포트 그릴리에 9기,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 2기 등 모두 11기의 지상 발사용 미사일(PACⅢ)을 배치했다.

2002년 모의실험에서 한차례 성공을 거뒀을 뿐이고 2002년 12월, 2004년, 2005년 등에 연달아 실시한 실험은 실패했다. 사전에 비행 정보 등 데이터를 상세하게 알고 있었지만 의도한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다.

목표 탄두에 발신 장치까지 장착한 인위적인 실험 상황에서도 실패했다면 ‘약 마하 15의 속도로 비행하는 탄도 미사일을 맞추기는 어렵지 않을까’생각된다.

그럼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을 급작스럽게 발사한다고 가정하고 미국의 MD가 운용되는 프로세스를 살펴보자.

① 북한의 대포동 2호 발사
② 조기경보 정찰 위성이 미사일 궤도 등 비행 정보 탐지
③ 미국 알래스카 세미야 레이더와 캘리포니아 MD 기지에서 미사일 추적
④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 MD 작전센터에서 정보 수집 및 분석
⑤ 함참의장, 국방부장관,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요격 명령 하달
⑥ MD 기지에서 요격 미사일 발사
⑦ 태평양 상공 대기권 밖에서 요격

미국은 현재 대포동 2호 시험발사에 대비해 일본 요코즈카(横須賀)에 있던 알레이 버크급 유도탄 미사일 탑재 구축함인 커티스 윌버함과 피처럴드함도 북한 해역에 파견했다.

이 구축함들은 미사일을 신속하게 탐지하고 미사일의 탄도를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지스함도 자체적으로 탄도탄 방어 미사일인 SM-3를 발사해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패트리어트 미사일(PACⅢ)과 이지스함 탑재용 SM-3도 대폭 늘리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다. 해상에서 요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SM-3가 탑재된 공격용 이지스함도 확대하고 있다.

이런 대비 속에서도 ‘실제 MD가 성공 가능성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정치적 협상 무기로 활용하면서 핵무기 보유국으로 격상되기를 꿈꾸자 미사일을 요격해 미국의 자위 능력과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경론자들이 다시 득세하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MD의 성공 가능성에는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언론에 MD가 시험 모드에서 실전 모드로 전환했다고 밝히면서 북한이 스스로 발사계획을 취소하기를 바라고 있는 심정인 것처럼 보인다.

실제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만약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다고 해도 미국이 요격용 미사일을 발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성공했을 경우 얻는 이득보다 실패 시에 안아야 하는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일부 회의론자들은 MD가 행정부의 관리들이나 설득하지, 군인들조차도 이해시키지 못하는 가상의 방패라고 비아냥거린다.

특히 MD 찬성론자들은 설사 요격에 실패한다고 해도 실전 경험이 MD를 구축하는 데 매우 유용한 실전 경험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은 체계적인 적 미사일 요격 체제 구축을 위해 육해공으로 나뉘어져 있는 MD를 하나로 통합할 예정이다.

세계 유일 군사 초강대국인 미국의 선택과 행동이 중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해 구축한 MD가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반인이 1992년 걸프전 당시에 보았던 이라크 스커드 미사일 요격은 명중된 장면을 보여준 TV쇼에 불과하고 명중률은 매우 낮다는 것이 후일 밝혀졌다.

걸프전쟁이 끝난 이후 15년이 지난 시점의 훈련 상황에서도 성공률이 낮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에 대응하는 미국도 무리한 도발로 국제적 비난을 받은 북한도 이미 실리를 충분하게 챙겼다.

북한은 세계에 자신들의 존재를 확실하게 드러냈고 미국의 강경파도 무기 예산 확보를 위한 목소리를 충분하게 높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세계에서 가장 자본주의가 발달한 미국과 세계에서 몇 남지 않은 공산주의 후진국인 북한이 서로에게 많이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한국 정부와 군은 이런 때 어떻게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한반도에서 긴장을 조성하고 도발을 일삼으려는 북한을 통제하기 위한 군사력 확충과 대비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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